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이전 질문 게시판은 새 글 쓰기를 막았습니다. [질문 게시판]을 이용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02/25 12:18
아우 길게 썼다가 다 날아가 버렸네요 서 성질이 뻗쳐서...
간략히ㅠㅠ말씀드리면 배경은 아프리카 사바나 지대, 등장인물은 생후 3년 가까이 되어 보이는 암사자와 성장한 혹멧돼지입니다. 혹멧돼지는 특유의 못생긴 얼굴과 등의 갈기, 엄청나게 두꺼운 가죽으로 유명한데, 성질이 더러워서 매년 엄청난 인명피해를 내지요. 사자는 한 번에 자기 몸무게의 30퍼센트 이상을 먹어치우기 때문에 배가 처지지 않은 걸로 봐서 배가 부른 건 아닙니다. 단지 사냥할 자신이 없는 겁니다. 혹멧돼지나 사자나 둘 다 브라이드(가족)단위의 소규모 군집생활을 하는 녀석들인데 영상에는 이 두 주인공밖에 나와 있질 않네요. 사자 냄새를 맡으면 바로 도망가는 것이 사바나의 초식동물들임을 비추어볼 때, 아마도 혹멧돼지 가족이 번식기에 들어가 있나 봅니다. 실제로 1970년대 케냐의 일부 사파리 안내인들은 자신이 안내할 코스에 물소 무리가 들어올 경우 위험하기 때문에 사자 시체를 전날 끌고 다니면서 안내할 지역에서 물소들을 쫓아내기도 했었지요. 게다가 영상의 경우 사자 쪽에서 혹멧돼지 쪽으로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에, 먼저 냄새를 맡고도 굳이 혹멧돼지가 저렇게까지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경우 외에는 없지요. 그렇다면 이동할 수 없는 이유가 혹멧돼지 가족에 있다는 건데, 그건 번식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의 혹멧돼지들은 목숨을 걸고 자신의 영역을 지켜내지요. 영상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촬영하는 쪽, 즉 혹멧돼지의 뒤쪽에는 자신의 가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암사자는 '저쪽엔 쪼렙이지만 힐러도 있고 딜러도 있는 거 같은데 내가 일리단도 아니고 맨땅 헤딩할 이유 없지' 라고 생각하는 중이고 아마도 대충 물러나서 자신의 가족을 이끌고 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두 놈들의 어깨높이로 보아서 다 성장한 녀석들이라 장난칠 이유는 없고(아기일 때는 초식동물이건 육식동물이건 서로 장난을 잘 치지요) 계속해서 슬슬 물러나며 저쪽을 관찰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정찰의 임무를 띠고 나온 젊은 암사자로 추정됩니다. 혹은 진지하게 사냥할 마음이 없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영상에서처럼 바람을 등지고 사냥에 나서는 육식동물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사자처럼 혼자 사냥이 불가능한 녀석들은 말이지요. 과거 한국의 범들은 일부러 자신의 냄새를 마을 쪽으로 날려 소들을 패닉 상태에 빠뜨린 후 유유히 날아 들어와 구석에 몰려 있는 소를 물어가거나, 냄새를 맡고 뛰쳐나온 개들을 잡아먹곤 했었지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라는 말은 절~대 틀린 말이 아니랍니다. 경비견의 속성이 있는 개들은 범의 냄새를 맡으면 숨거나 혹은 겁없이 뛰쳐나가서 짖어대지요. 사실 1대 1로 전력을 다해 저 둘이 싸웠다면, 뭐 암사자가 승리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단 한 번의 돌진에 사자나 표범의 뱃가죽을 찢어놓는 저 흉포한 혹멧돼지 일당들에게 혼자 덤벼들 이유는 전혀 없지요. 무리에서 쫓겨나 암컷을 찾는 젊은 수컷이나, 물러난 늙은 수컷이 아니면 사자가 단독으로 사냥하는 경우는 매우매우매우 드문 일입니다. 하물며 위험부담이 꽤 큰 혹멧돼지 같은 경우에야...
09/02/25 13:02
살찐개미님// 칼님// 넵 반갑습니다. 하하.
하지만 3월이 시작되고 학생들 신학기가 돌아오면 저는 쿨타임 10배 지속시간10분의 1 너프먹을듯 ㅠ
09/02/25 13:40
감사합니다. 판님.
그런데 사자의 사냥술은 매우 뛰어나서 최소의 힘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고 했는데, 왜 돼지의 숨통을 물어서 한번에 끝내지 않는지 궁금하군요. 사자들은 물소나 뿔이 있는 것들을 사냥할때 뿔을 피해서 숨통을 물어 질식시킨다고 했는데.. 역시 돼지네 편이 화면 너머로 있다고 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