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글은 코멘트화 하는것이 맞지만, 다단계의 폐해나 피해자의 얘기가 아닌,
네트워크 마케팅 (라 쓰고 다단계라 읽는) 이론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별도의 글로 작성합니다.

다단계는 망하는 지름길. 절대 하면 안된다는건 대다수의 사람에게 통용되는 상식입니다.
그런데 십수년전부터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이들의 폐해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그런 곳에 빠지는 사람들중 상당수는 고학력층이나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은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도 많으며,
그들을 단지 무지해서'사이비 종교에 빠진사람'정도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도대체 그런사람이 왜?' 라고 묻는것에 '희망에 사람이 혹해서'라는 단순한 분석보다는,
그 이론의 어떤면에 설득력이 있고, 실제로는 왜 그들이 말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에 대해 제대로된 논의가 있다면
폐해를 막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른예를 들면,  공산주의는 훌륭한 이론이었지만, 왜 이론대로 작동하지 않았는가를 안다면, 이에 참여하려는 사람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되겠죠)

좀더 세부적으로 말하자면,
다단계는 위험하다라는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 정작 다단계 설명회 끌려 가서 그런얘기를 꺼내놓으면
'그런 불법다단계나 불법 피라미드는 절대 가면 안되고 신고해야한다. 우리는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증을 가지고
네트워크시대의 신개념을 유통에 접목한 네트워크 마케팅을 하는 회사이고 우리는 다르다'라고  면피부터 시작하죠.
그러면서 불법/합법, 다단계,피라미드/네트워크마케팅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다단계의 폐해의 본질은 불법이냐 합법이냐의 문제가 아닌데, 그런식의 설득에 넘어가는 사람도 많은것도 사실입니다.

즉 왜 네트워크 마케팅은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않는건가?
원래부터 제대로 작동할수 없는 이론적 헛점이 있는것인가?
아니면 단지 이를 악용하는 일부 사업자/회사가 있는 것인가?(라고 다단계 업자들은 주장합니다)
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겁니다.

제 주변에 네트워크 마케팅(불법다단계,합법 다단계, 암웨이등 외국계)하는 사람들로 부터 들은 정보와 설명회에 여러차례 참석해서
살펴본 이론에 대한 생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네트워크 마케팅의 핵심 내용을 전문용어 없이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기존에는 제품을 만들고 팔며 대중매체에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 붙는데, 이 마케팅비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시스템이며,
실제 사용해본 사람이 아닌, 회사측의 입장만 담긴 광고에 노출되므로 왜곡된 판단을 한다.
만약 각 소비자가 잠재적 판매자가 되어 실제로 제품을 써보고 좋은 제품인경우 주변에 구전으로 알려줘서,
주변인이 그 제품을 사용하게 될때 아낀 마케팅비용만큼을 직접 그 소비자(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대중매체에 지불되던 마케팅 비용이 소비자에게 지급되니 , 회사도  좋고 소비자도 좋은 시스템'

입니다.

이론상으로는 그럴싸 합니다. 저게 실현된다면 논리적으로는 이득이 발생하는 구간이 분명히 있습니다.
'대중매체에 광고비용을 소비자에게 주겠다'
그리고 마케팅비용만큼을 '판매수당'의 이름으로 지급할때, 비율이나 수당구조등을 논할때 루비니, 다이아몬드니 하죠.

즉 흔히 다단계(네트워크 마케팅)이론에 대한 흔한 반대 논거인
'한사람이 두사람을 끌어오고, 두사람이 네사람을 끌어오고 하다보면
2^n이 되어서 무한 증식해야하는데, 결국 무한대의 인원은 불가능하니 결국 다단계는 실패한다'
라는 식의 반론은 약간 부정확하다고 봅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이론에서는 사실, 반드시 아주 많은 인원이 참여해야만 소비자(&판매자)에게 혜택이 가는게 아니라,
대중매체에 지불되는 대신 판매수당으로 지급된 돈만큼 혜택은 항상 발생하는것이거든요.  
즉 '피라미드 구조의 맨 아래에 있는 사람은 돈을 못번다'라는 식의 반론은
'그러면 맨 아래만 아니면 돈벌수 있는건가?' 라는 오해의 여지가 있다는겁니다.
물론 다들 아시다시피 현실은 맨 아래만 돈못버는게 아니라, 맨 윗선의 창업멤버(다단계꾼)만 돈법니다.

제가 봤을때의 일반적인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의 근본 문제는 '제품이 경쟁력이 없다'입니다.
제조업/유통업의 근본 경쟁력은 가격(비용)대비 품질입니다.
100원짜리 물건을 100원으로 팔아오면 마케팅비 15원을 판매수당으로 주겠다 라면 모르겟는데,
현실은 100원짜리 물건을 500원으로 책정해 놓고 500원에 팔면 100원을 주겠다 라는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정상적인 유통경로로는 경쟁력이 없어서 도태되어야했을 제품이
네트워크 마케팅을 만나면서 판매자들의 고혈로 지탱하는 꼴이 되니까
합법이든 불법이든 회사자체가 큰회사든간에 판매자들의 피해사례가 속출할수 밖에 없다는겁니다.
대표적으로 적절한 가격대비 품질을 확인하기 어려운 건강식품, 건강기구가 대표적인 다단계 판매 물품임을 보면 알수 있죠.
그리고 생필품 조차 너무 비쌉니다.
왜 대기업 석박사 연구원들이 최적화된 비용으로 최대의 품질로 만들어낸 제품을 100원주고 사지 않고,
이상한 연구소에서 만들어 뭔가 품질이 좋다고 주장하는 정체불명의 생필품 (ex. 세제?)을
500원 주고 사야하는지에 대해서 판매자들은 잘 생각해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른말로 하면 '가격대비 품질의 경쟁력'이 충분한 상품을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유통하면 성공할것이냐?
라고 묻는다면, 애초에 그런 물건은 그런식으로 유통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비효율적이거든요.
네트워크 마케팅의 또하나의 맹점이 바로 '판매자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들이는 금전적/시간적 노력'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는
거라고 봅니다. 일반적인 합법적인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는 실제로 수당이 통장에 돈이 찍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 이상의 활동비가 드는게 사실입니다. 사람을 만나서 물만먹는게 아니고 밥사주고 친목을 다지고,
자기의 수입이 충분하다는것을 보여야 사업에 도움이 되는 이유로 품위유지비가 막대하게 들어가죠.
그런데 일반적인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에서 에서 본질적으로 줄수있는 판매수당은 그정도를 못미치는 거죠.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분야라면, 방문판매 업자를 들수 있겠네요.
대기업 화장품등, 판매업자에게 수당을 지급해서 운영되는.
차이점이라면  애매하게 '소비자=판매자'라는 식으로 하기 보다는 애초에 '판매자'라는 지위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해주고
그에 따른 명확한 수익구조를 보여준것에 있다는것과, 물건 자체가 시장에서 보통 경쟁력이 있었다는것 정도.
여기에 대한 본질적인 차이도 논의가 더 될수 있을듯합니다.

또한 교묘한 승급 체계로 인해 벌어지는 폐해 (업이나 본인의 승급을 위해 물건을 필요 이상으로 사재기 하여, 빚을 지게 되는
상황등)나 자의/타의로 빚이 늘어나는 방식과 예방책에 대해서도 논의가 더 필요할것으로 봅니다.

'우리는 합법적으로 운영되므로 불법 피라미드와 다르다'
'우리는 가입비가 없고 강요하지 않으므로 불법 피라미드와 다르다'
'우리는 대기업의 좋은 제품을 팔므로 불법 피라미드와 다르다'
'우리는 각 직급과 개인에 지급된 수당을 투명하게 공개하므로 불법 피라미드와 다르다'
'우리는...##$@@#%#$% 라서 불법 피라미드와 다르다..'

'다단계는 망한다' '안좋다' '다 빚내서 망했다더라' '뉴스좀 봐라'
이런식의 설득이 안먹히도록 그들은 충분히 이론적으로 무장하고 있어서 쉽게 설득당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런 불법 다단계와 다르다'라고 항상 얘기하죠.

하지만 제가 '왜 네가 돈을 못벌수밖에 없는지를' 따져 줬더니 설득당한 지인이 한명 있습니다.
그런 희망적인 논의 차원에서 글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