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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4/25 16:09:13 |
Name |
kama |
Subject |
준비된 승리가 무엇인가를 보여줘라 : SKT-T1 vs MBCgame Hero |
4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운 전통의 강호 SKT-T1
그리고 그런 SKT-T1을 잡으면서 후기리그와 그랜드파이널을 석권한 신흥강호 MBCgame Hero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할 수 밖에 없는 수요일 오후 2시에 펼쳐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의,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어로 센터를 사람으로 가득채운 한 판 승부!!
명문 CJ의 테란 라인을 압도하며 최강의 테란이 무엇인지 보여준 SKT와 기존의 주전
박지성 라인과 이제는 그 자리마저 위협하는 신예들의 맹활약으로 3연승, 단 1세트만을
내주면서 기세의 힘을 보여주는 엠비씨게임의 맞대결이기에 당연히 막상막하의 대결 끝
에 에결에서 결판이 날 것이다, 라는 예측이 당연시 되었지만.
생각보다 쉽게 결판이 났습니다. 하지만, 경기 하나하나의 면면은 역시나 수준이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시합들이었네요.
1경기 : 전상욱 vs 김택용 - 팔진도
빅 팀간의 대결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았던 매치죠. 이미 온게임넷 듀얼에서 맞붙은
적이 있으며 여기서 김택용 선수가 엄청난 물량을 선보이며 승리했고 이 여파 때문일지
전상욱 선수는 스타리그에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엔트리 공개가 됐을 때부터
단단히 벼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일까요. 전상욱 선수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버린 단단함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팔진도의 맵 특징-뒷쪽 멀티-를 이용한 심리전의 활용. 입구를
막아 정찰 당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소수 마린 생산 후 입구를 막은 배럭을 놀게 합니다.
자신이 '전상욱'스러운 빠른 멀티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 것이죠. 김택용 선수는
이에 자신도 멀티를 따라가며 리버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전상욱 선수는 그 사이 후방에 투 배럭과 아카데미를 건설하며 바이오닉 병력을
모으고 탱크와 함께 곧바로 진출하죠. 허를 찔린 김택용 선수는 부랴부랴 게이트를 늘리
고 리버와 드라군으로 방어하려 하지만 시즈모드가 된 탱크의 위력 앞에 본진은 초토화
되고 전상욱 선수는 복수에 성공하네요.
팔진도의 특징을 이용한 페이크, 그리고 한 번의 타이밍을 노린 진출. 팔진도에서 플토가
나왔을 때 사용하기 위해 몇 번이고 연습했다는 생각이 드는 멋진 한 방이었습니다. 허를
찔린 김택용 선수는 소수의 질럿을 추가해줬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워낙 멋진 타이밍에
병력 구성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보이네요.
2경기 : 박태민 vs 서경종 - 지오매트리
뭐랄까, 저저전에게서 가스의 힘과 자리의 위력을 맘껏 보여준 시합이라고 할까요. 처음
부터 가스 채취를 시작한 박태민 선수가 발업의 힘으로 저글링 싸움을 걸어보지만 양으로
누른 서경종 선수가 성공리에 방어를 성공합니다. 김동준 해설의 말처럼 수를 파악하고
곧바로 전투를 피한 박태민 선수의 센스가 돋보였죠. 스파이어가 빠른 서경종 선수지만
뮤탈 생산을 포기하고 역으로 저글링을 노립니다. 스파이어가 늦었음에도 역으로 뮤탈
을 생산한 박태민 선수이기에 앞마당에서의 방어가 매우 중요해졌는데 결국 지오매트
리의 특징이 좁은 입구 부분에서 저글링을 배치하면서 쏟아져오는 저글링을 쉽게 잡아
낸 박태민 선수 쪽으로 급격히 승부가 기울었죠. 서경종 선수 입장에서는 해처리 때리던
5-6기의 저글링이 원망스러울 것입니다.
계속 스콜지-뮤탈로 항전을 하지만 스콜지 잡는 컨트롤이 기본이 된 요즘에는 쉽지
않은 상황. 뮤탈의 양으로 박태민 선수가 승리를 거두게 되죠.
3경기 : 최연성+윤종민 vs 김동현+김재훈 - 불의 전차
팀플 명인하면 예전의 한빛 강도경 선수, 명품 팀플 KTF의 멤버들, 자타공인 팀플
마스터 이창훈 선수, 최근 몸이 좋지 않아 성적이 부진한 것이 안타까운 팬텍의 심소명
선수, 최근에 떠오르는 STX의 김윤환 선수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윤종민 선수의 팀플
능력 역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라고 봅니다. 그런 윤종민 선수에 부활하는
괴물 최연성 선수가 함께 했으니 이번 팀플에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죠. 상대 역시
부족함이 없는 운영의 요술사 김동현 선수와 김재훈 선수.
불의 전차 맵에서는 미네랄 넘기기가 일반화된 만큼 플토-저그 조합으로 플토가 상대
플토, 혹은 저그를 견제하면서 자기편 저그가 멀티를 먹고 힘을 기르는 양상이 자주 보여
줬습니다. 그런 맵에서 테란-저그 조합으로 나왔다는 것은 이미 단단히 작전을 짜왔다는
것이 되겠는데요.
멀티를 포기하고 빠른 테크를 탄 윤종민 선수, 김재훈 선수는 그런 윤종민 선수를 견제
하면서 김동현 선수가 힘을 기를 시간을 줍니다. 최연성 선수는 벌쳐 넘기기로 플토의
가스를 견제합니다. 프로브를 잡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가스 채취를 방해하는데는 성공
하였죠. 그리고 SKT 팀플이 준비한 필살기가 나옵니다. 바로 드랍쉽!
그러나 커세어로 의도를 파악한 MBC게임 팀플은 뮤탈-커세어-저글링으로 성공리에
방어를 합니다. 최연성 선수가 저글링 때문에 망설였던 것이 크게 작용했죠. 계속해서
꾸준히 멀티를 돌리고 있는 김동현 선수와 역시 멀티를 시도한 김재훈 선수. 반면 최연성
선수는 멀티가 없었고 윤종민 선수도 이제야 멀티를 돌리는 상황. 뮤탈도 압도적으로
많으며 들어오는 자원까지 배는 되보이는 상황에 엠비씨게임이 팀플을 잡으며 반전에
성공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 타이밍이 계속 되었습니다.
드랍쉽 병력의 저그 멀티 공격 역시 드론을 잡았지만 파괴는 못했고 투 드랍쉽의 저그
본진 공략 역시 실패하며 암울함이 짙어지는 듯한 모습이 보였지만 변수가 존재했습니다.
김동현 선수의 컨트롤 난조와 멀티 타격으로 예상보다 뮤탈의 수가 모이지 못했다는 것과
김재훈 선수의 지상병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리버 테크가 늦었다는 것. 그리고 이 빈틈을
최연성 선수가 제대로 찌릅니다. 플토 본진 타격. 리버가 나오기 전 타이밍에 빈틈을 찔린
본진을 방어할 것이 없으며 날아온 뮤탈도 거의 몰살. 플토가 힘을 잃으면서 상황이 급반
전되버렸고 거기에 최연성 선수가 몰래 모은 클로킹 레이스가 치명타를 날립니다. 자원은
남지만 워3처럼 넘겨줄 수도 없고 쓸 수도 없는 상황.
레이스로 공중을 휘어잡은 최연성 선수의 대활약에 플토 본진이 반파되고 결국 저그는
완전히 끝장이 납니다. 어떻게든 자원력으로 전환을 꿈꾸는 김재훈 선수였지만 언덕을
장악한 최연성 선수가 3팩의 위용을 보여주며 중앙을 점령한 탱크의 힘을 과시하자 결국
패배를 선언, 3:0으로 승부가 마무리됩니다.
플토-저그가 대세였던 불의 전차에서 최연성이란 빅카드를 활용하면서 테란-저그의
조합을 들고나온 SKT의 갖춰진 전략. 벌처 넘기기도, 드랍쉽 공격도 실패하는 듯 보였
지만 그 이후까지 고려한 지능적인 플레이의 연속으로 승리를 가져왔죠. 엠비씨게임의
입장에선 이상할 정도로 허둥거렸던 김동현 선수의 뮤탈 모습이 정말 아쉬울 것입니다.
오늘 경기 중에서 백미였던 멋진 한 판이었습니다.
빅 뱅. 최다 우승팀과 현재 연속 우승팀 간의 시합은 3:0으로 완벽한 SKT-T1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이러한 승부의 차이를 결정졌던 것은 철저하게 승리를 위한 공식을 연구
한 SKT의 준비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에 새로 생긴 선발엔트리 제도의 이점이
제대로 들어난 시합이 아닐까 싶네요.
엠비씨게임 역시 이런 전략성과 준비된 작전에서는 뛰어난 팀인 만큼 홈(?)에서 완패를
당한 복수를 다음 맞대결에서 해주길 바랍니다. 당하고는 못사는 팀이 MBCgame Hero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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