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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6/02 10:19:13
Name 점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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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곰TV 2 마재윤vs박태민 그 후] #2 삼년불비 우불명(三年不飛 又不鳴) - 라이벌의 의무


※ 이 글은 선수들의 실제 심정이나 사실과는 아무런 관계 없는
개인적인 재미 위주로 적은 추리 소설급 잡문임을 밝힙니다




[곰TV 2 마재윤vs박태민 그 후]
#1 역린(逆鱗) - 박태민 열받았다(GameBBS 23473)
#2 삼년불비 우불명(三年不飛 又不鳴) - 라이벌의 의무(GameBBS 23476)
#3 두전성이(斗轉星移)의 굴욕 - 마재윤도 열받았다(GameBBS 23489)
#보너스 연재 소설 : 괴로운 선택(작성중..)



#2 삼년불비 우불명(三年不飛 又不鳴) - 라이벌의 의무

삼년불비 우불명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은 즉위하고 3년간 주색을 일삼으며 국정을 돌보지 않아
백성들의 원망이 자자했다고 한다

충심으로 직언을 하는 신하에게도 벌을 내렸기 때문에
누구 하나 감히 장왕에게 간언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거라는 사람이 장왕을 찾아왔다

오거 : 신 오거가 궁금한 것이 있어 폐하의 지혜를 얻고자 합니다

장왕 : 말해보거라

오거 : 궁 안에 큰 새가 살고 있는데
3년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있사옵니다(三年不飛 又不鳴)
이 새는 도대체 무슨 새입니까?


장왕 : ……

주색을 일삼던 장왕은 오거의 눈을 바라보았다
궁금한 듯한 표정을 꾸미고 있지만
오거의 눈은 흔들리고 있지 않았다

장왕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장왕 : 하하하! 그거 참 바보 같은 새구나

아무렇지 않게 웃는 장왕의 모습에
오거는 실망한 듯 한숨을 쉬었다

오거 : 그렇습니까?

그러자 장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장왕 : 짐이 네게 알려주마
3년간 그 새가 날지 않은 것은 날개에 힘을 싣기 위함이었고,
3년간 울지 않은 것은 주위를 살피기 위함이었느니라
허나 그 새가 한번 날면 하늘 끝까지 오를 것이고
그 새가 한번 울면 세상 모든 이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니라


장왕은 그날부터 주색을 멀리하고 선정을 펼쳐
간신을 몰아내고 충신을 중용하며
국력을 키워 춘추오패의 일인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출전]《呂氏春秋》〈審應覽〉,《史記》〈滑稽列傳〉



마재윤 선수가 박태민 선수의 역린을 건드린 이유..

어쩌면 마재윤 선수는
저그 라이벌이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어릴 때 드래곤볼을 보면서
오공이 피콜로를 살려주고 베지터를 도망치게 하고
후리자를 안죽이고 부우를 환생시켜 준 이유에
도저히 동감할 수 없었습니다

왜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적을 살려주는 것일까?

그런데 피콜로가 만약 그 때 죽었다면
오공은 베지터는 커녕 라데츠 때 죽었을 겁니다(물론 그 때 죽습니다만;)

라이벌의 존재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라이벌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더욱 강해지는 계기가 된다고도 생각합니다

테란은 변형태, 진영수 선수와 지난 시즌에서 멋진 시합 보여줬고
이윤열 선수와는 마재윤 스코어로 신한3 잡자마자 마스터즈에서 내줬죠

플토는 MSL에서 쭉 그랜드슬램 매치를 겪고 성전으로 불리는 강민 선수에
현재 천적화가 진행중인 김택용 선수가 있습니다

저그는?

문득 조용호 선수가 떠오르긴 했는데
만약 제가 마재윤 선수라면..
라이벌로 박태민 선수를 고르겠습니다

이유요?

삼년불비 우불명

큰 새가 있는데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있으니까요

여러분이라면 안타깝지 않나요?


한솥밥 먹고 컸습니다
함께 연습하고 공부하고 먹고 자면서
같은 꿈을 꿨습니다

그러나..
같은 길을 자신의 앞에서 걷던 그가
어느새 날지도 울지도 못하는 큰 새 처럼 되어 뒤처져 있습니다

혹시.. 한번이라도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만약 내가 없었다면.. 나의 위치에
어쩌면 태민이 형이 있지 않았을까?
라고요

아 네; 좀 억지네요
그런데..

지금의 마재윤 선수가 있기 위해 박태민 선수가 있었고
그가 있었기 때문에 마재윤 선수는 마본좌가 되었습니다

당골왕 때부터 2년..
2년이 흘렀네요

마재윤 선수에겐 MSL 3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거머쥐는 시간이
박태민 선수에겐 노타이틀로 전전긍긍 대던 괴로운 시간이었죠

원인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박태민 선수는
영영 당골왕일 뿐입니다

그대로 지켜보라고요?
날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그의 모습을?

선배이자 식구이자 동료이자 동반자인 친한 형입니다

박태민 선수가 예민하고 자존심 세고
밥 먹을 때 반찬 배치나 조인 직전 3종족 상대로 연습한다는 습관까지
마재윤 선수는 잘 알고 있습니다

주종 아닌 부종 골라서 이기면
박태민 선수 죽이는 거라는 걸 알면서도 테란을 골랐습니다

잘못되면 그가 끝날지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마재윤 선수는 박태민 선수의 역린을 건드렸습니다

라이벌의 의무니까요

박태민 선수가 한번 날면 하늘 끝까지 날고
한번 울면 모두를 깜짝 놀래킬 것이란 건
마재윤 선수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요


그래서 결과는..?

역시나..
박태민 선수는 2년 만에 날개짓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멋지게 저 하늘 끝에서 붙을 날만 기다리면 됩니다


그런데..
이번엔 자신에게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to be continued : #3 두전성이(斗轉星移)의 굴욕 - 마재윤도 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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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02 10:29
수정 아이콘
오옷 +_+ 이거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ㅎ
XiooV.S2
07/06/02 10:44
수정 아이콘
바로 커맨드가 먹혔죠.... 트리플 커맨드를 노리던 마재윤선수가 역으로 먹히니 ~.~ 스타 팬으로써, 이런상황은 그저 덩실~덩실~
사탕한봉지
07/06/02 11:00
수정 아이콘
잼있네요~!~^^
다음편도 빨리 올려주세요!~
tongjolim
07/06/02 11:07
수정 아이콘
삼년불비 우불명 내용을 어디서 들은것 같다 했더니
소설 손자병법에도 들어있더군요... 아무튼 재밌게 잘 봣습니다
하히호히
07/06/02 11:26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 ^^

마재윤 선수는 박태민 선수를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지금 이 실력으로 절대 너 한테는 안져 ' 라는 생각이 있어보였는데 (지극히 제 관점 입니다 ^^!!!) --> 제가 느끼기에도 박태민 선수가 마재윤 선수에게는 안 될꺼라고 생각했거든요...

승률이 90%가 넘었고 (연습게임에서) 테란으로 엄청난 자신감이 있어보이더군요 ~ 게임 들어가기 전에 싱글벙글한 모습을 보니 (지지후토크에서) ; 정말 관광보내 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당골왕 우승자가 어디갔나 싶었던 2년의 세월을 한 방에 보상받고싶었는지.. 엄청난 경기력으로 마테란을 잡아버렸죠 ,,!!

그 날의 경기가 두 선수를 라이벌로 올려놓지 않았나 싶습니다. ^^
Que sera sera
07/06/02 11:54
수정 아이콘
멋진글이네요. 내용은 억지스러운면이 있지만, 정말 결과는 박태민선수를 각성시켰으니 마재윤선수에게 고마워해야할수도... (물론 예전의 포스를 회복한다는 가정하에;;)
장딴지
07/06/02 12:26
수정 아이콘
마재윤이 박태민을 각성시키기 위해 테란을 선택했다.. 이건 너무 소설적이지만.. ^^;;
결과가 그렇게 나와준다면 마재윤 쌩유~
태양은가득히
07/06/02 13:28
수정 아이콘
와우 멋진글 추측하는글이지만 이정도면 아주 괜찮을글인데 이 시리즈 에게로가면안될까요 ? ^^
묵향짱이얌
07/06/02 13:37
수정 아이콘
"꿈보다 해몽이 좋다"란 말같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마재윤선수가 어느정도는 이렇게 생각했을수도 있을거 같네요..
07/06/02 14:16
수정 아이콘
경기전에 마재윤은 져도 본전,박태민만 손해란 의견이 많았는데
실제 결과는 박태민 각성과 관심증대,마재윤 굴욕이 되었죠.
07/06/02 14:34
수정 아이콘
작가하세요.
07/06/02 14:42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의 테란 선택은 새로운 시도로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며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런 해석은 정말 모욕적으로 느껴지는데요.
마재윤 선수를 정말로 박태민 선수를 자신 보다 아래로 보고 여유를 부리는 그런 선수로 보셨단 말입니까? 그런 생각이나 하는 선수 였으면 지금 '본좌'라고 불리는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요?
전 마재윤 선수의 이번 선택을 선수 자신이 말한 그대로의 의미로 생각하고 있고, 충분히 멋진 생각이라고 동감합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정말 선택형 랜덤으로 엄청난 능력을 보여줄 수도 있겠지요. 이런 입장에서 본문의 해석은 정말로... 동의 할수가 없네요.
07/06/03 13:41
수정 아이콘
실력이 인간성과 같은 수준이라 볼 수도 없는 거니까.. 마선수가 어떤 생각으로 테란을 선택했는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죠. 그냥 추측해보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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