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란빠로서 한숨이 나오는 요즘입니다.

양대리그 저저전 결승 보면서 특정 종족빠를 불문하고 많은 스타팬분들이 허탈해하고 계시지만,,

테란빠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잘하는 저그들이 얄밉기도 하지만 그보다 테란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네요.

맵탓이라고요? 그럴수도 있죠.

하지만 양대리그 맵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좀더 다채로운 경기 양상이 나오도록 이런저런 컨셉과 아이디어들을 적용시키는건데

이상하게 테란 종족 편의를 봐주면 대부분 맵이 시시해진달까요?

저는 특이한(재미있는) 컨셉맵을 만들면 테란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해요. 돌아가는 길이 많고, 이런저런 견제의 여지가 많은 맵들.

테란은 세종족 중 속도전과 견제에서 제일 약한 종족입니다. 속도전에 활용되는 벌처나 레이스 같은 유닛이

상대 방어타워에 너무 약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뭉쳐야 강해지는 유닛 특성상 소수 견제 병력이 상대 유닛에 너무 쉽게

제거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테란이 유리한 맵이라면, 컨셉도 없이 평범한 중앙 싸움형 맵이라야 하겠죠,,

중앙 한곳에서 힘을 집중시켜 싸우게 만들고, 돌아가는 길목이나 이런 '흥미로운' 요소들 최대한 배제하구요,,

그래서 그냥 양쪽다 무난하게 자원먹고 병력 모아서 싸우게 하는,,,

기동력은 최악이지만 장거리 공격력이 강한 테란은 그냥 상대와 편하게, 정해진 장소에서 싸울수 있게 해주는 맵이 나오면 좋은겁니다.

그런데, 이런 맵들은 특징도 없고 재미도 없고

옛날에 양산형 테란들 득세할때처럼 판에 박힌 수면제 경기들 작열하겠죠.

저는 그런 재미없는 테란맵들의 도움으로 테란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별로 만족스러울거 같지는 않습니다.

특이한 컨셉을 적용시킨 맵은 계속 등장해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런 맵에서 싸우는게 테란이 불리하긴 하지만, 어쨌든 경기 내용이 재미는 있으니까요.

그러구보니 양대리그에서 경기의 재미를 위해 늘 그런 종류의 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었고,

테란이 근 2년째 양대개인리그에서 망하고 있는게 그런 원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솔직히 아주 노골적인 테란맵(컨셉도 없고 재미없는 맵) 두어개 깔아주지 않으면 스타1 끝날때까지 테란 우승자는

절대로 나오지 않을거 같은 예감입니다만,, 그렇게까지 해서 테란 우승자가 나오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테란은 이제 맵타령 그만합시다.

물론, 그렇다고 딱히 제시할수 있는 해법이 있는것도 아니고,,

(전 사실 저그의 디파일러와 프로토스의 아비터가 등장한 시점부터 테란은 두 종족 상대로 상당히 불리해졌고,

이 불리함은 패치가 나오지 않는한 영영 극복이 안될거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테란 입장에서 이 두 마법 유닛은 너무 무시무시합니다.)

그냥요, 열심히 합시다! 이 말 밖에는 할말이 없네요.

지금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안고, 그냥 열심히 힘을 내보는 겁니다.

맵타령 해서 어쩔겁니까,, 또 아무 특징도 없는 무컨셉의 재미없는 맵에서 뻔한 플레이로 재미없게 이기는 경기 보시렵니까?

물론 테란이 견제, 속도전에 취약하다 보니 뻔한 플레이 말고는 할것도 없는게 사실이지만,

대저그전에서 요새 쏟아지고 있는 특이한 빌드와 유닛 조합들(골리오닉 같은),

대토스전에서 벌처와 드랍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감각적인 플레이들,,

이런 다양하고 무모해보이는 시도들이 (물론 결과적으로 개인리그 테란선수들 광탈로 별로 효과가 없음이 드러났지만)

이제 앞으로 테란빠들이 리그를 보면서 '재미와 자극'을 위해 희망을 걸어야 하는 유일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무모하고 어려운건 사실이지만, 경기 자체는 재미잇게 만들어 주고 가끔 승리할때는 정말 짜릿한 쾌감을 맛보게 해주니까요.



테란은 현재 무모하고 곤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불평해도 소용없고 딱히 좋은 해법도 없고, 이제 정말 열심히 해서 꾸준히 도전하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어요.

테란 힙냅시다! 스타1 끝날때까지 영영 빛볼날이 없을지도 모르지만(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이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