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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29 13:42:29
Name Cherish
Subject [일반] [탐정 더 비기닝] 코미디 영화가 아닌 추리 영화

올해 추석에는 영화를 꽤 많이 보게 되네요.
사실 이 영화는 예매권이 당첨되어 혼자 볼까 했었는데 주변의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재밌고 기본 이상은 한다.” 하는 평이 많아 가족들을 데리고 관람하였고 보고나니 역시 저도 그 평에 동의하게되었네요.

국내 최대 미제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강대만’은 뛰어난 관찰력과 괜찮은 직감을 가진 사람이지만 안타깝게도 지치고 힘든 일상에 치여 이 능력은 제대로 쓸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씩 경찰서를 기웃거리며 형사인 친구 만난다는 명목 하에 간간히 수사에 간섭하고 있지요. 반면에 광역수사대 출신 형사 ‘노태수’는 능력도 뛰어나고 학벌도 좋지만 주위와 타협하지 않는 성격으로 인해 점점 자신의 자리를 후배들에게 뺏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짜증나는 현실에 자꾸 일반인인 강대만이 수사에 도움을 준다고 간섭을 하니 아주 화가 날 지경입니다. 이러던 중 친구이자 형사인 ‘준수’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되고,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치지만 전혀 다른 처지와 성격으로 인해 그들은 계속 부딪히기만 합니다.

사실 저는 이 영화가 되게 뻔하고 진부한 영화인줄 알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몇 개의 합리적인 추리를 던지면서 계속 영화 내내 재미없는 슬랩스틱이나 말장난 개그를 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의외로 이 영화 꽤 진지한 영화입니다. 즉 단순히 즐겁게 명절날 가족끼리 보는 영화가 아니었던 거죠.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하면서 나름 괜찮은 트릭을 펼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두 주인공 중에 어느 한 쪽을 딱히 편들지 않으면서 서로간의 추리를 보여주는데 이 추리가 각자의 직업으로 하는 수 없이 약점이 보이는데 서로로 인해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을 나름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캐릭터 역시 좋습니다. 딱 과하지 않고 적당합니다. 개인적으로 형사랑 일반인이 어떻게 콤비를 이루게 되고 전개할지 궁금했는데 ‘남편’ 혹은 ‘가장’이라는 개념으로 둘이 서로 이해하고 결국은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이 좋고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 과 ‘꿈을 잃어가는 사람’이 만나게 된다는 게 꽤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역시 권상우 씨는 힘을 뺀 캐릭터가 본인에게 더 어울리고 보기가 좋은 거 같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 역시 몇 개 있습니다. 저만 그런지 몰라도 일단 권상우 씨의 발음이 가끔 안 들립니다. 심지어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유추하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가 복잡해지는데 몇 개의 설명은 대충 얼버무리며 전개해나간다는 느낌이 들었고 적당했던 캐릭터가 슬슬 과해지기 시작하더군요. 뭐 그래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정도 결과물이 나온 것은 되게 의외였습니다.  

아 그런데 이 영화에 다른 전문가나 소수의 주위 평처럼 ‘여성 혐오’에 대한 관점이 보여 질 수 있다고도 생각되긴 합니다. 물론 저는 이런 점이 이야기의 소재 혹은 전개에 도움이 되고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충분히 다른 쪽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뭐 그래도 저는 추천작입니다. 확실히 이야기가 재밌고 두 캐릭터의 합이 꽤 잘 맞거든요. 그래서 이 정도의 퀄리티라면 이 작품이 ‘탐정 더 비기닝’ 인데 시리즈화가 되어도 꽤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p.s 1. 서영희 씨가 평범한 주부 역할을 맡으니 꽤 신선합니다.
p.s 2. 카메오로 나오는 이일화씨가 반갑네요. 응사 시리즈를 재밌게 봐서 말이지요.
p.s 3.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추리 영화입니다. 이 점을 더 신경을 써서 보신다면 더 좋겠지요.
p.s 4. 영화를 보고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면 어떤 배우가 좋을까 생각했었는데 이선균 씨랑 손현주 씨가 이 영화에 잘 맞을거 같아요. 실제로 손현주 씨는 코미디 쪽도 잘 하시니까 말이죠.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조합이기도 하구요.
p.s 5. 미생에 나왔던 두 배우가 주연급 조연이라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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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15/09/29 13:48
수정 아이콘
전혀 볼 생각이 없던 영화인데 생각보다 괜찮은 모양이군요. 첫 문단을 보고 볼까 하는 마음이 생겨서 마지막 문단으로 건너뛰었는데 추천작이라는 말씀에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흐흐
영원한초보
15/09/29 14:00
수정 아이콘
말죽거리 권상우를 참 좋아하는데 이후 영화가 잘된게 없었죠.
연기력, 발음 논란도 큰 배우였는데 이 영화 홍보하는 걸 보니 많이 해탈한 것 같아요
해투에 나와서 "옥땅으로 따다와"도 직접하고요
Practice
15/09/29 14:07
수정 아이콘
영화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권상우씨 발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는 정도로
그냥 딱 기대한 그정도였는데,

정말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너무 작위적인 코미디에 힘을 조금만 뺐어도 더 좋지 않았나 싶어요 흐흐
만족하면서 나왔습니다.
15/09/29 14:09
수정 아이콘
얼마 전에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너무 볼 영화가 없었는데 킬링타임으로 괜찮습니다.
불편한 댓글
15/09/29 14:43
수정 아이콘
기대작들이 다수 쏫아지는 시기에 기대를 크게 안한 의외의 작품이 되려 좋은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엔 탐정인가 보군요 권상우씨 헤투에서 영화 홍보는 모습보고 이번엔 정말 잘됬으면 하는 마음이 생겨서 안그래도 극장한번 가볼려던 차 주변에서 좋은 평이 많이 들려 걱정없이 관람할수 있게 됬습니다
15/09/29 15:18
수정 아이콘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사도보다 잼있게 봤어요.
로즈마리
15/09/29 15:35
수정 아이콘
오늘 영화한편 보려고 했었는데 이걸 봐야겠네요~
삼겹돌이
15/09/29 15:36
수정 아이콘
저도 생각보다 괜찮더군요
케이블에서 드라마로 만들어도 괜찮을거 같은 느낌입니다
소라의날개
15/09/29 15:37
수정 아이콘
영화는 안봤지만 06년에 시나리오상 받았다더군요.
정유미
15/09/29 15:45
수정 아이콘
가족들이랑 사도 보려다가 이거 봤는데 극장 안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웃더라고요. 기대없이 봤는데 꿀잼이었네요!!
Crystal Castles
15/09/29 17:56
수정 아이콘
할머니가 보고 싶다 하셔서 끌려갔는데,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는 권상우 발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더군요. 서영희씨 이쁩니다...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 나오는 그 복남이가 이 사람이라니..
아포가르토
15/09/29 18:07
수정 아이콘
서부전선 빼고 다 재밌었어요 올해 추석영화.. 인턴,사도는 엄지척. 탐정은 가족끼리 가서 좋았고, 에베레스트는 혼자 봤는데 혼자 보기엔 딱 좋은 영화였네요.. 유일하게 실망한게 서부전선.. 해적 만든 제작진 맞나 싶을정도 였네요.. 어휴 절레절레..
BlinkWarden
15/09/29 19:42
수정 아이콘
저도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애들을 데리고 온 가족도 있었는데 명탐정 코난을 기대하고 온게 하는 생각이...
마음을 비우고 봐서 그런지 영화예고 프로그램에 보고 가도 재미나더군요
권상우와 성동일의 가정생활을 보자니...
곧 결혼 예정이신 분들은 얼마후 본인 모습이라 생각하시고...[유부 더 비기닝]...
회전목마
15/09/29 21:46
수정 아이콘
뭔가 저번 [해적]과 같은 포지션이랄까요?
방금 보고왔는데 본문의 거의 100퍼 동의합니다
앞으로 관객수가 점점 늘어날것 같아요
스위든
15/09/29 22:15
수정 아이콘
미생에 나왔던 조연분들이 나왔다고하셨는데,
한분은 박해준씨고 한분은 누구를 말씀하시는거죠?!
15/09/29 23:08
수정 아이콘
안영미의 이전 회사 상사역을 맡았던 이승준씨가있습니다. 나름 미생에서 비중있는 역할이었지요!
스위든
15/09/29 23:39
수정 아이콘
아아 이승준씨가 있었네요.
이승준씨는 막돼먹은 영애씨에서의 사장님 역할만 떠올라서그런지.. 보고서도 바로 기억이 안났네요 흐흐
답변 감사합니다~!
어디쯤에
15/09/29 23:27
수정 아이콘
저도 사촌동생들 데리고 가서 웃고 떠들고 추리하고 재밌게 봤내요. 큰 기대 안 하고 가면 충분히 재밌게 보고 올 수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
15/09/30 08:21
수정 아이콘
내용은 재미있게 봤지만 배우분들이 아쉬웠습니다.
배태랑이나 사도와 같은 작품에 비해 두 주연들이 극을 이끌어 가는 힘이 부족했던 느낌입니다.
특히 권상우씨 성동일씨 모두 그 동안 배역과는 다른 역을 맡아 아직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차라리 두분의 역할이 바뀌는게 더 어울렸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딱히 지루한 부분이 없이 마지막까지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시리즈를 볼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흥행할 수 있을 것 같기에
두 배우에게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하며
작가와 감독이 바뀌지 않는다면 2편도 볼 것 같습니다.
강동원
15/09/30 09:15
수정 아이콘
추석때면 꼭 나오는 그냥저냥 웃고 나올 수 있는 그런 영화일 줄 알고 어머니랑 동생이랑 보러 갔는데
저랑 동생만 완전 씐나고 어머니는 시무룩... 하셨네요. 크크크
문정동김씨
15/09/30 11:51
수정 아이콘
크크크
이혜리
15/09/30 09:57
수정 아이콘
굉장히 재밌게 봤어요.
이번 추석 때는 볼만한 영화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한국영화 웃긴거 보자고 해서 갔는데
부모님 모두 대 만족하시고..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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