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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06 23:08
조금이나마 건조했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어준
...조금 좋은 글이네요 추천 조금 박습니다. 조....금 (저..그럼) 이만 -33333
18/04/07 02:01
같은 단어를 보고 저는 ‘돈이 없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많이 호화롭게는 못 하고 조금 좋은 수준으로만 해주셨다’ 의 뉘앙스로 읽었습니다. 즉 남들 보기에 조금이 아니라 자기가 보기에도 조금 좋은 정도. 같은 글 같은 단어를 보고 다르게 느꼈다니 재미있네요.
18/04/07 08:36
이게 군더더기인가 아닌가는 부사를 빼고 읽었을 때 의미가 달라지는지 보면 됩니다.
'평소보다 조금 호화로운 도시락' '평소보다 호화로운 도시락' '평소보다'라는 말에서 이미 호화로움의 수준을 유추할 수 있기에 단순히 의미만 따지면 군더더기이긴 합니다. 근데 그 '조금'이 군더더기로만 보이지 않고, 조금이라고 붙일 수밖에 없는 어떤 주눅든 감성이 느껴지더라고요.
18/04/07 04:05
눈물을 조금 흘리셨다. 에서 잠시 멈추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마다 인상이 머무는 곳은 조금씩 다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8/04/07 07:55
저도 글쓸때 쓸모없이 부사를 많이 나열하는 편이라... 간결한 문체 좋죠. 비극적인 내용을 간결한 문체로 쓰면 감정이 절제되어 보여서 더 비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요.
18/04/07 09:11
넘넘 멋진 글이네요! 아주아주 칭찬해~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다면 정말정말 메가슈퍼울트라초캡숑짱 좋은 사람이 되실거에요! 는 농담이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는 문장의 정말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지긋지긋한 가난에 시달리는 어머니와 자기 자신을 위해 악착같이 노력했던 글쓴이의 심정을 엿볼 수 있는 꾸밈말인듯합니다. 학생때 배웠던 시적 허용처럼 문법적으로는 옳지 않더라도 고치면 오히려 그 맛이 안 사는 문장이 있는것 같습니다.
18/04/07 13:50
형편없는 글솜씨때문에 댓글을 달기가 망설여지는 글이네요;
어느 분야든 발전해가는 도중에 자신만의 철학으로 선을 그을 때가 있고, 그걸 또 깨면서 더 발전할 때가 있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8/04/08 00:01
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댓글 남기는 게 조금 죄송스럽고 조심스러운데, 저도 OrBef님의 해석이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만약 원문에서 "평소보다"라는 표현이 없이, "나는 태어나 첫 프로야구 관전에 흥분했고, 어머니는 '조금' 호화로운 도시락을 만들어주셨다." 라고 했다면, 이글의 내용-충달님의 이해와 사유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평소보다"라는 비교급의 표현이 들어간 원문을 놓고 해석할 때는, 맥락상 방점을 찍어야 할 부분이 '조금 호화로운'이 아니라 '평소보다 조금'이라고 생각됩니다. 번역을 한 거라 원문을 확인해 봐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평상시의 도시락에 비해서 조금은 좋은 수준으로 만들어주셨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평소보다 조금"이라는 표현이 반드시 들어가야 했고, 그래서 그 부분은 애초에 군더더기가 될 수 없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표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호화로운"이라는 표현은 '맛있어보이는', '많은 재료가 쓰여진', '비싼 재료가 들어간' 등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서 쓰인 단어이거나 그런 의미로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가져다 쓴 단어로 생각되고요. 그리고, '조금'이라는 표현 속에는 어린 시절 작가의 환경에서 도시락이 나아져봤자 크게 나아질 수는 없는 경제적/상황적인 한계를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요. 원문을 충달님처럼 이해한다면, '조금'이라는 부사가 군더더기인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평소'라는 명사에 '~보다'라는 부사격조사가 붙은' 평소보다'라는 표현이 군더더기인가 여부를 따져봐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18/04/08 00:09
오...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군더더기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군요. 저로서는 굉장한 깨달음이네요.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18/04/08 00:25
표현에 좋고 나쁨에 매끄럽움과 꺼칠꺼칠함에 어색함과 자연스러움에 눈이 안 가는 것은 이야기의 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8/04/08 02:56
저도 조심스럽게 드리는 말씀이지만, 군더더기 말이라는 건 사실 없을지도 모릅니다.
말을 군더더기로 만들어 쓰는 사람이 있을 뿐이고요. 개인적인 생각인지라 근거는 없습니다. 이하는 그냥 잡소리에요. 부사에 관한 글을 써서 올리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생각의 정리가 안 되어서 못 올리고 있네요. 제가 뭐 잘 알아서 쓰려는 건 아니고, 부사에 관한 적대감은 영어에서 왔을 가능성이 높아서 그렇습니다. 영어권의 유명 작가들 가운데서도 특히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흔히 부사에 엄청난 적대감을 표하시는데, 이분들이 쓴 글쓰기에 관한 책이 (혹은 여태 텍스트에서 글쓰기에 관해 논할 때 나오는 이분들의 의견이) 여과 없이 한국어로 들어온 감이 없잖아 있어요. 영어와 한국어는 너무도 다른 언어고, 한국어에선 부사를 활용했을 때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말입니다. (충달님께서 그러시다는 게 아닙니다. 부사 자체에 거부감을 표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부사가 중요하다는 말은 국어학자분들을 비롯한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워낙 많이 그리고 잘 써 두셨으니 번역가가 둘 사이에 가교를 놓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씩 듭니다.
18/04/08 09:03
저는 너무 깊게 생각하기 보다는 "빼도 좋은 것"이면 군더더기 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깊이 생각하면 글이 안 써지기도 해서요;; 행동할 때는 단순화하는 것도 필요하더라고요.
글쓰는 사람들이 부사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허영을 싫어하거나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에서 그런 것 같아요. 뭔가 잔뜩 달렸다고 느끼는 순간 부끄럽다는 느낌이 퍼뜩 들거든요
18/04/08 09:31
아...말씀을 좀 이상하게 드렸나 봅니다. 말씀하신 대로 빼도 전달하려는 의미에 차이가 없다면 군더더기겠지요. 그런데 가령 아... 그... 저... 같은 음성적 잉여표현은 이름부터 잉여표현이라고 찍혀있긴 하지만, 말 자체가 잉여라기 보다는 사람들이 잉여롭게 써서 잉여 소리를 듣는 것 같아요. 이런 표현을 쓰면 멍청하고 유약해 보인다고 쓰지 말라고들 하는데, 자신을 낮추려거나 어수룩한 척 행동하려는 사람에게는 훌륭한 기능을 하는 표현이지요. 말씀하신 늘어지는 문장도 그럴 의도로만 쓴다면 훌륭한 기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사가 많으면 허영으로 느껴진다는 말씀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갑니다. 충달님은 한국어로 글을 쓰시니 부사만 안 써도 글이 한결 간결해지시겠죠. 근데 영어권 사람들은 형용사 덕후에요. 그 말을 한 영어권 저자들의 의도는 부사를 빼고 글을 간결하게 써라가 아니라, 부사대신 그 자리에 형용사 같은 걸 넣어라 입니다. 영어 문장에서 형용사 쓰는 거 보면 한국어 부사는 양반이에요. 명사 수식이 엄청 늘어집니다.
18/04/08 09:44
부사 대신에 형용사 넣으라는 걸 그대로 가져와 한국어 글쓰기 팁으로 말하는 것도 봤습니다. 크크크. '부사 빼고 형용사 넣으면 달라질 게 없는데?'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영어 얘기였...
전 영어 형용사 사랑도 싫어요 ㅠ.ㅠ 특히 관계대명사절, 관계부사절... 싫어요. 복문 만들지, 길어지지, 해석힘들지, 뭐 이건 고등학교까지만 영어 공부한 보통 사람들은 다 싫어할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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