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gr21.com/freedom/104836?divpage=21&ss=on&sc=on&keyword=%ED%95%9C%EB%8F%99%ED%9B%88 ('찬탄파' 보수 정치인의 현황과 미래 (한동훈 편))
지난번 글에 이어 PGR에서 비교적 언급이 적었던 ‘찬탄파’ 보수 정치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많은 분이 잘 아실 거라 별도의 언급이 필요할까 싶기도 한 ‘안’ 선생과, 거기에 더해 유승민입니다.
안철수는 이미 잘 아시는 분이 많고, 유승민은 제가 정치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전에 주로 활동했으며 최근에는 거의 개점 휴업 상태라 아는 바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중도란 무엇인가’, ‘왜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이들은 잘되지 않는가’에 대해 먼저 고찰해 보려 합니다. 최근 이재명의 행보를 보면서 깨달은 바가 있고, 어떤 유저분께 댓글을 달면서 생각이 정리된 부분이 있어 그 내용을 가져와 보겠습니다.
‘중도’라는 말은 참 좋은 말입니다. 양극단의 시대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안마다 합리적으로 판단해 ‘중도’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의미니까요. 물론 보수 정치인이니 여기서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겠지요. 안철수, 유승민, 그리고 인정하지 않을 분들도 있겠지만 넓게 보면 한동훈까지.... (준석이는 논란이 있는데 전 중도 보수로 인정하지만 셋과 좀 결이 달라서 뺍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적하듯이 어그로 끌기 좋아하는 스타일상 좀 쎈 정책들도 있거든요.) 이들이 표방하는 정치의 방향이자 가치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안마다 합리적으로 판단해 ‘중도’적인 입장을 취한다' 캬~~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말입니까?
그런데 현실에서는 어떨까요? 국내 정치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 정세를 예로 들어 봅시다. 누군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에 가서 당사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극단으로 치달으면 안 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전쟁은 사용되어선 안 됩니다. 총구를 내려놓고 서로 양보하고 절충해서 멈춥시다. ???: 서로 사랑합시다.” 과연 그들이 “아, 너무 감동적인 말입니다. 바로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답할까요? 아마 “너는 누구 편이냐? 의도가 뭐야? 혹시 상대편 프락치냐?”라며 머리에 구멍이 뚫리지 않으면 다행일 겁니다.
양극단으로 치달았다는 것은 서로 이미 볼 장 다 봤다는 뜻이고, 어설픈 ‘협의’나 ‘중도적 방책’으로는 해결되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다는 얘기입니다. 남들은 극단주의자로 손가락질해도, 당사자들은 자신의 밥줄과 목숨을 걸고 사생결단을 하는 중입니다. 그런 상황에 당사자한테 가서 어설픈 양비론을 펼치고 있다면 총을 맞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것이죠.
물론 이들(안철수, 유승민, 한동훈등)은 굉장히 명석하고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지식 수준이나 사회 현상에 대한 식견 모두 엄청나게 탁월합니다. 어설픈 양비론을 펼치는 사람들도 아니며,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정말 깊은 고민에서 나온 해결책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나중에 보면 이 사람들 말대로 결국 되거나, 혹은 그렇게 했어야만 했던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내가 그렇게 하자 했제~’ 한번 해주는 것도 이 양반들의 종특 흐흐흐)
하지만 페이스북에 글만 쓰는 것은 ‘교수’나 ‘자문위원’이 할 일입니다. 정치인이라면 그것을 결과로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합니다. 제3자가 보기에 아무리 합리적이고 괜찮은 대책이라도, 이해 당사자에게 가져가면 ‘너 프락치냐?’라는 말을 듣기 십상입니다. 이들의 해결책은 보통 ‘이 똑똑하고 현명한 이 몸께서 고민해봤더니, A는 B에게 이러이러한 것을 양보하고, B는 A에게 저러저러한 것을 양보하면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좋은 대책이라고 칭찬하니 이렇게 하세요’와 같은 방식입니다. 머리에서만 나온 아이디어이며, 당사자와의 적극적인 교감과 스킨십을 통해 나온 방안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무엇(what)’은 있는데 ‘어떻게(how)’는 없는 셈입니다. 본인들이 직접 할 수 없다면, 그것을 실행할 세력이나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이들에게는 그것마저 없습니다. 정치는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이용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일입니다.
이런 양극화 상황에서 현실적인 해결책은 압도적인 힘을 가진 누군가가 양쪽을 강제로 억누르거나, 한쪽을 일방적으로 제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국제 정치에서 강대국이 힘으로 찍어 누르거나, 독재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민주주의 사회의 국내 정치에서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여론을 등에 업는 것이지만, 이 또한 당사자들이 막무가내로 나오면 소용이 없습니다. 선거로 심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면 여론을 그냥 무시해 버려도 그만이니까요.
제가 좀 비아냥대긴 했지만, 안철수, 유승민, 한동훈 같은 정치인들도 나름대로 여론을 형성하고 그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한계가 있는 방법입니다. 대중 역시 페이스북에 훈계성 글만 쓰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실현할 실질적인 힘을 가진 사람에게 더 마음이 움직입니다.
여론의 힘이 통하지 않았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 ‘의정 갈등’입니다. 초반에는 의료계가 여론의 융단폭격을 맞았고, 장기화되자 정부가 여론의 포화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양측에 역대급 금쪽이들이 버티며 여론을 다 씹고 버티니 단 한 발짝도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와 여론의 심판을 받고서도 그냥 버텨버렸습니다. (항상 이런 수법으로 정부 굴복시켜왔던 의료계에서 ‘이런 천하의 xx’가 나왔을 겁니다.)
결국 양극단 시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중도’를 진짜 실행하려면, 이재명처럼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비굴하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력을 동원해 이해관계자들 사이를 뛰어다녀야 합니다. 페이스북에서 ‘엣헴, 엣헴, 현명하고 똑똑하신 이 몸께서 오늘은 이런 뛰어난 생각을 하였노라. 엣햄,엣햄’하며 훈계와 일갈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솔직히 본론이 한동훈 편에 비해 영양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동훈은 1빠로 밀었던 사람이라…. 사실 서론이 이 글에서 더 하고 싶은 얘기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간단하게나마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다들 아시는 내용은 되도록 현재 보수 진영에서의 행보와 연계해서 얘기하거나 간단히만 언급하고, 제가 나름대로 생각한 것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유승민
장점
1)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은 있음
사실 대권 후보로 언급될 정도면 다 갖추고 있는 역량이라 장점으로 꼽기 민망할 수도 있지만, 워낙 ‘샌님’ 이미지가 강해 언급해 보았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그에게는 ‘친유계’가 있으며, 보통의 정치 계파처럼 끈이 떨어지면 흩어지는 것과 달리 끈 떨어진 지 한참 된 지금도 어느 정도 서로 친분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친화력과 매력은 중도 보수로 언급되는 정치인 중 가장 나아 보입니다. 이래 봬도 2000년부터 정계에 입문한 구력이 있는 정치인입니다.
2) 진보 진영에서 가장 호감을 느끼는 보수 정치인
양당에는 ‘저 당은 정말 싫지만, 그래도 저 사람이 되면 눈 감고 인정은 해주겠다’는 평을 듣는 정치인들이 있는데, 보수 쪽에서는 유승민이 대표적일 겁니다. ‘따뜻한 보수’라는 기치를 내걸고 대선에 출마한 바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막강하던 시절에도 소신 있게 할 말을 다 하던 모습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호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합니다. 민주당에서 중도 확장을 위해 보수 인사를 영입할 때 단골로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경선만 뚫는다면 상당히 강력한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네 어디까지나 뚫는다면....
3) 경제 전문가, 합리적·상식적 식견
보수 진영에서 유승민만 한 경제 전문가는 아마 없을 겁니다. 아니 진영전체로 봐도 김동연 정도가 비견될까요?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며 전반적으로 높은 식견을 가진 것은 이 계열 정치인들의 종특이니 더 이상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점
1)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윤'이 만들어낸 명언이 있는데, 지금의 유승민에게 딱 맞는 얘기입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경선에 나간 것이 그의 마지막 정치 행보입니다. 사실상 2017년 대선 이후로는 선거 출마 이력이 전무하고, 경기도지사 경선에 한 번 나간 게 전부입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잃은 것도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정치인은 연예인 같은 속성이 있어서 오래 쉴수록 대중에게 잊히기 마련입니다. 이제는 사실상 ‘정치인’이라는 명패를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유승민의 상황에서는 뭐라도 해야 기회가 생길 텐데,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2) 모험을 하지 않는다
첫 번째 단점과 유사한데, 그의 특징을 요약해주는 ‘대구는 험지다’라는 발언이 있습니다. 바른정당 시절, 그리고 ‘배신자’로 낙인찍혔던 때 했던 말이긴 하지만, 그의 정치적 성향을 잘 보여줍니다. 4선 의원이지만, 그 경력이 비례대표 0.5선에 대구 지역구 3.5선입니다. 경력만 보면 사람들이 그토록 비판하는 국민의힘 주류 기득권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성남시장이라는 변방에서 도박수를 던지며 맨땅에서 체급을 키워 (그 과정에서 수많은 리스크가 생겨 버렸지만...) 대권까지 거머쥔 이재명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3) 배신자 이미지
진보 진영에서 호감을 얻은 것의 반대급부로, 아직도 강성 보수층 사이에서는 ‘늙은 이준석’ (이준석이랑 친하기도 하니… 홍준표도 가끔 이리 불림) , ‘배신자’, ‘내부 총질러’라는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당시 ‘윤’이 좀 장난쳤다는 소문이 돌지만, 생짜 신인 김은혜한테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패배한 것은 완전 굴욕이었고, 보수 진영 내 유승민의 현주소를 명백히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전망
최근에 활동한 것이 있어야 평가가 가능한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전망 할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희망은 ‘김문수도 했는데 나라고 못할까?’(이하 ‘김했나못?’)라는 기대감뿐입니다. 지난 대선 이후 보수 유력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김했나못?’라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퇴물로 취급받던 70대 중반의 정치인이 뜬금없이 나타나 계엄 정국 속에서도 41%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이준석과 합치면 이재명을 살짝 넘는 표가 나왔다는 계산에 헛물을 켤 수밖에 없게 된 것이죠. 중도 확장성으로는 보수 정치인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유승민 역시 ‘김했나못?’ 병에 걸렸을 개연성이 충분하며, 이준석과의 친분도 두텁습니다. 사위로 들인다는 농담 스러운 괴담이 돌았었던적도 있었구요... (지금은 좀 멀어진듯 하지만)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김했나못?’가 실현되기를 기다릴지 않을지.....
2. 안철수
안철수 의원은 과거 PGR에도 지지자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많은 분이 잘 아실 거라 길게 얘기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래서 국민의힘에 합류한 이후의 활동+제가 나름대로 생각하거나 들은거 위주로 적어 보겠습니다.
장점
1) 유니크한 이력
서울대 의대 출신 의대 교수이자 의사 면허 소지자, 그리고 전설적인 백신 소프트웨어 V3를 개발한 이공계 끝판왕급 커리어를 자랑합니다. 공부 잘하는 엘리트들이 넘쳐나는 여의도이지만, 안철수처럼 이공계의 두 가지 다른 분야(그것도 최고 인재들이 몰리는 의학과 컴퓨터공학)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낸 인물은 드뭅니다. 이는 ‘과고-카이스트-하버드’라는 학벌 외에 필드에서 이뤄낸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같은 이공계 출신 준석이와도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이공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현시대에 걸맞은 커리어이며, 안철수 스스로도 항상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입니다.
2) 넓은 확장성
안철수 지지자들이 항상 주장하는 ‘양자 대결 최강자’라는 말처럼, 최후의 2인이 남는 선거에서는 강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지금도 그럴지는 미지수지만, 실제로 그런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줬습니다. 1순위 지지자는 아니더라도 비호감도가 낮은 특성상, 최후의 2인이 남으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이공계·의료계 전문성 및 높은 식견
안철수의 페이스북 글만 보면 ‘대체 이 사람이 왜 대통령이 안 됐을까’ 안타까울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식견을 자랑합니다. 특히 이공계 분야에서는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전문성을 보여줍니다.(디테일들어가면 의문이 좀 가지만 정치인중에서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면모는 앞서 언급한 중도 보수 정치인들의 공통된 특징이므로 길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4) 개선되는 모습과 꾸준한 행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유승민과 달리 계속해서 뭔가는 하고 있습니다. 존재감이 크지는 않지만, 이제는 ‘강철수’라고 불릴 정도로 과거의 답답했던 우유부단함은 많이 사라진 편입니다. 특히 탄핵 투표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퇴장했을 때, 홀로 본회의장에 남아 투표한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탄핵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습니다’라며 여러 사람 속 터지게 했을 텐데 말입니다.
단점
1) 갈팡질팡 행보로 인한 세력 및 팬덤 와해
‘신당 창당 전문가’, ‘단일화 전문가’라는 오명을 얻고 거대 양당을 오가면서 그의 세력과 팬덤은 사실상 완전히 와해됐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를 재건할 만한 정치적 역량도 없어 보입니다.
2) 국내 역대 정치인 중 최하 수준의 사회성
관련 일화를 들어보면 정치인은커녕 일반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입니다. 전형적인 ‘이공계 너드’ 스타일이죠. 물론 천재인 ‘안’ 선생은 프로그래머 같은 직업을 가졌다면 최소 10인분은 해냈을 테니 문제없었겠지만요.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사회성이 완전히 결여돼 있다는 평가가 많고, 검색해 보면 적잖은 일화가 나옵니다. 국민의힘에 와서도 ‘초특급 인싸’인 윤상현이 다가가 친해진 것 외에는 다른 의원들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한동훈도 친화력 얘기는 나오지만 그냥 본인이 혼자 다니는걸 선호하는 편이지 기본적인 사회생활은 충분히 하고도 남는 사람입니다. 검찰이 얼마나 보수적인 꼰대 조직인데요.....
3) 자산에 비해 인색하고 주변을 챙기지 않음
짠돌이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제가 들은 일화 하나를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안철수가 졸업한 학교의 동문회(아마 부산고일듯)에서 회비를 걷었는데, 그가 낸 액수를 보고 동문들이 경악했다고 합니다. 결국 화끈한 부산 출신 동문들이 ‘마, 걍 돌리줘뿌라’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진짜 돌려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세력을 만들려면 결국 사람들을 챙겨야 하는데, 그런 면이 부족합니다. 정치가 생업이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돈도 잘 안 쓰고 챙겨주지도 않는 사람 곁에 머물 이유는 없겠죠. 지난 대선 경선과 당 대표 선거 때 옛 측근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는 안철수 스스로도 반성하고 생각을 바꿔야 할 겁니다.
안철수 지지자들이 ‘우리 철수 형님은 윤석열, 이재명 같은 더러운 것들이랑 근본적으로 다르다구’라고 하는데 글쎄요..... 아마 유승민만 해도 선거 나오면 도우겠다는 사람은 나올걸로 보이는데....
4) 강철수가 되었지만 아직도 이해가 쉽지 않은 행보
과거에 비해 결단 속도가 빨라지고 간 보는 모습이 거의 사라져 ‘강철수’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이번 계엄 정국에서의 행보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 모두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습니다. 찬탄파한테 점수 따기에는 한동훈과도 거리를 두고 (단일화 오명 쓰기 싫은것도 있겠지만) 뜬금없이 대선때 갑자기 친윤들이랑 같이 어울리면서 선거 다니고 (이제 ‘안철수가 국힘 의원같다’라고 친윤이 평한 신문기사까지 남), 친윤이 주는 혁신위원장도 기웃거렸었고 반탄파한테 점수 따기에는 탄핵, 특검 찬성에 친윤이랑 붙는 듯 하다가 다시 갈라졌고…. 결국 양쪽 모두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고, 그 결과는 당 대표 선거 1차 4위였습니다.
5) 부족한 말솜씨
페이스북 글은 기깔나게 잘 쓰지만, 이상하게 말만 하면 어눌한 동네 바보 형 같습니다. 제가 국힘 당 대표 선거 토론을 잠깐 보고 있었더니, 와이프가 음성만 듣고는 “저 바보 같이 말하는 사람 누구야? 설마 안철수?”라고 하더군요. 물론 말솜씨가 정치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이미지가 다소 우스워진 상황에서 긍정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전망
과거보다 단점이 개선된 부분이 있고,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습은 칭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전망은 어둡습니다. 세력과 팬덤이 모두 사라졌는데, 그것을 재건할 역량은 여전히 부족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확장성 하나는 뛰어난 그이기에 ‘김했나못?’ 병에 가장 심하게 걸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내가 말이야 경선만 뚫으면 끝이야.... 김문수도 계엄 정국에서 41%나 받았잖아?’라며 희망 회로를 돌릴 강력한 원동력을 얻었을 테니까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한데, ‘김했나못?’가 단순한 희망 회로가 아니라 현실이 될 그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