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18&aid=0003939363

군 수사당국은 지난 달 강원도 철원 소재 제6보병사단 예하 모 부대 일병이 총탄에 사망한 사고 원인이 당초 추정된 도비탄이 아니라 당시 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던 사격장에서 빗나간 유탄에 의해 직격되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K-2 소총의 특성상 사격 시 총구가 일정 각도 이상 상향되면 탄이 사고장소까지 직선으로 날아갈 수 있으며 사고 장소 주변의 나무 등에서 70여개의 피탄흔이 발견된 점, 사망자 머리에서 회수한 탄두 확인 결과 충돌 흔적과 이물질 흔적이 없고 사망자 머리 속에서 파편화 돼 박혀있는 점 등을 근거로 사고 원인을 유탄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합니다.

또한, 사격훈련부대 병력들이 병력인솔부대의 이동계획을 사전에 알 수 없었고 개인적인 면식이나 원한관계도 없으므로 사격훈련부대의 조준사격 가능성이나 외부의 저격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수사 결과 사고 원인은 병력 인솔부대와 사격 훈련부대, 사격장 관리부대의 안전조치 및 사격통제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병력인솔부대는 진지공사 후 도보로 복귀하던 중 사격 총성을 듣고도 병력 이동을 중지하거나 우회하지 않은 점, 사격훈련부대는 영외 전술도로에 경계병 4명을 투입하였으나 명확한 임무를 부여하지 않아 병력 통제가 되지 않은 점, 사격장 관리부대는 과거에도 수차례 유탄 사례가 있었음에도 사격장과 피탄지 주변에 경고간판 설치 등의 안전대책을 마련해 놓지 않은 점 등의 책임소재가 있다고 합니다.

특별수사팀은 사격훈련통제에 나선 중대장과 병력인솔부대 소대장 및 부소대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사단장 등 사단 사령부 책임 간부 4명과 병력인솔부대, 사격훈련부대, 사격장관리부대의 지휘관 및 관련 실무자 등 12명도 지휘감독 소홀 및 성실의무 위반 등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육군에 징계 조치토록 했으며, 사고 발생 즉시 해당 사격장을 폐쇄하고 또 유사사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사격장 50여개소도 사용 중지 조치를 내린 뒤 안전조치를 강구해 사격 재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쨌거나, 사망원인이 이렇게 밝혀졌다고 하나 처음에 도비탄이 원인이라는 식으로 뭉그적댔던 것 때문에 얼마나 믿을지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그만큼 군의 신뢰가 추락해 있는 상태이기도 하고, 일부 기자들은 K-2의 유효사거리나 최대사거리 개념도 모른 채 피해자의 사망원인에 허무맹랑한 소리를 해 혼란을 부추기기도 했지요. 어찌되었든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추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9592980

사망한 이 상병(본래는 일병이었지만 상병으로 추서되었습니다.)의 아버지는 군 당국이 사건 초기에 무책임하게 도비탄이라고 섣불리 추정한 것을 사과하고, 이제라도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를 내놔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하면서 조사결과 빗나간 탄환을 어느 병사가 쐈는지는, 드러나더라도 알고 싶지도 않고 알려주지도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누군지 알게 되면 원망하게 될 것이고, 그 병사 또한 얼마나 큰 자책감과 부담을 느낄지 알기 때문"이라는군요. 그러면서 "그 병사도 나처럼 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떤 부모의 자식 아니겠는가"라며 "비록 내 아들은 군 사격장의 어처구니없는 안전불감증 탓에 희생됐지만, 부모로서 더 이상의 희생과 피해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때 사고만 아니었더라면 이번 추석 연휴에는 아들과 함께 보낼 수 있었는데…"라는 아버지의 말이 참으로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