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11/14 20:16:42
Name 기아트윈스
Subject [일반] [리뷰] 업(UP): 황우석의 역습

아이들이 보는 거 함께 보느라 어쩌다 보니 서른 번 본 영화 시리즈 두 번째, 업(up) 리뷰입니다.


역시 블로그에 먼저 올리느라 평어체가 되었으니 양해바랍니다.



------------------------------------------------------------------------



 

 

 

찰스 먼츠는 유명한 탐험가이다. 불타는 열정과 집념으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며 미지의 화석, 미지의 뼈를 찾아내서 세계 유수의 자연사박물관에 무료 기증하는 게 그의 업(業)이다. 그러한 무료 기증활동에도 불구하고 그의 유명세는 그에게 필요한 자금을 어렵지 않게 제공해주었고, 이렇게 얻은 자금으로 그는 더 깊숙한 오지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비행정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이 다재다능한 젊은이는 혼신의 힘을 다해 직접 설계한 비행정을 진수하는데 성공하고, 달랑 개 몇 마리와 함께 혈혈단신으로 남미의 어느 깊은 곳으로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타조보다 두 배는 큼직한 육상조류의 뼈를 발견하는데 성공한다. 머리뼈만 없을 뿐 다른 모든 곳은 온전하다.

 

자신의 커리어를 장식할 또 다른 기념비가 될 것임을, 또 인류의 지식고의 영토가 한 걸음 더 확장될 것임을 느낀 그는 행복하게 고국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성대한 환영행사 뒤에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잔혹한 운명. [현장] 이란 걸 알지도 못하는 못난 노친네들이 쥐락펴락하는 [협회]라는 것들이 그가 가져온 뼈의 진위를 문제삼았다. 여기저기서 다른 짐승들의 뼈를 엮어다가 마치 새로운 종을 발견하기라도 한 것처럼 조작을 했다는 것.

 

조작 스캔들의 여파는 어마어마했다. 그의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한 때 존경받고 사랑받았던 위대한 젊은 탐험가는 이제 사기꾼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그는 협회에서 아주 모멸적인 방식으로 추방당했고,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이제 비행정과 개 뿐이었다. 분노에 사로잡힌 이 모험가는 격한 어조로 선언한다. 

 

"그렇다면 이 새를 산채로 잡아오겠소."

 

그의 비행선은 다시 남미로 향했고, 그게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는 영원히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실종되고 만다. R.I.P. 찰스 먼츠...

 

 

 

 

 

 

...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살아있었다. 그는 사그라들지 않는 열정으로 지난 60년간 끝없이 문제의 새를 생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새는 정말로 거기 있었고, 그는 사기꾼이 아니었던 것이다. 다만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줄 저놈의 새가 워낙 운동능력이 탁월하다보니 60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생포하지 못했을 뿐이다.

 

아마 논문이란 걸 써 본, 써보고자 했던 사람들은 먼츠의 심정을 격하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내가 먼저 발견한 건데, 분명 내가 먼저 생각해낸 건데, 마지막 증거 한 조각이 없어서 발표도 못하고 전전긍긍 머리만 싸매고 고통스런 박사과정 생활을 무려 [60년째] 지속하고 있던 찰나, 내 고민을 들어주고 학술적인 토론을 나누던 새파란 젊은 후배가 알고보니 내 아이디어를 도용해서 먼저 그 증거를 찾아내어 발표하려고 하고있었다? 이건.... 살인이다. 그 후배놈은 사실상 나를 죽인 거나 다름이 없다.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나는 이미 60년 전에 짖밟혀 죽었고, 아니, 거의 죽었고, 이제 이 논문을 완성하느냐 마느냐에 기사회생의 여부가 걸려있는데, 그걸, 내 모든 인생, 내 60년의 고독을 건 그 논문을 도용한다고? 이게 살인이 아니고 무엇인가.

 

게다가 저 뱀 같은 놈의 변명이란 걸 좀 들어보라. 죽은 와이프의 소원이 이 오지에 와서 사는 것이었고 어쩌고.... 기가 찰 노릇이다. 먼츠는 이 오지에서 논문을 완성시키기 위해 인생의 다른 모든 측면을 희생해야만 했다. 결혼은 커녕 여자친구도 없이 오직 개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로빈슨 크루소 뺨치는 생활을 무려 60년간 해왔다. 오직 그 논문을 위해. 그런데 뭐 와이프랑 여기 와서 사는게 소원이었다 어쨌다 하는 기도 안차는 변명을 해대며 논문을 가로채려하다니.

 

그래도 먼츠는 자비로웠다. 그를 죽이려던 후배의 생명을 빼았는 대신, 자비롭게도 그가 먼츠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만든 논문의 초고를 뺐어오고 그 자신은 용서해주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았던 이 선택으로 인해 어떤 혹독한 댓가를 치르게 될 지 까맣게 모른채.

 

논문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먼츠는 이제 꿈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향한다. 고국은 어떤 모습일까. 많이 변했을까. 그리운 부모님은 아마도 돌아가셨겠지. 내 나이가 벌써 80이 넘었는데 아직 살아 계실 리가 없지. 죄송해요. 효도하고 싶었는데, 논문을 포기할 순 없었어요. 산소라도 찾아뵐게요. 그녀는, 그녀는 어떨까. 아직 살아있을까. 분명 다른 놈이랑 결혼했겠지. 그래도 보고 싶어. 아니야, 어쩌면 평생 독신으로 나를 그리워하며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르잖아. 실낱같은 가능성이지만, 그럴 수도 있는 거야. 그래. 노란 리본으로 앞마당의 나무를 수놓아두었을 수도 있지. 아아, 이제 모두 끝난 거야. 논문만 제출하면 이제 나는 다시 모험가 찰스 먼츠로 돌아가고, 모든 건 제자리로 돌아올 거야. 어...!! 저게 뭐지!?

 

 

 

 

....

 

 

이 이후의 이야기는 슬퍼서 더 못쓰겠다. 마치 삼국지를 읽다가 제갈량 사후의 촉한의 운명을 읽을 때의 기분이다. 저 간악한 후배놈은 다시 한 번 먼츠의 비행정에 침입해서, 먼츠를 살해하고, 먼츠의 논문을 훔쳐가고, 심지어 먼츠의 평생이 담긴 비행정 그 자체를 통째로 탈취해간다. 그 후배라는 작자는 건설업자에게 자기 집을 팔지 않고 지키느라, 소중한 추억과 평생의 모든 것이 담긴 그 집을 지키고자 그 고생을 했으면서, 정작 본인은 남의 집을 그렇게도 쉽게, 그렇게도 잔혹하게 빼앗아 가버리고 만 것이다.

 

 

 

 

이 영화는 업(業, karma)에 사로잡힌 불행한 영혼들의 이야기다. 사회인으로서 살해당하면서 생긴 업으로 인해 60년을 오지에서 홀로 보낸 이의 이야기, 지금은 작고한 와이프와 함께 60년간 살아온 집에 맺힌 업으로 인해 집을 통째로 들고 남미까지 날아가야했던 이의 이야기, 그런 한 서린 업들이 만나 또 업을 쌓고 또 그 업의 보(報)를 받으며 끊임 없이 고통받는 그런 이야기이다. 자신의 업보의 고리를 끊기 직전에 불행히도 숨을 거두고 만 먼츠의 명복을 빈다.

 

 

 

p.s. 본 글은 황우석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제목은 웃자고 저렇게 달아봤어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4/11/14 20:21
수정 아이콘
제목을 저렇게 정하고서 황우석 하고 연관이 없다면 누가 믿나요 ( 웃자고 하기에는 -_-)

먼가 엄청 황우석이 억울한 일이라도 당한지 알겟네요
전립선
14/11/14 20:22
수정 아이콘
그냥 웃자고 쓰신 글 같은데요...
기아트윈스
14/11/14 20:26
수정 아이콘
자비롭게 봐주시길 ^^;

처음엔 제목을 저렇게 달 생각 없이 그저 제 대학원생활과의 유비관계를 만들어보고자 했는데

보면 볼수록 뭔가 황우석 스캔들과 오버랩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신나게 황우석과 유비관계를 만들고나니 혹시 이게 황빠논리처럼 보일까 은근 걱정이 되어서 ps를 붙였답니다 -_-;;
스타로드
14/11/14 20:27
수정 아이콘
아직도 황우석이 억울하게 당했다고 진짜로 믿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노파심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아트윈스
14/11/14 20:28
수정 아이콘
제가 그부분에 대해 잘 몰라서 묻는 건데, 정말 진지하게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요?
스타로드
14/11/14 20:30
수정 아이콘
많진 않아도 간간이 있나 보더라구요. 제 아내가 아는 친한 언니도 아직도 황우석을 믿는다고 한답니다.
無識論者
14/11/14 21:01
수정 아이콘
최근 개봉한 제보자 영화 댓글 보면 수두룩합니다.
전립선
14/11/14 20:22
수정 아이콘
이거 참 뭐라 리플을 달아야 할지 허허
14/11/14 20:28
수정 아이콘
아무리 농담이라도 황우석 제목으로 저런내용의 글은 좀...
똥눌때의간절함을
14/11/14 20:29
수정 아이콘
참붕어 리뷰같아요...
기아트윈스
14/11/14 22:27
수정 아이콘
잘 몰랐는데 찾아보니 대단한 리뷰어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종머앟괴꺼솟
14/11/14 20:32
수정 아이콘
감각이 좀... 이런 낚시제목달면 저처럼 첫번쨰 그림 보고 바로 내릴 사람 많을텐데 그걸 모르시나 보네요. 그렇다고 눈꼽만큼이라도 웃긴 것도 아니고
탱크로리
14/11/14 20:40
수정 아이콘
하필 왜 황우석..
다른 예도 많을텐데요
구밀복검
14/11/14 20:41
수정 아이콘
글 재미있게 봤네요 흐흐. 더빙판은 이순재 옹의 호연이 돋보였죠.
기아트윈스
14/11/14 22:28
수정 아이콘
구밀복검님 리뷰도 잘 보고 있습니다.

이순재 옹의 호연도 호연인데 전 먼츠 더빙하신 분의 연기도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빠져들게 하는 구성진 느낌이 좋았어요.
구밀복검
14/11/14 22:30
수정 아이콘
김기현 옹이야 뭐 워낙 넘사벽인지라...제라툴이시기도 하고.
다만 UP에서 거슬렸던 점이라면 러셀이 너무 초딩스러웠던 것이 있네요. 아니 아주 리얼하긴 한데, 너무 짜증 유발;
기아트윈스
14/11/14 22:36
수정 아이콘
제라툴이요?

그건 몰랐네요...허허...이럴수가..

러셀 부분은 백 번 동의합니다. 정말 왕짜증 ㅠ.ㅠ
14/11/14 20:52
수정 아이콘
전 이영화 감명깊게 봐서 재밌게 읽었네요 크크

뭐 그사람이 종국엔 응징당하긴 하지만.. 보면서 좀 안쓰럽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그깟 새한마리..
기아트윈스
14/11/14 22:28
수정 아이콘
치킨도 아닌 새 한 마리 때문에...ㅠㅠ
14/11/14 20:52
수정 아이콘
굉장히 웃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자음 연타가 허용되지 않아 딱딱하게만 써붙이려니 뭔가 어색하군요. 하지만 글쓴 분께선 이 유쾌함을 아시리라 믿습니다. 쓰면서 느끼셨을테니까요.

흠, 여담인데 황우석 사태가 웃음거리로 소비될 수 없단 반응이 많다니 참 묘하네요. 사건 자체의 허무맹랑함과 여기 동원된 전국가적 스케일만으로 충분히 웃기지 않나요.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을 패배로 몰아넣은 장성들도 요즘 네티즌들 사이에선 독립 유공자로 추대해야하느니 뭐라느니 웃음거리로 삼는 마당에 황우석이라고 안 될 건 없어보이네요. 소재가 품은 민감한 정치성이야 무타구치 렌야 쪽이 황우석보다 심하면 심하지 덜하진 않을 거구요.
당근매니아
14/11/14 21:56
수정 아이콘
무다구치 렌야는 이제 공인된 멍청이지만 황우석은 진심으로 추종하는 사람이 남아있다, 뭐 그런 차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아트윈스
14/11/14 22:37
수정 아이콘
음... 시효 같은 게 있는 걸까요.
황우석도 수십년 쯤 지나고 나면 조롱의 아이콘으로 자유롭게(?) 쓰일 날이 올런가 모르겠습니다.
기아트윈스
14/11/14 22:3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도 쓰면서 너무 즐거웠던 나머지 여기도 올려야지 (블로그 글은 아무도 댓글을 안남겨주니까....) 하고 올린건데 반응이 좀 의외여서 놀랐습니다.

황우석이라는 이름을 가져다 붙인 데는 우선 영화를 보는 내내 그를 연상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을 만큼 비슷한 구조의 스캔들이 영화 전체를 꿰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황우석 이름 석자를 조롱거리로 소비하는 데 스스로 아무런 거리낌을 느끼지 않아서였기도 했습니다. 말씀하신 무타구치 렌야야 더 말 할 나위도 없지만, 사실 황우석 지지자들 (그들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을 비판하고 성토하는 데는 그의 이름 자체를 조롱의 대명사로 만드는 것만큼 효과적인 전술도 없지 않을까요.

예컨대, 마재윤이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분노를 불러일으키던 시기를 지나서 이젠 주작의 아이콘이 되어 이리저리 걷어채이는 조롱거리가 된 게 혹여라도 남아있을 일말의 마재윤 지지층에게 가장 강력한 공격이 되는 것처럼요.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좀....예기치 못한 반응이라 적잖이 놀랐습니다 -_-;
14/11/14 22:45
수정 아이콘
황우석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런 저런 음모론이 진지하게 돌아다니는 상황이니까요
azurespace
14/11/14 21:04
수정 아이콘
제목은 고쳐주세요. 그 다음에 읽겠습니다.
MMMMMMMMMMMMMMMM
14/11/14 21:44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굳이 제목을 바꿀 필요까지는 없어보이네요.
할머니
14/11/14 22:44
수정 아이콘
황우석이 무슨 볼드모트라도 됩니까. 본문이 블랙코미디란걸 이해하는데 수능1등급의 언어능력이 필요할것 같지는 않고, 내 소중한 황우석짱이 여기서 언급되는건 있을수 없다라는 감성도 아닌거 같고 .. 황우석 사건은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기에 우스개거리도 삼아서는 안된다는건 청와대 그분과 비슷한 시각인듯 한데.. 뭘까요.
기아트윈스
14/11/14 22:51
수정 아이콘
제가 글을 더 블랙하고 더 코미디하게 쓰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원한초보
14/11/14 22:46
수정 아이콘
어.... 이거 제목때문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본인은 이 시건에 어떤 포지션을 잡으실런지
저는 아무리 그전 업적이 출중해도 결론 도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기아트윈스
14/11/14 22:50
수정 아이콘
이게 혹시 황빠논리로 읽혀서 많은 분들이 불편해하시는지도 모르겠군요.

전 황우석 사건 터지기 전부터 황우석 숭배사조를 싫어했고 일관되게 조롱해왔으며 그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시민입니다.
영원한초보
14/11/14 23:06
수정 아이콘
글자체는 많이 공감하는데 제목때문에 꺼림직하거든요.
저는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좋은건 서로 추켜세워 주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현실은 먼츠가 다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14/11/14 23:09
수정 아이콘
업을 안봤더니 -_- 갑자기 보기싫어지는 영화가 됬네요

업 안 본 뇌 팝니다~
14/11/14 23:23
수정 아이콘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덧글이네요.
단순하게 글쓴이에 대한 부정의 의미라면
더 좋은 표현도 많은데;;;

제 감상으로는,
정작 영화는 생각하시는 그런 부분과
완전 다른 부분이 이슈가 되서 흥행에 성공했거든요.
뭐 취향차이로 적으신거면 취존해드립니다.
14/11/14 23:43
수정 아이콘
글쓴이에 대한 부정의 의미가 아니라

제가 원래 저런 부류의 스토리를 싫어하고 보면 감정선이 요동쳐서 보기 싫다는 이야기였는데 조금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기왕 변명을 쓰게 된 거 수정은 일단 하지 않겠습니다 글쓴이분이 원하시면 수정할게요
영원한초보
14/11/14 23:46
수정 아이콘
이게 그런 애니가 아닌데
제목 때문에 그런식으로 해석이 가능해 졌네요
14/11/14 23:53
수정 아이콘
업 보세요. 보셔야 이 글이 완전 코미디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크크크 좋은 영화예요!
14/11/14 23:09
수정 아이콘
그는 사기꾼이 아니었지만 황우석은 사기꾼이었죠.

끝.
로랑보두앵
14/11/14 23:13
수정 아이콘
와 대박 업 이편은 그 사기꾼탐험가 스토리라는거죠? 설정재밌네요!
사악군
14/11/14 23:25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고 동감도 가는데 제목은 내용과 맞지도 않고 재미도 없네요..
14/11/14 23:26
수정 아이콘
이 글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은...
충분히 황우석을 비꼬는 내용으로 읽혔고,
황우석에 대한 좋은 감정을 최대한 표현한 영화가
제보자라고 생각합니다.
나쁜놈이란 전제를 깔고있지만
진심은 선했다라는 불필요한 사족을 달았죠.
사기꾼들도 진심이 선해야지(?) 피해자의 진심을 얻거든요
흑태자
14/11/14 23:52
수정 아이콘
제목에 쓰인 키워드가 본문에 등장하지 않는군요.

1. 글을 쓸줄 모르는 사람이거나
2. 본문의 내용이 제목을 은유하고 있다거나

글의 퀄리티를 볼때 1번은 아닌거 같고요
필자가 영화의 내용이 황우석을 은유한다고 생각한다고 볼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제가 생각치 못한 포인트가 있는지요. 왜 황우석을 언급했는지 궁금하네요.

단지 웃자고 하신거면 좋은 글을 최악의 유머감각으로 망치신겁니다. 굳이 웃기려는 강박관념을 버리시라 조언드리고싶네요. 너무 어렵게 꼬아놓은 유머라서 어디서 유머포인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14/11/15 00:18
수정 아이콘
저도 좋은 글을 최악의 유머감각으로 망쳤다는 윗 흑태자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 제목을 쓰든 안쓰든 글쓴이 자유라고 생각하지만요.
14/11/15 00:46
수정 아이콘
크크 명문이네요. 잘 봤습니다.
영화 안보신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첨언하면, 찰스 먼츠는 애니 UP의 악역입니다.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명성을 획득하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조연급 캐릭터를 잡아 박제로 만들려 하고, 주인공의 소중한 추억과 희망이 담긴 집을 불태워버리려 하는 등 온갖 악행을 일삼습니다.
아바타에서 주인공과 교감을 나누던 이크란을 잡아 죽이고, 홈트리에 폭탄을 퍼부은 해병대장에 비유하면 될래나... 12세 관람가 애니에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악역인가요? 진짜 나쁜 놈이죠.
하여 결론은...
진짜 나쁜 놈 황우석.
14/11/15 01:21
수정 아이콘
본문은 말하자면,
겨울왕국의 한스왕자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지요.

"17형제의 막내로 태어나 왕따를 당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략) ...겨우 일평생 최초로 보금자리를 마련하려는 찰라, 얼음마녀의 계략에 소중한 소망이 좌절되었다."
이카루스테란
14/11/15 00:47
수정 아이콘
제목도 글의 일부이고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괜히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니까요. 결국 못쓴 글이죠. 내용을 떠나서 저는 그런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군요.

게다가 글쓴이의 변명은 논리적이지 않군요. 구성이 비슷하다고 전혀 맥락이 닿지 않는 그것도 전혀 반대의 의미로 읽혀지는 제목을 뽑는다는 것은 유머도 아니고 글감각도 아니죠. 차라리 무제라고 붙이는게 낫다고 할만큼요.

제가 세월호 사건에 대한 리뷰 글을 쓰면서 "타이타닉의 사랑" 이렇게 제목을 뽑고 나서 그냥 배가 침몰하는 것이 비슷해서 그렇게 뽑았다고 해볼까요?
Starlight
14/11/15 01:01
수정 아이콘
업은 이렇게 봐도 좋은 영화죠. 크크 정말 명작입니다.
늑대아이는 좀 다르게 감동적이긴 했지만, 아직 그런 일을 겪지 못해서 많이 와닿지는 못했는데, up은 참..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감동적이었어요.
두캉카
14/11/15 01:25
수정 아이콘
자신의 이론이 맞는 것도 알고 단 한가지만 해결하면 완벽한 대작이 될텐데, 그 해결책을 얻으려다 윤리를 저버린 악역을 묘사하려다 보니 그 악역을 황우석이라고 비유하는 관점에서 글을 쓰셨네요. 어떤 의도로 어떤 블랙 코미디라고 생각하고 쓰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나름 신선하면서도 재밌기도 합니다.

그런데..문제는 윗분들이 많이 말하셨지만 제목입니다. 우선 제목부터 황우석의 역습이라고 하고 글은 철저히 황우석과 유사한 악역 과학자의 입장에서 서술 그리고 밑에서 두번째는 황우석의 몰락을 아쉬워 하는 듯한 내용이 써져 있어요. 촉한에 비유하면서요.
ps와 마지막 문단이 없다면 황우석을 옹호하는 글로밖에 읽히지 않고... 마지막 문단도 그 전까지의 강하게 황우석을 옹호하는 듯한 어투에 비하면 너무 약하게 비판이 비슷하게 써져 있고요.

그런데 제목이 황우석의 역습이니 이런저런 추측을 불러일으키죠. 황우석의 역습이라면 딱 오해하기 좋은 제목아닌가요? 윗 이카루스테란님 말처럼 제목이 너무 뜬금이 없어요. 글 내용과 제목이 어울리지 않고 오해를 장려하네요. 게다가 저 악역은 있는 사실을 이야기 했다면 황우석은 확실히 사기꾼이고요. 그런데 그걸 섞어서 쓰다보니 황우석을 옹호하는 것처럼 읽히네요.
차라리 불쌍한 과학자의 잘못된 집념이 일궈낸 참사? 뭐 이런식으로 쓰셨으면 정말 재밌고 좋은 글이라고 해 드릴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사상최악
14/11/15 06:06
수정 아이콘
댓글 중에 황우석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이 글 때문에 몰랐던 걸 알게 되었다거나 기존의 생각이 변했다거나 하는 분이 단 한명도 없는데 뭐가 그리 문제일까요.
오히려 황우석 전문가들만 모인 거 같은데...
나는 다 알지만 분명 모르는 사람이 있을거야 같은 오해를 하는 것만 아니라면 본문의 농담은 그냥 농담으로 넘길 수 있을 거에요.
아니다, 내 옆의 누구는 다르게 알고 있더라.
그분은 다르게 생각할 뿐이에요.

근데 전 업이라길래 집에 풍선달고 놀러가는 애니 생각했는데 전혀 새로운 내용이네요...
사악군
14/11/15 12:14
수정 아이콘
그보다는 민츠는 이런 옹호를 받을만큼 진짜 안된구석이 있는데 제목때문에..
구밀복검
14/11/15 06:59
수정 아이콘
글 내용과 제목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일단 본문과 제목이 지향하는 바 자체가 같습니다. 즉 본문을 황우석 동정론으로 읽은 사람은 제목도 황우석 동정론으로 읽었을 것이며, 본문을 황우석과 찰스 먼츠에 대한 풍자로 읽은 사람은 제목도 풍자로 읽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본문을 황우석에 대한 풍자로 읽은 사람이 제목을 황우석 동정론의 관점에서 읽을 수는 없으며, 본문을 황빠가 쓴 글이라고 인식한 사람이 제목을 황우석에 대한 풍자로 읽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느 쪽을 본문과 제목이 지시하는 지가 문제가 될지언정, 본문과 제목이 어울리지 않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면 본문과 제목이 양자 중에서 어는 것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봐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글을 황우석의 몰락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글로 읽기 위해서는 찰스 먼츠가 악당으로서 징악을 받는 과정이 안타깝다는 본문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읽어야하는데, 작품의 내용상 본문을 문자 그대로 읽는 것이 명백한 오독입니다. UP을 본 사람이라면 찰스 먼츠가 도덕적으로 이견의 여지 없으며 동정할 구석 없는 지적사기꾼인, 순전한 악역 그 자체임을 알고 있을 테니까요. 다른 것을 떠나서 무려 연쇄 살인범인 걸요.; 그러니 찰스 먼츠의 역습, 곧 찰스 먼츠의 입장에서 작품을 재해석하여 <찰스 먼츠의 정당함>을 논하는 것 자체가 유머고 농담이고 풍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 <황우석의 역습>이라는 것도 유머고 농담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고요. 예컨대 공공의 적을 두고 <이성재의 역습>이라는 제목을 달고서, 이성재 입장에서 영화를 재해석하여 서술한 글을 올린다고 해도, 공공의 적을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것이 농담이고 블랙코미디라고 인지하지 이성재를 옹호하고 있다는 식으로 반발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성재의 정당함을 논하는 것 자체로 유머를 의도하는 것임을 알 수 있으니까요. 저는 오히려 찰스 먼츠로부터 황우석을 읽어냈다는 점에서 이 글을 참신하게 느꼈네요. 황우석 사건 그 자체가 지금 와서는 우스꽝스러운 블랙코미디 소재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도 하고.
無識論者
14/11/15 12:28
수정 아이콘
그런 식으로 해석할수 있다는 점은 공감하는데 p.s에서 황우석 사건과 아무 관련도 없다는 내용 때문에 되려 사람들의 혼란을 불렀죠.
14/11/15 09:43
수정 아이콘
업은 안봤지만 글은 재밌게 봤습니다 크크. 코드가 이중으로 얽혀있어서 (황우석-》 사기꾼 비유코드, 사기꾼 악역 -》재해석 하는척 돌려깜 코드)사람들이 이해하디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특별히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아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해석 말고는 답이없거든요
다리기
14/11/15 10:16
수정 아이콘
요즘 '~의 역습'이란 표현은 진지함이 결여돼있지 않나요? 가벼운 조크 정도로 느껴졌는데..
14/11/15 20:14
수정 아이콘
중력방정식에 온 인생을 다 받쳤지만, 막상 방정식의 완성은 자기 밑에서 일하던 제자가 아빠가 가르쳐준 상수 값을 토대로 완성..
자기 제자는 인류의 구세주로 추앙 받는데..

근데 실제로 논문 쓸 때도, 그 증거를 못 찾은 자기 능력 부족인거지 먼저 증거를 찾아낸 후배를 탓할게 아니죠.
그나마 그 과정을 꾸준히 컨퍼런스에나마 발표해 왔다면, 그동안의 일은 인정받을테고..
잘하면 후배 논문의 제 2 저자에는 들어갈지도 모르겠네요. 상황에 따라 공동저자도 가능할테고요.
14/11/15 22:25
수정 아이콘
재밌는데요.
사과씨
14/11/16 02:54
수정 아이콘
흠 칼이 찰스 먼츠의 후배였나요? 그냥 찰스 먼츠라는 모험가를 동경하는 팬보이아니었나... 애니 본 지 너무 오래되서 가물 가물하네...

뭐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는 건 좋지만 찰스 먼츠라는 사람은 이 애니에서 뭔가를 탐구하는 연구자라기 보다는 킹콩에 나오는 잭 블랙(극 중 이름 까먹음)과 같이 고고학을 쇼비즈니스화 하는 그런류의 스타 모험가였던 걸로 해석하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요. 먼츠는 연구 성과를 탈취당하고 꿈을 빼앗기는 (뭐 그런 스토리라인을 가진 영화나 애니가 있을 법도 한데 거기에 황우석이란 이름은 그다지 어울리는 비유는 아닌 것 같음..)그런 캐릭터라기 보다는 정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사업가가 아집과 욕망의 화신이 되어 많은 사람을 살해하고(애니에 사람을 많이 죽인 것 같은 암시가 많이 나옵니다.)심지어 어린아이까지 죽이려고 한 악당(물론 동정의 여지가 하나도 없는 건 아니겠습니다만)을 꿈을 절도 당한 동정받을 대상으로 해석하는 것(또는 그런 부분만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것)이 좀 의아한데...

거기다가 또 그런 해석의 대상을 '황우석'이라는 이름으로 치환하는 것은 훠어어얼씬 더 이상하고... 아무튼 그렇습니다. 특히 황우석이라는 비유는 안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네요. 글쓴님이 새롭게 해석한 찰스 먼츠는(작품에서 그려진 찰스 먼츠와는 별개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황우석과 어떤 공통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머라고 이해하려니 어떤 것이 유머 포인트인지 잘 모르겠구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80633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4270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5982 30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41928 3
103159 [일반] 최근 우리나라의 문해력 이슈 [42] 휵스2375 24/12/14 2375 0
103158 [정치] 김어준 이야기 한 건 진짜 아니겠죠? [91] 능숙한문제해결사10131 24/12/13 10131 0
103157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8. 홑 단(單)에서 파생된 한자들 [2] 계층방정1337 24/12/13 1337 1
103156 [정치] 기소센터(진), 김용현 진술 공유 요청 "거부" [38] 십자포화9702 24/12/13 9702 0
103155 [정치] [분석] 계엄의 멘탈리티와 논리적 정합성 [17] blue_six5079 24/12/13 5079 0
103154 [일반] 영화 '디태치먼트' 후기 [8] 헝그르르3232 24/12/13 3232 2
103153 [정치] 국힘 김상훈 “계엄 선포해야만 했던 절박한 심정 호소한 담화였다” [70] 카린12552 24/12/13 12552 0
103152 [정치] 김어준이 제보한 계엄 시나리오인데,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네요 [716] 바밥밥바34476 24/12/13 34476 0
103151 [정치] ’국힘 미모 원탑‘ 나경원 [162] Dango14148 24/12/13 14148 0
103150 [정치] [속보] 선관위 “조국혁신당 비례후보 백선희, 조국 의원직 승계” [60] Nerion8005 24/12/13 8005 0
103149 [정치] 갤럽 여론조사, 대통령 긍정평가 11%, 부정평가 85% [55] 깃털달린뱀6779 24/12/13 6779 0
103148 [정치] '이재명 무죄' 준 판사도 체포 대상이었다 [51] 철판닭갈비7898 24/12/13 7898 0
103147 [정치] 한강과 윤석열 [8] Dango3618 24/12/13 3618 0
103145 [정치] 영화/드라마에서 어떤 상황일때 계엄령이 발생할까? [27] 아서스6142 24/12/12 6142 0
103144 [정치] 현대통령의 행위에 대한 ChatGpt o1의 판결(처벌 수위 등) [13] Roland5823 24/12/12 5823 0
103143 [정치] 윤석열 국방장관 재지명 시도…군 통수권 행사? [37] 빼사스11078 24/12/12 11078 0
103142 [일반] 이번 주말에 올해 마지막 유성우가 쏟아집니다. [16] Dowhatyoucan't5216 24/12/12 5216 6
103141 [일반] [일기] 럭키비키 연습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1] 두괴즐1854 24/12/12 1854 6
103140 [정치] 내란수괴 윤, 강력 국정의지 피력.. 법률안 21건과 시행령 21건 재가 [41] 빅프리즈10918 24/12/12 1091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