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理解), 타인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임, 이해 라는 단어의 사전 뜻 풀이 중 하나입니다.
자, 그렇다면 타인의 사정을 이해 한 후의 대응은 크게는 그 주체의 비정, 온정 둘 중 하나로 나뉘어 지겠지요.

직장인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시겠지만 저는 직장인을 가르는 기준 중에 큰 줄기는 ‘네가 죽든 말든’ 부류와
‘아이고 그 사람도 집에 딸린 식구가 몇 인데’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짧지 않은 월급쟁이 경험으로 저 분류중에 전자에 속하는 부류가 사회적으로 성공하게 되는 비율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초년생 때는 이해가 안 되었던 상사 혹은 거래처의 결정이 어느 정도 비슷한 직급과 상황이 되어보니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럴수 밖에 없었겠구나로 ‘이해’ 되는 일도 있지만 반면에
아, 그건 진짜 X보고 죽으라는 얘기였구나, 어떻게 같은 사람으로 그럴 수 있지? 라고
제 기준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도 많습니다.

앞서 말한 분류 중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전자에 속하는 상사가 있습니다.
제가 입사 할 때도 나름 회사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위치였고 근 10여년간 그 권력으로
그 사람과 제 사이의 몇 명의 인력을 쳐 내거나, 내쳐지면서 저의 지위도 오르고 올라 어느덧 그 상사의 바로 밑에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입지와 권력은 더욱 견고해졌구요.

저는 모질지를 못합니다. 스스로도 알고 있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평가합니다.
내가 상대방에게서 10을 뺐을 수 있는 상황에 상대방이 그 10을 다 뺐기면 죽는다는 걸 알게 된다면
저는 도저히 8 이상은 못 뺐습니다.
반면에 저 상사는 10은 당연하고 목숨줄로 숨겨둔 1이나 2마저도 기어코 찾아내 뺐어내야지만 직성이 풀리지요.
아마도 저 상사의 저런 모습이 저 위치까지 오르게 만들었으니 회사가 직원에게 바라는 모습들도
저 상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판단해야 되는 위치와 순서가 됐지요.
어설프게 저 상사의 모습을 흉내라도 내보며 회사가 바라는 인재가 되느냐, 원래의 본성대로 선함 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대방을 ‘이해’ 하고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양보하며 일하느냐.

그저 일에 임하는 마음가짐일 뿐 알고 보면 모두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도 해 봤지만 글쎄요…
나 잘되자고 남 죽이고, 내 새끼 좋자고 남의 새끼 데려다 죽이기까지 하는 마음이 원류는
앞서 말한 ‘네가 죽든 말든’에서 흘러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생활 13년차이지만 제가 아직 너무 순진한거 같아 날씨도 우울한 TGIF에 한탄 글을 올려봅니다.
직장인 피쟐러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