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머들은 충분히 플레이했으니 다른 게임으로 돌아가는 일이 늘었습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모자랐다기보다는 ‘미리 해보기’ 주제에 너무나도 흥했던 나머지 밑천이 바닥난 것이지요.
그러니 개발자분들께서는 고무적인 성과와 함께 계속해서 개발을 열심히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아마 뒤에서 “데이 아 빌리언스” 게임의 좀비들이 마중을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두 게임 모두 2018년 연초부터 깊은 가능성은 잘 보여주셨으니 꽉 찬 정식발매로
시대에 남을 걸작이 되어줬으면 합니다. 그 때까지 우리는 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줘야겠지요.
다른 게임을 찾아 나선 플레이어 중 몇 명은,
남자들의 뜨거운 고래잡이를 속 타는 주사위로 해결하는 “낸터킷(Nantucket)을 지나,
범선으로 "FTL"을 보여주겠다고 하는 “배를 버려라(Abandon Ship)”에 머무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작살은 빗나가지 않지만, 작살에 필요한 주사위는 !감나빗 이런 고래만도 못한...!][돛도 부수고, 선원에게 파편을 쏘고, 상대방 선원이 적으면 들이박고 승선해서 배를 뺏자!]여기서 잠시 "FTL"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FTL : Faster Than Light”,
한글로 옮기자면 “초광속 : 빛보다 빠른”을 잠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인디게임으로서는 대성공하는 역사를 남기었던 의의가 있는 2012년에 나온 인디게임입니다.
[선택과 집중! 선택과 집중!]배와 배 사이의 일대일 맞다이를 상업게임으로 승화시킨 걸작입니다.
일시정지가 있는 실시간 게임으로 떨어져나가는 승무원, 떨어져나가는 보호막장치, 엔진, 무기들의 우선순위를
냉철하게 판단하여 버릴 것을 버리고, 상대방이 가장 버리기 싫어하는 것들을 무자비하게 뜯어내는 두뇌싸움입니다.
[고르고 포기하라, 그러면 다음 기회에는 더 좋은 걸 고르고 더 나쁜 걸 포기할 수 있겠지]적을 무찌르며 앞으로 진행할수록 주어지는 업그레이드는 발전기
[Reactor]로서 보호막에 붙이면 보호막이,
무기에 붙이면 무기사용량이, 엔진에 붙이면 회피율이, 어디에 장착해도 부위의 체력을 늘려주는 무한한 가능성과,
무한한 이지선다를 제공해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업그레이드는 파밍이 불가능하고 지나치게 한 곳에 머물면
강력한 적이 나타나 욕심 많은 플레이어를 응징합니다.
한정된 자원과 한정된 발전가능성을 가지고 깊게 던전을 내려가던 고전 로그라이크(Rogue-like) 게임들의
요소들을 남겼습니다.
앞으로 나갈 것인가. 작아지는 발전가능성과 막판 피보기를 감수하고 잠시 더 머물 것인가.
모험을 진행하는 큰 그림 중에서는 이런저런 만남으로 운적인 요소가 생기고 우선순위를 고치는 일이 생기지만,
전투를 진행하는 작은 그림에서는 운이라는 요소는 매우 크게 작동해버리거나 (아니 이걸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운으로 진행하려고하다가는 튼실한 적이 플레이어를 쉽게 압살해버리니까요.
“배를 버려라”가 등장했을 때, 노골적으로 FTL과 비교하는 광고를 하니 사람들은 “복합적(Mixed)”라는
좋음 싫음 반반 리뷰로 스팀에 대답했습니다. 대항해시대 같은 범선 특유의 매력적인 기발한 요소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정신없는 시각 디자인이라 불편하거든요. 체력이고 부품이고 일시정지가 있다지만 한 눈에 잘 안 들어와요.
반면 FTL의 시각적인 디자인, 요소적인 디자인은 정말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거든요.
자신과 적을 가리지 않고 실시간으로 뚜렷하게 보이는 승무원 체력, 부품 체력,
앞으로 나가는 진행에서 얻고 잃는 것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 각 요소가 존재하는 이유와 선택과 집중의 이지선다.
하지만 2012년의 대성공을 남기고서도, 이들의 후속작의 소식은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드디어 둔탁하고 묵직한 정식발매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방망이를 깎을 것이라면, 뒤통수가 얼얼한 진짜배기로 5년 넘게 깎으라는 뜻일까요?]한국시간 기준으로 오늘 아침에 제가 좋아하는 양대 유튜버인 Marbozir와 ChristopherOdd가
“개발사가 Into the Breach를 해보라고 먼저 줬어요. 여러분은 내일부터 하시면 됩니다!”라면서 영상을 올리더군요.
X-COM에서는 잔뼈가 굵은 턴제 게임 매니아들이 말입니다.
[Into the Breach. 아아 이건 수작이야...]이 게임은 의뢰를 가지고 움직이는 시간여행하는 거대로봇 소대를 다루는 게임입니다.
괴수들을 무찌르고, 보수를 주는 만큼 주어진 턴 동안만 죽지만 말고, 외뢰가 걸린 기업의 물건들만 잘 지키세요!
물론 민간인들 건물이 너무 많이 박살난다면 앞으로의 진행이 힘들어지겠지만요.
FTL처럼 무기는 부품을 따로 판매하지만, 무기슬롯, 이동력, 체력 포함한 로봇의 모든 요소는
공통적으로 ‘발전기’를 쓴답니다. 물론 발전기는 궤도에서 의뢰, 괴수, 민간인 사이로 떨어지니,
정 발전기가 부족하다면 회수하시고 감당 안 되는 턴을 보내시면 됩니다.
Into the Breach는 매우 무자비한 턴제퍼즐게임입니다.
괴수도 두 방, 로봇도 두 방이라는 점은 플레이어가 가능한 적은 횟수의 전투를 하게 유도합니다. 아니면 일방적으로 때리던가요!
(정확히는 조금 더 여유 있게, 서로 체력 3칸이면 공격력이 1~2, 체력 5칸이면, 공격력이 2~3입니다. 참 널널하죠?)
로봇이 죽으면 아무런 향상도 없는 신참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업그레이드는 순간일 뿐! 손실은 영원할 지어다!
이 게임은 다양한 상태이상의 서순으로 가득합니다. 밀치기는 위치를 바꾸는 것 뿐만이 아니라,
구덩이나 물속으로 빠트려 대형이 아닌 유닛을 무조건 죽이고, 불붙은 표면으로 밀어 확정적으로 하나(1)의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다음 차례에 증원이 오는 칸에 밀어 넣으면 피해 하나를 대가로 증원을 막고요.
물론 괴수와 로봇 중에서 누가 피해를 입을 지는 미는 존재가 누구냐에 따라 달렸습니다. 또는 그 턴의 전술적 상황에 따라서요.
산이나 다른 괴수 및 로봇으로 밀어지면 서로 피해를 1씩 줍니다.
붙잡기로 아군을 묶는 적을 풀면 적의 노림수가 봉쇄됩니다.
아니면 밀어내기를 강제하는 적의 이지선다에 당한 것일지도 모르고요.
한편으로는 워낙 다양한 방법이 있어서 복잡하게 안 해도 적당히 보상받고 클리어가 가능하지만
보스전을 포함한 가장 어려운 임무들은 그렇게 편하게 굴지 않습니다.
한 전투에 한번 무르기가 공식적으로 가능하니 걱정마세요. 세이브 파일은 게임이 알아서 잘 챙겨드리겠습니다.
얼마나 내용물이 튼실하고 묵직한지는 아직 유튜버들이 결말까지 업로드를 안하니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이건 ‘미리 해보기’가 아닙니다. 그냥 발매된 게임이지요.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요?
다키스트한 것을 원하셨습니까? 다키스톤 다음 타자는 “Into the Breach”입니다.
틈 사이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평행세계의 틈 사이로! 로봇과 괴수가 꽝꽝터지는 판단의 틈 사이로!
갈라지는 멘탈 사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