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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30 13:21
진로배에 연승상금이 있다는 이야기 듣자 마자 남은 일본, 중국 기사 9명을 상대로 9연승으로 쓸어버리고 끝내버리신 분.
그 때가 한국식 나이로 45세로 한물갔을 때였었죠. 승부사!
22/08/30 13:52
간단히 설명드리면 두 선수가 바둑을 하는데, 이 경기 중 한 선수가 연달아 이길경우 페널티를 주는 방식의 경기입니다.
위 경기의 경우 5번기(=5경기)에 한 판 단위 치수고치기인데, 서로가 동등한 상태를 호선이라고 하고 한 판을 이길때마다 호선->정선->2점깔고두기->3점깔고두기... 같은식으로 진 사람이 유리하게 룰이 변화합니다. (졌던사람이 이기면 반대편으로 한단계 옮겨집니다) 같은 프로기사끼리의 경기에서 2점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다는건 수치스러운 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아 (공식적인)치수고치기 대결은 흔히 게임에서의 캐삭빵급 위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고, 정상급 기사 간의 치수고치기 이벤트는 어지간한 대회 우승보다도 더 큰 임팩트를 줍니다. 이 경기는 그런 캐삭빵매치는 아닙니다만 서병수9단은 한국바둑을 대표하는 원로 기사임에도 젊은 최정상급 기사들과 이런 승부를 한다는건 놀랍네요. 배우겠다는 자세의 인터뷰도 그렇구요.
22/08/30 14:04
1985년 조훈현 대 도전5강 치수고치기가 결국 도전5강이 일찍 시들어 버리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고 보는 경우도 많죠. 그만큼 치수고치기가 부담이 무지막지하니..
22/08/30 19:15
전통적인 치수고치기 대결 방식은 양 대국자가 10번 대국하는데 그 과정에서 4승 차가 나면 치수(양 대국자의 기력에 따른 기본 세팅)가 바뀌는 방식입니다. 기본 치수는 덤이 없이 양쪽이 단이 같으면 호선互先(흑백을 번갈아 둡니다. 호선의 원래 뜻), 1단 차는 선상선先相先(3판 세트에서 흑을 상수가 1번 하수가 2번 잡는 방식), 2단 차는 정선定先(하수가 3번 모두 흑), 3단 차는 선2선先二先(3판 중 하수가 흑 2번에 2점 1번), 4단 차는 2선2二先二, 5단 차는 2점,...8단 차는 3점입니다.
22/08/30 13:43
나이차가 저리 나는데도 최상급 기사들이 거의 참여하는 걸 보면 후배들이 서봉수 9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치하문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기사가 아닐까 싶네요.
22/08/30 14:18
어느덧 나이가 이렇게 드셨군요ㅠㅠ
4대천왕 시절(라고 하기엔 두 사제가 너무 대단했지만..) 바둑에 젖어서 살았던 기억이 되살아오네요. 존경스럽습니다.
22/08/30 16:38
애초에 전성기때도 조훈현 9단에게 정선이라고 하셨었죠 물론 나중이지만
그런 와중에도 악으로 깡으로 30프로정도의 승률을 낸 실질적으로 천재기사죠
22/08/30 17:11
저는 서명인이 진짜 천재라고 보는 게, 대부분의 조훈현 9단이나 이창호 9단 같은 경우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바둑을 배운 반면, 서봉수 9단은 소질이 있는 학생이 프로에 입단하네 마네 할 나이인 중학교 때 바둑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고, 스승 없이 실전으로만 실력을 키워 프로기사가 되었고 세계 최고의 자리, 혹은 근접한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거든요.(단지 바둑을 조금 늦은 나이에 배워서 프로기사가 된 것이라면 몇 케이스 더 있긴 할 겁니다.)
만약 서봉수 9단이 조훈현 9단처럼 어릴 때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갔거나, 아니면 최소한 체계적인 교육만 받았어도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아마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바둑의 역사와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22/08/30 18:02
조훈현도 진짜 천재 중의 천재라서 조훈현보다 나았을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상대전적은 현실보다 최소한 덜 기울었겠죠.
그래도 조훈현이 약간은 앞서는 정도였지 않을까요.
22/08/30 19:28
그 당시 체계적인 조기교육을 받은 사람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었을까요 사실 조훈현 이창호도 세고에 조훈현에게 바둑 자체를 많이 배웠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연구생이나 프로에와서 공부를 많이 하죠
현재 신진서도 그렇고 누구에게 어릴때 배웠냐보단 이정도 천재들은 본인 하기에 따라 시기만 다르지 빛을 본다고 생각합니다
22/08/30 21:46
와... 영원한 명인...으로 시작하길래
아이고 부고인가보다 하고 들어왔더니 어마무시한 뉴스가!! 서명인다우신 도전이고 거기에 응해준 기사님들도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둑이 다시 흥해서 보는 게 즐거운 바둑의 시대가 또 왔으면 합니다.
22/08/30 22:18
본의 아니게 낚시로 죄송... 하지만 서봉수 9단은 한국에선 영원히 서명인이시라, 그렇게 제목을 더 첨가해봤습니다. 바둑팬으로 저도 다시 바둑이 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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