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팀원들과 에스파의 위플래시를 촬영했습니다. 큰 인기를 얻은 곡이고, 그만큼 커버 댄스 촬영도 많았습니다. 촬영은 지난 달에 했지만 당시 제 본업의 프로젝트가 막바지라 너무 바빠서 편집을 늦으막하게 마쳤습니다.
[퍼포먼스 영상]
위플래시는 많은 팀들이 뮤비처럼 호리존에서 커버했지만, 저희 팀은 의도적으로 호리존을 피했어요. 첫 번째 이유는 제가 호리존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 배경이 밋밋해서 배경 변화를 느끼기 어렵거든요, 다음 이유는 뮤비의 도드라진 특징 중 하나가 많은(+비싼) 촬영 장비들의 등장인데 저희는 그럴 수 없었다는 것. 어설프게 장비를 늘어놓으면 괜히 저렴이 버전이 될 듯해서 팀원들에게도 호리존을 처음부터 배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여기 나오는 장비들의 가격이나 규모가...
따라서 저희는 밀리터리룩에 어울리는 장소를 골랐고, 다만 뮤비 느낌은 내고 싶었기 때문에 뮤비에 나오는 효과들을 나름 색까지 똑같게 재현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뮤비에 나오는 효과들을 모두 넣었는데 너무 어수선해서 적당히 어수선한 정도로 조절했습니다. 정신이 없기는 해야 하니까요.
촬영날이 되었습니다. 스튜디오 자체는 마음에 들었지만 당시 제가 야근에 허덕이던 때라 사전 답사를 가지 못해 스튜디오 컨디션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는데요. 공간이 밀폐돼 있지 않고(바깥에서 빛이 들어옵니다) 바닥 레벨이 평평하지 않아서 조명을 놓을 곳이 애매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제 발목을 크게 잡았습니다.
스튜디오 자체는 괜찮았는데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먼저, 바닥 레벨. 스튜디오 뒷배경에서 역광이 들어오는 장면을 생각했는데 2층의 배니어판 바닥이 썩은 상태라 올라갔다간 큰일나겠다 싶어 포기했고요. 그러다 보니 스탠드가 노출된 상태로 조명을 놔야 했는데, 평평한 바닥이 없어서 여기서 꽤 애를 먹었습니다.
다음으로 스튜디오로 앰비언트 라이트가 새어 들어왔는데, 그러다 보니 실내를 완전히 어두운 느낌으로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본래 뒷배경에 조명 8개를 두고 요란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했으나 뒤가 충분히 어둡지 않아서 효과가 반감됐습니다. 더욱이 제가 바보라, 그날 따라 조명 범위를 좁히는 그리드를 두고 오는 바람에 뒷배경까지 빛이 일부 번졌습니다.
조명 연출은 3가지로 꾸몄고, 베이스는 전면은 밝게, 역광을 요란하게 연출한 뒤 포그를 살짝 뿌려 빛살이 보이도록 연출하였습니다. 2절 부분은 강한 스팟라이트와 함께 컬러 배경으로 연출했지요. 가사에 맞춰 배경 컬러만 빨강과 파랑으로 바꿨고요.
강렬한 느낌은 필요해서 스팟라이트+컬러 배경 조합을 활용했다
그렇게만 편집을 마쳤을 땐 좀 심심했는데, 번쩍번쩍하는 효과들이 들어가니 비로소 정신 사나운 위플래시로 마무리된 듯합니다.
즐겁게 감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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