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의 뜻을 잃지않는다면 통합도 나름 길이 될 수 있겠지요. 잘 되길 기원합니다. 어느 길이 절대 선인지 가늠할 능력조차 제겐 없습니다.
다만 새로운 대안정당을 만들어 우리 정치 구조 자체를 바꿔보려는 저의 꿈이 간절했기에, 그 꿈을 나누는 과정에서 쌓은 업보는 제가 안고가야하기에, 저는 고개부터 숙이고 오랜 기간 홀로 근신하고자 합니다.
고민은 없습니다. 꿈을 가슴에 묻는 아픔이 있을 뿐. 그 또한 저의 부족함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 김성식 당시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2014년 3월 2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을 지켜본 후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
유비가 신야에 주둔하고 있을때 책사의 필요성을 느껴 제갈량의 집을 삼고초려하여 그에게서 천하삼분지계란 계책을 얻었다는 삼국지의 장면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코에이사의 모 게임 덕분이라곤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20대 국회는 과거 MB정부 시절부터 지속되어온 양당체제를 벗어난 3당 체제가 된 국회가 되었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은 광야에서 살아남아 3당 체제가 가능함을 몸소 증명하였죠. 이런 그림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시절부터 그려왔고 그걸 2014년 3월 1일까지 종편 토론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하다가 3월 2일에 뒤통수 맞은 김성식 의원에게 삼국지 시절 제갈량 같은 책사의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면 과장일까요? 크
어쨌든 삼고초려는 고사하고 새정치하겠다고 모인 사람들 뒤통수 치고 독단으로 김한길 대표와 손잡아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어 정치하다가 이후 문재인 대표가 싫다고 도로 튀어나와 새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김성식이란 책사는 지난날의 서운함은 잊어버리고 다시한번 안철수의 손을 잡아줍니다. 그리고 지난 16대 총선때부터 자신이 다져놨던 지역구인 서울 관악구 갑에서 18대에 이어 이번에 국민의당 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합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경제통인 김성식 당선자는 96년 15대 총선에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가 한나라당으로 넘어간 케이스입니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 소속이지만 성향은 보수에서 약간 좌편향 되었단 평을 받았습니다. 이후 비록 원외인사였지만 한나라당에서 제2 정책조정위원장 (경제, 예산 등 7개 상임위를 관장하는 직책)을 하기도 했고,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정무부시장, 손학규 대선캠프 정무특보를 하기도 한, 소위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는 인재입니다.
16대 총선부터 당시 서울의 호남이라는 관악구 갑에서 한나라당 깃발을 들고 계속 도전해 18대에 드디어 유기홍 현역 의원을 꺽고 초선의원 뱃지를 다는데 성공하게 되면서 붙어진 별명은 3선급 초선, 18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을 하며 다양한 활약을 보여주고 4년 내내 의정활동 1위란 성적으로 의정생활을 정말로 화려하게 하신 분이시죠.
그러나 19대 총선에는 한나라당의 쇄신을 빌며 탈당(...), 무소속 의원으로 출마하였고, 후에 말대로 진짜(?) 쇄신을 하여 이름이 바뀐 새누리당측에서 이 지역을 무공천지역으로 만들어주는 작은 배려를 해주었으나 결과는 유기홍 후보에게 패해 낙선. 이후 2012년 무소속으로 대권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 캠프에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게 되고, 이 이후는 앞서 이야기한데로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하다가 안철수 의원에게 뒤통수 맞고 '꿈을 마음에 묻으며' 잠시 자숙의 시간을...
이렇게 쓰고보니 진짜로 안철수 대표에게 아까운 인재입니다만, 김성식 당선자 본인 자체가 제3정당이 정치를 바꾼다란 소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것이고, 여튼 이분 또한 여당에서 초선을 지냈던 분이기에 어떻게든지 국민의당 출신의 대통령을 만들려고 노력할 분이십니다. 또 삼국지를 빌어 이야기합니다만 유비가 꿈꾸던 북벌을 제갈량이 지휘했던것처럼 대선을 꿈꾸는 안철수 대표를 위해 움직일 책사입니다. (하지만 손학규 전 도지사가 국민의당에 입당하면 어떨까?)
과연 김성식 당선자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꿈을 이루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