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9/08/27 14:11:42
Name xsdenied
Subject 협회는 필요합니다.
안녕하세요,

1997년, 외국 퀘이크대회를 시작으로 12년동안 이스포츠를 바라보면서, 특히 FPS 게이머로서 한국 이스포츠 시장에 대해서 매우 문제가 많다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원래 협회라는 존재가 과연 필요한가에 대해서 매우 의문을 가지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협회는 필요합니다.
이는 최근 몇년간 이스포츠 대회 업무를 계속 하면서 바뀌게 된 생각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정부기관(지자체를 포함하여)의 참여가 매우 활발합니다.
이는 북미, 유럽과는 상당히 틀린 구조입니다.
정부기관에 대응하여 이스포츠쪽의 대화 창구가 바로 협회라는 점에서, 협회의 필요성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단지 문제점은 협회 자체가 너무 폐쇄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는 점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는 결국 기업 스폰서들의 합의체로 변질된 것이 이유가 되겠지요.

미국식과 유럽식 프로스포츠는 매우 큰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프로스포츠가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방식은 미국에서 도입된 것입니다.
전형적인 폐쇄형 구조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프로팀의 참여, 연고지 이전등을 모두 협회에서 관장하게 됩니다.
대신, NFL 처럼 협회를 중심으로 수익분배등을 통해 안정적인 리그 운영이 가능합니다.
샐러리캡, 사치세 등을 통한 규제가 활발하게 가능한것도 중앙집권적인 협회가 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구조에서는 유럽처럼 승강제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구조상 불가능하니까요.

현재의 이스포츠, 정확하게는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서는 이러한 구조를 받아들이면서도,
협회의 힘이 강하다기 보다는, 협회를 구성하는 스폰서들의 힘이 너무 강한것이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이겁니다.
협회가 공정해야 하는데, 스폰서들의 입김에 휘말려버린 것이죠.

한국을 제외한 해외의 팀들은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를 지닙니다.
"팀" 자체는 분리되어 운영됩니다. 단지 팀들이 스폰서를 얻어서, 그들에게서 재정적인 지원을 얻는 방식입니다.
또한 팀 자체적인 수익 모델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해외 탑 팀들은 뉴스사이트를 운영하고, 쇼핑몰을 운영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수익을 얻는 구조는 3:7 정도로 스폰서로부터 얻는 돈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팀의 독립은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대신 MAIN/SUB 스폰서의 형식으로 다양한 스폰서를 유치하고,
소속 선수들은 스폰서들의 물품을 항상 이용해야 합니다. 물론 무료로 제공되죠.

이것은 골프/테니스와 같은 개인 스포츠가 프로화 되면서, 스폰서를 얻는 방식과 거의 일치합니다.
무료 용품 계약, 그리고 용품을 유명선수가 사용함에 따른 스폰서들의 홍보효과를 교환하는 방식이죠.

여러분들이 국내의 스타크래프트 리그만 바라보고 있는 동안,
해외의 프로게이밍은 생각보다 고차원으로 발전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프로팀은 SK Gaming 을 들어보죠.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한 팀입니다.
박준, 장두섭등이 소속된 팀이니까요.
예전에는 한국 워3 프로리그에서도 활동한적이 있었고,
초창기 Intel 팀의 멤버들이 SK 소속이었습니다. Elky 베르트랑도 한때 SK 소속이었구요.

SK Gaming 은 세계 최고의 이스포츠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 트래픽 양으로는 이스포츠쪽에서 최고 수준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질의 무료 컨텐츠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수익모델로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체 쇼핑몰과 연계되어 있으며, 유로 컨텐츠를 SK Insider 라는 이름으로 제공합니다.
활발한 VOD/리플레이/이스포츠 커버리지/커뮤니티를 동시에 운영하여
게이머들이 SK 홈페이지로의 접근 횟수를 향상시켜 결국 스폰서들의 노출 횟수를 증가시킵니다.
최근 타이틀 스폰서로 Acer 와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Acer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독일에서 열리는 여러 게이밍 쇼에 자체 부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팀들이 이렇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업에 소속되어, 전적으로 기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게 되면 큰 타격을 입는다는 단점이 있으나,
최소한 팀들의 독립성은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탑 팀들의 연합체가 없느냐? 그것은 아닙니다.
G7 을 통하여 이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합니다.
CPL 이 몰락한 이유는, CPL 자체의 계속된 오류에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최후의 타격을 입은 것은
G7 에서 CPL 을 보이콧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G7 의 팀들이 불참하면 리그의 퀄리티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무시할수도 없습니다.
결국, 실력이 뒷받침된 팀들의 연합체가 리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따라서, 이러한 구조를 한국에 적용한다면,
예전처럼 GO, SouL, KOR, 4U 등등의 개별팀이 존재하고,
이들은 자체적인 팀간 연합체를 구성하여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며,
각자의 능력으로 스폰서들을 구합니다.
또한 이스포츠 협회가 별도로 존재하여 정부와의 협력 업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팀들의 연합체, 선수 노조(가능하다면), 방송사, 리그사 등을 연결하는 고리로서 작용하는 겁니다.

협회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처럼 스폰서들의 이익단체로서의 협회는 잘못된 구조입니다.

(해외의 팀들에서도 선수들에게 월급을 지불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소속 선수들이 임금을 지급받는 것은 아닙니다.
즉, 100% 프로화된 팀이라기 보다는,
임금 지급 선수가 있고, 그렇지 않은 선수가 공존하는 것입니다.
후자의 선수라 하더라도, 대회 참가에 따르는 모든 비용을 팀에서 지불하고
또한 이들이 팀 유니폼을 입고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면 팀에서도 손해가 아니죠.
결국 스폰서의 돈이니까요.
또한 스폰서는 이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자신들의 로고가 있는 유니폼을 입고, 입상 사진을 찍는다면
그 가치는 차비와 숙박비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것은 해외 리그의 경우 오프라인 관객이 상당히 많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찾아가서 보는 문화가 활성화된 덕을 톡톡히 보는거죠.
카스/워3/피파/레이싱 종목으로 운영되는 ESL Pro Series 독일의 경우
매주 투어를 개최하는데, 상당히 많은 인원들이 관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Intel 이 계속 스폰서로 남아있는 것이지요. 상당히 부러운 문화입니다.

저번 ESWC 천안, 이스타즈에서 LucifroN 과 그 형하고 꽤 친해졌는데
(서로 바르셀로나 팬이어서 -,-)
월급을 대충 물어보니 1000~2000달러 정도라고 하더군요.
정확하게는 물어보기 뭣해서 걍 above 1000? then below 2000? 이런식으로 물어 봤어요.
그리고 뭐 아시다시피 MYM에서 받던 장재호의 월급은 꽤 높았다고 하지요.

제 생각에 한국에서 프로게이밍을 통해서 가장 큰 홍보효과를 얻고 있는 쪽은 위메이드입니다.
SKT1, KT 가 한국에서야 인기가 있겠지만,
전세계에서의 카스와 워3 를 즐기는 인구를 볼 때 (중국만 하더라도)
위메이드의 카스팀과 장재호가 만들어내는 노출효과가 더 큽니다.
WemadeFOX 를 모르는 해외 이스포츠 팬들은 없을겁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08/27 14:40
수정 아이콘
네 말씀대로 현재의 기형적인 사단법인은 사절입니다.
선수, 감독, 코치가 중심이 된 올바른 협회가 필요합니다.
조아세
09/08/27 14:59
수정 아이콘
네.협회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협회는 필요없습니다.
09/08/27 15:02
수정 아이콘
현재 잘못된 협회의 구조를 바꾸려면 뭔가 시도가 있어야겠죠.. 이젠 바뀔것 같진 않습니다만..
오가사카
09/08/27 15:28
수정 아이콘
제대로된 이스포츠가될려면 글대로 협회는 필요하죠
문제는 구단회비에서 월급받지말고 시청료,광고료만으로 완전독립해야된다는거죠
근데 현상황은 절대 불가능해보이네요
09/08/27 15:50
수정 아이콘
제목에 낚였는데, 많이 배우고 가는 글이네요.

오늘 추천 버튼이 바쁩니다. ^^
슬픈눈물
09/08/27 18:43
수정 아이콘
시작이 반이라고 이미 이러한 형태로 형성된 협회가

과연 개혁이 될 수 있을진 의문이 드긴 드는군요...

스타2 발매 후에 블리자드가 분명히 어떤 형태로든 개입을 할텐데

그때가 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영민
09/08/28 04:43
수정 아이콘
체계화된 E스포츠는 우리나라밖에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정말로.. 전혀 아니었군요. 저 완전히 우물 안 개구리였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8799 경남 STX컵 마스터즈 2009 결승전 STXvsSKT/송병구vs이제동 국대선발전 4강(2) [157] SKY926430 09/08/29 6430 0
38798 경남 STX컵 마스터즈 결승전 STXvsSKT/송병구vs이제동 국대선발전 4강 [331] SKY927667 09/08/29 7667 0
38797 WCG 2009 스타 국대 선발전 4강 경기 [437] SKY929696 09/08/29 9696 0
38796 [L.O.T.의 쉬어가기] 게이머, 그리고 팬으로서 느끼는 아쉬움 [2] Love.of.Tears.5150 09/08/29 5150 1
38794 소설, <삼무신三武神> 31 [8] aura3988 09/08/29 3988 0
38793 라운드진출기준 양대리그 커리어 랭킹(7) 1~2위 [11] 信主SUNNY4931 09/08/29 4931 3
38790 KT, 이영호, 김택용, 프로토스... [12] RunDavid8282 09/08/28 8282 0
38789 스타크래프트2에 나올만한 각 세력들의 색상 총정리. [15] 물의 정령 운디6678 09/08/28 6678 0
38787 소설, <삼무신三武神> 30 [11] aura4060 09/08/28 4060 0
38786 라운드진출기준 양대리그 커리어 랭킹(6) 3~4위 [12] 信主SUNNY4975 09/08/28 4975 1
38785 웹게임의 시대가 온다! [24] 후치7164 09/08/28 7164 0
38781 드래프트... 조정웅 감독과 화승의 발언이 조금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131] 아우구스투스11215 09/08/27 11215 0
38779 테란 힘 좀 냅시다! [73] 툴카스6238 09/08/27 6238 0
38778 소설, <삼무신三武神> 29 [8] aura4377 09/08/27 4377 2
38777 상상 (부제: 이제동선수가 해설을 한더면...) [31] 지바고5038 09/08/27 5038 0
38776 스타크래프트2 에 대한. [18] sisipipi5056 09/08/27 5056 0
38775 [생방불판] WCG 2009 8/27 (김택용-이영호,이제동-한상봉,김성식-박준) [24] 100원의기적8784 09/08/27 8784 0
38774 WCG 2009 국대 선발전 8강 2회차 [385] SKY927563 09/08/27 7563 1
38773 한상봉의 고민 [24] 살찐개미6723 09/08/27 6723 0
38770 협회는 필요합니다. [7] xsdenied4374 09/08/27 4374 1
38768 블리즈컨 스타크래프트2 시연회 후기(번역글 퍼옴) [5] 물의 정령 운디6291 09/08/27 6291 0
38767 라운드진출기준 양대리그 커리어 랭킹(5) 5~6위 [8] 信主SUNNY5307 09/08/27 5307 1
38766 개인 [50] Judas Pain10473 09/08/27 10473 2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