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르 여왕이 조지아를 통치한지도 어언 이십 칠 년.
조지아의 여왕이자, 동시에 로마 제국의 황후인 그녀의 치세 하에서 조지아 왕국은 융성해졌다.
타마르 여왕 치하에서 조지아는 솀하카, 카스피 해 연안의 페르시아 북부 지역으로의 진출을 성공, 사상 최대의 판도를 구축하였다.
또한 조지아 바그라티오니 왕가의 분가인 알라니아 바그라티오니 가문과의 협력 하에 북부 쿠만 인들의 침략을 막아내기도 하였다.
여기에 더해 복위를 노리던 남편, 알렉시오스 2세와의 동반 관계가 성공적인 결과를 낳음에 따라 로마라는 굳건한 동맹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군사, 외교적인 성과에 힘입어 조지아 왕국은 동서를 연결하는 강국으로 성장, 문화, 경제 면에서도 황금기를 맞이하였다.
로마와 중앙 아시아를 잇는 중계 무역이 성행하였고, 기사도 문화와 토착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문학이 트빌리시를 중심으로 등장했다.
나중에 이르러서는 이웃 국가들로부터 "조지아 인은 농부가 귀족 같고, 귀족이 왕자 같으며, 왕자가 왕 같다."는 말이 나돌 정도가 되었다.
이제는 조지아의 왕위를 이을 장남 콘스탄티노스도 훌륭하게 성인이 되었겠다, 생애에 아쉬움이라고는 무엇 하나 없게 된 타마르.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시대가 곧 끝나리라는 것을 직감한 그녀는, 어느샌가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콘스탄티노플로부터 남편 알렉시오스 2세가 보낸 사신이 타마르 여왕의 궁정에 도달하였으니....
"오랜만에 뵙사옵니다, 어마마마."
성인이 된 이래로 카이사르(=부제)의 직함을 부여받음과 동시에 트레비존드의 스트라테고스에 제수된 장남, 콘스탄티노스의 방문.
간만에 찾아온 헌앙하게 자란 콘스탄티노스의 모습을 보면서 타마르는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어서 와요, 콘스탄티노스. 그간 무탈하였는지요?"
"예, 어마마마. 심려해주신 덕분에 소자, 아무 일 없이 잘 지냈사옵니다."
"그래요? 근래 들어서 맡은 바 책임이 늘었다고 하던데, 아무리 일이 바쁘다 해도 무리하면 아니 됩니다."
"명심하겠사옵니다."
"그래, 그럼 먼 길을 온 그대가 가져온, 부군께서 이 어미에게 전하라고 하신 말씀이 무엇인지 한 번 들려줄 수 있겠습니까?"
아들과 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국사를 앞에 두고 개인적인 정에 휩쓸릴 수만은 없었던 타마르는 본론을 재촉했다.
이제, 비록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라고는 하지만 동시에 위명이 쟁쟁한 군주 앞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외교석상에 오른 콘스탄티노스.
올해로 고작 열 여섯에 불과한 어린 소년에 지나지 않는 그는 자신을 짓누르는 중압감에 긴장한 나머지 살짝 굳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러나 모처럼 만난 어머니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생각에, 이내 당당한 걸음으로 타마르에게 다가가 국서를 전달했다.
타마르가 받아든, 알렉시오스 2세의 친필로 쓰여진 국서의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투르크 인들의 세력을 크게 꺾어놓고자 합니다. 부인께서는 부디 이번 원정에 손을 거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부군, 로마의 황제 폐하께서 이번 원정을 결정하신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콘스탄티노스?"
아들의 식견을 확인해보고자 하는 어머니의 마음 때문일까, 은연중에 마치 시험하듯이 질문을 던지는 타마르.
"현재 우리 로마는 불가리아의 잔당을 소탕함은 물론, 세르비아 정벌을 성공적으로 끝마쳐서 군의 사기가 크게 높아진 상태입니다.
또한 어마마마께서도 아시다시피, 제 동생 마누엘이 서방 황제의 황녀와 혼약을 맺은 덕택에 서쪽으로부터의 우환거리가 일소되었습니다.
따라서 여력이 있는데다가 정세가 안정되었으니, 로마의 황제로서 고토 수복의 의무를 수행하기로 결정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보입니다."
아무래도 그간 로마의 현안이 서방에 쏠려 있다보니, 콘스탄티노스의 답변은 타마르의 질문에 서방을 바라보는 관점 위주로 흘러갔다.
아들이 장차 조지아를 통치하는 왕이 될 것을 감안해봤을 때, 그의 시선이 서쪽으로 쏠려있음이 타마르로서는 다소 우려스러웠는데...
'으음, 조금은 걱정이 드는군요. 서방과 이곳 조지아는 사람들의 기질이랄까, 분위기가 명확하게 다른데 말이지요.'
"물론 콘스탄티노스의 말에 틀림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부군의 결정에 대해 그 까닭을 이 어미가 몇 마디 덧붙여서 말해보자면..."
결국 타마르는 애뜻한 모정을 이기지 못하고, 아들에게 뭔가를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조언을 건넸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을까? 자신이 살아서 아들과 마주할 수 있는 자리가 이 자리가 마지막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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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 술탄국으로부터 킬리키아를 되찾고 내부를 정비한 알렉시오스 2세.
그의 시선은 이제, 자신이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약소 세력들에게로 향합니다.
[알렉시오스 2세 : 이참에 정리할 수 있는 세력들은 일찌감치 정리해야지. 저들 또한 로마의 깃발 아래 들어와야 할 자들이었으니.]
저번에 알렉시오스 2세에게 패퇴한 이래로 쿠만 인들에게 나머지 영토의 절반 이상을 유린당한 불가리아.
왕가인 네마냐 가문에서 발생한 내분으로 인해, 이미 극심한 분열상을 드러내고 약체화가 진행된 세르비아.
알렉시오스 2세의 며느리, 크로아티아 여왕의 섭정단과의 갈등으로 독립하여 떨어져 나왔지만 약체에 불과한 훔 공작령.
그리고 아드리아 해의 해상 패권을 두고 베네치아와 다툼을 벌였으나 결국에는 패배하여 세가 위축된 자유도시 라구사.
각기 사연이 있어서 약해진 이 네 세력을, 알렉시오스는 압도적인 군세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정리해 나갑니다.
한편, 노년에 접어든 아이유브의 살라딘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마침내 자신이 죽기 전에 성지를 되찾아야겠다는 뜻을 세웁니다.
[아이유브의 술탄 살라딘 : 지난 지하드의 실패 이래로, 짐은 줄곧 기다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때가 왔다! 성지를 되찾을 때가!]
지난 번, 예루살렘의 시빌라 여왕이 암살당하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을 노린 수니파 연합군의 지하드는 실패하였습니다.
수니파의 역량이 총동원되었음에도 실패한 싸움을 다시금 시도하는 살라딘.
전망이 밝아보이지만은 않는 전쟁에 임하는 그의 시도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2년에 걸친 긴 싸움 끝에, 전쟁은 아래와 같은 결과를 맞이하였습니다.
[예루살렘의 대왕 보두앵 5세 : 크으...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지켜낸 이 성스러운 왕국을 이렇게 허망하게 잃어야 하다니...]
[아이유브의 술탄 살라딘 : 과거의 그대들은 매우 훌륭했다. 그러나 그 뿐. 그대들은 스스로의 오만함에 잡아먹혀 파멸에 이르렀음이니.]
지난 지하드 때와는 정반대로, 예루살렘 왕국을 무너뜨림으로서 드디어 염원하던 성지를 수니파의 품에 되돌리는 살라딘입니다.
한편, 로마에서는 알렉시오스 2세의 후계자인 콘스탄티노스가 드디어 성인이 됩니다.
[알렉시오스 2세 : 오오, 보는 것만으로도 믿음직스럽구나.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이 아비의 일을 도우려무나.]
[콘스탄티노스 : 알겠사옵니다! 믿고 맡겨 주시옵소서, 아바마마!]
교육 트레잇으로 뛰어난 전략가 트레잇에, 마셜이 25에 이르는 전투 특화 후계자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또한 알렉시오스 2세는 만에 하나 있을 지 모를 서방 황제의 견제를 예방하고자, 약혼을 매개로 한 부전 협정을 체결합니다.
[알렉시오스 2세 : 나의 차남 마누엘과 그대의 여식 크림힐트의 약혼을 거행하고자 하오. 그대의 생각은 어떠시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리드리히 3세 : 좋소. 그대의 가문과 짐의 가문, 격에 맞는 양가의 결합은 축복을 받을 일이지니.]
그렇지 않아도 이탈리아 북부 영주들의 반란, 아라곤 왕국과의 전쟁으로 분주하던 프리드리히 3세는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참고로 위 스샷에서 크로아티아 왕국은 신성로마제국의 봉신이 되었기는 합니다만, 지금으로서는 딱히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어차피 제 손자가 로마 황제가 되어 며느리로부터 왕위를 상속받으면 크로아티아는 자연스럽게 로마의 영토가 될 테니까요.
이로써 서방의 일을 당분간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끔 확실히 마무리한 알렉시오스 2세.
그런 그에게, 룸 술탄국에서 발생한 이변이 전달됩니다.
[룸 술탄국의 술탄 바르키야루크 : 으으... 혀, 형님께서 백주 대낮에 신하에게 살해당하실 줄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급사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아나톨리아 십자군을 막아낸 아이딘.
그러나 그는 전후에 발생한 봉신들과의 갈등, 그리고 킬리키아를 두고 로마와 벌인 전쟁에서의 패배로 궁지에 몰립니다.
마침내 아이딘은 결투를 가장한 모략에 휘말려 한 신하의 손에 처참하게 살해되고 마니, 어린 동생 바르키야루크가 그 뒤를 잇습니다.
당연히, 아직 미숙하기 짝이 없는 바르키야루크에게 형조차도 통제하지 못한 봉신들의 고삐를 죄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혼란해진 룸 술탄국의 내정을 살핀 알렉시오스 2세는 군을 일으킵니다.
[알렉시오스 2세 : 적의 내부에 분란이 일어난 지금이 호기로다.]
이번에 그가 노리는 곳은 아버지, 마누엘 대제 시절 대 룸 술탄국 전선의 최전방에 해당하던 테라시아 공작령.
테라시아 공작령은 증조부 알렉시오스 1세에서부터 아버지의 대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에 걸쳐 룸 술탄국을 막는 장벽이었습니다.
아나톨리아 내륙에서부터 에게 해 방면으로 흐르는 마이안드로스 강과 주변 계곡의 험준한 지형이 기병 운용에 제약을 가했기 때문이죠.
또한 이 일대는 마누엘 대제 재위 시 로마가 룸 술탄국을 향해 공세를 취할 때 최전방 보급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부유한 아나톨리아 해안지대의 방위를 굳히고, 장차 룸 술탄국을 멸망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을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합니다.
개전을 선언한 알렉시오스 2세는 지금까지 언제나 그랬듯, 부인을 전장으로 불러들입니다.
[알렉시오스 2세 :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 허나, 그렇다고 하여 아군의 주요 전력을 부르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왠지 모르게 싸한 느낌을 받는 게, 여느 때와는 다소 다르다 싶습니다만 그래도 일단은 계획대로 일을 밀고 나가는 알렉시오스 2세입니다.
전쟁의 초반, 룸 술탄은 갑자기 닥쳐온 내우외환으로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내부적으로는 그간 유목민의 통치 기준으로 영토를 다스려온 룸 술탄국의 통치에 불만을 품은 농민들이 민란을 일으켰고,
[아니의 농민군 지도자 자하크 : 모두들 봉기하라! 야만인들이 우리를 죽을 때까지 쥐어짜는 것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예루살렘 왕국을 무너뜨려 위세를 떨치고 있던 아이유브 가문은 살라딘의 야심찬 동생, 알 아딜의 반란으로 홍역을 치룹니다.
[에데사의 에미르 알 아딜 : 형님, 어찌하여 이 아우의 봉토를 가져가려 하십니까! 지금까지 아우가 세운 공을 잊으셨습니까?!]
[아이유브의 술탄 살라딘 : 네가 감히 네 조카들을 해치고 술탄의 자리를 넘보려 함을 내 모를 줄 알았더냐. 어리석구나, 아우야.]
실제 역사에서 알 아딜은 살라딘 사후, 살라딘의 아들들을 몰아내고 자신이 아이유브의 술탄이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살라딘이 장수하는 바람에 본인의 야심을 숨기지 못하고, 결국에는 궁지에 몰려 반란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반란이 일어났지만, 알 아딜을 지지하는 이들의 수가 많지 않은 탓에 상황은 압도적으로 살라딘이 우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내부의 변란을 진압하는게 먼저이다보니, 룸 술탄국에 원군을 보내는 것은 당분간 어렵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다보니, 서전의 승리는 로마가 여유롭게 가져갑니다.
[알렉시오스 2세 : 아군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을 상대로 하는 싸움이다. 질 이유는 전혀 없지.]
하지만, 다른 전선으로부터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어오니...
[전령 : 폐, 폐하...! 조지아의 여왕 전하께옵서 유시에 맞아 그만...!]
[알렉시오스 2세 : ...뭐?]
그간 일평생을 함께 하기로 맹세한 동지로서, 또한 조지아를 훌륭하게 다스리는 명군으로서 알렉시오스 2세를 도운 타마르.
그녀의 죽음에, 알렉시오스 2세는 도대체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공황 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허망하게 그녀를 떠나보내리라고는 미처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더 컸습니다.
결국 타마르의 죽음에서 비롯된 상실감을 도저히 견딜 수 없던 알렉시오스 2세는 후계자, 콘스탄티노스에게 전권을 일임합니다.
[알렉시오스 2세 : ...이 아비는 일단 콘스탄티노플로 돌아가겠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지휘를 맡을 수가 없겠구나...]
[콘스탄티노스 : 맡겨주십시오, 아바마마. 소자가 최선을 다해 이번 전쟁을 마무리짓도록 하겠나이다.]
이 대화를 끝으로 알렉시오스 2세는 소수의 수행원들을 데리고 콘스탄티노플로, 비탄에 사로잡힌 가운데 귀환합니다.
콘스탄티노플에 돌아온 알렉시오스 2세는 가까스로 정신을 부여잡고, 타마르의 장례식을 끝마칩니다.
그렇지만 그의 이성의 한계는 거기까지.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이기지 못한 그는 평소 입에 잘 대지도 않던 술을 연신 들이킵니다.
"...미안합니다, 부인. 참으로 미안합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조금이라도 더 자주 만나 볼 걸 그랬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상실감에 몸부림치는 사내를 향해 다가가는 여인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녀는...
[프랑스의 공주 아녜스 : 일찍이 찬탈자에게 수모를 겪은 저를, 폐하께서는 보듬어 주셨나이다.
또한 하나 뿐인 아들을 잃어 울부짖고 고통스러워 할 때에도 오로지 폐하만이 제게 손을 내밀어 주셨나이다.
이 몸으로 베풀어주신 은혜의 티끌만큼이라도 갚을 수 있다면 이 미천한 여인네는 기꺼이 몸을 내던지겠나이다, 폐하.]
프랑스의 공주이자 알렉시오스 2세의 전 약혼녀, 찬탈자 안드로니코스의 황후라는 기구한 이력을 가진 여인, 아녜스였습니다.
알렉시오스 2세는 만취한 와중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아녜스와 관계를 가집니다.
그 결과,
[알렉시오스 2세 : 미안하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약속하겠소. 그대가 낳은 아이는 황족으로서, 내 성심성의껏 키우겠다고.]
하룻밤의 실수로 사생아를 품게 된 아녜스를 향해, 알렉시오스 2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를 보입니다.
이제, 로마에서 공동 황제에 준하는 권한을 지닌 황후의 자리를 어떻게든 채워야만 하는 상황.
사랑이 끝나고 가슴이 차갑게 식은 알렉시오스 2세는, 자신의 재혼을 철저히 정략적인 관점에서 추진합니다.
[알렉시오스 2세 : 이 결혼을 기반으로, 짐은 시칠리아의 옛 땅을 되찾겠노라.
기스카르 가의 노르만 폭도들이 언제까지고 로마의 영토를 무단으로 점거하게 놔둘 수는 없는 일이니...]
겨우 1살 밖에 되지 않은 여아와의 약혼.
하지만 알렉시오스 2세로서는 무엇 하나 거리낄 것이 없습니다.
마음의 정리를 끝마친 알렉시오스 2세는, 콘스탄티노스가 대신 지휘를 맡고 있던 전장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알렉시오스 2세 : 이 싸움의 승리로 죽은 타마르의 영예를 기리겠노라.]
[콘스탄티노스 : 예, 아바마마. (어마마마께서 돌아가신 이후로, 아바마마께서는 많이 차가워지셨다. 이를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쿠타야의 전투에서, 돌아온 알렉시오스 2세가 이끄는 로마 군은 룸 술탄국의 병력을 상대로 대승을 거둡니다.
마지막으로 룸 술탄국이 근래에 이르러 새로이 옮긴 수도, 카라 히사르에서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전쟁은 종결됩니다.
[알렉시오스 2세 : 타마르의 일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대의 목을 베어도 시원찮겠지만, 풀어주겠다.
어차피 지금 그 모양 그 꼴로 돌아가서는 그대가 술탄의 자리를 보전하기란 지난한 일일진대, 굳이 짐의 손을 더럽힐 것까지는 없지.]
[룸 술탄국의 술탄 바르키야루크 : ...자비를 베풀어 준 것에 감사를 표할 따름이오, 로마의 황제여.]
알렉시오스 2세의 말마따나, 이번 전쟁에서 패배한 바르키야루크의 앞날은 매우 절망적입니다.
이번 전쟁으로 인하여 자신의 삶에 있어서 가장 큰 부분을 상실하고 만 알렉시오스 2세.
그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과연 어떤 길일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