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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20 19:05:37
Name 플레스트린
Subject [기타] 존 카멕의 명언과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의 등장에 대해서 (수정됨)
[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에서의 그것과 같아야 한다]

존 카멕 형님의 명언은 아직까지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반대자들은 항상 '하프 라이프', '메탈기어 솔리드', '라스트 오브 어스', '워킹 데드', 심지어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같은 게임을 예로 들면서 가열차게 반대해왔죠. 존 카멕의 발언은 구시대적 소리다, 게임은 변화했고 스토리는 중요해졌다는 게 반대자들의 주장이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페이트는 게임이 아니라는 거요.

게임이라는 게 뭔지 정의하는 게 힘든 일이기는 합니다만, 공정한 룰이 있어야 하고, 룰에 따른 경쟁과 성공, 실패가 있어야 하고, 게이머가 스스로 진행시켜야 한다, 게이머가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맛봐야 한다, 게이머가 스스로의 선택으로 서사를 써내려간다는 등 여러 사람들이 동의하는 정의들이 있죠. 저게 다 있어야 된다는 건 아니고 예외도 있어요. 심즈에는 규칙, 게이머의 선택으로 서사를 창조하는 요소가 있지만 제대로 된 경쟁과 목적이 없습니다. 반면 원숭이 섬의 비밀에는 서사 창조와 게임오버가 없죠.(저는 이 무렵부터의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쳐에서 게임이 빠져간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러나 가족유사성적으로 대부분을 갖춰야 게임이 되더군요. 발더스 게이트나 GTA, 스타크래프트, 뿌요뿌요는 모두 천차만별로 다르고 스토리의 중요성도 다르지만 저 위의 요소들을 일부분 공유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페이트는 해당이 안 됩니다.

유저가 페이트를 플레이 하면서 하는 일은 선택지를 고르는 것 뿐입니다. 선택지 고르기의 성공과 실패에는 룰이 개입하지 않죠. 결과는 작가가 멋대로 정해놓은 복불복입니다. 호감도 시스템 같은 것도 있긴 한데 이건 엄밀히 따지자면 루트를 정확하게 고르기 위한 편의성 용도지 재미를 주는 요소가 아닙니다. 그러니 유저는 선택지 선택에서는 재미를 얻지 못하고 캐릭터와 서사 읽기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이건 문학을 읽을 때와 똑같은 경험이거든요. 작중의 요소에 독자가 전혀 개입하지 못하고 주어지는 이야기를 읽기만 한다는 점에서 다를 게 없잖아요. '페이트는 문학이다'라는 명언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이지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고 해서 게이머가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는 없거든요. 그 말대로라면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페이지들을 16등분으로 잘라내고 버튼으로 파트를 선택하게 해주는 자판기를 만들면 그것도 게임이 되는 격이죠. 물론 페이트는 재미있는 컨텐츠입니다만 게임으로서 재미있는게 아닌 것입니다. 사람들이 '아 페이트는 너무 감동적이었어. 재미있었어'라고 평을 내렸다고 페이트가 좋은 게임이었다는 얘기가 되선 안되는 거죠. 페이트를 예시로 요즘엔 게임에도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해선 안 되는 거고요.

페이트와 같은 비주얼 노벨은 존 카멕과 극단에 서 있는 매체입니다. 미연시라고도 불리는 비주얼 노벨(사실 시뮬레이션이 아니고 어드벤쳐에 불과합니다), 인터랙티브 무비 같은 장르가 다 같은 특성을 공유하죠. 이야기에 개입할 수 없는 유저, 영화처럼 정해진 이야기, 스토리 감상이 재미의 대부분을 차지... 이런 게임들은 존 카멕 입장에서는 게임으로 쳐주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 같은 게임들을 가지고 존 카멕의 명언의 적합성 여부를 따지거나 반대 예시로 쓰면 안 되겠죠. 반대로 말하자면 이런 인터랙티브 무비 매체에는 당연히 스토리가 중요할 테고요.

워킹 데드 역시 페이트만큼은 아니지만 극단에 서 있는 건 마찬가지죠.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페이트와 똑같은 게임으로 평가하거든요. 게임은 말살되고 일방적 스토리 전달만 남은 매체요. 어드벤쳐의 장르적 요소는 구시대적 포인트 앤 클릭에서 하나도 발전을 안했고 재미도 별로 없습니다.

애초에 어드벤쳐 자체가 매니악 맨션, 킹스 퀘스트 식으로 퍼즐을 풀고 상황을 추리하며 차후의 행동을 결정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을 버린 이후로는 게임과 멀어져갔죠. 게임적 메커니즘으로 치면 오히려 더 이전의 텍스트 어드벤쳐, look, get을 직접 입력하던 시절이 게임에 더 가까웠고 포인트 앤 클릭 이후에는 이 매체들에서 게임적 의미는 점점 옅어져 갔습니다. 어드벤쳐에 대해 누가 한 말이 있는데 '어드벤쳐는 재미를 주는 게임적 메커니즘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제작자의 엄청난 역량이 요구된다'라는 거에요. 이건 달리 말해 제대로 된 게임적 메커니즘이 없으므로 재미있는 서사를 전달하지 못하면 가치를 잃는다는 말이 되죠. 자연히 어드벤쳐는 몰락할 수밖에 없었고요. 서사 전달 혁명을 일으킨 하프 라이프 이후로 콜 오브 듀티나 언차티드, 스타크래프트 2 같은 타 장르들에서도 훌륭한 영화적 스토리가 흘러나왔으니까요.

워킹 데드 같은 게임은 QTE 같은 게임적 요소가 있더라도 극히 무의미하고 사실상 게임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트위치 스트리밍을 보는 것과 직접 플레이하는게 완벽하게 똑같은 경험이 되지요.

그런데 이 극단을 벗어나면 좀 애매해져요. 파이널 판타지 10, 메탈기어 솔리드, GTA, 라스트 오브 어스 같은 게임들을 봅시다.

이 게임들에는 게임적 메카니즘이 있어요. 파이널 판타지 10을 지금와서 플레이해보면 컷신과 멜로 스토리를 빼고 볼 때 전형적 일방향식 JPRG거든요. 솔직히 게임적 재미는 그닥 찾아볼 수 없습니다만(제 개인적 평가입니다) 어쨌든 게임은 존재합니다. 전투와 컷신, 대사창을 오가면서 어떨때는 게임이었다가 어떤때는 게임이 말살되고 영상 감상만 남는 식으로 오락가락 하면서도 게임은 있어요. 전투와 육성의 퀄리티는 기존 파판과 비슷한 수준이니까요.

메탈기어 솔리드나 GTA, 라스트 오브 어스로 넘어가면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여전히 게임 영역과 게임이 아닌 영역이 왔다갔다 하지만 게임 부분이 매우 재미있거든요. 거기에 혼란을 더 가중시키는 요인은 게임이 아닌 부분이 게임을 재밌게 만드는데 일조한다는 겁니다.

GTA 5를 해보면 여러 가지 미션들이 있잖아요. 생각나는 예를 들어보자면 도둑맞은 요트를 찾으러 가는 미션이 있는데요. 요트를 탈환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프랭클린이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는 장면이 있죠. 여기서 그냥 아무 맥락 없이 적을 쫒는 것과 상황이 주어져서 적을 쫒는 것에는 큰 차이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은퇴해서 잘 살았으면 좋겠는 마이클이 비싼 요트를 탈취당했으니 유저 입장에선 찾아주고 싶잖아요. 거기에 유저가 정을 붙인 프랭클린이 데롱데롱 매달려 있으니 죽지 않게 하려고 더 몰입하게 되는 거죠. 분명 컷신은 게임이 아닙니다. 컷신 감상은 게임 하기 전에 동봉된 스토리북을 한번 읽고 미션을 깨는 것과 차이는 없는 행위죠. 그러나 분명히 재미는 가중시켜 줍니다.

여기서 제가 내린 판단은 이래요. 일단 스토리를 가지고 거칠게 게임들을 분류해 본다면,

1. 아예 게임이 아닌 인터랙티브 무비
2. 인터랙티브 무비 + 게임 (AAA 게임)
3. 마리오, 소닉, 둠, 테트리스, 롤, 피파 시리즈 같이 유저가 실력으로 도전해서 난관을 클리어 하는 게임.
4. 마인크래프트, 심즈, FM, 문명, 유로파 같은 유저가 스스로 선택하며 서사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

이렇게 분류할 수 있는데요. 존 카멕의 명언은 1번과는 완전히 분리된 얘기라고 앞에서 얘기했었지요. 남은 2~4번을 놓고 볼때 존 카멕의 발언은 3번에서는 확실히 적용된다고 봅니다. 존 카멕이 저 필드에 속해 있었으니까요. 3번과 비슷한 맥락을 공유하는 4번 역시 그럭저럭 존 카멕의 발언이 통하는 필드라고 보고 있어요.

존 카멕의 말을 '제작자가 준비한 스토리는 유저가 게임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게, 게이머가 목적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윤활유 정도의 역할만 해야 한다.'로 보면 4번에도 그렇게 볼 요소는 있잖습니까. 심즈에도 이런 텍스트는 있거든요. '고트 가문의 누구누구는 이사벨라와 바람을 피고 있습니다. 과연 이 마을의 주민들에게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같은 것들이요. 유저가 이 세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배경 서사 정도는 4번 필드에서도 제작자들이 준비해두는 경우가 많죠. 문명도 듣보잡 생성 외계인을 가지고 하는게 아니라 역사라는 훌륭한 서사를 바탕으로 하는 게임이고요. 에이지 오브 원더처럼 판타지 세계를 가지고 문명을 돌리는 게임이라 해도 치밀한 배경 서사를 반드시 준비하게 되지요. 유저가 싸울 이유를 마련하기 위해서요. 즉, 4번에서는 2번과 많이 다른 맥락으로 스토리가 강조되지요.

문제가 되는 것은 2번이라고 봅니다. 2번 게임들에서는 존 카멕의 말이 안 통한다고 여길 여지가 많거든요. 여기선 일방향성의 정해진 스토리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하죠. 포르노같이 절정에 이르기 위한 디딤돌 정도면 성립이 안됩니다. 매스 이펙트 3처럼 게임을 그럭저럭 만들어도 스토리가 산으로 가면 게이머로서 그 게임을 할 이유를 잃게 되니까요. 혹은 매스 이펙트에서 둠 2 급으로 스토리를 싹 걷어내고 슈터만 남기면 양산형 3번 게임이 되어버린단 말입니다. 또 매스 이펙트 3에서 영상만 남기고 게임을 빼버리면 또 의미가 사라지죠. AAA 게임을 영화와 다르게 만들어 주는 건 주인공을 직접 조작하고 유저가 이입하며 느끼는 차원이 다른 몰입감이니까요.

스토리는 게이머가 몰입할 수 있게 평타만 치면 되고 그 이상은 의미가 없다, 기본을 갖춘 이후에는 게임성에 집중해야 된다. 기본만 하고 마이너스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얘기도 있긴 한데요. 2번 부류의 게임에서 스토리가 평타만 치면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거든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에서 노 러시안 미션 같은 건 끝내주는 연출과 충격적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몰입도가 끝장나는 거잖아요. 그 연출과 이어진 미션이 없었으면 그냥 타격감 좋은 총질게임에 불과한 거죠.

비슷한 예시로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 스토리가 평타 양산형이라면 게임도 개성없는 양산형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를 게이머가 하고 싶게 만드는 건 이야기의 힘이지 게임은 힘이 떨어진단 말이에요. 그런 게임 많잖아요. 그럭저럭한 연출에 설정, 3인칭 캐릭터 등짝보고 칼질하거나 총질하는 양산형 AAA 게임이요. 제가 지금 기억나는 건 마피아 2네요. 진짜 전형적인 GTA 클론 양산형 게임이었거든요. 그 게임도 라스트 오브 어스처럼 스토리나 연출이 엄청나게 좋았으면 좀 더 인상에 남았겠죠.

그럼 2번 부류를 평가할 때 게임 따로, 무비 따로 평가해야 하는가? 어쨌든 무비는 게임이 아니니까?

이렇게 하자니 또 애매해요. 파이널 판타지 10 같은 걸 보면 무비와 게임이 완전 따로국밥으로 분리되어 논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건 잘 만든 무비가 게임을 열심히 하게 만드는 건 사실이니까요. 그러면 게임이 아닌 요소와 게임인 요소를 합쳐서 점수를 매겨야 한다는 것인데 뭐 그렇게까지 이상한 것도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 영화도 서사와 영상, 음악과 연기가 모두 합쳐진 복합매체이듯이 게임도 그럴 수 있으니까요. 아, 여기서 게임은 모든 게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 결합형 AAA 게임이라고 반드시 한정을 지어야겠죠.

여기까지와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서로 분리독립을 할 필요성이 온 것 같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게임과, 인터랙티브 무비가 결합된 AAA게임은 다르게 치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프라이프와 메탈기어 솔리드 이후로 AAA라는 새로운 장르의 왕국이 독립했음을 공인해도 괜찮지 않겠냐는 거죠.

생각해보면 참 신기해요. 영화나 소설은 장르가 달라도 문법은 같거든요. 호러 영화나 액션 영화나 스크린에 배우 나와서 대사치는 건 똑같단 말이에요. 그런데 게임은 피파와 니드포 스피드, FM과 테트리스, 언차티드를 같은 게임이라고 묶어놓고 평론가들이 아무 분별없이 싸잡아 별점을 매기니 해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피파나 위닝을 평가하는 기준인 손맛과 물리엔진, 선수 데이터, 리얼리티, 경기 AI같은 건 같은 3번인 테트리스에도 하나도 적용이 안되는 얘기거든요. 4번이나 2번으로 넘어가면 더더욱 통용이 안되고요.

그처럼 2, 3, 4번 왕국은 서로가 너무나 다른 세계예요. 2번 왕국은 2번에 알맞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당연한 거 같다고 느낍니다.

사족이지만 저는 3, 4번 세계의 주민이자 1, 2번 왕국을 영상으로서는 애호해도 게임으로서는 꽤 혐오하는 사람입니다. AAA게임만 편애하고 스토리와 게임 구분 못하는 고티도 엄청 싫어해요. 게이머가 사고를 통해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서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게임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페르소나나 드퀘는 좋지만 파판 같은 JRPG를 하면 숨이 막힙니다. 하프라이프는 좋은 게임이지만 그 이후로 영향을 받은 게임은 거의 똥같다고 생각합니다. 등짝보고 칼질하다가 컷신보는 게임 다 싫어요. 같은 이유로 파이널 판타지 7과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도 싫어하고 있거든요. 스토리가 뛰어난 게임이 이전에 없던 요소를 창출했다고 해서 혁신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요. 때문에 존 카멕의 말이 시대에 뒤쳐졌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존 카멕의 말은 게임에서 게임 아닌 스토리가 게임을 억압하면 안된다는 말이고, 저 같은 사람들은 워킹 데드 같은 유저의 생각을 말살하는 게임을 오히려 반동으로 취급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다른 건 다른 거고 서로가 서로를 놓아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제 기준으로 2번 왕국은 발전 아닌 반동이지만 왕국으로서의 존재가치를 확립했거든요. 어찌됐건 언차티드나 툼 레이더는 아주 재미있으니까요. 재밌는 건 가치가 있는 거잖아요. 공산국가의 논리가 민주국가에 통하지 않고 지구의 중력과 화성의 중력이 다르듯이 존 카멕의 명언은 2번 왕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영화팬이 영화를 보는 기준으로 만화를 평하지 않듯 서로가 다른 나라 사람임을 인정하고 서로의 영역에만 관심을 가지는 게 어떨까요. 영국과 미국처럼 서로의 길을 가도록 합시다. 물론 4번이 쇠락해가는 영국일거고 2번이 미국, 대세이자 더 인기있는 세계일 것입니다. 아무튼 가끔 서로의 나라에 관광도 가고 이방인으로서 즐길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2번 왕국 사람이 4번 나라에 가서 훈수두고 반대로 4번이 2번에 훈수두고 그런건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AAA 게임 평가 논리로, 손맛, 타격감, 그래픽, 사운드 같은 지식만 가진 사람이 FM을 평하지 말자 이거죠. 지금까지는 너무나도 많은 게임 언론이나 필진들이 그렇게 평가를 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GOTY 집계되는 수많은 웹진들도 대부분 그래 왔었고요. 누구나 게임은 스토리가 핵심이지 같은 소리도 할 수 있겠지만 2번 영역에 국한해서 하는 얘기라고 규칙 정도는 세우면 좋겠습니다. 힙합 평론가가 라임이나 플로우를 가지고 발라드를 평가하지 않는 것처럼요.

요약하자면 각자가 독립국임을 인정하자. 독립국에는 그 나라의 규칙이 있음을 인정하자. 서로 관심을 끄고 자기 나라 일에 신경쓰자가 되겠네요.

PS.

하지만 스카이림과 폴아웃 4 같은 2번과 4번이 결합된 게임들을 생각해 보면 또 애매해진단 말입니다. 전 거기서 불쾌감을 느껴요. 4번 왕국의 몇 안되는 영토였던 RPG마저 말살되는 거 같거든요. 이젠 RPG에서도 선택과 사고, 전략은 없고 감상과 체험만 남게 되는 것 같아요. 껍질인간이라는 리뷰어의 말로는 이젠 서양에서 JRPG를 더 잘 만드는 시대가 왔다는데 그 말이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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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꾸잉
20/06/20 19:11
수정 아이콘
생각보다 게임이 포용하는 범위가 넘나 넓은거 같아요
빙짬뽕
20/06/20 19:12
수정 아이콘
그냥 전성기에 자신의 성공신화와 당시 하드웨어 한계에 기반한 발언을 한 대단한 프로그래머 정도로 생각하고 발언을 들여다보면 큰 무리없이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의미부여를 해버리고 있어요.
플레스트린
20/06/20 19:15
수정 아이콘
그렇게 치기에는 3번과 4번 영역에서 통찰력이 너무나 뛰어난 말입니다. 게임의 본질에 도달한 그랜드 마스터의 말을 그렇게 한때 날렸던 사람의 옛소리로 취부하는 건 저는 좀 그래요.
빙짬뽕
20/06/20 19:24
수정 아이콘
단정적인 발언은 대개 시간이 지난 뒤 틀리게 마련이죠. 그래서 당시 발언의 배경을 반드시 고려해서 해석해야지 이걸 일종의 강령이나 영속적 통찰로 받아들이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고 봅니다. 제가 옛소리로 취급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고, 그 때문에 발언이 오히려 존중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다시마두장
20/06/20 20:07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음란파괴왕
20/06/20 19:15
수정 아이콘
게임의 정의를 너무 좁게 잡으셨읍니다. 그렇게 하면 세상 많은 게임들이 게임이 아닌게 되어버려요.
플레스트린
20/06/20 19:18
수정 아이콘
제가 잡은 정의에서 제외되는 건 상단에서 언급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정도일텐데요. 2번 분류들도 게임과 게임이 아닌 것이 결합했지만 분명 게임이라고 언급하고 있죠. 워킹데드도 재미없고 무의미하지만 게임이 섞여 있다고도 했고요. 즉 비주얼 노벨 말고는 전부 게임으로 보거든요. 제가 잡은 분류에서 제외되는 게임의 예시를 잡아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음란파괴왕
20/06/20 19:23
수정 아이콘
페이트를 배제하기 위해서 워킹데드를 끌고와서 편의적으로 정의하신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어서요. 페이트에도 무의미하지만 게임의 요소가 있거든요. 두 게임의 차이는 캐릭터를 움직일수 있냐 없냐일뿐입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19:26
수정 아이콘
페이트에 어떤 게임적 요소가 있나요?
음란파괴왕
20/06/20 19:30
수정 아이콘
'게임적요소'라는 정의도 참... 편의적이지만 그냥 쓰는걸로 하고보면, 근본적으로 워킹데드의 qe선택과 페이트의 텍스트 선택을 통한 방식은 다르지 않습니다. 플레이어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리타이어가 있고, 이걸 통해서 전투양상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게임내 미니게임도 존재하고요. 오히려 워킹데드의 '~는 기억했습니다'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관여합니다.
음란파괴왕
20/06/20 19:35
수정 아이콘
추가로 이건 텍스트니까 게임처럼 조작하는 게 아니라서 게임적인 요소가 없어,라고 하는 건 대단히 좁은 범위의 정의입니다. 게임적 요소라는 게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것과 별반다를바 없어요.
플레스트린
20/06/20 19:39
수정 아이콘
텍스트 게임이라 한다면 ERA 시리즈나 걸 라이프같은 야겜, 과거의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들이 있습니다만 이것들은 모두 게임입니다. pc통신 머드 게임도 텍스트로 조작하지만 게임이죠. 그렇지만 페이트는 소설을 분할해서 보여주는 것일 뿐 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얘기를 지속하려면 본인께서 게임의 정의를 하나 내려주시고 계속하는 게 어떨까요.
음란파괴왕
20/06/20 19:43
수정 아이콘
저는 게임의 정의를 내릴 생각이 없어요. 게임의 경계는 모호하고, 그걸 딱 잘라서 정의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시마두장
20/06/20 20:24
수정 아이콘
클릭에 반응해 텍스트가 넘어가고 이미지가 출력되고, 심지어는 선택지도 있죠.
인터렉티브 요소가 들어간다면 일단 게임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1:28
수정 아이콘
그러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CD판도 게임이 되버려요. 인터랙티브 = 게임이 아니라는 게 제 주장입니다.
다시마두장
20/06/21 05:22
수정 아이콘
플레스트린 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콘텐츠인가 아닌가 하는 차이가 있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또한 오락적 요소를 넣는다면 충분히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교육용이라는 탈을 쓰고 나오는 게임들이 대개 그런 식이고요.
플레스트린
20/06/20 19:37
수정 아이콘
페이트 내의 화투나 레이싱 같은 미니게임은 본편과 아예 독립된 영역이죠. 미니게임을 열심히 한다고 본편에 반영되는 건 없습니다. 미니게임은 게임이지만 본편은 게임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플레이어는 페이트에서 관여하지 않는데요. 선택을 하면 달라지는 건 이야기일 뿐이죠. 전투양상이 달라지는 건 룰에 따른 반영이 아니라 그저 정해진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고요. 워킹데드의 기억했습니다나 페이트나 아무 것도 안 바뀌는 눈속임인 건 똑같은데요.
음란파괴왕
20/06/20 19: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모든 게임은 그런식의 눈속임을 합니다. 그게 게임내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냐의 차이일 뿐이에요. 애초에 게임의 정의가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자의적인 개념으로 정의를 하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노래방은 게임인가요? 플레이어끼리 경쟁을 하고 적극적으로 게임에 관여하며,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낼 수 있고, 공정한 룰에의해 점수가 매겨지는데요. 그리고 결국 선형적 스토리 라인을 가진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내에 관여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저 체험할 뿐입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0:21
수정 아이콘
저는 노래방의 점수 시스템은 게임적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워킹 데드의 QTE나 게임 오버가 워킹 데드를 게임으로 만들어 주는 것처럼 똑같이 게임적 요소인거죠. 하지만 그게 있다고 좋은 게임이 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고요. 또한 선형적 스토리 라인을 가진 게임은 게임과 감상이 교차되며 전개됩니다. 유저는 게임인 부분, 전투나 육성에서는 관여를 하지만 게임이 아닌 부분에서는 감상자가 되며 관여하지 못합니다. 저는 2번 부류 게임이 그렇다고 평가하고 있고요. 그 게임들에서 스토리는 매우 중요하고 존 카멕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는게 본문의 요지입니다.
음란파괴왕
20/06/20 20:27
수정 아이콘
좋은 게임은 아니지만 일단 게임이긴 하다는 뜻이군요. 이정도면 굉장히 광의의 개념으로 게임을 생각하시는건데 굳이 페이트와 비주얼노블류를 배제하려고 하시는게 참 이해가 안되네요. 게임에 대해 본인만의 정의나 개념을 가지는 건 존중합니다만, 그걸 가지고 다수를 설득하려고 해야지 전제부터 이미 다수가 이 개념에 찬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0:29
수정 아이콘
음란파괴왕 님// 페이트는 광의로도 게임으로 치기 어렵다는 게 제 의견이고요. 워킹 데드는 노래방처럼 게임의 요소는 가지고 있으나 페이트처럼 스토리로 재미를 주는게 본질이지 게임적 메커니즘으로 재미를 주는게 본질이 아님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건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고요. 물론 개인적 생각이고 동의하실 필요는 전혀 없어요.
음란파괴왕
20/06/20 20:39
수정 아이콘
플레스트린 님// 네. 그렇게 생각하실수는 있죠. 다만 그게 다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통상적인 개념은 아니라는 것뿐입니다. 노래방은 게임인데 페이트는 게임이 아니라는 말을 세상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는 않을겁니다. 그런데 그런 정의를 전제로 깔고 본문을 진행하시니까 글 전체적으로 동의하기가 어려워지는 거고요. 뭐 이쯤 되면 서로 할말만 하는거니까 전 여기서 그만하겠습니다.
우르쿤
20/06/20 19:16
수정 아이콘
저는 2번에 해당하는 게임들도 결국 스토리가 재미를 주는것은 맞지만 결국 이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몰입하고 재미를 느끼게 하는데 있어서 게임적 요소들이 가미가 되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보는데에 그치는게 아니라 연출과 조작성 플레이들이 가미가 되어 있으니 몰입이 되는거지 그냥 영화만 보여주면 재미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위의 예시로써 대표적인 게임을 툼레이더, 파크라이같은 게임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19:19
수정 아이콘
저도 본문에서 같은 얘기를 했으므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6/20 19: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30년 전 발언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건 솔직히 좀 이상한 일이죠.

92년도에 한 발언을 10년대에 나온 게임으로 반박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아귀가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특히 이쪽 IT 업계는 시간이 갈 수록 휙휙 바뀌는 게 너무나도 많은데 그런 점은 빼고 생각하기 어렵죠.
플레스트린
20/06/20 19:26
수정 아이콘
저는 시대가 바뀌어서 도태된 발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IT업계가 시간이 흐를수록 변했고 스토리라는 변화가 생겼으니 지금 반박할 거리는 못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전히 엄청난 가치와 통찰을 담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지 영화와 만화처럼 AAA게임이 자기 영역을 찾아 독립한 것일 뿐이고 기존 게임에서는 존 카멕의 말이 여전히 훌륭한 법칙이죠. 뉴턴 물리학처럼요.

또한 아무리 따로 떨어져나온 AAA 게임이라 한들 제작자가 무슨 교장선생님처럼 지 할말만 게이머에게 주입하는 게임은 게이머를 역겹게 만듭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4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사람들은 무한정 이어지는 컷신에 염증을 냈죠. 그러니 스토리는 게이머가 자기가 주인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는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야 해요. 전달하기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하고요. 그러니 AAA 게임에서도 존 카멕의 발언은 부분적으로는 통하는 말인 거죠.
스위치 메이커
20/06/20 19:35
수정 아이콘
솔직히 IT업계에서 30년 전 발언은 까마득한 과거나 마찬가지죠.

3,4로 분류하신 게임들도 배경과 스토리가 탄탄할수록 더 사람들이 몰입해서 합니다. 1992년 초기작 둠에는 스토리 거의 없었는데 2016년 둠이나 둠 이터널은 스토리도 있고 배경설정도 탄탄하죠.

저는 저 발언이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리다고 봅니다. 스토리와 배경설정은 이제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축이죠.

제작자가 게이머에게 훈계하는 게임은 따로 분류해야죠. 그게 존 카멕이 한 발언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구요.
플레스트린
20/06/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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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멕이 한 발언과 무슨 관련이 있냐는 부분은 다시 설명할게요. 게임에서 스토리가 주인이 되려 하면 안된다는 게 저 발언의 요지거든요. 스토리는 게이머가 몰입하고 세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여야 한다고요. 메탈기어 솔리드 4같은 2번 세계의 게임, 훈계는 아니더라도 제작자가 지나치게 자기 이야기를 주입하려는 게임 역시 존 카멕의 발언에 영향을 받습니다. 게임과 영상이 결합된 게임이라 한들 영상이 지나치게 게임을 억압하니 유저의 경험에 해악을 끼쳤으니까요.
本田 仁美
20/06/20 19:23
수정 아이콘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게임은 전자오락이라고 하는 편이 더 명확하게 한 표현이고
전자오락은 [컴퓨터의 모니터나 전자오락실의 기계, 텔레비전 브라운관 따위를 이용하여 이들 본체에 입력된 프로그램의 규칙에 따라 하는 놀이.]
이러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오픈 월드이던 단순 선택지만 고르는 어드벤쳐이던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일정 규칙을 따라가고
그 규칙에 따라 진행되는 형식의 놀이는 전자오락의 범주에 포함 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본문에서 말하고 있는
게임의 범위는 공감하기 힘드네요.
플레스트린
20/06/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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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말하는 게임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게임은 비주얼 노벨 뿐입니다. 비주얼 노벨에 선택지를 고름에 따라 결과가 정해진다는 제작자의 약속이 있긴 하죠. 그러나 그게 극히 무의미하고 유저가 어떤 전략도 선택할 수 없고 규칙에 따른 경쟁도 없으므로 사실상 게임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본문에서 말하는 게임의 범위는 딱히 자의적인게 아니라고 봐요. 제 생각이라기 보다 룰에 따라 경쟁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져온 겁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6/20 19:32
수정 아이콘
그렇게 따지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같은 게임들은 게임이 아닐까요?

굉장히 게임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규정하시는 건 맞는 것 같은데 말이죠. 도대체 페이트는 게임이 아니고, 어떤 건 게임이고 그렇게 말하는 게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것 같습니다만.
아케이드
20/06/2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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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시는 인터렉티브 게임들의 경우, 예전에 DVD에서 돌아가던 인터랙티브 무비와의 차이점이 거의 없다고 볼때
그냥 디지털화된 인터렉티브 무비 아니냐라는 견해도 있죠
비디오 게임이라는 장르를 광의와 협의로 나눈다면 두 게임은 광의에 포함되는 정도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6/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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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아니 헛소리 하지 마시구요 그렁 넓게 보면 게임이고 좁게 보면 게임이 아니라는 얘기신데 그 기준 자체가 본인이 세우신 자의적인 기준이라니까요. 본인이 게임의 범위를 딱 선그어놓고 자의적이지 않으시다고 하면 도대체 어떤 생산적인 대화가 이루어지겠습니까

차라리 나는 이렇게 생각는데, 동의하지 않을지 몰라도 난 그 두개가 엄밀한 의미에서 게임이 아니라고 본다. 이러면 아 그렇구나 하겠는디

본문에서 말하는 게임의 범위는 딱히 자의적인게 아니라, 이러시니 웃긴 거죠. 분명히 본인 기준으로서 게임와 게임이 아닌 걸 구분해놓고 그것을 일반적인 기준처럼 얘기하시니까요.
아케이드
20/06/20 19:52
수정 아이콘
그냥 자기의견을 교환하는 커뮤니티 댓글에서, 왜 이렇게까지 강렬한 어조의 댓글을 다시는 지는 모르겠으나 차치하고...
게임이라는 장르란게 누군가가 이렇다라고 딱 정해 놓은게 아니죠
게임이라는 용어의 폭을 넓게 보자면 사냥도 게임이고 우노도 게임이고 정치모략도 게임이죠
그런데 우리가 이 커뮤니티에서 말하고 있는 게임은 암묵적인 동의 하에 '피씨게임', '콘솔게임', 혹은 전자오락 같은 통칭 비디오 게임이죠
그런데 본문을 쓰신 분은 인터랙티브 게임은 게임의 범주의 포함시키고 싶지 않다라는 게 뭐가 문제라는 거죠?
애초에 게임이라는 용어 자체가 딱 잘라서 범위를 정할 만큼 명확한 정의를 가진 용어가 아니고,
스위치 메이커 님과 제가 생각하는 게임의 범위는 아마도 다를 것이고 그게 당연한 것인데 그 차이를 인정하지 못할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페이트도 DVD로 돌아가는 인터렉티브 무비도 게임이겠죠
박진영에게는 섹스도 게임일 거구요
다만, 저는 그렇게 안본다는 겁니다. 뭐가 문제죠?
스위치 메이커
20/06/20 19:55
수정 아이콘
근데 그 기준이 마치 널리 통용되는 것처럼 얘기하니 문제죠

[본문에서 말하는 게임의 범위는 딱히 자의적인게 아니라고 봐요. 제 생각이라기 보다 룰에 따라 경쟁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져온 겁니다.]

분명히 본인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게임을 구별했는데 그게 마치 일반적인 기준인것처럼 얘기하시니 문제죠. 보통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를 게임으로 분류하지 않는 게이머는 드물어요,. 근데 그걸 일반적인 사례처럼 얘기하시니 그런 거죠.
아케이드
20/06/20 19:56
수정 아이콘
그걸 왜 제 댓글에 ㅠㅠ 화풀이를 ㅠㅠ 엉엉 서럽;;;
스위치 메이커
20/06/20 19:57
수정 아이콘
아 댓글 원 주인하고 다른 분이신 걸 못 봤네요. 죄송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19:46
수정 아이콘
저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같은 게임 재미있게 했지만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광의에서는 게임이라 할 수 있지만 협의에서는 게임으로 못 쳐주겠더군요. 포인트 앤 클릭 시대 이후의 어드벤쳐 게임 다수가 비슷한 특징을 공유한다고 봅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6/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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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결국 그 기준은 본인이 세우신 거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구요.
실제상황입니다
20/06/2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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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사실 뭐 그런 견해는 그렇게 보시는 분들의 견해일 뿐이고 합의된 바는 없죠. 요컨대 그런 경계를 지으려는 분들은 광의냐 협의냐로 경계를 지으려고 하시고,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은 그런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서로 평행선을 걸을 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런 경계를 설정하시는 분들이 틀렸는가? 틀렸다고 할 순 없겠죠. 그러나 '그러니까 광으로 보면 이런 거고, 협의로 보면 저런 거다'하고 마냥 이야기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애초에 협의로 보면 게임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부터가 '너보다는 내가 좀 더 옳아'를 돌려서 이야기하는 거죠. 실제 의도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논리적으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0/06/20 20:07
수정 아이콘
사실 그런 류의 게임들이 게임이라는 관념에서 "비교적" 멀어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헌데, 그게 협의의 측면에서 게임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즉 게임이라는 집합에서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멀어보이는가? 이건 솔직히 합의된 바도 없고 어떤 의견이 대세인지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그런 문제라는 거죠. 결국 결론은 느그 생각과 우리 생각은 다르다~ 정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19:45
수정 아이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나 워킹 데드나 비슷한 맥락의 게임으로 보고 있어요. 게임적 요소가 있지만 그게 본질이 아니고 스토리 전달으로 재미를 주는 게임이죠. 본문에서 워킹 데드를 평하기를 게임적 요소가 미량이나마 들어 있고 게임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었습니다.
本田 仁美
20/06/20 19:36
수정 아이콘
게임의 정의 부터 매우 자의적입니다.
본문에서 말한 요소가 모두 포함 되어있을 경우만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
최근 인기를 끌었던 동물의 숲도 게임이 아니죠.
아케이드
20/06/20 19:46
수정 아이콘
동물의 숲은 빚을 갚아야.... 집을 넓힐수 있는 데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동물의 숲은 4번에 포함된다고 볼수 있지 않을까요 섬 꾸미기 시뮬레이션이라...
本田 仁美
20/06/20 19:51
수정 아이콘
빚을 갚을지 말지도 선택이고 애초에 동물의 숲은 주민들이 정해진 대사만 반복해서 하니까
유저가 서사를 만들어간다고 할 수도 없죠.
아케이드
20/06/20 19:55
수정 아이콘
일종의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거죠
本田 仁美
20/06/20 19:55
수정 아이콘
제가 게임이 아니라고 하는게 아니고 본문의 정의에 따르면 게임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는거죠.
아케이드
20/06/20 19:58
수정 아이콘
시뮬레이션 게임류는 시스템이 정해주는 목표가 있는 건 아닌데, 스스로 목표를 정하거나 역할놀이를 하는 면도 있어서
그런 면을 개인의 서사라고 볼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本田 仁美
20/06/20 20:00
수정 아이콘
그 서사 조차도 제작자의 틀안에서 이루어 진다는 점에서
어드벤쳐 장르를 서사의 이유로 배제하는게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겁니다.
단지 조합 숫자의 차이 뿐이죠.
플레스트린
20/06/20 19:50
수정 아이콘
저는 반드시 게임은 룰에 따라 경쟁해야 한다는 식의 협의의 정의를 내릴 수는 없어요. 사람들이 동의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고 했죠. 공정한 룰이 있어야 하고, 룰에 따른 경쟁과 성공, 실패가 있어야 하고, 게이머가 스스로 진행시켜야 한다, 게이머가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맛봐야 한다, 게이머가 스스로의 선택으로 서사를 써내려간다... 중에서 동물의 숲이나 심즈, 마인크래프트 같은 샌드박스 게임은 미약한 경쟁과 함께 유저의 선택, 서사의 창조성이 강화된 게임으로 생각합니다. 울티마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本田 仁美
20/06/20 19:52
수정 아이콘
지금 말씀하시는 부분이 이미 자의적인 정의이고 제가 다른 유저의 입장에서 플레스트린님이 게임이 아니라고 한 게임도
게임이라고 동의하는 부분이 있음을 증명했는데 게임이라고 인정 안하는 것은 스스로 하신 말씀에 모순이 되는것 아닌가요?
플레스트린
20/06/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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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본문에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말고는 게임이 아니라고 지칭한 게임이 없는데요. 동물의 숲이나 심즈 같은 건 경쟁이 미약하다는 예외는 있으나 주어진 시뮬레이션 샌드박스 환경에서 유저가 스스로 선택하며 스스로의 게임을 만들 수 있죠. 페이트에서는 게임의 정의로 언급되는 요소 중에 아무것도 공유하는 것이 없어서 게임으로 치지 않았습니다.
本田 仁美
20/06/2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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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동숲은 페이트에 적용한 기준을 적용하면 게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는 예시를 든것 뿐입니다.
페이트도 선택지를 유저가 자의적으로 선택하지 누가 대신 선택해 주는게 아니죠. 하지만 페이트는 게임이고 동숲은
게임이라고 한다면 그 차이는 선택지의 개수 차이와 그에 따른 결과의 수 차이 인데 그 기준은 자의적이죠
어짜피 어떤 선택을 해서 결과를 얻고 그에 따른 재미를 얻는 기본적인 과정은 같습니다.

자의적으로 내린 기준을 자의적이라고 하지 않고 객관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부터 잘못된거죠.
플레스트린
20/06/21 00: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밑에서 많이 반박댓글을 단 부분인데 여기에도 달아볼게요.

페이트는 선택은 있지만 무의미한 선택이고,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고, 룰에 따른 결과 도출이 아니며, 유저가 잘하고 잘못할 수 있는 여지가 없음. 룰과 경쟁 모두 없음.

본문에서 언급한 게임의 정의에 따르면 선택지의 개수 차이는 중요하지 않고 룰에 의한 성공과 실패인가, 유저가 결과에 개입 가능한가가 더 중요함. 가위바위보는 경우의 수도 적고 선택할 수 있는게 별로 없지만 게임임. 그러나 페이트는 가위바위보보다 루트가 더 많더라도 게임이 되지 못함.

동물의 숲은 경쟁은 없지만 상품을 팔아서 돈을 벌고 아이템 구매가 가능하다는 룰이 있음. 유저의 선택이 가능하고 결과가 정해지지 않으며 유저의 선택은 결과에 반영됨. 유저가 선택하여 서사를 만들어나간다, 유저가 게임의 규칙을 정하고 목적을 정한다는 관점에서도 심즈나 동물의 숲은 게임이 됨.

제작자가 동물의 숲에서 놀이 방법을 미리 만들 수는 있음. 바둑도 19x19 판에서 돌을 차례대로 놓는다는 규칙을 깰 수는 없고 그 한계 안에서 놀아야 함. 그러나 제작자는 유저가 규칙 안에서 어떻게 놀지 강제할 수는 없음. 수집을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고 수집의 과정은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랜덤임. 동물의 숲에서 물고기는 변수에 따라 나오고 실패를 극복해서 실력으로 수집하는 것이지 강제 이벤트로 획득하는 게 아님. 화석이 1시 10분에 나온다는 식으로 정해지지도 않음. 제작자가 유저의 집 인테리어를 미리 강제할 수도 없음. 주어진 한계 내에서의 행동은 유저의 자유임. 바둑을 둘 때 수순이 정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임.

또한 게임은 룰과 경쟁이라는 건 딱히 제가 생각해낸 자의적 정의가 아닙니다. 바둑과 포커, 장기와 체스를 모두 게임으로 묶게 하는사전적 정의인거죠. 구글에 치면 위키백과에 나오는 거에요. 사전적 정의에 맞지 않는 게임들이 생겨났고 그게 게임이냐 아니냐가 문제인 거지 사전적 정의를 없앨 수 있는 건 아니죠.
本田 仁美
20/06/2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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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그렇게 말한다고 객관적인 것이 되는게 아니며 자신의 주장이 객관적임을 증명하려면
그만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 근거가 위키에서 찾아봤다는 그런 이유면 아무런 능력도 없는거죠.

그리고 최소한 제가 위에서 말한 전자오락의 정의는 국어대사전에서 가져온것입니다.
위키보다는 훨씬 더 공신력이 있는 곳이죠.
플레스트린
20/06/2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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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田 仁美 님// 본체에 입력된 프로그램의 규칙에 따라 하는 놀이라고 적혀 있는데 저 축약된 의미를 파악하려면 놀이, 게임이 뭔지 검색하게 되는건 자명한 일 아닙니까.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에서 게임을 쳐봐도 룰과 경쟁이라는 정의가 변하지는 않을 텐데요.
이부키
20/06/20 20:32
수정 아이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선택과 결과를 맛보고, 스스로 진행시키지 않나요?

스스로의 선택으로 서사를 써내려가는건 너무 애매모호한 말 같은데요. 문명도 제작사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선택으로 서사가 나오죠. 이순신 장군이 직접 칼 들고 적을 썰어버리는 장면은 선택할 수 없듯이요.
우르쿤
20/06/20 19:47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인터렉티브 게임들도 많은데 이중에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언틸던 등은 아주 대표격인. 게임적 구성도 정말 잘 되어있는 게임이라고 봅니다. 이런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인터렉티브 게임들이 대개 게임적 요소들이 잘 갖춰져있는데 스토리까지 훌륭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논란이되지않나 싶습니다. 저는 인터렉티브 게임들 또한 존 카맥의 명언이 마냥 틀린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스토리를 위한 게임적 장치들을 요소요소에 정확하게 넣었습니다.
아케이드
20/06/20 19:3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번의 예도 스토리가 아무리 좋아본 들 게임플레이가 똥이면 똥겜이라고 생각하는 지라 여전히 존카멕은 유효하다라고 생각하는 입장이긴 합니다만...
본문에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2번과 3번의 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다크소울이나 블러드본 같은 게임이 이상적인 게임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게임 플레이만 즐겨도 훌륭한데, 스토리가 궁금해서 찾아보면 어느 정도 스토리의 윤곽이 잡히고 세계관이 보이는 그런 게임
플레스트린
20/06/20 19:40
수정 아이콘
저도 님의 글을 읽고 추가 글을 쓴 거거든요. 저 역시 2번과 3번 사이의 게임이 꽤 좋다는 데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취향은 4번이지만요.
실제상황입니다
20/06/20 19: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스토리가 아무리 좋아본들 게임플레이가 똥이면 똥겜]이 맞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존카멕이 유효해지지는 않죠.
스토리가 똥이어도 게임플레이가 좋으면 좋은겜이라는 게 성립해야 존카멕 유효해지는 거죠.
근데 아케이드님의 입장을 떠나서, 제 입장도 떠나서, 적어도 2번에 한해서는 후자가 소수의견인 건 맞다고 보거든요.
플레스트린
20/06/20 20:17
수정 아이콘
저는 본문에서와 같이 2번에서는 존 카멕의 명언을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예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자는 것이죠.
20/06/2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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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도 골수 3-4번식 게임 유저여서, 어떤 의미로 이런 글을 쓰셨는지 이해가 갑니다. 음음.. 확실히 이미 존재하는 양식에다가 컷신을 자본과 시간을 들여서 섞여놓은 것이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AAA 게임이 되어버렸지요. 그리고 카멕적인 올드스쿨(?) 마인드로 '이게 게임은 맞냐?'라고 하시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확실히 뭔가 이상하지요. 현란한 컨트롤을 보여준다고, 이런 게임에서 죽을 사람이 안 죽고 사는가? 아니거든요. 당장 오버워치를 키면, 손가락의 0.5초, 1프레임 차이로 죽을게 살고, 살게 죽는데. 이들의 문법이 같은가? 같은 게임인가? 뭔가 같은 게임이라고 불러주면 논리의 비약같아집니다.

와! 샌즈! 그리고 와! 헬테이커! 하면서 엄밀히 분기가 있고 피지컬, 뇌지컬 요소도 있는(?) 게임을 가지고서도, 일단 '스테이지를 깨기만 하면' 특정 전개가 이루어진다는 게임에 대해서 '와! 언더테일 아시는구나!'라면서 꽤나 잘 만든 두 인디게임에 대한 피로도를 올리고는 했지요. 그러면 이들은 게임입니까? 게임 자체는 피지컬과 뇌지컬을 각각탑니다. 하지만 이 게임을 '본' 친구들은 그냥 아프리카나 트위치에서 방송을 보고, 와 샌즈! 이건 인생 최대의 게임이고 잔인한 반전이 있고요, 플레이어가 기분 나쁜 경험을 합니다! 라고 막 떠들고 다녔지요. 왜냐, 게임을 직접하지 않고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줄 알수 있는 겜이니까요. 이들은 게임을 한 것일까요? 게임을 하지 않은 것일까요? 요즘에 유튜브에서는 문학책을 읽듯이 '다이제스트'를 해주는 채널이 많습니다. "스토리는 이렇고, 반전은 이렇습니다"라는 식으로요. 다이제스트가 게임이 아니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면, 다이제스트를 했을때 경험을 상대적으로 많이 할 수 있는 게임과 그렇지 못한 게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블러드본 스토리 모아보기 vs. 라오어 스토리 모아보기는 같을까요?) 유로파 예시로 들어주셨는데요. 유로파는 스토리가 없죠. 1444년의 세계지도에 플레이어를 던져줍니다. 실존했던 나라중에서 하나를 플레이하고 점점 그 나라를 키우는 것이 목표이지요. 그리고 이 게임은 '다이제스트'가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이, 다이제스트가 가능한 '킹덤 컴: 딜리버런스'와 같습니까? 역사를 다루고 있는 게임이라지만, 전혀 느낌이 다르지요. 왜 이들이 같다고 묶여야합니까? 무엇이 그들을 똑같이 묶으나요? 이들은 다시 라오어와 같은 게임이라고 불린다면 무슨 공통점이 있는 것일까요?

글을 쓰신 분께서는, 사실 공포영화와 액션영화의 문법이 같지않냐... 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유전' 같이 잘 만든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카메라를 잡는 구도, 편집되는 커트, 캐릭터의 활용자체가 사실은 아주 같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묶어서 영화라고 부르지요. 게임도 게임기(?)로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모호하고 얇게 게임이라고 불리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 한번쯤은 생각해볼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은 그만 던지고 제 생각이요? 웹진에서 같이 다루고, 같이 점수를 메타크리틱에서 먹이니까 유사협회 같은 범위로 게임이다 하는 것이지요. 지나가는 사람이 한마디씩 자기 의견 더해봤자, 어차피 자기 주관이라는 평행선 밖에 못 달리지 않겠습니까? 게임이라는 것은 매우 작위적이지만, 게임 업체, 게임 회사, 게임 협회, 게임 웹진 등등을 따지면, 엄청 넓게 잡고 있지요. 그걸 고찰없이 곧이 받아주면 이런 사달이 일어나는거고요. 분명 그 안에 무엇인가 갈리기는 합니다. 이걸 다 똑같다고 하니까 생기는 해악도 있다는 점에서 저는 이 글에 동의합니다.
샤르미에티미
20/06/20 19:56
수정 아이콘
1983년도에 오락실에서 할 수 있던 (우리나라엔 없었을듯?) 드래곤즈 레어라는 게임이 있었고 그걸 오락실에서 하는 주로 어린이들은 그걸 게임이라고 인식했지, 다른 무언가라고 생각하진 않았죠. 그래서 인터랙티브 게임이라도 게임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인터랙티브 무비와 마인크래프트의 간극이 큰 건 사실이고... 컷씬이 중심이 될 수록 (물론 스토리가 좋기는 해야 하고) 평가가 높아지는 기류는 저도 점차 불만이긴 합니다. 하지만 일본 게임을 한정으로 봤을 때는 닌텐도 뺀 일본 게임들, 특히 RPG들은 내가 조종할 수 없이 넘기지도 못 하고 봐야 하는 컷씬이 한가득인 게임들이 예전부터 많았었죠. 아예 시작부터 지루한 컷씬, 일방 스토리진행으로 몇 분 혹은 체감으론 10분까지도 잡아먹는 게 특징이었습니다. 한 몇 분 지나야 드디어 내가 조종할 수 있는데 그것도 잠시고 또 금방 일방적 스토리 진행하는 게 90% 이상이죠.

그걸 일본 게임들은 지금도 하고 있는 거고... (개인적으로 최근에 그걸 가장 크게 느낀 게임은 용과 같이) AAA게임들도 시네마틱 비중이 엄청 높아졌기는 하죠. 하지만 그래도 미국/유럽산 게임들은 풀더빙에 신경써서 컷씬을 만드니까 그나마 지루함이 덜 하고요. 일본은 그냥 대사로 때우니까 더더욱 지루한 거고...혹은 쓸데 없는 씬들이 너무 많고요.

좀 딴곳으로 빠졌는데 어쨌든 저도 시네마틱 중심 게임과 플레이 중심 게임이 동일 선상으로 평가를 받는 게 맞느냐, 그냥 뭉뚱그려서 둘 다 게임이니까 같이 비교하는 게 맞느냐는 부정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출 같은 걸로 우위를 나눌 수도 없고...양산형 스마트폰 뽑기 게임이 돈은 더 많이 버니까요. 또 플레이 중심이라고 로그라이크 게임 평가를 높게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냥 플레이 하는 것이 재밌는 정도로는 플레이 준수하고 스토리 좋은 게임을 당해낼 수가 없으니... 게다가 플레이를 잘 만들어놔봤자 젤다나 마리오처럼 만들어놓은 거 아니면 시네마틱 중심 게임이 플레이 할 때만 그거 갖다 쓰면 되서요. 그러면 시네마틱+플레이로 또 평가가 좋아지는 터라... 예를 들어 콜옵 같은 FPS나 잠입 게임, RPG게임들 중 좋은 요소들은 그런 게임들이 다 갖다 쓰고 있죠.

그렇다고 제가 시네마틱 중심 게임들, 특히 라오어 같은 게임을 재밌게 안 한 게 아니라서 또 그냥 재밌으면 장땡이지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건가 싶긴 하네요. AAA게임들은 그런 쪽이 대세고 그 AAA게임들이 돈을 많이 쓴만큼 웬만하면 취향에 맞으니까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닌텐도 같은 게임 개발사가 있다는 게 참 다행이죠.
20/06/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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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 분 말대로 게임의 장르에 AAA를 끼워넣는다 한들 존 카멕의 발언이 모든 게임엔 통용되지 않는다는 게 증명된 게 아닌가요? 아예 게임으로 치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그런식으로 'AAA적 게임'을 전부 게임에서 빼버리면 요즘 나오는 게임중에 글쓴 분이 말하는 진정한 게임은 절반도 채 미치지 않는 수겠군요; 요즘 나오는 수많은 게임들은 결국 어떻게 선택을 하던 스토리적 엔딩이 있는 게임들이 많으니까요
아케이드
20/06/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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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포르노도 절반은 스토리와 엔딩이 있다는;;;
20/06/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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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전체에 스토리는 있죠; 조금이라도 없는 포르노는 못 본 것 같네요 뭐, 밑도끝도없이 정사장면부터 흘러나오나?;;
아케이드
20/06/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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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밑도 끝도 없이 정사장면부터 시작하는 것들도 있긴 합디다 '만나자 마자~' .....헙.... 아 아닙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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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도 그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2번 영역을 게임이 아니라고 하지 않음. 2번은 게임임. 존 카멕의 말은 2번에서는 통용되지 않음. 2번과 3번, 4번을 따로 분리해서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자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20/06/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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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게임이라는 안에 있는 거잖아요? 한 절반 가까이 정도는 존 카멕의 발언이 효과가 별로 없다는 거지요
플레스트린
20/06/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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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가 그 얘기입니다. 본문에서 말했던 얘기이지 않습니까. 2번과 3번, 4번 우주는 다른 우주이니 서로가 서로를 놓아주자고요. 발언이 반드시 우주적 법칙이 될 필요는 없잖아요. 나머지 절반 세계에서 통하는 법칙도 충분히 훌륭한 법칙인거죠.
20/06/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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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렇네요 처음엔 다른 말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이상망측한 소리를 하고 있었네. 워낙 사고관이 다른 분이셔서 머리가 어지러워졌던 모양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06/2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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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재밌으면 아무상관 없는데 재미없으니 그런거죠
뭐 스토리가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
스토리만 있는건 게임이다 아니다
솔직히 의미없는 논쟁이다 생각됩니다
20/06/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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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유게 댓글들 보니 존 카멕 본인은 저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고 하는데, 진위 여부가 궁금하네요.
플레스트린
20/06/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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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퍼센트 물러선 건 있는데 여전히 본질적으로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다이어리
20/06/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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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라는게 사실 통합적인 단어죠.(애초에 외래어고)
게임북 같은것도 그렇고, 영화 '빅'에서 주인공이 이야기책 같은 게임 만든다니까 누가 그런걸 사냐고 하죠. 근데 지금은 사람들이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해주게 됐죠.
제 생각에 게임은 게이머가 행동을 하고 그에 따라 무언가 보상을 얻게만 해주면 다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봐요.
큿죽여라
20/06/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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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인간은 참 해악이 커요.
프라이드랜드21
20/06/2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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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인간이라고 검색해보니 한 블로거가 나오는데, 어떤 의미에서 본문이나 덧글과 연관지으시는 계기가 되었는지 순수한 궁금증의 표현으로 여쭤봅니다
큿죽여라
20/06/21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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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마지막에 그 사람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고, 게임의 역사 다 무시하고 좁은 기준으로 게임 평가하던 주장이 본문과 좀 겹칩니다.
프라이드랜드21
20/06/21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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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감사합니다. PS는 제대로 못 읽었네요.
프라이드랜드21
20/06/2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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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본문과 덧글을 찬찬히 살펴보면 글쓴이는 해당 블로거와도 대치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스토리+선택지 조합 자체를 룰이 아닌 것으로 정의하는데, 그런 식이면 저 블로거가 사랑하는 어드벤쳐와 퍼즐도 다 부정해야 하거든요. 모든 정답과 풀이법을 다 아는 관점에서만 이야기하는데 그런 장르가 재미가 있을지...?
Betelgeuse
20/06/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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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is series of interesting choices.

전 시드마이어의 답변이 좋더라구요
플레스트린
20/06/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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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4번 세계의 주민으로서 십계명 같은 걸로 삼고 있습니다.
아케이드
20/06/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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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오브 명언이죠
11년째도피중
20/06/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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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맥의 발언이 안맞아보이는건 너희가 게임이 아닌걸 게임이라 부르는 바람에 생긴 일이란다.
그러니까 [그건 게임이 아니야].

...라는 이야기신데 음... 2가 생겨난건 오히려 1과 3사이에 경계가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퓨전은 계속 일어날것이고 스토리텔링은 녹아들 것입니다. 상당수의 제작자들은 오늘도 4의 게임에서조차 어떻게 이야기을 녹여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말씀하시는 분리는 더더욱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말씀하신 구분은 있어야 합니다. 위의 논쟁은 서로가 다른 방향을 보면서 같은 주제랍시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흔히 벌어지는 일이죠. 존 카맥의 발언 또한 어떤 특정부류들을 경계하는 의미에서 한 발언으로 보는데, 이걸 전체로 확대시키려고 존 카맥의 권위를 끼얹어 '명언화'하다보니 모순이 발생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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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번에 대해서는 그건 게임이 아니야가 맞구요. 부정적 의도를 숨길 생각 없습니다. 깔아뭉갠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테고요. 그런 의도인 걸 인정할 거 인정해야죠. 2번에 대해서는 게임과 게임이 아닌 것이 결합되었는데 재미있다고 평했습니다. 스토리가 게임을 더 재밌게 하는 것이 맞고요. 재미있는 게임은 가치가 있으므로 새롭고 가치있는 영역을 구축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앞으로도 AAA가 대세가 될 것이고 4번은 비주류에 머물 것입니다. 통합이라 한다면 2번과 3번의 통합은 이미 이루어질대로 이루어졌고 콘솔 액션 게임만 봐도 3번보다 2번이 훨씬 대세죠. 다만 4번과 2번의 통합은 스카이림 같은 RPG에서는 4번이 약화되는 식으로 이루어지지만 문명이나 FM 같이 결합이 안되는 영역도 있죠. 문명에서 30분짜리 컷신 나오고 게임 한창 하다가 '너는 워싱턴을 공격하도록 해. 실패시 페널티'라고 미션을 지시하면 누가 하려고 하겠습니까. 선택을 못하는 전략게임은 의미를 잃죠.

그처럼 2, 3, 4를 분리해서 평론하는 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머들도 분리에 대해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20/06/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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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재밌으면 된다죠
인터렉티브 무비라도 재밌으면 재밌는게임인거고

다만 전반적인 게임평론 경향이 이런류의 게임에는 지나칠정도로 후하고 그외의 다양한 시도를 하는 마이너 장르에는 박하니 좀 띠용 하게되는거죠
가령 저는 에스트럴 체인은 굉장히 고평가하는 편인데 액션성에 있어서 참신함이 돋보였고 나머지 파트도 지루한 부분은 있었지만 꽤 괜찮거든요
근데 이런거 점수 찾아보면 87점 나오거든요
논란과 상관없이 너티독 게임중에 가장 지루했던(결말만 좋았던) 언차티드4는 뭐 그냥 당연하다는듯 93점 박아버리죠 하루종일 벽만타다가 컷씬보는게 플레이의 전부인데 말이죠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저는 2탄은 완전무결한 너티독장르의 마스터피스라고 생각합니다 퍼즐 액션 전투 컷씬 모두요)

저는 뭐가 게임이다
이래야만 게임이다
라는 명제를 주장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근데 게임평론가들은 자신의 게임 평가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봐요
본문 글쓰신분의 입장에 동의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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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래야만 게임이라는 명제 따위는 딱히 주장하고 싶지는 않아요. 4번 영역에 한정해서는 정하고 싶은 규칙이 있지만요. 말씀하신 것처럼 2, 3, 4번을 뒤섞어서 이건 수작이고 이건 평작이라고 평가하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기 영역에만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20/06/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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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스토리가 구린 게임을 가지고 게임의 정의가 뭐인질 따지면 너무 나간 느낌이...
고라파덕
20/06/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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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하얀마녀로 입문했지만 컷신 덩어리보다 소위 닌텐도처럼 플레이에 집중하는 게임을 선호하는데 그래도 존 카멕 발언은 요즘 시대에 의미 부여할만한 발언이 아니라 생각해요. 그리고 선택지만 제시하고 클릭질이 전부인 미연시도 게임으로 출시하면 게임이죠, 게임으로 취급 안할 이유도 없고 막말로 어떤 방식이든 재밌으면 그만이고요.

게임의 범위를 정하는건 너무 나간 느낌입니다.
20/06/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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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굳이 정의할 필요가 없죠
잠이온다
20/06/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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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별로 공감하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 플레이어가 선택해서 어떤 결과, 과정을 맛보는 것이 게임이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플레이어의 선택이란 뭘까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나 페이트 같이 대사, 컷씬의 비중이 크고, 쉽게 결과를 볼 수 있으면(선택지,QTE같은 단순한 조작으로) 선택이 아닌걸까요? 아니면 문명,심즈,마인크래프트 같은건 생각할게 많고 능동적으로 선택해야하니까 게임인가? 저는 본질적으로 같다고 봅니다. 이쪽도 1,2도 플레이어의 선택이고, 3,4도 플레이어의 선택이죠. 조작이 어렵다는 기준도 모호합니다. 이 말이 맞다고하면, 어렵고 복잡한 게임일수록 게임의 요소를 많이 넣었다고 평가하게되는데, 글쎄요. 그럼 사람들이 컴퓨터처럼 모든 요소를 다 계산할 수 있는 존재가 되면, 3,4도 게임이 아니게되는걸까요? 글쓴이분의 생각은 존중합니다만,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게임의 정의가 변한다면 게임을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존 카멕의 발언은 그때였으니까 맞는 말이라 봅니다. 물론 조작의 재미가 중요하지만, 글에서 써주신 것처럼 스토리 역시 사람들이 세계에 더 몰입할 수 있는 마중물 역활을 합니다. 즉 스토리나 컷씬같은 부분들 역시 조작의 재미를 곱해주는 역활을 하니까, 전 분리할 수 없다고 보고있습니다. 그 시절에는 이런 컷씬이나 스토리에 투자할 자원이 없다는 것도 고려해야하고, 이제 조작의 재미가 저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때문에 다른 요소에 자원을 투자하는게 이제는 필수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걸 극단적으로 배제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한때 그렇게 여겨졌던 둠 조차 신작으로 들어서면서 스토리, 세계관, 컷씬이 크게 증가하고 있죠.

마지막으로 존 카멕은 최근 트위터에서 '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와 같다' 라는 발언에 대해서 팬들이 질문하자, '최근에는 조심해서 사용해야하는 말'이라고 답했다 하네요(출저 : https://www.youtube.com/watch?v=Snk1G2woxNo 김성회 유튜브).
플레스트린
20/06/2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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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반문을 달자면 의미 없는 선택은 게임이 아니라고 보는 거죠. 너 커피 먹을래? 녹차 먹을래 라는 선택을 던지는 질문이 게임이 아닌 것처럼요. 커피를 먹는 것과 녹차를 먹는 것 사이에 룰에 따른 보상과 실패가 있어야 게임인 것이죠. 페이트는 룰이 없고 보상과 실패가 없기에 게임으로 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비주얼 노벨, 미연시라 불리는 텍스트 어드벤쳐의 대부분은 시뮬레이션성이 없고 게임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대로 두근두근 메모리얼 같은 게임은 괜찮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자 보통의 데이트 연애 게임으로 보고 있는 것이고요. 비주얼 노벨에 두근두근 메모리얼 식으로 전략적으로 선택해 연애에 성공하고 실패하는 게임 메커니즘이 있다면 그건 충분히 게임이라고 봅니다. 페이트도 rpg식 육성을 통해 성공 서사가 나오거나 실패 서사가 나왔다면 2번 분류처럼 부분적으로나마 게임을 포함하고 있으니 게임이라고 했겠죠.
이부키
20/06/2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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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시는 룰과 보상 실패가 어떤 의미인가요?
플레스트린
20/06/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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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에 따른 보상과 실패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동물의 숲이나 심즈같이 경쟁을 하지 않는 게임이더라도 공유하는 규칙은 있거든요. 세계에서 살아간다, 일을 해서 돈을 번다, 집을 꾸민다 같은 것들이요. 페이트는 선택지를 고르면 거기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약속이 있는데요. 선택지의 좋고 나쁨을 예측하는 기준이 하나도 없다는게 게임이 아니게 하는 요소라고 봅니다. 드라마 DVD에도 조작키로 조작하는 메뉴가 있는데요. 거기서 1번 영상과 2번 영상을 선택하는 행위와 차이가 없다는 것이죠.
이부키
20/06/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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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지의 좋고 나쁨이란 무엇인가요?

페이트에서 다음 선택지가 나온다고 가상의 예를 들겠습니다.

A 세이버를 구한다
B 사쿠라를 구한다

세이버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는 A를 고르면 좋은 결과나 나오리라는 예측을 할 수 있고, 실제로 좋은 결과가 나오죠.
물론 A를 구했는데도 불구하고 세이버를 못구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반전의 요소로 활용이 됩니다. 모든 선택지가 반대로 나오는 게임이면 똥겜 소리를 듣죠.
플레스트린
20/06/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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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한 선택지의 좋고 나쁨은 게임오버를 결정할 때를 두고 한 말입니다. 말씀하신 예시는 루트를 고르는 예시인데요. 저는 이건 드라마 DVD의 회차를 고르는 것과 더 유사한 행위라고 봐요. 터미네이터 2 같은 경우에는 추가 엔딩을 볼 수가 있거든요? 기존 전개와는 다른 서사가 나오죠. 페이트의 헤븐즈 필 루트와 다른 루트 선택과의 차이와도 같습니다. 저런 행위에는 성공도 실패도 규정되지 못해요. 저 선택에 룰이 있나요? 유저가 고르면 무조건 답인 거 아닙니까. DVD 메뉴 선택과 완전히 같아 보이는데요. 물론 만족감은 줍니다. 애초에 저는 페이트가 재밌는 매체라고 평했으니까요. 그렇지만 게임인 것 같지는 않아요.
20/06/2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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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성공과 실패가 뜨고 플레이어도 이를 받아들이는데 왜 규정되지 못 하나요.
플레스트린
20/06/2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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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에서 성공과 실패는 규칙에 의한 것이 아니거든요. 결과가 정해진 행위입니다. 페이트에서 게임오버를 가르는 선택지는 이런 식입니다. 위치를 지킨다, 다른 캐릭터를 구하러 간다 식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선택들이 주어져요. 그런데 이것의 좋고 나쁨을 가르는 기준이 없어요. B로 가면 무조건 주인공이 죽는 식입니다. 유저의 의도에 따른 결과물이 안 나오는 거죠. 실패를 하더라도 유저가 잘못해서 실패한 게 아닌 거고요. 수동적으로 결과를 감상할 뿐입니다.
이부키
20/06/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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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열을 왜 가릴 수 없나요? 주인공이 죽으면 무조건 나쁜가요??

드라마 dvd에서 메뉴 조작하는 것과 페이트에서의 선택지는 매우 다릅니다. 페이트에서는 고민하게 만들거나 개인의 선호도가 선택에 영향을 주거든요. 드라마는 다르죠. 1화부터 12화까지 선택지가 있는데 여기서 고민할 게 무엇이 있나요? 영화 1구간 2구간 3구간 선택지에서 개인의 선호도가 선택에 영향을 끼칩니까? 일반적으로는 고민도 필요없고 선호도도 필요없죠.

그러나 페이트에서 위치를 지킨다, 다른 캐릭터를 구하러 간다 두가지 선택지에는 우열이 있습니다. 개인마다 각각 다른 우열이 있죠. 위치를 지키는 선택지가 더 마음에 들면 그 사람에게는 위치를 지키는 선택지가 우월한 선택지가 되는겁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설득력있게 풀리면 재미를 느끼고 만족하게 되죠. 다른 캐릭터를 구하러 갔는데 주인공이 죽었다? 그게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면 다소의 불만은 있을지라도 유저가 납득하게 되고 결국 그 또한 게임 내에서의 좋은 체험이 됩니다. 이게 나쁜 선택지인가요? 이런 게임에서는 고르지 않은 다른 루트 모두 보려는 사람도 꽤 많은데 그 사람들은 나쁜걸 일부러 찾아봐서 고통받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06/2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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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게임에서 적을 마주친다면 싸운다 vs 도망간다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선택지가 주어지고 싸우면 무조건 죽도록 만들어진 게임이 있죠. 이는 유저의 의도에 따른 결과물이 아닌데 그 순간 그 게임은 게임이 아니게 되는 건가요?
플레스트린
20/06/2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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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 님// 2번 세계의 게임들이 게임인 것과 게임이 아닌 것이 섞여있다고 했잖아요. 그 순간은 게임이 아니라 일방통행적 무비가 나오는 순간이라 봐야겠죠. JRPG에서 많이 쓰이는 방법일텐데 JRPG에서도 그런 짓은 안합니다. 초반부 아군 강제전멸 진행같은 건 있는데 쓸데없이 판단 불가능한 선택지를 던져서 유저를 농락하지는 않죠. 강제진행 선택지 던지고 배드엔딩 루트 던지는 방식 같은 것도 있는데 그 부분은 게임이라기보다는 비쥬얼 노벨 식 선택지 서사거나 무비라고 봐야 합니다. 발더스 게이트 2에서도 중반부 도적 길드에 불사급의 엄청난 강적이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그걸 강제 진행으로 던지지는 않아요. 유저가 공격할 지 말지는 유저의 선택이고 실패했더라도 선택에 따른 타당한 결과인거죠.
20/06/2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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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스트린 님// 그게 타당하면 페이트의 선택지도 타당한 결과인거죠. 페이트 쪽이 훨씬 설득력있게 선택지를 던져주는 경우도 있고요.
플레스트린
20/06/2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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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ESPN 님// 발더스 게이트 2에서 유저가 싸우기 싫으면 안 싸울 수 있어요. 페이트처럼 무조건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싫으면 아무 것도 안 골라도 됩니다. 유저가 죽는 건 괜히 중립상태의 인간을 공격했기 때문인거죠. 또한 룰에 따른 결과입니다. 유저는 수치적 능력이 부족해서 진 것이지 이유없이 진 것이 아니죠. 그런 상대를 공격하는 건 나쁜 판단이었던 거고요. 그러나 페이트의 게임오버는 맥락이 없고 유저가 판단할 근거도 없으며 룰도 없고 작가의 정해놓은 결과 말고는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페이트의 선택지에서는 치트를 써도 아무 결과도 변하지 않지만 발더스 게이트에서 치트를 쓰면 결과는 변하죠. 정해놓은 룰에 의해 계산한 결과였으니까요.
이부키
20/06/2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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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스트린 님// 맥락이 왜 없나요? 그런 식의 게임이었다면 똥겜 소리 듣지 지금까지 회자되는 게임이 아니었을겁니다. 가상의 예시로 한쪽엔 길가메시가 있고 한쪽엔 버서커가 있으면 둘중 어느곳이든 사망할 가능성은 높죠. 아니 무슨 선택지를 고르더라도 길가다가 하늘에서 떨어진 버서커를 만나서 죽을 수 있는게 페이트란 게임이고 그런 게임 이라는것은 게임하면서 충분히 설명 되었다고 보는데요.
플레스트린
20/06/2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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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이부키 님// 그 전투의 향방에 유저가 개입할 수 있는 게 1도 없잖아요. 유저가 한 것은 어느 책을 읽을 지 내용을 안보고 표지만 보고 결정한 거에 가깝죠. 심즈에서 캐릭터가 죽으면 허기 수치라는 룰을 신경쓰지 않았다 같은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죠. 마인크래프트에서 죽으면 밤에 짱박혀 있지 않고 장비가 부족한 채 나돌아 다녔다는 잘못된 선택을 한 거고요. 밤에는 좀비가 나온다는 룰을 신경 안 쓴 잘못인거죠. 또한 선택의 실수를 했다 한들 아이템이나 컨트롤 같은 요인을 잘 활용하면 생존할 수도 있고요. 반면 페이트는 규칙이 없고 의미있는 선택이 없는데요. 유저가 버서커에게 죽으면 뭘 잘못해서 죽은 건가요?
20/06/2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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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스트린 님// 발더스 게이트야 자유도가 좀 있는 게임이지만 선택지 주고 한쪽만 정답인 게임은 많아요. 힌트는 페그오의 반의 반도 안주고 게임의 룰도 안 따르는 방법으로 플레이어를 실패하게 만들죠.
이부키
20/06/2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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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스트린 님// 잘못이 아니죠.

비쥬얼 노벨이라는 특성상 주인공이 죽은게 나쁜게 아닙니다. 그냥 또다른 결말 중의 하나죠. 주인공이 죽은게 아무 의미 없나요? 그럼 그런 루트 찾아보는 사람들은 아무 의미 없는 행위를 하고 있는 건가요?

그리고 의미있는 선택이 없다고 자꾸 말하시는데 루트선택과 호감도 쌓기가 왜 의미가 없다는 건지 아직도 이해가 안되네요.
플레스트린
20/06/2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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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키 님// 영상물 시청의 관점에서는 엔딩 루트 수집이 의미가 있고 재미도 있죠. 터미네이터 2 추가 엔딩으로 달라진 서사를 보는게 재밌는 것처럼요.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아니라는 것일 뿐이죠. 뭘 잘하고 못해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고 기계적으로 주어진 결과를 받아들일 뿐이니까요. 물론 그 결과는 텍스트적 재미는 있겠지요.

제가 위에서 말한 룰, 선택과 결과, 경쟁에 동의하지 못하신다면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페이트를 게임으로 만드는 기준을 소개해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20/06/2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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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엔딩' '원하지 않는 엔딩'은 보상과 실패가 아닐까요?
20/06/2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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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시야 말로 보상과 실패가 확실한 장르아닌가요.
레게노
20/06/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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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분들 보이는데 몇십년전의 게임이 1MB도 안되던 시절 하던말을 계속 주워섬기는건 이런분들이 있어서겠죠. 게임의 영역을 나누고 모르는척 살자고요? 왜요? 그게 무슨 이득이 있는데요. 굳이 게임을 이분법으로 나누자면 이건 어떨까요? 1. 잘 만든 게임. 2 못 만든 게임.
플레스트린
20/06/2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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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잘 만든 게임이 뭐고 못 만든 게임이 뭔지 따지려면 게임이 뭔지 대략적으로라도 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GOTY식 스토리 게임 평론 기준을 가지고 FM, 크루세이더 킹즈를 동시에 평가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패미통식으로 그래픽 5점, 사운드 5점, 스토리 5점 식으로 평가하는 기준은 4번 세계와는 완전 동떨어져 있고요. 크루세이더 킹즈도 수작이고 언차티드도 잘 만든 게임이라고 하려면 두 게임간에 어떤 공통점이 있길래 둘 다 잘 만든 게임인지 기준이 필요하잖아요. 왜 잘 만들었다는 건지 이유가 필요하고요.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과 중요하지 않은 게임을 분할하는 건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라고 생각하는데요.
레게노
20/06/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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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고티 자체가 주먹구구식 다수결 지표입니다. 그런 지표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비평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일일이지 뭔 스토리 비중 적은게임 빼자 이런소리는 그냥 황당한거에요. 그리고 패미통은 그 고티에도 못들어갑니다. 요즘 누가 그래픽 5점 스토리 5점 이렇게 평가해요? 편의상 그런다고 해도 스토리가 없으니까 똥겜 이런식으로는 아무도 안 말하잖아요.
플레스트린
20/06/2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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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딱히 그렇지는 않는데 10년 전에 서구 웹진에서 FM에 그래픽 사운드 점수를 매기는 걸 봤거든요. 지금도 AAA 게임 평가에서 그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레게노
20/06/2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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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게임은 스토리 그래픽 사운드를 중시하는 게임이 많으니까 그렇게 평가하는거구요. 요즘 FM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에 스토리가 안좋으니까 똥겜이야 빼애액이러는 사람이 어딧습니까 그건 미친사람이죠; 근데 FM도 사운드는 좀 애매하지만 그래픽 평가할 수 있죠. 솔직히 시대가 어느시댄데 그따위 경기장면을 씁니까...이건 FM 하는 사람들중에서도 양심없다고 자주 나오는 얘기에요. 그래서 그래픽 모드도 있고요.

아무튼 AAA게임의 포맷이 선호되는건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거에요. 하기에도 편하고 즐기기에도 편하고 아무튼 쉽고 대중적이니까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실상 좋아요 다수결 지표인 고티도 그런성향을 가지게 된거고요. 이걸 착각하시면 안되요. 2016년에 멀티 온리인 오버워치가 고티를 받기 직전에 유저투표한거 제보해서 언차티드4가 최다고티를 받게 만든건 평론가들이 아닌 팬들이었어요.

오히려 라오어2 같은 게임의 등장은 평점과 유저평이 극히 갈림으로서 이런 경향에 변화를 줄거라고 생각해서 전 긍정적으로 생각중입니다. 그전에도 이런 게임이 아예 없진 않았는데 메이저 하진 않았거든요.
곰그릇
20/06/2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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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의미가 없는 말이에요
저 분의 말은 당시에 통용되는 게임을 기준으로 하신 말이겠죠
그걸 이제 와서 맞았다 틀렸다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습니다
이부키
20/06/2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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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게임이 점수가 높은건, 돈을 때려 박았으니까 기본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죠.

그래픽 수준을 게임 평가에서 뺄 수는 없습니다. 풀더빙이 되어 있느냐 아니냐도 유저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는데 평가에서 빠지기 힘듭니다. 게임 캐릭터 모션도 돈발라서 모션캡쳐 하면 훨씬 좋아집니다. 버그잡는것도 돈으로 해결하는거죠. 결국 돈을 부으면 어느정도 점수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플레스트린
20/06/2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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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게임에서 그래픽 평가는 빠지게 됩니다. 사운드가 없는 게임도 있고요. 그래픽, 사운드가 있더라도 중간만 가면 되는 메커니즘에 열중한 게임도 있죠. 말씀하신 건 AAA 게임을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봅니다. 때문에 2번 세계의 기준과 4번 세계의 기준은 분할되어 한다고 말하는 것이고요. 상도 따로 분할해서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부키
20/06/2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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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게임에서 그래픽 평가가 빠진다니요. 당장 오래된 게임인 페이트만 해도 그래픽 연출이 평가에 들어가고, 작화 수준도 평가 안할 수가 없습니다. 똑같은 페이트인데 여주인공을 졸라맨으로 그리면 평가가 같을 리 없죠.

4번세계의 게임 문명 심즈 전부 모션이 좋거나 구리면 평가가 다르겠죠? 그래픽이나 아트웍이 평가에서 빠지나요? 문명은 특히 사운드가 빠질 수 없는 게임인데요. 각 나라의 특징을 그래픽과 사운드로 나타내어서 유저가 몰입할 수 있게 해주잖아요.
플레스트린
20/06/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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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는 비주얼 노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텍스트 어드벤쳐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순수 텍스트 게임은 아니죠. 제가 말하는 텍스트 게임은 글자만 나오거나 아스키 아트만 나오는 게임입니다. 또는 바둑알 시대의 FM 2005, 혹은 챔피언쉽 매니저, OOTP처럼 엑셀 도표보고 플레이하는 게임은 그래픽보다는 시뮬레이션적 정밀성이 중요하죠. UI가 이쁘면 좋겠지만 투박해도 게임에 지장 없으면 상관 없어요. 같은 4번 세계의 문명 역시 그래픽이 좋으면 보기 좋겠지만 적당히 보기 좋은 수준을 유지하면 그만이지 시각적 경이를 일으키는 걸 팬들이 원하지는 않죠. 사운드 역시 적당한 효과음과 적당한 BGM이 나오면 좋고 바바예투같은 명곡이 나오면 더 좋죠. 하지만 문명에서 조금 평범한 곡이 나온다고 한들 게임을 못해먹겠다 소리는 안 나오거든요.

심즈는 조금 예외겠네요. 심즈는 그래픽이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역시 팬들이 심즈에서 중요시 하는 건 그래픽보다는 심즈 식 샌드박스의 완성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심즈 4 그래픽이 3와 같은 수준이라 해도, 3 그래픽이 2와 같은 수준이라 해도 그냥 사람들이 플레이 했을 거에요.
이부키
20/06/2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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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건 더 좋은 평가 라는 소리 아닌가요?

문명 6만 해도 문명5에 비해 알아보기 힘들다느니 하는 그래픽 지적 많았죠. 특히 팬들이요. 지도자 캐리커쳐도 반발이 많아서 결국 좀더 진중해지는 쪽으로 바뀌었구요. 문명5 세종대왕의 정체불명 더빙 기억 하시나요? 그것도 문명5가 흥겜이었으니까 나중에 밈이 된거지 기본적으론 조롱이죠.

심즈 4 그래픽이 3와 같은 수준이면 팬들이 특히나 더 욕 엄청 하겠죠.
플레스트린
20/06/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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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따지면 화질이 좋거나 비율이 잘 맞으면 평가에 어느정도 가점을 줄 수 있겠죠. 극장에 갔는데 비율이 잘려서 영상 일부가 안좋았으면 악평은 할 수 있을거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 자체의 급이 달라지지는 않거든요. 디 워 화질이 좋다고 메타크리틱 90점은 못 주는 것처럼요. 기생충 화질이 이상하거나 사운드 밸런스가 좀 안맞아도 영화 자체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건 좀 단순화한 비교고 게임에서의 그래픽은 영화에서의 미장센이나 미술에 가까운 것일 수 있습니다. AAA적 게임일수록 더 그럴 거고요. 하지만 4번 세계의 게임에서 그래픽의 중요도는 약화됩니다. 예시로 든 OOTP나 챔피언 쉽 매니저처럼요. 그 게임에서는 그래픽이 전작과 똑같아도 축구 야구만 잘 돌아가면 됩니다.

심즈에서는 그래픽 중요도가 더 많이 올라가지만 AAA급의 중요도는 아닐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문명도 문명 6가 갑자기 버추어 파이터 2 수준의 3D 그래픽을 보여줬으면 문제가 되었겠지요. 하지만 적당히 시대 수준 타협하면서 따라감 + 문명적 시뮬레이션의 정밀도가 높으면 사람들은 충분히 좋아할 거고 그래픽은 게임 메커니즘보다 부차적 요소일 것입니다.
이부키
20/06/2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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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게임마다 그래픽이나 사운드 등의 요소가 평가에 차지하는 비중은 다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정도로 작은 요소는 아니라는 거에요. 4번의 예시로 드신 게임 중 절반 이상이 그래픽도 중요한 게임이에요. 유로파 심즈 문명이 전작하고 그래픽 똑같으면 욕 엄청 먹고 평가도 떡락할거라는데 제 500원을 걸겠습니다. 적어도 그래픽이 좋아지기라도 해야 한단 소리는 중요하단 소리죠.

그리고 4번 세계일수록 말씀하신 미장센이나 미술에 가까운 영역의 그래픽이 중요해집니다. 고사양이 필요하거나 돈이 많이 드는 그래픽 대신 저비용으로 만들 수 있거나 저사양이 필요한 그래픽을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려면 미술적인 요소를 잘 활용해야 하잖아요. 이건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기생충의 원본 화질이 이상하거나 사운드 밸런스가 안맞으면 아카데미는 물론이고 칸에서도 수상 못했을건데요. 수상 했으리라고 보시는 건가요?
플레스트린
20/06/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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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원본 화질이 이상하면 수상은 못했을지언정 영화적 가치나 이야기의 힘이 떨어지는 건 아니죠. 애초에 엄밀히 맞는 비유도 아니지만요.

같은 얘기를 반복하지만 4번 게임에서도 미술적 요소가 훌륭하면 좋죠. 발전 안하면 욕은 할 테고요. 하지만 여전히 그것보다는 시뮬레이션적 완성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FM 같은 경우 그래픽이 퇴보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지만 FM 팬들은 그래픽 여부로 좋은 FM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유로파, 문명도 시대 평균에서 평균 약간 아래의 그래픽은 유지해야 하겠죠. OOTP처럼 도표만 나올 거 아니고서야 UI나 미술을 신경 안써도 된다는 것 역시 아니고요. 하지만 FM이나 유로파 그래픽이 평균을 뛰어넘어 어쌔신 크리드 최신작 급이 된다고 해서 게임의 평가가 높아지지는 않을 겁니다. 게임적 메커니즘이 전작과 달라진게 없으면 평가도 비슷하겠죠. 그래픽이란 건 결국 5시간이 지나면 식상해지고 그저 당연한 것이 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크루세이더 킹즈 1에서 2로 버전업 되면서 그래픽의 변화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팬들은 첫 플레이시에나 그냥 이번작은 3D네 말할 지언정 플레이 하면서는 크킹 2 그래픽에 그닥 신경 안써요. 오히려 쓸데없이 그래픽이 좋으면 렉이 걸리는 게임이기 때문에 나무와 강, 지형 디테일을 모조리 날려버리는 모드를 쓰기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부키
20/06/2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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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이나 유로파 그래픽이 어크 최신작급이 되면 평가 떡상할 것 같은데요. fm 욕먹는 이유중 하나가 발전없는 그래픽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부키
20/06/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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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로 보자면야 마크는 그래픽 좋게 하는 모드가 매우 인기이기도 하구요.
플레스트린
20/06/2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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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키 님// 출시 당시에는 반응이 좋아질 수 있을 거라고 인정합니다. 판매량도 어느정도 늘 수 있겠죠.(떡상이라고 예측하지 않는 건 전통적으로 시뮬레이션 장르는 노트북 사용하는 저사양 게이머들의 지분도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플레이 도중의 경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Nasty breaking B
20/06/2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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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솔직히 시의성 있는 담론으로 느껴지진 않네요. 현 시대에서 통념적으로 인식되는 게임의 범위는 이미 본문에서 전제한 것보다 훨씬 넓습니다. 전제 자체가 너무 올드스쿨한지라 그걸로 작금의 현상을 논하려면 먼저 거기부터 합의가 필요할 것 같네요. 실제 댓글 양상도 그렇게 진행되고 있군요.
켈로그김
20/06/2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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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20/06/2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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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말하시는지는 알겠는데 아무리 달을 보려고 해도 손가락에 눈이 갈 수밖에 없네요...
플레스트린
20/06/2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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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합니다.
20/06/2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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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게임이라는 범위를 좁혀나가면 글쓴분께서 파악하고 있는 게임이 오히려 소수가 될거 같은데 말입니다. 텍스트만 있는겜은 게임아니다, 게임성이 있어도 스토리위주면 게임과는 다른 무언가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모바일가챠게임같은거도 그 다른왕국에 들어갈거 같은데 맞나요?

글쓴분이 말하는 3,4가 그냥 따로 왕국을 세우고 게임이 아닌 다른 지칭어를 가져가시는게 더 효율적인거 같은데요. '진짜 게임' 어떻습니까. 그런 생각이 좀 많이 느껴지는데.
플레스트린
20/06/2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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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가 물론 더 소수고 대세는 2번입니다. 저는 3, 4를 기존 게임 정도로 지칭하고 싶네요. 저는 2번도 충분히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툼 레이더나 언차티드 겁나 재밌거든요? 그런데 재미의 유형이 다르니 분리하자고 하는 것일 뿐이죠.
ioi(아이오아이)
20/06/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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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렉티브 뮤비들이, [게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긴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일단 게임으로는 인정한다 가 국룰인거죠.
플레스트린
20/06/2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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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인정하려면 왜 게임인지, 일방통행으로 선택지 없이 대사창만 나오는 비주얼 노벨(키네틱 노벨)과는 뭐가 다른지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립선
20/06/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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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요소가 전무하거나 극소화된 게임들<------------------>서사가 게임성의 핵심이며, 이외의 것들은 거기에 봉사할 뿐일 게임들
이러한 스펙트럼 구조가 현실을 더 잘 반영할 겁니다.
존 카멕의 발언은 좌측에 치우친 입장에서 우측의 게임들까지 싸잡으려 하기에 반발이 있을 수 밖에 없구요.
유게의 아케이드님 글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겠죠.

글쓴 분의 제안대로 왼쪽 게임들만 따로 떼어서 적용하면 말은 맞는 말이 되겠죠.
"게임에서 스토리는 부가적인 요소에 불가하다. 단 마리오, 테트리스 같은 게임에 한정해서."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의미가 있을까요? 거의 동어반복이 되잖아요?

평가를 장르별로 나누어서 하자는 말씀도 말인데... 지금도 그러고 있지 않나요?
스2와 워3,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비교하긴 하지만 토탈 애니힐레이션과 에버퀘스트를 놓고 싸우진 않잖아요.
물론 게임이란 게임은 다 싸잡는 GOTY가 있긴 한데, 이건 스포츠로 치면 세계 상금랭킹 1위 메시 2위 타이거우즈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쓴분의 결론이 고티 뽑지 말자거나 고티 아무짝에도 의미없다는 말씀이라면 어느 정도 동의하기도 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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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지점의 게임도 많이 있다고 보는데요. 록맨 시리즈는 점점 대사가 많아지고 있고 캐슬베니아 같은 게임도 RPG식 대사창이 생겨났죠. 그렇다고 이 게임들이 게임으로 의미를 잃고 게임은 그저 스토리에 봉사를 하는가? 아니거든요.

이런 중간지대의 게임들에 존 카멕의 말은 충분히 적용될 여지가 있어요. 스토리를 필요 이상으로 잡아늘이고 컷신을 때려박아서 유저를 지치게 하면 안된다는거요. AAA 게임에서 유저는 감상자가 되고 주인이 아니어도 괜찮을 수 있겠다고 인정합니다. 충분히 재밌어요. 그러나 록맨에서 플레이어를 주인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고 제작자가 야심차게 그리는 스토리를 주인으로 앉히면 안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스펙트럼의 극단을 달리는 게임들도 있지만 중간 지점의, 서사도 유효하고 게임으로서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들도 매우 많이 있다고 보기에 저는 말씀에 동의하지 못하겠군요.
전립선
20/06/2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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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대다수의 게임이 중간 지점에 위치하니까 '스펙트럼'으로 표현한거죠;;
그게 왜 제 의견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플레스트린
20/06/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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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요소가 전무하거나 극소화된 게임들<------------------>서사가 게임성의 핵심이며, 이외의 것들은 거기에 봉사할 뿐일 게임들
이러한 스펙트럼 구조가 현실을 더 잘 반영할 겁니다. 라고 하시길래 중간 지점은 의미가 희박해졌다고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qpskqwoksaqkpsq
20/06/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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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스토리 스킵 안되면 겜 삭제해버리는 유저 입장에선 메타 크리틱 점수니 최다고티니 신경 안쓴지 오래됐죠. 근데 나는 위쳐3 라오어 개노잼이던데? 하고 다녀도 크게 지적질 받은 기억이 없네요 유저들간에는 서로 취존이 잘 이루어진다고 생각.. 물론 글쓰는덴 pgr밖에 없긴합니다.
라오어2 평점으로 말이 많은데 제 입장에선 평점99점을 줘도 그게 재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게 아니라서 화날일이 아님..
이십사연벙
20/06/2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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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로 등록돼서 게임물로 팔리고있고, 소비자도 게임이라고 인식하고 사는데 게임이라고 부를수없다니..

홍길동인가요
플레스트린
20/06/2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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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법에서 무죄를 때렸어도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있죠. 제가 DVD에다가 메뉴 ABC 박아놓고 ABC중에 하나 고르면 해당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영상물을 게임이라고 등록했다고 칩시다. 법적으로는 게임일 수 있겠네요.
이부키
20/06/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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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잘 모르는데 그렇게 해도 게임으로 등록이 되나요?
플레스트린
20/06/2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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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게임은 꽤나 있습니다. 아예 일방향으로 선택지 하나 없이 주어진 텍스트와 그림만 감상하는 매체도 있는데 그것도 일본에서는 게임으로 등록될 거에요.
20/06/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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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서도 게임이고 사람들도 게임이라 동의하고 있는 게임을 게임이 아니라고 주장하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들겠죠.
20/06/2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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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도 다 동의합니다만...

법에도 나와있고, 사람들도 대부분 동의하는걸 부정한다면 그게 보통 범죄혹은 비도덕의 영역이 되지 않을까요. 글쓴분이 게임을 멋대로 분류하는게 비도덕이라는게 아니라 법적인 비유로 갔으니 하는 말입니다만..
이로치
20/06/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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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정의는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죠. 저는 게임을 '규정된 룰 안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한 결과에 따른 보상을 얻는 것'으로 보고 있긴 한데요.
예시로 드신 페이트스테이나이트 같은 비주얼노벨류 게임은 '플레이어가 선택지를 선택해야만 스토리 진행 가능'이라는 룰 안에서 선택지에 따른 스토리를 보상으로 주기 때문에 제 기준에선 게임이네요.
어비스리움 같은 방치형 게임은 경쟁도 없고 엔딩도 없고 서사도 없고 심지어 플레이어가 아무것도 안해도 진행이 됩니다만 '게임머니를 보다 빠르게 얻기 위한 플레이어의 터치'와 '상점에서 어떤 생물/장식품을 사서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니 게임이죠.
인터랙티브 무비는 선택에 따른 스토리가 달라지는 게임 요소를 영화 장르와 접목한 거죠. 이걸 게임이라 지칭하든 영화라고 지칭하든 수용할 사람들은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되거든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도 '아니 이게 게임이야?' 싶은 것들이 계속해서 출현하며 게임의 범위를 넓혀 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글쓴 분이 '그런 건 게임이 아니야' 하면 뭐 그런 거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게임의 범위를 점차 넓게 인식해가는 추세인 것 같네요.
플레스트린
20/06/20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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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언급해주신 게임을 듣고 연상되는게 있는데요. 컴파일의 애플소스 시리즈라고 도트클릭형 게임? 입니다. 사실 제 기준에서 게임은 아닌데요. 화면에 월리를 찾아라처럼 이것저것 다양한 오브젝트가 나와요. 유저가 그걸 클릭하면 재미있는 반응이 나옵니다. 우주선 내부에서 버튼을 누르면 미사일이 나온다던지 하는거요. 그게 끝이에요. 재미는 굉장히 있는데 게임은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말씀하신대로 모바일 쪽이나 PC나 방치형 감상 게임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목적이나 경쟁 없이 클릭하면 반응이 나오고 점차 그림이 바뀌는 유형들이요. 혹은 목적없이 예쁜 경치를 감상하기만 하는 게임도 있기도 하죠. 이것들을 기존 게임과 같은 맥락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고 똑같이 게임으로 묶으면 안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새로운 장르로 규정해야 된다고 보고요.

너희같은 쓰레기들은 게임이 아니다! 라기보다는 기존 게임과는 아예 맥락이 다르고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할 수가 없는데?에 가까운 느낌이죠. 게임의 정의가 확장된다고 하셨는데 어비스리움 같은 게임까지 포괄하는 논리적 정의가 나온 적이 없거든요. 비트켄슈타인의 룰과 경쟁이라는 정의가 최선이었구요. 정의가 확장된 적은 딱히 없고 유저들이 게임을 넓게 인식하게만 되었네요. 쓰르라미 울적에 같은 일방향 무선택지 감상용 매체도 게임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테트리스와 쓰르라미 울적에를 모두 게임으로 분류시켜주는 정의는 없으니 정의의 확장은 없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감상형 매체도 기존 게임 이상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고 만족감과 재미를 전달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가 기준을 게임 메커니즘이 아닌 내러티브나 미술이 두어야 할 뿐인거됴.
20/06/2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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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주어지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난관을 뚫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조작이 요구된다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워킹데드의 대사 선택지는 골라봤자 기억하는 시늉만 할 뿐 별다른 영향이 없고, 아무것도 고르지 않고 내버려둬도 진행이 계속 되니까 이런 부분은 전혀 게임이 아닙니다. 하지만 좀비가 공격할 때 QTE를 무시하고 내버려두면 죽어버리고, 어드벤쳐 모드일 때 가만히 내버려두면 진행이 안 되니까 이런 부분은 게임입니다. 워킹데드의 난관은 비디오 게임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에게는 도저히 난관이라 부를 수 없을만큼 난이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나, 쉬운 것과 아예 없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또한 대부분의 인구에게 쉬워도 어떤 사람에게는 충분히 난관일 수 있는데(예. 3세 어린이, 100세 노인, 시각장애인 등), 이런 사람에게는 충분한 수준의 난관을 갖춘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실력 게임과 스토리 게임의 구별도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마리오와 The Last of Us를 예로 들어보면, 게이머가 조작하는 구간의 비중은 당연히 마리오 쪽이 한참 더 높고, TLOU의 경우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구간조차도 반쯤은 구경하는 것에 가까운 부분이 많습니다(예. 난간 걸어가기, 잡혔을 때 풀려나기 등). 그러나 목표 달성(엔딩)까지 필요한 조작의 총량은 TLOU 쪽이 훨씬 더 큽니다. 조작의 다양함도 좌우 이동과 점프 그리고 파이어볼이 전부인 마리오보다는 TLOU의 조작 체계가 복잡합니다. 난이도는 계속 하다보면 둘 다 쉬워서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TLOU grounded 원코인이 마리오 원코인보다는 조금 더 어렵습니다. 즉 마리오와 TLOU 사이의 경계선은 그리 뚜렷하지 않습니다. TLOU가 반쯤은 컷씬 구경하는 반쪽짜리 게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마리오가 매우 허접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게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TLOU 컷씬을 계속 스킵하면 차이는 더욱 작아지고요.

사실 목표 자체가 미리 정해진 세트피스에서 주어진 난관을 뚫고 엔딩에 도달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 싱글플레이어 게임은 스토리가 있든 없든 결국 같은 운명이라고 봅니다. NG2처럼 스토리는 곁다리일 뿐 게임플레이가 중시되는 액션 게임이든, TLOU처럼 게임플레이가 단순하고 조작실력에 큰 의미가 없으며 구경 비중이 높은 게임이든, MW2처럼 반반쯤 되는 게임이든 간에, 반복해서 하다보면 언젠가는 난관이 아예 없어져버리기 때문에 남는건 스피드런밖에 없습니다. 아예 게임이 아닌 인터랙티브 무비(예. Late Shift 등)는 애초부터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조작이 없어서 스피드런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게임'과 구별됩니다.

한편 목표 자체가 엔딩 도달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설정되어 있는 게임은, 딱히 스피드런을 안 해도 계속해서 붙들만한 게임플레이 요소가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래서 이런 게임으론 스피드런을 잘 하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 그란투리스모나 피파라면 접대용 AI를 이기고 1등하거나 커리어모드 엔딩을 보는게 목표가 아니고, (좋은 랩타임을 뽑는) 실력이 사실상 진짜 목표입니다. MW2 CR엔 싱글밖에 없으니 목표가 그냥 엔딩이지만, 원래 MW2에는 멀티플레이어 모드가 있었고 멀티에서 주어지는 목표는 게임 모드(FFA, CTF, TD 등)에 따라 다르지만 결국은 남들을 잘 죽이는 실력이 최종적 목표입니다.

사실 경쟁형 멀티플레이어 게임은 거의 다 이런 식인데, COD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싱글 캠페인을 켜보기라도 하는 사람이 2/3 밖에 없고, 클리어 하는 사람은 1/3 밖에 없으며, 다수가 멀티플레이를 주로 하는 게임입니다. MW2/MW3 시절에도 그랬고요.
플레스트린
20/06/2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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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불친절하게 설명한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말씀해 주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워킹데드에 대한 설명은 저와 의견이 완전히 같은 부분입니다. 한숨나오게 지루한 부분도 게임은 게임이죠.

라스트 오브 어스 같은 경우 게임이 아닌 부분과 게임이 섞여있었다고 말했었거든요. 게임 부분은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가 있고요. 감상 아닌 게임 부분에서는 충분히 도전적인 난이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도 마찬가지죠. 이런 게임들을 반복해서 하다보면 난관이 없어지는 건 2번 게임 중에서 액션 계열의 숙명인 거 같은데요. 언차티드나 갓 오브워 같은 콘솔 게임, 즉 엔딩을 보기 위한 게임에서는 상당히 맞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엔딩을 보는 과정에서 충분한 재미가 발생하므로 게임적 가치를 잃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의식의 사람이라는 유저처럼 메탈기어 솔리드만 1만시간 하면서 무한 다회차 돌리는 사람이면 모르겠으나, 보통 유저들은 게임에 숙련이 되고 긴장감을 잃을 정도가 되면 엔딩을 보고 끝내거든요. 엔딩 이전 대부분의 구간에서 숙련이 미흡한 상태에서 게임오버를 반복하며 도전하게 되고요.

밑 문단의 아케이드 게임이나 목표가 경쟁인 게임에 대한 얘기도 동의합니다. 3번 유형 중에서 스코어가 있는 게임은 단 1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전일급 점수의 영역에 도달하는 과제가 남아있어서요.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죠. 멀티플레이 지원 게임 역시 그렇고요.
카오루
20/06/2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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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라는 장르가 나온 이후로 RPG에서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았던 적이 한분기라도 있었던가...?
플레스트린
20/06/2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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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위저드리 같은 게임은 그냥 던전 들어가서 몬스터 때려잡고 탑을 정복하는 게 목적이죠. 말씀하신 건 JRPG에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WRPG와 JRPG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요. WRPG에서는 잘 짜여진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보다는 단순한 이야기일지라도 유저가 선택해서 서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부키
20/06/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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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더스류나 드래곤 에이지, 매스 이펙트가 jrpg라고 보진 않습니다. 와우도 스토리가 중요하구요.

디아같이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은 rpg도 있긴 합니다만, 스토리가 중요한 알피지라는건 jrpg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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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껍질인간같은 평론가는 발더스 게이트나 드래곤 에이지에 JRPG적 요소가 매우 강하게 도입되어 있다고 봅니다. 울티마나 마이트 앤 매직 같은 퀘스트 수행 과정에서의 유저의 선택 여부보다는 주어진 이야기에 집중하거든요.

발더스 게이트 2 같은 경우 챕터 1, 2, 3, 4 모두 모든 유저가 똑같이 정해진 스토리대로 진행하고 워킹 데드마냥 메인 서사에 영향을 안주는 미세한 선택지만 고를 수 있죠. 이레니쿠스에 고문당한 영웅의 동료 찾기, 신으로의 승천이라는 서사가 완전히 동일하게 펼쳐집니다. 동시기의 폴아웃 1는 안 끌리는 게임적 방법이나 퀘스트가 있으면 아예 때려치고 스피드런으로 보스만 때려잡을 수 있는 구조인데 발더스 게이트는 그 같은 스피드런은 안되거든요. 파이널 판타지 7처럼 작가가 보여주어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는 거죠.

선택지 중에는 전투 여부 선택이나 퀘스트 방향 선택 같은 게임적 요소가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재밌는 대사 보기나 보고 싶은 서사 선택 용도의 선택지도 많지요. 일반적인 WRPG에서 선택지가 지원된다면 교섭 선택지 : 교섭 스탯을 쓰게 된다, 잡입 선택지 : 스텔스 스탯을 쓰게 된다 같은 게임 메커니즘에 기반하는 식인데 발더스 게이트는 잡입 선택지를 누르면 그냥 잡입 장면이 펼쳐지는 식입니다. 선택지 중에는 게임적 용도가 있는 것도 있지만 룰에 따르지 않는 캐릭터 호감도 올리고 내리기 같은 룰과 관계없는 것도 꽤 있어요. 선택지가 캐릭터의 호감을 사느냐 마느냐는 작가 마음이라 페이트와 똑같이 룰적 합리가 없죠.

유저의 선택은 전투 시의 판단으로 국한되게 되고요. 파이널 판타지 등장 이후 바이오웨어 등에서 만드는 WRPG도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만 폴아웃 2나 폴아웃 뉴 베가스 같은 WRPG 경우 JRPG와 조금 다른 방법으로 스토리에 접근합니다. 정해진 줄거리 대신 최대한 유저의 선택을 반영할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있죠. 따라서 이 쪽 계통은 존 카멕의 발언을 신경쓰면서 게임 만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는 유저가 게임을 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하지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 게임을 만들지 않는 것이죠.
이부키
20/06/2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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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뉴베가스도 결국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 아닌가요? 포르노에서의 그것과는 너무 다른데요.
플레스트린
20/06/2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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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따지면 둠도 스토리가 중요하죠. 그냥 무의미하게 싸우는게 아니라 악마와 대항하기 위해 파견된 해병대가 싸우는 거니까요. 존 카멕이 무슨 스토리 없애버리고 게임 만들라고 한 것이 아니잖아요. 존 카멕의 가치관에서도 스토리는 중요해요. 핵심은 스토리가 얼마나 잘 만든 것이든 간에 플레이어가 게임을 할 수 있게, 게임의 목적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어야지 일방향적 전달을 해선 안된다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뉴베가스는 밀도를 떠나서 일방적 전달을 하지 않고 유저가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존 카멕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스토리를 가진 것입니다. 포르노에서의 그것과 다르지 않죠. 절정 장면에 몰입하기 위해 스토리가 주어지는 것과 RPG적 목적, 뉴베가스 세계의 권력투쟁에서 이기기 위한, 유저가 싸울 수 있게 만드는 스토리가 주어진 것이 다르지 않습니다.
이부키
20/06/2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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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가스를 안해봐서 더 말을 이어나가기가 힘드네요. 그럼 말을 바꾸죠.

발더스 게이트나 드래곤 에이지가 jrpg인가요? 어쩃든 WRPG 아닌가요? 와우는 어떻습니까?
플레스트린
20/06/2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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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와우는 플레이어의 성장과 아이템 파밍, 레이드, 전투에서 재미를 얻죠. 그게 게임 메커니즘이고요. 스토리는 게이머가 호드나 얼라이언스에 충성하며 싸우게 하기 위한 윤활유이므로 존 카멕의 말과 틀릴 게 없지요. 둠에서 해병대가 악마와 싸운다는 설정이 있는 채 싸우는 것과 없는 채 싸우는 것이 몰입감에 차이를 주는 것과 같은 이치로 와우에서도 스토리는 중요합니다.

한편으로는 WOW는 JRPG나 인터랙티브 무비와 같은 방식으로 무비나 컷신 형상의 스토리를 전달할 때가 많다는 점에서 2번 유형의 게임들의 스토리 전달론을 따르기도 하죠. WOW에서도 게임이 아닌 부분은 당연히 섞여 있습니다. 제작자가 사전 제작한 스토리와 퀘스트 영상은 일방통행적이고 영상물로서의 재미는 있지만 게임은 아닌 측면이 강하죠. 그러나 그 컷신은 게임을 더 재밌게 만들어 주고요. 본문의 GTA 예시 같은 겁니다.
이부키
20/06/2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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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그정도면 실바나스에 사람들이 그렇게 분노하지도 않습니다. 포르노랑은 너무 거리가 멀어요.
음란파괴왕
20/06/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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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드와 얼라는 스토리가 아닌가요?? 와우의 핵심 서사중 하나입니다.
레게노
20/06/2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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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이 다르다는건 인정하겠지만 이소린 너무...애초에 뉴베가스는 폴아웃 3에 비하면 고정 레벨등의 요소로 어느정도 선형 진행을 의도한 게임입니다. 아예 강제하진 않았지만 일반적인 플레이로는 힘들게 해놨죠. 솔직히 옵시디언이 한건 폴아웃 3 탬플릿에 스토리 씌운거밖에 없는데...
플레스트린
20/06/2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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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폴아웃 3의 퀘스트 진행이나 메인 스토리에서 선형성이 강조되는 편이 큽니다. 뉴베가스의 스토리 전달은 비선형적입니다. 엘더스크롤로 치면 모로윈드와 스카이림의 차이 정도는 됩니다. 반면 게임 플레이에서는 오토레벨링 대신 지역별 몬스터 고정 레벨 제한으로 루트를 강제한 측면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레게노
20/06/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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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게임플레이면에서 말씀드린거고요. 무슨 뉴베가스가 기존의 게임의 스토리 접근성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게임도 아니고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은 게임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냥 뉴베가스는 스토리를 진행할수 있는 위치, 방법에서 몇가지 선택을 더 늘린거에 불과하고 그런 게임은 RPG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모든 퀘스트에서 그런것도 아니고요. 뉴베가스가 BG와 같은 서양식 RPG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소리는 그냥 틀린소립니다. 너무 궤변이에요.
플레스트린
20/06/2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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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뉴베가스는 무슨 기존에 없던 걸 만들어낸것도 아니고 웨이스트랜드나 울티마 식의 스토리 방법론을 계승한 게임입니다. 선택지가 100개건 400개이건 갯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유저가 전략적 판단으로 정보를 얻어서 선택을 하고 결과를 맞이하는게 핵심인 거고요. 유저가 선택하지 않은 결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스토리의 치밀함보다는 서사의 조합성 여부가 중시됩니다. 폴아웃 3와는 접근 방식이 많이 다르지요. 탐험이라거나 던전의 구성, 전투 같은 요소에서는 폴아웃 3에 뛰어난 점이 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폴아웃 3의 퀘스트 수행과 메인 스토리의 달성과정에서 선택의 의미는 많이 축소되고 유저의 개입여부가 있는 부분보다는 정해진 결과가 나올 때가 많죠.(물론 유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도 존재하구요)
레게노
20/06/2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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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 그래서 론섬로드 마지막에 결과적으로 어디에 핵 떨어트릴지 결정하는게 그 대단한 '전략적 판단'인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뉴베가스에서 그런 유동적인 결과를 얻을수 있는 지점은 정말 몇 되지 않습니다. 이건 진짜 황당한 소리네요. 심지어 그것도 할때마다 다른게 아니라 그냥 미리 셋팅해놓은 결과값중 하나일 뿐이고요. 뉴베가스가 텍스트에 아무 단어나 찍어서 넣어야 하던 시절의 텍스트 RPG와 궤를 같이한다고요? 전 정말 대단한 평론가들도 그런 소리를 하는건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 듣도보도 못한 소리에요. 폴아웃 3 얘기는 위에 말씀드렸듯이 레벨링에 한정해서 한 얘기고요.
플레스트린
20/06/2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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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레게노 님// 스카이림 같은 게임도 그렇지만 2 + 4 유형의 RPG 게임들은 게임인 부분도 있고 게임이 아닌 부분도 혼재되어 있죠. 론섬로드 같은 경우 폴아웃 3에서 메가톤을 폭파시킬지 살릴 지 결정하는 것처럼 페이트 식 선택지로 이야기 선택 같은 측면이 강하다고 봅니다. 컷신 고르기에 가까운 것이겠죠.

텍스트 RPG와 폴아웃 뉴베가스는 닮은 점이 꽤 있다고 보는데요. 텍스트 RPG나 울티마 유형의 게임에서 게임의 목적은 게임 내에서 주어지는 정보를 조합해서 클리어를 하는 것입니다. 유저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매뉴얼 등을 통해 이 게임에서는 B성을 클리어해서 C 마법사를 죽여야 한다는 목적에 합의하고 들어가요. 게임이 시작하면 유저는 세계에 떨궈집니다. 대화를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어디로 가야 필요한 수단이 있는지 판단을 하게 되죠. 그 과정에서 서사가 조합됩니다. 사람의 개성마다 플레이 양상이 많이 바뀌죠. 분명 제작자가 준비해놓은 수단에서 벗어날 수는 없죠. 준비해둔 수단들이 모두 효율적인 건 아닐 것이고 전략적 판단이라기보다는 취향에 가까운 선택도 있을 거고요. 그래도 그 선택들을 하고 안하고 선택하는 건 유저의 몫입니다. 바둑을 둘때 판을 벗어날 수는 없고 수의 자유도는 19X19를 벗어나지 못하겠지요. 그래도 그 안에서는 유저가 선택을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게임들에서는 유저가 빠른 추리를 해내면 스피드런마냥 바로 적 보스를 쓰러트려버릴 수도 있죠. 제작자가 준비한 서사는 오프닝 시점과 엔딩 말고는 강제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봐야 하는 이야기가 JRPG나 바이오웨어 게임에 비하면 많이 적은 편이죠.

뉴베가스는 그 과정을 3D로 옮긴 것에 가깝다고 봅니다. 플레이어는 오프닝에서 자기를 조진 악당에 대한 복수, 뉴베가스에서의 생존과 승리 같은 목표를 제시받습니다. 폴아웃 1, 2도 워터칩을 구하는게 승리라는 식으로 비슷한 느낌이고요. 그 과정에서 어떤 세력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떤 세력 루트를 선택하는지는 상술한 취향에 가까운 영역입니다. 어디로 가든 살아날 방법 있고 이길 수 있으니 전략적 선택은 아니죠. 그러니 이건 2번 부류의 게임을 소개했듯이 게임인 것과 게임이 아닌 컷신 대사가 결합된 것 같은 겁니다.

그런 선택지 선택과 컷신 감상은 게임이 아니라고 볼 때 게임적으로 중요한 것은 선택지를 수행하는 과정, 자기가 보고 싶은 엔딩으로 가는 과정에 게임 메커니즘이 어느정도 개입하느냐는 거죠. 페이트와 달리 뉴베가스에서 유저가 어떤 선택지를 골랐을 때, 그 선택지를 엔딩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게임적 노력과 실력이 요구됩니다. 스탯, 스킬 같은 룰 활용에 따라 성패가 달리죠. 퀘스트 수행 과정에서도 유저가 싸울지 잠입할지 대화할 지 룰적인 방법을 고를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있어요. 선택은 의미가 있고요. 교섭기능이 높아서 교섭 루트를 고르는 건 의미 있는 선택이죠. 워킹 데드 같은 경우 뭘 고르건 결과가 똑같고요. 폴아웃 3와 비교한 건 폴아웃 2나 뉴베가스가 상대적으로 이쪽의 자유도가 높다고 보기 때문이에요.(폴아웃 3 출시 당시 고전게임 갤러리에서 2 팬보이들이 불만을 늘어놓은 것도 전반적인 선형성 경향 때문이었죠. 2도 한계는 있었지만 그 한계 속에서의 비선형보다 퇴보해서요.) 주어진 조건 내에서 고르기일지언정 유저가 스스로의 의지로 세계에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꽤 많고요.(한계도 뚜렷합니다만) 강제되는 서사도 더 적은 편이죠.

기술적 한계는 있지만 JRPG와는 개발 방법론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서사를 보여주는게 목적이 아니잖아요. 유저가 뉴베가스에서 이기고 싶도록 이끄는게 목적이지. 뉴베가스에 동의하지 못하신다면 폴아웃 1이나 2는 확실히 서사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워터칩 획득이라는 목적을 추구하도록 스토리가 깔려져 있고요. 정해진 서사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유저의 선택을 어떻게든 이끌어 내려고 하거든요. 워킹 데드와도 많이 다르잖아요. 정해진 이야기는 있을 지언정 유저가 원하지 않으면 그걸 보여주지 않고 유저가 원하는 걸 보게 하니까요. 이게 꼭 퀄리티가 좋다는 건 아닙니다. 페르소나 시리즈가 더 재미있을 수 있죠. 그러나 다르게 만든다는 건 맞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레게노
20/06/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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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서야 19X19지만 뉴베가스에서는 많아봐야 네다섯개중에 하나에요. 대부분은 토드 하워드가 구라친거마냥 모자쓰고 엔딩보고 모자벗고 엔딩보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엔딩에서의 세력결과도 비슷하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망하거나, 흥하거나 둘중 하납니다. 위에서도 말했잖아요. 론섬로드 엔딩에서 핵 어디에 떨어트릴지 결정하는게 그 대단한 전략적 선택이냐고요. 애초에 뉴베가스는 폴아웃 3 템플릿 같은 게임이기 때문에 그런 로그라이크 같은 다양한 불확정성을 보여주는 게임이 아니에요. 단단히 착각하고 계신거에요. 님 말대로라면 젤다 야숨도 30분만에 개넌 잡을수 있고 다양한 루트를 보여주는데 그럼 젤다야숨도 탈 JRPG 한 게임이겠네요?
플레스트린
20/06/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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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게노 님// 야숨이 그런 게임이라면 JRPG의 선형성을 탈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선형성이 나쁜 거란게 아니고 WRPG와 JRPG의 차이를 만드는 지점이라는게 제 의견이고요.

폴아웃 3에서는 강제되는 전개가 많다고 했었고 뉴베가스는 상대적으로 아니라고 했었잖아요. 야숨과도 비슷한 거죠. 선택에 의해 세력이 망하거나 흥하거나 둘중 하나의 좁은 루트가 주어지는 것은 맞겠죠. 놀이 방법의 한계는 뚜렷할 수 있어요. 바둑판으로 치면 4X4도 안되겠죠. 그러나 그 안에서 유저가 자기 의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건 사실 아닌가요? 무엇을 해야 뉴베가스에서 최종 승리를 거둘 것인가라는 목적이 있고, 거기까지 도달하는 수단을 유저가 해킹이든 전투든 강제 없이 선택할 수 있잖아요. 세력의 선택도 승리를 위한 도구 중 하나고요. 엔딩이 5개 아닌 1개라 쳐도 그 엔딩까지 도달하는 방법에는 자유가 있습니다.

뉴베가스나 폴아웃 3나 비선형적 게임플레이와 탐험도 있을테고, 선형적 서사 컷신도 있겠죠. 하지만 그 게임들에서 굳이 일방향 동굴식 진행을 하지 않고 오픈월드를 만들고, 유저가 자유롭게 탐험하게 하고, 일부 퀘스트에서나마 다양한 해결책, 선택지에 의하지 않은 게임 룰이나 유저의 개입에 의한 문제 해결 같은 걸 넣으려고 시도하는건 개발 방법론의 차이에서 비롯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뉴베가스가 그리 대단한 불확정성을 보여주느냐 아니냐는 제 관심사는 아니고 적합하지 않은 예시라 보신다면 뉴베가스는 폴아웃3와 똑같음 판정 내리고 치워도 괜찮아요. 어차피 제가 저 예시를 든 건 WRPG에서 스토리 전달은 목적이 아니고 유저가 게임의 목적을 클리어하도록 이끌어주는게 목적이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니까요.

폴아웃 1, 2는 어떤가요. 그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정해진 스토리를 감상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집니까? 배경서사를 이해하고 워터칩을 얻는게 중요합니까.
레게노
20/06/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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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아주 극초기 RPG 얘기고 그건 그냥 스토리를 구성할 기술력이 안되서였어요. 이 부분을 JRPG라고 하시는건 좀 너무한데요..,BG가 JRPG였나요?
플레스트린
20/06/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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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파이널 판타지 이후 RPG에 소설같은 스토리를 넣는다는 개념 등장 이후 등장한 게임들도 있거든요. 스토리를 구성할 기술력이 되더라도 시스템 쇼크나 아케이넘처럼 스토리 전달을 존 카멕식 게임 방법론에 따라서 하는 게임들도 있습니다. 때문에 RPG는 무조건 JRPG식으로 소설 같은 스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게임마다 방법론이 다르다고 하는 것입니다. 시스템 쇼크 같은 게임들에서도 유저가 체험하는 스토리의 밀도는 높고 설정도 치밀합니다. 하지만 일방향적 전달이 아니라 유저의 선택에 따른 결과가 나오고 유저가 흩어진 서사를 조합하는 게임이죠. 선택지의 어쩔 수 없는 채용 같은 시대적 기술적 한계가 있더라도 최대한 저 목표가 가능하도록 게임을 설계하고요.

WRPG와 JRPG의 차이는 거기에서 나옵니다. 발더스 게이트는 서양에서 만들었지만 전투를 제외하면 JRPG의 스토리 전달론이 더 강조됩니다. 위에서 추가한 구절이 있는데 못보셨을 수 있으니 한번 더 복사할게요.

[발더스 게이트 2 같은 경우 챕터 1, 2, 3, 4 모두 모든 유저가 똑같이 정해진 스토리대로 진행하고 워킹 데드마냥 메인 서사에 영향을 안주는 미세한 선택지만 고를 수 있죠. 이레니쿠스에 고문당한 영웅의 동료 찾기, 신으로의 승천이라는 서사가 완전히 동일하게 펼쳐집니다. 동시기의 폴아웃 1는 안 끌리는 게임적 방법이나 퀘스트가 있으면 아예 때려치고 스피드런으로 보스만 때려잡을 수 있는 구조인데 발더스 게이트는 그 같은 스피드런은 안되거든요. 파이널 판타지 7처럼 작가가 보여주어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는 거죠.

선택지 중에는 전투 여부 선택이나 퀘스트 방향 선택 같은 게임적 요소가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재밌는 대사 보기나 보고 싶은 서사 선택 용도의 선택지도 많지요. 일반적인 WRPG에서 선택지가 지원된다면 교섭 선택지 : 교섭 스탯을 쓰게 된다, 잡입 선택지 : 스텔스 스탯을 쓰게 된다 같은 게임 메커니즘에 기반하는 식인데 발더스 게이트는 잡입 선택지를 누르면 그냥 잡입 장면이 펼쳐지는 식입니다. 선택지 중에는 게임적 용도가 있는 것도 있지만 룰에 따르지 않는 동료 캐릭터 호감도 올리고 내리기 같은 룰과 관계없는 것도 꽤 있어요. 선택지가 캐릭터의 호감을 사느냐 마느냐는 작가 마음이라 페이트와 똑같이 룰적 합리가 없죠.]


발더스 게이트에서 퀘스트 진행 시 해킹 스킬 같은 룰이나 게임적 방법으로 클리어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선택지에 의존하게 되죠. 선택지 선택과 결과의 도출은 룰에 의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페이트의 선택지와 닮아 있습니다. 선택지 해석, 선택, 결과 도출에 실력이 개입할 요소도 없죠. 드래곤 에이지나 매스 이펙트에서는 더 심화되고요. 퀘스트 진행, 해결과정의 일방향성이나 메인 스토리의 일방향성이 JRPG와 많은 부분 닮아 있습니다. 물론 이게 파판같은 꽉막힌 JRPG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 WRPG인만큼 중간중간 유저가 서브 퀘스트나 탐험을 할 수 있게 풀어주는 파트도 있습니다. 그러나 스펠홀드처럼 강제되는 서사, 유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반드시 거쳐가야만 하는 장면도 많죠. 이전까지의 WRPG는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거의 없는데 발더스 게이트부터 시작된 변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발더스 게이트에서는 스펠홀드에 가기 싫어도 무조건 가야 합니다. 스펠홀드에 가지 않고 게임을 클리어 할 방법이 없어요. 바이오웨어 게임들에서 선택은 다른 컷신이나 이후의 전개 선택, 대사를 보여주기 위한 용도이지 게임적으로 룰을 통한 전략적 선택을 해서 클리어를 달성한다는 접근과는 좀 떨어져 있지요.

국내잡지에서 발더스 게이트를 자유도가 뛰어나다거나 서양 RPG는 이렇게 자유롭고 다르다는 식의 평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게이머 스스로가 발더스 게이트에 대한 진지한 통찰이나 기존 WRPG의 구조적 차이에 대한 인식 없이, 세간의 평이 그러했으니 발더스 게이트는 JRPG적 요소가 있을 리 절대 없는 WRPG야라고 받아들이는 건... 비판적 사고가 없는 수동적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레게노
20/06/2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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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허..무슨말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너무 편협한 생각이라 할말을 잊었네요. 게이머 1000명에게 물어봐도 BG가 JRPG와 유사하다고 답하는 사람은 1~2명 될까 말까 할겁니다. 존 카맥의 발언에 대한 자의석 해석이 너무 심한거 아닌가요. 존 카맥한테 이 글 보여주면 도대체 뭔소리여??? 이럴듯.
카오루
20/06/2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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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정도 고전까지 갈만한 게임지식은 저한테 없지만 제가 대충 RPG라고 시작한게 어시스토니아전기 부터였는데, RPG라는 장르가 확실히 자리잡은 후로 인디게임 그외여러가지 변형들이 나오면서 스토리 비중이 아예없는 게임이 한 두개씩 나오지 않았던건 아닙니다.하지만 분기 전체가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은 RPG로 채워질정도로 스토리가 등한시 되는게 추세나, 트렌드 최소한 한때의 유행이었던 적도 없었던것 같네요.한.. 20년이내요. 그래서 분기라고 했던거고요.
하심군
20/06/2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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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것에 대해서 좀 풀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긴 했는데...댓글을 보다보니 걸리는 게 있더라고요. 결국 스토리가 쩔지 않으면 좋은 게임이 아니냐라는 반론 같은거요. 제가 해석하는 존 카멕의 화두는 스토리보다는 게임 플레이에 있다고 봅니다. 결국 플레이 자체가 창의적이고 [섹시]해야한다는 거죠. 아무리 게임 플레이가 좋아도 스토리가 나쁘면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여기서 요즘 자주 언급되는 라오어2같은 경우에는 스토리가 좋게말하면 반대중적이라는 거지 좋고 나쁨은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결국은 스토리를 까기위해서 존 카멕을 언급하는 건 의미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플레이가 얼마나 좋느냐를 따지는 것이 게임이라는 것이 존 카멕의 생각이라고 보거든요.
플레스트린
20/06/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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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동의합니다. 라오어나 메탈 기어 솔리드도 스토리를 떠나서 게임플레이의 완성도가 평균을 상회하기 때문에 저도 싫어는 할지언정 재밌는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한편 게임은 개떡같고 양산형인데 스토리는 좋다... 이런 경우는 게임으로서 좋다고 평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존 카멕의 견지는 2번 우주에서도 약간은 통한다는 의견이 위에서도 있었고요.

위에서 논란이 되는건 그걸 떠나서 게임적 메커니즘이 아예 재미를 따지고 안따지고 수준이 아닌, 개떡같은 게임 메커니즘도 탑재되어 있지 않은 게임에 대한 거죠. 게임이 최소화되어 있고 스토리가 메인인 게임에 대해서. 그게 게임인가 아닌가. 저는 미약한 게임 메커니즘이라도 탑재되면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잼 QTE나 리듬게임식 문제 돌파라도 있으면 게임은 게임이죠. 그러나 비주얼 노벨은 그 미약한 메커니즘도 탑재가 안되었다고 말했기에 폭격을 당하고 있는 것이고요.
하심군
20/06/2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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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대해선 약간의 논쟁거리가 있습니다. 일전에 다른 게시물에 달아뒀던 존 로메로의 예죠. 존 로메로의 경우에는 게임의 메카니즘은 스토리를 구현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예를 들자면 GTA의 경우에는 LA 자체를 구현하기 위해 온갖 기술을 쏟아부은 케이스고 따라서 이것이 게임 플레이 자체를 위한 창의적인 기술 사용인가에 대해서는 저는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오어나 메탈기어 솔리드의 경우에는 말할 필요도 없죠. 이전에도 비슷한 게임플레이는 많았으니까요. 그렇게 따지면 요즘 존 카멕의 화법을 쓰는 게임은 거의 없지 않겠나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오히려 이런 쪽은 인디게임 쪽에서 더 많이 구현되고 있다고 봅니다. 스토리를 쌓을 자본이 없다보니 오히려 게임플레이에 집중하는 케이스죠. 결국 존 카멕의 말이 진리일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그것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게임개발자들이 좋은 게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어떤건지 떠들어보는 것 뿐이죠.
까리워냐
20/06/2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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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의 예송논쟁
스덕선생
20/06/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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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분들이 페이트에 선택지가 있다고 하시는데, 여기에 대해서 전 회의적입니다.
해본 분들은 이미 잘 아시겠지만 선택지를 주는 척 하는거지, 정해진 답 이외에 선택지를 고르는 순간 게임오버에요.

선택지가 없는거와 완전히 똑같습니다. 진행을 위해선 1번을 골라야 하고 2,3번을 골라선 진행이 안됩니다. 도로 선택지로 보내죠.
전작 월희에서도 1,2,3 주고 1,1,1 순으로 선택안하면 무조건 게임오버되게 만들었다가 욕 먹고 그런짓은 안하긴 했지만 마찬가지죠.
本田 仁美
20/06/2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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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선택지가 없는것과는 다르죠. 플레이어가 선택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아주 기본적인 게임의 규칙이 되는거죠.
플레스트린
20/06/2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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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선택을 하는 행위 자체가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너 녹차 먹을래? 커피 먹을래가 게임이 아닌 것처럼요. 의미 있는 선택이어야 합니다. 유저가 잘해야 성공하고 못해야 실패하는 것, 못하고 잘하고를 결정하는 규칙이 있어야 게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었죠. 페이트에서 게임 오버는 기준이 없습니다. 유저가 딱히 잘못한게 없어도 비슷한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면 게임오버가 됩니다. 그건 결과가 정해진 거죠.

결과가 정해진, 선택이 의미없고 뭘 고르나 정해진 결과가 나오는 바둑이나 포커를 상상할 수 있으신가요?
本田 仁美
20/06/2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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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가 게임 오버가 되는 선택지가 있고 진행이 가능한 선택지가 있는데 유저가 딱히 잘못된 선택지가 없다고 할 수 없죠.
변수가 제한되어 있는 모든 선택은 정해진 결과가 나옵니다. 다만 그 선택지의 양이 얼마나 많냐의 차이죠.
이부키
20/06/2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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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의 모든 선택지에 게임오버가 들어가 있는건 아니잖아요. 루트선택은 의미가 있습니다. 비주얼 노벨이라고 해서 루트 선택지가 무슨 드라마 dvd처럼 딱딱 나뉘어 있지 않죠. 아마 페이트도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소소한 선택지들이 모여서 루트 선택이 될 때도 있고, 앞의 모든 선택지를 다 무시하고 중요한 선택지에서의 결과만 가지고 루트 돌입이 되는 경우도 있죠. 혹은 보여지는 것과 반대로 작용하는 선택지도 있구요. 이런 선택지는 가끔씩 나와서 유저에게 반전의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구요.
20/06/2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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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점프하면 낙사할거라고 낙사라는 선택자체를 못하게 투명벽을 만드는거랑 똑같다고 할순없죠.
게임오버가 되든 말든 선택자체가 게임적인 요소인거죠.
플레스트린
20/06/2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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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자체가 게임적인 요소인거면 DVD 메뉴 선택이나 TV 화면 설정도 게임이 되어버리죠. 노래방 번호입력도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도 결과는 있으니까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유저의 개입에 의해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페이트는 제작자가 정해놓은 결말만 나오거든요.
이부키
20/06/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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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나 심즈나 제작자가 정해놓은 결말만 나오는건 같지 않나요?
플레스트린
20/06/2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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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즈에 결말은 없고 제작자가 플레이 방법을 규정할 수는 있습니다만 결과까지 정해주지는 못합니다. 제작자가 유저한테 놀이도구는 던질 수 있겠고 시작 전에 놀이방법이 정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놀이 시작 이후에는 강제를 못해요. 유저의 선택, 놀이의 결과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죠. 도구가 주어졌으면 가지고 노는 건 유저 맘이니까요. 문명에서 갑자기 강제진행이 나와서 유저의 세력이 개척을 못하고 전쟁을 하게 만들지는 않거든요? 바둑으로 치면 유저가 19X19의 칸 안에 어디를 두든지 유저의 맘이고 제작자가 뭘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이부키
20/06/2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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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에는 6개의 엔딩밖에 없죠. 그 외의 방법으로는 진행이 안되죠.

페이트도 대충 6개쯤 엔딩이 있는 걸로 기억하고 그 외의 방법으로는 진행이 안됩니다. 그리고 6개의 엔딩으로 향하는 길도 각각 유일한 길만 있는 것도 아니구요.

둘다 하나의 엔딩에 도달하는 과정은 하나가 아닙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3:00
수정 아이콘
엔딩이 여러가지냐 아니냐는 게임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요소가 아닌 것 같은데요. 페이트는 엔딩에 도달하는 과정에, 1. 룰을 통한 경쟁이 없음. 2. 유저가 전략적 사고를 할 여지가 없음. 3. 선택 시점 이전에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음. 같은 이유로 게임이 아니라고 했었죠.

반면 문명은 엔딩이 6개건 1개건 간에, 1. 엔딩에 도달하기까지 유저가 엔딩 도달 수단을 선택해야함. 2. 선택은 강제되지 않고 유저가 개입할 여지가 있음 3. 유저 선택 시점 이전에 선택의 결과가 결정되지 않음. 4. 유저 선택의 효율성은 룰에 따라 결정됨. 같은 차이가 있네요.
이부키
20/06/2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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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도 엔딩에 도달하기까지 유저가 엔딩 도달 수단을 선택하죠. 선택은 강제되지 않고 유저가 개입할 여지가 있구요.

문명이 유저 선택 시점 이전에 선택의 결과가 결정되지 않나요? 어떤 의미로 쓰시는건지 모르겠네요.
플레스트린
20/06/20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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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에 선택은 있지만 의미없는 선택이고 제작자가 정해놓은 결과를 바꿀 방법이 없으며 책 표지 보고 책을 읽는 것과 유사한 행위라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책 내용을 보지 않고 표지만 보고 읽는 것도 유저가 선택한 예측불가능한 행위인 건 같죠.

문명에서는 당연히 결과가 미리 결정되지 않죠. 유저가 턴 종료 버튼을 안 눌렀는데 연산이 일어날 리 없잖아요. 유저가 탱크를 뽑을 지 비행기를 뽑을 지 결정을 안한 상태인데 무슨 결과가 나오나요. 탱크를 뽑으면 탱크를 뽑은 미확인의 결과가 펼쳐지고 비행기는 또 다른 전개가 나오겠죠. 랜덤 변수도 있을 테고요. 탱크를 뽑았다고 무조건 지는 것도 이기는 것도 아니잖아요. 뽑을 때마다 다르죠.
이부키
20/06/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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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스트린 님// 유저가 고민하는게 의미가 있습니다. 여러번 설명을 드렸습니다. 주인공이 죽는 결말도 의미가 있어요. 그게 비쥬얼 노벨입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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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키 님// 저도 서점가면 무슨 책 고를지, 골랐다가 망하진 않을지 제목보고 고민하는데 그건 게임이 아니라고 여러번 말씀을 드리게 되네요.
20/06/20 23: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플레스트린 님// fps는 게임이지만 현실에서 총쏘는 건 게임이 아니죠. 아예 다른 얘기를 하고 계십니다.
플레스트린
20/06/20 23:51
수정 아이콘
ESPN 님// 제가 오히려 갑자기 왜 FPS 현실 총 얘기를 하시는지 의아한데요. 최대한 맞춰서 답변하자면,

1. FPS는 게임 맞음
2. 그냥 총쏘는 건 총쏘기지 게임 아님
3. 과녁에 점수를 매기고 결과를 측정하는 건 게임적 요소가 있음.
20/06/21 00:15
수정 아이콘
플레스트린 님// 현실에서 책고르는 얘기를 하셨으니 현실에서 총쏘는 얘기도 하는 거죠. '그냥 총쏘기' 게임이 있다면 제작자가 미리 정해놓은 결과도 없고 플레이어가 어디에 총알을 몇발이나 쏠지 알 수 없으니 훌륭한 게임이 아닌가요?
플레스트린
20/06/21 00:19
수정 아이콘
ESPN 님// 개인에게 의미있는 행위일 수는 있겠지만 룰이 없으니 게임이 되긴 어려울 텐데요. 모든 선택이 게임이 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결과가 게임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무작위성이 있다고 해서 게임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저에 대한 안티테제를 말씀하시는 것보다는 본인이 생각하시는 게임이란 무엇인가를 분명히 하시고 게임에 대해서 말씀하셔야죠
20/06/2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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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스트린 님// 예전 RTS 게임의 데모버전을 생각해보죠. 플레이할 수 있는 하나의 미션에서 플레이어는 하나의 유닛만 생산 가능합니다. 목표는 적 기지의 파괴인데 보잘것 없는 적은 시작 시 주어진 아군 유닛만으로도 섬멸이 가능합니다. 페이트와는 달리 이 게임은 누가 잡느냐에 따라 생산한 유닛의 숫자가 다르고 유닛의 동선이 다르고 파괴된 유닛의 숫자가 다르겠죠. 이 데모버전은 게임일까요? 공정한 룰은 있지만 성공만 존재하고 게이머 스스로가 진행시킬 수 있지만 결과와는 별로 관계가 없고 서사라고 부를만한 요소도 없어요. 게임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그냥 총쏘기하고 다른건 미션 성공 메시지가 뜨냐 아니냐 뿐이죠.
플레스트린
20/06/2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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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ESPN 님// 재미있는 비유네요. 애초에 저도 게임이 뭐라고 한정을 지을 수 없다는 건 분명히 했었거든요. 뭐가 해당이 안되서 게임이 아니라거나 전부다 충족을 해야 게임이라 한 게 아니니까요. 여러가지 요인중에 일치하는 게 없으니 게임이 아니라고 한 것이죠. 그러니 이 문제는 저에게도 어렵습니다.

룰은 있는데 성공과 실패가 없네요. 다만 유저가 적을 공격하지 않고 무빙만 친다면 패배할 수밖에 없겠죠? 그럼 실력이 개입하게 되는 거고요. 이 경우는 제외하고 아예 아군이 무적키를 쳐서 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볼게요.

그러면 마치 동물의 숲 같은 예외 게임이 되는 거죠. 경쟁이 없고 룰만 있으니 평가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그럼에도 제가 평가하기엔 동숲이 경쟁은 없지만 다른 열거한 요인들을 다수 충족하기에 가족유사성적으로 게임이라고 보는 것과 비슷한 예시네요.

예시는 JRPG에서의 강제진행 패배 전투 같습니다. 저는 강제진행 전투도 게임이긴 한데 서사를 전달하기 위한 나쁜 게임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이 경우도 유사하네요.

저는 예시는 워킹데드처럼 본질적 재미요인으로는 게임이라고 칭하기 어렵지만 형태를 따지면 게임이 맞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워킹데드도 게임은 게임이라고 했었잖아요. 게임의 의미보다는 영상물적 의미가 강하다고 했었고요. 예시의 경우도 유저가 유닛을 조작할 수 있고 컨트롤에 따라 승리의 정도, 클리어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펀치게임도 실패는 없지만 게임의 요소가 있듯이요. 저는 제시해주신 예시를 게임으로 볼게요.
20/06/2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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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아까부터 그쪽으로 계속 밀고 나가시는데 우린 게임이라고 일반적으로 명명된 컨텐츠를 게임이 아니라고 말하는것에 대해 반박하고 있지, 게임이라고는 생각도 안하는 행동에 대해서 게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 않은데요.

스토리와 그래픽은 게임의 중요한 요소지만 당연히 활자만 있는 소설은 게임이 아니고, CG역시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에서 나오는 선택역시 게임이라는 틀안에서 게임적인 요소라고 하는건데 게임이 아닌 일상행동에서의 선택을 가져와서 이거 게임아닌데? 하면 어쩌라는건가요? 님이 좋아하는 게임적인 요소들도 게임이라는 틀안에 있어야만 게임이지 비슷한 현실의 행동으로 가져가면 게임아닌것들 많습니다.

하도 게임게임 거리니까 게슈탈트붕괴 비스무리한게 와서 -_- 리플 수정좀 했습니다. 글이 엉망이었네요.
플레스트린
20/06/21 09:45
수정 아이콘
논의가 이렇게 흘러갔죠. 페이트는 게임이 아니다 -> 페이트에 선택지가 있는데 왜 게임이 아니란 거냐 -> 선택지로 따지면 DVD도 메뉴 선택이 있는데 그것도 게임이냐. 그게 게임이 아니듯 페이트도 게임이 아니다.

다시 반복해서 말하자면 페이트에 선택이 있을지언정 룰에 의해 실패와 성공이 규정되지 않고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페이트는 답이 정해진 시험지를 지식 없이 헤딩하며 푸는 것과 비슷한 행위지 게임이 아니란 거죠.
20/06/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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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갑자기 DVD 메뉴선택으로 가는 구조자체가 아주 자의적이라는거죠.

총쏘기도, 블럭쌓기도 게임이라는 틀안에 있을때는 전형적인 게임적요소입니다.
현실에서 총쏘기, 블럭쌓기 그 자체를 게임이라고 하나요? 남과 경쟁을 하든 추가적인 요소가 있을때 게임이라고 하죠.

비주얼노벨에서의 선택지를 DVD선택지가 게임이 아니니 게임적 요소가 아니다라고 하는건
총쏘기, 블럭쌓기가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FPS, 테트리스에서 총쏘고 블럭쌓는건 게임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하는것과 다를바가 없죠.

어려운 얘기는 아닌데 왜 그건 쏙 빼고 본문과 리플타래에서 지겹도록 얘기한 똑같은 얘기를 동어반복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쭉 추가된부분을 읽어보니 이 리플만이 아니라 다른분들 리플에서 하는 얘기도 전날의 얘기에서 추가로 알만한 내용은 없는걸로 보여서 이 이상 답글은 힘들거 같습니다. 부디 다음글에서는 개인적인 기준은 매번 개인적인 기준일뿐이라는 부연설명을 붙이고 이야기하셨으면 하네요
음란파괴왕
20/06/2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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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죽는 것도 그냥 죽는게 아니라서 선택의 의미가 있어요. 액션게임에서 총맞고 죽는 것과 페이트에서 잘못된 선택의 죽음은 오히려 후자가 좀 더 풍부한 체험을 하게 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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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 의미란게 서사적 의미지 게임으로서 재미있다는 소리가 될 순 없죠. 사망엔딩보면 짜릿한 재미는 생기겠지만 룰과 게임 메커니즘에 따라 나온 결과가 아니잖아요. 물론 액션게임에서 총쏘다 죽는 것보다 서사적으로 풍부할 수 있겠죠. 하지만 액션게임의 사망은 게임 속 물리법칙 아래서 크로스헤어 조준과 발사를 통해 적을 죽인다는 규칙 아래서 싸우다가 실력이 부족해서 나타난 결과잖아요. 페이트는 해당이 안 되죠. 작가가 정해놓은 답을 고르지 않으면 사망인 거니까요. 차라리 퀴즈쇼의 경우 합리적인 규칙 아래서 문제를 풀고 점수를 얻습니다. 미국의 수도가 어디인가라는 문제를 풀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는 건 명확하고 공정한 규칙이 있는 메커니즘이죠. 반면 페이트의 복불복 게임은 일괄적인 기준이 없고 규칙에 따른 정답과 오답이 아닙니다. 어떤때는 죽었다가 어떤때는 살았다가죠. 작가의 주관에 따라 게임오버가 결정됩니다. 게임오버에 룰이 관여되지 않습니다. 이건 작가의 비밀 일기 속 정보를 묻는 시험문제에서 오답을 낸 것과 비슷한 행위죠.
고라파덕
20/06/20 22:34
수정 아이콘
(수정됨) .
플레스트린
20/06/20 22:39
수정 아이콘
페이트는 양산형 중국산 모바일 게임보다 재미있는 매체란 말이죠. 전술했듯 게임으로서 재미있었냐 서사가 재미있었냐는 구분해야 합니다. 그렇게 치면 다크나이트를 비주얼 노벨로 만들었다고 쳐요. 캐릭터 사진과 함께 대사창 띄우는 겁니다. 그렇게 다크나이트의 스토리를 대사창으로 전부다 전달해도 중국산 모바일 게임보다 재미있을 거에요. 하지만 게임은 아니죠.
고라파덕
20/06/20 22: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댓글 많은데 굳이 또 다는게 기분 안좋을거 같아서 삭제할께요 죄송요
플레스트린
20/06/20 22:56
수정 아이콘
선택지도 하나 없는 일방통행 감상인데 게임이라고 하시는 거에요?
20/06/20 22:4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게임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는 표현을 주의해주세요
플레스트린
20/06/20 23:15
수정 아이콘
페이트의 선택지 선택을 게임으로 생각하실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예시로 든 다크나이트 비주얼 노벨은 게임이 아닌게 확실하죠. 왜 개인적이다, 생각한다라는 말을 붙여야 할까요.
프라이드랜드21
20/06/2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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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유가 통하기 위해서는 본문에 소개된 1번타입 게임이 디트로이트같은 인터액티브가 아니라 진짜로 아예 선택지가 배제된 물건이었어야 합니다. 인터액티브가 게임이 아닌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인터액티브조차 아닌것을 예시로 드는 것은 곤란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0: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 다크나이트 비유마저 게임이라는 분이 계셔서 하는 얘기지요. 쓰르라미 울적에 같은 선택지조차 없는 일방향 감상 비주얼 노벨도 게임이 맞냐 아니냐 물어보는 판국인데요. 저는 선택지가 있건 없건 비주얼 노벨과 인터랙티브 무비는 게임이 아니라고 칩니다. 그 이유는 덧글에서 많이 설명했고요. 물론 개인적 기준이니 동의 안하셔도 되어요.
프라이드랜드21
20/06/21 01:01
수정 아이콘
다크나이트가 게임이 아닌것을 증명하는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모든" 인터랙티브가 게임이 아니라는 공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래에 제가 적은바와 같이 무한회차의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님이 설명하신 게임이 아닌 이유들이 들어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한회차로 가치를 유지하는 게임은 많을지는 몰라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20/06/20 22:38
수정 아이콘
저는 스토리 좋은 게임이 좋더군요
근데 이건 게임, 이건 게임 아님과 같은 식으로 나누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서로의 영역에 간섭하지말자? 저는 그냥 어떤 게임이든지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으면 좋던데 왜 간섭하지 말아야하는지..
코드읽는아조씨
20/06/2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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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쥬얼 노벨? 내지는 야겜을 게임에 포함시키지 않는건 이스포츠를 스포츠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시각인 것 같아요.
플레스트린
20/06/2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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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이라고 포함시키지 않는 게 아니죠. 둥지짓는 드래곤이나 전국란스 같은 건 훌륭한 게임이니까요. 게임으로서의 요소가 없어서 없다고 한 것 뿐입니다.
코드읽는아조씨
20/06/2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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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야기하는 야겜은 선택지만 있는 페이트 같은 게임을 이야기하는 거였습니다. 언급하신 다른 게임들은 들어는 봤는데 안해봐서 잘 모르겠네요.

제가 볼 때 이 많은 논의 내지는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언급하신 "게임으로서의 요소"가 자의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요소들: (1) 공정한 룰, (2) 룰에 따른 경쟁과 성공, 실패 유무, (3) 선택에 따른 결과, (4) 스스로 서사를 써내려간다가 본문에서 선언되었을 뿐 만인이 공감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거죠. 이에 대한 설득을 추가하지 않으면 이 글은 개인의 생각의 선언일 뿐 타인을 설득하는 글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스포츠의 필수적인 요소는 몸을 실제로 과격하게 움직여서 경쟁하는 거라는 기준을 전제로 깔고 이스포츠는 절대 스포츠가 될 수 없다고 하는거랑 비슷해보입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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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있는 전제들 중에 제가 스스로 생각한 건 없구요. 샌드박스주의자들이 주장하는 4번 빼고는 비트겐슈타인이나 시드 마이어의 정의를 옮긴 거거든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여러분들의 정의를 제시해야지 제가 그걸 보고 아 이래서 페이트가 게임이 되네? 라는 이유를 알 수 있겠죠.
코드읽는아조씨
20/06/2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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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자의 의견을 가져왔다고 글을 읽는 사람들이 그 의견에 동의할 이유는 없죠. 그리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페이트가 게임이 안된다는 것에 이 글쓰기가 설득을 실패한 것이죠.

페이트가 게임이 되는걸 다시 글쓴분께 설득하는건 완전히 새로운 건입니다. 굳이 제 의견을 쓴다면 모든 게임이 만족하는 최소조건은 플레이어의 입력과 그에 따른 반응으로 플레이어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따라서 최소조건의 만족 여부로 게임이 되는지를 판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다른 접근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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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비트겐슈타인이나 시드 마이어 같은 제 3자의 의견을 가져온 것은 제 자의적 정의가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멋대로의 정의를 주장하면 그게 더 받아들이기 싫을 것 아니에요. 위키백과 같은 사전에 실릴 정도면 꽤 공인된 의견인 것도 증명이 되죠. 사전 편찬자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저런 정의 하에서 A는 게임이고 B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건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입니다. 비트겐슈타인도 똑같은 일을 했고 저와 비슷한 결론을 냈고요. 뭔가 고정된 정의가 있어야 논리 전개가 되는 거지 백지에서 논리를 전개할 수는 없습니다. 정의를 가져오는 건 필요한 일이에요. 저 정의에 동의하지 않고 페이트가 게임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주장과 함께 근거를 들어야겠죠.

플레이어의 입력과 반응으로 즐거움을 느낀다고 하면 DVD 메뉴 선택도 완전 똑같은 메커니즘입니다. 자판기 버튼 클릭도 즐거운 보상이 주어진다는 점에서는 동일해요. TV 리모콘도 라디오 채널 선택도 같은 행위입니다. 입력의 대상을 PC라거나 콘솔 게임기로 국한시켜도 딱히 좋은 정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코드읽는아조씨
20/06/21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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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한 것입니다. 게임들의 공통 분모를 따졌을 때 도출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은 제가 언급한 그 정도이고, 그 조건은 게임의 여집합의 일부에도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그 접근법으로는 판별이 힘들다는 것이죠.

말씀하신 내용 읽어보니 (1)-(4) 기준에 대해 논의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코드읽는아조씨
20/06/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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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4)는 제 생각에 게임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기준으로는 부적합한 것 같습니다. 서사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게임들이 많으니까요. 지뢰찾기나 하트 같은 게임에 서사가 있다고 주장을 아예 못할건 없지만, 실질적으로 서사가 없다고 보야겠죠. 서사는 게임의 요소이긴 하지만, 필수요소는 아닌 듯 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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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때문에 저도 4는 일부 게임에만 적용되는 공통점이라고 봅니다. 동물의 숲이나 심즈 같은 게임을 설명하기에 좋지만 마리오에는 적용이 안되는 거죠. 그러나 저 4번을 넣은 건 심즈 같은 예외, 샌드박스 게임들의 공통점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코드읽는아조씨
20/06/21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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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 부분에 대해서 저도 동의합니다.
코드읽는아조씨
20/06/2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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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를 위해 조금 더 생각해보니 제 생각에 (1)-(3)의 기준이 좀 모호한 것 같습니다. (1)에서 "공정한 룰"이라고 하였는데 이 때 공정한 룰은 어떤 룰을 이야기하는가? 게임에서 난이도를 최상으로 올려 적 체력이 400%로 버프가 되면 나와 컴퓨터 사이의 공정성이 깨지는데 이러면 게임이 아닌 것인가? 바둑에서 접바둑을 두면 공정성이 깨지니 게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만약 아니라면 공정성을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는가? 이런 의문이 드네요.
코드읽는아조씨
20/06/21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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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룰에 따른 경쟁과 성공, 실패의 측면에서는 페이트 같은 게임도 선택지에 따라 다른 텍스트와 화면이 제공된다는 룰 하에 게임 오버(내지는 배드 엔딩)과 정식 엔딩이 존재하니 성공가 실패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이 듭니다. 만약 맞다면 페이트 같은 게임들도 (2)를 만족하는거겠죠.
코드읽는아조씨
20/06/21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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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게이머가 스스로 진행시켜야 한다, 게이머가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맛봐야 한다 (하나로 묶겠습니다)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제 생각에는 선택지를 골라서 다른 스토리를 제공받는 메커니즘은 이 조건을 완벽하게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자유도의 측면에서는 현격하게 낮다고 볼 수 있겠지만 자유도가 낮다고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는다고 한다면 초급 지뢰찾기나 틱택토도 이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걸 만족하지 않는다고 봐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많은 댓글들이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
코드읽는아조씨
20/06/2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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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하면, 본문에서 정해진 서사 읽기일 뿐 독자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A, B 선택지 중 A를 선택하면 게임이 이어지고 B를 선택하면 게임 오버(주인공이 죽거나 등등...)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읽어온 이야기를 근거로 A를 선택해야하는 것을 독자가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게 독자가 개입하지 않고 정해진 서사 읽기만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플레스트린
20/06/2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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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개입으로 친다면 DVD 메뉴 선택 버튼도 개입이고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것도 개입이죠. 저는 페이트가 이와 같이 페이지를 넘기는 수준의 개입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그것보다 게임과 더 비슷한 행위는 이야기 놀이입니다. 호랑이가 주인공을 깨물어 먹으려고 했어. 여기서 주인공은 어떻게 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진 뒤, 대답에 따라 미리 준비해뒀던 이야기를 전개하는 거죠. 그런데 이런 소꿉장난식 이야기 꾸미기 놀이가 재미있는 행위인 것은 맞지만 규칙이 없지요.

이 행위를 게임으로 만든다면 TRPG가 되는데요. 주인공이 어떻게 할지 정하는 부분은 룰이 관여하지 않는 서사고 플레이어들간의 대화를 통한 합의로 이뤄집니다. 그러나 주인공이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를 판정하는데는 치밀한 룰이 개입됩니다. 룰 없으면 게임이 못되는 것이죠. 제시하신 예시의 경우 B의 게임오버가 룰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게 제 주장입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게임이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공통점을 찾는게 힘든 일이었고 연구 끝에 한가지는 빼놓을 수 없다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하네요. 게임은 룰이 있어야 한다는 것. 게임이 경쟁도 없고 심즈식 소꿉장난일 수도 있는데 룰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는 것이요.
20/06/2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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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의 선택지 고르는 것이나 내 캐릭터를 앞으로 움직일지 뒤로 움직일지 선택하는 것이나 결국엔 똑같은 것 아닌가요?;;; 페이트가 게임이 아니라는 대목에서부터 본문 글에 대한 공감이 별로 안되네요. 글쓰신 분의 주장대로라면 결론적으로 유저가 짜여진 스크립트가 아니라 스토리를 직접으로 만들어내는 작품이야말로 "게임"에 부합하는 유일무이한 작품이네요. 그것도 아니면 스토리가 없이 PVP로만 주리줄창 맞붙는 롤이나 피파같은 게임요. 시각이 너무 좁으신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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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가 기본으로 전개하는 정의는 비트겐슈타인의 '게임은 룰 아래서의 경쟁'이고요. 때문에 2번 유형으로 분류한 언차티드나 툼 레이더도 중간중간의 컷신은 게임은 아닌 것 같으나 그 외의 대부분의 구조는 충분히 게임이 맞다고 언급한 것입니다.

페이트의 선택지 고르는 것은 룰에 의한 성공과 실패가 판정되지 않고요. 선택에 따른 아웃풋이 나오기는 하는데 게임적 룰에 따른 결과 도출이나 판정이 없으므로 자판기나 DVD 버튼 입력으로 영상 틀기와 같은 행위라고 말해왔거든요.

다른 게임에서 캐릭터를 앞으로 움직이거나 옆으로 움직이거나 하는건 적절한 게임의 예시가 아닌거 같네요. 그것만 존재하는 게임은 저니 같은 감상형 걷기 작품 말고는 없으니까요. 일반적인 예시를 들어서 슈퍼마리오라 치면 마리오는 이동하며 점프해서 적을 밟는다는 룰 아래서의 싸움을 하죠. 스테이지 끝까지 가면 클리어라는 규칙도 있고요. 콜 오브 듀티도 적의 총에 맞지 않고 적들을 쏴죽이며 목적지까지 가면 승리라는 규칙이 있죠. 룰에 따른 경쟁 이후 서사가 진행되고요. 페이트는 그게 없다고 댓글을 한 50개 달게 되는군요.

페이트 선택지의 예시를 보여드릴게요. 페이트의 선택지는 이렇습니다.

1. 싸우는 이유. 성배를 구하는 이유가 알고 싶다}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잔에 붓는 것」 (호감도 +1)
2. 서번트가 되기 전의 세이버를 알고 싶어}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영웅묵시록」
3. 비장의 카드를 원해. 필살검이라던가, 그런게 좋겠는데}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세이버 씨 화나시다」

3번을 고르면 상대가 진지한 사람이니 화를 낼 수 있다는 건 이해는 되요. 명확한 규칙에 따른 건 아니지만 대충 서사적 합리는 있죠. 그러나 2번이 1번보다 떨어지는 이유는 논리적 룰으로 전혀 설명이 안되지 않습니까.
Lord Be Goja
20/06/2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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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존카멕 발언에서 3D기술이나 그래픽을 부차적인걸로 쳐도 수없이 성립할거같은데..
존카멕본인은 그런소리 들으면 흥분했을듯.
게임은 구성요소가 너무 다양해서 그중에 하나둘 부실하거나 없어도 재미있는 게임나오죠.
사운드없는 게임,그래픽요소가 전무한게임,경쟁요소가 전무한 게임,스토리가 전혀없는게임,2차원게임 전부 좋은겜없는것도 아니고.

그래픽은 거들뿐, 스토리는 거들뿐이런건
고기는 요리에서 뽀르노의 스토리같은것이라고 하는것과 별반 다를게없어요.
없어도 성립하는게임이 많지만,그게 메인인데 훌륭한 게임도 많은거죠.

업계의 권위자가 20년도전의 과거에 이야기했다고 해서 그게 영원히 자동적으로 권위를 얻을수 있는게 아닙니다.
Dena harten
20/06/2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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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페이트는 게임이 아니라 문학이었군요 크크크크
본인도 조금 수정한 말인데 이제와서야 뭐
이선화
20/06/2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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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가스]도 결국 여러 개의 선택지 중 하나의 [엔딩을 선택]하는 작품이고, 그 선택의 방식이 대화문 찍는 점에서는 같은데 어떤 면에서 페이트와 차별화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짜여져 있기에 의미 없는 선택이다]라고 말씀하시면 애초에 [제작사가 짜놓은 레일]에서 한치도 벗어날 수 없는 게임들의 선택은 의미 없는 겁니다. [스탠리 패러블]도 결국 [메타게임]적인 시늉만 낼 뿐이지 제작사가 정해놓은 엔딩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가 없잖습니까. 게임의 선택 그 자체를 게임으로 다룬 스탠리 패러블도 그런 근본적인 문제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데, 다른 게임들의 선택이 근본적으로 [의미가 있는] 선택이 될 수가 있을까요?

예로 들어주신 뉴 베가스도 선택의 가짓수가 여러가지일 뿐이지 정말 원하는대로 스토리를 이끌어나갈 수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아무리 용을 써도 NCR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건 불가능하고, 아무리 용을 써도 라니우스를 효수하고 시저의 군단을 이끌 수도 없죠. 심지어 캐릭터 메이킹 선택도 의미가 없습니다. 배달부라는 캐릭터는 이미 과거의 행적이 확실히 정해져 있으니까요. 아무리 플레이어가 선택해도 ED-E를 디바이드에 보낸 건 바꿀 수가 없고... 머리에 총을 맞고 묻히는 것도 바꿀 수가 없지요..
이선화
20/06/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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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실 좋게 보셨다고 서술하신 페르소나와 드래곤 퀘스트의 차이점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경험으로는 [페르소나]도 전형적인 JRPG 문법에 멀티엔딩 몇 가지를 준비해둔 게임으로 보이거든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에 던전 탐색과 전투를 추가하면 페르소나 느낌이 될 것 같은데... 실제로 시간대를 선택해서 특정 인물들과 대화를 통해 커뮤니티를 개방하고 그걸 통해서 진행하는~ 형식은 페이트에서 [할로우 아타락시아]로 이미 시도해봤습니다. 그러면 [페이트 할로우 아타락시아]는 게임이고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는 게임이 아닌 건지.. 솔직히 글쓴님의 분류는 받아들이기 좀 많이 어렵네요.
플레스트린
20/06/2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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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설명하자면 페르소나나 드래곤 퀘스트도 제가 분류한 2번 유형입니다. 게임이 아닌것과 게임이 혼재된 게임이요. 페르소나와 드퀘는 게임인 부분이 재미있기 때문에 게임이 아닌 부분이 저를 약간 억압하더라도 참을만 합니다. 게임이 아닌 부분이 게임 할 맛만 돋궈주고 센스있게 잘 빠져주기도 하고요. 라스트 오브 어스처럼 잘 만든 2번인 것이죠. 반면 파이널 판타지 10은 게임이 아닌 것이 너무 떡칠이 되어 있고 그걸로 재미를 주려 하니까 저 같은 취향은 거부감을 가지게 되죠.

페이트 할로우 아타락시아의 경우 도시를 돌아다니며 커뮤니티를 개방하는 것은 그냥 자판기 버튼 누르기식 선택입니다. 룰이 없고 게임의 클리어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해요. 그냥 보고 싶은 영상 먼저 보기식 DVD 메뉴 선택입니다. 반면 페르소나의 커뮤니티 개방은 전략적 선택입니다. 어떤 커뮤니티를 먼저 개방하느냐에 따라 얻는 이득, 페르소나의 강함이 달라집니다. 게임적 요소가 약하고 스토리 보기 용도가 더 강하기는 하지만 게임적 요소가 분명 포함되어 있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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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가스에 대한 부분은 위에 레게노님에게 적은 댓글로 봐주세요. 컨트롤 f 하시고 19X19를 검색하시면 글이 나올 겁니다
이선화
20/06/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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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지 않습니다. 뉴베가스도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뉴 베가스 스트립]에 진입해서 [NCR] [시저의 군단] 한 쪽을 선택한 뒤에 다시 반대편 진형으로 갈 수 있나요? -> 게임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뉴 베가스 스트립에 디바이드 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나요? -> 게임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함.

결국 [선택의 가짓수가 충분히 많으면 게임]이다 라는 건가요? 얼마나 많아야 하는 건가요? 4개 이상이면 게임이고 3개 이하면 게임이 아니다?

엔딩까지 도달하는 방법도 자유가 전혀 없습니다. 엔딩에 도달하는 방법론의 자유도를 얘기하면 차라리 [블랙 앤 화이트]가 자유도가 더 높아요. 뉴 베가스의 퀘스트라인은 무척이나 선형적이고 협소하거든요. NCR 루트를 타다가 시저의 군단으로 배신하는 분기가 준비되어 있지만, 그건 한 퀘스트 내부의 분기가 아니라 아예 다른 퀘스트고 기존 퀘스트는 실패처리되죠. 게임은 근본적으로 제작자의 짜여진 틀을 절대로, 절대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만일 모든 분기점을 안다면 선택지의 [선택]은 의미가 없어요. 페르소나도 올커뮤 공략집을 달달 외워서 모든 분기를 안다면 그냥 선택 노동밖에 안 됩니다.

플레스트린님의 기준을 답습하면 비디오 게임이라는 장르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TRPG쯤은 되어야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플레스트린
20/06/2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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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뭐 이건 글을 아예 안읽고 쓰신 것 같은데요. 뭐 제 글과 관련 있는 내용이 하나도 없네요. 곡해만 있고요. 제가 자유도가 짱이고 분기가 겁나 많으면 게임이라고 했나요? 좋은 게임은 무조건 선택지가 짱 많아야 된다고? 그러면 유저가 맘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모든 걸 지어낼 수 있는 소꿉놀이는 갓게임이겠네요? 적어주신 내용에서 가치는 못느끼지만 모든 의문댓글에 답글을 달았으니 여기에도 답글 달겠습니다.

저는 선택의 가짓수 여부 같은건 게임 여부나 좋은 게임인지 아닌지와 관계없다고 누누히 말하고 있습니다. 가위바위보는 페이트에 비해 경우의 수가 극히 적지만 승패를 판정하는 룰이 뚜렷하므로 게임입니다. 보글보글이나 울티마 1이나 엔딩은 하나지만 게임이죠. 페이트의 선택지는,

1. 싸우는 이유. 성배를 구하는 이유가 알고 싶다}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잔에 붓는 것」 (호감도 +1)
2. 서번트가 되기 전의 세이버를 알고 싶어}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영웅묵시록」
3. 비장의 카드를 원해. 필살검이라던가, 그런게 좋겠는데}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세이버 씨 화나시다」

위와 같은 식이고 2번이 1번보다 떨어지는 이유는 논리적 룰으로 전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2번이 서사적 가치가 있다고 2번만 고르다간 호감도 부족으로 게임 오버가 되죠. 룰적 합리성은 전혀 없습니다.

다음은 JRPG에서의 스토리와 WRPG에서의 스토리 활용이 어떻게 다른지 알려드릴게요. 저는 과거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이나 고전 CRPG의 키워드로 질문을 던지는 시스템보다 4가지 중에 하나 고르는 선택지가 발전이라고 보지 않는데요. 키워드는 유저가 단어를 조합해서 최대한 자기 의향을 게임에 반영시킬 수 있는 반면, 선택지는 말씀하신대로 딱히 제작자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유저는 제작자가 마련한 수단 안에서 자기 결정을 해야 되니까요.

그러나 게임의 자유도라는 것이 유저의 모든 상상을 구현해내는 것일 수 있을 리 없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해상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나요? 바둑도 19X19라는 선택지는 벗어나지 못합니다. 유저 맘대로 바둑판 밖에 알 못 놓고 바둑에서 알까기 하고 싶다고 못하지 않습니까? 체스에서 유저가 하고 싶다고 킹으로 2칸 움직여지나요? 룰대로 1칸 가야죠. 그것과 뉴베가스 스트립에 핵미사일 발사 못하는 거나 똑같죠. 소꿉놀이가 아니니까요. 게임에서 도시 파괴를 룰로 지원해주면 좋겠지만 없으면 있는 룰의 한계 속에서 놀아야겠죠. 미리 설정된 룰, 수단이 주어졌다면 그 안에서 유저가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만 하면 됩니다.

WRPG의 방법론에서는 엔딩이나 선택의 가짓수 따위 보다는 승리로 가는 과정에서의 경쟁에서, 게임에서 제공하는 한정된 수단을, 유저가 자유롭게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보통은 제작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유저가 쓸 법한 수단을 최대한 제공해 주는 편이고요. 폴아웃에서 괜히 해킹이나 자물쇠 따기 같은걸 지원해 주는게 아니죠. 키워드가 개량된 선택지 시스템 역시 요즘에는 선택지에 따라 대사나 컷신이 조금씩 바뀌는 형태이긴 합니다. 그러나 선택지의 근본적 목적은 정보 획득이나 yes, no 의사 전달, 교섭, 전투 여부 선택입니다. 스카이림에서 대화를 해보면 키워드에 따른 정보를 제공받죠. 옛날 키워드 rpg에서 npc에게 city?를 질문하면 도시의 중요 사항 정보를 획득하고, 산적의 산채란 무엇인가 같은 질문들을 던졌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클래식 WRPG의 스토리 방법론은 JRPG와 WRPG를 다르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데요. 제작자가 한정된 룰과 수단을 던져 주고는 그 뒤로는 선택이나 이야기를 강요하지 않는다는거요. 폴아웃이라거나 엘더스크롤 모로윈드 같은 WRPG 게임을 하면 강제되는 서사가 아주 적습니다. 상술했지만 보통은 오프닝과 엔딩뿐이에요. 뉴베가스 같은 경우는 오프닝에서 만나는 원수 캐릭터, 게임의 1차 목표에 대한 살해 여부 결정 말고는 필수 이벤트가 없다시피 하죠. 시작한 뒤로는 유저가 목적 달성을 위해 뭘 할지 알아서 정해야 합니다. 발더스 게이트 2의 스펠홀드 감옥 같은 중간 강제 이벤트, 거기로 가야만 한다고 지시하는 구문 같은게 없어요. (반면 파이널 판타지 10 같은 JRPG는 이동의 자유부터가 제한되므로 필수 이벤트로 설정된 서사를 모든 유저가 똑같은 순서로 경험하게 됩니다. 문제 해결의 자유도 없는 원웨이죠. 길은 하나이고, 컷신 하나마다 제작자가 앞으로의 목적지를 정해주므로 유저는 수동적으로 감상할 뿐 능동적으로 앞으로의 선택을 사고하지 않습니다. 유저는 시키는 대로 하면 되며 전투와 육성에서만 사고합니다.)

이런 종류의 게임은 파이널 판타지 7이나 10, 13과 다르게 스피드런이 가능합니다. 게임 시작하고 캐릭터를 움직이게 되면요. 보스가 있는 던전에 터벅터벅 걸어가서 죽이면 게임 끝이에요. 폴아웃 3와 폴아웃 1, 2는 여기서 차이가 나죠. 보스와 교섭을 할 여지가 있으면 뭐라뭐라 수다를 떨 수도 있지만 그게 싫으면 저격을 하거나 폭탄으로 때려죽이거나 할 수 있다고요. 스타트 이후에는 이야기를 아예 안 보고도 클리어 할 수 있어요. 물론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유저가 아닌 이상 게임이 시작되면 NPC와의 대화를 통해 목적을 달성할 정보, 최종던전의 위치 같은걸 유저 스스로의 탐정적 사고로 조사, 추리해내게 되겠죠. 그러나 유저가 좋은 탐정이라면 자기가 필요한 정보만 능동적으로 습득해서 클리어를 하면 됩니다. 제작자가 써둔 텍스트를 강제로 볼 필요가 없다고요.

여기까지 쓰다보니 제 위 댓글을 아예 안보신거 같아서 한번 더 달도록 할게요.

[폴아웃 3에서는 강제되는 전개가 많다고 했었고 뉴베가스는 상대적으로 아니라고 했었잖아요. 선택에 의해 세력이 망하거나 흥하거나 둘중 하나의 좁은 루트가 주어지는 것은 맞겠죠. 놀이 방법의 한계는 뚜렷할 수 있어요. 바둑판으로 치면 4X4도 안되겠죠. 그러나 그 안에서 유저가 자기 의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건 사실 아닌가요? 무엇을 해야 뉴베가스에서 최종 승리를 거둘 것인가라는 목적이 있고, 거기까지 도달하는 수단을 유저가 해킹이든 전투든 강제 없이 선택할 수 있잖아요. 그 선택은 단순한 컷신 보기라기보다는 스탯과 스킬에 따른 전략적 선택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고요. 페이트의 무의미한 선택과 다르게 폴아웃에서 지금 스탯과 관련없는 선택을 하면 힘든 싸움을 하게 되죠. 지능이 1인데 교섭 선택지를 누르면 망할게 뻔하잖습니까. 세력의 선택도 전략적 차별성이라기보단 취향의 영역이지만 유저 마음에 드는 승리를 위한 도구 중 하나고요. 엔딩이 5개 아닌 1개라 쳐도 그 엔딩까지 도달하는 방법에는 주어진 방법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자유가 있습니다.

뉴베가스나 폴아웃 3나 비선형적 게임플레이와 탐험도 있을테고, 선형적 서사 컷신도 있겠죠. 하지만 그 게임들에서 굳이 일방향 동굴식 진행을 하지 않고 오픈월드를 만들고, 유저가 자유롭게 탐험하게 하고, 일부 퀘스트에서나마 다양한 해결책, 선택지에 의하지 않은 게임 룰이나 유저의 플레이를 통한 개입에 의한 문제 해결 같은 걸 넣으려고 시도하는건 개발 방법론의 차이에서 비롯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뉴베가스가 그리 대단한 불확정성을 보여주느냐 아니냐는 제 관심사는 아니고 적합하지 않은 예시라 보신다면 뉴베가스는 폴아웃3와 똑같음 판정 내리고 치워도 괜찮아요. 어차피 제가 저 예시를 든 건 WRPG에서 제작자가 야심차게 쓴 스토리 전달은 목적이 아니고 유저가 게임의 목적을 클리어하도록 이끌어주는게 목적이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니까요.

폴아웃 1, 2는 어떤가요. 그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정해진 스토리를 감상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집니까? 배경서사나 정보를 유저가 수집하고 단서를 확정하여 워터칩을 얻는게 중요합니까.]
프라이드랜드21
20/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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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선택의 개수가 n개이하이다 혹은 n분당 1개이다 이걸 기준으로 세우고 그 선 넘으면 딱 게임이 아니다 라고 x표를 그어버리고 있어요.

모든 선택은 게임 속의 세계를 크든 작든 변화시킵니다. 의미가 없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딱 잘라서 말하는 것은 매우 오만한 발상입니다.

서로 훈수두지 말자고 하는 글인데 서두에서 게임의 세계를 네방향으로 갈라놓고는 그 한갈래에다가 훈수는 커녕 내 시선에서 out 선언부터 하고 들어갑니다. 이게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고 있는것이 맞습니까?

장르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고 해버리시면 할말이 없겠습니다. 개인 블로그면 몰라도 게임사이트에 올리는 글이 전 세계 수백만명이 플레이했을 장르를 싸잡아다가 게임이 아니라고 선언해버렸는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면 이상한겁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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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개수를 가지고 게임의 정의를 내린 적 없는데요. 가위바위보는 선택 개수가 매우 적지만 게임입니다. 페이트가 선택 개수가 훨씬 많죠. 선택이 적든 말든 선택에 따른 결과, 성공과 실패가 룰에 따른 것이냐, 유저가 실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가, 결과가 미정인가 같은 부분이 하나도 해당이 안되거든요. 기존에 나온 게임의 정의에 맞는 게 하나도 없으므로 게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거에요.

장르에 대한 공격 맞죠. 왜 하면 안되나요. 룰에 의하지 않은 무의미한 결과 확정된 선택지 선택도 게임이라고 칩시다. 그렇다 쳐도 게임적 메커니즘이 극히 빈곤하다는 건 사실이고 거길 비판할 수 있는 거죠. 애초에 전 게임 자체가 아니라고 비판했지만요. 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거고 그게 싫은 사람이 있으면 반박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프라이드랜드21
20/06/2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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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스토리를 다 봐버렸고 선택지를 눌렀을 때 뭐가 나오는지 다 알고 있는 사람만이 "결과가 미정인가" "룰에 따른 것인가" "극복 가능한 것인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해서 no 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게임이 아닌 것"을 향유한 게 아니라 "게임 컨텐츠를 모조리 소비한 것" 입니다.

맨 처음부터 인터렉티브나 비주얼노벨을 체험 하는 사람은 주어진 세계관과 인물의 성향을 통해 배드엔딩을 피해가는 방법을 추론하거나 일부러 배드엔딩을 밟아가는 방법을 추론해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유저는 텍스트가 준 "세계의 룰"을 해석하고 있구요, "결과는 미정" 이며, "텍스트 해석력"을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실력"으로서 요구합니다.

"선택의 횟수와 아예 상관없이" 이것을 모두 부정하기 위해서는 다시 반복하자면 "컨텐츠를 모두 소모" 하고 그 뒤에도 n회차를 계속 돌리고 있어야 합니다.

아마도 님이 게임으로서 인정하는 분야는 대부분 최소한의 변수가 작용하여 n회차를 무한히 돌려도 그 가치가 0이 아닌 것을 게임으로 인정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온라인게임(혹은 상대가 알파고인 싱글게임 포함)이 아닌 싱글게임은 거의 99%가 n회차를 무한히 돌리게 되면 지금의 기술적 한계로는 유저 본인의 실수와 운적 요소 외에는 컨텐츠를 모두 소모하게 됩니다. 이건 계속 dlc로 보충해봤자 한계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진짜로 몇번을 다시해도 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극한의 액션게임/전략게임 아니면 운이 크게 작용하는 요소가 없이는 게임으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됩니다

정말로 그 관점이 게임의 정의가 되기 위해서는 인터액티브 뿐만 아니라 게임의 최소 절반을 "타노스"해야 가능합니다

장르에 대한 공격이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공격이 유효한 피해를 입히려면 맨손이나 무기가 유효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님의 무기는 딱 두가지 선택지로 보입니다. 대상을 공격하는데 적합하지 않거나, 아니면 대상과 함께 원치않았던 수많은 무고한 피해까지 함께 내거나...
플레스트린
20/06/21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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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워킹 데드의 플레이 경험과 유사한 말씀을 하시네요. 나는 내 선택이 뭔가를 바꿨다,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클리어하고 보니 아니었다는 식이죠. 그런데 게임을 플레이할때 깜박 속아버리면 이게 게임인가 싶거든요.

비슷한 예를 들어 볼게요. 던전 탐험 게임이 있다고 칩시다. 주인공이 탑을 클리어하는게 목적인데요. 조작가능한 부분은 딱히 없고 10번의 이어지는 턴방식 전투를 승리하면 끝입니다. 클리어하면 멋진 동영상이 나와요.

그런데 이 게임의 제작목적은 엔딩 영상을 시청하게 만들기 위함이 목적입니다. 공격버튼을 누를 시의 전투연산은 모두 눈속임이에요. 규칙 같은 건 없습니다 .주인공은 아슬아슬하게 적을 이기는 것 같지만 전투 같은 건 없어요. 뭘 눌러도 결과는 같습니다. HP바는 적당히 올랐다가 내렸다가 하고 전투를 하는 것 같은 애니메이션만 나올 뿐입니다.

이런 게임을 해도 유저는 뭔가 추리를 하고 노력과 고민을 할 겁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플레이 경험이 게임과 유사한 거지 게임을 한 게 아닌거죠. 유저가 사전에 이게 게임인지 아닌지 정보가 없었다고 한들 게임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잖아요. 본인이 검찰총장이라고 주장하는 사기꾼에게 속았다고 사기꾼이 검찰총장이 되지는 않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게임과 유사한 감각을 제공하지만 게임과 같은 선택과 실패, 룰에 따른 성공과 실패가 제공되지 않는 매체들을 인터랙티브 무비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들이 쓰레기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게임과 너무 다르므로 다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에요. 이 유형들에는 게임적 메커니즘을 요구할 게 아니라 연출과 스토리, 몰입감을 주는 조작과 일체감을 위한 체험 요소를 요구해야 한다고요.

더군다나 비주얼 노벨은 게임과 유사한 감각을 제공하지도 않고 소설책 읽기와 같은 경험만을 제공하죠. 선택지가 게임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하는 유일한 요소고요. 선택지에 대한 부분은 위에서 많이 달았으니 넘어갈게요.
프라이드랜드21
20/06/21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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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일단 게임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던지시길래 저 위에 님도 동의하신 말대로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고 해 봅시다. 그럼 흥미로운 선택이 두 번~세 번 정도 이어지면 초 미니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바둑을 둘때 판을 벗어날 수는 없고 수의 자유도는 19X19를 벗어나지 못하겠지요. 그래도 그 안에서는 유저가 선택을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제작자가 준비한 서사는 엔딩 말고는 강제되지 않습니다"

이 인용문을 보면 바둑과 코인토스가 복잡성이 차원이 다르지만, [흥미를 끌 수 있다면] 코인토스도, 특히 2회이상 반복된 코인토스는 게임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순수히 운에 따르므로 앞뒷면을 택한다고 해서 본인의 선택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단 [규칙이 있으]면서 [보상이 존재]하게 설계됩니다.

[룰과 경쟁]이라는 정의에도 코인토스 연전은 부합합니다. 그것이 단순히 운에 의존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불쾌감을 안겨줄 뿐.

단순한 동전던지기 두 번도 앞뒤를 정하는 선택 두번이 기본이니 흥미만 만족하면 되겠습니다. 승리의 댓가가 지식의 획득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뭐라도 대뇌가 "흥미롭다"고 인식하면 됩니다. 아주 거칠게 압축하자면 [비주얼노벨이나 인터랙티브 게임은 보상이 스토리와 일러스트인, 동전 던지기의 n회 반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전 던지기와 차이가 있다면 동전을 cpu가 대신 던져주는 것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두 동전던지기 사이에 스토리를 짜넣은 뒤 동전의 앞면과 뒷면에 캐릭터의 모습이나 대사 또는 배경을 집어넣은 것입니다.

그 스토리나 동전에 그려진 인물 대사 배경은 당연히 게임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요소들이 던져지는 동전과 연관이 되었을때 모두에게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코인토스를 흥미롭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그리고 흥미를 장착한 코인토스가 되는순간 비주얼노벨과 인터렉티브는 빼도박도 못하는 게임이 됩니다.

"세상에 백원짜리 동전을 던지면서 이순신이 나오면 헤실대고 안나오면 표정이 굳는 바보가 어디 있어?" 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전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 증거는 말할것도 없이 cpu가 행하는 코인토스를 헤실거리며 바라보는 유저들이죠. 개발자,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시나리오 라이터는 코인토스에 홀리게 만들도록 양념을 칠 수는 있지만, 자신이 유저 혹은 cpu 대신 코인토스를 할 수는 없습니다. 선택은 유저의 몫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양념을 잘 쳐야 합니다. 유저들로 하여금 코인토스 전후의 텍스트를 통해 최소한 앞면과 뒷면 중 어느쪽이 자신이 원하는 쪽인지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인터랙티브 게임은 유저가 자신의 독해력을 동원해 텍스트를 잘 읽는것 만으로도 [유저가 동전을 던지는 대신 집어다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내는 쪽으로 맞춰 놔버릴 수 있게] 돕습니다 아니 도와야 합니다.

그게 인터랙티브 게임의 존재이유이자 완성도의 척도니까요. 이순신 얼굴을 보는게 승리조건인 사람들이 이미 세상에 존재합니다. 그럼 그 사람들이 작품에 돈을 쓰게 만드려면 스토리와 선택지와 사운드와 그래픽을 갈고 닦아서 코인토스 자체를 흥미롭게 하는 것이 최선 아니겠습니까?

지금 님이 위아래 덧글에서 말씀하신 내용은 fate나 워킹데드가 시나리오 게임으로서 구린 이유와 그 예시이지 비주얼노벨과 인터랙티브 전체를 싸잡아서 게임이 아니라고 판단할 이유가 못 됩니다.

Fate 어쩌고가 구린 비주얼노벨일 수 있는 이유는 선택지와 스토리가 정합하지 않아 잘못된 선택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게임입니다.

동전엔 이순신 대신에 예쁘장한(?) 여자 얼굴이 나오며 그 동전으로 코인토스를 반복하는 데에 흥미로워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워킹데드에서 qte를 다 빼고 선택지만 남겨도 워킹데드는 여전히 게임입니다. 동전 혹은 주사위를 몇번 굴린 뒤에 좀비 면상만 봐도 좋아라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 뒤에 엔딩이나 제작자의 트위터가 "사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어"라고 선언해도, 게임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 지나고 보면 사기극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플레이 당시 코인토스를 유저는 즐겼습니다.

만약에 그 코인토스가 흥미롭지 않았다면, 그건 제작자가 선택지 텍스트나 그래픽이나 그 전후의 스토리를 [구리게 만든 겁니다.] 혹은 멀티엔딩을 준비해서 유저가 루트를 끝낼 때 사기당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는 [제작자의 게으름입니다.] qte나 일부 슈팅모션의 존재유무와 함께 게임이냐 아니냐가 붙어다니지 않습니다.

글쓴분은 본인이 인용한 개발자가 인정한 규칙에 부합하고,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흥미롭다고 인정하는 장르를 게임이 아니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심지어 Fate나 워킹데드같이 텍스트는 인상을 끌지만 게임으로서 "구릴" 수 있는 아웃라이어를 가지고, 단순히 "구린 게임이다"는 평가를 넘어서 굳이 비주얼노벨과 인터렉티브를 다 싸잡아서 "1번째 부류"로 놓고 그거를 게임이 아니라고 하는 선언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비주얼노벨과 인터렉티브를 경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저런 게임들을 통해 장르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그러한 상태에서 분류를 시작하여, 마침내 장르 하나를 특정 카테고리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단순한 개념정의나 토론의 범주가 아닙니다.

장르가 주는 요소에서 "흥미"를 얻는 유저들을 부정하고 선택의 연속이나 룰이나 경쟁같은 것을 자신의 기준만 가지고 판단한 뒤 공개적으로 글을 쓰셨습니다. 위 덧글에서 공격이 맞다고까지 하셨습니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법을 안 건드렸을 뿐, 대놓고 특정 집단에게 시비를 거신 형국입니다. 본인의 의도 여하에 상관없이.
플레스트린
20/06/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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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시하신 코인토스의 경우, 사전적으로 등재된 비트겐슈타인의 게임은 룰과 경쟁이라는 정의에 따라 해석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시드마이어의 정의는 샌드박스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게임에 더 적합한 정의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학자들이 예외를 제시해내지 못한 비트겐슈타인의 룰과 경쟁으로 판단을 이어가볼게요.

코인토스에서 동전던지기를 해서 랜덤으로 결과가 나온다. 앞면이 나오면 승리고 뒷면은 패배다 같은 규칙이 있으면 게임이 되겠죠. 의미 없이 동전을 던지면 결과가 나올지언정 게임이라 하기 어렵고요.

하스스톤마냥 운적 요소가 승패에 강하게 개입하면 불쾌감은 줄 수 있고 나쁜 게임으로 만드는 요인이 되겠지만 룰 아래서 경쟁이나 유저가 의미를 부여하는 성공과 실패가 반복된다면 게임은 게임이죠.

비주얼노벨의 경우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 게임이다는 말을 표면적으로 해석하면 그 정의에 부합되는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드마이어의 정의를 쓰려면 흥미로운 선택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해야 하거든요?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보면 치밀하고 엄격한 룰 속에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시드마이어에게 있어 유저가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정해진 결과를 보게 하는 선택이 흥미로운 선택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 같거든요. 제 뇌피셜 아니냐고 하면 인정은 하겠습니다.

하지만 시드 마이어의 발언 같이 함축적으로 축약된 문장은 그 사람의 작업물 같은 근거를 두고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단 말이에요. 시드 마이어는 문명을 만들었고, 문명 시리즈 내에서는 룰에 따라 선택과 결과가 나타납니다. 시드 마이어는 문명의 선택이 흥미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러면 시드 마이어의 게임관에서도 룰은 있어야 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때까지 시드 마이어가 만든 무수한 게임중에 룰이 없는 게임은 없었고요.

페이트에서의 선택과 문명에서의 선택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는 건 사실이지 않나요? 다시 말하지만 문명의 선택은 룰 아래에서 성공과 실패를 판정하는 것이고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잖아요.

코인토스는 게임이지만 오히려 페이트는 게임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여전한데요. 선택지 선택이 흥미로운지 아닌지, 코인토스처럼 공평하고 확실한 룰에 따른 선택과 결과인지에 대해 이견이 생기니까요.

[워킹데드에서 qte를 다 빼고 선택지만 남겨도 워킹데드는 여전히 게임입니다. 동전 혹은 주사위를 몇번 굴린 뒤에 좀비 면상만 봐도 좋아라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동전이나 주사위를 굴리는 것은 철저하게 룰적인 행위인데 워킹데드의 선택지는 주사위가 아니고 룰에 따른 결과 도출이 전혀 아니죠.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을 규정하는 규칙이 전혀 없는데요. 룰에 의한 것이 아니니 컷신을 다르게 보기 위한 목적 말고는 의미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게임적 체험을 했다 한들 제가 위해서 말한 사기꾼 예시와 같은 것이고요. 반복하지만 사기꾼에게 속아서 상대가 검찰총장이라 믿었다 한들 상대가 검찰총장이 되진 않습니다. 물론 사기꾼이 사기를 잘쳤다, 워킹 데드의 초기 인상처럼 게임인 것 같은 재미를 주긴 했다면 인터랙티브 무비로서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될 테고요.

페이트가 가챠게임처럼 랜덤성 뽑기를 통해 캐릭터나 서사가 나오는 형태다, 뽑은 캐릭터로 게임오버 여부를 결정했다면 구린 게임일지언정 게임이 될 수 있겠죠. 저는 가챠게임이라고 게임이 아니라고 치는 게 전혀 아니고 동전던지기로 이순신이 나왔다고 좋아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거든요. 차라리 선택지 대신 동전던지기로 캐릭터의 죽고 삶을 결정했다면 페이트에도 구린 게임적 요소는 생기는 겁니다. 부실한 메커니즘일지언정 양자에게 공평한 규칙 아래서 경쟁을 한 결과니까요. 하지만 페이트에는 그것마저도 없죠.

[마침내 장르 하나를 특정 카테고리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단순한 개념정의나 토론의 범주가 아닙니다.]

장르 하나를 퇴출시키는 것은 팬들에게 불쾌한 경험일 수는 있겠지만 개념정의가 아닌 것은 아니죠. 비트겐슈타인이 똑같이 한 일입니다. 게임은 룰과 경쟁이라고 치자. 그럼 바둑은 게임이고 술래잡기도 게임인데 자판기 버튼누르기는 게임인가?라는 사고를 통해 자판기는 게임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는 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죠.
프라이드랜드21
20/06/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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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비트겐슈타인의 이론을 극히 제한적으로만 쓰고 계십니다. 그런데 수감자들끼리 서로 아웅다웅대는, 외부인이 보기엔 시시콜콜한 내용도 게임이 됩니다.

  그럼 "사과를 먹을래 배를 먹을래"같은 단순한 선택도 게임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뇌의 작용에 의한 선호도 선택, 서로의 선호도 차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 갑자기 나타나서 남은 과일을 해치우는 동생 등등... 룰과 경쟁과 변수는 거의 모든 사건에서 존재합니다.

  비디오 게임은 이 시시콜콜한 것들이 그저 전자장비를 통해 재현되고 출력되는 것에 불과합니다. 윈도우나 워드의 룰에 대한 탐험은 물론, Dvd에서 장면을 조작하는 행위도 외부상황이나 조작자의 사고방식에 따라서 게임으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게임 오버나 엔딩과 같은 것의 유무는 부차적인 문법일 뿐, 수용자의 경험이 매우 중요한 인문적 요소의 개념정의를 통째로 좌우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워드와 윈도우와 dvd는 사람들에게 좋은  비디오게임으로 인정하고 팔리는 것이 아닙니다. 다 자기 기능을 인정받아서 팔리지, [상업적 비디오 게임]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것은 대중 다수의 인식이 게임으로서 돈을 주고 사고싶지 않다는 것이지, 집에 그것이 대가없이 존재할 때에, 혹은 그것을 다른 사무적 용도 등으로 보유하고 있을때, 그것을 갑작스런 변덕이 생겨 게임으로 활용해 버리면, 그것은 그 순간에 한해서는 비디오 게임 이외의 무엇도 아닙니다.

  왜 사람들이 비트겐슈타인의 이론을 듣고도 이 글에 납득을 못하냐면,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룰"과 "경쟁"의 정의 자체가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달라서 수억만가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두 개의 의미 자체가 자의적입니다. 아무리 권위높은 학자도 자신의 논거를 전개하면서 저런 이론을 진지하게 활용할 때는 자신이 자의적으로 저 두가지를 재해석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뭔 의미로 쓴거냐"고 무수한 물음표의 요청을 받게 됩니다. 저 두 단어의 "대중적 의미"를 찾아다녀선 안 됩니다.

수정된 덧글에 있는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수학이나 과학이 아니고, 선택이 좋으냐 나쁘냐는 개인이 주어진 정보를 통해서 스스로 찾는 것이지 남이 정해주는게 아닙니다.

  그런데 본문과 덧글들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은연중에 정의한 "룰과 경쟁"을 가지고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와 같이 모든 상황에 쓰이는 보편적 규칙인 것처럼 여기면서 다른 사람이 자의적으로 정의하는 "룰과 경쟁"은 무효로 취급합니다. 수정된 덧글에 취급된 이것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폭력입니다.

제가 왜 반대편에서 계속 의미를 넓히고 광의의 접근을 하냐면, 극단적인 협의화는 자신을 고립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밑의 덧글에도 있지만 독립시행이 아니고 반복 플레이에 따라 하나씩 지워나갈 수 있다는 이유로 선택지를 룰이 아니라고 하려면 1번뿐만 아니라 너무나도 많은 장르를 게임이 아니라고 취급해야 합니다.

정보의 유무는 상상 이상으로 중요해요. 님은 선택지 자체를 모든 정보를 다 갖춘 시각에서만 서술하고 평가하는데, 그럼 정보의 격차를 이용하는 모든 게임요소와 장르를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해야 합니다.

무수하게 많은 퍼즐들도 다 룰이 없다고 주장하고 계십니다. 퍼즐은 결국 대량으로 얽히고 설킨 선택지의 집합이거든요. 단순 선택지의 나열과 차이는 복잡도와 규모 차이 뿐입니다. 그래서 퍼즐도 정보가 없거나 단편적일 때는 탐험의 대상이지만, 반복 플레이를 통해 모든 정보를 쥐고 나면 의미를 상실합니다. 튀어나오는 결과값을 고정시킬 수 있거든요. 그 시점에서 노동이라고 말해버려도 무방하게 됩니다.

제가 퍼즐을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님의 견해를 그대로 적용하면 님은 퍼즐도 폄하해야 할 뿐입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5: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수감자들끼리 서로 아웅다웅대는, 외부인이 보기엔 시시콜콜한 내용이 어떤 규칙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경쟁하고 목표를 달성하는가에 따라 게임인지 아닌지 여부가 달라지죠. 님이 게임은 룰과 경쟁이라는 기존의 정의에 동의를 하지 않으실 수는 있어요.

그런데 그래서 광의로 게임을 규정할 수 있는 공통적 특성이 뭔지는 알려주셔야 더 논의가 진행 가능할 거 같은데요. 자꾸 지엽적인 예시나 제 의견에 대한 반박만 해주시잖아요.

[아마도 님이 게임으로서 인정하는 분야는 대부분 최소한의 변수가 작용하여 n회차를 무한히 돌려도 그 가치가 0이 아닌 것을 게임으로 인정하시는 것 같습니다.] 같은 것도 저 의견을 많이 곡해하시는 겁니다.

파이어 엠블렘처럼 확률이 아예 고정되거나 바둑, 체스같이 돌의 죽음이 완전히 고정된 확률과 규칙에 의하는 것도 게임이거든요. 저는 n분의 머시기 무확정성만 있는게 게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님이 하신 말씀을 요약하면 유저가 받아들이는 주관적 감상이나 인식이 게임과 같았다면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데요. 이건 사기꾼의 예시로 많이 반박했네요. 사기꾼의 발언을 대할 때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속을 수 있지만 사기꾼의 본질이 바뀌지 않습니다.

게다가 저는 퍼즐 게임의 경우 룰이 없다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곡해가 너무 심하시네요. 테트리스, 뿌요뿌요 모두 훌륭한 룰이 있고 그 아래에서 대량의 선택이 이루어집니다. 젠가도 룰이 있고 할리갈리도 룰이 있지요. 복잡도의 규모 차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정된 가능성이든 변동된 가능성이든 룰에 따라 판정된 것이어야 게임이 되지 않겠냐는게 일관된 제 주장이었습니다. 고정된 가능성의 게임에 대해 첨언하자면 포인트 획득제 퀴즈게임은 맞추느냐 모르냐라는 한정된 가능성밖에 없으나 퀴즈를 맞추면 점수가 올라간다는 룰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니 게임인거죠.
Dirk Gently
20/06/2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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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사회성 - 언어에서, 소리와 의미의 관계가 사회적으로 약속된 후에는 개인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특성을 사회성이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中
플레스트린
20/06/2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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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룰과 경쟁이 있는 걸 게임이라 부른다 같은 위키백과에 나오는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반박측이 사회적으로 합의된 언어를 제시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본인들이 생각하는 게임이 뭔지 사회적 합의를 내세워야 저도 그거에 맞춰서 생각을 정리할 것 아닙니까. 모두가 즐거우면 게임이다, 굳이 가를 필요가 없다는 건 같은 건 교장선생님 말씀이지 언어적 정의가 아니거든요. 여론이긴 하겠네요.
Dirk Gently
20/06/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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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자의성 - 언어 형식과 의미의 관계. 언어의 자의성이란 언어의 형식과 의미가 가지는 관계가 필연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中 으흠. 심지어 어린이 백과군요.
플레스트린
20/06/2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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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과 의미가 가지는 관계가 필연적이지 않으면 사물의 정의도 없는 것이 되나요? 본질과 벗어난 것이라도 뭔가는 있어야겠죠? 대립하는 두개의 정의일지언정 있어야 논의가 성립하지 않겠습니까. 반론측의 주장은 게임이 무엇이라고 규정하지는 못하겠으나 네가 말한 부분에 동의하지 않으니 A는 게임이라는 것에 가깝죠. 단어로서 규정되지 못하는 모호한 개념도 언어입니까?
20/06/2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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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무엇이다라고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게임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RapidSilver
20/06/2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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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럼 복불복 게임은 뭘까요?

선택이란 행동이, 단순히 원인과 결과를 결정하는것 외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가진다면 게임이라 할수있다고봅니다.
그 선택이 의미가 있든 없든, 거기서 재미를 느끼든, 머리를 굴리게 하든, 뭐든간에요.
20/06/2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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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럼 더 극단적인걸 가져오면 논의진전에 도움이될지도 모르겠네요.
[두근두근 문예부]같은 게임은 어떻습니까?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그 선택들은 게임진행에 거의 영향을 주지않으며(이스터에그 수준의 변화만 존재함) 루트는 그냥 일방진행입니다. 선택지의 다양성은 분명 존재하고 뭔가 선택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게 루트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요.
반대로 선택지가 없는 비주얼 노벨도 많진 않지만 존재하긴합니다. 페이트를 꺼내셨으니 같은년도에 같은 회사에의해 애니화된 비주얼노벨 [쓰르라미 울 적에]는 어떻습니까? 플레이타임 토탈 100+시간. 선택지 없음. 당연히 루트분기따위도 없음. 이건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게임으로 불러야하냐 논의가 많긴한데 명작 비주얼노벨 리스트뽑으면 딸려나오는 게임이죠.
다른관점으로 [Va-11 Hall-A]는 어떨까요? 이 게임에선 술만들어서 서빙하기라는 분명한 게임요소가 있고 손님에게 어떤 술을 서빙하느냐에 따라 인물의 대화, 반응이 달라지며 서빙의 완성도에 따라 엔딩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세일즈포인트는 술 서빙의 완성도가 아닌데요? 술 서빙하고나서 손님과 주인공의 대화를 보는게 주 포인트죠.
또 이런 인터렉티브 무비 논쟁에서 단골손님으로 딸려나오는 인디게임 [투 더 문]의 경우는 어떨까요? 이 게임의 "게임요소"는 카드 뒤집어서 앞뒤맞추기가 전부인데, 그럼 이 게임의 게임요소를 대폭강화해서 퍼즐을 엄청나게 머리쓰게만들고 퍼즐을 깨야만 스토리가 진행되게 만들면 게임으로 대접이 가능해지는건가요? 전 아닐 것 같은데요.

전 존 카멕의 발언을 존중하지만 8~90년대의 게임과 2010~20년대의 게임은 그 범위도 나레티브도 수용성도 비교가 안되게 확장되었죠. 30년전 발언을 끌고와서 지금 나오는 게임들을 평가하려고하면 존 카멕부터 질색할 것 같아요...
플레스트린
20/06/2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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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부와 쓰르라미 울 적에는 게임 아닌 비주얼 노벨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발할라는 게임적 요소가 있으니 워킹데드와 같은 맥락으로 게임이겠지요. 게임적 요인보다는 서사 전달에 주력하므로 인터랙티브 무비로서의 본질을 가지고 있겠고요. 투 더 문의 경우 퍼즐요소를 때려박는다고 좋아지지 않을 겁니다. 애초에 서사 전달 자체가 재미있고 그게 주력인데 게임으로서 좋아질 이유가 없죠. 사족에 불과할 거고요. 인터랙티브 무비로서 좋으면 되지 굳이 훌륭한 게임이라고까지 불려야 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워킹 데드도 나쁜 게임이지만 인터랙티브 무비로서는 아주 퀄리티가 좋지요.
Jeanette Voerman
20/06/2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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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간만에 보는 섹시우스~
그는 어디로 가버렸는가
큿죽여라
20/06/2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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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로는 웨이스트랜드 2가 망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jakunoba
20/06/2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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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게임의 정의를 글쓴이분의 기준에 따라 정의하고 시작하시고 그에 따라 게임을 분류하셨는데,
그 정의가 많은 분들의 생각과 달라서 반발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도 1, 2번을 싫어하고 3, 4번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만, 전자(정확히는 1번)는 게임이 아니라고 쓰시기보단 3, 4번의 세계, 기존의 게임과는 다른 세계의 게임이라는 쪽으로만 쓰셨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사실, 전자가 게임이냐 아니냐는 그냥 글쓴이분 임의의 분류일 뿐이고 주제와는 큰 상관이 없으며
말씀하고자 하는 바는 전자와 후자는 다른 세계의 존재이므로 후자의 법과 잣대로 전자를 재단하지 말자는 말씀인데,
아무래도 댓글 흐름이 [게임이 아니다] 쪽으로만 흐르고 있어서 아쉽네요. 저도 게임을 하는 사람이 영화를 보는 사람, 소설을 읽는 사람한테 뭐라고 하지 않듯이 제 자신은 소위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해도 그렇지 않은 사람한테 뭐라 하거나, 그렇지 않은 게임을 그 잣대로 평가할 마음은 없습니다. 그냥 제가 안 하면 되죠. 말씀하신 대로 카멕의 발언은 3, 4번 게임의 세계에서나 맞는 말입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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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면 더 호응을 얻는 글이 되었겠지만 댓글이 많이 달리지는 않았겠죠. 저는 댓글이 많이 달리고 사람들이 이것저것 생각을 꺼내놓는 편이 더 좋아서 글을 자극적으로 쓸 때가 있습니다. 나쁜 버릇일수도 있지만... 아무튼 말씀하신 바에 동의해요. 좋은 정리글을 적어주셨고 막플인 느낌이 드니 이걸로 만족하고 자려 합니다.
정글자르반
20/06/21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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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분명 본문은 카테고리화 한 후에 각자의 세계를 존중합시다가 핵심 주제 같아요. 그런데 논지 전개 과정에서 특정 장르는 게임이 아닌데요 같은 아주 사족이며 편협한 기준이 들어가니까 모순 덩어리가 된겁니다. 존중과 불간섭을 이야기하지만 특정 너희는 내 기준치에도 못들어오니까 빠져 수준이에요. 그 빠지는 분류가 다른 사람들은 게임으로 보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은 하위 장르임에도 불구하구요. 자가당착이죠. 이게 무슨 존중입니까 크크크
프라이드랜드21
20/06/21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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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아니다라는 어휘가 단순히 분류로서 끝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이 어휘가 어떤 게임을 평가할 때에 괜히 최악의 점수를, 100점만점에 0점에 가까운 점수를 낼때 쓰이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게임이 아니다"라는 말을 꺼낸 순간 글쓴이는 "재단하지 말자"라는 제언을 스스로 깨부수고 다른 장르를 재단하고 있습니다.
In The Long Run
20/06/21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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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을 얼마나 많이 해보셔서 익숙해지셨길래 페이트가 그냥 작가가 정해준 수순대로 따라읽는 소설에 불과하다고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공략본 없이 각 캐릭터와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주인공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선택지를 눌러야 합니다. 잘못 선택하면 주인공이나 주인공 주변인물에게 원하지 않는 일이 닥치기 때문에 기분도 나쁠 수 있고 혹은 내가 선택한게 맞았을때 알맞게 진행되는 서사에 즐거움을 느낄수도 있죠.
내가 선택한 결과에 따라 서사가 바뀌는데 (게임오버냐, 계속해서 진행이냐) 이게 게임이 아니면 뭔지 궁금하네요. 글쓴분이 페이트를 소설이라고 생각하신 이유는 페이트를 게임으로 플레이하지않고 공략집 옆에 켜두고 1번 2번 1번 1번 하는 식으로 하셔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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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집 안보고 헤딩하면서 했구요. 페이트를 할때 저는 잘 풀어나가기 위해 생각을 했지만 제 생각과 선택지의 결과는 그닥 상관이 없었습니다. 게임오버는 제가 잘하건 못하건 관계없이 정해진 대로 나왔습니다. 작가가 잘못했다고 정한 선택지를 고르면 제가 뭘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없어요. 그냥 이유 없이 끝인 거지. 월희에서 여동생을 간병하지 않고 알퀘이드를 만나러 가던가? 그런 부분이 있는데요. 전 그게 틀릴 게 하나도 없다고 보거든요. 애초에 룰도 없지만 룰에 어긋난 것도 아니고 알퀘이드가 좋으면 그렇게 해도 되잖아요. 알퀘이드는 강한 능력자이니 붙어있으면 나쁠 것도 없고요.

그 선택의 결과로 동생 대신 알퀘이드 루트를 탔다고 하면 그건 DVD 회차를 고르는 정도의 의미는 있는 선택입니다. 게임적 메커니즘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그 선택을 했다고 게임오버가 되어버리면 이건 룰과 이유가 없는 결과죠. 내가 이 선택 내에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전략도 없고요. 이미 정해진 답을 고르는 수밖에 없는데 이건 게임이 아니죠. 고정된 지식을 묻는 시험 문제를 지식 없이 푸는 행위 같은 거죠.

물론 루트 선택의 방향성이란 건 있죠. 내가 사쿠라와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하면 그쪽을 선택할 수는 있어요. 그러나 그건 이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사쿠라 루트를 보기 위한 행동이거든요. 이야기를 보기 위한 것이지 규칙에 따른 게임에서의 승리와 연관이 없습니다. 세이버나 사쿠라와 친해지는 것과 성배전쟁에서 이기는 것 간에 연관이 없죠. 이유 없이 나오는 게임오버를 피해, 정해진 답을 고르기만 하면 어떤 루트를 고르던 정해진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그 이야기 끝에 성배전쟁의 승리가 있겠지만 그건 내가 잘해서 나오는 게 아니에요. 게임오버 후에 로드하고 재선택을 하면 그냥 나오는거지. 실력의 개선이 있었던 게 아니거든요?

내 선택에 따라 서사가 바뀌는 건 터미네이터 2 DVD도 그래요. 거기서도 버튼 조작해서 추가 엔딩 누르면 이야기가 바뀐다구요. 엔딩 말고 중간영상도 한 20개쯤 더 넣을 수 있겠죠. 초반부 장면에서 이어지는 배드엔딩도 넣고요. 근데 그게 게임은 아니잖아요.
In The Long Run
20/06/21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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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부분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해당 선택지를 '내 생각엔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선택지였음에도 게임오버가 되어 다소 동의되지 않는 부분' 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죠. 조금의 오차없이 완벽한 게임만을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터미네이터2를 페이트처럼 서사 중간중간마다 적절한 분기점을 넣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각각의 선택에 따라 서사의 흐름을 내가 결정한대로 끌고 나가고 있구나라는 자각을 느낄 수 있다면 터미네이터2 영화를 미리 보지 않고 게임으로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는 터미네이터2 게임을 재미난 게임으로 즐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지 못할 이유가 없어요.
플레스트린
20/06/21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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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게임오버가 규칙에 의해 설명되는 결과라면 납득이 되죠. 수식에 오차가 있을 수는 있으나 수식 자체가 없는 것은 게임이 아니지 않을까요? 바둑판에 바둑돌을 올려놓았는데 내가 졌다는 결과가 나오려면 집을 계산하는 규칙이 있어야 합니다. 내 앞에 앉은 작가가 보기에 검은 돌이 위태로운 모양새라고 해서 질 수는 없는 거에요.

터미네이터 2 DVD의 예시는 AAA 게임과 유사한 감각은 줄 수 있겠지만 AAA 게임의 게임적 요소가 빠져 있다고 봅니다. 위에서 설명한 사기꾼의 예시와도 비슷하네요. 컨트롤 f로 사기꾼을 검색하시면 나올 거에요.
In The Long Run
20/06/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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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쭤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혹시 갈스패닉 이라는 일명 '옷벗기기 땅따먹기' 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이 게임은 아케이드 땅따먹기 게임인데 특이하게도 일정 목표를 만족하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옷을 벗은 사진을 보여준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게임을 굉장히 많이 해서 이 게임의 정수를 터득한 사람인데, 만약 제가 '이게임은 난이도가 너무 쉬워 과정의 어떠한 부분에도 전략적 사고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내가 어떤 캐릭터를 고르느냐에 따라 볼 수 있는 야한사진의 종류가 달라질 뿐인 야한사진 모음집이므로 갈스패닉은 게임이 아닌 야한사진 화보집입니다' 라고 주장한다면 이것에 동의하시나요?
플레스트린
20/06/21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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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동의하지 않습니다. 난이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죠. 워킹데드의 QTE가 하품나오게 지루하고 5번쯤 반복하면 너무 쉬울 수 있지만 어쨌건 게임인 것처럼요. 제가 가져온 정의에 따르면 정해진 룰이 있고, 룰에 따라 경쟁함, 플레이어의 실력 여부에 따라 실패 여부가 결정됨, 플레이어의 선택이 결과에 영향을 미침... 같은 조건을 일부는 충족 못해도 대다수 충족하면 게임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갈스패닉은 전부 해당됩니다. 볼피드 같은 땅따먹기 게임의 전형이죠.
In The Long Run
20/06/2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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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분의 정의대로라면 스마트폰 앱에서 갤러리에 들어가 정확히 야한 사진 앨범을 터치해 야한 사진을 보는 것도 게임이 되어버립니다. 터치를 실수해(터치실력이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 뒤로 돌아가기를 누르면 야한 사진 앨범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제생각에는 글쓴분의 정의보다 더 적당히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만한 기준이 있습니다. 결정을 내림으로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컨텐츠 혹은 가상,실제의 다른 플레이어와 일정한 목표를 두고 경쟁함

정도면 큰 논란없이 게임을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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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스마트폰 앱에서 갤러리 감상하는 건 규칙이 없는 행위인데요. 터치 실수는 게임 내에서 사전에 설정된 규칙이 아니죠. 게임 외적 요소죠. 스마트폰 제대로 눌러서 앨범 감상하기라는 룰을 만들고 a와 b가 경쟁을 한다면 그건 게임이죠. 버튼 잘못 누를 일이 없을 테니 매우 지루하겠지만 어쨌든 게임의 요소가 있죠.

결정을 내림으로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컨텐츠 혹은 가상,실제의 다른 플레이어와 일정한 목표를 두고 경쟁함... 에서 첫번째는 이상하네요.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만족을 느낀다면 배달의 민족 주문도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가상이라는 조건을 단다 치면 배달의 민족 앱을 껍데기만 베껴서 가상주문을 하는 앱이 있으면 그것도 게임이 되네요. 전술한 DVD 추가엔딩 선택이나 드라마 회차 선택도 게임이 되고요.

후자의 정의, '혹은 가상,실제의 다른 플레이어와 일정한 목표를 두고 경쟁함...'을 보면 페이트에는 경쟁이 없고 감상만 있군요. 애초에 비트겐슈타인이 정의한 '게임은 룰과 경쟁'이라는 정의에서 벗어나는 것 같지도 않고요.
In The Long Run
20/06/2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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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분의 주장이 다른 분들께 많은 비동의를 얻는 이유는 이 댓글과 같이 주장의 근거가 지나치게 자의적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규칙의 유무를 자의적으로 생각하고 계시는데 (글쓴분의 주장대로 일정한 규칙이 있는걸 게임이라고 친다면) 스마트폰 갤러리앱에도 규칙이 있습니다. 각 아이콘마다 고유의 기능이 있어서 사용자는 목표하는 이미지를 보기 위해 알맞은 아이콘을 터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실수를하면 사용자는 목표를 달성할수 없고 실패하게 되므로 이미지를 보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게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부분에서 글쓴분은 스마트폰 갤러리앱(게임)의 규칙은 (내가 인정할 수 있는) 규칙이 아니다 라고 자의적으로 주장하시고 계신 것이 아닌지요.

배달의 민족 주문도 게임이 될 수 있죠. 저는 가장 쉬운 예로 유로트럭 시뮬레이터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유로트럭 시뮬레이션은 목표가 없습니다. 트럭을 가지고 짐을 운송하는 미션을 수행하거나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지만 안해도 아무도 뭐라고 안해요. 규칙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차 하나 있는거가지고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거나 하는게 다에요. 하지만 유로트럭 시뮬레이터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거든요.
플레스트린
20/06/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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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근거는 자의적이지 않습니다. 사전적인 정의를 가져와서 논의를 전개하는 거라고 꽤 말씀드렸는데요. 위에서 쓴 덧글을 다시 가져오겠습니다.

[저기 있는 전제들 중에 제가 스스로 생각한 건 없구요. 본문의 정의 나열은 샌드박스주의자들이 주장하는 4번 빼고는 비트겐슈타인이나 시드 마이어의 정의를 옮긴 거거든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여러분들의 정의를 제시해야지 제가 그걸 보고 아 이래서 페이트가 게임이 되네? 라는 이유를 알 수 있겠죠.]

[비트겐슈타인이나 시드 마이어 같은 제 3자의 의견을 가져온 것은 제 자의적 정의가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멋대로의 정의를 주장하면 그게 더 받아들이기 싫을 것 아니에요. 위키백과 같은 사전에 실릴 정도면 꽤 공인된 의견인 것도 증명이 되죠. 사전 편찬자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저런 정의 하에서 A는 게임이고 B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건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입니다. 비트겐슈타인도 똑같은 일을 했고 저와 비슷한 결론을 냈고요. 뭔가 고정된 정의가 있어야 논리 전개가 되는 거지 백지에서 논리를 전개할 수는 없습니다. 정의를 가져오는 건 필요한 일이에요. 저 정의에 동의하지 않고 페이트가 게임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주장과 함께 근거를 들어야겠죠.]

저 비트겐슈타인의 정의에 근거해서 판단해 볼때 스마트폰 터치 실수는 게임오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시 반복해서 말하지만 유저가 이전에 룰을 설정해서 타인과 갤러리 터치하기라는 게임을 만들고 플레이하면 그건 게임이 되는 되겠죠.

자의적 주장이 아니라 비트겐슈타인의 정의라는 도구를 가지고 거기에 맞는지 아닌지, 혹시 시드마이어의 정의는 충족시키는지 살펴본 거라고요. 애초에 사람들이 게임에서는 룰이 있어야 한다는 비트겐슈타인의 정의를 극복하는 새로운 정의를 찾아내지도 못했으니 그 정의가 사전에 계속 실리는 거고요.

배달의 민족 주문 예시는 제가 든 건데요. 유로트럭과 비슷하긴 하네요. 유로트럭 식으로 목표가 주어지지 않는 샌드박스 게임은 유저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서 즐기게 됩니다. 제가 나열한 정의 중에서 룰은 있는데 경쟁과 직접적인 목적이 없으니 심즈나 동물의 숲과 공통점이 있죠. 그러나 그런 게임은 다른 정의를 많이 충족합니다. 유저가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볼 수 있고, 도전적 난관에 따른 성공과 실패가 있고, 유저의 선택이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다... 같은 것들은 대부분 충족하죠. 경쟁만 빠졌고요. 그래서 본문에서도 일부 예외가 있는 게임도 있지만 그런 게임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을 많이 충족하기에 제가 볼 때는 게임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게 게임이 아니라고 하실거면 근거를 대셔야 할 테고요. 기준을 제시하신다면 저도 아, 님의 관점으로는 페이트나 유로트럭이나 게임이 아니게 되는군요. 하지만 다른 게임들은 모두 규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의가 맞네요. 제시하신 기준이 논리적 근거가 있습니다 라고 인정을 하겠죠.

배달의 민족 가상앱의 경우 선택과 결과는 볼 수 있는데 거기에 성공과 실패가 없네요. 선택을 하는데 전략적 사고가 개입할 영역도 없고요. 경쟁이 없고 경쟁을 규정하는 룰도 없습니다. 주문을 하면 음식값이 계산된다는 수식이 있긴 하겠지만 DVD 영상 선택 메뉴에도 버튼을 누르면 결과가 나온다는 수식은 있죠. 둘 다 무조건 성공뿐인 세계입니다. 도전적 난관이나 목표도 없으니 이건 컴공과 학부생들이 연습용으로 만든 음료자판기 시뮬레이터, ATM 시뮬레이터와 더 유사합니다. 게임과 매우 혼동되는 존재이긴 하고 단정짓기 어려운 예시입니다만 제 기준으로는 페이트가 게임이 아니라고 한 것과 똑같은 이유로 게임으로 치기 어렵겠습니다.
In The Long Run
20/06/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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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러니까 제가 '게임의 특징은 룰이 있다는 것이다' 를 반박하기 위해 말씀드린 것이 '룰이 있으면 게임이면 스마트폰 갤러리앱도 게임이다' 입니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갤러리앱을 예로 들겠습니다. 갤러리앱에서 플레이어가 지켜야 하는 룰은 분명히 있습니다. 사진을 보고 싶으면 먼저 플레이어는 내가 어떤 사진을 보고자 하는지 앨범 목록을 확인하고 보고자 하는 사진이 어떤 앨범에 있는지 선택해야 합니다. 목표로 하는 사진이 포함된 앨범을 선택하는 것을 실패하면 플레이어는 다시 '뒤로가기' 입력을 통해 앨범 목록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다른 앨범을 선택해야 합니다. 삼성 갤러리앱의 기본 카테고리는 갤러리>앨범>사진의 형태를 거치므로 이를 지키지 않고 바로 사진부터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앱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룰 아래 사용자는 자신이 보고자하는 사진을 찾는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글쓴분 말씀이 맞다는 전제아래 쓴 거고 실제로는 삼성 갤러리앱을 게임으로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이 게임은 룰 또는 경쟁이 어쩌구 라고 말했다한들 요즘 게임을 소비하는 게이머들은 그런거 신경 별로 안쓰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글쓴분이 내리신 게임의 정의 말고 게임(야구나 농구같은 게임 말고 스크린을 통해 즐기는 게임에 한해 한정적으로)의 정의를 제가 내려본다면 전 이렇게 정의할 것 같아요.

'게임이란 주체로서의 '내'가 게임속 사람이나 사물에게 이입하여 행동하거나 사고함으로서 대리만족하는 일련의 과정 및 행위이다'
플레스트린
20/06/21 09: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In The Long Run 님// 말씀하신대로 스마트폰 갤러리 앱에는 앱을 사용하기 위한 규칙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규칙의 목적이 플레이, 놀이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죠. 유저가 그 앱을 가지고 놀기 위한 목적을 만들어 내고, 룰에 따른 성공과 실패를 설정한 다음에야 갤러리 앱 이용이 게임이 되는 거죠. 야구방망이나 피칭머신은 게임이 아니고 야구방망이로 야구를 해야 게임이 되거든요. 피칭머신에 이것저것 메뉴설정이나 버튼이 있어도 달라질 건 없을 거고요.

유저가 갤러리 앱 게임을 해보자! 고 룰을 설정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전의 그 앱은 게임이 아니라 그저 DVD 메뉴 선택이나 자판기와 같은 것이었죠. 해당 앱의 경우 [갤러리 앱과 다르게 심즈나 동물의 숲 같은 게임은 다른 정의를 많이 충족합니다. 유저가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볼 수 있고, 도전적 난관에 따른 성공과 실패가 있고, 유저의 선택이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다... 같은 것들은 대부분 충족하죠. 경쟁만 빠졌고요.] 같은 부분이 전부 충족이 되지 않거든요. 그러나 유저가 성공과 실패를 규정하는 경쟁용 룰을 만든 다음에는 상단의 인용부분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단 갤러리 앱 자체가 게임이 되는 게 아니라 갤러리 앱을 이용한 성공실패 판정 놀이가 게임이 되는 거죠.

'게임이란 주체로서의 '내'가 게임속 사람이나 사물에게 이입하여 행동하거나 사고함으로서 대리만족하는 일련의 과정 및 행위이다', 라면 페이트를 게임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지만 영화 감상도 게임이 됩니다. 연극 배우는 연극 상영시마다 게임을 하게 되고요. 이입하여 행동이나 사고함으로서 희열을 느끼는 게 같으니까요.

룰에 따른 경쟁이란 요소도 집어넣는 게 더 좋은 정의가 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제 분류 속에서 AAA게임의 특징은 요약하는 정의가 되거든요. 테트리스는 예외로 만들어 버리는 정의입니다만 AAA 게임과 함께 대부분의 게임을 묶을 수 있어요. FM도 게임 속 감독에게 이입하여 사고함으로서 대리만족 하거든요. 하지만 룰이란 요소가 들어가면 페이트는 여전히 게임이 아니죠. 들어가지 않으면 페이트 유저나 연극배우나 똑같이 게이머가 되는 꼴이고요.
本田 仁美
20/06/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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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한줄로 모든걸 요약하면 이것 같네요.
"네 의견을 존중해 주겠다. 물론 내 말이 맞고, 네가 틀리지 만..."
플레스트린
20/06/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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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왜 갑자기 비아냥을 하실까 쓰신 댓글을 봤거든요. 제가 님의 논리 있는 근거에 반박하지 않고 무시했다, 말이 안통해서 비아냥이라도 하신 건가 하고요. 그렇게 무시당하면 말이 안통하는게 맞으니 비아냥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쓰신 댓글을 보니, [제가 위에서 말한 전자오락의 정의는 국어대사전에서 가져온것입니다.위키보다는 훨씬 더 공신력이 있는 곳이죠.]

국어대사전의 권위를 가지고 제가 가져온 정의를 자의적인 것이라고 깎아내린 분이시네요. 본문의 정의는 자의적이지 않습니다. 사전적인 정의, 학자들이나 사전 편찬자들에게 사회적 합의가 된 정의를 가져와서 논의를 전개하는 거라고 꽤 말씀드렸는데요. 위에서 쓴 덧글을 다시 가져오겠습니다.

[저기 있는 전제들 중에 제가 스스로 생각한 건 없구요. 본문의 정의 나열은 샌드박스주의자들이 주장하는 4번 빼고는 비트겐슈타인 게임은 룰과 경쟁이라는 것과 시드 마이어의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이다 같은 정의를 옮긴 거거든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여러분들의 정의를 제시해야지 제가 그걸 보고 아 이래서 페이트가 게임이 되네? 라는 이유를 알 수 있겠죠.]

[비트겐슈타인이나 시드 마이어 같은 제 3자의 의견을 가져온 것은 제 자의적 정의가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멋대로의 정의를 주장하면 그게 더 받아들이기 싫을 것 아니에요. 위키백과 같은 사전에 실릴 정도면 꽤 공인된 의견인 것도 증명이 되죠. 사전 편찬자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저런 정의 하에서 A는 게임이고 B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건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입니다. 비트겐슈타인도 똑같은 일을 했고 저와 비슷한 결론을 냈고요. 뭔가 고정된 정의가 있어야 논리 전개가 되는 거지 백지에서 논리를 전개할 수는 없습니다. 정의를 가져오는 건 필요한 일이에요. 저 정의에 동의하지 않고 페이트가 게임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주장과 함께 근거를 들어야겠죠.]
20/06/2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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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田 仁美님의 말은 플레스트린 님의 태도를 정확히 진단한 거라고 봅니다. 본인이야 기분 나쁘시겠지만... 본문 글에서 [니들이 하거나 좋아하는 건 게임이 아니다]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넣으셨던 것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이 글과 댓글에서 펼치신 논리의 맞고 틀림을 떠난 문제입니다. 본글 초반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도 아니라 [내 의견이 진리다]라고 정의하고 시작하신 건, 이미 다른 사람과 상식적이고 건전하게 논의하자는 게 아니죠.

본인 주장에 설득력을 조금이라도 더 부여하고 싶으셨다면, [~는 게임이 아닙니다]가 아니라 [저는 ~는 게임이 아니라고 판단합니다/생각합니다]로 시작하셨어야 합니다. 플레스트린 님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공신력 없는 개인의 주관일 뿐인데, 마치 그것이 절대적인 진리인 것처럼 표현을 하시니 많은 사람들이 더더욱 동의하기 힘든 것이겠지요.
플레스트린
20/06/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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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삼단논법을 가져와 봅시다. 1.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2.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3.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이런 게 있을 때 제가 권위자가 아니라고 저 뒤에 전부다 소크라테스는 죽는다고 생각한다 식으로 생각을 붙여야 합니까? 비트겐슈타인은 저서 쓸때 게임은 룰과 그에 따른 경쟁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커는 게임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나무꾼의 도끼질은 게임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생각을 줄줄이 붙이나요?

비트겐슈타인의 정의는 그냥 수식 같은 거고 페이트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건 수식을 보고 판정한 건조한 결과에요.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비트겐슈타인의 정의 자체를 부정해도 괜찮고 다른 정의를 가져와도 괜찮아요. 그런데 님같이 오만하게 내 의견이 진리다라고 주장하지 말고 건전하게 논쟁하라는 건 불필요한 태도 지적이죠.
20/06/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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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예시로 드신 것들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플레스트린 님이 주장하시는 [페이트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것과 등치될 만큼 객관성이 부족한가요? 객관/주관의 구분조차 지금 안 되시는 것 같습니다만... [포커는 게임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정의는 ~~이다]라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라는 표현이 붙어야 할 만큼 주관적인 내용인가요? 이조차도 구분을 못하시면 이야기가 안 됩니다;;

가장 치열하게 논리적인 싸움을 펼치는 학술 토론에서조차도 서로간에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면서 시작합니다. 쓸데없이 감정을 자극하기 시작하면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라고 생각한다'라는 표현이 싫으시다면, [저는 감히 주장/단언하겠습니다. 페이트는 게임이 아니라고요.]라고 시작하면 됩니다. 그 문장 뒤에는 이것이 본인의 생각/판단이라는 점을 이미 붙였으니, 줄줄이 '~는 생각한다'라는 이야기를 안 붙여도 되고요.

이 정도의 이야기도 수긍하거나 납득하지 못하시겠다면, 더 말할 이유는 없을 것 같군요. 뭐어 이야기를 하는 건 본인의 자유이니, 편하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 단 본인의 주장이 많은 사람들을 납득시키거나 게임 관련 논의에서 하나의 진리가 되는 것은 포기하셔야 하리라고 봅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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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비트겐슈타인의 게임은 룰과 경쟁이다라는 정의로 판정해 볼 때, 페이트는 선택지는 있으나 선택지의 OX판정에 룰이 개입하지 않고 제작자의 주관이 개입하므로 룰이 없다, 경쟁도 없다, 그러니 게임이 아니다는 건 자연히 도출되는 결론이죠. 주장하는 내용이 어렵고 안어렵고, 상식이고 아니고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페이트가 게임이 아니라는게 불확실한 주관이라면 나무꾼의 도끼질이 게임이 아니다도 함부로 단정할 건 못되거든요? 페이트는 안되고 나무꾼은 되는 거에요?

타당한 정의에 기초해서 내린 결론이라면 양자역학적으로 상자 안에 들어있는 고양이는 생과 사 중간의 상태로 관측 전에는 미확정이다, 열적으로 고립된 계의 총 엔트로피가 감소하지 않는다라고 쓸 수 있는거죠. 기본 정의를 해체하는 좋은 반박을 들으면 수정하면 되는 거고요. 저 양자역학 명제도 절대진리는 아닐 수 있고 한편으론 용불용설같이 논파된 주장도 있죠. 용불용설이라는 게 사람은 죽는다처럼 널리 받아들여질 당연한 상식은 아니거든요? 그러나 학자들은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발달한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기관은 퇴화한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같이 논리 전개 안합니다.

왜 굳이 생각한다 같은 미사여구를 붙여야 합니까.
20/06/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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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이야기가 본인의 주관이지 아직 공식적으로 검증된 게 아니라니까요? 이 글에서조차도 댓글 다신 분들이 플레스트린 님의 그 주장에 대해 대체로 동의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반대하고 있는지를 보셔야죠. 결국은 아직 정설이 되지 못한, 검증되지 않은 가설의 단계 아닙니까.
그런데 플레스트린 님은 그 [가설]을 마치 [정설]인 것처럼 못박아 두고 이야기합니다. 아직 객관적인 검증이 되지 않았는데 그걸 진짜 진리인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죠. 심지어 그 주장조차도 충분히 여러 사람을 자극할 만합니다. 이러면 나는 내 주장을 하겠다, 하지만 너희를 이해시킬 생각은 없다라고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그뿐입니다.
본인의 주장이 정설이라고 믿는다면, 우선 상대편을 차분하게 납득시키고 설득할 생각부터 합시다. 누차 말하지만 대화와 토론의 기초입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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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따지면 사회학이고 철학이고 간에 인문학 개념은 죄다 검증받지 않은 가설 뿐이죠. 세상 어디에 이데아가 있고 유물론, 유심론이 실증적 증명이 가능한지, 니체의 철인은 실존하는 개념인지 누가 어떻게 알아요. 맹자는 성선설을 과학적 실험으로 입증했답니까? '존재하는 것은 관념뿐이다'라는 유명한 명제는 얼마든지 반박 받을 수 있는 명제고 검증도 안됩니다. 모든 가설에 나는 이렇게 생각해^^ 같은 화해의 제스쳐를 취해야 하나요? 비트겐슈타인의 가설이 진리가 될 수 없고 공식적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개인적 의견이다.'라는 말을 붙여야 한다는 이유가 어딨어요.

모든 주장과 명제, 근거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소심한 커버를 칠 이유가 없다는 말입니다. 성립가능한 주장이 있고 뒷받침되는 근거가 있으면 그걸로 그만인거고 거기 반론이 있으면 논파하면 그만인 것이지요. 상대가 읽고 논리가 타당하다고 생각해서 설득되면 된거고 납득이 안된 사람은 뭐라고 반박을 하던가 하겠죠.
本田 仁美
20/06/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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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본인이 하는 말들의 태도가 저 문장에서 벗어나지를 않습니다.
구글에서 치면 나오는 위키에서 나오는 정의는 사전적 근거이지만
국어대사전에서 나오는 정의는 상대의 주장을 깍아내린 것이라 하시죠.

이미 충분이 논리적으로 논박이 되었지만 본인이 인정하고 있지 않을 뿐입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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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대사전이나 위키백과나 브리태니커나 모두 사전적 근거가 맞죠. 자의적이라는 말을 남발하신 건 님이신데요. 제가 본문에 나열한 정의 중 룰과 경쟁이란 건 사전적 정의며 비트겐슈타인이 창안한 이미 널리 쓰이는 개념이라고 주장을 했죠. 여기에 님은 제 근거는 위키백과지만 본인의 근거는 국어대사전의 구문이다, 위키보다는 훨씬 더 공신력이 있는 곳이죠 식으로 권위에 호소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비트겐슈타인과 국어사전이라는 두 소스가 있으면 문장의 타당성이 아니라 권위로 판단해서야 쓰겠나요?

충분히 논리적으로 무엇이 논박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설명을 해주실렵니까?
本田 仁美
20/06/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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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권위에 호소 한것이 아니라 위키는 누구나 편집이 가능한 정보의 집합체 이기 때문에 어떤 것을 정의 하기에는 부족한 방식이죠.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이니 시드마이어니 권위에 의지해서 게임을 정의 하겠다고 한건 플레스트린님이죠.

역시 자신의 주장을 권위자의 힘을 빌어와서 자의적이 아니라 반박하지만 다른 사람이 권위를 이용하면 권위에 호소하는 타당하지 않은
것이군요. 제가 요약한 문장에서 벗어나는 점이 또 하나도 없네요.

플레스트린님의 주장에 대한 논박은 아주 쉽습니다.
페이트가 게임이 아닌 이유는 페이트에서는 선택에 룰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틀린 말이네요. 올바른 선택지를 선택하면 진행이 되고 아니면 끝난다는 룰이 있습니다.
페이트 유저는 결말을 보는데 관심이 있고 그에 따라서 일련의 선택을 합니다.

하지만 님은 이게 게임이 아니라 주장을 하면서
"Game is series of interesting choices." 본인이 십계명처럼 생각한다는 시드마아어의 말입니다.
본인의 주장을 위해서 권위자에게 기대고 있던 것도 온전하게 성립하지가 않네요.
플레스트린
20/06/2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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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다시 말하지만 제가 제멋대로 제 자의적 주장을 진리라고 펼쳤으면 님이 자의적이라고 했을 거 아니에요. 그런 걸 피하려고 이미 사회적, 학술적으로 합의된 정의를 가져온 거라고요. 피식 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

자의적이라고 그래서 자의적인 게 아니라고 한 것 뿐인데 어쩌라는 것입니까? 그럼 시드 마이어나 비트겐슈타인 때려치우고 제 맘대로 자의적 정의라도 내세워요? 게임은 폭발이다? 이런거요? 원하는 게 뭡니까. 기존의 권위나 합의를 가져오라는 거에요 가져오지 말라는 거에요. 자의적이라고 비판하지를 마시던가요.

올바른 선택지를 선택하면 진행이 되고 아니면 끝난다는 건 금고 비밀번호 누르는 것과도 같은 행위란 말이죠. 금고 비밀번호 입력이나 ATM 번호 입력도 게임입니까?
本田 仁美
20/06/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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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아닙니다.
기술적으로 게임이 언제 합의가 된적이나 있나요? 각 전문가들 각자의 생각이고 그 생각에 동의 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님이 든 근거들이 다 적합하지 않다고 몇번을 말해도 계속 권위에 기대서 아니라고 주장만 하면 자의적인게
자의적이지 않은게 되는게 아닙니다.

금고 비밀번호를 눌러서 금고 문을 여는것에 재미를 느꼈으면 그것도 놀이이고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금고는 비밀번호를 자신이 설정 할 수 있으니 페이트 보다 선택지도 많네요.

지금 님은 본인이 얼마나 광범위한 행위에 대한 정의를 얼마나 협소하게 정의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6:22
수정 아이콘
위키백과의 구절은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정리할 것일 뿐인데 비트겐슈타인 연구의 사회적 합의성도 무시하시나요?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166923&cid=50857&categoryId=50857

https://www.google.co.kr/search?q=%EB%B9%84%ED%8A%B8%EA%B2%90%EC%8A%88%ED%83%80%EC%9D%B8+%EA%B2%8C%EC%9E%84+%EA%B7%9C%EC%B9%99&rlz=1C1PRFI_enKR805KR805&source=lnms&tbm=bks&sa=X&ved=2ahUKEwje_N-Dr5LqAhXCBIgKHfWTC7cQ_AUoAXoECA8QCQ&biw=1920&bih=969

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game

https://www.collinsdictionary.com/dictionary/english/game

구글에서 대충 검색해 보셔도 논문이나 도서가 쏟아지는 걸 발견할 수 있을 텐데요. 연구자들은 모두 비트겐슈타인의 기존 연구를 보존한 채 그 뒤를 이어서 자기 주장을 전개하고 있고요. 권위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에 기대는 건데요? 제 자의적 주장보다는 학계에서 합의된 정의가 훨씬 논의를 전개하는데 나으니까요.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건가요. 엔사이클로피디아나 두산백과에서 똑같은 문장을 찾아오면 괜찮아 지는 겁니까? 그것도 싫으면 그냥 제 자의적 주장을 해요?

그래요. 제 자의적 정의에 따르면 금고 비밀번호를 누르는 행위는 룰이 없고 룰에 따른 경쟁도 없으니 게임이 아니죠. 둘 중 하나라도 포함한다면 게임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겠으나 둘 다 없으니까요. 그냥 금고라는 도구의 사용이죠. 사용자가 사전에 금고를 잘 누르면 게임 클리어, 실패하면 게임 오버라는 규칙을 정해서 도전을 하면 그건 게임이 되겠죠. 그러나 그 규칙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게임이 아닌 행위죠. 페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규칙이 없는 채 아무 입력이나 하면 인풋에 대한 아웃풋이 나온다고 해서 게임이 되지 못하죠. ATM 버튼 입력과 똑같은 행위입니다.
本田 仁美
20/06/2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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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선택을 하면 진행이되고 잘못된 택을 하면 진행이 되지 않는다." 이건 룰이 아니고 뭐죠?
" 반복된 플레이 통해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지 확인 할 수 있다." 간단한 퍼즐을 푸는 것과 다를 바 없죠.

본인이 건 링크의 뜻에 따라 분류를 해도 "페이트는 게임이 아니다" 라고 할 근거는 없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6: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本田 仁美 님// 저는 [게임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규칙을 정해 놓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금성판 국어사전), “오락의 보편적 형태, 일반적으로 기분 전환이나 유흥을 위한 제반 활동이 포함되며, 흔히 경쟁이나 시합을 수반한다”(브리태니커 세계백과사전), “‘OR기법’ 중의 하나로, 상반되는 이해관계자들이 각기 일정한 규칙하에서 행동할 때 각자가 최대의 결과를 얻게 되는 상태”(컴퓨터 용어사전)]

이런 정의가 사전적 정의라고 알고 있는데요. [올바른 선택을 하면 진행이되고 잘못된 선택을 하면 진행이 되지 않는다]는 어디서 나온 정의인가요?]


뭐 님이 위에서 써주신 거인 거 같은데 올바른 선택과 올바르지 않은 선택은 어떻게 규정되나요? 그 규정에 합리성이 있나요?

1. 글뛜뭵 -> 선택시 성공
2. 뷀뛝 -> 아무 일도 없음
3. 굉풹 -> 선택시 게임오버

같은 구조는 성공과 실패는 있습니다. 자판기나 ATM 로직에 성공 실패 로직이 있는 것처럼요. ATM도 올바른 선택을 안하면 진행이 안되거나 튕기죠. 그런데 페이트에서는 선택의 올바름과 올바르지 않음을 대체 어떤 룰로 판정하고 어떤 경쟁을 하고 있는 겁니까.

1. 싸우는 이유. 성배를 구하는 이유가 알고 싶다}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잔에 붓는 것」 (호감도 +1)
2. 서번트가 되기 전의 세이버를 알고 싶어}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영웅묵시록」
3. 비장의 카드를 원해. 필살검이라던가, 그런게 좋겠는데}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세이버 씨 화나시다」

위가 페이트의 평범한 선택지인데 유저는 1과 2에서 아무거나 고르기 말고 어떤 수단을 써서 호감도를 합리적으로 획득할 수 있죠? 호감도를 주고 안주는 룰은 뭔가요.
本田 仁美
20/06/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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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스트린 님// 경쟁이 없으면 게임이 아닙니까? 계속 이리저리 대화를 돌리고 있으시네요.
아무리 금같은 레퍼런스를 들고 와도 본인이 주장하는 바가 터무니 없으면 소용이 없는겁니다.

저나 다른 사람들은 레퍼런스를 문제 삼는게 아니고 님의 주장을 문제 삼는겁니다.
본인의 주장이 개인적인 기준이라고 하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기준을 가지고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기준이라고 주장하려면
논리적으로 헛점이 없는 주장과 그에 맞는 근거를 가져오세요.

더 이야기 해봐야 반복 이외에는 달라지는게 없을 것 같아서 저는 이만하겠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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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本田 仁美 님// 웃기네요. 아까는 자의적인 정의라고 하더니 이젠 또 레퍼런스는 훌륭하다고 하시는군요. 저는 줄곧 똑같은 문장만 수없이 복붙하고 있었는데도요. 똑같은 문장인데 출처가 위키백과면 자의적인 주장이고 출처가 지식백과나 웹스터 사전이면 훌륭한 레퍼런스인가요. 논의 시작하자마자 [게임의 정의 부터 매우 자의적입니다.]라고 말씀하셨으니 비트겐슈타인의 정의는 자의적인게 맞다는 말씀부터 하셔야 되지 않나요. 정의를 이용한 논증이 자의적이라고 하신 게 아니라 정의 자체부터 자의적이라고 하셨잖아요.

학자들의 정의에 따르면 경쟁이 없는 게임은 존재하기도 하는데 룰이 없는 게임도 게임이라는 식의 널리 합의되는 정의는 없는 듯 하네요. 경쟁에 꽃히신 건가요? 그럼 조금 고쳐 드릴게요.

[1. 글뛜뭵 -> 선택시 성공
2. 뷀뛝 -> 아무 일도 없음
3. 굉풹 -> 선택시 게임오버

같은 구조는 성공과 실패는 있습니다. 자판기나 ATM 로직에 성공 실패 로직이 있는 것처럼요. ATM도 올바른 선택을 안하면 진행이 안되거나 튕기죠. 그런데 페이트에서는 선택의 올바름과 올바르지 않음을 대체 어떤 룰로 판정하는 겁니까. 차라리 ATM에 제대로 된 로직이 있네요.]


그만하신다니 더 달지는 않겠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09: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쓴 댓글에 재대로 된 반박을 하셨다면 님에게 이런 덧글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 날선 논리가 대립했다면 비아냥 좀 할 수도 있는거죠. 하지만 님은 저의 글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서 무조건 자의적이라는 단어만 반복하고 있어요.

[페이트는 게임이고 동숲은 게임이라고 한다면 그 차이는 선택지의 개수 차이와 그에 따른 결과의 수 차이 인데 그 기준은 자의적이죠 어짜피 어떤 선택을 해서 결과를 얻고 그에 따른 재미를 얻는 기본적인 과정은 같습니다. 자의적으로 내린 기준을 자의적이라고 하지 않고 객관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부터 잘못된거죠.]

라는 댓글은 굉장히 무성의하죠. 제가 쓴 글이나 덧글을 보셨다면 제가 나열한 사전적 정의도 보셨겠죠. 그게 자의적인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있는 것임을 인정하셔야 될 테고요. 그 정의에 따라 논리를 전개할 때 선택지의 개수 여부로 게임, 비게임을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없는데요. 선택의 개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위바위보가 페이트보다 훨씬 경우의 수가 적다는 사실은 위에서 언급했죠. 가위바위보의 선택과 결과, 경쟁의 성패는 룰에 의해 성공과 실패가 결정됩니다. 선택을 하고 룰에 의한 판정을 하기 전에 결과는 미리 정해지지 않습니다. 페이트는 그렇지 않지요.

내가 맞다고 보는 게임의 정의는 A다, 거기에 따르면 A는 게임이고 B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주장과 근거 하나 없이 네 정의는 자의적이라고 반복만 하시니 같은 댓글을 또 달 수밖에요.

[페이트는 서사적 의미가 있는 선택은 있지만 룰에 관여받지 않는 게임적으로 무의미한 선택이고,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고, 룰에 따른 결과 도출이 아니며, 유저가 잘하고 잘못할 수 있는 여지가 없음. 룰과 경쟁 모두 없음.

본문에서 언급한 게임의 정의에 따르면 선택지의 개수 차이는 중요하지 않고 룰에 의한 성공과 실패인가, 유저가 결과에 개입 가능한가가 더 중요함. 가위바위보는 경우의 수도 적고 선택할 수 있는게 별로 없지만 게임임. 그러나 페이트는 가위바위보보다 루트가 더 많더라도 게임이 되지 못함.

동물의 숲은 경쟁은 없지만 상품을 팔아서 돈을 벌고 아이템 구매가 가능하다는 룰이 있음. 유저의 선택이 가능하고 결과가 정해지지 않으며 유저의 선택은 결과에 반영됨. 유저가 선택하여 서사를 만들어나간다, 유저가 게임의 규칙을 정하고 목적을 정한다는 관점에서도 심즈나 동물의 숲은 게임이 됨. 페이트는 위 사항들이 하나도 해당이 안 됨.

제작자가 동물의 숲에서 놀이 방법을 미리 만들 수는 있음. 바둑도 19x19 판에서 돌을 차례대로 놓는다는 규칙을 깰 수는 없고 그 한계 안에서 놀아야 함. 그러나 제작자는 유저가 규칙 안에서 어떻게 놀지 강제할 수는 없음. 수집을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고 수집의 과정은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랜덤임. 동물의 숲에서 물고기는 변수에 따라 나오고 실패를 극복해서 실력으로 수집하는 것이지 강제 이벤트로 획득하는 게 아님. 화석이 1시 10분에 나온다는 식으로 정해지지도 않음. 제작자가 유저의 집 인테리어를 미리 강제할 수도 없음. 주어진 한계 내에서의 행동은 유저의 자유임. 바둑을 둘 때 수순이 정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임.

또한 게임은 룰과 경쟁이라는 건 딱히 제가 생각해낸 자의적 정의가 아닙니다. 바둑과 포커, 장기와 체스를 모두 게임으로 묶게 하는 사전적 정의인거죠. 구글에 치면 위키백과에 나오는 거에요. 사전적 정의에 맞지 않는 게임들이 생겨났고 그게 게임이냐 아니냐가 문제인 거지 사전적 정의를 없앨 수 있는 건 아니죠.]
프라이드랜드21
20/06/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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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코인토스도 운빨이지만 룰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속해서 던지고 2선승같은 제도를 더하면 분명한 게임이 됩니다.
스토리는 최소한 극히 일부의 유저에게 코인토스 혹은 다이스롤 행위 자체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선택이나 규칙의 시행이 흥미를 유발하는 조건까지 충족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서술이 옳기 위해서는 비주얼 노블의 선택지의 연속들은 정말로 코인토스나 다이스롤의 연속보다도 못한 무언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시스템과 스토리와 선택지를 조작해도, 선택하는 클릭 자체를 개발자가 작가가 대신 해 줄 수 없으며, 가장 유저에게서 멀리 떨어진 실행자를 가정해도 유저가 보유한 실행기의 연산장치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유저는 해당 게임을 고의적으로 획득해서 플레이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최소한 흥미를 가진 코인토스나 다이스롤의 연속을 게임이 끝날 때까지 반복하게 됩니다. 그것의 결과가 사기일지라도 그것은 최소한 사기도박이며 제작자가 사기꾼이 되는 것이지 도박이라는 행위 자체를 제거하지 못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랙티브는 못 만든 인터랙티브나 조작된 야바위 기계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실행자가, 특히 클리어한 사람이 1명 이상인 순간부터, 도박이라는, 그리고 그 위의 범주에 있는 게임이라는 그물 자체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스스로 게임이 아니라고 주장해도 그게 맘대로 안 됩니다.

fate의 그 선택지들은 차라리
잘못된 상황설정과 기술로 운빨x망겜이다
라고 하면 옳은 비판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유저에게 선택당한 이상, 이 소프트웨어는 최소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코인토스로서의 역할을 강제받게 됩니다. 이것은 게임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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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위에 단 댓글들을 안 보신 모양이네요. 코인이라는 도구 + 던져서 앞면은 승리, 뒷면은 패배 같은 규칙 부여라는 조건이 더해지면 코인토스는 게임이 된다고 적었습니다. 이건 룰에 따른 결과 도출입니다.

비주얼 노블의 선택지는 룰이 없습니다. 선택하는 클릭은 리모콘 조작에도 있고 거기에도 결과는 나옵니다. 놀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룰이 없을 뿐이죠. 선택지 선택은 코인토스 동전 던지기와 같은 행위가 아닙니다. 승부를 규정하는 규칙도 연산도 없습니다.

페이트의 선택지가 잘못된 상황설정인지는 이견이 있겠습니다만 운빨X망겜이라 부를 여지는 전혀 없는데요. 운빨 전혀 없어요. 완전 확정된 고정확률만 있죠. 그것도 55퍼센트식 고정확률이 아니라 100 아니면 0이에요. 못만든 야바위 게임기는 구린 게임이지만 페이트는 야바위도 안 시킨다고요. 랜덤이라는 건 시행시마다 달라져야 할 거 아니에요. 페이트에 랜덤 없잖아요. 정해진 답이 있을 뿐이지. 할 때마다 똑같은 결과 아닌가요.

유저가 게임 시에는 50퍼센트 확률로 둘 중의 하나를 고를 순 있겠죠. 그게 불쾌할지언정 게임적 체험일 수는 있어요.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선택지로 가위를 고르는 것과 외형은 같죠. 그러나 메커니즘이 다르죠. 가위바위보 선택지 게임의 경우,

1. 가위 선택 = 상대가 보를 내기로 정해졌으니 승리
2. 바위 선택 = 상대가 보를 내기로 정해졌으니 패배
3. 보 선택 = 상대가 보를 내기로 정해졌으니 무승부

이런 식이 아닐 거잖아요. 페이트나 저렇게 하죠. 유저는 가위바위보를 실제로 한 것과 똑같은 체험을 1회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그건 사기꾼에게 속아서 상대가 검찰총장이라 생각한 것이지 상대가 실제로 검찰총장인 건 아닌 거죠. 게다가 저 가위바위보 선택지는 명확한 룰이라도 있죠. 가위는 보에 이긴다는 규칙이 있어요. 시행 이전에 결과가 고정되었긴 하지만 룰에 따라서 유저의 선택에 대해 명확한 판단이 내려지니 1회성 게임이라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페이트에는 성공과 실패를 규정하는 룰이 없잖아요. 작가의 주관만 있죠.

물론 저 속는 행위도 재미있었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고 그게 인터랙티브 무비의 묘미입니다. 영화와 다른 능동적 체험을 하게 해주죠. 그러나 그게 재밌는 매체가 될 수는 있지만 게임은 아니게 됩니다.
프라이드랜드21
20/06/21 11:55
수정 아이콘
[랜덤이라는 건 시행시마다 달라져야 할 거 아니에요. 랜덤 없잖아요. 정해진 답이 있을 뿐이지. 할 때마다 똑같은 결과 아닌가요.]

이 말 자체가 미래를 그대로 내다보거나 이미 선택지의 모든 항목을 지나 그 뒤의 체험까지 완결한, "아 컨텐츠가 없네" 상황이 아니고는 성립이 안 되지 않습니까.

님은 계속해서 독립시행이 아닌 모든 것을 룰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럼 알파고와 운빨과 유저 본인의 실수 이외의 모든 것을 룰이 아니라고 말해야 합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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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가 페이트가 랜덤이 아니라고 말한 것은, 님이 페이트의 선택을 운빨망겜이라고 말해서죠. 운도 없고 게임도 없는데요.

파이에 엠블렘처럼 확률이 고정되어도 게임이 성립되는 경우도 많아요. 체스 1:1 대국처럼 모든 수의 가능성이 확실한 룰도 있고요.

페이트는 운을 떠나 선택지를 판정하는 룰이 없거든요.

그 뒤의 답변은 위에거 한번 더 달게요. 핵심에는 답변 안하시고 운만 얘기하시니.

[페이트의 선택지가 잘못된 상황설정인지는 이견이 있겠습니다만 운빨X망겜이라 부를 여지는 전혀 없는데요. 운빨 전혀 없어요. 완전 확정된 고정확률만 있죠. 그것도 55퍼센트식 고정확률이 아니라 100 아니면 0이에요. 못만든 야바위 게임기는 구린 게임이지만 페이트는 야바위도 안 시킨다고요. 랜덤이라는 건 시행시마다 달라져야 할 거 아니에요. 페이트에 랜덤 없잖아요. 정해진 답이 있을 뿐이지. 할 때마다 똑같은 결과 아닌가요.

유저가 게임 시에는 50퍼센트 확률로 둘 중의 하나를 고를 순 있겠죠. 그게 불쾌할지언정 게임적 체험일 수는 있어요.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선택지로 가위를 고르는 것과 외형은 같죠. 그러나 메커니즘이 다르죠. 가위바위보 선택지 게임의 경우,

1. 가위 선택 = 상대가 보를 내기로 정해졌으니 승리
2. 바위 선택 = 상대가 보를 내기로 정해졌으니 패배
3. 보 선택 = 상대가 보를 내기로 정해졌으니 무승부

이런 식이 아닐 거잖아요. 페이트나 저렇게 하죠. 유저는 가위바위보를 실제로 한 것과 똑같은 체험을 1회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그건 사기꾼에게 속아서 상대가 검찰총장이라 생각한 것이지 상대가 실제로 검찰총장인 건 아닌 거죠. 게다가 저 가위바위보 선택지는 명확한 룰이라도 있죠. 가위는 보에 이긴다는 규칙이 있어요. 시행 이전에 결과가 고정되었긴 하지만 룰에 따라서 유저의 선택에 대해 명확한 판단이 내려지니 1회성 게임이라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페이트에는 성공과 실패를 규정하는 룰이 없잖아요. 작가의 주관만 있죠.

물론 저 속는 행위도 재미있었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고 그게 인터랙티브 무비의 묘미입니다. 영화와 다른 능동적 체험을 하게 해주죠. 그러나 그게 재밌는 매체가 될 수는 있지만 게임은 아니게 됩니다.]


인용에서 예시로 든 가위바위보 고정 선택지 게임은 룰이 있기에 운빨이 있건 없건 게임이지만 페이트는 아닌 거 겉네요.
프라이드랜드21
20/06/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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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기 가위바위보와 검찰총장으로 모든 인터렉티브를 매도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나리오라이터와 인터랙티브 제작사를 사기꾼으로 단정짓고 게임을 시작한다" 이 전제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런식으로 따지면 뭐 추리소설도 다 사기인데요
게임의 유무를 따지기 이전에 모든 매체에 그런식으로 접근해버리면 제대로 평가 가능한 인문요소가 뭐가 있겠습니까? 진짜 사기를 가려내기 이전에 의심병에 갇히기는 거부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수학적 규칙이 아니면 그런 의심으로 가득한 시선을 뚫고 규칙으로 간주받을 수 있는 게임 요소는 몇 없습니다. 재미없는 요소라고도 하지않고 아예 게임 세계의 바깥으로 내쫓는 한.

성공과 실패의 룰을 자꾸 찾으실 필요가 없어요. 성공과 실패가 무엇인지 자체를 게임에서 정해줘야 한다는 것 자체가 편견이거든요. 유저는 시나리오가 주는 "나름대로의 흥미" 자체를 수확이자 성공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님 댓글을 안 읽고 있는것이 아닙니다. 유명인사들의 발언이 가진 의미를 자기 입맛대로 개조한뒤 그걸 잣대로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모든것을 무시하면서 과도한 일반화와 의심만을 방패로 내세워요. 이건 제가 느끼는 게 아니라 다른분들 덧글이 다 그렇게 반응하네요.

괜히 2지선다나 운을 얘기하고 이쪽도 극단적으로 가공된 예시를 내세우는게 아니예요. "선택지 자체는 룰이 아니다"고 자꾸 하시는걸 "선택지의 존재 자체가 룰이다"로 반박하는거 외에는 아예 대화의 통로가 없으니까요

아 fate 월희인지 뭔지는 구릴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게 구리든 게임이 아니든 사실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습니까? 그 한두개가 모든 비주얼노벨과 인터랙티브를 대표하지도 않고, 평균 수준도 나온 시대도 달라서 이걸 기준으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도움이 안 돼요.
플레스트린
20/06/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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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나리오라이터와 인터랙티브 제작사를 사기꾼으로 단정짓는다는 것 역시 곡해네요.

제가 2번이라고 분류한 부류의 게임을 봅시다. GTA 5는 게임이 아닌 컷신과 게임이 교차됩니다. 게임이 아닌 부분에서 유저는 어떤 조작도 하지 못하고 영화와 같은 영상을 수동적으로 감상하고 있으므로 게임을 하는 상태가 아닙니다. 그러나 게임인 부분에서 유저는 룰에 따른 게임을 합니다. 미션을 모두 클리어하면 엔딩이다, 미션 중에 총격전에서 패배하면 게임 오버다 같은 것들이요.

여기서 컷신인 상태는 딱히 사기고 뭐고 따질 여지가 없이 그냥 영화적 영상이고요. 게임인 상태도 그냥 게임이죠. 사기 같은 건 없어요. 내가 총을 잘쏘면 클리어에 유리한 거고 총을 못쏘면 손실을 보는 거니까요.

그러나 님이 경험이 유사하니까 게임이라고 주장하는 인터랙티브 무비는 영상은 영상, 선택지 선택도 영상입니다. 선택지 선택에 GTA처럼 총을 잘쏘면 승리고 못쏘면 게임 오버라는 규칙이 없어요.(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에서 QTE나 퍼즐 같은 요소는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미리 단언해 둡니다.)

페이트의 경우,

1. 싸우는 이유. 성배를 구하는 이유가 알고 싶다}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잔에 붓는 것」 (호감도 +1)
2. 서번트가 되기 전의 세이버를 알고 싶어}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영웅묵시록」
3. 비장의 카드를 원해. 필살검이라던가, 그런게 좋겠는데}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세이버 씨 화나시다」

위 선택지에서 1번과 2번 중 무엇이 옳은 선택인가를 규정하는 룰이 아예 없습니다. 님 말대로 성공과 실패를 규정할 필요가 없다는 건 동물의 숲 같이 게임오버가 없고 유저가 목적을 설정하며 자기가 의미와 규칙을 만드는 게임에서는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페이트 같은 작품에서 게임오버를 설정한 이상 궤변이 됩니다. 개발자가 제공한 선택간에 우열이 있거든요. 게임오버는 배드엔딩이라는 보상이 있긴 할지언정 게임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실패이고 클리어가 아님은 자명합니다.

뒷부분도 다시 설명할게요. [선택지 자체는 룰이나 게임이 아니다. 리모콘 버튼 조작, DVD 메뉴 선택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선택지의 선택에 따른 결과로 게임을 클리어할 때 선택지의 선택을 판정하는 객관적 룰이 있으면 게임이 된다.]로 이해해 주세요.
20/06/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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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에 디아블로는 RPG가 아니라고 하던 사람들이 떠오르네요
플레스트린
20/06/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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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는 RPG 맞죠. 바바리안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전투 하잖아요. 위저드리가 RPG라면 디아블로도 RPG 못될 거 없죠. 제가 비주얼 노벨을 게임이 아니라고 한 것에 불만인 분들이 많을텐데요. 제가 비주얼 노벨을 부정한 것과 옛날 꼰대들이 디아블로를 부정한 건 다른 얘기죠. 그사람들이 RPG의 정의를 내리고 체계화된 기준 속에서 디아블로를 부정했다기보다는 호불호에 따라 익숙하지 않아서 거부한 것일 테니까요.

다수의 호불호보다는 명확한 정의에 따라 주장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요.
20/06/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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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스토리 의미없이 그냥 떄려부수는 걸로 의미있는 영화가 있는 반면
아닌 영화도 있듯

게임도 그런거죠.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도 있고, 곁다리인 게임도 있으며, 필요없는 게임도 있고요
문문문무
20/06/2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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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길다... 치열한 토론이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군요 그냥 게임철학중 하나로 보면 될것을...
Enterprise
20/06/2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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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읽었을 때는 흥미로웠는데 덧글까지 다 읽고 나니까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드는 그런 글이었습니다.
20/06/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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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비트겐슈타인이나 시드마이어가 정의한 게임의 의미를 굉장히 중요한 근거로 자꾸 주장하시는데, 거기부터 이미 동의를 못 받잖아요.. 그건 걍 개인 의견이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동의하는 1+1=2같이 자명한 이론이나 명제가 아닌데. 사람들이 죽어라 너무 범위가 좁다고 의견을 제시해봐야 돌아오는 결론은 "너네들은 제대로된 반박을 못한다"고요. 대다수가 글쓴이가 주장하는 게임의 정의를 동의하지 못하니, 논의가 헛도는 수밖에 없죠. 글쓴이는 자신이 제시한 게임의 정의가 충분히 증명됐다고 생각하고 너네가 논박해야 하는데 하지 못한다는 태도로 일관하니 뭐 노답..
플레스트린
20/06/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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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대체할 정의라도 제시해야지 지속적인 논의가 가능한 거 아닌가요. 저 말고도 게임이란 개념에 대해 연구한 학자들도 비트겐슈타인이 제시한 룰이라는 개념은 제외시키지 못했었어요. 그것마저 제외시키면 세상 게임에 아예 공통점이 사라져버리니까요. 기존에 널리 쓰이는 백과사전급 정의를 가져왔고 거기 따라서 게임들을 분류했는데 불만이 생길 게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 정의가 틀렸다고 논박을 할 수 있으면 예시를 들던가 해서 논박하면 되는거 아니겠어요. 비트겐슈타인의 개념에 동의를 하지 못한다는 건 알겠는데 그것 뿐이니까 논쟁은 제자리잖습니까.

한 몇백플 넘는 키배 속에 두분인가가 자기가 생각하는 게임의 정의를 제시해 주시긴 했어요. 그게 비트겐슈타인과 후대의 학자들이 구축한 게임은 룰이 있어야 한다는 정의를 극복했나? 아니잖아요.

다른 분이 제시한 것 중에 ['게임이란 주체로서의 '내'가 게임속 사람이나 사물에게 이입하여 행동하거나 사고함으로서 대리만족하는 일련의 과정 및 행위이다']라는 정의가 있었거든요. 저는 이 정의의 한계를 지적했고 거기에 대한 논박은 더이상 없었기에 뭘 더 이어갈 수가 없어요. 그러니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대체 정의나 논리적 반박이 완성된 게 없었다고요. 제시받은 정의에 대해 제가 한 반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정의는 페이트 같은 비주얼 노블을 게임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감상도 게임이 되어버립니다. 연극 배우는 연극 상영시마다 게임을 하게 되고요. 이입하여 행동이나 사고함으로서 희열을 느끼는 게 같으니까요.

룰에 따른 경쟁이란 요소도 집어넣는 게 더 좋은 정의가 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제 분류 속에서 AAA게임의 특징을 잘 요약하는 정의가 되거든요. 테트리스나 젠가는 예외로 만들어 버리는 정의입니다만 AAA 게임과 함께 대부분의 게임을 묶을 수 있어요. FM도 게임 속 감독에게 이입하여 사고함으로서 대리만족 하거든요. 룰을 포함한다면 대부분의 게임을 묶을 수 있는 좋은 정의가 되죠. 하지만 룰이란 요소가 들어가면 페이트는 여전히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의 정의에 룰이 들어가지 않고 이입과 대리만족만 취급한다면 페이트 유저나 연극배우나 똑같이 게이머가 되는 꼴이고요.]
스띠네
20/06/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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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반박하시는 분들 중 그 누구도 '룰을 제외한 것도 게임일 수 있다'라고 반박하고 있지 않은데요?
플레스트린님이 룰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정의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을 뿐이죠.
플레스트린
20/06/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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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읽어보니 애초에 룰에 대한 얘기를 하는 사람이 저 밖에 없었던 거 같네요. 그럼 룰을 정의하고 이어갈 수도 있겠네요. 위키백과에서 긁어온 문장을 봅시다.

1. 게임은 적어도 대립 구조를 가져서, 룰에 따라서 정량화 가능한 결과에 이르는 시스템이다.
2. 게임은 적어도 플레이어가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 각각 사용 가능한 자원의 매니지먼트를 실시하는 것이다.
3. 승패를 정하기 위한 룰과 환경 또는 타인과의 상호 작용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으로 즐거움을 위해 행하는 활동이다.

저기서 룰이라는 것은 승패를 정하기 위한, 게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약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군요.(여기에 반대하실거면 다른 해석을 부탁드리고요) 그렇게 따지면 페이트는 게임의 승패를 정하기 위한 객관적 룰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작가가 미리 정해놓은 주관적 결말은 있지요.

위에서 제가 제시한 예시를 다시 가져오자면,

1. 가위 선택 = 상대는 보를 내기로 확정되었으니 승리
1. 바위 선택 = 상대는 보를 내기로 확정되었으니 패배
2. 보 선택 = 상대는 보를 내기로 확정되었으니 무승부

이런 선택지 인터랙티브가 있다고 칩시다. 상단은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룰이 있는데 경쟁성이 애매하죠. 상대가 무한정으로 보만 내는 가위바위보가 경쟁인지는 헷갈리는 구석이 있잖아요. 그러나 아무튼 룰에 따른 승패의 해석이 가능하므로 게임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페이트는,

1. 집에 간다 = 여주인공을 만남
2. 편의점에 간다 = 다음 스토리는 짱센 적의 편의점 등장이므로 살해당함.
3. 가만 있는다 = 아무 일도 안했으므로 살해당함.

같은 식인데요. 저기서 승패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공통적 규칙이 없죠. 전투력 여하에 따라서 전투 결과가 정해진다거나 하는게 아니니까요.
20/06/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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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주얼 노벨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게임과는 좀 다른 궤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런데 게임의 정의를 룰, 승패 같은 요소를 포함하는 전통적인 정의가 있고, 컨텐츠에 일반적인 영화나 연극 등보다 사용자의 선택적 요소가 개입하고 그러한 과정, 달라지는 결말 등으로 즐거움을 얻는 경우까지도 포괄하여 게임으로 볼 수도 있죠. 철학적, 학문적으로 엄밀히 보면 전통적인 정의에 따라 비주얼 노벨이 게임이 아니라고 볼 수 있겠지만, 현재 대세적인 인식은 말씀하시는 페이트같은 순수 인터랙티브 무비같은 종류도 게임으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애초에 주장하시는 바처럼 게임의 정의를 한정해야만 할 이유 자체를 모르겠습니다.
플레스트린
20/06/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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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게임의 정의를 한정하는건 비트겐슈타인도 실패했어요. 일단 비트겐슈타인도 게임은 대체로 룰과 경쟁이란 요소를 포함한다. 이게 최선의 정의다. 그러나 이 정의를 삐져나오는 예외가 항상 존재한다. 이건 어쩔 수 없으므로 예외에 대해서는 가족유사성, 기존의 게임작품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가지고 판정해보자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아직까지 저 주장을 극복한 학자는 없었고요. 모든 학자가 룰을 깔고 게임을 설명하고 있는게 현 상황이죠.

위의 도구를 가지고 게임을 분류해본다면 동물의 숲에 승패는 없을 수 있으나 룰은 있고 심즈도 경쟁은 하지 않지만 캐릭터의 욕구 같은 룰과 캐릭터의 사망으로 대표되는 게임오버는 있습니다. 가족유사성적으로 게임의 본질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비주얼 노벨은 제가 찾아본 게임의 정의에 포함되는 부분이 제로라고 봐도 될 정도로 공통점이 없습니다. 사용자의 선택적 요소의 개입, 달라지는 결말으로 게임이라고 주장한다면 터미네이터 2 DVD에서 리모콘 조작으로 추가 엔딩을 보는 것도 페이트와 똑같은 구조거든요. 터미네이터 2 DVD도 게임이 될 수 있는가, 터미네이터 2 DVD가 게임이 된다면 지하철의 서적 자판기는 무엇이 다른가? 터미네이터 2의 엔딩 선택과 페이트의 엔딩 선택에 룰은 존재하는가, 유저가 선택해서 페이트의 이야기가 바뀌었는가? 그냥 이야기의 등장 순서가 달라진 것 뿐 아닌가, 넷플릭스에 멀티엔딩 드라마가 나오면 페이트와 똑같이 게임이 되나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죠. 편협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세상 모든 것이 게임이 될 수는 없거든요?

제가 상단의 정의를 하고 글을 시작한 것은, 말씀하신대로 유저들이 게임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난잡하게 뒤섞이고 있기 때문이죠. 피파 온라인도 게임이고 페이트도 게임이라면 두 게임의 공통점은 대체 뭐지? 피파 온라인에 별점을 8점 주고 페이트도 8점이면 두 게임을 평가한 기준이 뭔데? 저니나 발할라, 쓰르라미 울적에, 스타크래프트도 언차티드도 다 똑같은 게임이야? 걔네들한테 별점을 매길 수 있는 통합적인 기준이 뭔데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본문이 그 얘기잖아요.

그래서 존 카멕식 방법론으로는 새로 나온 인터랙티브 무비 + 게임인 AAA게임을 규정할 수 없다. 분리해서 평가하고 다른 기준을 가지고 놀자고 본문에서 주장한 것이죠.

그런데 2번 부류의 경우 본문에서 주장한 것처럼 스토리만 좋고 게임은 똥, 게임은 똥인데 스토리는 짱 같은 식이면 수작을 만들 수가 없어요. 언차티드나 라스트 오브 어스, 블랙 플래그 같은 건 스토리와 게임적 메커니즘 모두 기본 이상을 달성하는 게임들이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1번 부류와 2번 부류인데요. 2번 부류는 GTA 5처럼 게임으로서도 우수하지만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같은 1번 부류는 게임 메커니즘이 극히 부실하거나(제 반박자들도 인정하는 부분), 제 평가에 따르면 게임적 룰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 1번과 2번도 같은 방법으로 평가할 것이 아닌 거죠. 1번은 2번보다도 게임적 메커니즘이 아닌 체험적 조작, 서사의 전달, 캐릭터, 유저가 선택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테크닉 같은 것이 중시될 수 밖에요. 1번은 인터랙티브 무비라는 다른 군으로 묶고 그들만의 방법으로 평가하고 창작론을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탄다 에루
20/06/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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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의 전개 방향에 큰 이견은 없는데, 2번의 정의 안에 소위 말하는 AAA 게임과, 페르소나 같은 JRPG가 섞여 들어가 있기도 하고, 특정 타이틀들이 특정 카테고리에 속해 있다고 단정 짓는 예시 사례들 때문에 많은 댓글들로 인하여 논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4가지 분류가 아니라 좀 더 많은 분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극히 사적인 의견을 밝히자면 저도 지나치게 심각하게 게임적 요소가 거세된 비주얼 노벨은 게임이 아닌 다른 무언가라고 생각을 하긴 하는데요, 어떤 수준이 '지나치게 심각하게 게임적 요소가 거세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나'에 대해서는 많은 담론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시를 들어주신 <전국란스>, <둥지짓는 드래곤> 같은 것은 19금 + 연애 스토리가 포함 되어 있을 뿐이지, 게임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는 너무 정확한 사례인 것 같고요, 소위 말하는 "공략/선택지" 단계에서 어떤 선택과 자유도, 분기를 통해 유저의 서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가?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엔터만 치고, 제작진이 부여한 선택지를 골라야만 정해진 결말에 다다를 수 있다면 게임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자잘한 선택지들이 모여서 보이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수치 (호감도?) 같은 것을 좌우하고, 그에 따라 분기가 갈린다면 그건 충분히 훌륭한 게임일 수 있겠죠.

궁금한 게 있는데 플레스트린님께서는 예전 90년대에 유행하던 '게임 북' 같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게임 북의 경우에도 페이트처럼 그냥 제작자가 정해진 결말로만 선택지를 고르면서 달려 나가야 하는 것들도 있었던 반면, '44page에서 A와 B를 챙겨오지 않았다면, 엔딩A로 가시오 -> 죽음, 챙겼다면 엔딩 B로 가시오 -> 살음' 뭐 이렇게 독자의 선택지를 주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전자의 경우도 후자의 경우도 대중적으로 불리는 명칭은 '게임북'이었죠.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플레스트린님께서 써 주신 '게임'과, 언쟁을 나누신 다른 분들께서 생각하는 '게임'의 정의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플레스트린
20/06/21 15: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전국란스나 둥지짓는 드래곤은 게임적 매커니즘이 튼실한 훌륭한 게임으로 분류합니다. 애초에 제가 이건 진짜 게임 아닌데?라고 해석한 건 비주얼 노벨 뿐이에요. 언급하신 JRPG 역시 2번으로 분류한 것이 타당해 보이고요.

게임북은 질문주시는 분이 없어서 아예 언급을 안했는데요. 논의가 쓸데없이 시궁창으로 빠질까 봐서요. 게임북과 페이트는 완벽하게 같은 구성이죠. 제가 게임북을 상당히 많이 구입했었는데 게임북 중에도 제가 나열한 기준으로 평가할 때 게임인 것이 있습니다. 파이팅 판타지라고 주사위를 굴리는 게임북이나 HP를 계산시키는 게임북도 있거든요. 또 평범하게 선택지 나열만 하는 게임북도 있는데 그 중에서도 게임적 요소가 강한 것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특수부대 작전 중에, 아사를 피하기 위해 A 버섯을 먹을지 말지 선택하는 장면이 있다고 칩시다. 그때 실존하는 버섯의 사진을 보여주면 이건 퀴즈게임과 같은 형태가 됩니다. 지식에 따라 버섯의 위험도를 잘 파악하면 살고 못하면 죽으니 공정한 규칙이 있는거죠. 이런 문제가 제시될 때에는 버섯도감 같은 것을 미리 첫 페이지의 모험도구에서 제시하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암호해석표를 보여주고 암호문을 제시받았을 때 잘 해석하면 진행이 되고 못하면 게임오버라거나 하는 게임북도 있습니다. 퍼즐이나 수학적 문제를 제시하는 게임북도 있죠. 어드벤쳐 장르의 퍼즐식 게임구성인데 저는 이건 전부 게임으로 봅니다.

다만 이 같이 경쟁이 가능하도록 하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룰 없이 굉장히 작가 마음대로의 선택지 결과를 내주는 게임북도 많습니다. 별장으로 가는 것과 산에 가는 것 사이의 우열을 파악할 근거가 전혀 없는데 산에 가면 죽는 식이죠. 이건 게임이라고 칭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페이트가 이쪽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게임이 아니라고 주장한 거고요.

페이트의 호감도 수치 같은 것은 호감도가 내리고 오르는 룰이 명확하다면 게임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아예 극단적으로 단순화시켜서 A와 대화하면 일단 호감도가 1 오르고 본다는 식이면 게임이죠. 혹은 [캐릭터를 만나면 호감도가 확률적으로 오르고 내릴 수 있다. 일단 상대와 접촉하면 30퍼센트의 확률로 호감도가 1 오르고 10퍼센트의 확률로 호감도가 1 내린다. 따라서 100회 만나면 안정적으로 캐릭터의 호감도를 높여서 목표 점수 10점을 채울 수 있다. 확률을 계산해서 어느 캐릭터를 몇번 만날 지 결정하는 것이 게임의 관건이다.] 같은 식이면 충분히 게임적 요소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근두근 메모리얼이 비슷한 식이고요.

페이트의 경우 호감도로서 승패가 결정된다는 룰을 명확히 하고 공정한 규칙에 의해 유저가 선택과 결과를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었다면 게임이 될 겁니다. 그런데 선택지를 고를 때 타 캐릭터가 좋아하고 말고가 뚜렷한 기준이 없고 작가가 생각한 그림에 따른 것이니 게임으로서의 요소가 훼손되죠.

페이트의 선택지는 이렇답니다.

1. 싸우는 이유. 성배를 구하는 이유가 알고 싶다}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잔에 붓는 것」 (호감도 +1)
2. 서번트가 되기 전의 세이버를 알고 싶어}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영웅묵시록」
3. 비장의 카드를 원해. 필살검이라던가, 그런게 좋겠는데} > 7일째・세이버와의 대화 「세이버 씨 화나시다」

3번은 고르면 진지한 사람이니 화를 낼 수 있다는 건 이해는 되요. 명확한 규칙에 따른 건 아니지만 대충 서사적 합리는 있죠. 그러나 2번이 1번보다 떨어지는 이유는 논리적 룰으로 전혀 설명이 안되지 않습니까.

위 선택지의 문제를 [모든 선택이 유저를 만족시켜! 배드엔딩일지라도 그에 따른 텍스트가 있으니까 의미가 있어] 식으로 때울 문제가 아니죠. 그건 서사가 재미있는 이유지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가 아니고, 게임의 규칙 같은 게임적 정의가 성립함을 증명하지도 못하니까요. 작가가 정해둔 답을 못 골라서 호감도를 못채우면 게임 오버를 당하거든요. 호감도가 있는 선택지와 없는 선택지는 명백한 우열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페이트에 게임을 클리어하게 해주는 공정한 룰, 룰을 통한 경쟁이 없고 결과가 정해진 서사를 고르는 것에 불과하다고 한 것이에요.

여기서 룰이란 용어의 해석에 대해 이견이 생길 여지는 있네요. 불공정하고 경쟁이 불가능한 룰도 게임의 룰인가. 저 선택지를,

1. 글뛜멜뒉
2. 굵깔팕
3. 뤀펙쿡

으로 바꾸고 3번 고를시 점수 1점을 주고 1번을 고르면 게임오버를 시키는 식이었으면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저런 선택지를 20개쯤 돌파해서 20개의 정답을 맞춰야 엔딩을 볼 수 있다면 그 작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저건 궁금하네요.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저건 그냥 ATM 해킹 같은데요. 제가 누구 통장이나 카드 주워서 비밀번호 미친듯이 때려넣다가 운좋게 성공하거나 실패도 하겠죠. 그런데 이건 게임이랑 좀 많이 다르지 않나요?
20/06/21 15:40
수정 아이콘
말씀해주신 예시가 페이트의 극단적인 경우겠네요. 이런 경우에도 하는 사람이 그 과정과 결과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야 게임이라고 못 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흔히 말하는 "똥겜"이라고 부를 거 같지만요.
플레스트린
20/06/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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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위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하신 분이 계셨거든요. 사용자가 체험한 부분이 게임과 유사하면 게임이다. 즐거우면 게임이다 같은 거요. 그런데 저는 영화를 봐도 즐겁고 책을 봐도 즐거운 게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사 감상으로 얻은 재미와 룰과 경쟁, 선택과 결과로 얻는 재미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인터랙티브 무비, 비주얼 노벨과 게임은 분리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규칙이 애들 맘대로인 싸움놀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앞뒤가 안맞는 파워레인저 놀이 같은 걸 하면서 게임을 하는 듯한 재미를 받을 수는 있는데 실상은 게임이 아닌 것처럼요. 위의 글뚤멜뗵식 선택지 선택과 결과 같은 건 그걸 증명하는 예시라고 생각하고요. 저게 재미는 있을 수 있는데 게임을 성립하게 만드는 룰이 있었는가는 의문이거든요.
지탄다 에루
20/06/21 19:11
수정 아이콘
상세한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전국란스를 다시 꺼낸 이유는 "누가 봐도 논란이 없을만큼 너무 게임같은 것"을 예시로 드셔서 말씀 드린거고, 호감도가 표시되는 다른 미연시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서 이야기를 꺼낸 것입니다. 90년대 미연시를 하면서도 항상 리프사의 게임류와, 피아캐럿류의 작품들은 결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예시를 들어주신 두근두근 메모리얼도 마찬가지고요. 이건 명확히 게임이죠.

단 제가 이슈를 제기 드린 것은, 그걸 다 2번으로 퉁 치기에는 그 안에서 스펙트럼이 너무 갈리지 않나? 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분류라면 2번에 너무 많은 게임들의 분류가 들어갈 수 있겠지요. 호감도를 얻어야 하는 게임들도 스스로 경험치를 올려 능력치를 획득하여 공략하는 게임들은 물론, 단순히 선택지에 따라서만 특정 수치가 쌓여 루트가 갈리는 게임들이 같은 분류로 되어 있다보니 댓글들의 방향성이 자극적인 곳으로만 튄 게 아닌가 싶어요.

혹시나 싶어서 말씀 드리면 저는 마지막에 말씀 주신 것과 같은 사례의 경우에는 말장난에 불과하지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논리로, 페이트도 말씀하신 분류에 따르면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딱히 '페이트는 게임이다'라고 주장할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정도 덧붙이고 싶은 점은 있습니다.

하나는, 굳이 페이트가 게임이어야 하나? 라는 생각. 페이트가 게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의견이 딱히 페이트를 폄하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고, 스토리 자체로써 큰 감동을 주는 '영상과 음악이 함께 하는 소설'이라고 정의해도 별 문제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카논 같은 것도 지금도 생각날 정도로 스토리가 훌륭한 작품이었지만, 게임적인 재미가 있었나 싶으면 잘 모르겠고..

두 번째는 글쓴분이 정의하시는 '게임'과 다른 분들이 정의하시는 '게임'의 범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룰과 경쟁, 선택의 결과로 얻는 재미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게임'이라는 것도 분명히 맞는 말씀이시지만, 그보다 좀 더 넓은 범위에서 보는 '게임'이라는 분류도 있을 수 있겠다는 거죠. 게임북의 명칭이 예시를 들어주신 것처럼 "완전히 게임 같은 것"과, "완전히 스토리만 있는 것"이 있을 때, 전자의 분류들이 말씀하신 '게임'의 분류에 들어가는 것은 자명하나 후자의 분류들도 '게임북'이라고 부르기는 하는 것처럼요.
플레스트린
20/06/21 19: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피아캐럿류는 저도 상세히 기억은 안나는데 지금 기억나는 게임 내용을 가지고 판단한다면 게임의 결이 강하다는 님의 평이 맞을거라고 봐요. 2000년대 이후의 비주얼 노벨보다는 동급생이라거나 하는 고전 PC98 야겜들에 오히려 게임의 요소가 어느정도 있었던 편인 것 같네요. 페이트에 비하면 동급생의 호감도 시스템은 룰적인 메커니즘이 어느 정도 작용하니까요.

스펙트럼에 대해서는 크게 지금 드는 생각이 없군요. 2번 부류를 대부분 해보긴 하면서도 애정이 크지 않아서 그런가... 게임플레이와 분리된 영상, 텍스트를 통한 서사의 감상, 그 외의 게임플레이가 반복되는 게임을 2번에 죄다 때려박게 되네요. 그만큼 영화적 서사 전달이 근래 게임제작의 대세이기도 하고요. 인디 게임 빼고 메이저 제작사의 작품만 보면 영화적 서사 없는 게임이 더 드문 느낌이죠. 페르소나 시리즈 같은 JRPG도 언차티드도, 어쌔신 크리드나 콜 오브 듀티, 메탈기어 솔리드도 다 저 문법으로 설명되는 게임들이지 않습니까. 영상이 게임플레이를 얼마나 지배하는가 여부는 서로간에 굉장히 많이 다르지만 근본은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2번 게임들이 영상서사의 감상 부분은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렇지만 2번 분류의 게임들에서도 영상이 아닌 부분은 3번 분류의 게임플레이가 각기 다르게 나타나잖아요. 이나즈마 일레븐 같은 축구게임은 컷신 상영 이후에 축구시합을 할 거고 두근두근 메모리얼은 육성, 연애사업을 하겠죠. 이렇게 게임플레이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님께서 스펙트럼 분화 없이 너무 뭉뚱그렸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느껴집니다. 근데 저는 진짜 본문의 4가지 분류를 게임에서 스토리를 다루는 방법의 차이성을 가지고 분류한 거라서요. 게임 메커니즘적으로는 분류할 아이디어가 없긴 해요...

다음 주제도 답변을 드리자면 저도 페이트가 딱히 게임이어야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영상과 음악이 함께 하는 소설이라는 게 굉장히 좋은 아이템 아니겠습니까. 페이트는 그 자체로 뛰어난 매체이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니까요. 캐릭터도 좋고 스토리도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 있죠.

저한테 문명 6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혹은 라이프 오브 스트레인지를 주고 리뷰를 하라고 하면 둘 다 8점 즈음을 줄 텐데요. 문명 6는 게임 메커니즘적 논리를 중점으로 리뷰를 하겠고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영상물, 서사로서의 재미와 체험성, 감정이입이나 몰입성을 중점으로 두겠죠. 다만 저에게 있어서 두 작품의 리뷰 작성은 만화 리뷰와 음반 리뷰만큼이나 다른 성격의 글쓰기일 겁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인식하는 게임과 제가 받아들이는 게임이 다르다는 건 글을 쓰기 이전에 이미 알고 있었구요. 파이어 날 줄도 알고 있었어요. 근래의 게이머들은 게임의 스토리를 엄청나게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스토리 감상을 위해 게임을 한다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스토리가 있는 게임에 대한 공격을 게이머 스스로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인다는 인상이죠.

게임북이라고 하는 것들의 대다수가 엄밀히 게임은 아니지만 대충 게임 취급을 받는 것처럼 페이트나 쓰르라미 울적에 같은 것도 적당히 게임 취급을 받고 살 수도 있기야 할 거에요. 제가 정부에 쳐들어가서 이건 게임이 아니니 인터랙티브 무비 관련법을 만들어달라고 농성할 것도 아니고요. 다만 법적으로는 쓰르라미 울적에가 게임으로 공인받을 수 있고 관심없는 사람들은 적당히 게임으로 볼 수 있겠는데요. 리뷰어들이나 게임 매니아들 선에선 각자의 세계를 구분하고 살면 좋지 않을까 하는게 제 의견이죠.
-안군-
20/06/21 16:47
수정 아이콘
사실 존 카멕의 저 말은 존 로메로 쫓아내려고 한 말이라... 그렇게까지 철학적 의미를 두실 필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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