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좀 현재 E스포츠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픈 문제이긴 하네요.
결승전 진행을 깔끔히 마친 MSL에 대해 뭐라하긴 그렇지만 일단 MSL의 이번 스폰건은 조금 문제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우선 스폰서에 대한 광고입니다.
이 판에 들어오지 않은 기업이고, 사람들에게 상당히 친숙한 기업이다.
광고는 상당히 거창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발표된 것은 빅파일입니다.
상당히 실망할 수 밖에 없죠. 광고는 거창했지만 정작 드러난 스폰서는 웹하드 업체니까요.

그리고 빅파일의 스폰은 지금 MSL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 안타깝습니다.
스타리그에 이른바 처음 들어온 스폰서들, 신한은행, 동아제약(박카스), 대한항공 모두 10대~20대 층을 겨냥하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빅파일 같은 경우엔 사용자가 사실상 지금 스타크래프트를 보는 층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빅파일과 같은 웹하드 업체들은 사실상 불법을 조장하면서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웹하드가 언제부터 우후죽순격으로 난립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빅파일과 같은 게시판 공개형 웹하드는 현재 인터넷에 널리고 널린게 사실이고
이런 사이트를 리뷰해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에 가보면 신규사이트들도 정말 우후죽순격으로 생기고 있습니다.
또 이런 사이트들끼리 통합해서 엄청나게 거대해지는 케이스도 잔뜩 있구요.

이게 뜻하는 것은 결국 웹하드는 한정된 파이 속에서 엄청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방송사들이 걸어오는 저작권 필터링 자료들 같은 경우엔 저작권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필터링이 적게 걸리는 웹하드를 선호하는 편이고, 필터링도 일부러 피하게 올리는 케이스도 많죠.
또한 웹하드에서 가장 활성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장르들은 대다수 국내에 저작권이 걸려있지 않는게 상당히 많습니다.
TV나 영화같은 경우엔 저작권 행사가 강해서 상당수 저작권 자료들로 들어오고 있지만
애니메이션, 게임은 사실상 불법인 것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으며
가장 많이 들어가볼 것이라 생각되는 성인물은 검찰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자체에 들어오는 것이 불법인 상태입니다.

그런데 웹하드가 벌어들이는 돈줄의 상당수는 이 자료들을 애용하는 사람들의 캐쉬결재료거든요.
쿠폰으로 회원가입을 유도한 이후 판매자들의 자료양을 보고 남을지 말지를 판단하는 체제구요.
좋은 판매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거나, 뭐 맘대로 하는 케이스도 상당히 많습니다.
원래 웹하드란 곳이 정말 약육강식이 딱 보이는 곳이거든요.

빅파일은 그래도 어느정도 오래되었으니 필터링도 강하고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빅파일의 현재 자금 중 상당수는 불법적으로 다운 받는 사람들의 결재료로 나온다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그리고 그 자본으로 상금을 주는 것이기에 여기서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차라리 게임스폰들이야 자사 신작게임 광고를 위해 그런다 치지만 웹하드는 역시 이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정당하지 못한 자금통로로 게이머들에게 지급이 된다는 것이 참 씁쓸할 수 밖에 없죠.
적어도 양대 개인리그로 이름이 높은 MSL이기에 더더욱 안타까울 따름이구요.
MSL이 어지간히 급했나 봅니다. 하지만 급하더라도 좀 돌아가는 센스를 발휘했다면 좀 더 좋은 스폰서를 구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번 하나 대투증권 상당히 큰 스폰서 아니었습니까?
32강때 까지도 스폰서를 못 구해서 쩔쩔매면서 큰 스폰서를 구했는데 이번엔 너무 쉽게 이런 스폰서에 내준게 아닐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