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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2/26 19:05:27
Name SAS Tony Pa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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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2024년 결산]뭘 해도 올해보단 나아지겠지




워낙 좋든 나쁘든 일이 많던 1년이라 글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두서도 없을 글입니다

1월. 아주 희망에 가득 찼어요 아버지 담낭암 항암치료가 아주 잘 되고 있었거든요 1년동안 같이 지낼 교회 청년부 2팀 동생들도 아주 좋은 애들과 함께 하게된 기분이었습니다. 2팀에서 마지막해니까 오빠,형 노릇은 해줘야지 했죠 근데 제가 98년생이라 2팀 최고 군번인데 해줄게 없더군요 워낙 알아서 잘하는 애들이라..

심지어 리더인 동생은 차도 있네요? 몸 불편한 형이라 신경 쓰였을텐데 매번 놀러갈때마다 조수석에 먼저 올라가게 해주고 난간 없는 곳에선 손 잡아주고 평소엔 공군 기상 레이더 장교로 날씨 체크하면서 바쁘게. 잘 사는 좋은 동생이었습니다

이젠 그 동생이 군의관 위탁교육으로 연세대로 향합니다
거기서도 잘 지낼거 같네요
다른 간호사 동생은 안산고대병원에 취업하고 또 다른 동생은 고신대복음병원 간호사로 갔습니다 CP 환자라고 하나님이 의료인을 잔뜩 붙여주신걸로 이해합니다 크크

그렇게 즐겁게 출발해 2월에는 CGV VVIP 조기승급 조건을 달성합니다 아이맥스로 본게 많아서 그런지 5.2만점 찍는거 일도 아니더군요(듄 만세!)

시간이 남으니 롯데시네마도 가볼까 해서 눈 떠보니  VIP 승급 조건도 달성했습니다 솔직히 축구 보러 열심히 동성로 갔는데 그것만 해도 절반은 채워지더군요

웡카는 진짜 간만에 편하게 웃으면서 본 영화이고..
오펜하이머는 아카데미 기획전으로 재상영이길래 6회차 채웠습니다 제가 원래 본거 또 보면서 재해석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쉽게 안 질립니다
서울의 봄은 최근에 각본집이 나왔길래 3만 얼마 주고 교보문고에서 샀구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전쟁 소재에 전투씬 없이 이렇게도 표현이 가능한가 싶어서 소름 돋으면서 봤네요

이렇게 즐겁게 지내다가 6월말 갑자기 아버지에게 적신호가 옵니다 잘 듣던 약들이 내성이 생기고 바꾸는 과정에서 폐렴이 온거에요 그 덕에 6월 25일 짧은 통화가 아빠와의 마지막 통화가 되었고 7월 1일 새벽 1:15 아빠는 다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장례는 고향 예식장 오픈 이후 최고액,최다 인원을 기록하며 잘 끝났습니다 누나 넷이지만 아들이 저 하나라 상주였는데 인사 드리다가 진짜 뻗을뻔 했습니다 예배는 뭐 이리 많은지 3일간 13번을 드렸네요 핵인싸시라 고향에선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리를 다른분들이 매번 하셨는데 1200명이 넘었습니다

장지도 가기 좋은 곳에 잘 구해서 모셨구요 제 지인들도 서울에서 깜짝 등장해주고 미처 연락 못한 고향 동기들도 모여줬습니다 솔직히 이 2번은 눈물 났습니다 누가 서울에서 동생 부친상이라고 오후 반차 내고 차 끌고 서울,대전에서 올 결심을 해줄까요 쉽지 않습니다

다 끝나 아직 27인데. 37도 아니고. 왜 내가 아버지가 없어야 하지... 아빠가 남겨둔 것들은 다 어떡하지 싶었습니다

1만평의 토지와 우리 5남매,외손주 다음으로 좋아하시던 한우들, 얘들 다 어떡하지 싶었습니다 축사는 제가 아빠와 공동명의가 되어 있어서 엄마를 추가하고 이어받고 토지는 엄마가 받았습니다 이 땅은 아버지가  농사짓고 아들  치료시키면서 악착같이 돈 모으시고 근처 땅을 합병해 1만평을 만든거거든요

그니까 사람들이 욕심이 난겁니다 거저 먹을 심산으로. 여기가 평당 10~12정도 하는 시골인데요 아버지도 없겠다 아줌마 혼자 우짜겠어 마인드로 6~7만원을 부르더군요 누굴 호구로 아나... 극대노한 둘째 매형이 대구에서 내가 자주 올테니 그런 인간들 말 듣지 마시고 냅두시라 내가 도시 사람이지만 금형공장 하면서 기계 다 할줄 알고 아버지 두고 가신 농기계 있으니 제가 배워서 어머니랑 해보께요 하더군요 저한텐 친형 엄마한텐 둘째아들 같은 매형이라 믿고 가기로 했습니다

아버지에게 소를 넘기셨던 전국축산인협회장 출신 후배 아저씨도 저와 매형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 팁을 알려주려 밤 8시에 와서 자정 넘어서 가시는 등 왔다하면 기본 3시간씩 피드백에 같이 소를 보는 딸까지 데려오셔서 데이터도 넘겨주시고 아주 진심이셔서 반년 동안 3년치를 배웠다 할 정도로 잘 알려주셨습니다

곧 축사 지붕에 태양광 패널도 올려볼 예정이구요
2월이면 아버지가 그리 기다리시던 소 첫 출하가 예정되어 있네요 이것만이라도 보고 가시지...

그래도 아버지의 빈 자리는 너무나 크지만 아들이 아버지의 가나안 땅을 지켜야 할거 아니겠습니까 젖과 꿀이 흐르게 만들어 두셨는데 쉽게 넘길수는 없죠 갈때 가더라도 할 수 있는건 다 하고 아버지 보러 갈껍니다 아.. 연애하는건 못 보셨네.. 크크 ㅠㅠ  그래도 외손주가 11명이니 좋아하시겠지 싶어요 마지막 손주 150일까진 안아보고 가셨으니까.

그래도 매번 나를 태워주시고 하던 아버지는 언제나 그리울 겁니다 앞으로 만날.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과 잘 지내다가 아빠 아들로 만나러 갈게요

마지막은 아버지가 제일 아끼시던 소들 사진 띄워둘게요 이거 보시고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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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투니
24/12/26 19:13
수정 아이콘
소의 눈은 언제봐도 참 예쁩니다. 힘내시길.
SAS Tony Parker
24/12/26 20:0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24/12/26 19: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
SAS Tony Parker
24/12/26 19:52
수정 아이콘
이번달 피크에 자운위 안건이 20건이었습니다
상시 모집이니 해보실분들은 쿠마님께 연락을..
Janzisuka
24/12/26 19:58
수정 아이콘
소 귀엽...
SAS Tony Parker
24/12/26 20:03
수정 아이콘
먹을때는? 크크 이런 애들을 먹지요..
스타나라
24/12/26 20:01
수정 아이콘
왠 소 사진인가 했더니 상을 치루셨군요.
아버님은 천국 가셨을겁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AS Tony Parker
24/12/26 20:0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4/12/26 20:11
수정 아이콘
덤덤하셔서 더 먹먹해지네요. 명복을 빕니다.
SAS Tony Parker
24/12/26 20:1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성야무인
24/12/26 20:21
수정 아이콘
뭘해도 잘 되실겁니다.

요즘들어 집에 있는 침대 위에 스마트폰 보면서

세끼 챙겨먹고

주말에 가끔 외식가거나

OTT보면서 가족들이랑 맥주 한 잔 하는 행복만 있어도 괜찮은 거라고 생각되서 말이죠.
SAS Tony Parker
24/12/26 20:31
수정 아이콘
가끔 서울 가서 모임으로 회포 풀고.. 주말에 저녁 친구들하고 먹고 오는데 꽤 괜찮더군요

비싼거 사는건 전자제품 말곤 관심이 없는데 소 밥에 돈 들어가니 우선 얘네 팔고 찾아보자 싶네요
사실 핸드폰도 S24+로 바꾼터라 크게 뭐 더 필요도 없구요
24/12/26 21:07
수정 아이콘
일이 손에 익을동안은 고생하시겠네요 화이팅입니다
SAS Tony Parker
24/12/26 21:14
수정 아이콘
아침에 일어나서 밥 주는건 별거 아닌데
출산할때는 워낙 변수가 많아서 CCTV 있는 바로 옆방에 켜두고 자다가 수시로 깨서 봅니다.. 많이들 드셔서 개체수를 줄여주시면 최고의 응원이죠(?)
파다완
24/12/26 21:34
수정 아이콘
피지알 관리 그리고 좋아하는 한우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는 뭐든 올해보다 좋으시길...
SAS Tony Parker
24/12/26 21:35
수정 아이콘
많이 드셔서 값 좀 올려주십쇼
24/12/26 21:40
수정 아이콘
아들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정말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더라구요. 아버지의 발자취를 삶에서 계속 느끼며 살아가게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의문이 들때도 있고 부재에 몸서리쳐질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게 선하신 것이었다고 믿으며 살아가야죠. 힘내시길.
SAS Tony Parker
24/12/26 21:41
수정 아이콘
아들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정말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더라구요. 아버지의 발자취를 삶에서 계속 느끼며 살아가게되는 것 같습니다.

이거 진짜요... 팍팍 느껴져요
24/12/26 23:58
수정 아이콘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아버지 자주 뵙고 연락하고 하고 싶은데 참 사람은 잘 까먹는 거 같습니다. 이 글 보고 나니 내일은 잊지 말고 한 번 연락드려야겠어요. 

개인적인 글에 다소 생뚱맞을 수 있지만, 이전에 개인 감정에서 발로한 오해로 공개적으로 저격한 점, 부끄러움 무릅쓰고 공개적으로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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