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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29 01:12:32
Name 칼라일21
Subject MBC 게임 채널이 정말 사라지나요?
게임 채널을 봐온 것이 10년 정도는 된 것 같습니다.
대략 국기봉 때부터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이리저리 찾아서 봐왔으니까요.
초기에 방송은 여기저기서 하기도 했고,
공중파에서도 스타크래프트를 드문 드문 보여주기도 했지만,
결국 엠겜과 온겜으로 정착되고 안정화되었는데 그 한축이 부러져나간다니 참 기분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결국 이렇게 될 일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아무리 뭐라고 해도 결국엔 컴퓨터 게임입니다.
많은 분들이 야구, 축구, 바둑과 비교하십니다만,
야구 축구 바둑은 모두 전세계인이 하는 것들이고 지금도 다들 합니다.
거기다 야구와 축구는 강력한 지역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 축구 클럽이 그렇도록 대단하게 지탱될 수 있는 이유는 단단한 지역기반 때문입니다.
아버지 할아버지 때부터 응원하던 팀이란 거죠.

컴퓨터 게임은 결국 컴퓨터 게임이고 그 게임의 인기는 시간이 지나면 차츰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퍼스널 컴퓨터는 매해 너무나 발전해가고 있고,
새로운 게임이 꾸준히 만들어지니까 말입니다.
2000년경 스타크래프트는 게임들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을 겁니다.
그리고 압도적이지는 않을지 몰라도 그 자리를 6년은 지켰고,
2위의 자리에 있었던 것도 오랜 기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피씨방 종합순위에서 올해 내내 5위에 머물러 있는 게임입니다.
결코 예전과 같은 인기가 아니라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1의 인기 하락은 인기하락이라고 하더라도,
어째서 게임채널이 사라져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게임 채널은 게임 채널이고 스타크래프트1 채널이 아닌 것도 틀림없지만,
게임채널이 결국엔 스타크래프트1 채널이 되도록 구속당해온 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스타크래프트만큼 게임 채널에서 보여주기 좋은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FPS 게임 같은 경우 해당 게임을 플레이 해본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다지 재미를 느끼기 쉽지 않고,
RPG 게임이라면 은근과 끈기로 렙업해서 캐릭을 강하게 만드는 재미를 티비가 느끼게 해주긴 어려울 겁니다.
결국 한판 한판 승부가 나면서 양편의 전략과 기술이 화려하게 드러나야 하는데,
그런 장르는 역시 전략 시뮬레이션이 제격이겠죠.
(다른 장르는 대전 격투게임도 있겠죠. 테켄 중계 저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정말 제가 이 바닥에 대해 답답하다고 느낀건,
시간이 지나서 결과를 보고 난 다음 생기는 무언가이겠습니다만,
이미 스타크래프트1과 함께 게임채널들을 지탱시켜줄만한 것이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1이 지금까지도 피씨방 종합순위 5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타를 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스타가 너무 재밌어서 밥도 안먹고 스타를 하는 인구가 있어서가 아니라,
모두 다 할 줄 아는 게임이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모여서 별로 할 게임 없다 싶으면 하게 되는게 스타라는 말입니다.
그만큼 모두가 알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중계도 용이했던 것이겠는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스타2가 아쉽습니다.
스타2는 아무리 스타1과 다르다고 해도 거의 비슷한 게임입니다.
그리고 다르게 생각하실 분도 있겠지만 잘만든 게임이고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스타2가 나오기 시작할 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제 스타2 나오고 스타1도 함께 유지되면 게임채널은 두배의 컨텐츠를 보일 수 있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물론 전혀 그렇지 못했죠.

협회는 스타2를 배격하는 정책으로 일관했고, 블리자드는 어디 말도 안되는 온라인 방송업체를 택했습니다.
어떤 분은 스타2 그까짓거 순위에 오르지도 못하는 인기에 불과한데 그게 무슨 도움이 됐겠냐고.
그건 방송이 뭐고 그 힘이 뭔지를 생각하지 않은 말입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1이라는 게임이 10년 이상 대한민국에서 방송될 정도가 된 것은 다시 방송의 힘일 것입니다.
방송은 시청자의 구미에 맞는 방송을 만들어나가게 마련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방송하는 것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여 그것을 확대재생산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일개 게임이 12년 동안 사랑받을 수 있고, 방송으로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순환적이지만 또한 방송이 그 게임을 떠받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협회가 스타2를 배격하지 않고 게임판 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그리고 블리자드가 스타방송으로 돈 좀 만져보겠답시고 온라인 방송을 택하지 않았다면,
스타2는 지금과 같은 위치가 아닌 스타1과 동등한 자리에까지 올랐을 거란 생각입니다.
사실 블리자드 또한 멍청한 짓을 해버린 것이 틀림없습니다.
뻔히 자리잡고 있는, 양대 케이블 게임채널을 버리고 온라인 방송이라니요.
말 그대로 소탐대실이죠.
그에 비해 협회가 지금까지 보여온 건 똥고집 무대뽀일 뿐이었습니다.

엠비씨 게임채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얘기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에 이어 도미노처럼 스타1 바닥이 와해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보면서,
왜 판이 이렇게까지 왔나 안타까운 마음에 '만약에 이랬다면'이라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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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가는거야
11/07/29 01:16
수정 아이콘
일단 MBC GAME이 사라지는 것은 확정적이라고 봅니다.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착잡한 심정을 내비치고 끝인가요. 회사가 먼저 끝내게 생겼다 등 많은 트윗을 통해 유추해보건데 공식적 입장만 표명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싶습니다. 또한 이쪽에서 굴뚝에 연기(소문이나 기사)가 나면 밑에서는 실제로 불이 나고 있었던 적이 많죠. 좋은일이든 나쁜일이든 말입니다.
마산갈매기
11/07/29 01:19
수정 아이콘
방송국도 기업이죠; 결국 돈...
이익이 나질 않으니, 접는게 맞죠; 적자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끌고온거 보면 대단해요;
흑자낸 기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보면 '돈'이 안되서 접는게 가장 타당하네요;
석본좌
11/07/29 01:22
수정 아이콘
너무 너무 안타깝네요.. 음악방송보다 스포츠방송보다 더 손이 가는게 온게임넷,엠비씨게임인데..
삶의 낙 하나가 잃어 버린거 같습니다..
칼라일21
11/07/29 01:23
수정 아이콘
방송이란 결국 컨텐츠질입니다. 그런데 그 컨텐츠가 스1 하나로 국한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답답하게 생각돼서 적은 글입니다. 어떤 분은 스1 끝났으니 스2라는데 그것도 참 웃긴 말입니다. 스1이나 스2로 24시간 케이블 채널이 도배가 됩니까. 최소한 두세 게임은 메인스트림으로 깔아주고 잔잔한 게임들 몇개가 더 있어야죠. 스1리그 스2리그 같이 간다고 해도 컨텐츠 모자랍니다. 그래서 엠겜채널이 불안해진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스2를 양대 게임채널이 자신의 컨텐츠로 흡수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참 아쉽게 느껴집니다.
택신사랑
11/07/29 01:36
수정 아이콘
네 사라진다는것이 거의 확정시 됐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정말...
11/07/29 02:34
수정 아이콘
곰티비가 분명 케이블 방송국보다야 많이 부족한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어디 말도 안되는"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타1만의 협회가 방송국에 강력한 입김을 행사한 것이 컨텐츠 다변화의 큰 실패요인이라고 생각해요. 엠겜이 사라진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입니다.
불곰드랍
11/07/29 03:45
수정 아이콘
전 스타1, 스타2 모두 좋아하지만 글 내용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어 댓글답니다. 곰티비가 '어디 말도 안 되는' 인터넷 방송국은 아닙니다. 그럼 곰티비가 4시즌동안 후원해줬던 msl은 뭐가되나요? 곰 티비가 스타2의 독점권을 가지게 된 데에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구요. 원인을 생각해보자면 블리자드가 푼돈 만져보겠다고 한게 아니라 케스파가 곰클래식을 망하게 한 데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케스파가 지재권으로 블리자드와 첨예하게 대립하던 상황또한 그러하구요. 또한 블리자드로서도 해외에서 gsl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곰티비를 택한게 손익계산에 있어서도 더 나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북미, 유럽, 중국의 e스포츠 시장의 크기는 현재 국내 시장의 몇배는 되어보이거든요. 해외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인터넷 방송국이 더욱 적절하죠. 곰티비는 세계 최정상급의 영문 해설자와 캐스터를 확보함으로써 해외송출에도 경쟁력이 충분하구요.
11/07/29 08:30
수정 아이콘
곰티비가 "어디 말도 안되는 방송업체"고 블자가 푼돈좀 만져보겠다고 온라인 방송을 택해서 소탐대실?
곰티비는 인터넷방송국으로는 오랜기간 노하우를 쌓아왓고 영향력도 꽤 있는대다 스1대회도 다년간 개최했었습니다.
그리고 블자가 곰티비랑 계약한건 협회쪽에서 되도않는 스1은 공공재드립에 그동안 먹은 돈 못주겠다며 배째서 곰티비랑 계약한거죠.
스1,스2다 보지만 되도않는 매도를 하시니 심히 불쾌하내요.
11/07/29 11:02
수정 아이콘
양민이 뿔났다는 진짜 재미있는 방송인데 신애와 밤샐기세도 재미있고 뭔가 상큼하고 재미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비스트나 티아라의 병풍멤버를 섭입해서 같이 게임같은거 하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온겜이 사라지면 심심해 죽는데 말입니다.
칼라일21
11/07/29 13:05
수정 아이콘
제가 말한 '어디 말도 안되는 온라인 방송업체'라는 말에 반감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그레텍이 말도 안되는 업체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온라인 방송을 택한다는게 말도 안된다는 거였습니다. 버젓이 게임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두개의 케이블 채널이 있는데 그들을 제외하고 온라인 방송을 택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얘깁니다. 눈보라사가 공공재드립에 배째라며 곰티비랑 계약한 것 자체가 실수이고 공공재를 받아들임으로써 한국에서의 판매고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곰티비를 곁다리로 끼워넣는다 하더라도 양대 방송채널에서 스타2 리그를 진행시켰다면 스타2가 과연 지금까지 게임방 종합순위 10위 안에 한번도 못드는 게임으로 남아있었을까요? 물론 지나고 나서 얻는 지혜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지혜입니다만, 엠겜 채널의 위기를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적은 글입니다.
칼라일21
11/07/29 23:02
수정 아이콘
약간의 설명을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생각만 옳다고 바득바득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있군요. '블리자드는 공공재 드립에 배짼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한 것입니다' 라구요? 블리자드가 무슨 종교집단이고 세상을 악으로부터 구원하려고 나섰답니까? 어디까지나 부를 축적하고 창출하고자 일하는 사기업일 뿐입니다. 그들이 법적으로 정당한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백번 찬성한다 하더라도 돈버는 일에서는 정당하고 옳다는 것으로는 언제나 부족한 법입니다. 제가한 말이 뭔지 알고나 정당성 드립하기 바랍니다. 한분은 또 '무슨 배짱으로 공공재를 옹호하냐'라고도 했군요. 그리고 그게 불쾌하다구요? 참 가지가지 하십니다.

그리고 스타2를 그레텍이 했기 때문에 해외와 연계가 잘됐다? 참 어처구니가 이민가버리는 얘기군요. 온겜 엠겜은 워낙 바보 등신들 뿐이라서 그런 것도 못한다고 봅니까? 온라인 방송업체이기 때문에 훨씬 좋은 장점이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유지만, 게임이 출시된지 이렇게도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국내에선 있으나마나한 게임인거 모르십니까? 그리고 방송을 통한 확대 재생산으로 스타1이 12년 동안 어느 나라에서 프로들이 활약하고 놀라운 경기들이 펼쳐진다는게 블리자드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겠습니까?

블리자드 총매출을 생각할 때 한국 시장에서 블리자드가 바라는 실질적 비즈니스 가치가 크기 않다? 그래서 지난 몇년간 게임 새로 나올 때마다 한글판 그렇게 지대로 만들어준답니까? 님들은 디아블로2의 한글판이 얼마나 엉망 개판인지 모를테지만, 스타2의 한글화에 깜짝 놀랐던 사람 중 하나로서 그들이 그만큼이나 한국시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느낄만 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블리자드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 시장의 공략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가 분명 뻔하게 존재하는 기존의 케이블 채널을 등졌던 사실이 있을 겁니다.

지적재산권 운운하며 공공재라는 말에 불쾌하다고 말하는 분들. 사업이 돈벌자고 하는 짓이지 공자가 제자 가르치는 것과 같은 건줄 아십니까? 정자정야라. 정치란 바르게 만드는 일이다. 이런 말 되뇌고 사십니까? 세상엔 옳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일이 너무도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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