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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3 17:26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사람을 더 이상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겠죠.
박근혜도 대통령 된 후에 그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더 이상해졌었고...
24/12/13 17:28
서울역이나 경복궁 가면 피켓들고 자기,혹은 세상이 얼마나 위기에 처했는지 주장하시는 분들 있잖아요
빌 게이츠가 백신에 든 나노봇으로 우리를 조종한다, 국정원이 전파로 나를 조종한다 그런 거. 우리가 보기에는 우습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절박함, 사명의식, 그리고 내적인 논리적 체계가 있겠죠. 외국에는 뭐...렙틸리언,사탄숭배자자 음모론들이 있잖아요. 근데 Qanon은 그걸 다 섞어서 렙틸리언,사탄숭배자,좌파,소아성애자 등등을 모두 딥스테이트 하나로 일원화하는 놀라운 논리적 정합성을 보여줍니다. 아무튼 딥스테이트를 종북좌파로 바꾸면 본문이랑 굉장히 비슷할 겁니다.
24/12/13 17:39
중요한건, 저런 회로에 따라서 현실인식(인지?)가 왜곡된 상태에서 다른 의견이나 주장 등이 전혀 들어오지 않게 된다는 점입니다.
즉, 선거조작이 왜 불가능한지, 주사파들이 준동하는게 왜 불가능한지, 북한이 민주당을 조종하는 게 왜 불가능한지 등등을 아무리 얘기해봐야 들리지 않는 다는 점이죠. 조현병 환자들에게 아무리 그게 아니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해봐야 씨알도 먹히지 않는 상태와 같다고 봐야 합니다.
24/12/13 17:49
저는 애초에 대통령 후보시절 때부터 손에 왕을 한문으로 적고 나올 때부터 이미 저런 상태였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 이전, 이상할 정도로 집착이 심한 한자로 왕 만들기 등등 물론 저게 심리적으로 더 몰아치는 요인이 되긴하지만 더 큰건 원래 저랬다는거죠
24/12/13 18:24
개인적으로는 윤석열을 극우 이념의 순교자(?) 로 만들 수 있는 이러한 종류의 해석에 대하여 다소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윤석열 개인에 대해 전혀에 가까울 만큼 관심이 없어서 그의 심리 상태 같은 것에 대해서 뭐라 말할 수 있는 만큼의 정보 축적이 되어있지 않습니다만, 권력지향형 인간이 자기 생각에 자기에게 마땅히 주어져야 하는 권력의 행사가 부당하게 방해받고 있다는 상황 인식 하에 다소의-다소에는 '다'도 포함됨-현실인식의 오도된 인풋에 기반하여 자기 나름으로는 권력을 되찾을 과감한 승부수라고 생각하고 도박을 감행한 것이 본질이고, 이념적인 수식어들은 이 본질적으로 쿠데타인 사건에 어떻게든 명분을 부여해서 지지층을 모아 보고자 안간힘을 쓰는 것에 불과하다고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물론 본인은 진짜로 자신이 저런 이념에 충실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쿠데타와 내란에 대해 검사 출신인 자신이 가장 위중한 헌법위반자가 된 현실에 대한 일종의 자기착란적 합리화로 이해하는 게 마땅하지 진짜로 그 이념을 위해 대통령직을 건 이런 식으로 이해해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한동훈이 이번 쿠데타의 주 표적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설마 윤석열이 진짜로 한동훈이 종북 반국가세력이어서 자기와 척을 졌다고 생각하겠어요? 이 사건은 내란이고 쿠데타고 무엇보다 권력투쟁입니다.
24/12/13 19:39
글쎄요, 전 생각이 약간 다릅니다. 저런 사상에 경도된 사람들 입장에선 윤석열이 진심으로 저런 생각을 가지고 일을 저질렀는지 아닌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만약 이번에 탄핵이 실패하고 2차 계엄에 성공해서 부활한다면 영웅이 될 것이고, 탄핵당하고 내란죄로 감옥에 간다면 순교자가 되는 것 뿐입니다. 예를들어 트럼프가 진심으로 큐어넌의 사상을 믿건, 아니면 자기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그들의 편을 들어주고 있건 간에 이미 큐어넌들에게는 트럼프=Q 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듯이 말입니다.
24/12/13 20:52
트럼프랑도 비슷한 얘기겠는데요 트럼프가 어떤 정치적 결말을 맞이했던 그를 이념적 동지로 생각하고 내러티브화할 큐어넌들이 있겠지요 저는 그러한 해석이 대중화되는 데에 거부감을 갖는다는 것이고요.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에서 이어지는 일련의 찬탈시도 및 내란선동행위를 (법의 처벌을 피하는데 좀 더 교활했을 뿐 윤석열의 쿠데타 실패와 대동소이한데) 반기득권 메인스트림 이념 투사의 시대착오적인 실패한 반동혁명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초법적 위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권력을 강탈하려고 획책한 쿠데타의 실패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그것을 어떤 이념적 투쟁의 좌절로 묘사하는 데 경계심을 갖습니다.
24/12/14 00:59
극우 유튜버들의 주요시청층이 큐어넌과 아주 유사한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오래전부터 [빨갱이]라고 부르던 사람들을 악인과 유사언어로 사용했는데, 그래도 최소한 친북이나 공산주의자라는 명확한 개념 바운더리는 있었습니다. 국내 정치 환경 역시 경제적/사회문화적 의제보다 북한에 대한 자세로 우파/좌파가 나뉘던 시절이었으므로 이들은 이 시대의 정치환경에 한해서는 적합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오며 확연히 차이나는 남북 국력에 김정은이 쫄아서 평화 노선 혹은 고립 노선(2020년대에 확정)을 걷기 시작하자 친북의 위험성은 명백히 낮아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유권자들은 북한의 위협에 무관심해지기 시작합니다. 북풍이 먹히지 않는 거죠. 저도 대북 정책은 어떻게 하든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사고가 잘못되었다거나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사고를 하기가 두려웠기 때문에 음모론이 극우 유튜브와 카톡방을 통해 무한히 확장됩니다. 이제 [빨갱이]는 북한 뿐 아니라 중립외교에 유화적인 입장, 여성주의자, LGBT, 환경주의자, 수정자본주의, 복지자본주의, 주주자본주의 등 한국 내에서 진보적이거나 리버럴적이라고 불리는 사상들을 모두 통틀어 싸잡아 일원화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 사람들끼리도 아주 차이가 크고 갈등이 있지만 알 게 뭡니까. 이게 다 마르크스 공산주의자가 주장한 내용이라는 문화적 마르크스주의라는 음모론을 차용하면 양반이고 아무튼 그렇다, 얘네가 민주당을 더 찍어준다 등등의 방법만 써도 그만이죠. 극도로 이질적이지만 실은 하나인 나쁜 [빨갱이]세력들이 민주당을 부정선거로 당선시킨다는 사고를 하면 마음이 편해졌을 겁니다. 잘못된 건 세상이지 내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 결과는 더욱 현실과 유리되었고 윤석열을 당선시키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24/12/14 01:35
빨갱이라는 단어는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랩틸리언 등등과 실제로 매치가 되고 있습니다.
그쪽 사상에 깊이 빠져있는 분에게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김정은이 시찰하는 사진 중에 오른손을 품 안에 넣고 있는 장면을 들면서, "봐라, 이게 바로 김정은이 프리메이슨이라는 증거다" 라고요. 음모론자들의 사고방식이란 항상 그런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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