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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19 02:23
글쓴분은 참 마음이 고우신 분 같습니다.
제가 그런 상황이라면 경제권이 생기던 순간 바로 독립하고 아버지랑은 의절했을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저에게 하는만큼의 반도 못하는 아들인데 갑자기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16/10/19 02:31
솔직히 여기서 쉽게 쉽게 말하는 건 다 무책임한 말이라 생각합니다. 글쓴이 분께서 좋은 분이라고 나름 변호하시는데에는 그런 이유가 있겠죠. 적어도 여기서 몇 줄의 글을 읽고 아버지를 판단하기도, 글쓴분의 고통이나 심리를 파악하기도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관련된 심리/정신과나 다른 전문 상담 지식을 갖춘 전문가/기관에게 상담을 받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16/10/19 04:23
관련된 심리/정신과나 다른 전문 상담 지식을 갖춘 전문가/기관에게 상담을 받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2)
거부감 가지실거 없습니다. 가장 흔한 상담 내용 중에 하나니까요.
16/10/19 05:05
아버지가 마시멜로 님게 던진 말들은 사실이 아니잖아요.
전 살인자가 아니기 때문에 누가 저보고 살인자같은 놈이라고 욕하면, 뭔 개소리냐? 혹은 빡칠뿐이겠죠. 아버지가 말하는 대상에 내가 속하지 않는다면 오인사격에 불과할 뿐이니 상처받을 일도 없을꺼 같은데..자기 이미지를 확고하게 가져보는게 어떨까 합니다.
16/10/19 09:26
전 학창시절에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전 틀린 말이기 때문에 더 기분이 상했어요. 예를 들어 "너같은 애가 대학을 가긴 왜 가냐 당장 나가서 돈이나 벌어라"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아버지는 서울대 진학 실패했었고 전 서울대 쓰면 그냥 붙는 정도(모든 과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과는) 였어도 그래요. 만약에 진짜 제가 학교 때려치고 지금이라도 노가다 하겠다고 했으면 그거가지고 또 욕을 했겠지요. 대체 왜 그러는걸까요? 그냥 자기 짜증나니까 그 짜증을 주변에 푸는거고, 그 중 그나마 만만한게 저 였기 때문이죠. 그런 입장인게 너무 싫었어요. 스스로 내 장점들이 있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우리 가족의 장남이고 부모님을 사랑하며 동생을 아끼고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잖아요. 근데 그게 와장창 깨지는거에요. 왜 아버지는 이런 터무니없는(본심과도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걸까? 아버지에게 나의 위치는 그냥 길가에 차이는 돌맹이 수준인가? 내가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몰라서 저러는걸까? 무엇보다 나는 왜 저딴 헛소리와 저열한 인물에게 상처를 받고 내 일의 성취가 떨어지는가. 앞으로도 평생 그럴 것인가? 화목한 가정은 이룰 수 없는 목표인가... 뭐 이런 식으로요.
16/10/19 06:07
상처의 치유는 윗분들 말씀대로 전문 상담가한테 받으시고 더 많은 상처가 생기기 전에 아버지와는 거리를 두시는 것이 좋겠네요. 꼭 연을 끊으라는 말이 아니라 만나는 횟수를 줄이면 서로 꼭 할 말만 하게되고, 아쉬운 소리는 안하게 될겁니다. 만약 꼭 할 말에 계속 비수가 날라오면 그 때는 큰 결단을 하셔야겠죠.
16/10/19 09:00
애초에 좋으신 분이 아닌 것 같은데 좋은분이라고 환상을 가지려 하시니까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사람이 아니라는걸 받아들이시면 편해지실겁니다. 막말로 글쓴분을 낳았다는 점만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기엔 세상엔 다른 좋은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낳은건 낳은거고 좋은건 좋은거죠.
16/10/19 09:38
비슷한 경험을 겪은 사람으로서, 전 그냥 연을 멀리 했어요. 도움도 적게 받고 연락도 안하고 그냥 남 남으로 살기로요. 이게 멘탈이 충분히 쎼면 그런 소리들이 '본심이 아니라 그냥 성격 문제다 가족이라도 이해해주자' 로 넘어갈 수 있겠습니다만, 아직은 그렇지 못해서요. 나중에 제가 그런 말도 무시할 수 있게 된 후에나 사이를 좋게 해 볼까 해요.
16/10/19 10:30
좋으신분이라는 전제가 잘못되었네요. 그 전제가 수정되지 않으면 끝없는 글쓴님 자학의 반복으로 빠질 수 밖에 없어요. '아버지가 저러는 것도 다 이유가 있겠지','내가 문젠거지..','이런거에 상처 받는 내가 잘못이야'... 이러다 보면 언어 폭력으로 얻어진 상처보다 이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무의식 적인 관성이 멘탈 치류를 가로막고 크나큰 트라우마가 되어버리죠.
자식이든 부모든 무슨 관계든 언어 폭력이 정당화 되는 인간 관계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가 베푼만큼 폭력을 행해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아버님은 평범한 사람일 지는 몰라도 '좋은' 사람은 결코 아니며 글쓴님에게는 상처와 폭력의 근본 원인이죠. 하지만 그 원인을 글쓴님이 절대 바꿀 순 없습니다. 아버님은 아마 평생 본인의 삶의 방식이나 타인, 특히 자식이나 가족과 관계 맺고 대화하는 방법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그런 폭력에 의해 상처 받는 글쓴님의 마음도 더 단단해지거나 상처에 둔감해지거나 하지도 않을꺼에요. 늘 아프고 늘 스트레스가 쌓여가겠죠. 아닌 척 자신을 속이면서 '이제 익숙해...' 라고 합리화 할 수도 있지만 마음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계속 상처받는 마음은 점점 황폐해져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다가 '이게 다 나때문이야...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니까...'까지 합쳐지면 장기적으로 어떤 심리 문제가 유발 될지 모릅니다. 일단 당분간 아버님과 만나는 횟수를 줄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버님은 좋은 분이다.. 아버님은 늘 옳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그리고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는데 시간을 더 많이 쓰세요. 절대 자학하지 마시고... 그렇다고 증오하는 것도 안되요. 증오는 더 큰 폭력의 시발점이 되니까요. 전문적인 심리 상담가를 찾아 보는 게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마음의 상처가 봉합 되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16/10/19 10:47
그냥 딱 잘라 말 하세요... 아버지 태도와 언행 고치실 생각 없으시면 연락 딱 끊고 지내겠다고...
서두에 적으신 "저희 아버지가 좋으신 분이긴 한데"가 전혀 와닿지가 않네요... 글로만 봤을 때, 제가 직접 그 위치에 그상황을 겪어보지도 않았는데도 이정도 생각이면, 글쓴이분은 어떤 상황, 어떤 마음이실지;;
16/10/19 12:52
자식에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을 몇 마디 말로만 평가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지만 그 몇 마디 말이 정도 이상일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렇지도 않겠지만) 아버지가 설령 평소에 봉사활동을 하느라고 하루 웬종일 고아원에서 사는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일지 몰라도 마시멜로님께는 나쁜 사람이에요. 나에게는 나쁜 말을 하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좋은 사람인데, 좋은 사람인데... 나는 왜 저 좋은 사람에게 나쁜 말을 듣나... 내가 문제인가... 혹시라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필요가 하나도 없습니다. 나쁜 사람이 나쁜 소리를 하는 거에요.
사실 이런 몇 마디 말이 무슨 도움이 될까요... 다른 분들 말씀처럼 상담을 받고 전문가에게 털어놓아 보세요. 그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16/10/19 15:34
많은 회원분들의 관심과 답변 감사드립니다.
피지알이 좋은 이유가 사고력과 판단력이 뛰어나신 회원분들의 댓글이 있어서 였는데 이번에 제가 덕분에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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