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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5/25 23:27:24
Name lunasea
Subject [일반] 북미회담관련 생각과 전망 - 타올라라 행복회로
먼저 북한의 경제상황을 본다면, 어떤 국가의 경제상황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의식주'로 표현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북한은 의외로 농업 비중이 생각보다는 낮습니다만, 그래도 저개발 국가의 특성상 농업이 굉장히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농업관련 제도는 북한 경제체제의 성격을 상당부분 결정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북한의 농지제도는 여러단계에 걸쳐 변화해 왔습니다. 분배의 방식이 21세기 들어서면서 현물에서 금전으로 바뀌었고, 분배 단위의 구성원수가 축소되면서 납세비율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능력에 따른 분배를 중시하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2014~2015년 즈음에는 분배 단위가 '개인'으로 바뀌었고, 이는 중국, 베트남식으로 제도가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식 뿐만 아니라 의, 주의 생산, 유통 등에 관련된 산업 동향 및 제도도 큰 변화가 있었고,  전체적으로 보면 현재 북한은 사실상 자본주의 국가로 완전히 변모된 것으로 개인적으로 봅니다.
90년대에 쫄딱 망한 후 자생적으로 발생한 자본주의적 질서에 대해 제도적으로 공식화를 이미 했거나 하고 있는 단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문제는 '개방'에 관련된 것이고, 그게 가능하려면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합니다. 협상을 하기 위한 것이 핵개발이고, 핵개발이 빠르면 빠를수록 협상이 빨라지고, 협상이 빨라질수록 본격적인 경제개발의 시기가 빨라지며, 그게 빨라질수록 현재 모든 것이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이해관계의 사슬에서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북한의 지배층(신흥 자본가와 고위관료)이 본격적 이익을 얻게 되는 시기 또한 빨라지는 것이니, 결국 북한이 핵개발을 최대한 조속히 추진하려고 발버둥쳤던 것은 지배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정리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재 북미회담과 관련된 정치적 이벤트를 추동하는 근본적 동력은 북한의 자본주의화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의 협상이 완료되면 80년대의 중국이나 80년대 중반 이후의 베트남과 같은 상태가 바로 형성될 수 있고, 소련이 있었던 그때와는 달리 현재 세계의 질서는 미국으로 사실상 일원화되어 있어 경제개발의 속도 또한 당시에 비해 훨씬 빠를 수 있다고 볼 수 있고, 북한의 김정은은 물론 주변국들도 그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있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당면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 트러블이 일어나고 있는데, 역시 이는 트럼프의 정치적 이익과 관련이 높아 보입니다.

트럼프는 현재 사방이 정적이고, 이대로(회담 취소 사태 전) 상황이 무난하게 흘러가서는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미국의 국익에 과연 부합하느냐, 혹시 트럼프 개인의 이익때문에 미국이 그에 끌려가는건 아니냐 하는 의문, 미국이 과연 주도하고 있는가, 동아시아의 문씨의 역할이 더 큰거 아닌가하는 의문 등이 야당 및 반트럼프 언론에 의해 제기되어 두고두고 트럼프를 괴롭힐 수 있었던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리비아'어쩌구 하는 소리가 나오며 북한을 자극했습니다. 그냥 대충 넘어갈수도 있었겠지만 마침 북한이 그에 대응을 합니다.
근데 차관급 인사의 입을 빌려 하는 대응이고, 수위 또한 그냥 늘 하던것보다 오히려 살짝 못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그게 빌미가 되었는데, 애초에 입을 빌렸던 것 자체가 최근의 사태와 연관이 없지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대로 무난히 흘러간다면 북한이 꼬리를 내린 결과가 되기 때문에 트럼프가 적국을 굴복시킨 모양새가 됩니다.
정적들이 그들 스스로의 입으로 트럼프를 칭송하지 않을 수 없게 되죠. 내심으로는 어떻든간에 일단 표면적으로는 칭송할 수 밖에 없습니다.물론 일부에서는 그래도 트럼프를 공격하겠지만, 설득력이 매우 약해집니다. 리비아 모델 언급에서부터 취소에 이르는 일련의 사태가 상황을 크게 바꾼 꼴이 됩니다.

북한이 과연 '단계적 핵폐기'주장을 포기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아있는 상황인데, 만약 그걸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것이 '트럼프의 벼랑끝 전술'에 의해 북한이 굴복한 모양새가 된다면, 트럼프가 얻는 정치적 이익은 대단히 커집니다.

그리고 그건 어차피 받아들이는 쪽으로 애초에 정해져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어떤 것들을 주고받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트럼프가 그거말고 더 받기를 원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으로 보입니다.
자신을 돕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트럼프는 잘 알고 있고, 북한도 자신들이 트럼프를 돕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런 상황인듯 합니다.

북미회담은 회담 당일 전까지 다 끝나는 것이며 당일은 그냥 쇼고,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실질적인 회담으로 볼 수 있는데, 회담을 진행 중에 트럼프가 계속 '아직 부족하다. 좀 더 내놔라. 더.'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죠.
더 내놓으라는데 어쩌겠습니까. 줄 수 밖에요.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거 쇼의 무대를 바꿀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싱가폴은 이미 거의 취소에 가깝게 된 것 같으니, 바꾼다면 역시 한반도로 하고 싶지 않을까..


현재 북한 경제의 상황이 위에서 얘기한것처럼 80년대 초반의 중국과 비슷하다고 본다면, 80년대 초반에서 90년대에 이르기까지와 다소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90년 즈음의 독일 통일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독일 통일도 결국은 당시 중국과 베트남 등이 개혁을 택하게 만들었던 역사적 동력이 결국은 원인으로 작용한 측면이 없지 않을테고, 세계 경제의 상황 또한 크게 작용을 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여년의 경제상황도 당시와 다소 유사한 면이 있는듯 없는듯한 느낌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고, 동북아에서는 북한 경제 개발, 중국의 동북지방 재개발, 동북아와 중남미의 교역증가-북한 항만의 중요성 증가 등이 중요한 것들이 될듯 합니다.
그리하여 과거 1990년과 비스무리한 느낌의 시기가 되면 정치적으로 꽤 큰 격변 같은 것도 있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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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음속
18/05/25 23:54
수정 아이콘
(수정됨) 트럼프가 계속 입장을 바꾸면서 뭔가를 북한한테 더 내놓으라고 하는건 제 생각에는 아닌것 같고요.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미국이 바라는건 상수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원하는거죠. 사찰 포함해서요.

그런데 북한이 중국과 회담을 하고 오면서 조금씩 입장이 바뀌어 가는거죠. 북미실무접촉도 쌩까는데다가 남북 고위급회담도 썡까고 게다가 부통령을 향한 원론적 비난까지요. 풍계리 폭발도 전문가 초청한다고 했다가 안해버리고.. 그러니까 미국으로서는 회담을 취소하는 강수를 둘 수 밖에요.
강미나
18/05/25 23:57
수정 아이콘
결국 북한이 결과를 내주면 되는겁니다. 이 회담에서 트럼프는 절대 주도권을 내줄 생각도 없고, 본인이 원하는 결과에서 양보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트럼프도 트윗했듯 미국 민주당도 이 회담으로 인해 얻는 게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대놓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네오콘이 더 협력적일지도 모르죠. 얘네는 일단 민주당이 집권하는 건 막아야 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독단적으로 회담을 한다면 그게 뭐가 됐든 가시적인 결과를 들고 가서 반대파들의 입을 막아야 되는거고 결과 없는 회담을 욕먹어가면서 할 필요가 전혀 없는겁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런 미국 내 상황을 이해하질 못하고 예전 정권 상대하듯 간보는 모습을 보였죠.

이번 회담은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있습니다. 트럼프의 목적은 노벨상과 재선을 위한 언플에 필요한 성과입니다. 장기적인 국익? 시간을 둔 조치?
이런 건 트럼프에겐 안중에도 없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처럼 종신집권하는 자리가 아니니까요. 북한이 이걸 이해해야 회담이 됩니다.
가루맨
18/05/26 00:40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18/05/26 00:11
수정 아이콘
쇼의 무대가 말씀하신대로 한반도로 바뀐다면, 쇼맨쉽이 극대화 될 수 있는 장소는 평양 아니면 판문점일텐데, 최종적으로 어디가 될 지 그것도 궁금하네요.
고타마 싯다르타
18/05/26 00:40
수정 아이콘
트럼프는 무조건 이란보다는 더 강한 핵폐기를 해야만 합니다. 이건 타협의 여지가 없어요.
내가 정한 선을 무조건 내놔라 라는 협상이 잘될지는 모르겠네요.
오'쇼바
18/05/26 00:45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생각으로..

북한이.. 리비아처럼.. 핵을 전부 내놓는다고 해도... 결과는 리비아처럼 안될거 같습니다..
고립무원이였던 리비아와는 달리 강력한 우방이 될 수 있는 중국과(물론 안될 수도 있지만)

인질역활과 북한의 급격한 변화를 바라지 않는 남한이 있기 때문에.....

만약. 김정은이 진짜 경제 발전과.. 정권유지를 원한다면.. 트럼프가 만족할 정도로.. 충분히 내 놓아도.. 정권유지에는 지장이 없을 거 같아요
영원한초보
18/05/26 01:14
수정 아이콘
과연 김정은이 핵을 살리려고 저러는 건지
더 비싸게 팔려는 건지 아무도 모르죠.
미국도 북한을 신뢰 못하지만 북한도 미국을 신뢰 못하는 건 마찬가지고요.
엔조 골로미
18/05/26 02:44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에 공감하면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 통수를 쎄게 맞았음에도 정부는 아직도 그 중간자의 역할을를 놓지 않고 있는거고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온다고 해도 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구요
18/05/26 01:35
수정 아이콘
북한 경제와 중국 경제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죠. 북한은 군수경제가 민간경제를 빨아먹고 사는 약탈경제 체제입니다. 북한이 자본주의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이러한 체제 자체를 통째로 바꿔야 합니다. 영원한초보님께서는 개방이 문제라고 하셨지만, 저는 개혁 개방 중에 북한에게 진정으로 어려운 것은 개혁이라고 봅니다.
라방백
18/05/26 04:32
수정 아이콘
만약 북한이 개방과 변화를 선택한다면 초반 산업 인프라가 갖춰지는 기간만 제외하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일단 한번 돈맛을 본 나라는 절대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뿐 아니라 이 선택은 김정은에게 있어서도 돌이킬수 없는 선택이고 독재 체제 유지를 원한다면 인민들을 잘 먹여 살려서 민심을 유지하는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부를 독재 정권이 독점하고도 큰 혼란없이 오래 유지된 정권은 북한정권이 거의 유일합니다만 이는 극도로 폐쇄적인 정책 덕분에 가능했을것 같고 그외의 대부분의 독재국가의 지지율은 좋지 않았는데 유일한 예외가 부를 국민들에게 잘 나눠준 일부 중동 왕가들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람쥐룰루
18/05/26 06:18
수정 아이콘
저는 행복회로 너무 태워서 터져버릴거같아요
최근에는 뉴스를 멀리하고 있습니다.
아 물론 제가 멀리한다고 멀어지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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