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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4/22 17:03:44
Name 아지랑이
Subject 관전기
안녕하세요?

글 남기는 것은 처음이네요 :)

인사는 나중에. 잡다한 것은 거두절미하고

#1. 임요환 선수쪽 사운드가 들리지 않았다는 걸 전제로 (들리지 않은 시점은 무관하게)
     - Advantage rule

일단 소위 e-sports 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되었고,

규모뿐 아니라 관계자들은 물론 주변인들도 당당히 '스포츠'라고 부를 정도가 되었기에

여러가지 상황을 여타 스포츠와 비교해서 생각하면 좀 더 상황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전 어제 임요환 vs 김민구의 경기 상황은 흡사 축구에서의 어드벤티지 룰 같은 느낌을

받았아요.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지만 직관적으로 비슷한 상황이었달까..

임요환 선수쪽 사운드가 들리지 않았으므로 일단 임요환 선수는 핸디캡을 안고 경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것이 처음부터였든, 아니면 어느 특정 시점 부터였든 말이죠.

사실 이런 핸디캡은 축구시합이었다면 심판에 의해서 관찰 되었겠죠. 사실 심판에 의해서

관찰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경기 외적으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경기 자체에는

전혀 무의미하게 됩니다. 축구 시합에서는 전적으로 '그 때, 그 심판에 의한' 판단이

경기내적 요소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고 설령 문제가 발견되어(녹화테잎등으로 확인된다

하여도) 심판의 판단 미스라는 지적은 가능해도 경기 결과는 번복되지 않습니다.

사실 이것이 가장 적절한 시스템이냐는 것은 각자 고민할 문제지만, 제가 생각할때

큰 흠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완벽히 객관적인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모든 비디오를 동원한다해도 선수들 간의 모든 신경전, 눈속임 행동들을 발견하긴

힘들것입니다. 더 많이 찾아낼 수있긴 하겠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e-sports에서는 경기내 문제들이 선수의 문제제기가 없다면 심판 단독으로 발견하기는

힘든 문제입니다. 따라서 'pause' 후 선수의 문제제기라는 것이 있는 것이고.

이 행위 자체가 축구 등에서 관찰되는 handicap을 입은 상황과 동일하게 됩니다.

이때 어드벤티지 룰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타판에 이런 것은 없습니다.)

축구였다면.

핸디캡을 갖고 있는 선수가 경기 흐름이 자신 쪽에 있을 때는 경기를 지속할 수 있으며

만일 '그 상황에서' 경기가 상대쪽 흐름으로 넘어가면 일단 경기를 중단한 후 핸디캡입은

쪽으로 공을 주게 되지요.

물론 이러한 룰이 모든 스포츠에 있는 것도 아니고, 스타를 비롯한 이스포츠의 경기에

적합한지도 의문이지만 어쨌든 정황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2. fair play

진정한 페어플레이는?

윤리적 플레이는?

룰을 잘 지키는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potential을 모두 발휘할 승부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많은 이들에 대한 배려입니다.

이를테면 의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윤리적인 의사는 착한 의사일까요?

저는 그보다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의사가 무식해서 환자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의사의 성품과는

상관없이 환자는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의사를 찾아온, 그리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기대한 사람들을 배신한 것이니 비윤리적인것입니다.

게이머도 주어진 룰 안에서 이 악물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추어라면 서로의 친분이 더 중요할 수 있겠지만 프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돈을 주는 게임단이 있고, 돈 주고 그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 더 나아가

금같은 시간까지 쪼개어 그들을 응원해는 팬들이 있습니다. 굳이 이런 대의를 생각지

않더라도 프로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인다는 의미에서 그들은 주어진 모든 것을 활용하여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제 김민구선수의 표정, 재경기를 납득할 수 없다는 어필. 충분히 이해하고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민구 선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한 임요환 선수가 ppp를 누른 후 심판에게 사운드에 대해서 어필한 것도 그 타이밍

이야 어떻든 적절한 것이었습니다. 주어진 룰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굳이 handicap을 안고 끝까지 경기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 이 행위들을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라고 생각할 근거는 없습니다. 물론 상상은 가능 ㅎ)


심판이 논란의 여지를 제공한 판단(즉시 사운드를 확인하지 않은 점)이 있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명확한 지침이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같습니다.

방에 누워서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이야 여유가 있고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현장의

관계자들보다 더 냉철한 판단을 할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럴 정신적 여유가 없어 충분히

당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각각의 상황에 맞는 지침들이 주어진 후 철저히 교육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지침이 있었는지가 우선 확인되어야 합니다. 단지 심판 한 명의 개인적인

자질문제로 보는 것은 가장 쉬운 해결책이지만 큰 도움은 안되는 것이지요.


모 일단 지나가는 일개 팬의 느낌을 써 보았습니다.

날씨 좋은데. 다들 벚꽃 구경은 다녀오셨나요?   :-)

아웅당웅해도 같은 관심사로 뭉친 이곳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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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22 17:08
수정 아이콘
계산된행동이라는 증거는 없죠, 다만 아니라는 증거도 없고, 상황적으로 그렇게 추리는 충분히 가능한상황이었다는게 문제죠. 제가보기엔 5:5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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