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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2/05 18:37:18
Name 김광훈
Subject 박성준의 2해처리와 마재윤의 3해처리.
1. 박성준의 2해처리

질레트배 스타리그때 등장한 신인 한명. 그의 앞에 놓여진 4강 상대는 당대 최강 최연성.

최연성과 박성준의 대결에서 당시에 박성준이 이기리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정말 당시의 최연성은 넘지 못할 산과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하지만 최연성 특유의 더블 커맨드 취약 타이밍을 정확하게 찌르는 박성준!!

당시에 이길 사람이 없을거라 평가되던 최연성이 두 경기를 내리 패하고 맙니다.

그리고 마침내 5경기에서 박성준의 완승!! 저그의 한획을 그으며 박성준은 그 당시의

최대 이변을 일으키고야 맙니다. 투해처리를 활용한 공격적인 운영!! 그것은 초반에

거의 배째고 하는 운영을 시도했던 최연성의 더블컴엔 쥐약이었었고,

극악의 방어력을 자랑했던 최연성도 박성준의 2해처리 막강 공격력에 무릎을 꿇습니다.




2. 박성준의 패퇴.

그 이후에는 박성준이 거의 전성기였다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잘해줍니다.

아이옵스에서 이윤열에게 3:0으로 패하며 테란을 저그로 이기기가 쉽지 않다는걸

보여줬었지만 이후엔 이병민을 결승에서 잡아내며 당골왕배의 박태민 이후에

두번째로 결승에서 테란을 잡은 저그로 등극합니다. 거의 저그 유저로써 당대 최고의

포스를 뿜어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한계점이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바로 신한은행배였죠. 엄청난 경기력으로 결승전에서 최연성을 만난 박성준.

상대전적은 뒤지고 있었고, 맵도 최악의 상황이나 다름없었지만 질레트배의 추억을

회상한다면 기적이 다시 일어날거라 저그팬들은 생각했죠. 이 결승에서 박성준의

공격 플레이는 완벽히 무너집니다. 최연성의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방어능력과

날카로운 찌르기에 변변찮은 공격한번 제대로 못한채 박성준은 패하고 맙니다.

거기에다가 당시 테란의 손을 들어주던 개척시대와 815 II는 3:0패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말았죠. 이때를 고비로 박성준은 무너집니다. 박성준이 첫 우승한 후부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쏟아지기 시작한 테란맵들, 이를테면 구 개척시대나 발해의 꿈,

알케미스트, 구 백두대간 등등이 그의 침체기를 대변해 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박성준 선수가 저물어갔던 원인은 2해처리, 공격형 저그의 한계가 드러났던 시점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2해처리의 공격 플레이는 이제 더이상 테란에게 먹혀들지가 않았죠.




3. 마재윤의 등장.

우주배...... 새파랗게 어린 저그 유저가 이윤열 선수와 대결합니다. 당시에 박태민

다음으로 루나에서 잘했던 이윤열. 누구도 이윤열 선수의 패배를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저그로써 이윤열을 이기려면 박성준이나 박태민 정도가 되어야 상상할 수 있었죠.

그러나 이윤열은 완패합니다. 당시 MSL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어린 저그 선수에게

말입니다. 비록 KTF를 올킬한 경험이 있었던 저그 유저였지만 팬들의 관심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이윤열을 MSL에서 꺾어버렸지만 그래도 스쳐가는 신인의 돌풍 정도로

밖에는 생각되어지지 않습니다. 팬들은 나중에 이 저그 유저가 나중에 MSL을 제패할

거목이 될줄은 상상도 못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때부터 스스로를 키워나가기 시작합니다.

마재윤의 우승 신화는 여기서부터 서서히 시작됩니다.  

당시에 이윤열, 박정석, 전태규, 조용호 등을 꺾으며 승승장구한 우주배. 그래도 팬들은

믿었습니다. 부산에만 가면 강해지는 남자 박정석. 박정석이라면 이 신인의 돌풍을

잠재울 수 있을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마재윤은 그렇게 둘풍으로 그칠

재목이 아니었습니다. 박정석과의 3경기 루나에서 똑같이 4가스를 먹으면서도

장기전끝에 저그가 플토를 꺾어버리는 위력을 발휘하며 우주배 MSL의 우승을 차지합니다.

마재윤의 MSL 우승행진의 첫 시작이자, 저그 역대 최고의 포스를 보여줄 시발점이었습니다.




4. 마재윤의 3해처리

마재윤이 승승장구할때 항상 따라다니던 말이 있었습니다. "마재윤 경기는 재미없다."

"마재윤은 3해처리만 한다." 등등. 공격형 저그로써 이름을 날린 박성준에 익숙해진

팬들의 아쉬운 함성이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3해처리가 정석이 될준 몰랐기에......

그런 아쉬운 함성을 뒤로한채 마재윤은 승리로 자신을 증명하기 시작합니다.

박성준처럼 공격적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기 막바지에 승자는 항상 마재윤이었죠.

박성준처럼 끊임없이 싸우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항상 경기 양상은 마재윤 쪽으로

자연스레 흘러갔습니다. 일종의 마법과도 같은 마재윤의 운영형 저그에 플토는 물론,

테란들도 쓰러집니다. 싸이언배, 최연성에게 보여준 5연승 시리즈에 이어서

4회연속 결승 진출과 MSL 3연패는 결국 아쉬운 함성들을 제껴버리고 말았죠.

이제 더이상 마재윤의 3해처리에 대한 아쉬운 함성들은 날라오지를 않습니다.

그러기엔 3해처리가 저그의 대 테란전에 대하여 이미 정석화 되어버렸죠.

팬들의 아쉬운 함성을 묵묵히 뒤로한채 끊임없는 승리를 보여준 마재윤.

그는 자신의 실력으로 모든걸 증명해냅니다. 승리로써 모든걸 보여준 것이죠.




5. 저그에게 진화를 가져다준 마재윤과 박성준.

이젠 3해처리가 정석화되어버린 시대. 박성준도 이제 더이상 2해처리를 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모든 것이 운영형 저그가 정석화되어버린 이때...... 저그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맵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히치하이커, 리버스 템플, 롱기누스2......

저그가 쉽게 무너질 수도 있는 맵들...... 그러나 저그는 쉽사리 무너지지 않습니다.

다시 복고풍 2해처리가 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버린 것이죠. 3해처리로 해법이

나오지 않자, 다시 등장한 2해처리 공격형 저그. 마재윤도 테란 상대로 원해처리나

투해처리를 쓰며 암울한 맵들을 극복해나가기 시작합니다. 박성준도 마찬가지로

정석화된 3해처리를 탈피하고 기존의 2해처리 저그 해법으로 암울한 맵들을

극복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저그에게 불어온 복고 열풍이죠.

그 결과 저그는 이길 수 없을거라던 히치하이커나 리템, 롱기누스2에서 서서히 승리를

챙겨나갑니다. 3해처리와 2해처리의 적절한 조화로 저그는 더 강한 진화를 이룩한

것이죠. 2해처리로 공격형 저그의 시대를 이끌었던 박성준......

3해처리로 운영형 저그의 시대를 이끌었던 마재윤...... 이제는 이 두 선수의 스타일이

조합되어 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물론 이 근본적인 원인은 암울한 맵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었겠죠. 맵이 다시 비슷비슷해진다면 3해처리 정석이 판을 치는게 어찌보면

당연한 순서일 겁니다. 그러나 현 저그 최강자라 불리는 마재윤 선수의 2해처리 운영을

보면서 박성준의 2해처리가 자연스레 겹쳐지는 인상을 심어주더군요.

박성준의 2해처리가 있었기에 저그는 강해졌고, 마재윤의 3해처리가 있었기에 저그는

더욱 강해졌죠. 이제 저그는 다시 한번 진화를 꿈꾸고 있는것 같습니다. 단순히 마재윤이란

선수 하나때문이 아니라 예전에 보여줬던 박성준의 2해처리 공격형 저그가 있었기에

현재 마재윤 선수가 저그를 이렇게 진화시킬 수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저그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마재윤과 박성준, 이 두 선수로 인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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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07/02/05 18:46
수정 아이콘
가지고 있는 카드가 많다면 상대를 더 헷갈리게 할 수 있겠죠

적재적소에 딱 들어 맞는 카드는 내미는 저그는 마재윤
상대방이 제일 괴로울 것 같은 카드를 내미는 저그는 박성준

이래 제래 저그는 지화자 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세상속하나밖
07/02/05 19:14
수정 아이콘
박성준 마재윤 선수의 공통점이 있네요 [갑자기 생각난거..]
첫우승상대는 박정석 선수......[아 ..갑자기 안습..]
로니에르
07/02/05 19:19
수정 아이콘
좋은글 이네요.. 에게로~
코비의터프샷
07/02/05 19:23
수정 아이콘
정말 박정석 선수가 대를 이어서 진행되고 있는
저그신화의 모두 첫번째 결승 상대였단말입니까...
정말 OTL ...
자이너
07/02/05 19:30
수정 아이콘
코비의터프샷//그래서 예전 스타뒷담화에서 박용욱 선수가 한 유명한 말이 있죠.

테란을 일으킨자 임요환
플토를 일으킨자 임요환

저그를 일으킨자 홍진호
테란을 일으킨자 홍진호

플토를 일으킨자 박정석
저그를 일으킨자 박정석

각각의 신화를 만들고 만들어준 선수들이죠...
07/02/05 19:34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는 한 시대를 풍미했고
마재윤 선수는 한 시대를 창조했죠.
둘다 대단한 선수들입니다..
수퍼소닉
07/02/05 19:38
수정 아이콘
자이너님/ 그렇다면 마재윤 선수는 어떨까요?

테란을 무너뜨린자 마재윤
플토를 무너뜨린자 마재윤
저그를 무너뜨린자 마재윤 (그리고 혼자만 살아남은?)

이렇게 표현 될까요?
SilentHill
07/02/05 19:42
수정 아이콘
테란을 무너뜨린자 마재윤
플토를 무너뜨린자 마재윤
저그를 무너뜨린자 마재윤
조용호를 일으킨자 마재윤
자이너
07/02/05 19:47
수정 아이콘
수퍼소닉, silentHill// 자음 연타중...
정말이지 마재윤선수는 종족불문 전부를 무너뜨리는군요.

ps. 수퍼소닉님은 SR 지수 계속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는....
회사일만 바쁘지 않다면 정말이지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07/02/05 19:52
수정 아이콘
이건뭐 드래곤볼도 아니고 마재윤선수는... 완성판 부우인가요? -_-;
연아짱
07/02/05 20:07
수정 아이콘
마재윤 후로 초사이어인 3 테란이 등장할 것 같아요

임요환(계왕권정도까지..) - 이윤열(초사이어인) - 최연성(초사이어인2)
이게 테란 계보? ^^;;

초사이어인3가 프로토스였으면... 아아 플토 안습 ㅠ.ㅠ
그대는눈물겹
07/02/05 20:33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는 조용호 선수보다 강민선수를 더 일으킨거 같네요. 성전이라고 불리면서 마재윤선수에게 비교적 승을 많이 챙긴 강민선수가 인기가 많아졌으니깐요.
물탄푹설
07/02/05 21:06
수정 아이콘
다른건 모르겠고
요즘들어 정확히 슈파에서 이윤열선수마져 3:1로 제압하고
온겜넷까지 평정해 들어가려고 듀얼을 넘어섰을 즈음부터
마재윤선수만 보면 뭐랄까
후광이라고 하는 그런게 보입니다. ㅡㅡ;;
그냥 이선수가 떡하니 자리에 들어가 앉으면
마음이 그냥 편안해지고
승부의 긴장감이 사라지는
정말 그렇게 편안해질수가 없어요
아! 오늘은 어떻게 이길까
아오늘 지기는 할까라는 생각은 아주 잠깐들고
거의 옵저버적 관점으로 경기를 보게 하더군요
이선수는
문제는 역대 그 어떤 본좌급선수도 저만한
느낌을 저에게 준적이 없었다는 거지요
요즘들어 테란3인방과의 전적이나 경기를 시간되면
한번 되집어 보는데
항상 보면서 어이가 없고 기가막히고 말이 필요 없더군요
20:3 이라니 ㅡㅡ;;
탈퇴시킨회원
07/02/05 21:22
수정 아이콘
롱기누스나 리버스템플은 테란맵이라 인정합니다만은... 도대체 히치하이커가 저그가 절대 이길 수 없을거라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왔습니다만...... 저그선수들 인터뷰 들어보면 거의 대부분 저그도 할만하고, 오히려 요즘 맵중에 히치하이커가 가장 자신있다고 하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단순히 스코어만 보고 그렇게 결정 내리는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옛날에 루나도 초창기 시절에는 테저전이 십몇 대 몇(한 14:2인가??)으로 벌어진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루나가 저그가 테란 상대로 힘든 맵이냐 그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볼때 히치하이커에서 테란이 5연승했던건 그냥 상황상 어떻게 어떻게 맞물린 우연이라고 봅니다... 사실 마재윤:전상욱 선수의 경기도 저그가 해볼만한 양상이었고, 벙커링에 큰 피해를 입은 경기도 있었고, 한순간의 컨트롤 실수로 그르쳤던 경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전적만 보고 섣불리 맵밸런스를 논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쯤 정신차릴지...... 레퀴엠, 아카디아, 815의 선례가 있었거늘...
07/02/05 22:59
수정 아이콘
그냥하는 말이지만… 예전 마재윤 선수 리플레이를 본적이 있습니다. 마재윤 선수가 그렇게 주목받지 못했던 시점이었는데 어느 아마추어 선수랑 했던 경기더군요. 그 아마추어 선수는 마재윤에게 끝없이 전투에서 패하고 맙니다. 그때 그 아마추어 선수가 마지막 모든 병력을 끌어모아서, 그 마지막 병력의 반은 진출시키고, 반을 진출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나서 그 반은 싸먹히고 반이 남은 상황에서 한번더 모았죠. 그때 마재윤은 드론을 뽑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노린 진출. 결과는 그 아마추어 선수가 이겼습니다. 이걸 보고 느낀점이지만 마재윤 선수의 약점은 진출 병력을 싸먹힌 후, 나오는 드론 타이밍이 약점 아닐까요?
완성형폭풍저
07/02/06 00:18
수정 아이콘
보통님 말씀이 그럴듯도 하게 들리네요...
실제로... 고인규선수가 러쉬아워3 에서 이겼을때에도 첫 병력 잡아먹고 드론 뽑다가 밀린 게임인만큼..
아... 드론 뽑았다기보다, 무모하게 들이댄게 화근이었던가...
아무튼, 마재윤선수로 하여금 싸먹어서 병력이 없다고 인식하게 훼이크를 준다면..
후... 얼마나 강하기에 이렇게라도 약점을 찾아야 하는걸까....ㅠ_ㅠ
테크닉션풍
07/02/06 00:34
수정 아이콘
고인규선수와 마재윤선수와의 경기때는 고인규선수의 끊임없는
병력추가가 승리의 원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첫진출병력이 잡혔음에도 웅크리지 않고 계속 공격적인 운영을해서
멀티를 밀고 마재윤선수에게 여유를 주지 않았던게 승리요인이었죠
마재윤선수에게 시간을 주면 이길수가 없는거같아요 ㅜㅜ
Adrenalin
07/02/06 02:15
수정 아이콘
마재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판'을 하게 해야한다는 것인데... 이것 참.
NeVeRDiEDrOnE
07/02/06 08:17
수정 아이콘
글쎄요, 어느 타이밍에 어느정도 자원상황에서 어느정도 병력 규모가 나오는지는 왠만하 프로게이머들은 다 안다고 생각하는데 일부러 병력 절반을 갇다바치는건 위험하지 않을까요?
satoshis
07/02/06 09:48
수정 아이콘
그 절반의 병력으로 얼마만큼 줄여주느냐, 어떤 유닛을 잡아주느냐 가 포인트일듯
강은희
07/02/06 09:55
수정 아이콘
맵도 한몫 한다고 생각하는데..박성준 선수가 활동할 당시에는 맵들이 2햇을 하기 좋았는데 요새는 아니죠.
최근에 노스텔지아에서 3햇했는데 영 아니더군요-_-;
나두미키
07/02/06 13:38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를 통해 테란의 전반적인 수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마재윤 선수를 통해..업그레이드는 맞지만 괄목할 수준까지는 아직 아닌듯합니다.. 테란 선수들이 마재윤 선수를 극복한 다음이 걱정됩니다. (가능하면 플토에서 먼저 극복해주셨으면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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