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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6/18 13:08:17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상처뿐인 판정승
http://sports.news.naver.com/fight/news/read.nhn?oid=477&aid=0000037183

한때 세계 종합격투기계를 주름잡았지만 북미 무대 진출 후 연이은 연패로 체면을 구겼다가 다시 최근 복귀를 선언한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의 경기가 오늘 새벽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좀 실망스러웠던 것은, 이 경기의 상대인 파비오 말도나도는 원래 체급이 라이트헤비급입니다. 좋게 말하면 선이 굵은 파이팅을 하는 선수고, 나쁘게 말하면 복싱과 근성 외에는 그다지 볼 만한 게 없는 선수입니다. 그러나 불리한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성향 때문에 UFC에 있을 때에는 현 UFC 챔피언인 스티페 미오치치의 상대가 빠지게 되자 대체 선수를 자청한 적도 있을 정도지요. 어쨌거나 표도르가 노쇠했다 한들 소위 말하는 등급이 크게 차이가 나는 선수이다 보니 미스매치라는 소리가 파다했습니다.

그리고 초반 약 1분 가량은 그런 흐름대로 되는가 싶었습니다. 표도르의 풋워크는 꽤 가벼웠고, 핸드 스피드는 빨라 보였습니다.  펀치 연타로 가드밖에 할 수 없었던 말도나도는 누가 봐도 수세에 몰린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1분 반 정도를 지난 상태에서 들어가던 표도르가 말도나도의 라이트 레프트 연타를 맞고 다운되더니 바닥에 깔려서 애처로울 정도로 파운딩을 얻어맞기 시작합니다. 얻어맞을 만큼 얻어맞아도 레프리 스탑은 없었습니다. 그 다음에 다시 일어나긴 했지만 다시 걸린 펀치에 예전에 후지타 카즈유키의 얻어걸린 펀치에 맞았을 때처럼 호랑나비 춤을 추고 있더군요. 1라운드가 끝나자 자기 코너로 돌아온 표도르의 얼굴은 공이 살려줬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피범벅이 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회복력은 여전히 남아 있는지 겨우 살아돌아왔다 나온 2라운드부터는 전세가 뒤바뀝니다. 말도나도는 상대적으로 느려졌고, 중앙을 점유하는 시간도 표도르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상대의 펀치에 한두 번 무릎이 꺾이는 등 표도르는 여전히 예전의 호쾌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이런 식의 우위(?)가 3라운드에도 계속되면서 채점 결과 표도르가 말도나도에게 29-28, 29-28, 28-28의 2-0 판정승을 거두긴 했습니다만, 제가 느낀 감상은 위에 링크한 기사처럼 과연 UFC였다면 표도르의 승리가 선언되었을지는 대단히 의문이라 생각합니다. 라운드제 판정이야 저 판정 결과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쳐도(UFC에서조차도 10-8 판정은 아무리 경기가 일방적이라도 잘 안 나오니까요) 일단 1라운드에서 저 정도로 얻어 터졌으면 레프리 스탑으로 경기가 끝나도 이상하지 않았을 만했으니까요.

한 체급 아래가 주 전장인, 복싱 스킬과 근성은 좋지만 다른 부분은 그닥이라고 평가되는 선수에게 저렇게 얻어터진 옛 황제의 모습을 보고 참으로 착잡했습니다. 말로는 UFC 오퍼가 온다 뭐다 그러는데 UFC 가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이번 경기를 보니 뭐 한두 번 승리는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표도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을 거둘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러시아 국민들의 영웅으로 계시다가 조용히 은퇴하시는 게 어떤가 싶은 생각입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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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기시 미나미
16/06/18 13:16
수정 아이콘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나이가 들면서 당연히 내려가는게 맞지만 한시대를 지배했던 제가 가장 좋아했던 선수의 말년이 아름답게 마무리되지 못하는거 같아서 아쉽네요.
Neanderthal
16/06/18 13:20
수정 아이콘
UFC로 안 오는 이유가 있네요...말씀하신 대로라면 굳이 UFC에서 잡을 이유도 없을 것 같습니다...
샤르미에티미
16/06/18 13:24
수정 아이콘
효도르는 생각보다 비즈니스적인 면이 큰 인물이고 UFC로 안 오는 것도 그것 때문이죠. 핸더슨에게 졌을 때 은퇴하지 않고 본인이
이길만한 상대 골라서 3연승하고 은퇴했던 것도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고요. 실제로 먹힌 게 국내팬들은 그 3연승을
보며 베우둠, 핸더슨에게는 리벤지 할 수 있겠다고 믿었습니다. 안토니오 실바에게는 너무 처참하게 져서 그 이야기는 안 나왔고요.
지금 UFC와 협상 중이라고 하는 것도 다 계산 된 언플이고 (물론 실제로 협상하면 UFC 입성은 무난) 이제 고전 안 할 만한 상대들만
골라서 몇 전 더 치르다가 다시 은퇴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입니다. 만약 UFC에 간다면 정말 도전정신에 박수를 칠 것 같습니다.
파쿠만사
16/06/18 13:29
수정 아이콘
경기를 보진 못했지는데 관련기사에서 죽다 살아 났는데 판전승? 이래서 머지 했는데 위에 기사에 사진을보니 후....
역시 세월은 어쩔수 없는건가 하는생각도 들고 정말 팬이었던순수인데 말년에 이렇게 망가지는걸 보니 정말 안타깝네요.
시안님 글 마지막처럼 어쩌면 그냥 조용히 은퇴하는게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별개로 효도르 선수보면 느껴지는게 야구로 치면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옜날엔 그사람의 경기방식이 맞는거였고 그걸로 최강자의 자리고 올랐지만 세월이 흐르며 바뀌어가는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자기것만 고집하다 결국 도퇴 되버린 느낌입니다.(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니 혹시라도 불편하신분들 있으시면 수정 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츠에 만약은 없지만 효도르 선수가 프라이드 없어진후 UFC로 가고 그곳에 맞는 훈련을 했다면 어땠을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크로캅 선수나 이런 선수들 보면 결국 세월앞에서는 장사가 없긴하지만...
요즘 이런것들을 보면 나도 나이가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세삼 듭니다. 내가 어렸을때 보았던 최강자라는 사람들이 퇴물이 되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싱숭 해지긴 합니다.
릴리스
16/06/18 13:41
수정 아이콘
표도르는 이제 안되죠. 다시 복귀 안하는게 나았다고 봅니다.
16/06/18 13:41
수정 아이콘
크로캅, 효도르 이제 둘 다 그만해... ㅡㅜ

그러고 보면 마크 헌트가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곧미남
16/06/18 13:42
수정 아이콘
그냥 은퇴가 답이죠.. 요즘 어쨌든 약물의 시대에서 저 체격으로 최고가 됐다는걸 인정받는 분위기에서 뭐하러 또 복귀는 해서
wish buRn
16/06/18 15:20
수정 아이콘
UFC 헤비급 챔피언 미오치치는 잽으로 말도나도 스턴시키고 30초만에 이겼습니다.
표도르가 10년 최강자였던 건 맞지만,과거의 책갈피에 꽂아둬야죠.
16/06/18 16:20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 실망하셨다면 죄송하고요.
제가 ufc가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길 수 있거나 져도 데미지 없는 상대만 고를거에요.
전성기인 선수와 붙으라고 하면 안갈겁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준대도....
한물간 안토니오 실바에게 리벤지 명목 또는
챔피온 출신 베우돔은 주짓수만 조심하면 될 거 같으니까 리벤지 명목 - 져도 팬들은 잘싸웠다 해주겠죠?
아니면 브록레스너랑 한판해서 대전료 많이 받아도 좋겠네요.
미오치치, 주도산, 벨라스케스 등이랑은 절대 안붙을 겁니다.
뭐 어쨌든 황제 칭호가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머리 굴려볼께요.
소다수
16/06/18 16:46
수정 아이콘
이 사람 뭐 사업하다 말아먹기라도 했나요? 왜 갑자기 복귀했죠?
검은달의추종자
16/06/18 16:56
수정 아이콘
60억분의 1이 어쩌다 이지경까지
도라귀염
16/06/18 17:36
수정 아이콘
한때 진짜 최강자인줄 믿고 있었는데 좀 찹찹하네요 전성기 시절이였다면 ufc라헤정도에선 상위권에서 놀았을것 같긴 합니다 체격이 아무리 봐도 헤비급은 좀 아닌듯 해요
16/06/18 17:39
수정 아이콘
찹찹하다는 게 무슨 뜻이에용?
와우처음이해��
16/06/18 17:57
수정 아이콘
냠냠냠 오뚜기 마요네즈로 볶을꺼야 ~
뱃사공
16/06/18 19:27
수정 아이콘
착잡하다는 걸 잘못 쓰신 듯 하네요
시나브로
16/06/18 18:53
수정 아이콘
효도르는 뭐..-_-

내일 맥도날드 경기 있네요

그리고 작년 라울러랑 타이틀매치 파이트머니 충공깽 수준;; 새삼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477&aid=0000037189
뜨와에므와
16/06/18 21:42
수정 아이콘
효도르가 세계 최강이었던 시절이 있었던 건 분명하지만

갈라파고스로 불리는 일본의 단체에 계속 머물러 있는 동안

UFC는 근근히 버티면서도 격투기술과 훈련의 발전을 이루면서 최고의 단체가 됐죠.

결국 효도르가 내려온 결정적 이유는 세월의 탓도 있지만 세계의 흐름과 변화를 알지 못했다고 보는게 맞겠죠.
스덕선생
16/06/18 23:07
수정 아이콘
나이문제가 크죠. 아무리 잘나가는 선수도 30대 중후반 넘어가면 체력에서부터 상대가 안 돼죠...
우물안 개구리라고 보기엔 효드르가 꺾었던 노게이라가 UFC 가서 헤비급챔피언을 차지하는등 프라이드는 약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의 효드르는 단순 체력뿐 아니라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는 선수지만, 과거의 그는 폄하될 이유가 없습니다.
16/06/19 02:49
수정 아이콘
너무 비약이 심하네요 댓글이
실망도 크겠지만 전성기때 효도르는 세계최강이 맞죠
그시절 ufc는 취급도 안해줬고 전 ufc챔피언들도 두들겨 맞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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