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9/26 00:01:40
Name 토루
Subject [일반] 메이드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오타쿠주의)

20230925-154629

20230925-154637

☆☆☆☆☆☆☆ 분명 오타쿠주의라고 했습니다!!!!! ☆☆☆☆☆☆☆



사진은 다녀온 메이드 카페
바이럴이냐구요? 음... 그건 아닙니다...

우선 처음 들어가면 고슈진사마가 오셨다~~ 하면서 메이드분들이 둘러싸서 엄청 수치스럽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여긴 모에모에나라다 하면서 주문을 할 때는 꼭 냥냥! 이라고 주문을 하셔야한다고 안내해줍니다

저기요~ 하면 안됩니다

내부는 되게 핑크핑크합니다... 콩순이 냉장고 마을에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생각보다 남초는 아닙니다 오히려 여성분도 많이 오셔서 남6 :여4 정도의 고객비율?

미니게임 세트를 구매하면 같이 놀아주고, 비싼거 시키지 않아도 혼자 우두커니 있으면 같이 놀아주십니다

한 가지 팁은 절대 폰을 보지 마세요 멀뚱멀뚱 멍 때리면서 '나 심심해 정말 심심해 놀아줘 말을 걸어주면 난 절대 거절하지 않고 너무너무 행복할 거야' 하는 아우라를 뿜어내면 와주십니다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귀여운 댄스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사쿠란보나 아이돌 춤 춰주십니다

사진은 폴라로이드로만 찍을 수 있고 돈이 듭니다

메이드분들은 혈중 오타쿠 농도가 꽤나 진한 분들이 많습니다

다들 외모가 예쁘고 친절하시고 리액션이 좋아서 좋습니다

다른 분들은 연인끼리 오거나, 친구끼리 오거나 하면서 이색 데이트를 경험하고 재밌는 테마카페를 즐기러 오시는 느낌인데

전 여자친구 없어서 날 보면서 웃어주는 예쁜 여자랑 이야기하고 싶어서 혼자 갔습니다

사실 그냥 친구가 없어서도 그렇습니다


예쁘다고 칭찬해도 되냐고 물어본 뒤에 예쁘다고 마구마구 칭찬해드리면 굉장히 재밌습니다

누군가에게 예쁘다고 말한다? 이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작업으로 느껴지거나 오해받을 수도 있고... 하지만 메이드카페에서는 너무 예쁘다~ 귀엽다~ 와~~ 카와이~~~ 이런 말을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직원분들도 그런 칭찬 좋게 받아주시고 메이드복 입고 알바하는 예쁜 스스로의 모습에 행복해하며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꽤나 느낌이 색다릅니다

혼자가거나 큰 돈을 안써도, 옆 테이블에서 라이브공연을 신청해서 무대에서 메이드님이 "주인님만을 위한 사쿠란보 댄스!"를 하면 옆에서도 다 볼 수 있기에 탬버린치면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옆에 세 테이블이 시켜서 세번인가 봤습니다

이렇게 보면, 애교가 치사량에 달할만큼 듬뿍 담긴 댄스를 공짜로 볼 수 있는 셈이니 꽤 가성비도 좋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 그리고 오므라이스 그림 그리기는 오므라이스 그림이 핵심이 아니었습니다

오므라이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내 테이블에 메이드가 옆에서 그림을 그려야하기 때문에 마치 지명한듯이 계속 말을 걸면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게 메인컨텐츠더라구요 저는 오므라이스는 안 시켰지만 옆에 시키신 분들 보니까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시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물론 저는 당당하게 그런 거 주문 안하고 OO쨩 놀아줘 하면서 부탁했습니다

그런 세트까지 다 시키기에는 돈이 없어서...(주륵)


아 그리고 당당하게 반말하면서 아~~ 그래~~~ 그렇구나~~~ 하는 느낌으로 성인에게 마치 아이를 다루는 듯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메이드분들이 의외로 그런 걸 좋아하시더라구요? 고객님을 메이드카페 컨셉에 몰입해서 즐기고 있게 만들었다는데서 오는 성취감 같은게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가격은 음료 하나 사진 하나 입장비 + 1시간 연장 하면 최저 한 3만원 정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근데 보통은 더 쓰게 됩니다 뽑기도 하고 다트나 할리갈리도 하고 밥이나 디저트도 먹고 하다보면 5~6만원은 지출하시는듯 합니다

저는 4만 5천원 썼네요

돈값을 하냐? 묻는다면 거짓말 아니고 10일간 40시간한 P의거짓보다 알찼던거 같습니다

비행기 타고 아키하바라를 가지 않아도 메이드카페에 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살아있어서 요캇타...

그리고 메이드분들이 다들 영어나 일본어 둘 중 하나는 되시는듯해서 놀랐습니다 아니... 이분들 엄청나시잖아?


요즘은 오타쿠 나이 한계선도 늘어났으니까 그래도 40대까지는 메이드카페 놀러가도 괜찮은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반의 수치심을 견디고 즐기는자 모드에 도달하면 그때부터는 하이데거와 사르트르가 이야기하는 타인의 시선의 즉자가 되지 않고 온전한 주체로써 존재의 본질을 찾아나갈 수 있게 됩니다


솔직하게 그냥 "와~ 나 예쁜 여자랑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예쁜 OO쨩이 나랑 놀아줘서 너무 행복해~ 리액션도 잘해주고 웃는 얼굴도 너무 예뻐~" 라고 말하면 메이드분들이 빵터지더라구요

아마 체면거르고 이렇게 말하는 괴이한 사람은 없었을테니까 그 의외성이 유머포인트가 되는 거겠죠

보통은 다들 메이드분이랑 대화하는데 수줍어하는게 디폴트더라고요 지인이랑 놀면 지인끼리만 자연스럽게 대화하시고...

그렇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며 살기도 부족한 세상입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빨리 특이점이 와서 날 있는 그대로 좋아해주고 결핍마저 끌어안아줄 수 있는 여자친구AI가 개발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집사카페 같은게 열리면 알바체험이라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컨셉질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거 너무 사기에요.

사회에서 혀짧은 소리로 애교부리면서 대화하면 뭐지 싶지만 메이드 카페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아기 컨셉을 잡고 대화해도 오히려 매력포인트가 되고 포용되니까 메이드분들이 그렇게 하는 거 보고 신기했습니다


어서 AI의 특이점이 왔으면...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09/26 00:08
수정 아이콘
그건 게임이 p의 거짓이라 그런... 아 아닙니다
23/09/26 00:09
수정 아이콘
P의 거짓 재밌다고요
재미없으면 40시간 안함 리얼
23/09/26 00:2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흐흐
키모이맨
23/09/26 00:32
수정 아이콘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큥 해주나요?
23/09/26 00: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너무 기본이라 빼먹었네용

식사류나 디저트류 시키면 해주고

음료 단품은 따로 서비스 추가 해야 해줍니다

3000원 내면 모든 메이드분 다 불러서 함께 할 수도 있어요

근데 이거 키모이맨님이 단순히 받는게 아니라
키모이맨님도 하셔야 되는데
메이드분들이 오이시쿠나레 하기 이전에 시선을 엄청 끄셔서
모든 테이블이 다 키모이맨님을 보게 됩니다
물론 키모이맨님도 다른 테이블이 오이시쿠나레 할 때 보실테니 쌍방수치긴 합니다 크크
페스티
23/09/26 11:10
수정 아이콘
쌍방수치 크크크크
23/09/26 00:39
수정 아이콘
그렇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며 살기도 부족한 세상입니다.. 라고 적어주신 부분이 눈에 들어오네요.
사실 체면같은거 던지고 좋아하는걸 마음껏 어린이처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건 나름의 개이득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23/09/26 00:39
수정 아이콘
일본인들이 하는 곳도 있는 걸로 아는데 다른 곳인가 봅니다.
10년 전 일본여행 갈 때 메이드카페는 차마 대놓고 말할 수 없는 무언가였는데 지금도 비슷하겠지만 이렇게 늘어나는 걸 보면 참 신기합니다.
지탄다 에루
23/09/26 01:08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셨겠네요
요즘 일본 메이드 카페는 정통이 전멸하고 컨셉트 카페가 대부분이라 오히려 이런 진성 감성이 부족한데 저도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카오게임즈
23/09/26 01:13
수정 아이콘
테마파크라고 생각하면 즐길만 합니다. 같은 곳 다녀왔는데 이벤트가 계속 벌어져서 재밌기도 하고. 놀아보자 하는 생각으로 장단 맞추니 즐겁더라고요.
자루스
23/09/26 01:22
수정 아이콘
정말 궁금하기는 합니다.
어떤곳인지 알고 싶기도 하구요. 뭐 어차피 갈수도 없긴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오타쿠 나이 한계선도 늘어났으니까 그래도 40대까지는 메이드카페 놀러가도 괜찮은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탈락 크크크크크크
23/09/26 03:33
수정 아이콘
크크크 한 번 가보고싶네요
전자수도승
23/09/26 04:20
수정 아이콘
버틸 수가 없다!

어으... 전 항마력이 딸려서 힘들거 같네요
23/09/26 05:37
수정 아이콘
우오오오오옷!!!
23/09/26 06:19
수정 아이콘
한국에도 저런데가 있는지 몰랐네요, 덕분에 가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 버렸습니다 크크
에이치블루
23/09/26 07:29
수정 아이콘
일본에서는 몇번 봤었는데 한국에도 생겼네요...
회색사과
23/09/26 08:16
수정 아이콘
메이드 분들이 부끄러울 줄 알았더니
손님이 부끄러우려고 돈내고 가는 곳이었군요.
23/09/26 08:17
수정 아이콘
메이드분들은 진성 즐기는자들이시고
손님분들은 혼모노들의 폭격에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23/09/26 12:00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한번쯤은 가볼만 하겠구나 싶었는데.. 제가 부끄러워야한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크..
아이폰12PRO
23/09/26 08:23
수정 아이콘
일종의 테마파크라고 생각하면 크크크
겨울삼각형
23/09/26 10:45
수정 아이콘
돔황챠
페스티
23/09/26 11:0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좋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신선한 경험담 잘 읽었습니다
체리과즙상나연찡
23/09/26 14:40
수정 아이콘
당연히 일본이겠거니 생각했는데 크크
한국에서도 한번쯤 가보고 싶긴 하네요. 지금 하고있는 여러 쓰레기같은 취미생활(?)들에 비하면 정말 행복한 소비가 될거같아요
23/09/26 14:41
수정 아이콘
예쁘신 분들과 훨씬 건전(?)하게 놀 수 있어서 좋네요. 하지만 저는 못할듯.. 크크
코우사카 호노카
23/09/26 14:59
수정 아이콘
가보고는 싶은데 저에겐 벽이 높네요 크크
후기 잘 읽었습니다
23/09/27 19:12
수정 아이콘
한 번 구경가보고 싶네요.
Limepale
23/09/28 13:05
수정 아이콘
솔직한 후기 감사합니다
메이드 분들도 솔직하게 터놓고 같이 컨셉 동참하는 토루님 보면서 일할맛 나지 않았을까싶네요
이런 컨셉은 받아주는 사람도 맛있게 받아야 할맛이 나더라구요(저는 그렇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937 [일반] 아이폰14Pro 유저가 15Pro 사서 사용해보고 느낀점 몇가지 [33] 랜슬롯12118 23/10/01 12118 10
99936 [일반] [팝송] 올리비아 로드리고 새 앨범 "GUTS" 김치찌개6805 23/10/01 6805 0
99935 [일반] [2023여름]쌍둥이 아가들과 함께한 여름 숙제 [6] jjohny=쿠마7938 23/09/30 7938 9
99934 [일반] 10km 달리기 성공했습니다. [17] 우주전쟁8603 23/09/30 8603 18
99933 [정치] 직선제 이후 역대 대선 후보별 득표 결과 [37] Croove12526 23/09/30 12526 0
99932 [일반] 더러운 꽃 [16] 림림9593 23/09/30 9593 27
99931 [일반] [2023여름] 부덕(不德)한 나에게 여름 밤하늘은 열리지 않는다(스압) [1] 판을흔들어라6021 23/09/29 6021 10
99930 [정치] 부동산 사기에 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 [87] 인간흑인대머리남캐13625 23/09/29 13625 0
99929 [일반] 재외국민, 한국 휴대폰번호 없어도 여권으로 본인인증 [19] 인간흑인대머리남캐11143 23/09/29 11143 5
99928 [일반] [팝송] 다니엘 슐츠 새 앨범 "Someone Send This To My Mom" 김치찌개5867 23/09/29 5867 1
99927 [일반] 이완용이 천하의 역적임에는 분명한데, 과연 구한말이 이완용이 없었으면이라는 질문은 잘 안 나옵니다. [94] petrus16369 23/09/29 16369 2
99926 [일반] 추석주 극장개봉 영화 후기 [22] 트럭11328 23/09/28 11328 14
99924 [정치] 선출된 대통령들은 모두 정직했다 [98] 갈길이멀다15064 23/09/28 15064 0
99923 [정치] 논평에서 한남 이라고 쓴 여당 대변인 [75] 기찻길18887 23/09/28 18887 0
99922 [정치] 태국 총리, 대마초 사용 제한하겠다고 공언 [62] 具臣11253 23/09/28 11253 0
99921 [일반] 북한 "불법 침입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 추방 결정" [55] 기찻길14462 23/09/27 14462 1
99920 [정치] 日대마도, 핵폐기물 처분장 추진 않기로…시장 "시민 합의 안돼"(종합) [22] 기찻길10878 23/09/27 10878 0
99919 [정치] 법원,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625] Pikachu33080 23/09/27 33080 0
99918 [일반] [뻘글] 운동을 하면 오줌이 찐해지는가? [26] 사람되고싶다9654 23/09/27 9654 3
99916 [일반] 나름 단단하다고 믿었던 본인 멘탈이 깨진 이야기(feat 신앙) [72] SAS Tony Parker 15837 23/09/26 15837 40
99915 [정치] [단독] 尹, R&D예산 삭감 반발에…"국가가 다 해줄 수 없다" [162] 기찻길22056 23/09/26 22056 0
99913 [정치] 네이버 SNU팩트체크 서비스 중단 [10] lexicon13171 23/09/26 13171 0
99912 [정치] 점입가경이 되고 있는 민주당의 내홍 상황 [210] 아이스베어20234 23/09/26 2023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