::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5/04 21:56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민족 담론이야 뭐... 정치의 결과지요. 아마 같은 부분이 언젠가 국내 정치에서도 문제가 될겁니다. 이북 지역 주민들과 이남지역 주민들의 유전자 풀이 좀 다르거든요 -_-;
15/05/04 22:05
'민족'이라는 물건이 사실 '유전자 풀' 같은거랑 딱히 강하게 연결되는 물건은 아닌지라...
(물론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를 구성해내는 일에 유전자 풀이 나름 잘 기능하는 떡밥일 수는 있지만요...) 통일에 더 큰 장벽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유전적 이질성 보다는 사회경제적/문화적 이질성 쪽이 아닐까 합니다.
15/05/04 22:27
물론 동의합니다. 민족은 정치사회적 상상력의 산물이지요.
본문에도 나왔듯 정치적 목적을 슬쩍 "언뜻" 객관적인 연구결과로 뒷받침하고 싶은 건 모든 인간이 다 바라는 바이므로 아마도 문제가 되는 사회경제적/문화적 이질성을 실체화하고자하는 욕망을 지닌 정치주체들은 필경 유전자 풀 같은 일견 객관적인 것들을 가져와서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려고 할 거다... 마 그런 뜻이었습니다.
15/05/05 00:37
유전자 풀이라는 게 유전자 중 어떤 염색체의 어떤 부분을 기준으로 삼아서 서로 다른지 비교해보는 식이라 "다르다/같다"를 딱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연구 표본이 뭐냐에 따라 달라요.
최근에 꽤 유행했던 연구는 http://en.wikipedia.org/wiki/Human_Y-chromosome_DNA_haplogroup 이걸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Y염색체의 특정 부분을 타입별로 나누어서 세계구급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인류의 이동방향과 해당 유전자를 공유하는 이들의 지도 같은 걸 만든 프로젝트였지요. [현대 한국인] 같은 경우는 크게 태백산맥 기준으로 동서로 나눌 수 있고, 좀 더 크게 보면 남방에선 서로 섞여서 한강을 기점으로 위아래가 나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다른 분야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데요, 예컨대 한강 이북은 강신무 (신내림 받아 무당됨) 전통이 지배적이고 이남은 세습무 (엄마가 무당이면 나도 무당) 전통이 지배적입니다. 종교사 연구에서는 시베리아 권역에서 발생한 두 종류의 다른 무속신앙이 한 갈래는 태백산맥 동편, 다른 한 갈래는 서편으로 내려왔다가 동편쪽 신앙이 비교적 이동이 자유로운 한반도 남부에서 섞였는데 딱 한강에서 막힘, 뭐 이런 설명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이는 꽤 구별되는 두 집단이 한반도를 동서남북으로 나누어서 서로 다른 비율로 섞여있었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고대 한국어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관찰되는데 가장 최근에 들었던 재밌는 이야기는 백제 이중언어설입니다. 아주 극소량이긴 하지만 남아있는 백제 언어의 흔적들을 보면 기존 원주민인 남방계 위에 고구려계 지배층이 따로 있었고 이들이 상당히 구별되는 다른 언어를 쓰지 않았나 하는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이거 말고도 이것저것 꽤 본 것 같은데 기억나는 건 이거 하나뿐이라 죄송합니다. 지도교수에게 물어봐야하는데 지금 논문 마무리해서 보내기 전까진 염치가 없어서 연락 못하고 있거든요... -_-; 다른 자료는 나중에 얻게 되면 알려드릴께요)
15/05/05 07:15
백제 이중 언어설은 몇몇 단어(건길지, 어라하) 때문이 아닌가요?
이런 말은 우리 주위(홍당무, 당근)에도 많이 있지 싶은데~~ 그리고 언어는 계층을 표현하기 때문에 계층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중 언어는 좀 비약적이라고 생각해요 ^^;;
15/05/04 21:59
그거야 뭐 이미 비슷한 담론이 돈지 오래지요.
요는 그걸 반박할 만한 실권을 갖추었느냐 못갖추었느냐의 차이입니다. 티베트야 찍 소리를 할 만한 물적 기반이 없으니까요...ㅠ.ㅠ
15/05/04 22:03
'민족'은 고인류학이나 분자생물학영역이 다루는 '과학적 구분'이라기 보다는, 문화/정치/사회 영역에서 '정의'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느냐 보다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것이 더 중요하고요. 한국인과 한민족이 동일범주가 아닌 것과 같이, (그런것이 존재한다는 전제하에서) 티베트 '민족'과 티베트 인은 동일 범주가 아니죠. 그리고 '수천년씩 올라가는 과거에 어떤 관계였는가' 보다는 '최근에 어떤 관계였는가'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15/05/04 22:24
사람들이 보통 민족을 인종같은 개념으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민족을 쓰는 경우는
이런 인종 개념과 좀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힘들더라고요. 하일씨는 한국인인데 하일씨를 한민족이라고 부르는건 뭔가 상당히 어색합니다. 그렇지만 하일씨 아들은 한민족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하일씨도 한민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황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일씨에게 한국역사의 문화가 깃들어 있고 우리라는 강한 결속을 가질 수 있다면 하일씨를 한민족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그러면서도 민족 자체가 주는 DNA어감이 어색함을 줍니다. 뭔가 좀 딱 집어줄 수 있는 표현있으면 좋겠는데 민족을 이런 개념으로 쓰면 전달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15/05/04 22:27
그런데 한민족 이야기가 나오면 북한과 남한 이야기 나올테고
백제와 신라가 같은 민족이냐로 논쟁하게 되면 지역감정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결국 정치적인 사안으로 이어지다보면...
15/05/04 22:54
중국 한족만 해도 다양한 유전자가 섞였는데다 티베트는 황화문명 중심지와 거리가... 차라리 한족과 한국인이 유전자 풀이 더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춘추전국시대만 해도 양쯔강 이남은 야만인 취급했는데 현대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저런 비과학적 주장을 하는게 또다른 내선일체론이죠.
15/05/04 23:10
남한과 북한만 유전자 풀이 다를뿐 아니라
울나라의 동쪽과 서쪽도 유전자 풀이 다르지 않나요? 신라쪽 기원이 백제/고구려의 기원과 많이 다르다는 얘기를 여기서 읽었던거 같은데요..
15/05/05 02:35
유럽 게임에서 나오는 단어 컬쳐가 민족보다 더 정확한 단어죠
특히 파라독스 역사 게임들은 민족보다는 컬쳐 잉글리쉬 컬쳐 프레치. 컬쳐 남중국 북중국 한국 이렇게 표현하더군요
15/05/05 03:31
그래서 어쩌란걸까요
티벳트는 중국과 기원도 민족도 다르니 독립시켜야 된다는건지 다민족 다인종 국가가 중국만이 아니고 제국주의 발상으로 저렇게 영토를 비대하게 만든 나라가 중국만도 아닐진데 뭐 다른민족이니 어떻게라도 하자란 건지
15/05/06 10:19
중국이 티벳 불법 침공(?)한 지 백년도 안 되었어요.
1950년에 점령했으니 남북 분단이랑도 시기가 겹치네요. 최근까지도 국가를 유지했기에 다른 소수민족이랑은 약간 다르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자면, 일제때 독립운동하는데 일제는 조선과 일본은 같은 민족 운운 하고 이에 대한 반론이 있을 경우, 외부에서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 한국이 독립하든 말든 어쩌라고... 뭐 이렇게 반응한다면 어떤 느낌이 드시겠나요? 저도 현 티베트 상황을 보자면 답이 없긴 하지만 굳이 독립이네 마네 논란이 있다면 독립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중국의 의도대로 한족이랑 동화되고 자기들 고유의 문화를 잃어간다면 경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을 하건 말건 말이죠. 티벳 문제가 붉어지는 게, 고유성 파괴, 중국으로의 동화 vs 우리 알아서 살게 좀 놔둬, 이런 논란 아닌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