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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17 02:29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전 지금까지도 고등학교 담임선생님들은 꼭 일년에 한번씩은 찾아뵙니다 물론 졸업한 지 얼마 안된 20대지만.. 홈커밍데이라고 모교 후배들 앞에서 강연 같은 수다를 한 적도 있고.. 근데 전 학창시절 때 선생님 말도 잘 듣고 공부도 가장 잘했었고 대학도 가장 잘 가서 지금은 사회적으로 가장 성공한 학생이니 (적어도 당시 그 학년에선) 선생님들의 으뜸 가는 제자일 것이라고 제 자신을 알고 있었는데, 정작 선생님들 하시는 말씀은 전부 야 니 때문에 진짜 일년동안 골치썩었다 이런 말씀 크크크.. 그런데 사실 맞는 말 크크크크.. 정말 스승과 제자는 인생 살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관계들 중 하나인것 같아요
16/02/18 19:30
좋은 기억으로, 혹은 나쁜 기억으로 남기 가장 쉬운 관계라 참 힘든 관계이기도 하죠ㅠㅠ 공부를 잘한다고 이쁜 제자는 아닙니다만, 골치 아픈 제자가 기억에는 확실히 오래오래 남습니다?크크
16/02/17 02:31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30초반 남교사로서 중등과 초등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공감하게 되네요. 저도 2년차 처음 담임을 맡으면서 학교에 오지 않는
여자아이를 동네 주민의 제보로 근처 낚시터에서 보고 데려온 경험도 있고, 교생 실습때 연예인 기분도 느껴봤구요..;; 학생으로부터 느낀 보람도 지금까지 군대 전후 잠깐씩 다른 학년을 한 걸 제외하면 6학년만 계속 맡아왔는데 그 학생들과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며 보람도 많이 느끼고 있네요. 현재 초등학교는 지역 교육청마다 다르긴 하지만 평가(기존의 선다형에 점수가 나오는 지필평가)를 없애고 있고, 체험학습 위주로 많이 바꾸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활동 위주로 가는 것이 아이들이 중등 과정에 올라가서 공부하려면 더 힘들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장 변화된 학교 현장의 모습을 지지하는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저 역시도 이 분위기에 따라가고 배우려고 노력 중입니다. 여기 계신 피지알러님들 만이라도 학교 현장에서도 기존에 느껴왔던 교육의 문제를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으며, 분명 기대에 부응하는 부분은 적을지 몰라도 많이 변화되어가고 있음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16/02/17 03:28
개인적으로 교사에게 좋은 추억은 별로 없지만, 예나 지금이나 아마 편한 직업은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그 선생님들도 제가 별로 달가운 학생은 아니었을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16/02/17 04:11
업무량의 경우 방학과 평일을 다 종합해서 평균했을때와 일반 사람들의 평균을 놓고 비교해봐야 겠죠. 제가 생각하는 교사의 어려운 점은 사회의 높은 기대가 아닌가 하네요. 학생의 인성교육, 입시같은 성적에 대한 기대, 훌륭한 인격체로서의 선생님에 대한 기대까지요. 학생의 인성이나 생활모습은 아이때부터 가정에서 차곡차곡 쌓인 결과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가 변했어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아이의 문제는 결국 부모의 문제였던 것처럼, 선생님, 학교에서의 책임보단 가정문제로 보고 선생님이 뭔가를 해 줘야 한다는 기대는 무리라고 생각해요.
16/02/18 19:43
방학도 보충수업이 있는 고등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들, 그리고 담당업무에 따라 워낙 차이가 커서 그 부분은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기대치를 맞추는 게 참 어렵더라구요ㅜㅜ
16/02/17 04:13
저희 부모님이 교사셨고 저는 교육사업을 하고 있기에 교사의 현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있고 공감가네요.
한 부분에 대해 말하자면 20~30초반의 미혼 남교사는 특히 호칭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남자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여학생들이 받는 상처가 꽤 크더라구요. 그만큼 선생님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하고 30중반 넘어가면 슬슬 호칭에 대해 자유로워지는 편이구오 크크.. 학원입장에서는 좀 더 수업에 집중 할 수 있는 구조와 학생수의 적음에서 오는 관심도의 차이 때문에 학생들과 좀 더 사적인 대화를 할 수 있고 몇년동안 가르칠 수 있는 면에서도 호칭 문제에 더욱 민감한듯합니다. 특히 여학생들끼리 파벌이 나뉜경우 오해까지 살 수 있구요. 업무하면서 30여명 관리도 쉽지 않은데 고립된 상황 특별히 더 조심해야하는 언행등이 미혼 남교사의 어쩔 수 없는 숙명같습니다 크크..
16/02/17 09:19
이거 레알입니다
젊은 남교사는 여학생 대하는게 정말 힘들어요.. 선생님 넥타이 색깔, 핸드폰 모델등 사소한거 까지 기억하는 애들한테 누구는 이름불러주고 누구는 너라고 했다고 섭섭하다며 칭얼대는거 가볍게 생각하다가 말려드는거 한순간입니다
16/02/17 09:21
고생이 많으십니다. 국공립교사가 근무환경때문에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지만 인격체를 길러내는 역할이 쉽지 않기에 저는 그 비난들이 온당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애들은 태어날때부터 디지털미디어에 노출되어서 어른들과 공간 분리가 안되는 상황이라 주변에 아는 교사들에게 듣기로는 영업직처럼 업무용 생활용 폰을 두개씩 쓰던데 예전 교직과는 사생활등 다른 맥락에서 힘든 점이 있겠네요.
16/02/17 09:46
아직까지도 반배치에 대한 문제로 선생님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문제의 중심이 분명 '명문대를 보내는 것만이 교육의 전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담임선생님의 재량과 관련된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대체 무엇이 고등학교로 하여금 입시전문기관처럼 보이게 만들었을까요? 글쓴이분께서 말씀하시듯 선생님과 학생들이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 유익한 관계를 만들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이를 통해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는 곳이 학교일텐데요... 안타깝다는 말밖에 반복할 수 없네요.. 부디 입시가 만들어낸 지옥에서 상처받지 마시고, 행정이 빚어낸 과오에서 교사로서의 긍지를 잃지마시길 바랍니다. 멋진 국어교사님 힘내세요. 화이팅.
16/02/17 10:00
저도 4년차 국어교사입니다 반갑네요^^ 중학교에만 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고등학교를 가는데 걱정이 큽니다^_ㅠ 몸도 마음도 늘 건강합시다!
16/02/18 19:39
중학교랑 많이 다르겠지만 또 금방 적응하실 겁니다. 20년정도 근무한 선생님들 이야기들이 대부분 비슷하더라구요, 몸이 최우선이라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16/02/17 10:04
남자교사 할당제 확실히 필요한거같아요
여자교사가 남고생, 특히 수업분위기 별로 좋지않은 학교들은 확실히 힘든데 남교사는 거의 고3쪽에 몰려있으니..
16/02/18 19:48
챔스 결승본다고 시험 전 날에도 밤새던 남자들이 저의 동기들이었기 때문에... 여자들이 많이 붙는 게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크크
생각보다 남교사는 제법 많습니다. 젊은 남교사가 없어서 그러지ㅠㅠ
16/02/17 10:19
크크 교생쌤은 오실때마다 환호했던 기억이..
남중 남고를 나왔는데 중학교때는 상명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오신 여자 교생쌤분들이 오셨는데 고등학교 오니까 학교 선배 교생쌤들만 오시더군요.ㅠㅠㅠ 최근 5-6년간 (제가 재학중에도, 졸업한 이후에도) 교장선생님이 학교 선배님이 오고 계십니닼크크크;
16/02/17 13:43
저도 첫발령나서 담임이었고, 3년을 달아올라가고 첫 제자를 졸업시켰습니다. 학교가 스펙타클해서 평생 한번도 안가본 경찰서를 얼마나 갔던지, 그래도 그 사고뭉치들이 졸업한다고 한번도 안입던 교복 입고 와서 사진 찍고, 고맙다고 울면서 안기는데, 참 뭉클해지고, 이런 것때문에 교사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16/02/17 15:28
고생이 많으세요. 건강도 생각하시고 행복감과 사명감도 같이 느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고생만큼의 보상도요~ 해당 상황과 전혀 연관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기간제 교사는 아니시지요? 일부 학생들이 기간제 교사는 무시하고 교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나서 너무 걱정스럽더군요.
16/02/18 19:56
그것도 다루고 싶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질까봐 이야기는 못했네요...
교사와 학생에 대한 문제가 뉴스 사회면에 뜰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ㅠㅠ
16/02/17 16:56
默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 - 論語 <述而>
묵묵히 배운 지식을 기억하고, 배움에 있어 만족함을 모르고, 다른 사람을 가르침에 있어 피곤함을 모르나니, 이 세 가지가 있어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10여년 교직에 있으면서..학생부장을 하면서...이 말씀만 붙들고 살아갑니다. 힘내십시오~!
16/02/17 17:00
전 초등이고 아직 2년차이지만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갑니다. 특히 동료교사와의 관계는 생각보다 가까워지기가 어렵더라고요.. 금방금방 서로 떠나기도 하고... 여전히 시행착오가 진행 중입니다
16/02/17 17:04
교직에 몸 담으면서
정답이 없는 굴레 속에서 정답을 찾아 허우적 대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도 결국 물을 채우기 위해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화이팅 합시다!
16/02/18 02:33
젊은 교사인만큼 학교에서 맡은 업무도 꽤 있을테고 고등학교에 계신다니 초중학교 교사보다 근무시간도 길겠네요. 여러가지 수고가 많으실걸로 압니다만 교원 급여가 그리 박봉은 아닙니다. 일반직 공무원 급여랑 비교하면 교사 초봉이 7급 저호봉자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거나 그 정도거든요. 아무래도 학교 다닌걸 호봉에 반영해서 8,9호봉으로 시작하는 교원 급여 체계 덕분이겠죠.
4년차라고 하셨으니 아직 1정은 안 따셨을텐데 1정 따면 1호봉 추가 됩니다. 재직중에 석사나 박사학위를 취득해도 호봉에 가산되구요.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호봉승급제한이 없고 근속가봉까지 있어서 32호봉 이상 쭉쭉 올라가기 때문에 경력 좀 있는 교사분들 중에 40호봉 이상 되는 분들 보면 일반직 공무원이랑 급여 차이가 꽤 납니다. 아직 젊은 분이니 그게 언젠가 싶기는 하겠지만요. 중학교 근무도 해보셨다니 아시겠지만 일단 교원 최고의 장점은 방학인 것 같아요. 그 어느 직종에도 없는 혜택이라면 혜택이죠. 월급 다 받고 한달에서 한달 반 정도를 통째로 쉴 수 있으니까요. 방학 때 한달동안 해외여행 가는 분들 많던데 교사가 아니고서야 어느 월급쟁이가 한달씩 여행을 갈 수 있겠습니까.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 가죠. 보통은 한 일주일 휴가 내는 것도 눈치 보여서 힘들거든요. 요즘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만만찮고 나름의 고충이 분명 있을거라고 생각은 됩니다만 여러가지 혜택이나 장점은 있는 직종 같아요.
16/02/18 20:01
방학이야 경우에 따라 근무할 때도 많지만 확실히 주말을 쉬고 법으로 정해진 빨간 날을 쉰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6/02/20 21:33
대개 한달씩 쉬지 못합니다
방학에도 돌아가며 학교에 나오거나 국회의원 요청 자료 작업할 때도 있고 처리할 일도 있습니다. 많이 쉬어야 2주에요. 한달레서 한달 반 쉬는 경우는 드문 경우에요.
16/02/18 06:14
피지알에 교원이 이리 많군요. 젊은 선생님의 교사에 대한 소고 잘 읽었습니다. 저도 바로 이 마음이었네 하며 입꼬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제 19년차가 되니 직업으로서의 긍정적포인트는 거의 못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사의 생애 소득을 이야기하지만 삶의 질은 이십년전과 별로 달라진게 없는거 같아요. 애들이 어릴때는 온통 아기에게, 조금 더 지나니 집장만에, 조금 더 지나니 부모님의 건강에, 이제 어느새 훌쩍 큰 아이들의 먹고 쓰는 것에, 앞만 보고 달렸던 끄떡없던 우리 부부의 삐걱거리는 몸에. . . 무엇보다도 사회가 이 직업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부정과 비리, 학생, 청소년문제의 방관자, 기득권을 갖고있는 이기집단등으로 비춰지는 이 나라의 현실에 마음이 너무 위축되는게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사회를 리드하는 리더만 만들어온 교육정책의 피하지 못하는 책임자인 교사가, 점점 괴물같은 아이들만 기계처럼 만들어내는 일에 학부모들이, 교육청이, 대학들이, 이 나라가, 아니 이제 아이들이 시퍼런 칼을 목에 대고는 성적과 대학진학을 위해 영혼마저 팔라며 계약서를 드리밀고 있는거 같습니다. 다 내 탓인가 합니다. 따뜻하고 남과 같이 살수있는 사람이 되게 도와주었어야 했는데 말이죠.
16/02/18 08:20
졸업하고 20대 중반에 바로 교사(기술교육과)임용된 제 친구가 며칠전 저한테 털어논 이야기와 너무나도 똑같아서 정독하고 읽었네요. 걔도 미혼의 20대 남교사인데 또래의 남교사가 없다고...
대한민국의 선생님들 화이팅입니다.
16/02/18 20:05
다음에도 친구가 그러면 그냥 어깨라도 한 번 툭 쳐주면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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