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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1/09 05:17:58
Name 네로울프
Subject [만화] 권가야님의 작품을 권합니다.......
이곳 말고 제가 자주 다니는 게시판 중에 '후추'라는 스포츠
게시판이 있는데요.
겨울이다 보니 거기 게시판에서 요즘 만화 이야기가 한창이라서
저도 소개하고 싶은 작가가 있어서 글을 올렸다 여기 pgr에도
올립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권가야님은 상당히 특이하면서도
뛰어난 내공을 가진 작가입니다. 만화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접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래는 권가야님의 작품을 간략히 소개해놨습니다.

......................

'해와 달' -코믹판으로 5권인데 최근 3권으로 재 출간 됐습니다.
소년 챔프였던가?..거기서 연재 되다가 제일 인기 없어서
내용상 최하 30권 분량이 5권으로 아리송하게 종결된 작품이죠.
보시면 왜 소년 챔프에서 제일 인기가 없었는지 이해가 되실겁니다.
애들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거든여.....
권가야님의 그림채는 한국, 일본 양쪽을 통틀어도 만만한 작가가
없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그리고 컷 내에서의 화면구성이 아주
뛰어나죠. 영화를 방불케 하는 공간구성이 탁월합니다.
내용 또한 상당한 깊이를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대사들 또한
아주 예술이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뛰어난 건 캐릭터들의 입체감
입니다. 길게 등장하지 않는 조연급들 마저도 몇 페이지 안에
너무도 놀랍게 감칠맛 나는 입체감을 가지게 만들죠.
기본적으로 무협이구요. 거기에 철학적 사고들이 결합돼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만화계에 일획을 긋는 작품이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남자이야기' - 현재 10권까지 나와있습니다만 출판사와의 문제로
연재가 중단되어 있습니다.
'혈기린외전'의 무협작가 좌백님의 원작인 '대도오'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무협소설을 지구의
문명이 몰락한 21세기로 무대를 옮겨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아담이라는 슈퍼 인공두뇌가 인간의문명을 몰락시키고 총기류,
기계를 이용한 운송수단, 통신수단을 금지시킨후 살아남은 인간들이
오직 칼과 활등 원시 무기로만 싸움을 벌입니다.
좌백님의 원작이 워낙 뛰어난 드라마를 가지고 있는데다
권가야님의 탁월한 그림과 특유의 뛰어난 캐릭터성, 그리고 깊은
철학적 사색이 결합되어 감동으로 이끕니다.
2000년이던가 4권쯤 연재중이던 이 작품으로 문공부 만화부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죠. 피가 끓는 남자들의 진한 드라마를
한번 경험해보십시오.

이 외에 권가야님의 작품엔 2권까지 연재되다 중단된 상태인
'풍운남아'가 있구요. 현재 부킹에 연재중인 '푸른길'이란
작품이 단행본 1권까지 나와있습니다. 이 '푸른길'이란 작품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의 스토리를 담당했던 작가가
역시 스토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권가야님은 현재 우리나라 만화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한번 대하면
대부분 매니아가 되어버린달까.....물론 취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한번 권가야님의 작품을 접해보시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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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marion
03/01/09 05:29
수정 아이콘
"해와달" "푸른길" 이 두 작품은 소장해도 될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다만, "남자이야기"는 "대도오"를 먼저 읽은 저로서는 자꾸만 비교하면서 읽게 만들어 재미를 반감시키는 일이 일어나더군요.
03/01/09 07:52
수정 아이콘
03/01/09 10:22
수정 아이콘
해와달은 아이큐점프..
03/01/09 11:05
수정 아이콘
해와달 보려고 점프를 사보던 때가 생각나네요. 이후 남자이야기, 푸른길 등은... 해와달 때랑은 이야기, 그림체 등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죠. 개인적으로 해와달 때가 캐릭터가 더 살아있지 않았나... 생각... 뒷이야기를 보고싶다 !
[귀여운청년]
03/01/09 12:33
수정 아이콘
해와 달 아이큐점프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에 저도 상당히 재밌게 봤구요... 웬지 용두사미같은 느낌이 있긴 했지만...
03/01/09 14:54
수정 아이콘
음 인기없었죠 ㅡ.ㅡ; 일부매니아들 사이에서만 얘기가 오갔을뿐..
아이큐점프 인기순위 최하를 계속 기록했다고 하더군요..작가님께선 일찍끝내게 되서 아쉽다기보다 하고싶은 이야기는 모두 넣었으니 아쉬움은 없다고하시더군요
[귀여운청년]
03/01/09 18:05
수정 아이콘
그랬었나요.. 전 제가 재밌게 봐서 인기있었던 걸로 기억하나 봅니다.. 그때 기억으론 상당히 뒤에 가면 뭔가 엄청난 게 있을 듯 있을 듯 하다가 결국 그냥 끝나 버리던... 그게 인기때문에 일찍 끝나게 되어서 그랬던 것이었나 보네요.. 아이큐점프에는 작품성과 인기가 반비례하나 보네요.. 한때 마계대전이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시절이..-_-;;
빨간 우체통
03/01/09 22:10
수정 아이콘
"해와 달"...
제가 초등 6년 땐가 중1땐가 부터 봤었는데
드랜곤볼의 그림체에 익숙한 저로써는 상당히 난해한 그림체여서 대하기가 어렸웠죠.
그러다 만화가가 꿈인 친구가(짐 문하생 한다네요.) 추천해줘서 꾹 참고 계속 봤는데,
정말 감동감동~ (아... 만무득 죽을 때 정말... ㅠ_ㅠ)

암튼 초등2년 때부터 드래곤 볼, 씨티헌터;;;,
요새 나오는 캠퍼스(비바)블루스 해적판 등을 접하면서 나름대로 만화를 많이 봤는데
아무래도 어린 나이다보니 처음 '해와 달'을 볼 땐 난해했죠. -_-;;;
그 때 '아이큐점프'를 저랑 비슷한 연령대에서 많이 사봤으니 독자 투표에선 하위권을 맴돌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 그런 이유로 압력이 많았고 '해와 달'은 5권에서 "끝낸"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
"귀여운 청년"님께서 용두사미 같다고 느끼신 이유도
백일홍이 무림에 진출하는, 이제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려고 할 때 끝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밑에 나오는 글은 권가야 님 "남자 이야기" 홈피 게시판에서 어떤 분이 올려 주신 글 중

권가야님 프로필에 관한 에피소드와 "해와 달"에 대한 글만 편집한 겁니다. ^_^





★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가 - 권가야 ★

이백영-Dr.Ractor

◈◈ 0. Prologue ◈◈
점점 가벼워지는 만화에 짜증을 느끼던 어느 날, 새로운 것 없이 반복되며
고인 물처럼 썩어가던 무협에 싫증을 느끼던 바로 그 어느날,
나는 ▣해와 달▣을 만났고 ▣권가야▣를 만났다.

◈◈ 1. 작가 ◈◈


그의 프로필은 대부분 비밀에 싸여있다. 알려진 것은 딸하나 아들하나의 아빠라는 것.
사진과 그의 자화상을 보면 산적같은 외모에 덥수룩한 장발을 지녔지만,
그의 작품에 나타나듯 따뜻한 심성과 논리적인 이성의 소유자라는 것.
그림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고,
한국만화에 대한 사랑도 누구보다 크다는 주위평을 들어볼때
꽤나 고집이 센 괴짜일거라는 것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권가야▣라는 필명은 사실 삼국시대 이전의 '가야'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다. 그가 아직 만화가 지망생이었을 무렵
아이 둘을 낳도록 돈한푼 근근히 못벌어오는 남편더러,
그의 부인이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권가(家)야. 밥먹어라."
어찌보면 우습고, 어찌보면 서글픈 그런 배경아래 그의 필명은 탄생한 것이다.
오늘도 고픈 배를 움켜쥐고 연필뎃생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을
이땅의 배고픈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그의 작품이 큰힘이 되기를,
그의 열광팬의 한사람으로써 바라마지 않는바이다.



◈◈ 2. 작품 ◈◈
◈ a. ▣ 해와 달 ▣ ('96-'97 '아이큐점프'에 연재, 전 5권, 서울문화사)
▣권가야▣의 데뷔작.
대본소 시절부터 뿌리가 깊은 수많은 무협과 '열혈강호'로 대표되는 신세대 무협,
'풍운'의 '마영성'으로 대표되는 대만의 무협 중 어느것과도 궤를 달리하며
비평가들의 극찬을 얻었으나, 연재하던 잡지에 싣기에는 내용이 난해하여
5권으로 조기 종영한 작품.
그 마무리마저도 일부 매니아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줌으로써
새로운 무협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품.
- 신무문과 황금성, 녹림방이라는 세 세력이 무림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가상의 시대를 배
경으로하여 ▣악마의 자객 백비▣의 아들 ▣백일홍▣과 ▣천의 얼굴 홍고▣, ▣환두대도 무
불▣등이 무림을 누비는 이야기. 전체 이야기가 막 전개되려는 순간(백일홍의 무림진출)에
끝났다.
- 이야기가 전개단계에서 끝났으므로 '백일홍'의 성장드라마라고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가 어떻게 아버지에 대한 반항과 그리움, 아내 '낭랑'의 죽음과 그를 극복하는 과정, '홍고'
와의 새로운 인연의 시작을 중심으로 읽으면 이야기를 해깔리지 않고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선문답같은 나레이션도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상황의 분위기에 공감하면
서 읽으면 그 감동이 배가 된다. 결코 한번에 다 이해하려 하지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
각하면서 하나하나 철학적 깨달음을 얻는 자세로 읽을 것! 대사 하나하나가 심오하면서도
굉장히 멋이 넘쳐나므로 특별히 좋아하는 대사를 고를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밤의 제왕 만무득▣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생사의 기로에서도 나타
나는 그의 여유와 죽는 순간까지 꼬장꼬장하게 고개를 치켜드는 그의 자존심에 있다하겠다.
그의 말과 행동은 한 여자에게 버림받은 슬픔을 밑바닥에 깔고 있으며,
그가 죽는 순간 내뱉은 대사에 잘 나타나있다.
▣죽어주겠어. 여자에게 버림받아본 남자는 자기가 죽고 싶을 때
죽을 수 있는거다. 왜냐? 강하니까!▣
03/01/10 01:49
수정 아이콘
고함을 지르며 달려가는 인물의 망토가 펄럭거리리는 순간. 그 순간 순간이 매 컷마다 이어지는 '정중동'... 그 충격적인 그림에 확 맛이 갔습니다. 점프를 마구마구 찢어서 해와달 부분만 쏙 빼내서 대형단행본을 만들어 혼자 흐뭇해하던 기억이.. =_=;;
대학생이 되어서, 결국 지하스튜디오에 가서 권가야 씨를 직접 뵜게 됐습니다. 남자이야기를 처음 연재하실 즈음이었죠. 그 곳에서 남자이야기 쌩원고를 직접 보았는데.. *_* 트아. 역동적으로 꿈틀대던 그림들이란. 가히 울트라리스크 한부대급이었습니다.
취향따라 다르겠지만... 한국만화에 대한 애정이 조금 있다면, 권가야 씨의 만화는 꼭 한 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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