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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06 23:52:51
Name Spike Spiegel
Subject [일반] 펩은 뮌헨을 망치고 있는가.
2012-13 유프 하인케스의 뮌헨이 세계를 정복한 이후, 그 후임으로 펩 과르디올라가 감독으로 부임한 2013-14 시즌
많은 이들은 바이언이 2시즌 연속 트레블이란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울거라고 입을 모아 예측했지만, 예상외로 펩의 바이언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대패하며 4강에 그칩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특히 베켄바우어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펩이 바이언을 망치고 있다면서 빠르게 태세변환을 하죠.


하지만 그 비판들은 설득력이 약합니다. 망쳤다는게 결국 전 시즌 트레블팀이 트레블 못하고 챔스 4강밖에 못 갔네 쯧쯧쯧 이거거든요.(....,,)
허나 역사상 트레블 팀이 그 다음 시즌 트레블은 커녕,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거머줜 사례조차 단 한번, 70년대 초반 아약스를 제외하곤 없습니다*1. 인테르? 무리뉴 이후 베니테즈와 가스페리니를 거치며 끝없이 추락했고, 셀틱, PSV, 심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차 트레블 이후 그 다음 시즌에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참패를 당하며 8강에서 그치고, 2008-09 바르셀로나가 트레블을 기록합니다만 그 다음 시즌 4강에서 인테르에게 패배하여 타이틀 획득에 실패하죠. 물론 레알 마드리드에게 그런 대패를 당한건 문제가 있습니다만, 그것이 챔피언스 리그 4강밖에 못 가냐까지 가기엔 무리가 크다는 얘기입니다. 단적으로 2010-11 인테르 베니테즈정도 되야 망쳤단 말이 나와야지, 펩 뮌헨이 2013-14 시즌 우승 못했다고 뮌헨의 팀 클래스가 유럽에서 약화된것도 아니니까요.

사실 윗 부분은 별로 큰 가치를 둘게 아닙니다. 중요한건 하인케스의 뮌헨보다 펩의 뮌헨의 완성도가 떨어지느냐 안 떨어지느냐니까요. 우승 타이틀이 많고 적음은 팀의 클래스를 크게 좌우하는 요소가 아닙니다. 실제로 90년대 후반 트레블을 한 맨유보단, 리그-챔스 더블이 최고 성적인 06-09 맨유가 더 뛰어난 팀이고, 리그-유러피언 컵 더블을 달성하고, 세리에 무패 우승을 한 카펠로의 밀란보단 단일 시즌 더블조차 못해본 사키의 밀란이 더 뛰어나니까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펩의 바르셀로나의 최고 시즌은 08-09가 아니라 10-11 이란것만 봐도 마찬가지죠. 팀의 클래스는 경기에서 보여주는 전술의 완성도와 선수들의 능력이 발현되는 수준에서 결정되는게 바람직하고, 그것이 다른 어떤 요소들보다 평가 비중이 높아져야 합니다. 물론 우승하면 좋겠습니다만.

그런 점에서 펩에 가해지는 비판들 그 중에서도 하인케스의 단단함이 사라졌다. 선수들이 하인케스 시절보다 기량이 떨어졌다란 비판들을 주로 다룰겁니다. 트레블 못했냐 했냐는 딱히 중요하지 않아요. 전자의 비판이 팀을 구축하는, 감독의 기량에 좀더 초점이 맞춰진 비판이니까요.

13-14 시즌을 한번 간략히 볼까요. 13-14 시즌 전반기에는 그전 시즌때 13승 3무 1패였던 기간동안, 15승 2무라는 성적을 거뒀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맨 시티에게 진것 제외하곤 다 이겼죠. 특히 도르트문트를 압살하는 경기도 있었구요. 그러나 리그 후반기에 들어서선 마인츠 전으로 대표되는, 리가에서도 끝맛이 좋지 않은 승리들이 꽤 있었고, 특히 우승을 확정지은 경기이긴 합니다만 호펜하임전 무승부-아우크스부르크-도르트문트 2연전에서의 패배가 꽤 크게 다가왔었죠. 실제로 리가 후반기는 14승 1무 2패로 그 전 시즌의 16승 1무보다 떨어지고,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저 호펜하임-아우크스부르크-도르트문트 전 이 맘때즘 경기력이 좋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가 4강에서 제대로 나타나면서 대패를 하게되죠.

참 웃긴건, 하인케스의 12-13시즌은 그럼 시즌 내내 강력했느냐는 겁니다. 하인케스 뮌헨을 사람들이 기억하는건 결국 챔피언스 리그 8강부터 유벤투스-바르셀로나라는 팀을 만나서 엄청난 경기운영을 보여줬던 모습이거든요. 실제 결승은 도르트문트에게 꽤 고전했던 경기지만 8강과 4강에서 맞춤 전술을 들고와서 유벤투스를 정말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버리고*2,  바르셀로나를 스코어상으론 유벤투스보다 더 처참히 격파해버린 모습에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던거죠*3. 허나, 이런 시즌 막판의 강력한 모습에 가려 전반기의 모습이 희석되는 감이 있습니다. 챔스에서도 전반기 조별 예선에선 후반기보단 잘하진 못했고*4, 리그에서도 이기긴 했는데 역시 후반기 만큼은 아니었죠. 그냥 저냥 경기 이끌어 가다가 리베리빨로 이긴 경기도 있었고, 도르트문트한테 상당히 고전했었구요. 후반기가 시작하고 함부르크를 진짜 속된 말로 복날 개패듯 패는 듯 팀이 본궤도로 올라간 이후가 무지막지했던 거죠. 즉 13-14 시즌 펩의 바이언이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 경기력을 뒤바꾸면 12-13 하인케스 바이언이 되는 것이고. 그 전반기와 후반기의 차이가 트레블이냐 리그-포칼 2관왕이냐 차이였던거죠. 뭐 결국 올라가긴 했습니다만 아스날과의 16강전 2차전에서 하인케스의 뮌헨이 정말 아스날에게 탈락할 뻔 했던걸 생각하면 그 차이가 그리 커보이진 않네요. 단적인 예시로 리가 27경기 까지의 기준으로 13-14 시즌과 12-13 시즌을 따져보면

13-14시즌
분데스리가 : 27전 25승 2무 / 79득점 13실점 / 우승 확정
챔피언스 리그 : 8전 6승 1무 1패 / 20득점 6실점 / 8강 진출
포칼 : 4전 4승 / 16득점 1실점 / 4강 진출
계 : 39전 35승 3무 1패 (승률 : 89.7%) / 115득점 20실점 (경기당 2.95득점 0.51실점)

12-13시즌
분데스리가 : 27전 23승 3무 1패 / 78득점 13실점 / 매직 넘버 -1
챔피언스 리그 : 8전 5승 1무 2패 / 18득점 10실점 / 8강 진출
포칼 : 4전 4승 / 11득점 0실점 / 4강 진출
계 : 39전 32승 4무 3패 (승률 : 82.1%) / 107득점 23실점 (경기당 2.74득점 0.59실점) (출처 : http://www.soccerline.co.kr/slboard/view.php?uid=1989611968&page=2&code=soccerboard&keyfield=name&key=%BE%F0%C1%DF%C0%AF%B0%F1&period=1989599187|1989704237)
이렇게 됩니다. 나머지 기간을 살펴보면

13-14시즌
분데스리가 : 7전 4승 1무 2패 / 15득점 10실점 / 우승 확정
챔피언스 리그 : 4전 1승 1무 2패 / 4득점 7실점 / 4강
포칼 : 2전 2승 / 7득점 1실점 / 우승
계 : 13전 7승 2무 4패 (승률 :  53.8%) / 26득점 18실점 (경기당 2득점 1.38실점)

12-13시즌
분데스리가 : 7전 6승 1무 / 20득점 5실점 / 우승 확정
챔피언스 리그 : 5전 5승 / 13득점 1실점 / 우승
포칼 : 2전 2승 / 9득점 3실점 / 우승
계 : 14전 13승 1무 (승률 :  92.8%) / 42득점 9실점 (경기당 3득점 0.69실점)

이러니저러니해도 하인케스의 12-13 후반기는 정말 완벽했긴 합니다. 뭐 마무리를 못한 탓이니 누굴 탓할건 아니겠지만, 전반기와 후반기만 뒤바꿨으면 하는 느낌이 들죠.

자 그럼 가장 중요한 점, 전술과 선수 활용이겠죠. 보통 펩 뮌헨이 선수들의 기량을 죽인다는 비판이 많기에 뚜껑을 한번 열어보겠습니다.
펩 뮌헨에서 하인케스 시절보다 플레이가 안 좋았던 선수들이라면 리베리, 단테, 하비 마르티네즈, 슈슈, 크로스, 샤키리 정도일겁니다. 이중에 펩 책임이 있는 선수라면, 전 크로스 하나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하비 자체도 부상때문이긴한데 어쨋든 수미로 뛰었을때 하인케스 때보단 못했으니 하비도 넣을만 합니다. 고로 펩의 책임하에선 2명 정도에요. 크로스야 공격형 미드필더로써는 탁월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만, 본인의 단점인 부족한 어질리티와 전진능력, 수비 커버 능력이 펩 휘하에서 중미로 뛰면서 부각되었으니 확실히 못하긴 했습니다. 리베리는 13-14 시즌 전반기에 대단한 활약을 보였지만*5, 후반기에 부상당해서 이제야 폼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고, 단테는 하인케스 시절과 같은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그냥 본인이 늙었죠. 그게 단적으로 드러난게 브라질 월드컵과 이번 시즌이구요. 결국엔 베나티아가 바트슈트버의 부상까지 겹친 상황에서 무혈입성한 수준입니다. 슈슈는 실제로 썼을땐 정말 잘했지만 쓰고 싶어도 부상으로 제대로 나오지도 못하는 중. 샤키리 또한 본인이 경쟁선수들보다 못하고 있어서 이적설이 도는 중이구요.
오히려 람, 알라바, 보아텡, 로벤은 펩 휘하에서 날개를 달아 비상하고 있습니다. 람은 분명히 월드클래스 라이트백이었습니다만 펩이 아니었으면 월드클래스 미드필더의 기량을 전혀 뽐내지 못했을 겁니다. 알라바? 지금 알라바는 비단 레프트 사이드 말고도, 지난 시즌 디 마리아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백의 레프트백으로 뛰든 4백의 레프트백으로 뛰든 갑자기 2선 공격형 미드필더나 3미들의 하프윙으로써의 존재감을 경기 중에 최소 3번씩 보여주고 있지요. 정말 같은 왼쪽 측면에서 뛰는 괴체와 베르낫을 자기 존재감 하나로 덮어버리는 중입니다. 로벤은 물론 리베리의 기량 하락이 있었지만 리베리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지난 시즌들과 달리 윙어로서의 완벽함에 다른 역할로써의 능력에도 눈을 떴구요. 가장 큰 수혜자가 아닌가 싶은 보아텡은 로날드 쿠만이 보여줬을거 같은 신들린 패스 전개 능력이 장착되었고, 본인의 피지컬을 바탕으로한 전방위적 커버플레이가 펩 휘하에서 잘 발휘되고 있습니다. 보아텡의 단점은 3백과 4백의 유동적인 변화와, 파트너 베나티아의 활약으로 상쇄되고 있구요. 알론소는 본인의 신체 능력이 가장 떨어진 현재, 역대 어느 감독밑에서도 이보다 잘한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잘하고 있구요. 이건 펩 개인의 능력이라고 밖엔 설명이 안되는 부분입니다. 펩 자체가 선수의 기량을 120% 뽑아내는데 탁월한 감독이니까요.

전술을 볼까요. 펩은 바르셀로나 시절보다 지금 바이언에서 더욱 다채로운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기중에 3백과 4백이 수시로 바뀌는건 일상다반사고, 선수들의 포지션 체인지가 그때보다 정말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실 포지션 체인지가 많은 팀은, 필연적으로 팀의 전형을 유지하고 정비하는데 엄청난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왜? 선수들의 위치가 바뀌고 바뀌는 와중에서, 공격과 수비가 계속에서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본인들이 현 상황에 적절한 포지셔닝 판단을 매 순간 보여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지금 바이언은 그러한 과제를 능숙히 해결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알라바가 3백의 수비수로 스타트했음에도 어느새 공미 역할을 대신하고 있을때, 최소 3명이 적절한 커버 플레이와 포지션 이동을 경기중에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지요. 오늘 새벽있었던 로마전에선 알라바가 전진하는 틈에 오히려 리베리가 뒤에서 지원을 해주기 위해 움직이고 그 틈을 또 커버치기 위해 베르낫과 보아텡이 전진하는 구도가 꽤 나왔죠. 이러한 조직적인 포지션 체인지와 커버플레이가 현재 존재하는 팀들중 가장 완벽한 수준입니다. 레알과 비교해보다도 낫다 봅니다. 레알은 미들에서의 크로스-모드리치 라인과 페페-라모스의 궁합이 상당하긴 한데, 엘 클라시코에서도 몇몇 보였듯이 양 풀백이 전진한 상황에서의 커버 플레이와, 미드필더에서 공-수가 교차되는 상황을 대처하는 플레이에서 페페-라모스의 개인 능력에 더 기대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또 센터백들의 활용도 대단합니다. 강팀이 이른바 가패 국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압박이 정밀해야 하며, 그 압박을 유지하기위해서 상대의 공간을 차단하기 위해 전진할때는, 필연적으로 센터백과 미들간의 간격이 순간적으로도 넓어지기 마련입니다. 이 틈을 정확히 상대가 찌르면 굉장한 카운터 어택을 보여줄수 있지요. 물론 이걸 백프로 제어하긴 힘듭니다만, 현재 바이언은 레알 마드리드의 페페-라모스 센터백과 같이
센터백들을 미드필더 커버플레이와 중원싸움에 기여하게 하는 전술을 가장 잘 다루는 팀입니다. 베나티아-보아텡 모두 빌드업 전개에 이해도가 있으며, 굉장한 커버 플레이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좀더 패스를 잘하는건 보아텡, 좀더 수비수에 가까운건 베나티아겠네요. 공격 전술의 정밀함이야 뭐 더 언급해봐야 손가락 아픈 수준이고.


아무튼, 영상도 없고 사진도 없어서 읽기 고생하실테지만, 결론은 하나입니다.
[펩은 바이언을 망치고 있지 않다.]



*1 71-72 시즌 아약스는 에레디비지에, 리그컵,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고 그 자격으로 72년도에 인터컨티넨탈 컵, 비공식 UEFA 슈퍼 컵까지 우승하고, 72-73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2관왕을 기록합니다.
*2 피를로의 패스 성공률 50프로 미만, 경기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주죠.
*3 이 둘 경기는 양상이 다릅니다. 유벤투스는 완전히 가패당한 반면, 바르셀로나는 그 들의 축구를 하도록 일정부분 내버려 두면서도 맞춤 전술로 허점을 제대로 찔렀죠.
*4 발렌시아와 비기고, 바테에겐 3 : 1로 크게 지면서 상대전적 우위로 발렌시아를 겨우 누르고 1위로 올라갑니다.
*5 리베리의 지난 시즌 키커지 평점은 2,5입니다. 후반기를 날려먹은 선수치곤 굉장히 높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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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07 00:05
수정 아이콘
이건... 펩에 대한 기대치와 하인케즈에 대한 기대치의 차이가 시발점이 아닐까 합니다.
하인케즈가 물려준 트레블 팀을 펩이 끌면 당연히 트레블은 기본이겠지? 뭐 이런...
공은 둥글다라는 만고불면의 진리(?) 앞에서는 부질없긴 합니다만..
14/11/07 00:05
수정 아이콘
동의할수없는것이 하나있는것이 우승컵이 팀의 클래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저는 성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외에 다른것들은 다 동의하는바입니다

명문이네요 추천드립니다
인생은금물
14/11/07 00:08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지난시즌엔 분매나 팬페이지에서도 펩비판이 들끓엇는데 2년차가 되니 더 강한모습을 보여주고있는것 같습니다. 알론소 영입도 좋았구요. 리그야 꿀벌이 헤롱대는 이상 무난할것같고 챔스에서 결승까진 갔음 하네요.
14/11/0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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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펩의 능력도 매우 높게 평가하지만 현시점의 뮌헨은 하인케스-펩-안첼로티-무리뉴-퍼거슨 등의 흔히 s급 되는 감독이 왔으면 이정도는 무난히 했을거란 생각은 듭니다. 워낙 스쿼드도 좋고 거기다 첫시즌 지나고도 펩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 다 영입해줬죠. 만주키치를 레반으로 대체시켜줬고, 슈슈, 티아고의 부상은 알론소로, 베나티아, 베르나트, 로데 등등 정말 알짜배기 영입을 해줬으니깐요.

흔히 [망했다]라고 말하는건 하인케스의 재미있는 닥공에 비해 패스숫자가 확연히 늘어난 재미없는 패스축구가 되버린 탓에 들리는 소리였다고 생각합니다.
Spike Spiegel
14/11/0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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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펩이 하는 축구도 닥공축구죠. 오히려 펩이 하는 축구가 하인케스보다 더한 공격축구라 봐야죠. 하인케스는 펩보다는 라인 위치가 낮았으니깐요. 또 하인케스는 수비적으로 내려앉는 축구도 때때로 가동시킨 감독이고. 하인케스가 했던 지지부진한 경기는 사실 12-13 시즌 8강-4강으로 희석되는 감이 큽니다. 본문에도 나와있지만, 전반기는 후반기의 그늘에 가려 언급 자체가 적고, 11-12 시즌때 하인케스 뮌헨이 지지부진했던것도 언급이 거의 안되죠.

정작 펩에게 하인케스가 물려준 선수들중 부상으로 제대로 못뛴 선수가 꽤 있었죠. 리베리가 누가 그렇게 무너졌을지 알았겟으며, 하비-슈슈는 펩이 뭐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습니다. 본인이 데려온 티아구는 전반기엔 상당했습니다만 부상으로 시즌을 많이 놓쳤구요. 그 상황에서 람과 알라바,로벤의 대활약은 펩이 아니었으면 누가 저렇게 만들었을진 상상이 안갑니다. 아니, 무리뉴고 퍼거슨이고 뭐고 최소 람과 알라바는 펩 아니었으면 지금의 활약상이 아니고 그냥 양사이드 풀백중 열라 잘하는 선수에 그쳤겠죠. 보아텡도 마찬가지구요.
또 만주키치를 레반돞으로 대체한건 펩이 해달라고 했던것도 아니구요. 만주키치와 펩이 싸웠다지만 정작 펩이 만주키치 하인케스식으로 써서 잘 활용했죠.
14/11/0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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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가정이란 없는거니깐요. 결론적으로 뮌헨은 상당히 무서운 팀인건 확실합니다..
STARSEEKER
14/11/07 01:15
수정 아이콘
팀의 공격성은 수비라인높이와 간격유지에 따르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이것들은 공격성보단 수비의 적극성을 살펴볼 자료가 아닐까 싶어요.

공격성을 살펴보려면 위험부담있는 시도를 몇차례나 했느냐로 따져봐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펩이 점유율을 높이려고 할수록, 그런 시도는 줄어들죠.

궁극적으로 펩은 공뺏겨서 공격당하길 두려워 하는 겁니다. 수비축구라고 봐요.
Spike Spiegel
14/11/07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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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공수가 분리되어있지 않은 스포츠죠. 수비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건 상대진영에서 좀더 내가 공을 소유하겠단 거고, 상대진영에서 공을 소유하겠단건 내가 공격 더 많이 하겠다는 의도인데, 그걸 따로 보는건 아닌거 같습니다. 상대보다 공을 많이 소유한다 -> 공격권을 갖고 있는 시간이 많다는 거니까요.
STARSEEKER
14/11/0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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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권을 오래 가진다는게 곧 공격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니까요. 그냥 말그대로 공을 오래가지고 있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공격권을 갖고 있으까 그것이 곧 공격적이라는 의미가 되는것 같은데, 그보다는 점유시간당 찬스메이킹횟수나, 시도횟수같은 비율로 살펴 보는게 맞지 않을까요. 여중 축구부와 바르샤가 붙으면 점유율이 9:1도 껌이겠지만 공만돌리는 모습을 보며, 와..바르샤 여중생들 상대로 너무 공격적으로 하는거 아닌가? 이런 소리 못하리라 보는데 말입니다.
펩 축구가 점유율 상승분에 비해 찬스횟수 상승분이 따라가지 않은 것을 보면 전술에 골을 많이 넣겠다는 의지보다는, 안전하게 시간과 체력을 낭비시켜서 상대방에게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견제의 의미가 강하다고 보았습니다.
Spike Spiegel
14/11/07 02:00
수정 아이콘
공격축구를 판가름하는 가장 좋은 지표는 액션존입니다. 즉, 상대편 진영(Opposite zone)에서 플레이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공격을 더 많이 하는 팀이란 말이죠. 그리고 그 수치에서 바이언은 36%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주구요

키 패스 숫자도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공격을 누가 더 정밀하고, 잘하느냐는 키패스 숫자로 가를게아니고 슛팅이 이뤄지는 위치가 어디냐와도 연결을 짓냐와도 관련이 있겠죠
키패스 숫자도 바이언이 챔피언스 리그 참여팀들중 제일 높습니다. 17개로 2위인 돌문-레알보다 많고, 경기당 슛팅도 21.8개로 가장 많으며,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이뤄지는 슛팅수도 첼시와 함께 공동 1위네요. 이정도면 현재 유럽에선 바이언보다 더 공격을 열심히, 잘하는 팀은 없다라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STARSEEKER
14/11/0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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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진영에서 공이 오래 논다고, 페널티 박스근방에서 슛을 많이 때렸다고 그게 곧 공격성을 나타내줄수 있는가에 회의가 드는 요 2-3년이었습니다. 키패스 집계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으나 키패스의 질이나 위험성같은게 측정되지 않는것 같았는데요. 박스근처에서 날린슛팅도 수비진이 붕괴된 상태가 아니라면 의미가 있나 싶고. 상대진영에서의 볼 점유가 곧 공격중임을 의미하지도 않구요. 바르샤의 챔스 상위토너먼트에서 너무나도 많이 봐오지 않았습니까.
Spike Spiegel
14/11/0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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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씀이신지, 상대진영에서 공을 잡고 있는 행위 자체가 그 팀이 [공격중]이란걸 의미합니다. 공격이 지지부진한지 잘 먹히고 있는지와는 전혀 별개로요. 아니, 자기 진영에서 부터 상대진영에서 전진하는 플레이 자체도 그 팀이 공격을 진행하고 있단 뜻인데, 상대진영까지 올라간 상태면 말할 나위가 없죠.
저 페널티 박스 부근이란건, 후스코어드 통계로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형성된 또다른 박스를 의미합니다. 즉 가장 골대랑 가까운 거리에서 슛을 때리는 빈도가 첼시랑 공동 1위고, 페널티 에어리어 전체에서 때리는 슛팅은 14.1개로 2위에요. 즉 유럽내에서 페널티박스 공략을 잘하는 팀 중 최고수준의 팀이 바이언이란 얘기입니다. 레알? 바이언보다 딸려요.
키 패스 유형도 볼까요? 펩의 키 패스 유형은 프리킥, 코너킥, 스로인에선 낮은 수치를 보입니다만, 크로스가 키 패스가 된 숫자가 경기당 3.5개로, 레알의 4개와 0.5개 수준의 차이가 나구요. 스루패스가 키 패스로 연결된 수치는 전체 2위고, 저 5개 타입 제외한 키 패스 수치는 1위네요. 즉 세트피스 상황에서 슛팅으로 연결되는 비중이 적은대신, 필드 플레이에선 슛팅으로 연결되는 키 패스가 바이언은 많은 팀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면 세트피스만큼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으로 골을 배달하기 쉬운게 없을텐데 이 수치는 오히려 적은 편이고, 필드 플레이에서 슛팅으로 연결시키는 패스는 가장 많다는 의미겠네요.
상대방 진형에서 공 많이 잡고, 실제 슛팅으로 이어지는 패스 숫자도 경기당 수치로 챔피언스 리그 팀들 중 가장 많고, 슛팅도 가장 많이 때리고, 남들보다 페널티박스 공략도 더 잘하는 팀이 왜 공격성이 약한 팀인지 님은 전혀 그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런 팀이 닥공축구를 안한다고 주장하는거 자체가 이미 어폐인 수준이죠.
STARSEEKER
14/11/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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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하는 공격성이라는건, 상대 수비진이 붕괴하길 기다리기 보단 적극적으로 붕괴시킬 시도를 하는 걸 뜻하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나와주길 기대하면서 공돌리고 있지 않습니까. 상대방은 뛰쳐나가야할 위협을 잘 못느끼는 편이고. 딱 그정도의 인식하의 발언이었습니다. 사실 근거가 있을수가 없죠. 그냥 제 해석에 불과하니까-0-;
키패스 수치가 1위라는게 제일 놀랍네요. 제가 바르샤시절만큼 보진 않았지만 뮌헨도 반절은 챙겨보는데 기다리는 수비진을 해체시키기 보단 어떻게든 쑤셔박는 장면이 많았던것 같은데. 뮌헨은 그래도 되는 팀이긴 하지만.
Spike Spiegel
14/11/0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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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SEEKER 님// 펩은 상대 수비진 직접 깨부수러 들어가는 팀이죠. 펩이 공격축구를 안하면 세상에 아무도 공격축구 안하는 팀입니다. 단적으로 비교군인 하인케스는 바르셀로나 상대로 라인내리고 수비적으로 하면서 역습 축구 노렸는데요.
구밀복검
14/11/0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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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존 수치 같은 경우는 <상대진영에서 볼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와 <자기 진영에서 볼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를 보여주는 수치가 아닙니다. [어느 쪽이 볼을 소유하고 있든 간에, 볼의 위치가 상대진영에 있는 경우가 많으냐 자기 진영에 있는 경우가 많으냐]를 보여주는 수치죠. 예컨대 바르셀로나가 아무리 볼의 점유율을 올린다고 치더라도, 상대의 압박에 가로 막혀 하프라인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자기 진영 플레이 비율은 높아지고 상대 진영 플레이 비율은 낮아집니다. 반대로 ATM 같은 팀이 아무리 점유율을 갖다버리는 축구를 하더라도 상대가 하프라인을 넘어서지 못하게 타이트하게 압박을 한다면 자기 진영 플레이 비율은 낮아지고 상대 진영 플레이 비율은 높아지죠. 결론적으로, 액션 존 수치는 점유율과는 별 관계가 없으며, 그보다는 누가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경기를 했으며 중원 싸움에서 우세를 보였느냐를 잘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UCL에서 상대진영 플레이 비율이 가장 높은 팀을 순서대로 거론하자면 바이언, 바르샤, ATM, 유벤투스, 첼시, 레알, 레버쿠젠, 스포르팅, 꿀벌, 맨시티입니다. 이 중에서 첼시, 레버쿠젠, 스포르팅, 꿀벌은 분명하게 점유율을 경시하는 팀이죠. 반대로 매우 높은 점유율을 보이곤 하는 아스날 같은 경우 자기 진영에서의 플레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고요. 꿀벌이나 레버쿠젠은 볼을 많이 소유하지 않지만 적극적인 축구, 아스날은 볼은 많이 소유하지만 소극적인 축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이언 같은 경우에는 볼을 많이 소유하면서도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는 축구라고 봐야할 테고요.

아마 스타시커님께서는 바이언 같은 경우 팀의 밸런스를 희생할지언정 모험적인 선택지를 취한다거나 전진 일변도의 축구를 하기보다는, 질서정연하게 정돈된 진형을 갖추고 과도한 전진을 경계하며 밸런스를 유지하는 축구를 한다는 점 때문에 공격적이지 않다(하이 리턴을 위해 하이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신 듯 한데, 제 생각에는 그것은 공격적(하이 리스크)/수비적(로우 리스크)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빠르다(속공)/느리다(지공)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수비라인을 40M 이상 올리는 것 그 자체로 하이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고, 안정된 밸런스 축구를 하는 것은 그 하이 리스크를 어떻게든 커버하기 위한 수단이니까요. 바이언과 펩의 축구가 원체 잘 돌아갈 때가 많다보니 언뜻 보면 소심한 축구처럼 여겨지지만, 그게 사실은 굉장히 위험천만함을 껴안는 대담한 강심장 축구라는 것은 레알이나 꿀벌 같은 팀을 상대로 참패할 때 잘 드러나지 않았나 합니다.
STARSEEKER
14/11/0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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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존 수치가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이 상대진영에서 '논다'고 표현한건데 댓글을 연속해서 읽어보니 점유율이라 읽힐수 있겠네요.

사실 전 그 라인을 올리는 것자체도 소심함의 다른 모습이라 여겨왔습니다.
상대방을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을 극단적으로 싫어해서 괜한 위험부담을 감수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껏 올린 라인을 장점을 -볼재탈취에 이은 재역습- 발휘하기 힘든, 안정된 밸런스를 추구할리가 없다고 봤거든요.
구밀복검
14/11/0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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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공격 진형을 질서정연하게 유지하면서 안정된 밸런스를 유지하는 공격 전술은 높은 수비라인과 좋은 궁합을 가집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비라인을 높였을 경우, 압박이 필수입니다. 수비라인을 높인 상태에서 압박을 소극적으로 했다가는 공간 사이사이로 패스가 지나가면서 후방이 뻥 뚫리는 참사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수비라인을 올릴 경우 압박을 하기 용이해지는데, 굳이 압박을 약하게 가해서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포기할 이유가 없죠.

그리고 압박을 강하게 걸기 위해서는, 역시나 필수적으로 조급하게 전진하지 않으면서 질서정연하게 정돈된 공격 진형을 유지하는 안정된 밸런스 축구를 해야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압박을 강도 높게 가하기 위해서는 비는 공간 없이 전 선수가 포지션을 고수하면서 균등하게 쫙 펼쳐진 형태로 경기장 전체를 커버해야합니다. 만약 한쪽으로 선수가 몰려있거나 빈 공간이 있을 경우 그쪽으로 패스를 투입하면 압박은 붕괴되어버리니까요. 그런데, 라인을 올린 상태에서 빠른 템포로 경기를 진행하고 스피디한 전진을 하는 화끈한 축구를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선수들이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상대에게 볼이 넘어갔을 때 적절하게 압박을 가할 수가 없고, 빈공간으로 볼이 투입되는 것을 저지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후방 공간은 처절하게 유린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안정된 진형을 유지하여 경기장 전체에 선수들이 골고루 퍼뜨러져 있다고 할 경우, 선수들은 빈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많이 뛸 필요 없이 조금만 움직여도 손쉽게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꿀벌이나 레버쿠젠 같은 분데스리가 팀들처럼 헌신적인 뜀박질로 공간을 커버하는 방식도 있습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피지컬 트레이닝이 요구됩니다. 즉, 자신의 팀이 상대보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지 않다고 한다면, 공격시 진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강한 압박을 통해 높은 수비라인을 지탱하기 위해 필수적인 수단입니다.

결론적으로, 수비라인이 높아야 압박을 가하기도 좋고, 그러면서 밸런스를 유지하기도 좋으며, 반대로 밸런스를 유지해야 시의적절하게 압박을 가하기도 좋고, 수비라인을 높이는 데에도 용이합니다. 공격 시에 무리하게 템포를 끌어올리느라 진형 유지가 안 되는 팀은 상대에게 적절한 압박을 가할 수 없기에 후퇴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면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할 길이 없게 됩니다.
STARSEEKER
14/11/0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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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밀복검 님//
제가 수비적이라고 말씀드렸던 지점이 바로 여깁니다.
공격할때에도 수비시의 압박을 필수적으로 염려하며 위치선정을 해야한다는 것이죠. 라인이 높으니 압박을 살짝만 벗겨내도 위험합니다. 그러니 공격시 과감한 선택보다 안뺏기는 쪽의 기대값이 높을 겁니다. 이런 상황이니 라인을 올린 상태에서 지공을 한다는건 공격자의 운신폭을 더 줄이게 되겠죠.
이런 공격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라인을 올리면서 지공을 하는걸 수비적이라 해석하는게 올바르지 않을까요.
14/11/0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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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마드리드한테 1,2차전합계 5:0 역대급패배로진게크죠. 브라질월드컵에서 브라질이 4강갔지만 독일한테 역대급 패배하고 욕먹은것처럼요.
그리고 뮌헨 팬들 불만인게 자신들이 완벽하게 박살낸 펩축구를 2013 2014 펩이 바이에른 와서 시도하고 전시즌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스탯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이미 하인케스의 상대가 누구던 개박살내던 축구에서 펩 특유의 안되는날 애무축구 보고있으니 환장하는거죠
올시즌은 초반에 좀 헤매다가 챔스 로마전 이후로 확실히 올라온건 맞는거 같습니다. 하인케스 뮌헨보다는 아직 임팩트가 부족하지만
발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은 들어요.
꿈꾸는사나이
14/11/0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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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난 감독이긴 하죠. 6관왕 이룬 것만 봐도.
선수들과 의사소통 스킬이 부족한게 단점이라면 단점... 자기 플랜에서 배제된 선수는 그냥 쌩까버리니
만주키치도 자기가 다음 플랜에 없다는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 거라고 했고
흑태자
14/11/0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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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많은 이들은 바이언이 2시즌 연속 트레블이란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울거라고 입을 모아 예측했지만,'

이게 정말 터무니없는 예측아닙니까?

트레블 바이언이 강하긴 했지만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울정도로 강한팀은 아니죠. 축구역사에서보면 펩은 트레블다음시즌 성적으로 바르샤, 뮌헨에서 둘다 역대 최상위권 성적입니다.

다른 위대했던 트레블팀들이 뮌헨만큼 강하지 않아서 2연속트레블을 못한게 아니죠.

이런 예측을 하는것 자체가 축알못이거나 깔준비를 하고 대기하는거라고 봅니다.

축구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우지못하면 까겠다니 이런 말도 안되는 기대치가 있나요.
STARSEEKER
14/11/0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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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으로 예술하려고 해서 성적이 떨어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티카타카 성애자 같은 전술만 고집하니까 문제입니다.
마재윤 보는 느낌입니다. 패러다임을 바꿔서 그에 대응하지 못한 상대들을 압도하다 같은 패러다임안에서 놀기 시작하니 수싸움에서 밀리기 시작.
에투팔고 즐라탄, 야야 버리고 부스케츠 데리고 올때부터 이상했어
이 변태문어 ㅠㅠ
Spike Spiegel
14/11/0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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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펩은 오히려 유연하죠. 아니 어떤 감독도 경기중에 3백과 4백이 네다섯번씩 바뀌고, 포지션 체인지를 저런 수준으로 가져가는 감독은 거의 없을겁니다. 공격 패턴도 현재 팀들중에선 가장 다양한 팀인데요.
STARSEEKER
14/11/0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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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목적이나 상대방 약점파훼방법이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포메이션을 백날 바꿔봤자 결국 좁은 범위를 순간적으로 벗겨내는 거라면 상대방입장에서도 대응방법이 그다지 차이 나지 않을 겁니다.
08-09시즌부터 정말 열심히 봐왔는데, 에투와 야야가 나간이래로 공격패턴은 뻔했어요.
더 심한건 수비진영에서나 상대방 코너부근에서 공전개하는 방법이나 템포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14/11/0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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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뮌헨 보면 엄청 다양한데요. 3백으로 나온 알라바까지 경기 중 한 두번은 꼬박꼬박 상대 수비를 직접 타격할 정도로 변화무쌍하고 다종다양한데... 되려 펩은 엄청 다양한 공격패턴을 한 경기 내에서 무진 보여주는 감독이죠. 바르샤 시절 3백을 추구한 것도 이러한 이유구요. 패턴이 뻔하다는 건 선수들의 세부적인 공격 전술의 위치며 양상이 유사할 때 나타나는 거지, 볼 돌리다 골이면 단일하고, 볼 돌리다 골도 넣고 헤딩으로도 넣으면 다양하고 이런 게 아닙니다
STARSEEKER
14/11/0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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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저는 그 알라바가 미드필드진까지 올라온다고 해서 무슨 전술적 변화가 생긴건지 모르겠던데 말입니다. 수행하는 사람만 바뀔뿐 그리는 동선도 수비진을 붕괴시키는 방법도, 노리는 그림도 같아 보였는데.

뭐, 전술문제로 치부할게 아니라 감독이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얼마나 부여하느냐, 그 성향문제라 표현하는게 더 맞을것 같기도요. 올해 챔스 토너먼트보면 더 확실해 지겠지요.
14/11/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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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바가 미드필더까지 올라온다고 해서 무슨 전술적변화가 생기는지 모르시겠다니... 정말 당황스럽네요.

근본적인 영역에서부터 시작해야겠군요.

풀백은 왜 오버래핑을 나갈까요? 님 말씀대로면 그냥 전방 사이드 미들이 풀백에서 바뀌는 것뿐인데요. 아, 풀백들은 후방에 있어서 할 일이 없으니까요? 근데 그런 게 아니거든요. 풀백들이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과정에선 당연히 후방에서 이를 커버하는 선수들이 있어야합니다. 안 그러면 뒷공간 털릴 때 대책이 없으니까요. 이러한 안배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풀백들 전진시키면 대형 참사가 나는 거죠. 이 작업은 보통 이건 센터백이나 중앙 미드필더진이 맡게 되구요.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냥 제자리에 서 있는 선수를 쓰면 될걸 대체 왜 사이드백을 굳이 올려쓰는 걸까요. 그것도 멀쩡히 위에 있는 선수를 밑으로 내려가면서요. 그냥 사이드에서 공격은 사이드 미들이 하면 되는 거고 중앙에서 공격 작업은 중앙 미들들이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풀백들은 후방에서 수비만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이에 대해 답변을 드리자면,

상대 수비의 마크 대상에 혼란을 주기 위해서. 사이드 미들을 자신의 마크 대상으로 알고 있던 수비는 후방에서 갑작스레 사이드백이 개입을 할 때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축구를 보는 우리의 눈에 필드는 2차원으로 보이지만 플레이하는 선수들의 입장에선 그렇지 않거든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굳이 풀백이 아니어도 됩니다. 상대 진영에서 국면이 고착화될 때, 후방에서 지원을 와서 이 국면을 타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풀백인 건, 포지션상 그들에게 이러한 국면에 참여할 기회가 더 많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만큼 해당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방면의 능력 또한 요구를 하는 거구요. 무엇보다, 전방에 사이드백이 올라간다고 해도, 이에 대한 커버가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시간까지 딜레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후방에 남은 선수들의 경우 이 사이드백이 올라갈 공간을 커버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위치에서 적절히 빌드업 국면에 개입할 수 있는 위치를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는 거죠. 이 시간이 무슨 소용이냐구요? 엄청난 득으로 돌아오죠. 전방에서 우리 편의 숫자를, 상대가 미처 대비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고착된 국면을 타개하며 늘려주는데요. 무엇보다 전방에서 우군의 수적 우위를 형성할 수 있는데요. 11:11로 하는 게임인 것처럼 보이지만, 개별적인 국면에서, 그 순간만큼은 숫적 우위를 만들어준다는 겁니다.

축구는 한정된 선수들로 하는 게임입니다. 공격을 더 잘하는 방법이요? 더 많은 선수들을 공격 작업에 개입케하는 겁니다. 더 많은 선수들로 하여금 더 다양한 공격 루트로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일으키게 하는 거죠. 여기서 더 다양한 공격루트란 볼만 신나게 돌리는 게 아니라 가끔은 헤딩도 하고 템포도 빨리 가져가고 이런 게 아닙니다. 이 루트의 구체적인 사례를 한 번 살펴보죠.

이번 뮌헨과 로마의 경기에서 제르비뉴가 박스 부근으로 치고가는 과정에서 애쉴리 콜이 제르비뉴 대신 전방에서 움직이며 베나티아와 보아텡의 이목을 끌었죠. 제르비뉴는 애쉴리 콜에게 볼이 가 있는 사이 중앙으로 침투를 하고 콜은 제르비뉴에게 받은 볼을 힐샷으로 베나티아와 보아텡에게 넘겨줍니다. 이게 바로 부분 전술입니다.

그럼 다른 장면, 이 경기 첫 골을 생각해볼까요? 중원에서 로마의 볼을 탈취합니다. 리베리는 이를 레프트쪽 알라바에게 넘기는데, 이 과정에서 레반돕이 순간적인 침투 움직임으로 로마 수비진의 이목을 끌죠. 중원에서 순간 볼을 뺏겼던 로마 수비진 일부는 뒷공간으로 침투해가려는 레반돕에게 리베리의 패스가 올 줄 알고 순간 오프사이드 라인을 걸 생각을 합니다. 몸이 멈칫하죠. 허나 리베리의 패스는 레반돕이 아니라 알라바에게 가는 것이었고, 당연히 오프사이드는 아니고, 알라바는 빈 사이드를 향해 달려갑니다. 로마 수비진은 순식간에 당황해서 막 내려가구요. 이들은 레반돕과 동일선상으로 달려갑니다. 레반돕이 당시 뮌헨 최전방에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죠. 그리고 사이드를 치고 나간 알라바는 지속적으로 수비 라인을 관찰하며 크로스를 올릴 타이밍을 잽니다. 마냥 닥치고 치고 나가지 않고, 드리블 과정에서 이를 통해 훼이크를 주어 수비가 마냥 내려가게 하지 못하게끔 만들구요. 그래서 수비수들은 레반돕을 쉬이 따라 잡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알라바에게 볼을 넘겨주었던 리베리에게도 역시 쉽게 따라잡히죠. 이 리베리의 침투를 예상 못했던, 더 정확히 말하면 알라바가 리베리에게 볼을 주리라 생각 못했던 로마의 수비진은 그냥 눈 뜨고 알라바의 크로스가 리베리에게 휘어드는 걸 볼 수밖에 없습니다. 당시 로마의 사이드 커버하던 수비는 알라바가 레반돕을 향해 직선으로 올라오는 크로스 루트를 막고 있었죠. 그 사이사이에 알라바와 레반돕이 그럴만한 깜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알라바의 크로스는 기가 막히게 휘어져 바깥으로 나갔고 그게 리베리에게 연결이 되며, 골로 이어집니다. 사실, 당시 리베리의 침투는 중앙 부근에서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로마 수비진이 조금만 더 철저했다면 리베리에게 골을 먹히진 않았을 수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골은 터졌겠죠. 왜냐구요? 리베리가 침투한 바로 그 공간으로 라이트 사이드에서부터, 로마 수비진들이 죄 박스 안 커버에만 신경쓰는 사이에, 괴체가 침투하는 중이었거든요. 딱 리베리가 볼을 찬 그 부근으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로마 수비진들이 리베리를 제대로 마크하고 커버했다고 해도, 리베리가 그 선수를 붙들고 다른 곳으로 크로스가 올 것인양 자리를 빼고, 대신 그 자리에 괴체가 들어갔다면 그 역시 골인 거죠. 어떤 식으로는 골은 터졌을 겁니다. 물론 괴체가 날려먹었을 수도 있겠지만, 뭐 그거야 언제나 있는 문제구요.

이게 바로 부분 전술인 겁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 리베리가 레반돕이 아닌 알라바에게 볼을 준 건, 레반돕이 수비의 어그로를 끌며 알라바가 자유롭게 볼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준 것, 알라바가 레반돕에게 줄 것마냥 수비를 인식케하며 달려나간 것, 괴체가 우측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여준 것. 이 모든 게 바로 전술입니다. 이러한 루트 하나하나가 모여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형성하는 것이구요. 당연히 참여하는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상대의 의도 바깥에서 이루어지면 이루어질수록 공격이 성공할 공산이 커집니다. 어차피 풀백 올리는 거 뻔하지 않냐구요? 스위칭하는 거 알고 있으면 그만 아니냐구요? 그건 수비의 입장을 전-혀 모르고 하는 이야깁니다.

수비에겐 '다른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고민이고 문제에요. 볼을 쥔 상대를 잡고 있는 수비가 언제나 고민해야하는 근본적인 선택지가 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달려 들어 이놈에게 볼을 뺏을까, 아니면 저놈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케 할까, 는 것이죠. 상대에 따라, 맥락에 따라 달리 판단할 문제입니다. 특히 후자의 선택은 우군의 포지셔닝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가능하구요(물론 선수들에게 이걸 맡기기만 하는 건 골 먹히고 싶다고 자랑하는 것이므로, 이 자체가 하나의 기본적인 수비 전술로서 선수들에게 미리 전제되어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수비하는 나와 공격하는 상대라는 외적 요인을 해당 국면에 개입시켜 이득을 취하려는 행동입니다. 왜냐면 축구는 그놈과 나의 1:1이 아니거든요. 이용할 수 있으면 이용하는 게 좋죠. 그런데, 만약 상대도 해당 국면에 자신의 우군을 개입시킬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상정하면 어떻습니까. 수비가 염두에 둬야하는 선택지는 엄청나게 늘어나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공격이 선택할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는 건 수비에게 그 자체로 압박으로 다가오고요. 판단 미스르 일으킬 공산이 크다는 것이니까요. 스코어링에만 최적화된 공격수보다 그도 할 줄 알면서 라인을 뚫고 가는 역량이 되는 공격수가, 이보다는 이를 할 줄 알면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직접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공격수가, 역시나 이보다는 패스까지 할 수 있는 공격수가 각광받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상대 수비를 더 효율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상대가 무얼할지 알 수 없으니까요. 선수 개인의 차원에서도 이러할진대 전술의 차원에선 말해 무엇할까요? 공격 입장에선 상대 수비가 생각할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지는 게 좋고, 그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우리 편의 양을 늘리는 겁니다. 자신 하나에 대해서만도 수비가 고려할 경우의 수가 그 역량이 다양한 범위를 커버할수록 늘어나는데, 우군이 해당 국면에 개입한다는 건 그저 우리 편이 도와준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그 우군에 대한 경우의 수, 그리고 기존에 해당 국면에 개입했던 나와 호응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이게 풀백을 오버랩시키는 이유고, 공격적인 역량의 풀백들을 시대가 요구하는 이유고, 과르디올라가 3백 중 하나로 출장시켰던 알라바를, 팀의 커버 부하가 감당하는 한 어떻게든 올리려는 이유입니다. 비유하자면 과르디올라는 11명의 선수들 전부가 현대 축구의 풀백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스위칭을 구현하길 기대하는 겁니다. 왜요? 그런 과정 속에선, 한 경기 내에서라고 하더라도 상대가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운 플레이의 다양한 폭을 구현 가능하니까요. 이게 바로 [전술의 폭]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구현하기 위한 무수한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게 바로 [전술적 변화]구요. 같은 메인 전술을 운용한다고 하더라도, 세부적인 영역에서 보다 밀도 있고 섬세한 국면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변화는 필연적으로 나타납니다. 티토나 타타가 왜 까입니까. 변화를 추구하지 않아서에요. 그럼 펩이 찬양받는 이유는요? 변화를 추구해서구요.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바르샤 재임기간동안 끊임없이 부분 전술을 조탁하고 선수들간 새로운 조응 관계를 알아보고 이를 위해 새로운 피를 수혈도 하고 했습니다. 근데도 불구하고 한시즌 방치하니 하인케즈의 뮌헨에게 아주 탈탈 털렸죠. 뮌헨이 바르샤를 턴 게 티키타카의 종말을 말한다구요? 아뇨, 이건 전술적 패러다임의 문제와 하등 상관없어요. 하인케즈의 말마따나 당시 뮌헨은 바르샤를 지극히 잘 알았기 때문에 두들겨 팬 거에요. 당시 뮌헨의 전술은 자신들이 일상적으로 보여주었던 축구가 아닙니다. 라인을 최대한 내리고, 상대가 중원을 잡길 유도하고, 그 상황에서 오만가지 부분 전술 보여줄 거 다 펼쳐내는데 그걸 펼쳐내는 걸 알면서도 하나하나 막아내는 방식이죠. 이게 점유율 축구가 시대를 따라잡혀서 이럴까요? 아뇨, 새로운 부분 전술을 조탁하지 못해서 그래요. 그게 감독이 암에 걸렸건 어쨌건 아는 것만 뻔히 하니까 그렇구요. 무언가 다른 걸 해보려 들어도 기존의 것에서 매일반이니 이를 파악한 상대에게 작살이 나는 거죠. 물론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바르샤를 바르샤 자신보다 잘 안다고 장담할 정도로 철저한 분석을 했던 하인케즈니까 가능한 것이고, 그 하인케즈의 분석을 수행할만한 퀄리티가 있는 뮌헨 선수들이니 가능했던 거죠. 그러나 근본적으로 하인케즈의 뮌헨이 바르샤를 이긴 건 저놈이 무얼할지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뻔히 알고 있었다는 건 님께서 생각하시는 것과 달리 점유율 축구를 하고 볼을 돌리고 이런 거시적인 영역이 아니라, 개별적인 부분 전술의 차원에서 일어나는 문제였구요.

전술이라는 게 포메이션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포메이션 사이사이에 누구를 배치하느냐는 문제만이 아니에요. 진정한 전술은 철저하게 디테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펩은 전술적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님의 말씀에 이렇게 기함을 하는 거구요. 거시 전술을 그때그때 바꾸고 어느 날은 점유율 축구하다가 어느 날은 뻥축도 하고 이런 것만 전술적 유연성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그건 거시 전술만을 전술로 보는 시각이에요. 그리고 거시적인 영역에 대해서야 우리 같은 팬들, 아마추어들조차 떠들어댈 수 있어요. 말할 게 한정적이고, 그 자체만으로 무엇도,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무슨 거대한 거시 전술에 대한 직관으로 세상을 때려엎는 전략가?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어디 70년대로 시선을 돌려봅시다. 당대 리누스 미셸 같은 생각을 리누스 미셸만 한 줄 아십니까? 아뇨, 빌드업 국면의 다변화와 스위칭은 이미 60년대 브라질부터 있었습니다. 유럽이라고 없었을까요? 빌드업 국면에서 체계성만 보면 60년대 레알이나 당대 서독의 그것이 토탈 풋볼이 보여줬던 그것보다 세련되어요. 토탈 풋볼의 압박이요? 기본적인 이념은 동구권의 빅토르 마슬로프가 제시한 것이죠. 그럼 토탈 풋볼은 뭘까요? 왜 토탈 풋볼이 위대해졌을까요. 왜긴 왜에요. 누가 이념을 제시했건 간에 그에 따른 압박을 당대 다른 이들이 피토할 정도로 압도적인 수준으로 구사했으니까 그런 거죠. 그리고 이 압박으로 세련된 빌드업이고 뭐고 하나하나 작살을 냈으니 그런 거죠. 그럼 기존에 제시되었던 전방 압박과 차이는 무어냐구요? 없어요. 적어도 거시적인 영역에선 크지 않아요. 차이는 디테일이죠. 수행하는 선수들이 달랐고, 그 선수들을 조탁하는 리누스 미셸의 방법론이 달랐던 거죠. 미셸의 위대함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간과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는 토탈 풋볼의 창안자로서가 아니라, 당대를 축구를 토탈 풋볼로 종합하고 이를 가장 완성도 높게 구현해낸 실현자로서 위대한 거에요. 하지만 정작 언론들이 좋아하는 건 그런 게 아니긴 했죠. 그냥 토탈 풋볼이란 수사만 좋아했을 뿐이구요. 그러니 리누스 미셸이 토탈 풋볼이란 표현을 혐오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그건 달리 말해 리누스 미셸의 축구를 "포지션 구분 없이 닥치는대로 압박하고 닥치는대로 공격하고 이러니 이기더라"라고 말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어요. 화낼만해요. 자신의 업에 대해 이 정도 수준의 몰상식을 가진 인간들에게 호의적으로 말하는 게 더 어려울 노릇이겠죠.

축구를 예술로 하려고 한다구요? 바르샤나 과르디올라가 무슨 형이상학에 심취한 미적 집단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에요. 그게 쎄다고 생각하니까 하는 거죠. 자신들이 행하는 정합적인 과정이 가장 효율적으로 승리를 추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니까 저런 축구를 하는 거죠. 이에 대한 판단은 각자가 다르겠습니다만, 이를 두고 예술을 추구하고 앉았네 어쩌네라고 말하려면 적어도 그들이 왜 그런 축구를 추구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이후여야하지 않을까요? 모두가 축구를 말하기 위해 축구전문가가 되진 못하고, 심지어 이 말을 떠드는 저조차 결코 전문가라고 말할 순 없는 처집니다만, 그럼에도 팬이면 팬 차원에서 모을 수 있는 범위 내의 자료와 정보를 끌어모으고 검토할 생각을 해야죠. 팬이라서요? 아뇨, 그저 팬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영역에 대해 논하려하고 규정하려하니까요. 그 팬이 전문가가 될 순 없지만, 적어도 팬의 범위 한에서만큼은 축구를 파고 들려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 다음에나 무언가 발화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게 밥 먹고 축구만 생각하는 인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건, 팬인 자신에 대한 예의일 것이구요.
STARSEEKER
14/11/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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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기초적인거 까지 안써주셔도 되는데..흑.

말씀해주신 그 부분전술은 바르샤에서도 뮌헨에서도 시종일관 시도합니다. 말씀해주신대로 그라운드전체에서 이러길 바라죠 펩은. 기본전술이니까요. 그래서 종종 혼자서 해도 될만할 때에도 키핑하고 시야확보후 뛰어들어가는 선수를 기다리고 이후에 패스루트를선택합니다. 이게 답답하다는 거에요. 상대편이 바보도 아니고 우리편이 항상 숫적 우위와 그 숫적우위를 활용할만한 공간을 확보할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게다가 펩은 지공을 선호하고 드리블보다는 패스를 할때가 많으니 자연스레 공간은 더 줄어들고. 이번 로마전의 첫번째 골도 알라바에게 공간이 허용되었으니 말씀해주신 그 깜냥으로 수비라인을 교란시켰지만, 흔히말하는 가패모드땐 이런 상황이 잘 안나오니까요.
14/11/0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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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저는 그 알라바가 미드필드진까지 올라온다고 해서 무슨 전술적 변화가 생긴건지 모르겠던데 말입니다.]를 제가 오해했나보네요. 괜히 허공에 대고 화낸 격이네요.
STARSEEKER
14/11/0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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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닙니다; 지식에 깜놀중이었습니다. 댓글들 다 정독했어요 흐흐
14/11/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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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위에서 이야기한, 숫적 우위를 통한 스위칭 파괴력의 극대화는 기본적으로 가패 국면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거든요. 물론 공간이 협소하여 글에서 이야기한 것만큼의 파괴력이 언제나 보장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가패 국면을 뚫는 다른 좋은 방법이 있는 건 또 아니니까요. 크게 두 가지로 갈리겠죠. 양치기를 하느냐 질로 승부하느냐. 이 중 양치기야 위에서 말한 것처럼 수없이 많은 가짓수의 공격 루트로 끊임없이 부딪치는 거겠고, 질로 승부하는 건 정말 통할 수밖에 없는 공격 루트 하나를 만드는 것이겠죠. 보통 전자를 가장 잘 보여준 게 펩 바르샤일테고, 후자는... 글쎄 하나의 팀이라고 하긴 그렇고 세트피스시 성공률을 갈고 닦는 방식이 있겠네요. 굳이 꼽자면 체육회 정도?

헌데 사실 이를 각각 잘 표상하는 것이라하여 둘로 나누긴 했지만 대개의 경우는 둘 모두를 추구하죠. 펩 바르샤가 단순히 양치기만 했다면 그 수준 팀이 당연히 못 되었을 겁니다. 우수한 선수들의 퀄리티를 기반으로 공격 전술의 완성도를 극단적으로 높였으니 가능했던 일이겠죠. 후자의 경우는... 역시 이 경우만을 채택하는 건 역시 성립하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정말 알아도 못 막는 공격은 오늘날 거의 없으니까요. 세트피스의 경우 역시, 우월한 선수들의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상대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허를 찌르는 거지, 그 공격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안다고 하면 못 막으면... 진짜 축구 팔아 돈 먹는 일 그만둬야할테니까요.

결국 과르디올라는, 그 방법이 가장 이길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러한 축구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분명 이는 성공률이 어마무시하게 높기는 하구요. 아마 그럼에도 님께서 비판하시는 건, 펩의 축구가 다른 축구에 비해 그러한 가패 국면을 더 유도하는 경향이 짙고, 그 가운데서 뚫릴지 안 뚫릴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인데 그럼에도 그러한 축구를 고수하는 것에 어떤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이겠죠. 음... 확실히 이에 대해선 제가 답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사실 여기서 고래고래 펩 비호를 하긴 했습니다만, 전 딱히 펩의 팬은 아니거든요. 여기에서까지 의무적으로 답을 해야하는 건 정말 펩과 축구관이 같은 사람이 답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뭐, 애초에 지금까지 제가 댓글을 단 것 역시 반드시 해야해서 그랬던 건 아니었으니 첨언을 좀 하자면... 과르디올라는 그렇게 가패 국면을 유도한 상황에서 그 가패를 뚫을만한 방법론을 갈고 닦는 게 가장 안정적으로 승리를 추구하는 방법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계속 고수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본 과르디올라 축구에선, 그의 이러한 과르디올라의 이념을 부정하는 근거보단 긍정하는 부분들을 더 많이 발견해왔네요. 음, 아마 이건 님께서도 그렇지 않을까 싶거든요. 다만 저보다 실패된 부분에 더 많이 안타까워하셔서 저와 다른 입장을 바라보고 계신 게 아닌가하구요.
STARSEEKER
14/11/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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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정작 저는 펩의 팬인데..재밌는 상황이었네요.
14/11/0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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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SEEKER 님// 팬이니 더욱 실패하고 좌절된 부분에 이입하시는 거겠죠. 저야 팬이 아니니까 그냥 태평하게 아름다운 축구하면 "오 아름답네" 이러면서 보는 거구요. 저도 리버풀 이야기할 땐 이렇게 태평하지 못합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4/11/0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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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웨햄의 샘감독은 감독유형을 크게 둘로 나누면서 철학과전술이 유연한 자와 자기 색깔을 강하게 넣는자로 구별했는데 전자엔 퍼기와 무리뉴가 후자에 펩과 벵거가 들어갔습니다

많은 분들이~알싸~ 공감하더군요.
14/11/0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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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은 시즌 운영이야 유연하지만 메인 전술과 이에 맞는 스쿼드 구성에선 굉장히 강하게 철학이 드러나죠
Spike Spiegel
14/11/07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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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체를 운영하는 거시적인 전술에서 펩은 무리뉴와 퍼거슨보단 그 운용폭이 좁겠지만, 경기 각각에서 펩이 보여주는 패턴과 양상의 다양함은 다른 감독들을 상회합니다. 아니, 전 무리뉴가 펩보다 경기 내에서 다양한 전술 폭을 설정하고 운용한걸 본적이 없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무리뉴가 경기중에 전술이나 포메이션을 바꾸는 횟수가 그리 많지 않죠. 끽해봐야 경기당 2~3번인데 펩은 더 많으니깐요. 그리고 무리뉴의 고정적인 단점으로 지목되는, 스타팅멤버가 언제나 거의 비슷하다란것도 무리뉴의 유연성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을 제시해주구요. 펩처럼 다양한 스타팅 멤버를 기용하면서 선수들을 고르게 쓰는 편이 아닙니다.
14/11/07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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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레 버리고 부스케츠 데려온 건 잘한 거죠. 투레는 중앙 미들로 뛰길 원했고 선수 자체도 홀딩보단 그쪽에 자질이 있는 게 명백한데 거긴 샤비인혜가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로테 멤버 쓰자고 투레가 요구하는 주급 줘가며 안고 갈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또한 바르샤내에서 중미로 투레도 애매했습니다. 당시 바르샤의 메인 빌드업 리더는 샤비인데, 바르샤 축구의 성격상 샤비 수준이 아니면 어렵거든요. 세스크도 못했고 알칸타라도 못했고 올시즌 인혜도 피똥 쌉니다. 이 선수들 다른 팀 가면 이럴 선수들이 아니거든요. 특히 투레는 마테우스나 로이 킨마냥 자신이 직접 볼을 몰고 수비를 타격하는 플레이를 즐기는데 이러면 미들과 2선 전반이 투레 개인의 템포에 맞춰줄 수밖에 없죠. 그리고 거기엔 메시와 샤비가 볼회전을 찢어먹는 자리구요. 무슨 투레가 지단입니까. 아니 지단 자신이 와도 메시-샤비의 2선 볼회전 이상으로 완성도 높은 전개를 보이리란 예상은 회의적인데 투레는 오죽할까요. 그런데 0910 투레가 나오면 이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 거죠. 더군다나 홀딩으로 뛸 때도 그래요. 지가 무슨 마테우스도 아니고... 펩 입장에선 겁나 얼척없을 수밖에요. 그러니 방출하는 건 당연했습니다. 하여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서 원하는대로 맞춰줄 수 있는 맨시에 갔으니 바르샤건 투레건 윈윈이죠. 요즘 보면 맨시도 윈인진 갸웃하지만 그래도 한 4년 잘 써먹었으니 그만하면 잘 산 거구요. 그리고 이런 성향을 떠나서라도 걍 홀딩으로 부스케츠가 잘했어요. 그외의 다른 미덕은 바르샤에네 필요없었구요. 샤비를 제하더라도 메시, 이니에스타에 알베스까지 볼회전하고 전방과 미들에서 플메질할 선수 엄청나니 바르샤 수미는 후방 빌드업와 포지셔닝을 통한 커버 플레이만 잘하면 되거든요. 이건 부스케츠가 좀 독소적이고, 투레는 후달립니다.

에투 팔고 즐라탄 데려온 건 실수라고 할지언정 그 시즌 이내에 자신의 판단이 실책임을 바로 인정한 감독을 두고 유연치 못하다고 할 순 없을 겁니다. 정말 유연치 못한 사람이라면 제 주관 믿고 끝끝내 즐라탄을 고수했겠죠. 그럼 1011의 성공은 없었을 거고요. 무엇보다 그 시즌에 리그 우승-챔스 4강은 했으니, 지난시즌 트레블로 인한 죽음의 일정과 이니에스타와 같은 중요한 자원의 부상 아웃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무성한 소문과 달리 필드내적으로 즐라탄 문제는 펩이 잘 해결했다고 보네요
STARSEEKER
14/11/0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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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실패의 인정이 전술적 유연함을 뜻하는건 아닌걱 같습니다. 아, 내가 선수를 잘못봤어!이라고 봐야지, 내 전술이 틀렸어. 그리고 고칠께. 이런게 아니잖습니까. 전술보다는 인격적 겸허함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부스케츠는 신체능력의 부족함때문에 수비형 미들주제에 앞선의 보호가 필요한 선수입니다. 드리블전진이 되지도 않기 때문에 주변에 도와줄 선수도 항상 필요했구요. 전진패스가 강력하지도 않습니다. 후방에 혼자놔두면 쩌리가 되고, 같이 데리고 공격에 가담시키기엔 리스크부담이 너무 크죠. 별로 효과적이지도 않지만. 결국 사비가 내려와야 합니다. 이는 곧 공격숫자의 부족으로 이어지는데, 이 둘다 키핑이나 탈압박 방법은 비슷하죠. 사실 수행하는 롤 차이가 큰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바르샤가 공 점유하는 시간이 긴 상황에서 말입니다.
이보다는 야야가 시너지 면에선 좋았을것 같습니다. 부스케츠처럼 탈압박을 정겨한 수준으로 못해내더라도 말입니다. 수미자리에서 부스케츠급의 정교한 탈압박을 수행해야 한다는거 자체가 전술적 실패아니겠어요.
구밀복검
14/11/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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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스케츠는 딱히 앞선으로부터 보호받았던 적이 없습니다. 13-14 시즌까지 부스케츠의 앞에는 챠비와 이니에스타와 메시가 있었죠. 이번 시즌에는 라키티치가 있고요. 그 어느 선수들도 부스케츠를 보호해줬다고 할만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페드로, 비야, 산체스, 즐라탄, 네이마르...모두 부스케츠를 보호하는 역할과는 거리가 멀었던 선수들이죠.

오히려, 바르샤의 구체적인 수비 전술 운용 방식을 뜯어보자면 반대로 부스케츠가 다른 선수들을 보호해줬다고 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상대가 공격해오는 방향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4-1-2-3이 강한 압박을 가할 때를 보면, 수비형 미드필더 앞에 있는 5명의 선수들(3명의 포워드와 2명의 중앙 미드필더)과 양쪽의 풀백들이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전진하고, 사이사이에 빌 수밖에 없는 공간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커버하는 식의 플레이가 이루어집니다. 이때 수비형 미드필더가 제대로 된 포지션을 잡지 못하고 있으면 그 공간을 통해 직접적으로 포백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실점이 발생할 확률은 높아지죠. 때문에 4-1-2-3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개별 상황에 대한 다양한 대응 매뉴얼을 숙지하고 체화해야하고, 그럼으로써 높은 사전 예측력을 가져야하며, 이를 바탕으로 남들보다 한 발 앞서 공간을 선점하고 수비 진형을 유지하여 전 선수가 경기장을 균등하게 커버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현재 바르셀로나가 극심한 수비 불안을 겪고 있는 것은 부스케츠의 신체능력의 하락과 바르셀로나의 압박 시스템의 붕괴가 겹치면서 부스케츠가 감당해야할 수비적인 부하가 이전에 비해 현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드리블 전진 자체가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불필요한 능력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 위치에서 드리블을 치는 것 자체가 반자이 어택 수준의 자살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드리블 성공률이 높은 선수라고 하더라도 성공률은 5할을 겨우 넘는 정도이므로, 포백 앞에 있는 선수에게 드리블은 리스크는 매우 높으면서도 특별히 효용성은 높지 않은 선택지죠. 실제로 알론소, 피를로, 캐릭, 아르테타 같은 이름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들 역시 특별히 드리블을 통해 상대를 돌파해내는 능력이 탁월한 선수들은 아닙니다.


3. 전진패스가 강력하지 않다는 점에도 동의하기 힘듭니다. 물론 부스케츠가 많은 어시스트나 파이널 패스를 기록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것은 대부분, 아니 거의 모든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피를로 단 한 명을 제외하면 팀의 주 찬스메이커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http://www.soccerline.co.kr/slboard/view.php?uid=1990820281&page=4110&code=soccerboard&keyfield=&key=&period=
12-13 vs 에스파뇰 전, 부스케츠의 롱패스가 빛을 발한 날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패스 하나하나 흠잡을 데 없이 정교하며, 특히 2분 38초 즈음의 패스는 어지간한 클래스의 선수가 아닌 이상 흉내내기 어려운 패스라고 봅니다.


4. 수비형 미드필더는 보다 전방에 있는 자원들과는 달리, 압박을 받을 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공간이 좁습니다. 이는 다른 포지션과는 달리 회전반경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우며, 제자리에서 압박을 버텨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볼키핑을 할 때에 압박해 들어오는 상대를 잽싼 방향전환으로 아예 벗겨내는 식보다는, 상대와 몸으로 부대껴 가면서 안정적인 터치와 깔끔한 패스, 적절한 위치선정 등으로 상대를 따돌리는 것이 권장됩니다. 즉, 포지션마다 요구되는 키핑의 방식이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요구되는 능력도 조금은 다르다는 것이죠. 그래서 전방에서는 매우 훌륭한 키핑을 보여주는 선수라고 하더라도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 있을 때에는 상대의 압박에 흔들리곤 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챠비 같은 경우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던 시절에는 자신보다 큰 상대들의 타이트한 압박에 고전했던 적이 종종 있었죠. 다시 말해,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행해지는 부스케츠식의 키핑은 챠비 같은 선수라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물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스케츠는 챠비처럼 최전방까지 올라가서 상대를 벗겨내기에는 동작을 전환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죠.)


5. ATM이나 꿀벌이나 레버쿠젠이나 바이언 같이 적극적인 압박을 구사하는 팀들을 상대하면 자신의 의지나 전술적인 의도와는 상관없이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수들 역시도 상대의 압박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정교한 볼컨트롤을 해야하는 것은 전술적 실패가 아니며,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특히 볼의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패싱과 테크닉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축구를 하려는 팀들은 더더욱 그렇죠. 볼소유를 즐기는 팀에게 최대의 위협은 후방지역에서 상대의 압박에 볼을 탈취당하는 것이며,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시키는 첨병은 자연스럽게 수비형 미드필더가 맡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압박 대항력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맨시티입니다. 맨시티 같은 경우는 볼을 오래 소유하고 테크니컬하게 경기를 풀어가면서도, 라인은 상당히 내리고 후방 지역에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는 수비 전술을 취합니다. 이때 볼을 탈환했을 경우, 맨시티는 공격을 전개하기 위해서 후방지역에서부터 전방으로 볼을 연결해하려하는데, 이때 볼을 운반해줘야할 자원들이 상대의 압박에 털리며 재차 역습을 당하고 실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컨대

http://youtu.be/9s38X6l1Y-k?t=20s
http://youtu.be/1TsAkX4sSKU?t=1m17s

이 두 장면이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저럴 때 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전방으로 깔끔하게 공급해줄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다면 실점이 발생하지 않았겠지요.
STARSEEKER
14/11/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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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르셀로나 제어력이 미치지 못할때 부스케츠가 얼마나 쓸모있는지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의 예측력이라는 것도 아군의 압박에 볼이 어떻게 흐를것인가에 대한 것일텐데, 이는 곧 그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앞선의 활동량이 요구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타 수비형미들도 마찬가지겠으나, 부스케츠의 수비력이 축구지능에 따른 위치선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2. 바르셀로나 공격전개에서 안타까울때가 예의 부스케츠의 탈압박능력이 발휘될때 입니다. 부스케츠가 공을 잡고 압박에 처한후 2:1등의 방법으로 빠져나와 공간이 있을때, 부스케츠에겐 드리블이라는 옵션이 없습니다. 야야투레에 비해서 말입니다.

3. 빌라노바 부임전에 이런 장면들을 기대했었으나 실제로 보았을때 크게 날카롭다는 인상을 못받았습니다. 바르셀로나 템포탓인지.

4. 되려 몸으로 부대끼는게 가장 부담스럽지 않나요. 부스케츠도 몸으로 부대낀다기보단 잘 피해다니는 편인것 같고.

5. 야야투레가 이겨내질 못할 정도의 압박이면 분명 빈공간이 발생할텐데 그걸 수미가 직접 이겨내기보단 공격전개 방향을 아예 그 쪽으로 잡아야하는게 맞지 않냐는 이야기입니다. 정교하면 좋기야 한데 야야투레의 다른 장점을 버리고 얻은 정교함으로 후방에서 아둥바둥거리는게 좋은지는..보고 있으면 암걸릴것 같습니다.
구밀복검
14/11/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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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허나 그렇다고 투레가 수비적으로 그리 견실한 선수인 것도 아니거든요. 이것은 맨시티 이적 이후에도 입증이 된 거고...결국 투레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라 그보다 앞선 위치에서 박스투박스처럼 뛰거나 중원 사령관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투레를 제대로 써먹으려면 투레를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해야하는데, 그렇다고 챠비에스타를 버리고 투레를 쓸만한 이유는 없었거든요. 백업 자원으로는 이미 케이타가 있었고요. 즉, 챠비에스타보다 중원 전방 지역에서 나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전문성에서 부스케츠보다 나은 것도 아니고, 백업으로 쓰기엔 연봉도 비싸고 이미 케이타란 대체제가 있고...결론적으로 야야 투레는 잘 팔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야야 투레가 아닌 부스케츠가 주전이 된 이후 실점도 비약적으로 줄어들었고요. (08-09 35실점, 09-10 24실점, 10-11 21실점) 08-09에 트레블은 했지만 정작 바르셀로나 팬들은 09-10과 10-11을 더 발전된 시즌으로 평가하는 것도 이러한 점들과 무관하지 않고.

2. 물론 드리블을 할 수 있으면 더 좋겠으나 알론소나 캐릭과 마찬가지로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앞서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에서, 투레의 드리블을 살리기 위해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보다는 중앙 미드필더로 쓰는 것이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드리블은 리스크가 큰 공격 옵션이고, 이를 마음 편히 시도하려면 조금이라도 높은 위치에서 시도해야하니까요. 그래야 효용도 더 크고요. 하프라인 지역에서 드리블 치는 것보다는 박스 부근에서 드리블 치는 게 낫죠. 그런데 그 포지션에는 이미 챠비에스타가 있었고.

3. 그렇다고는 해도 피를로를 제외하면 부스케츠보다 양질의 패스를 전방으로 공급해줄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패스 자체의 정확성만 따지자면 바르셀로나에서 부스케츠보다 패스가 나은 선수는 챠비 외에 없습니다. 그 아래 즈음에 마스체라노나 이니에스타, 메시 정도가 있고..

4. 몸으로 부대끼는 것은 당연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이를 항상 피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수비형 미드필더가 위치한 후방 지역은 상대의 압박을 피할만한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아무리 테크닉과 어질리티가 출중한 선수라고 해도 항상 상대의 압박을 피해다닐 수만은 없습니다. 결국 상대가 부딪혀올 때 볼을 등지고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체격과 근력이 필요하고, 이 점에서 부스케츠가 챠비보다 낫습니다.

5. 압박을 받는 순간은 매우 급박한 상황이고, 이때에 빈공간을 마음먹은대로 공략하기는 어렵죠. 그러기 위해서는 여유를 확보해야하고, 여유를 확보하려면 최전방에서부터 시작되는 상대의 압박 속에서 유유히 볼을 다루며 전방으로 볼을 공급해줄 수 있어야합니다. 최근 EPL 같은 경우도 수비형 미드필더들에게 테크닉을 굉장히 높게 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 페르난지뉴/캐릭/아르테타/마티치/블린트/슈나이덜린 등등이 이에 해당하죠. 심지어 기성용까지 - 이는 상대의 1차 압박에서 당황하지 않고 볼을 전개해줄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가치가 그만큼 높기 떄문일 것입니다.

사실 현재의 부스케츠가 이전만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못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비판의 초점이 <과거의 부스케츠>가 아니라 <현재의 부스케츠>라면, 투레 역시도 과거의 투레가 아니라 현재의 투레에 대해 논해져야 할 텐데, 현재의 투레가 바르셀로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자면, 그저 왓더헬 쉣더퍽 이상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맨시티에서 투레가 계륵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도 다른 것이 아니라 수비 상황에서의 역동성이고.
STARSEEKER
14/11/0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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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야야투레도 그렇게 견실한건 아니지만, 부스케츠가 바르셀로나 전술의 가호를 벗어나 맨몸으로 맞이할때 너무 상식이하입니다. 올해 레알과 경기때 막판 베일에게 사이드 털리는거 보고 할말을 잃었습니다. 베일이 잘하긴 했는데, 초기 위치선정을 위한 최소한의 주력이 모자랐어요. 뒤에 피케까지 있으니까 1,2선이 더 목숨걸고 뛰어댕겨야 돼요. 하..

나머지엔 크게 이견이 없습니다.
14/11/0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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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문제는 특정한 전술적 방법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의 유연성이라고 봐야죠. 전 그 정도면 충분히 유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보네요. 선수를 잘못 봤어? 그런 게 아닙니다. 전반기에 즐라탄은 잘했어요. 즐라탄 없었으면 리그 우승 불가능했을 겁니다. 당시 이러저러한 축구 관련 매체에서 전반기 바르샤 평가할 때 대부분 평점 1위가 메시였고 2위가 즐라탄이었어요. 특히 유로 08부터 트레블 일정 거치며 녹초가 되고 나가떨어지던 미들-수비진이 지탱될 수 있었던 건, 즐라탄을 전방에 밖아놓고 소위 패싱 카테나치오를 했던 덕분이죠(이것도 변화라면 변화겠네요.). 체력적인 부하를 덜 받도록요. 그렇게 이긴 경기들이 적지 않아요.

그런데 후반기가 되면서, 메시가 중앙으로 오니 더 잘했던 게 문제죠. 소위 말하는 제로톱이요. 그리고 메시 사이드에 즐라탄 중앙보다 메시 중앙에 보얀 사이드가 더 쎘구요. 그러니 변화를 꾀한 거 아니겠습니까. 즐라탄 말대로 즐라탄을 퍼스트탑으로 계속 썼다면 즐라탄 개인은 더 잘했을 수 있어요. 그런데 펩이 보기에, 그리고 우리 모두가 보기에 즐라탄 퍼스트탑보다는 메시 퍼스트탑으로의 [변화]가 더 쎄거든요. 그러니 바꾼 거죠. 전술적 유연성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그냥 즐라탄 퍼스트탑으로 갔겠죠. 즐라탄 사이드는 생각해보지도 않았을 거고요.
14/11/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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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부스케츠에 대한 건... 선수는 물론이거니와 후방 빌드업이란 영역에 대한 이해가 좀 많이 아쉽습니다. 이에 대해 제가 일일히 말씀드리긴 그렇고, 이하의 글들을 참고 바랍니다. 사실 아래 글 중 일부도 잘못된 부분이 있긴 한데, 뭐 그렇게 크게 글러먹진 않을테니 보시는데 무리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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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케츠가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유.


Dutchman | 2011·11·30 18:34 | HIT : 3,119

전 이 글에서 "왜 부스케츠를 '역대급 수미'라고 말하는 것이냐?"는, 여러분의 질문에 대한 제 나름의 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전 이것이 모든 이들에게 당연스레 받아들여지리라 기대하지 않고, 제가 축구를 보아왔고, 바라보는 주관이 굉장히 강하게 개입되어있다는 걸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왜 이러한 주관을 가지게 되었는지, 제 주관이 이 문제에 있어서 어떻게 쓸모가 있는지, 제 나름 타당한 과정을 밟아가며 이야기할 것이구요.

먼저 제가 말하는 '역대급 수미'는, '역대급 공격수'나 '역대급 골키퍼', '역대급 수비수' 등과는 다른 의미임을 밝히겠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수비형 윙어'나, 옛날에 있었다던 '하프백', 혹은 '쉐도우 스트라이커', '3백 포메이션에서의 윙백'처럼, 수비형 미드필더 역시 굉장히 특화된 보직이며, 모든 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라는데 있으며,
둘째로 지금 흔히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일컬어지는 선수들이 팀에서 맡아하는 역할을, 굉장히 핵심적이며 팀을 지탱하는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여 부차적인 것으로만 볼 수 없는 부분을, 그러나 이전 시대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플레이에선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클래식 경기를 찾아본 분들이라면 한번쯤 '경기가 재미없다'는 난관에 부닥쳐 '이걸 계속 봐야할까' 하는 고민에 빠진 적 있으실 겁니다. 중원은 텅텅 비어있고, 압박은 헐렁하고, 라인은 갖춰져 있지 않지요. 그나마 밀란 제네레이션과 콤팩트 사커가 등장한 이후엔 라인이 제대로 갖추어지고, 압박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경기에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만, 재미없긴 매일반입니다. 왜냐면 요즘처럼 팀들이 중원에서 오밀조밀 만들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심지어 그 '밀란 제네레이션'조차 마찬가지입니다*1. 최전방에서부터 타이트하게 상대를 압박하여 볼을 탈취, 뻥뻥 사이드로 벌려주면, 사이드에서 볼을 잡아 또 다시 뻥뻥 크로스를 올립니다. 그러면 우수한 체격조건과 체력을 갖춘 우군이 받아 골을 처넣치요. 발롱도르 순위권이 도배를 하는데도 이런 경기를 합니다. 그나마 사키 재임 시절엔 낫지, 카펠로 때는 그야말로 악몽입니다.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나 싶지요.

왜 이땐 이 모양 이 따위로 재미없게 경기하는거지?
왜 재미없게 하는데도 경기가 돌아가는 거야?
어떻게 이딴 식의 경기를 하다 요즘에는 저때와 전혀 판이하게 축구를 하고 있는 걸까?
지금과 저때와 무언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해서 주의깊게 살펴보다보니, 하나 잡히는 게 있더군요. 수비수가 발로 볼을 패스하는데 골키퍼가 손으로 잡더라구요. 94년도에 속칭 '백패스 금지규정'이 만들어진 이후로 불가능한 플레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시작했지요.

기실, 당시 경기가 재미없을 수밖에 없는 건 수비수랑 골키퍼랑 경기 중 20분쯤 공놀이를 해도 아무런 하자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수비수가 골키퍼에게 패스하기 편하기에, 수비수와 골키퍼 둘이서만 공놀이를 해도 전술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며, 둘째로 확실한 공격로가 보이지 않는 이상 수비수 입장에선 괜히 미들에게 볼을 주어 상대 압박에 뺏길 가능성을 만들기보단 그냥 키퍼랑 공놀이하며 우군의 공격진이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유할때까지 기다리는 게 훨씬 나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비수가 패스한 볼을 골키퍼가 손으로 잡을 수 없게 되면? 골키퍼는 이전과 달리 안정적으로 수비의 공을 받을 수 없게 되고, 되려 상대가 전방에서부터 타이트한 압박을 시도하는 경우 수비수가 발로 키퍼에게 패스하는 것은 굉장히 위협적인 장면으로 바뀝니다. 어쩔 수 없이 수비수는 앞을 바라봐야하는데, 그렇다고 자기가 볼을 붙들고 있자니, 자기가 볼을 뺏기면 바로 골키퍼와 1:1인데 그것도 미친짓이구요. 수비수와 키퍼에게 볼이 붙박혀있던 10분을 처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비수보다 앞선 선상 위치한 선수에게 볼을 능숙히 다루며, 안정적으로 처리해야하는 역할이 부여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전통적으로 위치해왔던 이들이 '수비형 미드필더'들이구요.

그 전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들이란 사실 센터백과 역할 구분이 모호했습니다. 플레이하는 위치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만, 하는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았죠. 보다 수비부담에서 자유롭고 공격적인 롤에 활발히 가담하며, 활동 영역이 넓다는 정도가 차이랄까요? 때문에,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가 서로 보직 호환이 좋은 것처럼, 과거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 속칭 리베로형 센터백들 간의 호환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어느 하나에서 활약할 줄 아는 선수는 다른 하나에서도 썩 잘 플레이했죠. 요즘 축구판에선, 바르셀로나 정도가 아닌 한 수비형 미드필더를 수비수로 기용한다는 건, 혹은 수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다는 건, 그 가까운 위치에서 불구하고 선뜻 와닿지 않는 일로, 피치못할 경우가 아닌 한에야 잘 시도하지도 않고 그 둘 모두에서 정도 이상으로 능숙히 플레이하는 선수들도 굉장히 적은 실정입니다. 이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그 전과는 달라졌다는 걸 지지하는 근거가 될테지요. 만약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예전과 같다면 예전처럼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간의 보직 호환이 좋아야하지 않겠습니까?

94년도 이후 수비형 미드필더들에겐 여러 업무가 추가되었는데, 이는 크게

1. 94년도 이후 미들 라인에 있는 선수들 바로 아래 위치한 선수에게 부여되는 것과
2. 94년도 이후 수비 라인 윗선에 위치한 선수에게 부여되는 것

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1을 굳이 언급한 것은, 사키의 콤팩트 사커와 94년 백패스 금지규정을 거치면서 그 전과 가장 많은 플레이의 변화를 보인 보직이 수비형 미드필더긴 합니다만, 굳이 수미에만 국한하지 않을만치 플레이 양상에 있어 많은 것들이 변했으며, 그 중심 영역이 미들 라인이었기에 그러합니다. 이전과 달리 볼이 최후방이 아닌 중원에 위치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이죠. 이전 같으면 중원을 내주고 라인을 내려도 무방했을테지만, 라인을 내려 어떻게든 볼을 탈취해봤자 이전처럼 키퍼와 공놀이를 할 수 없으니 뻥축구를 하려한들 우군이 자리를 잡을 동안 볼을 붙들어둘 곳은 필요하고, 그러나 중원을 내준 팀에서 이를 기대하긴 힘든 노릇이니까요. 이 때문에 한동안 치열하게 중원 다툼, 점유율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지요*2.

이같은 중원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떨어진 새로운 부담을 열거해본다면, 영리한 위치선정을 통한 세컨볼 탈취, 안정적인 키핑을 통해 상대 압박에서 수비 라인을 지키는 포백보호, 미들 가담을 위해 뛰쳐나가는 사이드백들의 빈자리를 커버링, 우군의 미들 이하 라인에서 안정적인 볼배급과 상대 공격 차단을 위한 포지셔닝과 라인 리딩 등이 있을 것입니다. 이전의 리베로형 센터백에 요구되었던 것들이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전가되었다 말할수도 있겠습니다만, 이와 별개로 수비형 미드필더들에게만 부과된 것도 분명 있기에 현대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이전의 리베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쉬이 말할 순 없지요. 둘은 분명 서로 다른 시대의 축구에서 나타난, 서로 다른 보직입니다. 실제로 당시 리베로들이 요즘의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플레이하지도 않았구요. 06/07/08시즌 리버풀에서의 아게르나, 지난시즌 바르셀로나와 슈퍼 코파 1, 2차전에서 센터백으로 나올때 아비달, 그리고 현 시점의 피케가 이전 시대의 리베로와 보다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센터백의 롤과 흡사히 플레이하는 건 센터백이들이지요.

물론 이렇게 제시된 '수비형 미드필더'는 94년도 이후에도 짧지 않은 시간동안 여러 변화 속에서 가다듬어졌기에, 이러한 현상이 모든 팀의 축구에서 일어난 것도 아니며, 따박따박 단계를 밟아나갔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많은 분들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말할때 이전 시대에 수행하던 역할을 주로 상상하시고, 사실 이러한 개념 정의가 마냥 틀리다고만 할수도 없습니다. 왜냐면 분명 오늘날에도 이전의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같은, 그러나 이후의 추가된 역할을 해낸다곤 말할 수 없는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있으며, 추가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이전의 역할들 역시 해내는 미드필더들이 있어왔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때 소위 '역대급'을 운운한다면, 정당한 기준은 위 둘 모두를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선수가 꼽혀야할테고, 실제로 알베르티니나 마우로 실바, 마케렐레 등이 이 기준을 만족하는 사례라 언급됩니다.

그러나, 이쯤에서 제게 떨어지는 의문이 있습니다. 과연 위 둘을 모두 소화해내는 선수들은, 물론 훌륭한 선수들이지만, 그렇다고 지금도, 혹은 앞으로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란 점인데요. 사실 포백 윗 선에서 플레이하는 이들 가운데서 위에 언급된 이들처럼 '두가지 역할'을 말끔히 소화하면서도 공격전개도 끼깔나게 하고, 오버랩도 장난없던 선수들이 있습니다. 바로 90년대 중후반에 활약했던 로이 킨과 레돈도지요. 알베르티니라면 모르겠습니다만, 마우로 실바나 마케렐레가 충족할만한 부분은 아니죠. 하지만 그렇다고 마케렐레에게 이같은 역할을 요구하며 기준 미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고 하면 아무래도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만약 여지껏 제가 경기를 구해본 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미드필더를 꼽으라면, 전 주저없이 마테우스의 이름을 댈 것입니다. 쉐도우부터 톱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센터백을 모두 최고 수준에 이르렀으며, 어디에서 뛰든 자신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뽐내던 선수였지요. 하지만 요즘 축구판에서 마테우스와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냐, 하면 역시나 회의적입니다. 톡 까놓고 이야기해서,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는, 수비 라인만 안정적으로 갖추어져 있다면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신나게 오버래핑을 해도 무방한 포지션이었거든요. 그리고 지금에 비해 압박이 헐렁하고 라인이 내려져, 중원이 비어있던터라 드리블 돌파가 쉽기도 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테우스가 위대한 선수인 걸 폄하할 순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요즘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에게 마테우스처럼 미친 돌파를 해댈 것을 요구할 순 없는 노릇 아닙니까?

전 이런 차이가, 고작 몇년 안 된 일이긴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알베르티니와 마우로 실바, 마케렐레와 현재 축구판 사이에도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점점 벌어질 것이구요. 06년도 오프사이드 룰이 완화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팀들이 라인을 그다지 높게 가져가지 않으며, 숫적 우위를 통한 중원에서의 헤게모니 쟁탈에서 한걸음 물러 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맞물려 비교적 중원에서 힘을 빼고, 라인을 높게 가져가지 않은 맨유가 06/07/08/09시즌을 풍미하기도 했구요*3.

그리고 라인을 비교적 높게 가져가며 점유율을 추구하는 스페인 대표팀은, 그러나 이전과 달리 중원에서의 수비 부담을 모든 라인이 고루고루 맡아하는 축구로 유로 08과 남아공 월드컵을 가져갑니다. 98 월드컵의 프랑스나, 2002 월드컵의 브라질, 2006 월드컵의 아주리와 달리, 스페인은 수비 부담을 미들 라인에 위치한 특정 선수만이 아니라, 모든 라인에 걸쳐 골고루 나누고, 되려 이러한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팀 단위에서의 압박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걸 증명해보입니다. 이 연장선상에 지금의 바르셀로나가 있지요. 이것이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게만 국한된 문제일까요? 글쎄, 당장 지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맨체스터 시티, 무링요 치하의 레알 마드리드 및 독일 대표팀 등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지난시즌 무링요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페페를 중원으로 올리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만, 가장 최근 슈퍼 코파 1, 2차전에서 그의 선택은 페페를 수비로 돌리고, 수비 부담을 모든 선수, 모든 라인에 돌리는 것이었고, 이는 극단적인 조치없이도 레알이 바르셀로나를 압도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였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지켜보며 전, "이제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전 시대의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아예 달라져, 수비 라인 바로 위에서 플레이한다는 걸 제외하곤 어떤 공통점도 없어진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합니다. 보다 극단적으로 말해볼까요? "이제 수비형 미드필더들에게 있어 '수비 능력'이란 일정 이상만 갖추면 되는 게 아닐까? 다른 능력들에 비해 유달리 강조할만한 게 아니게 된 건 아닐까?"란 의문을 갖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에, 지금 단계에선 좀 위험할지언정, 긍정의 답을 염두에 두고 있구요.

그리고 수비 능력을 제쳐놓을 경우, 부스케츠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도, 그러니까 94년도 이후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추가적으로 부여된 임무로 국한하자면, 단연 당대 최고라 할만합니다. 물론 직접적인 공격전개나 플레이메이킹에 있어선 피를로나 알론소에게 무게가 실릴 테지만, 이는 "수미도 맡을 수 있는 역할"일지언정 "수미가 맡아야만 하는 역할"이라 말하긴 곤란하니까요. 때문에 피를로나 알론소는, 레지스타처럼, 선수의 특성과 포지션이 결부된 용어로 말하는 게 어울릴 겁니다. 그러나 부스케츠가 장기로 하는 부분은 분명 "수미가 맡아야만 하는 역할"이라 말할 수 있기에, 수미를 의미하는 말을 제외한 다른 걸론 일컬을 도리가 없죠. 수미의 자리에서 수미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가장 잘하는 것, 그게 최고의 수미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4

94년도 백패스 금지규정 이후 제가 말한 의미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갑자기 등장하지 않은 것처럼, 제가 말씀드린 이러한 경향 역시, 어디까지나 경향에 불과할뿐 모든 팀의 모든 축구에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축구를 보고 있으면 이를 '경향'이라고 부를만한 흐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점에서 "부스케츠는 역대급 수미다"라고 말하는 제 주장은, 부스케츠의 성장 여부와 무관하게게 지금 단계에서 위험한 말이고, 또한 좀 더 지켜봐야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구요. 허나 그리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분명히 있습니다.

*1 예외적인 케이스로 당시 바르셀로나의 드림팀이 있습니다만, 굳이 다루어야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생략합니다.

*2 06 월드컵 오프사이드 룰 완화와 맞물려 이후 축구는 약간 다른 양상으로 전개됩니다만, 본문의 내용상 굳이 다루어야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여 생략합니다.

*3 퍼거슨 감독이 굳이 이를 계산하고 전술을 그리 짠 것이라 생각치도 않고, 오프사이드 룰 완화가 아니었어도 맨유의 축구는 강력했으리라 봅니다만 이후 타팀들이 라인을 내리며, 중원에서의 수비부담을 여러 포지션으로 나누는데 맨유라는 사례와 함께 오프사이드 룰 완화도 상당히 크게 작용했으리라 생각합니다.

*4 전 이 때문에 부스케츠가 뚜레를 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미 윗선에선, 샤비의 파트너로 뚜레만한 선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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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비형 미드필더의 포백보호
필명: 메C날두 (rlatpdna)
IP: 112.144.xxx.225
2012-01-27 21:33:05
조회수: 10327, 추천: 28, 삭제요망: 0

일단 저는 포백보호를 다음과 같은 용법으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인 더 홀in the hole(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중앙의 빈 공간.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가 자주 출몰하곤 하며, 수비형 미드필더가 보통 서 있어야 할 공간,) 지역의 커버링을 하는 것. 이를 [수비 시의 포백 보호]라고 하겠습니다. 포백의 앞쪽에서 공간을 지켜준다는 것이지요.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맨마킹이나 압박 능력이 아주 훌륭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건 앞에 서 있는 중미들이 잘 해주면 되지요. 중요한 건 공간을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3백에서는 스토퍼들이 있기 때문에 뒤에 있는 스위퍼가 대인마크가 아주 좋아야 할 필요가 없되, 공간 이해는 착실히 해야 하듯, 수비형 미드필더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가 무지막지한 볼 탈취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는 제법 있었습니다만, 인 더 홀 지역의 커버링을 못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걸 못하면 정상급이라고 하지 않았고요. (과르디올라, 피를로, 둥가, 레돈도, 부스케츠, 데샹 같은 비리비리해보이는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수비적으로 비난 받지 않았던 것은 이 이유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라쓰에게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있었던 라리가-코파 델레이에서의 엘클 3경기에서, 라쓰는 중원 싸움에 적극적으로 기여했습니다만, 챠비-세스크-부스케츠 등을 상대하느라 메시에게 인 더 홀을 점령당해 두들겨 맞는 경우가 많았지요. 어제 경기 전반 막판에 메시가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에서 자유롭게 드리블을 시전하던 장면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다음으로, 본문에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또 다른 포백보호가 있습니다. 포백의 앞에서 영리한 무브먼트와 포지셔닝으로 위치를 선점하여, 후방에서 전방으로 혹은 전방에서 후방으로 가는 볼을 이어 받아줌으로써, 포백이 직접 공을 받게 되어버려 압박에 노출된 채 빌드업을 해야할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있지요. 이를 저는 [빌드업 시의 포백 보호]라고 하겠습니다. 빌드업 시에 포백이 압박 받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이지요.

이건 패스 능력에 달린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패스마스터라면야 더 좋겠지만, 굳이 그 정도가 아니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실제로, 패스는 베컴이 니키 버트보다 잘하지만, 니키 버트가 이런 건 베컴보다 잘했지요. 베컴을 람파드/지단으로, 니키 버트를 마켈렐레로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건 패스의 창조성이나 시야의 문제가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의 위치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를 얼마나 잘 아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원래부터, 수비형 미드필더는 상대 수비진을 때려부술 필요까진 없습니다. 과르디올라나 피를로처럼 탁월한 패스 능력으로 혼자서 경기를 쥐고 흔들며 플레이메이킹을 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만, 다른 선수들이 이렇게 하지 못한다고 욕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저, 하프라인에 있는 2선의 우군들이 밑으로 굳이 내려오지 않더라도, 볼이 전방으로 흘러가게끔만 도와줄 수 있으면 충분하지요. 꼭 자신이 패스 실력을 과시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패스의 미끼 노릇을 한다거나, 상대가 압박을 못하고 있는 지역에 들어가서 볼을 받아 압박을 닭쫓던 개꼴로 만든다거나, 자신에게 압박이 쏠리게 해서 다른 구간의 압박을 헐겁게 만들어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손쓸 수 없는, 하지만 동료가 볼을 주기는 좋은, 적절한 위치에서 볼을 받아, 안정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든 뒤, 자유로운 상태에서 측면으로 열어주기만 해도, 상대는 라인을 10M 이상 후퇴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수비형 미드필더가 이걸 못해줄 경우, 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하프라인 넘어서기도 버거워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에서 피보테로 나올 때의 마스체라노 같은 경우에는 정말 수비와 미들 사이에서의 포지셔닝과 무브먼트가 허섭하다보니, 미들에서 수비로 가거나 수비에서 미들로 올라가는 볼을 적절한 위치에서 받아주질 못했고, 빌드업 과정에서 마스체라노가 투명인간이 되곤 합니다. 그러면서 2선과 3선의 간격이 벌어지게 되었고, 자연히 볼은 계속 쥐고 있으되 하프라인을 못 넘어가고, 이 때문에 산체스나 페드로까지 후방으로 넘어와 볼 운반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간혹가다 마스체라노에게 볼이 가면, 이를 제대로 컨트롤 못해서, 마스체라노 본인이 압박에 쫓기게 되고, 간신히 후방으로 조급하게 백패스하곤 하지요. 수비형 미드필더가 상대의 전방 압박을 닭쫓던 개 꼴로 만들어주지 못한 상황이라면, 수비진에서부터 볼을 받아 빌드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때문에 팀 전체가 아래로 쏠리게 됩니다. 수비진의 볼을 받아주기 위해 공격과 미드필더들이 내려올 수밖에 없어지지요.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여전히 하프라인을 넘어서기에 껄끄럽게 되는 장면이 다수 연출됩니다.

반대의 경우가 바로 부스케츠와 데용, 데 로시 등 입니다. 이들의 경우, 발군의 볼터치, 키핑 등의 테크닉은 일단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항상 볼을 주기 편하면서도 상대의 압박이 헐거운 자리에 가 있곤 합니다. 마치 이들이, 자신에게로 공을 <끌어당겨 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지요. 그래서, 이들에게 볼을 주면, 특별히 별다른 행위를 하지 않아도 - 대지를 가르는 롱볼이라거나, 상대방을 농락하는 드리블과 키핑 같은 것 - 공이 전방으로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흘러가게 되어 있지요. 이렇게 볼을 몇 번 <당겨주고>, <흘려주고> 하다 보면, 어느새 상대 아크 서클 부근에 도달하기 마련입니다.

- 세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하면, 터프한 몸싸움과 거친 태클을 떠올리곤 합니다. 실제로 그런 플레이가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어느 정도로 본질적인지에 대한 논의는 없이 말이지요. 물론 터프한 플레이란 것은 그 특성상 가시적입니다. 포스를 내뿜게 해주는 데에는 이만한 것이 없지요. 그러나, 그러한 과정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본업에 대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은 희미해지는 듯 하여, 이 글을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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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론 : 왜 중원 지역 미드필더들이 리베로라고 불리울까?
필명 메C날두 아이디 rlatpdna
조회수 5841 작성일 2012-11-25 14: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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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생 : 왜 리베로가 처음에 최후방 수비수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 하고, 골을 넣기 위해서는 공격을 해야 합니다.
2) 공격은, 최후방에 있던 볼을 최전방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3) 여기서 볼을 <어떻게 옮기느냐>가 문제가 됩니다. 아무리 킥이 정확한 선수라고 해도 매번 단 한 번의 롱 패스로 최전방으로 볼을 전달시킬 수는 없고, 아무리 드리블이 대단한 선수라고 해도 매번 혼자서 수 명을 돌파하고 최전방까지 단독 드리블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선수와 선수 간에 짧은 패스를 거듭하여 확률 높게 볼을 전진시키는 것이 대개의 경우 기본적인 방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 물론 기본적인 방법임은 유일한 방법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4) 이는 한 두 명이 행하는 작업이 아니라, 여러 명이 참여하는 작업이므로, 자칫 손발이 맞지 않을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선수 사이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질서를 잡아주는 역할을 맡아줄 선수가 무조건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후방) 플레이메이커라고 부르는, 제가 빌드업 리더라고 부르길 즐기는 선수들입니다.
5) 최후방 수비수는 마크할 선수가 없어 자유롭기에 이런 역할을 맡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6) 최후방에 있기 때문에 모든 선수와 전 필드가 자기 눈 안에 들어옵니다. 자연스럽게 경기장 전체를 조망한 상태에서 판단을 내리고 공격 방향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맵핵이 생활화 된 상태입니다.
7) 애초에 볼을 최후방에서부터 옮겨나가야 하기 때문에, 최후방에 있는 선수가 이 역할을 맡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가령, 동네 축구에서조차도 축구 잘하는 사람이 최후방 수비를 맡으면 수비가 안정될 뿐만 아니라 후방에서부터 공격을 풀어나가기가 참 편해지지요. 최후방에 있는 선수가 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야 다른 선수가 해야겠지만, 만약 최후방 수비수가 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처음부터 최후방 수비수가 하는 쪽이 낭비가 없을 겁니다.

이러한 최후방 볼 운반자/공격작업 지휘관의 <원초적인 필요성> 때문에 최후방 수비수는 자연스럽게 리베로가 되었습니다.

2. 쇠퇴 : 그러나 최후방 수비수를 따로 두는 전술은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이 이유도 살펴봅시다.

1) 최후방은 경기장에서 가장 외따로 떨어진 위치입니다.
2) 중원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아무래도 한정적입니다. 아무리 공격 능력이 좋고, 무브먼트가 영리하다고 한들 사람의 몸은 하나이지 둘이 아니지요. "최후방에 있다가도 중원으로 가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중원에 있던 것만은 못한 게 당연합니다.
3) 그리고 중원 싸움의 비중은 점점 올라갔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고의 백패스를 골키퍼가 손으로 잡지 못하도록 한 것이지요. 예전에는 중원 싸움 좀 밀리겠다 싶으면 골키퍼에게 백패스하고, 백패스를 받은 골키퍼가 이를 손으로 잡은 뒤, 멀리 차내면 그만이었습니다. 압박을 닭 쫓던 개 꼴로 만들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근데 이걸 못하게 만들었으니, 중원 싸움에서 밀려버리면 바로 상대팀의 압박에 갇혀서 두들겨 맞게 된 것입니다.
4) 이런 과정을 거쳐 중원 싸움의 비중이 올라가면서, 중원 요원의 숫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각 중원 구성원 간의 분업화도 정교해졌습니다.
* 안첼로티의 밀란이 좋은 사례입니다. 후방에서 빌드업을 리드하는 레지스타 피를로-전방에서 찬스메이킹을 주도하는 트레콰르티스타 카카-공격을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 둘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볼 탈취를 전담하는 가투소-전후방을 오가며 삼자를 보조하는 스윙맨 셰도르프.

이런 전국 중원 자랑 시대에 잉여 인원을 최후방에 두는 것은 비효율적인 배치로 판명이 났습니다.

3. 변용 : 그러나 여전히 리베로는 존재합니다.

1) 위에서 말했듯, 최후방에 있던 볼을 최전방으로 옮기는 작업을 리드할, 그러니까 후방에서부터 전방으로 볼을 운반해주고 공격작업을 지휘할 선수는 <원초적>으로 필요합니다. 최종 수비수는 사라졌습니다만, 최종 수비수가 수행하던 역할 자체가 필요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2) 해서, 이 역할을 최종 수비수 대신 중원에 있던 선수들이 맡게 된 것이지요.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위치로 내려와 경기장 전체를 조망하여 공격 작업의 계획을 세운 뒤, 수비수로부터 볼을 전달받고 전방으로 보냅니다.
- 여기서 자신도 전방으로 올라가서 그 위치에서 다시금 공격 작업을 지휘한다면, 그야말로 자유인의 의미에 충실한 리베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챠비를 전형적인 리베로로 언급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전방으로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전방에 볼을 보내면, 후방을 지키고, 전방에 있는 다른 창조적인 선수가 공격 작업을 지휘하도록 바톤 터치를 하며 볼이 후방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릴 수도 있겠지요. 사비 알론소 같은 선수가 이러합니다.

그리하여, 최후방 수비수가 맡곤 하던 리베로 역할을 중원에 있는 선수들이 맡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중원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리베로란 명칭을 붙이는 것을 어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후방에서부터 볼을 운반하고 팀의 후방에서의 공격작업을 지휘한다면 그 누구라도 리베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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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하나는 워낙 그림이 많아 링크로 첨부합니다.

http://webcache.googleusercontent.com/search?q=cache:m56FoiuPjo8J:www.soccerline.co.kr/slboard/view.php%3Fcode%3Dcolumnboard%26uid%3D1989098409+&cd=5&hl=ko&ct=clnk&gl=kr&client=firefox-a
STARSEEKER
14/11/07 12:07
수정 아이콘
마지막글은 처음보는 것이지만, 앞선 글들은 다 정독했던 것들입니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제가 실축에서 수미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영리하다는 부스케츠의 움직임을 어느정도는 카피해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 빌드업시 상대압박에서부터 포백보호 파트말입니다.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건지 잘 모르겠네요.
Galvatron
14/11/07 12:16
수정 아이콘
구경하며서 감탄하고있는 축알못인데, 지금 님이 왜 투레를 팔고 부스케츠 왜 데려왔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부스케츠가 왜 투레보다 좋은 수비형미드필더인가를 설명하는거 같은데요.
14/11/07 12:30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수비형 미드필더가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롤에 대한 이야기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거든요. 하프라인에서 정교한 탈압박이 필요한 것부터 전술적 실패라는 말씀에서 단적으로 드러나구요. 하프라인에서 정교한 탈압박 당연히 필요합니다. 특히 요즘 축구에서는요. 독일 월드컵 전후한 시기부터 너도 나도 라인 끌어올리고 전방압박 타이트하게 해대는데 그걸 정교한 탈압박이 없으면 어떻게 견딥니까. 물론 보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수미 일신의 온더볼보다는 여러 선수들과의 협업 하에서 패스웍을 통해 해결하지만, 이 패스웍에 있어서는 특히나 부스케츠가 투레보다, 아니 당대 어느 수비형 미드필더들보다 압도적으로 탁월할 뿐더러, 후방 라인에서 상대 압박에 단독으로 노출될 일이 만일에 있을지 모르는데, 말씀하신 정교한 탈압박은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이죠. 신체 능력 출중한 제라드가 홀딩으로 나올 때 수비 라인을 위협적인 찬스에 빈번히 노출시키며 왓더헬쉣더퍽스러운 상황 연출하죠. 나이가 들어서요? 제라드는 원래 홀딩 롤 잘 못 봤습니다. 잘 했으면 뻥글이 그렇게 망하진 않았겠죠. 되려 제라드처럼 운동량이 좋고 신체 능력이 출중하여 상대 수비 라인을 쓸어버리는 타입의 선수들은 홀딩 롤 앞에서 후방 빌드업을 주도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굳이 제라드가 공격 재능이 출중해서만이 아니에요. 제라드가 팀의 공격적인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이전인 2000년대 초반에도 이미 그러했거든요. 이런 선수들은 그보다 앞선에서 전진되어 배치되기 마련이죠. 그보다 아랫 라인에 이제, 홀딩/피보테/수비형 미들, 즉 후방 빌드업을 총괄하는 선수가 위치하게 되구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가투소와 피를로겠죠. 마스체라노와 알론소의 경우도 후방 빌드업은 철저히 알론소가 책임졌습니다. 아, 부스케츠는 피를로와 알론소만한 전진 패스를 갖추지 못했다구요? 2000년대 첼시의 에시앙과 마켈렐레가 있겠네요, 그럼. 아, 부스케츠는 마켈렐레만한 수비 능력이 없다구요? 근데 그 마켈렐레를 무리없이 대체한 건 미켈이었죠. 에시앙은 못했습니다. 첼시가 안 쓴 게 아니라 써도 에시앙이 못했어요. 에시앙이 해당 롤에서 플레이를 능숙하게 보여준 건 거의 몇 경기 없는데 그 중 유일하게 제가 기억하는 한 경기가 08-09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네요. 제라드 전담마크한 경기요. 그 한 경기 빼고는 거의 다 별로였습니다. 차라리 미켈이 나았다는 거죠. 물론 에시앙은 미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선수입니다만. 그럼 시선을 좀 과거로 돌려볼까요? 90년대 유벤투스에서 다비즈가 보다 윗 지역에서 넓은 범위를 커버했스니다. 후방 빌드업을 총괄하던 건 데샹이구요.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 레알 마드리드에서 카랑뵈와 레돈도가 그러했죠.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다비즈와 용크/코쿠도 그러했구요. 그보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카펠로 밀란에서 레이카르트와 알베르티니가 그러했구요. 알베르티니 정도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부스케츠보다 딱히 패스 테크닉이 우월하다고 말할 선수도 아니었거든요. 그렇다고 이 선수들이 마켈렐레처럼 압도적인 신체 능력으로 팀의 커버 부하를 모두 떠안는 타입이었냐하면, 전-혀 그와 거리가 멉니다. 한 번 더 파고 들어가볼까요? 80년대 프랑스의 티가나와 페르난데스도, 폭넓은 운동량으로 티가나가 쓸어담고 페르난데스가 아래에서 받아 올려주는 구도를 보였습니다. 브라질의 팔카오와 세레조도 비슷한 맥락이죠(팔카오는 그보다 공격적이었습니다만).

이처럼, 아무리 봐도, 당대를 대표하는 탑레벨 팀에서 포백 라인 위에 위치한 미드필더는 당장의 수비 능력보다는 후방에서 볼을 안정적으로 수급하여 미들라인으로 올려주는 역할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보통 수비형 미드필더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비에이라나 다비즈는 오늘날의 비달이 그러하듯, 정작 이러한 롤을 맡은 적이 드뭅니다. 그나마 비에이라는 컨페더레이션스컵 등에서 간혹 보기는 했지만 보다 일반적인 그의 롤은, 포백 라인 앞에서 홀딩 롤 보는 파트너를 옆에 끼고 자신은 보다 자유롭게 하프라인 위에서 2선과 미들 라인을 휘젓는 것이었습니다.
STARSEEKER
14/11/07 12:46
수정 아이콘
제가 말씀드린 정교함의 정도라는게 부스케츠만이 풀어낼수 있는 정도를 뜻하는 것입니다.
야야투레의 빌드업 위치선정이 그렇게 수준이하라고 볼수 있나요. 제가 부스케츠의 신체능력에 대해 한탄하는 것은 빌드업 과정시가 아닙니다. 빌드업은 위치선정이 기본인게 맞습니다. 허나, 맘먹고 박살을 내려면 선정할 위치도 부족하게 만들수 있는게 압박 아닙니까. 이것만으로 다 해결하려고 하면 빌드업만 괴로워지는 거죠. 어차피 수미혼자서 이런걸 해결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따라서, 기본적인 위치선정이 가능하다면 다른 능력도 많이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 모자란 위치선정능력외에 야야투레가 비교우위인 능력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뭔가 잘못 전달된것 같은데 저는 꼭 파이팅넘치는 그런 전형적인 수미를 요구한게 아닙니다. 축구장이 얼마나 넓은데 수미혼자 개처럼 뛰어댕기면 그 빈공간에서 상대편 공미만 신나겠죠.
14/11/0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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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플레이의 선택지가 후방에 위치하기엔 지나치게 과감하다고 봅니다. 이니에스타가 아웃 끊었던 09-10 후반기조차 투레를 주전으로 돌리지 않았는데, 홀딩 롤에선 오죽할까요. 진지하게 바르샤에서 투레 대신 홀딩 롤을 볼 거면 부스케츠가 아니라 이니에스타를 쓰는 게 더 낫다고 보네요. 특히 바르샤처럼 극단적으로 느린 템포를 취하기에 필연적으로 당면한 압박 뿐만 아니라 그 뒤로 겹겹이 쌓인 상대의 포지셔닝을 뚫고 볼을 가장 효율적인 루트로 전개하기 시작해야하는 팀에서라면요. 그렇다고 딱히 투레가 특이한 케이스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사실 최후방의 원맨 홀딩으로 따지면 비에이라도 투레와 비슷한 문제가 없잖아 있었죠. 2006 월드컵 지단이 후방으로 내려오고 비에이라가 전방으로 올라가며 비에이라가 살아난 게 괜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전방 빌드업을 충분히 총괄하면서도 후방 빌드업 역시 능숙하게 해냈던 지단이나 샤비가 기이한 경우인 거죠.
STARSEEKER
14/11/07 13:43
수정 아이콘
좀 논외긴 한데, 부스케츠의 장점이 탈압박이라는게 좀 안습인것 같습니다. 안하면 그만. 어차피 텐백할꺼니. 예전에 비하면 여우같이 삭삭 피해가는 탈압박 장면이 잘 안나오죠.
문제를 내야 풀텐데, 문제를 안내주네..
14/11/07 13:48
수정 아이콘
STARSEEKER 님// 음, 근데 요즘처럼 극단적으로 폼이 떨어진 상황에선 되려 타이트하게 압박해줄 경우 무진 고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요즘 바르샤 수비 라인과 미들 라인 상태도 영 메롱이다보니...
혼멸자
14/11/07 09:37
수정 아이콘
그 부스케츠를 선택한 펩의 판단은 결국 옳다는걸 펩 스스로가 증명했죠
쥐세페 조씨
14/11/07 00:52
수정 아이콘
근데 하인케스 조별예선이나 리그 쪽 부분에서 아니다 싶은 것이, 사실 내용적으로는 거진 가패했죠.
그 당시 발렌시아도 상태 안좋았던 시기라 뮌헨이 저거밖에 못넣나 이런 부분과,
바테 원정에서 진 것도 있긴 합니다만, 그냥 가끔 안풀리는 경기들 중 하나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치 그 전 시즌에 바젤 원정에서 진 느낌이었습니다.)
추워서 장갑끼고 뛰던 경기였는데, 리베리가 골대도 몇 번 맞췄던 거 같기도 하고요.
리그에서도 전체적으로 그 전 시즌보다 압박이라는 부분이 상당히 개선되서 전후반기 나빴던 기억도 안납니다.
포칼컵에서도, 지금보다 상태 훨씬 좋은 꿀벌만났을 때도, 진짜 가둬놓고 패다가 로벤이 원더골 넣고 이겼죠.
낭만토스
14/11/07 01:02
수정 아이콘
펩이 망쳤냐 망치지 않았냐를 떠나서

어떤 팀, 혹은 선수를 타이틀로만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축구같이 상대방에 따라 경기의 승패는 물론 내용까지 바뀌는 스포츠에서는 말이죠
(저도 브론즈5가면 페이커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메시가 월드컵 못들었으므로 ~~아래다 하는 것도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미하라
14/11/07 01:36
수정 아이콘
12-13 시즌 후반기가 전반기보다 훨씬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가장 큰 배경은 아르옌 로벤의 각성에 있었다고 봅니다. 로벤은 전반기까지만 해도 굉장히 폼이 좋지 않았습니다. 부상과 부진이 겹쳐 주전경쟁에서도 거의 밀려나는중인 상황이었죠.

이 시즌에는 정말 로벤이 뮌헨을 들었다 놨다 했던게 16강 아스날전만 해도 1차전 3-1의 리드에도 불구하고 2차전 2-0으로 패배하면서 원정골 다득점이라는 요소에 기대면서 간신히 8강에 진출하는데 이때 로벤 특유의 원패턴 매크로와 탐욕으로 뮌헨 공격을 혼자서 다 말아먹다시피 했었습니다. 근데 프랭크 리베리와 함께 뮌헨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던 토니 크로스가 시즌아웃이 되어버리면서 로벤에게 또 다시 기회가 가게 되었는데 로벤은 8강 유벤투스전부터 각성하기 시작해서 4강 1,2차전에서는 모두 골을 터트리고 결승전에서는 결승골까지 터트리는 기염을 토합니다.

그러더니 그 폼이 쭉 이어져서 과르디올라 체제에서는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고 월드컵때도 대회 전체 다섯손가락안에 꼽을수 있을만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죠.
뻐꾸기둘
14/11/0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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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야 아직까진 잘 하고 있고 성과는 끝나보면 알겠지만, 작년 펩이 비판 받은건 하인케스가 이미 완성 시켜놓은 팀에 다소 무리하게 자기 색 입히다가 라이벌 팀들에 처참하게 밟혀서 그런거죠.

어차피 분데스리가에서 뮌헨은 우승 못하면 안되는 수준으로 다른 팀과 차이가 많이 나니 리그 우승했다고 대단한 업적이라고 하기 뭐하고, 바로 전시즌에 유베-바르샤 두드려 패고 우승한 챔스에서 모예스의 맨유 상대로 아름다운 축구만 하다가 고전했고, 레알에 너무 처참하게 밟혔죠.

망쳐놨다고 하는건 오버일지라도, 지난해 펩은 본인의 축구 철학을 너무 고집하다가 뮌헨 스쿼드 본연의 힘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 했었습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4/11/07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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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게 리그라이벌 선수 계속 빼오는마당에 리그우승이 그리 대단한업적인가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냥 시즌전 도박사예측만 봐도..거기다 로이스까지 빼오려고 난리중이니 내년시즌도아마..

망쳤다...까진 아니더라도 이댓글 전반에 공감하며 일단 이번 챔스 결과를ㅡ즉 다른 강팀상대한 결과ㅡ 보고 판단해야 할듯 싶네요..
Spike Spiegel
14/11/07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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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이게 굉장한 모순인데, 정작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대패당했을때 자기 색깔대로 축구했던 1차전은 아까운 1 : 0 석패였지만, 하인케스식으로 준비했던 2차전에서 오히려 4 : 0으로 얻어터졌는데요. 펩 축구로 했을때 오히려 결과가 괜찮았죠. 그냥 뭘해도 질경기였다고 생각하는게 전 오히려 적절할거 같습니다.
뻐꾸기둘
14/11/07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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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은 다양한 부분전술과 패턴을 보여주지만, 기본적으로 극도로 정교한 티키타카와 이를 통해 이어지는 1선과 2선의 연계를 통해 경기를 운영합니다. 그리고 바르샤에서 본인이 그 부분에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 증명을 했죠. 다만 전시즌 뮌헨은 그정도로 정교하지는 않은 팀이었으되, 상대의 약점에 따라 강한 압박축구나 점유율 축구, 수비중심의 역습 축구를 다양하게 구사하는데 좀더 특화된 스쿼드였습니다. 그리고 바르샤에 비해 좀더 빠르게 치고 받는 축구를 하던 팀이었죠.

기본적으로 점유율 축구도 수준 높게 구사할 수 있는 스쿼드지만, 펩이 원하는 수준의 정교한 티키타카에 모든 선수들이 적합한건 아니었고, 몇몇 선수들이 겉돌았죠. 여기에 펩 특유의 실험정신이 겹치면서(알라바와 크로스의 스위치 라든가)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다소 비효율적인 공격과 불안한 수비를 지적받았고, 이게 레알 1차전에서 완벽하게 찔리면서 수비시 4-4-2로 위험지역을 지우고, 4-3-3으로 빠르게 전환해서 뒷공간을 노리는 레알 상대로 점유율 승리만을 남긴채 패배했습니다.

그리고 1:0 뒤진 상태, 시즌 내내 필사적으로 적응한 새로운 축구와 다른 이전의 축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2차전은 하인케스의 라인업을 썼다곤 할 수 있어도 하인케스의 축구를 했다고 하긴 힘들죠. 라인업은 하인케스 라인업이었을지 몰라도 2차전의 경기 접근 방법은 펩이 추구하는 방향성의 연장선상에 있어서 오히려 더 어중간한 경기가 되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Spike Spiegel
14/11/07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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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타카와 1선와 2선의 연계는 거의 모든 팀이든 합니다. 아니 하인케스 뮌헨도 똑같아요. 만주키치-리베리-로벤-크로스 등의 1선-2선 연계는 하인케스시절의 강력한 무기였는데요. 티카타카 자체가 숏패스 이쁘게 전개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없습니다. 괜히 펩이 자기축구는 티키타카 아니라고 부인하는것도 티키타카에 대한 과도한 수사가 싫어서 그런거구요.
전 펩 축구에서 겉돌았다고 평할 선수는 저위에 적었듯이 굳이 따져봐야 하비 마르티네스 빼곤 없다봅니다. 리베리-슈슈는 잘 써먹다 부상당해서 못 나왔던것이고, 크로스가 하인케스 시절보다 플레이가 안 좋았긴 했는데 펩이 바이언 미들중 가장 물고 빨았던게 크로스였죠. 출장시간도 가장 많았고. 선수들이 전술에 못 녹아든게 아니에요. 완성도가 바르셀로나 시절보다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겉돌았다에는 동의할수 없습니다.

2차전 경기양상이 세트피스 상태에서 라모스한테 농락당한 이후 경기가 한순간에 레알로 넘어가버렸는데. 마치 13-14시즌 아스날과 리버풀의 리그 2차전에서 연이은 세트피스에서의 실점으로 그냥 리버풀에게 아무것도 못해보고 당했던 것처럼요.
하인케스처럼 제대로 했으면 그렇게 지지 않았을거란 게 성립이 되려면 세트피스 실점을 하인케스였으면 안 먹혔어야 한단건데, 그게 타당한지는 의문이 남네요. 실제 바르샤에서 아비달이나 푸욜, 피케가 세트피스 수비를 굉장히 잘했단걸 감안하면 말이죠. 펩이 못한 경기란 것과는 별개로요.
뻐꾸기둘
14/11/0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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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뮌헨은 전체적으로 하인케스 시절에 비해서 다소 느린 템포의 정돈된 펩의 축구에 적응해야 했고, 이 때문에 스쿼드 본연의 강점을 다소 희생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빠른 템포로 빠르게 치고 받는데 좀더 능숙했던 몇몇 선수가 직전 시즌에 비해 뭔가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었죠. 전 크로스도 이 부류에 속한다고 봅니다. 기본 클래스가 높기 때문에 적응 못하고 도태되진 않고 언뜻 보기에 나쁘진 않아 보였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선수들이 있었죠.

1선과 2선 연계는 당연히 프로팀이면 다 하지만, 펩처럼 높은 수비 라인-철저한 간격 유지-느린 템포로 점유율을 올리면서 상대를 자기 진영에 밀어 넣는 쪽을 극한으로 다듬는 감독은 몇 없습니다. 그리고 스쿼드가 그 방식에 최적화 되었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이를 시도하다가 안첼로티 상대로 그 약점을 찔려서 점유율은 높은데 위협적이지 못한 축구를 해야 했죠.

올해 잘하는건 잘 하는거고, 작년도에 과도기 단계에서 실패한건 실패한겁니다. 올해 잘한다고 작년에도 펩이 아무 문제없이 잘했던게 될 수는 없죠.
Spike Spiegel
14/11/0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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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죠. 당시 레알 경기가 펩의 그러한 축구때문에 대패를 당했다는 말이 당시 경기양상과 맞춰보면 상관관계가 적다는 말입니다.
경기 양상이 세트피스에서 레알의 세트피스 공략에 속절없이 당했고, 팀이 완전히 그걸로 무너져서 그 후에 당하는 카운터 어택들은 사실 부차적인거라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이미 팀이 강냉이 털리고 시작한 상황이니. 이 부분에서 펩이 좀 더 준비를 못했다고,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는건 충분히 나올수 있고 타당합니다. 다만 펩이 자기 색깔 무리하게 밀어붙여서 4 : 0으로 털린건 아니란거죠. 하인케스가 감독하면 펩보다 세트피스 수비 잘하는건 아니니깐요.

펩은 레알과의 챔스 4강에서 안첼로티에게 확실히 밀렸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잘못과 본인의 패배와는 별도로, 전 하인케스라고 이겼을 지에는 회의적인거죠. 그건 도저히 알 방법이 없으니깐요.
14/11/07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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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1:0 패배이지만 경기 내적으로도 답답하게 졌죠. 사실 레알의 원정골 주지 않기 미션이 성공한거라고 보여지고
2차전은 초반 골먹히면서 무너지면서 망한거구요
14/11/07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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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난시즌이 있으니 그보다 발전한 양태를 보이는 올시즌이 있는 거죠. 물론 이건 올시즌의 결과가 나왔을때 보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이지만요.

축구판에서 하나의 메인 전술이 돌고 도는 주기란 팬들의 짐작 이상으로 빠르죠. 도르트문트가 분데스리가를 평정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지금은 강등권을 들락날락 중이지요. 선수 이탈 때문이란 말도 있지만 이건 돌문의 부족한 골결정력에 대한 변명은 되어도 사정없이 털리는 수비 전술에 대한 변이 될 순 없습니다. 즉, 리그내에서 자주 부딪힌 팀들 사이에서 간파가 충분히 되었단 것이고 챔스에선 그렇지 못하니 아직 잘 나간단 거죠.

하인케즈가 성공적으로 팀을 이끄는 중임에도 뮌헨 보드진이 펩을 데려온 게 이러한 이윱니다. 변화가 필요하고, 그 변화의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하며, 방향성의 성패에 대한 높은 가능성 역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택한 게 펩이고 부임한 이상 변화는 필연입니다. 펩이 무슨 하인케즈 두뇌 이식받은 것도 아니고, 선수들에게 새로운 전술은 새 전술대로 입히면서 중요경기에선 익숙하고 검증된 전술대로 쳐부수라는 건 좋은 떡만 먹고 싶은 투정에 불과하죠. 변화의 시작부터 좋은 게 얼마나 된다구요.

더군다나, 콩레블과 유로 12와 트레블 일정을 거치며 어느 정도 피로가 누적된 스쿼드인데요. 역대에 트레블 팀이 여서일곱쯤 됩니다만 그 중 트레블 직후 리그 챔스 더블이라도 한 팀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70년대 아약스요. 트레블 다다음시즌 더블한 팀 역시 하납니다. 펩의 바르샤요.

퍼거슨이 트레블 한 김에 심심해서 스탐을 팔고 개혁을 단행했겠습니까. 바로 다음시즌 맨유도 충분히 좋았어요. 리그 우승도 했고 챔스도 8강에서 레알에게 아쉽게 졌죠. 그렇지만 이 패배에서 퍼거슨은 위기를 느꼈고 팀을 뜯어고칩니다. 그러고 다시 챔스 타이틀을 찾기까지 무려 팔 년이 걸리죠. 그 사이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이미 트레블을 한 팀인데 다시 더블하기까지 무려 팔 년의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성패야 보면 알겠죠. 하지만 뮌헨 보드진이 지난시즌 레알에 대한 무기력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펩을 경질하지 않은 게 그 패배에 우리보다 둔감하다거나 위약금이 아까워서만은 아닐 거거든요. 그네는 그럴만한 일이란 걸 아는 겁니다.
뻐꾸기둘
14/11/07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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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번 시즌을 말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어차피 이번 시즌 뮌헨 경기는 거의 보지도 않았고, 작년 펩 축구에서 다소 계륵이던 크로스와 만주키치가 펩이 추구하는 축구 성향에 보다 알맞는 알론소와 레비로 바뀌었으니 본인의 축구를 구사하기에 더 적합해진 환경을 갖추긴 했겠죠.

그리고 뮌헨이 주도적으로 새 프로젝트 시작했다고 하긴 좀 어렵죠. 스쿼드의 노쇄화가 아니라 하인케스의 은퇴로 인해서 새 프로젝트를 반쯤은 강요당한 상태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적임자로 펩을 찾은거니까요.

제가 말하려고 하는건, 지난시즌 펩은 본인의 전술 철학과 실험정신을 다소 고집스럽게 밀고 나갔고, 기존 뮌헨 스쿼드와의 불협화음이 4강 대참패를 야기했다는 겁니다. 그 경기 끝나고 제가 한 말이 '과연 펩이 본인의 철학을 굳건히 밀고 나가서 정착시킬지, 아니면 티키타카에 함몰될지 다음 시즌이 궁금해진다.'였거든요. 일단 올해 챔스 폭격하고 있는거 보니 전자가 될 것 같긴 하군요.
14/11/07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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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든 강요든 뮌헨 구단은 선택을 했고 그 선택 과정엔 저러한 결심이 개입했으리란 이야깁니다. 특히 감독이 펩이라면요.

그외 다른 내용은 아랫 댓글로 갈음합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4/11/0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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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듣기로 뮌헨이 펩 데려온건 하인케스가 은퇴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으로 알고 있는데요 처음부터 하인케스가 잘 하고 있는데 변화가 필요하니 넌 이제 끝 이건 아닌걸로 알고 있습니다. 글이 그렇게 읽히게 써 있어서 댓글답니다. 잠이 엄청안오네요ㅠ
14/11/0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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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게 말한 적은 없는데요. 다만 펩을 선임한 자체가 뮌헨 보드진이 변화를 추구하겠단 의사 표명이란 것이죠. 단장인 잠머의 인터뷰에서도 부임 전후한 시기부터 줄곧 당장이 아니라 미래를 염두에 둔 선임이란 말이 나왔는데요. 만약 그들이 하인케즈 시즌2를 원했다면 그에 맞는 감독을 데려 왔겠죠. 정 이에 적절한 인물이 없으면 레이카르트 이후 펩이 그러했듯, 펩 이후 티토가 그러했듯 팀내 코치를 올려쓰든가요.

토탈풋볼과 크루이피즘의 신봉자인 과르디올라입니다. 이런 감독을 선임했다는 건 자신들의 축구에 펩의 색깔을 덧입히고 싶다는 거지, 와서 하인케즈 시즌 2찍으란 게 아니죠. 그럴 거면 뭐하러 펩씩이나 선임합니까. 그냥 유명해서요? 잘 나가는 감독이니까?

펩 선임이 한두시간 안에 번개불 콩 볶듯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보드진과 사이에서 충분한 대화가 있었다고 하죠. 당시 펩을 노리던 다른 구단도 있었으니까요. 이 사이에서 설마 자신이 어떤 축구를 할지 밝히지 않고 연봉 얘기만 했을까요? 그리고 보드진이 하인케즈의 축구를 요구함에도 이걸 거부했을까요? 아니면 그때만 오케이하고 지휘봉 잡으니 펩은 지 멋대로 축구를 했던 걸까요. 뮌헨은 이에 대한 어떤 조치도 없었고?

좀 말이 되지 않죠. 그보단 하인케즈가 은퇴를 하는 상황인데 이 체제를 다른 이에게 맡겨 어설프게 이어가기보단 다른 시스템으로의 이행을 추구했으며 그 중심 인물로 과르디올라를 지목했다는 게 여러 상황이나 발언을 고려할 때 적절해보입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4/11/07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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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케즈가 성공적으로 팀을 이끄는 중임에도 뮌헨 보드진이 펩을 데려온 게 이러한 이윱니다.
이렇게 썼죠,위에?? 일반적인 사람들 눈에는 저게 하인케스가 은퇴한다고 해서 펩을 선임한 것이 아니라 하인케스가 잘하고 있는 와중에도ㅡ은퇴같은 다른 요인없는데ㅡ펩을 선임한것으로 읽힌단 겁니다

그리고 길게 댓글을달고 문장투를 보니 꽤흥분도 한거 같은데, 갑자기 왜 흥분하지??싶네요..제가 펩 불러넣고 연봉얘기만 했댔나요?? 변화의 의지표명이 아니랬나요?? 댓글이 솔직히 황당하네요
Spike Spiegel
14/11/07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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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사람의 눈이 사실을 보장하진 않죠. 하인케스는 12-13 시즌이 자신의 마지막 감독 커리어임을 밝힌 상황이었고, 바이언은 그래서 펩을 데려온겁니다.
14/11/0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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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해외축구를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모으며 커뮤니티에서 이를 논하는 유저들 사이에선 대개 알려진 사실인데요. 특히 분데스 팬 사이에선요. 전 분데스리가와 뮌헨, 펩에 대해 논하려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영역은 당연히 숙지하고 있다는 가정 위에서 출발한 겁니다. 제 글의 독자도 그쯤으로 상정했구요.

독일 월드컵 이후 후방 빌드업 과정에 있어 다양화와 다변화가 어떠한 맥락에서 나타났으며, 어떠한 방향으로 축구판을 변화시켰느냐를 논하는 자리에서 "수미는 걍 수비만 잘하면 되지 않나요"같은 질문에 대비해 글을 쓰진 않을 거 같거든요
뻐꾸기둘
14/11/0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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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축 팬들이면 알만한 사실이니까 저걸 보고 멀쩡하게 잘하는 하인케스가 있는데도 새로운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느껴서 펩을 선임한건 아니라고 이야기 하는거죠.

저 문장이 잘못된 사실정보를 가리킬 수 있다는 것과 배경지식 필요 유무는 별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배경지식이 있다고 해도 저 부분을 보고 하인케스 은퇴하고 펩을 선임한거라고 읽기는 힘들죠. '어? 내가 알고 있는 거랑 다르네'라고 반응하지.
14/11/0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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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충분히 말씀드린 거 같은데요. 하인케즈의 팀을 잇고 싶었다면 팀 내부에서 그 후계자를 찾거나, 아니면 다른 감독을 불러와 하인케즈의 전술에 대한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했겠죠. 굳이 그 후임으로 과르디올라를 선임할 이유가 없다구요. 제가 이야기한 배경지식은 뮌헨 보드진, 특히 단장인 잠머가 과르디올라와 관련한 인터뷰에 기반합니다.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숙지하고 있다면 과르디올라 보고 왜 하인케즈의 축구를 바꿔두느냐는 불평은 안 하겠죠. 뮌헨 보드진은 과르디올라가 이미 하인케즈랑 다른 축구를 할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그걸 아니까 과르디올라를 선임한 거구요.
지금뭐하고있니
14/11/0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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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댓글을 쓰다 말았는데 유감스럽게도 댓글을 쓰다보니 더 이상 여기에 제 시간 소비하기가 싫어지더군요. 그냥 넘어가시면 될듯합니다
미하라
14/11/07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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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은 지금은 탈세사건으로 실형선고받은 회네스의 추진으로 이루어진 영입이었죠. 2011 아우디 컵때부터 회네스가 펩의 영입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기사도 나왔었고 직접 펩이 있는 뉴욕까지 날아가서 계약을 논의한것도 회네스 였다는걸 미루어 보면 회장이었던 회네스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되었다는걸 알 수 있죠.

또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며 계속해서 펩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온 루메니게처럼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주는 이가 있는가하면 펩의 축구를 보고 있기 힘들다며 극딜했던 베켄바워도 있는거보면 뮌헨 내부에서도 각자 생각이 다른거 같기는 합니다.
14/11/0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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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켄바워는 그냥 명예 회장입니다. 실권자가 아니에요. 크루이프가 축구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떠드는 걸 꾸레 구단 차원의 입장이라는 것과 다를 바 없죠.
미하라
14/11/07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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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르셀로나 시절에도 그랬고 지난시즌 챔스 4강에서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펩이 지휘하는 팀들은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가 굉장히 좋지 못한 편입니다.

이게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기술적으로는 우수하나 작은 체구를 가진 선수들이 많이 있어서 생기는 문제겠거니라고 생각할수 있었으나 지난시즌 챔스 4강에서는 아예 레알이 대놓고 이점을 저격해서 2차전은 세트피스로만 경기를 끝장내 버렸으며 올시즌은 지금까지도 세트피스 득점이 아예 없더군요.
탑망하면정글책임
14/11/07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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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은 그냥 챔스 성적이 잘나오면 펩이 잘하는거고 챔스 성적이 못나오면 펩이 못하는겁니다

리그 성적은 의미없죠

양강구도라고 욕먹는 라리가보다 더 심한 몰빵구조의 수혜자가 뮌헨이에요

괴체 레반돕 이제는 로이스까지

레알이 전성기 메시 이니에스타 사비 빼먹고 챔스 우승 못하면 개욕먹겠죠?

결론은 챔스성적만이 평가할 길입니다
14/11/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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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공감합니다

뮌헨에게 리그는 의미없어요
휀 라디엔트
14/11/0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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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글도 물론 좋은 글입니다만, 이 댓글이 뮌헨을 날카롭게 찌르는 글같네요.
정말로 리그 아무리 잘해봤자 의미없습니다. 당연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그래서 챔스 결과가 중요하구요.
Plutonia
14/11/0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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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논리면 08/09~09/10까지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그당시 그나마 라이벌인 레알은 16강전력일뿐이었고 바르샤랑 비벼볼만한 팀은 전무했습니다.
그래놓고 첫시즌에 오브레보스캔들로 겨우 트레블하고 두번쨰시즌엔 겨우 리그우승하나 했는데요?
그 논리면 라리가에선 바르샤밖에 없던 08/09~09/10 두시즌동안 당연히 죄다 트레블했어야하는거죠.

축구가 그렇게 단순화되서 성적이 나오는게 아니에요. 님논리면 맨시티는 그리 스쿼드 좋은데 안방에서나 그나마 선전하지 챔스나가선
모스크바따위한테 1무1패당할정도로 한심한 경기력을 보여줄까요
14/11/0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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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의 뭔헨의 단점은 분명합니다..전 시즌 감독이 이미 뮌헨으로 최고점를 찍었다는 거죠..
시즌 최강팀(하락세로 접어드는) 바르샤 를 꺽고 트레블를 달성한 하인케스 뮌헨 과 계속해서 비교 당할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즉 펩이 트레블를 달성해도 그게 과연 히인케스 뭔헨보다 더 우위인가? 라는 물음표가 남게되죠..

그렇다고 펩은 뮌헨을 망치고 있는가?? 라고 물으면 저 또한 아니다 라고 대답 할 것 같습니다..(전 축알못이지만..;;)
그렇다고 펩이 아닌 다른 감독이 왔어도 뮌헨이 망가졌을까? 라고 물으면 이것도 아니다 라고 대답 할 것 같습니다..(응?;;)

하지만 분명한건 하인케스 시절보다 다채로운 모습를 보여 준다는 점이겠죠
본문에서 말씀 하신 제로톱이라던가 / 3~4백 이라던가 / 선수 포지션 변경이라던가..

어디선가 봤는데 펩은 자신의 전술 스타일를 티키타카 로 한정짓는걸 매우 불쾌해하더라고요..
'티키타카 는 공격를 위한 수단 중 하나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된다' 라고 말한걸 기억한것 같은데..가물가물하네요..하하;;

아..대체적으로 동의하지만 우승컵이 팀의 클래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는 동의하기 힘드네요(2)
10백를 시전하던 뻥축구를 시전하던 우승팀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까리워냐
14/11/0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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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마지막에 동의합니다. 버스 두대를 세워도 리그, 대륙컵을 연거푸 들면 그게 그 시대 최고의 팀입니다.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주되 결과를 못내는 팀은 부끄러워해야 맞는거죠.
'뭐 불운하게 패배했지만 경기력은 끝내줬어' 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비형 와인잔 들고 출동하는겁니다.
Spike Spiegel
14/11/0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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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축구계에선 안 그런 사례가 많죠. 심지어 요한 크루이프는 당시 유러피언 컵도 베켄바우어의 바이언에게 내줬고, 월드컵도 베켄바우어의 독일에게 밀려 준우승을 했습니다만, 74년을 대표하는 선수와 팀은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크루이프와 네덜란드였습니다. 뭐 82년 월드컵의 우승팀은 이탈리아지만, 그 때의 최고의 팀은 브라질인 것처럼,
물론 13-14 시즌의 주인공은 당연히 바이언이 아니고 레알일겁니다. 꼬마를 꼽는 사람도 있을거에요. 확실히 바이언은 아니겠죠. 그러나 우승컵이 전부를 말해주지 않는다는것도한 분명한건 마찬가지입니다.
톰가죽침대
14/11/0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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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최고의 팀이라고 해도 결과가 안나오면 비판받아야하는건 맞죠.
(물론 지금 펩이 비판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건 아닙니다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후세에 우승팀보다 더 뛰어났던 팀이라고 평가받는다고 해도 결국 팬들과 보드진이 원하는것은 승리입니다.
당장 위에서 바르샤의 최고의 시즌은 트레블을 했던 0809가 아닌 1011시즌이라고 했지만
정작 바르샤팬들에게 0809때 경기력+성적을 다시 재현시키고 싶냐 1011때 경기력+성적을 다시 재현시키고 싶냐고 묻는다면
1011을 선택하는 팬이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요?
14/11/0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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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두분 나누는 말씀과 별개로... 이건 장담하는데 10-11 선택할 팬들이 더 많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첼시 팬들 역시 챔스 우승과 fa컵 우승했던 디마테오 시절보단 04-05나 05-06 무리뉴 첼시를 선택할 거라 보구요.
Spike Spiegel
14/11/0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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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펩 바르셀로나의 최고의 시즌은 10-11입니다. 08-09가 트레블을 했든 단일 시즌 최다 우승을 했든간에요. 아니 멀리갈거 없이 경기력이고 그런거 안 따지고 메시가 08-09 보다 10-11때 더 잘하는거 하나만으로도 바르샤 팬들 10-11 선택할껄요.
11-12 시즌을 대표하는 팀은 누가될까요. 첼램덩크의 주인공 첼시? 아뇨. 전혀 불가능합니다. 리그에서 그런 처참한 모습을 보여준 팀이 그 시즌을 대표하는 팀이라니 말이 안되죠. 마찬가지로 첼시팬들은 디 마테오의 11-12 보단 무리뉴의 04-06을 선택할겁니다. 챔스를 못 들었든 들었든 그냥 후자가 더 쎄고 완성된 팀이거든요. 04-05 시즌을 대표하는것 역시 이스탄불 드라마의 리버풀이 될 수 없습니다. 차라리 그 시즌은 첼시가 낫죠.
14/11/08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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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그부분에서는 저랑 생각이 많이 다르네요
최고의팀? 최강의팀? 그 어떤 수식어가 달리더라도 우승컵를 못들면 의미가 없습니다..

가령 A라는 팀과 B라는 팀이 있다 치죠..
A팀은 유기적인 전술 아름다운 패싱 과 환상적인 골 어떤 팀를 만나던 매 경기 3골 이상는 넣는 팀이 있고
B라는 팀 매번 같은 전술 10백 이후 날카로운 역습 으로 매 경기 1:0 승부를 보는 팀이 있습니다
두 팀이 마지막 우승를 결정짓는 자리에서 만나서 B팀이 이겨서 우승했다면 (리그나 혹은 컵 결승)
B가 최고의 팀입니다..

두 팀의 전술적 가치를 어디에 두고 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축구에서 모든 전술 과 포메이션은 결국 승리를 위한 방법 중 하나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라고 생각 합니다

아무리 점유율이 80%를 넘기고 패스 성공률이 90%를 넘는다 해도
승리하지 못하면 결국 그 게임에서 그 전술은 실패 한거라 봐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Spike Spiegel
14/11/08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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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웃긴건 세상이 그렇게 간단하게 이긴 놈만 최고로 치면 좋겠습니다만, 아닌 경우가 너무 명확히 존재하는걸 부정하는것도 웃긴거겠죠.
10백을 쓰고 자시고는 중요한게 아닙니다. 아니 점유율 80% 먹었다고 잘한다는 것도 아니구요.
74년 월드컵을 볼까요. 베켄바우어의 독일은 10백쓰고 그런 팀 아니었습니다. 상당히 패스에 기반한 기술적이고 공격을 좋아하는 축구를 하는 팀이었는데, 사실 당시 네덜란드보단 독일이 좀 더 패스와 점유율 축구에 가까울 겁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좀 이미지와 상반된 축구 스타일이에요.
어쨋든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아약스는 리누스 미헬스와 크루이프의 바르셀로나 이적으로 무너졌던 상황이고, 크루이프는 바르셀로나에서 라 리가 우승을 차지하지만. 당시 바이언이 73-74시즌 분데스리가와 유러피언 컵을 우승해서 2관왕을 차지하고, 월드컵을 독일이 우승했습니다만 정작 74년을 대표하는 선수와 팀으로 세계는 크루이프와 네덜란드를 선택했습니다. 우승 못한 애들인데도요.
14/11/08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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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늦은시간에 답글이..크..

당시에 크루이프를 전담 마크한 독일이 우승했죠..
크루이프를 위시한 토탈 사커를 구축한 네덜란드와 크루이프가 74년를 대표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동의하죠
네덜란드가 대표되는 팀으로 선택된건 그당시 전술를 탈피한 토탈사커가 크다고 생각 되는데..(센세이션!!)
하지만 그당시 월드컵 어느 팀이 최강이 였냐 하면 독일이겠죠..(우승팀이니..;;)

스포츠라는게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면 공장한 룰에서 서로 기량를 겨룬다고 봤을때..
전술이라는 측면는 승리를 위한 요소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Spike Spiegel 님이 작성하신 글인 펩은 뮌헨을 망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의 저도 아니다 라고 생각되고요
오히려 펩의 뭔헨의 기대가 크죠..
(바르샤에 보여준 펩의 전술 완성형이 어떤 모습일지...어디까지 진화할지..흐흐..)
Spike Spiegel
14/11/0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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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독일이 최강팀 대접받았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것도 네덜란드가 차지한지라.
뭐 11-12시즌 최강 클럽팀이 첼시가 아니고, 04-05 최강의 클럽팀이 리버풀이 아니듯이. 우승이 최강을 결정하지 않는다는건 우리의 일반적인 사고와는 대치되는 부분이지만, 어쩌겠습니까.
13-14시즌의 주인공은 바이언이 아닌건 당연합니다. 레알 아니면 아틀레티코죠. 근데 또 그 현실에선 우승했다고 전부는 아니라고 하는걸요.
Plutonia
14/11/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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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그렇게 결과론적으로만 평가했으면 82브라질이나 74네덜란드가 지금까지 회자될리가 없겠죠.
OnlyJustForYou
14/11/0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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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나 얘기하고 싶은 건 레알전 패배가 문제가 되는 건 하인케스 시절은 상대가 무링요였지만 무승부(승부차기 승리)를 기록했던 팀에게 합계 5:0으로 패배를 한 게 큰 거죠. 레알이 그 이후에 엄청 강해졌냐? 그건 물음표지만 뮌헨은 보강을 더 했던 팀이었죠.

펩이 뮌헨을 망치고 있다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분명한 건 펩이 챔스를 들기 전까진 저 말이 계속 나올 겁니다.
주먹쥐고휘둘러
14/11/0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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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사이드는 알아서 차포떼고 경기하면서 어찌할바 모르고 의미없는 숏패스 하다가

만주키치가 어찌어찌 우겨넣고 경기 이기던 지난시즌에 비하면 확실히 나아졌죠.
Manchester United
14/11/07 10:38
수정 아이콘
팀의 클래스는 우승트로피가 증명해주는거죠. 아무리 잘해봐야 우승트로피없으면 조연밖에 못되는게 승부의 세계니까요.
애패는 엄마
14/11/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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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봤습니다 워낙 잘 쓰시고 동감한지라 덧붙일 말이 없네요 추천합니다
꽃보다할배
14/11/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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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은 잘하고 있죠 돌문 선수 빼가는거 빼구 노골적으로 라이벌 구단 빼가는게 얄밉지만
HOOK간다.
14/11/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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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뮌헨이란 팀은 리그 우승은 확정이니까요.. 선수들 다빼오는데.. -0-;;

챔스 우승이냐 중간에 떨어지느냐의 싸움이죠.
14/11/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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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고 나면 어떤 경기를 했고 전술이 어떻고보다는
주로 성과만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큰 대회 임팩트라는게 또 눈길을 끌기 마련이라... -_-
MoveCrowd
14/11/0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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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체질 변화를 추구한지 한 시즌 하고 반 도 안지난 시점이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좀 그렇죠.
그렇지만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게 리그는 애초에 고려할 사항이 아닙니다.
챔스 성적이 중요한거고 4강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4강에서 총합 5-0 패배는 뼈아픈 구석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썬 '완전 팀을망쳤네!'나 '완전 좋아졌다!'가 아니라 그럭저럭 해내고 있다가 정답이 아닐까 합니다.
동네형
14/11/07 13:45
수정 아이콘
뮌헨으로 리그 못먹는건 비난받기 충분하다고 봅니다.

전술이고 색깔이고 뭘 떠나서 동시대 최고 경쟁팀 에이스 다 빼가고 자국 리그팀 좀 올라오는 팀 에이스만 빼가서 만든 팀에다가 전임 감독이 역대 최고라 불리던 팀들 박살내고 챔스를 먹어놓은 팀이거든요. 뮌헨역사상 최강이던 뮌헨이구요.

리그에서 전승우승이나 무실점 우승 정도 하는거 아니면 리그 우승은 별 의미 없다고 봐요. A급 감독 이아니라 b급 감독 누가가더라도 기존에 쓰던 코치진에 모두 맡기고 신경 안써도
리그 우승팀일꺼라고 생각하거든요.
미하라
14/11/0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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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이야기하자면 펩이 바이에른 뮌헨을 망쳤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펩의 변화가 팀에 있어서 효율적이었다는 선택은 들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나열해보자면...


1. 펩은 최후방 미드필더에게 전술적으로 상당한 짐을 지게 하는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 자리는 하인케스 2미들 체제에서 서로 역할분담을 통해 좋은 시너지를 냈던 슈바인슈타이거와 하비 마르티네스가 "홀로" 감당해낼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최선의 방어는 볼 소유권을 최대한 잃지 않는 관념을 가진 펩에게 있어 저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항상 상대의 압박이 미치지 않는 좋은 위치를 잡고 있어야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시키기 용이하고 그러한 움직임은 기본적으로 좋은 포지셔닝과 높은 축구지능으로부터 나오는데 그 요건을 펩에게 충족시킬수 있는 수준의 선수들이 바르셀로나에서는 부스케츠, 뮌헨에서는 람밖에 없거든요. 슈바인슈타이거가 왜 힘든지는 이미 위에 팟저님이 야야 투레가 이 위치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미 언급하신거 같고 실제로 하비 마르티네스같은 경우엔 하핑야의 조악한 경기력을 보고 참참못한 팬들이 당대 최고의 풀백을 재능낭비 시킨다고 욕했지만 실제로 하비가 저 위치에 기용되서 1인분한 사례가 거의 없었을겁니다. 그나마 티아구 알칸타라가 그자리를 대신했을때 람 다음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뿐이었죠. 하지만 시즌 초반을 거의 부상으로 날려먹고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지 얼마되지 않아 또 장기부상끊고 시즌아웃. 그러니 람말고는 대안이 없던겁니다.



2. 결국 펩은 지난 시즌의 한계를 인정하고 올해는 다른 시스템을 들고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알라바를 미드필더로 돌리기 위해 베르나트가 영입되고 사비 알론소를 데려왔으며 하비 마르티네스가 장기부상 당하자 지난시즌 세리아 최고의 수비수라 평가를 받던 베나티아까지 영입되죠.



3. 하인케스가 펩으로 바뀌면서 일단 슈슈와 하비가 자신들이 가장 날뛸수 있는 자리를 잃어버렸으며 그들보다 펩 시스템에서 더 힘을 실어줄수 있는 재능을 가진 티아구 알칸타라를 데려오면서 괴체로 인해 흔들린 주급체계가 한번 더 흔들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필립 람이 미드필더로 기용할수밖에 없게 되면서 오른쪽 풀백은 유럽 최강에서 구멍 수준으로까지 전락합니다. 뿐만 아니라 하인케스 시절엔 가공할만한 위력을 뽐내던 리베리 - 알라바의 왼쪽 콤비네이션도 약화되었습니다. 이건 뮌헨이 라인을 더욱 끌어올리면서 상대팀은 라인이 더욱 내려갔으니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요.

마지막으로 하인케스 밑에서는 두시즌동안 프랭크 리베리와 함께 가장 무서운 공격옵션중 하나였던 토니 크로스가 3선으로 내려가면서 레지스타에 가까운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마치 지금 이스코가 레알에서 본래의 강점과는 전혀 다르게 활용되고 있는것과 유사한 케이스라 할수 있겠죠. 단테도 전반적으로 높은 수비라인에 대한 적응이 미숙했던 탓인지 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던 전시즌에 비해 잔실수를 노출하며 이전과는 다르게 불안한 모습을 종종 보여주었구요.



4. 실제로 저렇게 바뀌어서 펩 체제에서 수혜자가 된건 로벤과 람, 그리고 하핑야 정도일겁니다. 반면 슈슈와 하비, 단테는 이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보여줄수도 없었습니다. 리베리는 부상때문이 더 크니까 논외라 하더라도 만주키치 역시 입지가 좁아졌으며 토니 크로스는 자신이 가장 잘할수 있는것을 버리고 더욱 내려간 위치에서 사비 코스프레를 할수밖에 없었지요. (코스프레라 한것은 말 그대로 전성기 시절 사비가 해냈던 임무를 흉내내는것 이상으로 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크로스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대체가 불가능하지만요...) 변화를 위해 너무 많은 선수들이 전술적 희생양이 되었으며 이렇게 많은 희생양들이 생기는 바람에 알론소, 베르나트가 또 다시 영입될수밖에 없었습니다.



5. 펩이 1시즌만에 실패를 인정한 덕분에 알론소를 통해 최후방 미드필더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수 있었고 알라바는 반할이 포기했던 미드필더로서의 기회를 펩을 통해 다시 제공받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선수들중 상당수가 전술적으로 자신이 설 최적의 자리를 잃어버릴수밖에 없던것. 그리고 그것을 메꾸는데 든 비용. 만주키치같이 쓸만한 공격수를 잃을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망쳤다는 생각은 과할지언정 비효율적인 느낌은 지울수가 없다고 봅니다.

바르셀로나 시절 그가 주도했던 개혁... 모멘텀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로 대체되는 동시에 재정적으로 이득을 가져다준 그때의 선택과는 (데코와 호나우딩요를 방출하고 이후에 앙리, 투레를 페드로, 부스케츠로 대체했던 선택들...) 분명 다른 느낌이죠. 뭔가 어거지로 이루어졌다는 느낌을 지울수는 없습니다.
Spike Spiegel
14/11/07 19:34
수정 아이콘
동의할 수 없는게 있습니다. 분명 하비 마르티네스는 펩이 요구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선 제대로 플레이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3백이나 4백의 센터백으로 기용할 계획이 펩한테는 있었으나, 본인의 부상과 폼 저하로 그러지 못했죠.
크로스가 하인케스 시절 공미보단 모자란게 확실했지만, 펩의 미드필더 구상에서 핵심 부품이었던건 확실하죠, 지금 레알에서 보여주는 기량을 크로스가 바이언에서 못 보여줬을진 갸우뚱합니다. 오히려 람과 뒤의 든든한 센터백 라인덕에 크로스에게 가해지는 부하가 더 줄어들었을 공산이 크겠죠. 뭐 아니면 크로스가 13-14시즌 모습 그래도 였을 수도 있지만요.
또 슈바이니는 달랐죠. 3미들의 우측 전방 미드필더, 즉 하프윙으로 기용해서 상당한 기량을 보여줬었으니. 오히려 나왔을때의 기량은 크로스보다 나았던 경기도 있었으니깐요. 그러나 뭐 하인케스 시절부터 슈바이니는 부상에 시달려왔었고, 이젠 뭐 전력 아웃이 된 상황이니 슈슈가 펩 밑에서 희생양이 됬다 말할 순 없을겁니다. 오히려 잘 쓰다가 쓰고싶어도 못 쓰는 상황이니깐요,

그리고 알론소-베나티아의 영입은 펩이 자기 색깔을 입히려고 무리하게 데려온 자원이라 말하기전에, 안 사면 시즌 운영이 아예 안되는 상황이었죠.
펩의 수비-중원 자원중 현재 부상으로 전력외가 된 선수들이 바트슈트버-하비 마르티네즈-슈바이니-티아구 정도에,반 바이텐이 나가고 크로스가 이적함으로서 사실상 작살이 난 상황입니다. 센터백중에서 더군다나 단테가 노쇠화가 진행되는게 명확한 만큼, 믿을맨이 보아텡밖에 없었죠. 베나티아와 뮌헨이 강력히 연결된게 하비의 부상때문이었단건 그걸 잘 보여주는 증거죠. 미들로 넘어가면, 람이나 알라바를 중원에 박는다 하더라도 람-알라바-로데에 유망주 호이베르크와 가우디노밖에 없는 상황에서, 알론소가 수혈된건 펩의 개혁의 일환이 아니라 일단 사놓고 봐야하는 선수였단 거죠. 그 급한 상황에서 알론소-베나티아라는 정말 훌륭한 자원을 수급한건 바이언이 정말 잘 대처했던거죠.

리베리-알라바도, 13-14 시즌 전반기에 대단한 활약을 펼쳤으나, 후반기에 못했던건 리베리 부상때문이었다 봐야죠. 전반기 활약만으로 리베리가 키커 평점 2.5점을 찍었으니깐요. 결국 알라바를 좀더 필드 전역에 영향력을 끼치도록 기용하는 펩의 전술에서, 알라바는 리베리니 괴체니 뭐니 자신의 존재감으로 덮어버리는 괴력을 보여주고 있으니깐요.
피지알누리꾼
14/11/07 16:05
수정 아이콘
펩 맨유로 와서 검증받아야. . .
14/11/08 03:58
수정 아이콘
아직 반할형 검증이 안끝난지라..크크
14/11/07 18:02
수정 아이콘
뮌헨에서 망하고 다시 바르샤로 리턴해야..
singlemind
14/11/07 23:39
수정 아이콘
뮌헨이야 리그우승은 못하면 안되는거고 오직 챔스성적이죠 이미 올초반에 포칼컵인가요 도토리한테져서 놓치고 올시즌 챔스 지켜보고 4강이상 성적못내면 펩은 뮌헨에서 한계가보인다 라고 생각하겠습니다
Spike Spiegel
14/11/07 23:43
수정 아이콘
바이언은 함부르크 이기고 포칼 16강 진출한 상태죠.
singlemind
14/11/07 23:51
수정 아이콘
그있자요 4관왕할려면 먹어야 하는대 놓친대회
Spike Spiegel
14/11/08 00:15
수정 아이콘
슈퍼컵 도르트문트한테 진건데 슈퍼컵 뭐 별 의미 없는 경기죠
singlemind
14/11/08 01:23
수정 아이콘
크크 의미없는 대회가 있나요 선수들은 죽을똥으로 뛰던거 같은데요 펩의 뮌헨이 약해서진거겠죠
Spike Spiegel
14/11/08 02:08
수정 아이콘
슈퍼컵이 뭔 의미가 있습니까. 그냥 전 시즌 리가 우승팀이랑 포칼 우승팀이 붙는 한 경기 이벤트전이지.
댓글 쓰고싶음 뭘 알고 쓰셔야죠. 슈퍼컵이랑 포칼도 구분못하시는 분이.
singlemind
14/11/08 03:38
수정 아이콘
아 머 대회는 착각한거구여 그이벤트 대회? 뮌헨이 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겠습니까?챔스 우승이나 하나 지켜볼께요 약해진뮌헨이 아니다 라는걸 보여주면 저같이 검증 말하는 사람들 쏙 들어가겠죠
Spike Spiegel
14/11/08 03:44
수정 아이콘
뭐 님이 예전부터 말하는 그 토튼햄 리버풀 우승 시켜야 인정이란 그 기준엔 펩이 맞출 이유가 전혀 없겠죠. 님의 그 기준으론 무리뉴나 시메오네도 인정 못 받으니. 무리뉴의 03-04 포르투는 누노 발렌테-카르발료-페레이라와 코스티냐-마니셰-데쿠 등 포르투갈 국대 라인업에 블랙번에서도 뛰었던 맥카시가 포워드로 뛰는등, 지금 토튼햄보단 쎈팀이었고. 시메오네도 11-12시즌 유로파 우승할때 멤버가
쿠르트와와 필리페-고딘-미란다-후안프란에 가비 티아구 팔카오등 지금 아틀레티코의 주축들이 이미 포진해있었던 팀을 맡은거니까. 그나마 저 기준에 맞는 감독이라면 콘테나 클롭일텐데, 둘다 각각 세리에랑 분데스니 별 인정 안하실거같군요.
singlemind
14/11/08 04:06
수정 아이콘
펩과 무리뉴 시매오네는 다르죠 제기준엔 무리뉴 시메오네네는 인정합니다 진짜베기 감독이죠 팀바꿔가며 자기스타일 팀을 만들어서수도없이 우승시키는 무리뉴는 스페셜완이 맞구여 레알 바르샤 양강을 깨버리고 리그우승에 챔스결승이라는 성과를 낸 시메오네도 인정입니다 펩은 사비 이니애스타메시의 최전성기에 부임해있던 감독이라는 생각이 강해서요 좀더 상위권이 치열한 이피엘로 와서 리그우승 시키면 저같이 생각하는사람이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꼭 리버풀 토트넘이 아니어도 지금 이피엘은 맨시나 첼시로도 힘드니까요
Spike Spiegel
14/11/08 04:14
수정 아이콘
singlemind 님//
아뇨. 펩에게 들이밀던 토튼햄 리버풀 우승시키면 인정이라는 그 기준에 무리뉴-시메오네가 전혀 해당이 안되는데요. 무리뉴랑 시메오네가 토튼햄이랑 리버풀 수준의 팀을 맡아본적이 없습니다만. 글고 첼시나 맨 시티로 왜 힘듭니까. 이미 첼시가 우승 경쟁에서 앞서간지 꽤됬는데
님의 기준이 일관성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Spike Spiegel
14/11/08 04:23
수정 아이콘
singlemind 님// 그리고 무리뉴는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그 강력했던 04-06 첼시나 10-13 레알 가지고 챔스우승은 커녕 결승도 못 가봤는데 말이죠. 12-13 레알 마드리드는 무리뉴 인생 흑역사급이고
Plutonia
14/11/08 11:33
수정 아이콘
12/13 성공이후로 펩이 오고나서 뮌헨이랑 펩에 대해서 별 이상한 근거나 어설픈 대기업프레임 갖다씌우면서 까는게 엄청나게 많아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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