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3/12 18:39:08
Name 토니토니쵸파
Subject [일반] [단편소설] 바둑의 미래
이세돌9단과 알파고의 바둑을 보고 생각난걸 단편소설로 써봤습니다.

-------------------------------------------------------------------------------------------------------------------------

2016년 이세돌9단이 알파고에게 패배했다.
바둑의 탄생이래 남겨진 모든 기보를 분석하였고,
상대방이 착수하면 이후 승리를 위한 가장 최선의 수를 두는 알파고에게 대부분의 인류는 경악했다.
이후 알파고는 무수한 인간바둑기사를 좌절로 몰아가며 최고의 바둑기계가 된다.

사람들은 바둑 발전의 끝을 보았다고 하였으나 과학자들의 연구는 계속되었다.

2020년.
그사이 무수한 알파고의 아류작들이 제작되었다.
베타고, 김치고, 렛잇고, 이게머고, 못먹어도고등등.
정상급 바둑대결은 더이상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기계와 기계의 대결.
허나 기계들이 두는 한수를 이해하기 위해 인간들의 바둑도 발전하였고 이에 바둑의 인기는 급상승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바둑 AI는 지속적 발전을 이루어낸다.

202X년 3월 X일.
인공지능은 날로 발전했다.
새로 개발된 알파고224와 현챔피언 김치고144의 대결이 벌어졌다.
두달전 김치고143의 차기 모델로 나온 김치고 144는 이전 챔피언이었던 알파고 223을 71수 불계승으로 챔피언자리를 획득하였다.

판이 열리고 알파고 224가 첫수를 두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급격한 발전을 이룬 지금, 한수를 판단하고 착수를 결정하는 시간은 초단위였다.
허나 김치고 144는 계속 연산만 진행할뿐 다음 수를 두지 않았다.
93초의 연산뒤 김치고 144는 착수없이 패배를 선언한다.
알파고 224의 1수승은 다시 인류를 충격에 빠트렸다.

202X년 4월 Y일. 렛잇고87 51초 1수승.
202X년 7월 Z일. 김치고 145 9초 1수승.
202X년 12월 Q일. 알파고 225 1초 1수승.

이제 바둑은 한수만에 승부가 나는 게임이 되었다.
모든상황을 파악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맞은편 인공지능의 능력을 파악했다.
그리고 자신의 연산능력으로는 도저히 이길수 없는 상대임을 깨닫고 곧바로 패배를 선언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또다시 바둑 발전의 끝을 보았다고 하였으나 과학자들의 연구는 계속되었다.

203Y년 5월 W일.
못먹어도고7120이 개발되었다.
못먹어도고7120의 출시와 동시에 이전 바둑챔피언이었던 김치고298은 패배를 선언했다.
이제 착수이전에 패배를 선언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0수승이었다.

사람들은 또다시 바둑 발전의 끝을 보았다고 하였으나 과학자들의 연구는 계속되었다.

203Z년 2월 E일.
폭풍이 몰아치던 날 밤 이게머고연구소가 의문의 사고로 폭발하였다.
최신 인공지능인 이게머고591의 개발완료 하루 전의 일이었다.
조사결과 현 챔피언인 렛잇고899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사람들은 고민하였다.
바둑이란 무엇인가.
승리란 무엇인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3/12 18:43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재밌어요
토니토니쵸파
16/03/12 20:2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6/03/12 18:44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적절한 와장창 결말 크크

이렇게 된 이상 연구소로 돌진한다
토니토니쵸파
16/03/12 20:23
수정 아이콘
역시 와장창이죠 크크
마스터충달
16/03/12 18:48
수정 아이콘
신 창세기 203Z020E
렛잇고899가 이게머고591을 시기하여 폭발시키매 이를 두고 구인(舊人)들이 렛잇고899를 카인이라 부르니 최초의 살해이니라.
토니토니쵸파
16/03/12 20:23
수정 아이콘
오....멋집니다! 이렇게도 볼수있군요!
이호철
16/03/12 18:59
수정 아이콘
역시 엔딩은 폭발엔딩이죠
토니토니쵸파
16/03/12 20:23
수정 아이콘
와장창!
arq.Gstar
16/03/12 19:04
수정 아이콘
바둑두기 이전에 승리!!!
토니토니쵸파
16/03/12 20:26
수정 아이콘
궁극의 승리죠 흐흐
도연초
16/03/12 19:04
수정 아이콘
확실한 것 하나는 상금이 걸린 대국에서 외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없도록하는 제약이 필요하겠죠. 지금처럼 담배피우러 나간다거나 하는 것이 금지될지도 모르겠네요.
리스키
16/03/12 20:06
수정 아이콘
체스 챔피언이 아이폰으로 컨닝하다 걸린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토니토니쵸파
16/03/12 20:28
수정 아이콘
공개된 곳에서 담배를 핀다거나 하면 되지 않을까요?
16/03/12 20:40
수정 아이콘
공개된 곳에서 화장실?
토니토니쵸파
16/03/12 20:47
수정 아이콘
http://mnews.sbs.co.kr/news/endPage.do?newsId=N1001388230
이런걸수도...

사실 심판이 따라가는게 제일 편하긴 하겠죠..
실제로는 어떻게할라나요...
16/03/12 19:06
수정 아이콘
결말 오지고 지리고
16/03/12 19:08
수정 아이콘
인공지능의 성장이 바둑의 발전을 가져올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16/03/12 19:14
수정 아이콘
바둑이 풀린 게임이 되는 순간 검은 돌이나 흰 돌을 선택한 쪽이 무조건 이깁니다.
이사무
16/03/12 19:23
수정 아이콘
이게 뭐고~
(농담이고 잘 읽었습니다)
16/03/12 19:28
수정 아이콘
양쪽다 바둑의 신 급 능력이고 덤을 자연수로 설정하면 1수승 같은게 나오지는 않겠죠. 시작하자마자 무승부만 계속 나오겠지만..
실제로 오목의 경우에는 양쪽이 다 완벽하게 두면 무승부가 나오는 주형에서 경기를 합니다.
오목은 공격을 하면 무조건 막아야 해서 경우의 수가 적기 때문에 기사들이 한 주형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자료로 저장해 놓기도 하더군요.
바둑이야 경우의 수가 거의 무한하니 인간끼리의 승부에서 덤이 자연수일 필요는 없겠지만 인공지능이 엄청나게 발전한다면 덤이 자연수인 경우가 나와야 할 수도 있겠네요.
윤열이는요
16/03/12 19:53
수정 아이콘
스타라면 시작하자마자 일꾼 4마리 가르기가 0.1초 늦으면 바로 GG치는 상황
16/03/12 20:12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프로토스 너마저
16/03/12 20:17
수정 아이콘
더 나아가면 미네랄 배치보고 미세한 채취율을 캐치해 바로 GG를 칠 수도 있겠네요
ohmylove
16/03/12 20:20
수정 아이콘
지형 배치도요.
ohmylove
16/03/12 20:20
수정 아이콘
확실한 건, 온라인 바둑은 망했다는 거네요. 미래에 알파고가 저렴해지면 다 알파고를 컨닝할테니.
마스터충달
16/03/12 20:26
수정 아이콘
??? : 너 헬퍼고 썼지?
??? : 하... 손캠 갑니다.
테임즈
16/03/12 21:38
수정 아이콘
지금도 웬만한 아마추어들보다 나은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온라인바둑은 그대롭니다
다만 9단들 싸움이 프로그램이냐 아니냐로 바뀔듯... 프로는 인증받은아이디로만 게임을 한다거나
16/03/12 21:34
수정 아이콘
아 정말 빵 타졌네요 크크크크크 네이밍 센스가 정말 최고에요!! 실컷 웃고 갑니다.
candymove
16/03/13 11:0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의 폭발장면은 인공지능의 승리를 향한 의지를 처음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약간의 비약이 있는 것 같네요. 뭐 이걸 노리신 걸수도 있지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056 [일반] 힐러리 클린턴의 토론 스타일 [27] 삭제됨8432 16/03/13 8432 0
64055 [일반] [SF 단편] 궁극의 질문 [42] 마스터충달6228 16/03/13 6228 10
64054 [일반] [혐?] 태어나서 가장 더럽다는 생각이 드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45] 삭제됨12282 16/03/13 12282 1
64053 [일반] 지금 막 시그널이 끝났습니다.(스포주의) [114] 페이커센빠이12144 16/03/12 12144 8
64052 [일반] 독일언론에서 긁어오기 - 알파고(3) [13] 표절작곡가11005 16/03/12 11005 8
64050 [일반] 인공신경망과 알파고 - 인공신경망이란 무엇인가? (데이터 주의) [15] 65C0211242 16/03/12 11242 22
64049 [일반] 남녀 성비 불균형은 사회적 재앙을 초래할까? [51] santacroce14090 16/03/12 14090 39
64048 [일반] 서울시, 도철 성남여주선 운영 불허에 개통 연기 불똥 [16] 군디츠마라7046 16/03/12 7046 4
64047 [일반] [단편소설] 바둑의 미래 [29] 토니토니쵸파6778 16/03/12 6778 16
64046 [일반] 알파고 문제 - 꿈보다 해몽이라는 것 [23] 푸구루죽죽7322 16/03/12 7322 3
64045 [일반] [바둑] 인공지능의 도전 제3국 - 알파고 불계승 [114] 낭천15960 16/03/12 15960 0
64043 [일반] 워킹!! 감상문 [19] 좋아요3995 16/03/12 3995 2
64042 [일반] [3.12]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박병호 스프링캠프 3호 솔로 홈런) [12] 김치찌개6351 16/03/12 6351 0
64041 [일반] 브라질의 어두운 과거 이야기 [12] santacroce6320 16/03/12 6320 10
64040 [일반] [프로듀스101] 4차 평가 팀 구성 소개 (2차 투표 결과 전, 후) [17] The Last of Us7595 16/03/12 7595 2
64039 [일반] 캐낼수록 드러나는 잔혹한 진실.. [59] 로즈마리14400 16/03/12 14400 1
64038 [일반] [음악] 귀를 의심한다. Life & Time [5] SwordMan.KT_T4224 16/03/12 4224 2
64037 [일반] [프로듀스101] 2차 투표 최종 결과 [74] Leeka8716 16/03/12 8716 0
64036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18 (4. 쫓는 자와 쫓기는 자) [34] 글곰4948 16/03/12 4948 65
64035 [일반] 룰라런...빈곤퇴치와 로또 [7] santacroce6119 16/03/12 6119 16
64034 [일반] [3.11]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김현수 1타점 적시타) 김치찌개3610 16/03/12 3610 1
64032 [일반] 애절한 랩발라드 좋아하시나요?? [6] JN사랑해5265 16/03/11 5265 0
64031 [일반]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이야기: 차베스와 다른 길 [25] santacroce7377 16/03/11 7377 1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