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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3/08 01:44:19
Name 배불뚝이
Subject 멋대로 생각한, 라이브로 보면 더 맛깔나는 선수들..
꽤 오래 전부터 스타 관련된 대부분의 경기들을 손쉽게 재방송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서 몇 년 전처럼 모든 경기를 폐인처럼 볼 수가 없어
요즘에는 곰티비를 비롯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스타 경기를 골라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꼭 라이브, 즉 생중계로 경기를 보고 싶게 만드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그 선수의 빠가 아님에도, 딱히 비중 있는 경기가 아니더라도
재방송으로 보는 것보다 라이브로 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등수를 매기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순전히 저의 재미를 위해서 한 번 끄적여 보고자 합니다.
(쓰고 보니 프로리그에서의 느낌은 배제된 것 같군요. 이놈의 개인리그 집착증이란..)

  5위 임요환

; 세월이 흐르긴 흘렀나 봅니다. 임요환 선수의 경기보다 더 라이브로 보고 싶은 선수가 4명이나 있다니요.
  오늘은 또 무슨 빌드를 들고 와서 사람 놀래키려나.. 하던 생각으로 모든 경기를 챙겨보던 때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특이한 빌드와 참신한 발상, 빠꼼한 맵분석으로 무장한 임요환 선수이지만
  너무 스타판이 발전해버릴 탓일까요?
  임요환 선수의 재기발랄함만으로 기대가 되기엔 명경기의 수준이 너무 높아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이슈메이커로써, 스타계의 산 증인으로써, 샤우팅 창법의 팬들을 보는 재미에
  6위 이하의 선수들보다 훨씬 라이브로 보고 싶은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4위 마재윤

; 사실 마재윤 선수의 상대적인 실력상 최전성기는 처음 알려지던 때라고 생각합니다.
   3해처리의 창립자답게 시종일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상대편을 멀리 보내던 그 때는
   솔직히 마재윤 선수의 경기는 전혀 라이브로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압도적인 경기가 나오는지 이해도 잘 되지 않았고 겉보기엔 매번 똑같아 보였으니까요.
  
  그의 경기가 이제야 이해되기 시작할 때쯤, 다른 선수들의 실력이 그의 턱 밑까지 쫓아왔을 때쯤,
   너무하다 싶은 맵을 배경으로 한 마재윤 선수의 플레이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대 선수를 비웃는 듯 한 게임 내 심리전, 대구 저그 특유의 적은 병력으로 악랄하게 겐세이 놓기,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듯 한 그만의 인터뷰, 여기에 기를 쓰고 이기려는 상대 선수들의 의지까지 더해져
   언제나 그의 경기는 라이브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부활하긴 하나?'의 심정으로
   버릇처럼 마재윤 선수의 경기를 라이브로 보고 있습니다.
   다다음 달쯤 되면 이 순위표에서 사라져버릴지 다시 치고 올라갈지가 결정되겠네요..

  3위 이윤열

; 이윤열 선수의 경기를 라이브로 봐야하는 이유는 간단히 얘기해 그가 천재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야 이윤열 선수가 워낙에 지기만 하다 보니 천재라는 말이 우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과거부터 쌓아온 그만의 '천재' 플레이는 스타 중독자들에게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포스상 최악의 죽음의 조(올림푸스)에서 박경락 선수와의 기요틴 경기가 생각나네요.
   물론 지기야 졌습니다만 그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정신 나간 플레이는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이윤열 선수가 바이오리듬이 좋을 때는 전 맵에서 컨트롤을 하고 있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습니다.

   다른 선수들의 경기가 라이브로 보고 싶은 이유가 경기 외적인 이유가 강하다면
   이윤열 선수는 순전히 경기 내적인, 마이크로와 매크로가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는
   그의 플레이를 동시대적으로 감상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지는 것도 지는 것이지만, 요즘에는 워낙 무기력한 경기들이 많아서
   라이브로 보기 민망할 때가 태반이지만
   그럼에도 혹시나 나몰래 '천재' 플레이를 할까봐 꼭 라이브로 보고자 합니다.

  2위 김택용

  ; 이 자리에는 원래 강민 선수가 있어야 했습니다.
    이미 한참 전에 몽상가가 아니었지만, 장인 정신으로 경기를 빚어내던 강민이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강민을 다시는 못 돌아 올 세계로 보내버린 김택용 선수가 그 자리를 빼앗습니다.
  
    혁명가, 21세기 단어가 판을 치는 스타판에는 어울리지 않는 구시대적인 언어이지만
    그만큼 김택용 선수의 경기는 입이 떡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이 내린 저그전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지상병력 위주의 외줄타기 테란전도 언제나 눈이 즐겁습니다.
    최근의 아비터 쇼를 보면, 아직도 스타에 가보지 못한 더 화려한 플레이가 남아있음을 깨닫곤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잘 생겨지는 외모와 이길 때 같으면 지고, 질 때 같으면 이기는
    롤러코스터 행보도 그의 경기를 라이브로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마법의 재료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결국 완성된 혁명이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프로토스의 완성된 모습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수행하는 혁명의 과정을 생생히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그의 혁명 동지로 출첵 정도는 매번 꼭 해두려고 합니다.
    단, 모든 혁명가가 그렇듯 어쨌든 실패한다면 그 때로 안녕이겠지만.

  1위 오영종

; '왠 뜬금없이 빵종이야..'라고 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시면 제가 왜 오영종 선수를 1위로 꼽았는지 알 것입니다.
  
   먼저 경기 내적으로 보자면, 오영종 선수만큼 보는 사람 아찔하게 만드는 선수가 없습니다.
   거의 모든 경기마다 한 차례씩의 위기는 기본으로 존재하여 언제나 아슬아슬하게 경기합니다.
   올인성 플레이를 포함해 사신류를 비롯한 언제나 공격적인 빌드, 플레이가 특징인 선수입니다.
  
   여기까지라면 꾸준함의 미덕이 없는 오영종 선수가 1위일 것 까지 없겠죠.
   그런데 오영종 선수에게는 남들에게는 없는 드라마 메이킹 기술이 있습니다.
  
   그가 앞을 내달릴 때, 그의 앞을 가로막는 선수들은 언제나 당대 최강의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서지훈, 최연성, 임요환(SO1) 김준영, 박태민, 전상욱, 이윤열(신한은행)
   어딘가 모르게 상대보다 절대 열세에 있는 듯 한 오영종 선수가 오금이 저리는 경기들을 통해 이들을
   잡아나가는 모습을 보면 월드컵 따위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집니다.
   정말 통닭에 맥주가 잘 어울리는 오영종 선수의 드라마죠.
  
   여기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조정웅 감독도 참 무시 못 할 조연입니다.
   중요한 경기 후 오영종 선수를 그야말로 '꾸와악' 껴안는 모습은 언제나 드라마의 절정에 해당하죠.
   (왜 내가 눈물이 찔끔 나던지..)

  '청순토스'라던 초창기 때의 별명이 생각납니다. 별로 좋은 말은 아니지만,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그래서 왠지 모르게 경기를 챙기게 만드는 묘한 재주가 있는 선수입니다.
  
   이제 프로리그에서 훨훨 날아다녔으니 개인리그에서 세 번째 드라마 찍을 때가 되었겠죠?
   기대하고 있습니다.


   쓰고 보니 참 주관적인 얘기네요.
   요즘엔 일에 치여 라이브로 스타를 보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마당에
   괜히 씁쓸하여 글 한 번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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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08 01:50
수정 아이콘
외국에 거주하는 관계로 라이브로 볼수가 없어서 항상 스포를 당하게 되서 항상 아쉽습니다 ToT
언제쯤이면 라이브로 볼 수 있으려나..
아리아
08/03/08 01:53
수정 아이콘
전 김택용선수가 제 마음속에선 1위입니다^^
08/03/08 01:56
수정 아이콘
저는 우선 제가 응원하는 선수들 경기는 어지간 해서는 다 생중계로 챙겨보려는 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김택용 선수가 저에게 1위인데, 말씀하신 대로 이길 때 같으면 지고,
질 때 같으면 이겨서 경기 한 번에 심장을 계속 들었다 놨다 하지요...ㅠ_ㅠ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응원하고 그래서 챙겨봅니다^^
태엽시계불태
08/03/08 02:06
수정 아이콘
저도 김택용선수경기는 항상 라이브로 보고있는데
테란전만 보고있으면 화가나네요.
테란전만 보완하면 다시 본좌까지 갈 수 있을텐데...
마에스트로 박
08/03/08 02:22
수정 아이콘
테란대 저그전은 이제동
저그대 플토전은 김택용
플토대 테란전은 .....담주에 이기는 사람????
오르페우스
08/03/08 05:16
수정 아이콘
정말 김택용선수와 송병구선수 둘다 좋아라 하는데 송병구선수 테란전 보다가 김택용선수 테란전 보면 휴우...

김택용선수 저그전 보다가 송병구선수 저그전 보면..휴우...퓨전할날은 정녕 오지 않나요?

강민/박정석선수 시대에도 이런소리는 있었는데...프로토스의 완성형을 볼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08/03/08 08:29
수정 아이콘
저도 순위를 뽑는다면
5위 한동욱 - 의 대저그전을 보고 싶습니다. 다른 게이머와는 무언가 차원이 달라보이는 아름다운 그의 컨트롤을 보고 싶습니다.
4위 이성은 - 이성은 선수의 경기는 재밌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독특한 무언가를 하죠.
3위 윤용태 - 개인적으로 이 선수야말로 박정석 선수의 후계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켜봅니다. 그의 전투, 그의 사이
오닉 스톰이 과연 예전의 박정석 선수가 이뤘던 영광을 재현할지...
2위 마재윤 - 마재윤 본좌 후반기에 보여줬던 '전설'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리고 마막장이라 불리우는 지금에 와서도 그 때에
보여줬던 마재윤전설을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1위 박정석 - 더 할 말이 무어라 있겠습니까? 저의 영원한 영웅이 1위가 아니고 누가 1위일까요.
신예ⓣerran
08/03/08 11:24
수정 아이콘
테테전 하는 임요환 선수가 저에게는 라이브로 꼭 보게되는 선수입니다.
후기리그 테테전 엄청난 승률을 자랑하는 임요환선수의 테테전 경기내용은 정말 압권이었죠.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은 물량과 컨트롤만 있다는게 아니라는것을 입증하듯이 게임 전체의 판을 짜오는 능력, 아직도 민찬기 선수가 임요환 선수에게 어떤것도 먹히지 않자 당황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abrasax_:Respect
08/03/08 12:23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는 꼭 라이브로 봐야하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당하는 선수의 표정이 제 표정이 되죠...-.-;
nameless
08/03/08 13:22
수정 아이콘
제게 1위는 김택용 선수 입니다.
명경기 메이커란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선수인것 같아요.
굉장히 유연하면서 화려하고 그러면서도 아슬아슬하고 간혹 실망감도 주지만 그 선수가 주는 짜릿함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껴지기도 하지요.
2위는 임요환 선수 입니다.
뭐라 더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니까요~
저는 1,2위만..^^
희망고문
08/03/08 13:24
수정 아이콘
게임성에서 천재는 이윤열이기도하지만.. 저에게천재는 마재윤인듯.. 마재윤vs진영수전 MSL 4강 마지막 롱기누스는 거대한판을 짜온거라 예상한것같습니다 진영수의 소위 '노점단속' 플레이라는 장점을 아주 잘이용해서 승리해버린 삼국지나 초한지의 전투중 자주나오는 고급스킬 장계취계를 판속에 이미 집어넣고 시작했던것같습니다
아름다운돌
08/03/08 16:37
수정 아이콘
1위 이윤열..
2위 오영종..
이 1, 2위가 붙었던 신한은행 시즌2가 가장 아쉬우면서 뿌듯한(?) 여러 감정을 교차하게 만들었던 게임이었던거 같네요
08/03/08 19:06
수정 아이콘
전 이번 챌린지의 경기로 한동욱선수의 경기도
기대가 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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