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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22 11:57
저는 룸메이트는 아니고 한 1년 정도 대학후배와 같이 산적이 있었습니다. 가정형편도 어렵고 사회 초년생이라 서울에 집 구할 여건이 안되 보증금 모을때까지만 제 아파트 방 하나 내줬었죠. 물론 10원 한장 안 받았습니다.
그친구가 예의 바르고 싹싹하고 착하고 청소도 잘하고 다 좋은데...... 자꾸 자기 애인을 불러와서 사랑을 나눕니다. 저 없을 때 그러는 거라면 제가 뭐라 하겠습니까. 저녁에 데려와서 같이 자고 아침에 손잡고 출근한다는거지요. 한참 혈기 왕성한 나이이니 거기까지도 이해해줄 수 있겠는데 문제는 사운드가 온 동네 떠나갈 정도였습니다. 그래 젊은 커플이니까 하고 또 이해하려고 했는데.... 처음엔 한달에 두어번, 일주일에 두어번... 나중에는 아예 둘이서 거의 동거하다시피 하더군요. 아가씨가 자기 물건이랑 옷가지까지 들고 왔습니다. 한달이면 몇일만 혼자 들어오고 둘이 눌러 살았더랬죠. 여차저차 1년 정도 살다가 방 구해서 나갔는데 그 이후론 그 누구도 집에 들이지 않겠다 결심하고 지키고 있습니다. 아 그 후배는 그 아가씨가 아니라 다른 아가씨랑 결혼했다는 건 함정이네요.
16/03/22 12:04
전 룸메가 밤마다 코를 어찌나 골아대는지 자다가 깨면 코골이 때문에 다시 잠도 안오고 그러면 살짝 방 불을 켰다가 끕니다.
그럼 룸메가 으아아악!!! 이러면서 눈부심에 막 몸부림 치다가 한동안은 안 골더라고요.. 그럼 그 틈에 저는 다시 꿈나라로...
16/03/22 12:22
제가 겪은 일화중 가장 최악이었던건 세면대에 오줌을 싸는 선배 룸메이트였습니다.
물 틀어놓고 싸니까 문제될 거 없지 않냐고 오히려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던...
16/03/22 13:17
1번형과 같이 방을 써봤는데 생각보단 살만해요 크크
냄새에 제 후각도 적응을 해서 나중엔 냄새가 별로 안나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경악하는데..
16/03/22 13:39
저는 기숙사 같이 쓰는 사람이 한참 형이었는데 매일같이 음악을 틀어놓고 자더군요. 그것도 매일 같은 음악을.....
그 때 어떻게 참았는지 아직도 미스테리합니다.
16/03/22 13:40
저는 귀 밝고 눈 밝은 토끼형... 이라고 이름을 붙여볼게요.
그친구는 1학년 새내기, 공부는 딱히 하지 않는 타입인거같았고 (일찍 들어와서 핸드폰만 하던;;) 저는 과제에 이리치이고 저리 치이다못해 멘탈이 날아갈거같은 디자인과 3학년이었습니다.. 타자 소리가 시끄럽다-> 키스킨을 씌워서 소리 완충 키스킨을 씌웠지만 그래도 난 너의 타자 소리가 미친듯이 시끄럽다 -> 강제로 타이핑 속도 늦추기 마우스 딸각거리는 소리가 시끄럽다-> 최초로 타블렛 사용 자는데 모니터가 너무 밝아서 신경쓰인다 -> (아 어쩌라고;) 왜 너는 새벽에 과제를 하냐 과제좀 일찍 해라 -> 놀기만하는 1학년은 셧업 (생각만 크크) 본인을 위해(?) 안대나 귀마개를 착용해줬으면 싶었는데 끝까지 저한테 불만만 토로하다가 1학기가 끝나서 빠이빠이 했습니다. 그친구는 그냥 제가 잠을 안자고 있던게 스트레스였을지도 모르겠네요.
16/03/22 13:59
아 저는 청소 안하는 사람이랑은 못살겠더라고요.. 그래도 군말없이 제가 다 하면서 살았는데 한 삼개월쯤 지나서 분리수거장이 어딘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폭팔해 버렸습니다. 크크
16/03/22 14:51
저는 2학기 때 입사하게 되어서 3명은 서로 다 알겠지? ㅜㅜ 하면서 들어갔는데
너무 반겨주는 겁니다. 들어가는 날 소곱창도 사주고.. 그런데 알고보니 거기 있던 법학부 한명이 그 세명이랑 싸워서 사감실에 꼰지르고 자기는 그냥 나가버린 것이었는데.. 거기에 제가 들어온 것이죠. 한명은 1학년이고 두명은 4학년이었는데 1학년은 거의 안들어오고 4학년은 미디어학부라 과제에 게임하는게 있었는데 테라 였나? 둘이서 과제한답시고 아침 여섯시 까지 미친듯이 합니다 크크 저야 걍 잘 자는 타입이고 넘 심하면 똑같이 APM300으로 스타해버렸는데 법학부 학생이 이해가 가더군요.
16/03/22 16:00
와.. 일하던 중간에 몰래몰래 피쟐 하다 보니 룸메이트를 톨게이트로 읽고 들어와서는,
톨게이트 근무하시는 분들도 기숙사가 있나 이러면서 읽고 있었네요. 다시 정독하겠습니다..
16/03/22 16:19
1. 제 룸메이트들은 청소를 잘했습니다! 담배 피는 사람 중에 그렇게 깔끔한 사람도 없었고요. 운이 좋았죠.
2. 저희 방은 늘 샤워를 늦게 한 사람이 화장실 청소까지 다 해놓고 나오는 게 버릇이었기 때문에.. 3. 당시 저만 애인이 없었는데, 할 일 하느라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어요. 이어폰 하나 있으면 끝! 4. 옆방 사람들 다 모아서 같이 몰래 야식 먹는 게 일상이었어요! 그래서 몸무게가 확 늘었네요.. 하아.. 6. 초창기엔 외부인도 그렇고 저희 방에 들어오는 게 별 상관이 없었는데(사람 모이면 재밌죠), 좀 지나가니 들이기가 껄끄러워서 기숙사 방침을 핑계 삼아.. 7. 룸메이트는 다 맘에 들었고, 문 똑똑 두드리고 오는 사람들 중에는 말도 많을 뿐더러 영 내키지 않는 이들이 있었습니다..ㅜ 지금 생각해 보니 잘 대해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네요. 내가 편하고 좋아서 온 사람들일 텐데.. 글 잘 읽었습니다!! 재밌네요.
16/03/22 18:15
예전에 2인실에 살다가 한명이 중간에 외국 나가 버리는 바람에 한 한달간 혼자 살았었는데, 혼자 사는 기숙사야말로 천국이죠.
전, 애인 통화는 제가 민망해서 밖에 나가서 하게 되던데 크크
16/03/23 04:26
룸메이트들이 이상한거야 한도 끝도 없죠. 논문자격시험(qualification exam) 붙은 기념으로 친구들하고 마시려고 사놓은 (비싼) 와인을 저 대신 들고 나가서 파티를 한다던가, 조부모께서 돌아가셔서 슬픔에 젖어 있는데 여자 친구를 불러서 거실에서 예능을 보며 파티를 한다던가, 밤 늦게 남의 차키를 몰래 들고 나가서 차를 긁고 돌아온다던가, 나는 석사생이라 영어를 못하니까 (이게 뭐지?) 박사생인 네가 40페이지가 넘는 영어 리포트를 이틀만에 검수해 달라던가, 제가 관심있던 여학생이 있는 (저는 없던) 술자리에 가서 남의 뒷말을 신명나게 하셔서 그 이후로 그 여학생이 저를 보는 눈빛이 엄청나게 달라졌다던가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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