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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27 21:06
양이나 염소는 마취가 딴 동물보다 쉽다고 알고 있습니다.
양 진료(?)에 관한 글 중 마취부분 글 퍼왔습니다. DESPITE the economic considerations, sedation and general anaesthesia are occasionally required to facilitate diagnostic or surgical procedures in sheep, especially in breeding rams and valuable ewes, and sometimes also in pet animals. Sheep can usually be physically restrained relatively easily and, in conjunction with local or regional anaesthesia, many procedures can often be accomplished without a general anaesthetic. However, for ideal surgical conditions and more complex diagnostic procedures, inducing and maintaining general anaesthesia is preferable and ethically correct.
09/02/27 21:21
반갑습니다.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애프터서비스 시작해 볼까요.
초식동물은 마취하면 안 된다? 수의학과나 동물학과를 나오신 분들은 고개를 갸웃하실 수도 있겠지요. 일단 대부분의 초식동물은 4개의 위를 가진 반추동물들입니다. 사슴, 기린, 소...대부분 되새김질을 하는 녀석들이란 뜻이죠. 머 위가 네 개나 있냐 비효율적인 샛퀴들.. 이라고 생각하실 가카도 있겠지만 이게 더 효율적입니다. 위를 운동시키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인데, 이 녀석은 1위에 엄청난 세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몸 속에 거대한 발효공장을 갖고 있는 셈이죠. 그 다음 삭은 음식물을 식도구반사를 통해 입으로 돌려보내 되새김질을 합니다. 위운동만으로 소화시키는 것보다 굉장히 에너지가 적게 드는 효율적인 시스템이죠. 그런데 효율적인 만큼, 단점도 있습니다. 이 거대한 발효공장이 문제인데, 몸 안에 발효공장을 갖고 있다 보니, 위가 하나인 우리라면 가볍게 넘어갈 소화불량도 이 녀석들에게는 가끔 치명적인 이상발효로 이어져 고창증에 걸려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잦거든요. 이제 대충 추측하시겠지만... 그렇습니다. 마취된 경우 이 발효공장 관리시스템이 잠시 멈추게 되고, 그러면 거의 고창증으로 이어지거든요. 고창증은.. 쉽게 말씀드리면 배에 가스가 차는 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게다가 이놈들은 발효공장인 1위에 엄청난 음식물들을 담아놓고 수시로 되새김질을 하기 때문에, 마취하면서 쓰러진 자세가 불안정한 경우, 음식물이 쏟아져 기도를 막아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물원에서는 주로 블로우건을 쏴서 마취시키는데, 예민한 녀석들의 경우 희한한 자세로 고꾸라지듯이 쓰러져 버리기도 하거든요. 뭐 고창증이야 수의사의 적절한 조치만 있으면 살릴 수 있는데, 마취상태에서는 그게 안됩니다. 약 먹이고 위 마사지 해서 1위를 작동시켜야 하는데, 마취상태에서는 마사지 가지고 깨울 수가 없지요. 그래서 초식동물들을 상대로 동물원에서는 대부분 기초적인 진정제나 근육이완제만을 주사합니다. 그래도 예민함의 극치인 사슴 같은 경우 심장마비사 하는 케이스가 종종 있지요. 정리하자면, 초식동물들 대부분은 몸 속에 거대 발효공장을 갖고 있는데, 마취시키면 이 공장시스템이 흐트러져서 배에 가스가 팍팍 차는 고창증을 일으켜서 죽을 위험이 매우 크다. 예민한 동물들은 근육이완제만 놓아도 심장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랄까요. 특히 지금 같은 겨울철에 초식동물을 마취시키려면 평소의 절반의 양을 씁니다. 암컷은 그 반. 4분의 1이 되겠군요. 왜냐구요? 겨울에 곰 같은 녀석들은 심장이 별로 일을 안합니다. 겨울잠 자는 애들이니까요. 그런데 사슴 같은 경우 오히려 겨울철에 발정하고, 임신하는 동물인 데다 겨울용 털갈이를 마치고 나면 오히려 심박수가 배로 뜁니다. 겨울철, 특히 암컷의 경우 마취가 얼마나 심장에 부담이 될지 대충 예상하실 수 있겠지요? 그리고 동물원 소속 수의사분들께 여쭈어 보면 초식동물들은 어째 별로 아픔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실 겁니다. 사슴 뿔 잘라낼 때도, 살 째고 꿰맬 때도 소나 사슴들은 움찔거리기만 하지,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거든요. 어차피 아픔도 못 느끼는 거 같은데 괜히 위험하게 마취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닥 초식동물, 특히 반추동물에 대한 마취는 선호되지 않습니다. 유명한 수의사 최종욱 씨도 자신의 마취계량 실수로 마비사한 사슴의 눈동자가 어른거려서 술잔을 들 때가 있다고 고백하셨지요.
09/02/27 21:26
앗 달아놓고 보니 윗분의 간지포스 꼬부랑말이 덜덜덜..
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놈들은 예민해서 조금만 약을 사용해도 됩니다. 한마디로 '쉽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위험한'거죠. 그런 점에서는 '어렵습니다'.
09/02/27 21:27
후후 감사합니다.
예, 말슴하셨듯이 결자해지라고, 사실 판님께 물어보는 글이었습니다. 그러나 귀찮아 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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