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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9/18 19:51:33
Name 불멸의황제
Subject 허영무 선수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큰선수였습니다
오랫동안 제가 봐온 허영무 선수는 실제 실력에 비해 마음관리를 잘하지 못해서 크지 못하는 게이머로 보였습니다.

택신이나 뱅처럼 한종족전이 특출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신보다 네임벨류가 낮은 선수들을 잘 잡는 것도 아니고

잘할 때는 정말 잘하지만 한번 지면 페이스를 잃고 이후 경기들까지도 와르르 무너져버리는 전형적인 기복형으로 봣었어요

그렇다고 중요경기에 강한 것도 아니구요.

멘탈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길러지기보다는 사람의 기질에 해당되는 부분이라 연습을 통해 길러지기 힘들다고 지금도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준우승도 두번했고 프로리그에서 뱅과 함께 원투펀치였던 시절도 있었고 데뷔한지도 오랜 시간이 지난만큼 얼마전까지 허필패 허패왕으로

불리면서 경기력이 바닥을 칠때 이제 허영무는 끝났구나 싶었어요.

거기다 겜알못사건까지 겹쳐서 마음고생도 심하게 했었고..

좀 회복세를 보인다 싶으면 또 연패..

아무리 잘해도 허영무의 그릇은 여기까지네. 지금 당장 회복한다고 해도 또 연패하다가 공군가거나 은퇴하겠지.

예선에도 역시..어윤수를 만난건 불운이긴 했지만 2:0 완패..와카전을 거쳐 힘들게 올라가더니 듀얼도 쉽진않겠다 싶었는데

2승으로 16강 입성.

불안정한 저그전 페이스를 반증하듯 2저그를 상대로 또 연패..6강 플옵에서 웅진저그들 상대로 대패

또 연패하겠네..

한참 토스들의 저그전페이스가 좋지않은 가운데 재경기 가더니 김윤환 상대로 기묘한 운영을 보이면서 또 8강..

여기서부터 다시 보게 되더라구요..

사실 예전엔 경기할때도 허영무 선수가 마음관리를 잘하지 못해서 무너지는 걸 대개 많이 봤었는데 이때즈음엔 지는 경기들도

자신이 못하는 것보다도 경기 자체가 좀 안 풀린 느낌이었어요.

그냥 제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여기서 탈락하더라도 그래도 허영무가 여기서 게이머 생활이 내리막을 걷지는 않겠구나 싶었습니다만

8강 상대는 개인리그 토스전에서만큼은 거의 진적이 없었던 이영호...허영무 망했구나.

1경기 완패했지만 2경기 운영승 마지막 경기 틈이 보이자 그대로 쇼부쳐서 역스윕..

4강은 올해 저프전 1등, 예선에서 자신을 탈락시켰던 어윤수.

종족,맵,데이터,페이스 모든 면에서 어윤수의 우세였죠

허영무가 가진건 "경험"하나 뿐이었습니다. 큰무대의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던 그경험말이죠..

1경기만 중반만 해도 힘들줄 알앗는데 무너지지 않고 끈덕기게 저항하더니 결국 역전..

2경기, 3경기까지 불리한 맵과 데이터를 모두 극복해내고 승리..결승

결승전은 지난 시즌에서 송병구를 셧아웃시켰던 정명훈..

결승전 1경기에서 노게잇 더블넥..4경기 무너질듯 무너질듯 하면서도 기적같은 컨트롤로 벼랑끝까지 정명훈을 내몰았으나 결국 gg

5경기..지면 준우승 이기면 우승이다. 2:2 상황에서 또 더블넥..

그러나 귀신같이 치고들어오는 정명훈의 타이밍 러시에 스타게이트 플릿비콘 파괴되고 인구수 차이는 30이상 벌어진 상태..

지지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였어요. 보면서 아 졌네..그냥 끌까 생각도 했었는데 그래도..4강에서 허영무가 어윤수 이길줄

알았냐, 8강에서 이영호 이길줄 알았냐 항상 예상을 엎고 여기까지온 허영무잖아. 져도 괜찮아. 잘했어 끝까지 보자..

캐리어는 인터셉터가 거의 차지않은 2,3기..앞마당 뒤쪽은 이미 터렛 마인밭에 옵저버도 없다..본진과 앞마당은 자원채취도 안된다..

옵저버가 나온뒤 돌아간 질럿 드래군 병력이 의외의 성과를 거두고 캐리어가 하나둘 모여서 탱크 끊어먹고 없는 자원으로 공2업까지

돌려서 테란 본진을 휘둘고 라인 돌파하면서 전황이 뒤집어지더군요...

정말 여기까지 오는동안 무너져버릴것같은 순간도 정말 많았는데 허영무 선수는 단순히 잘할때 잘하지만 기복이 심한 그저 그런 게이머가

아닌 기복이 있어도 그런 자신을 뛰어넘을줄 아는 선수라는걸 어제서야 비로소 알게 됬네요..

스타본지 10년이 넘었지만 이런 감동은 오랜만입니다..

허영무 선수 고맙습니다...끝까지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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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기
11/09/18 20:05
수정 아이콘
이번에 허영무는 정말, 떨어질듯 떨어질듯 아슬아슬하게 이뤄낸 우승의 과정 면에서도
2002SKY배의 박정석급.. 혹은 그 이상의 쫄깃한 맛이 있었습니다. 대박..
가치파괴자
11/09/18 21:46
수정 아이콘
4경기 커멘드를 부셔 무승부를 할줄 알았는데.. 그거 못부시는 판단력 보고.. 아... 우승자의 향기가 없다.. 암울의 기운이 몰려오더니..
5경기.. 터렛 제대로 박히면서.. 아 역시.. 기세가.. 하다가..
어? 어? 어??????
하다가 눈물을 흘렸네요
11/09/18 21:50
수정 아이콘
전 우승 인터뷰시 침착하고 차분하게 절제한 모습을 보고 아 이 친구 참으로 통이 크고 야무진 선수구나라고 생각했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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