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가 우승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지난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에서 김정우에게 충격의 리버스 스웝을 당한 이영호가, 불과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지나 더욱 더 강한 독기로 이제동을 '완전히 압살' 하는데에 성공했다.

나는 이영호와 이제동의 대결에 앞서 맵이나 최근전적과 같은 데이터와 기세를 바라봐서 이제동이 3:0 혹은 3:1 로 무난하게 우승을 차지하여 금뱃지를 받을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것은 내가 '이제동이 좋고 이영호가 싫다' 라는 이유가 아니라, 충격의 저그전 3연패 이후 현존 최강의 저그와 맞대결 앞에서 이영호가 느낄 부담감과 트라우마가 컸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5월의 이제동은 그 어떤 순간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그러나, 내 생각과 달리 이영호는 상상을 초월하는 맨탈을 가진 선수였다. 지금, 이영호가 이루어낸 셧아웃 우승은 단순히 '이영호가 이제동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의 수준이 아닌 '자기 자신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라고 표현하는것이 적합했다.

자신의 싸움, 그것은 이영호가 이미 정해진 적 '이제동' 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임이 분명했다. 이미 수 많은 선수들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처절하게 패배하여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무엇보다 그 심정을 잘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지옥같은 1주일이 지나, 이영호는 이제동 보다 더 무서운 적인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였고, 그것은 앞으로 19살의 소년이 지금보다 더 강력해 질수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영호에게 악재라고 표현하는 네이트 MSL 과 대한항공 스타리그, 연달아 두번의 준우승은 독이 아닌 약이 된 셈이 아니였을까?

이 글을 통해 현존 최강의 선수인 이제동과 내면의 자신, 두명의 적을 물리치고 '그랜드 슬램' 을 달성한 이영호를 묵묵히 바라보며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문 : http://epersys.eglo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