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1리그가 부활하고
택뱅리쌍도 차례차례 스1으로 복귀하면서
각 리그 때마다 우주의 기운이 모이는 참가자가 있었죠
스베누 S2에서의 김택용
ASL S1의 이영호
ASL S2의 이제동 선수요
스토리가 알아서 나와줬고
사람들 기대도 많이 모아졌고
화제만발 대진에 기존 팬들도 다시 돌아오게 했으나
결국 모두 우승 놓침;;;
이번에 이영한 선수도 기회의 바람을 탔습니다
스토리나 배경은 가히 역대급이라고 보고요
운도 많이 따라준 편이었고
여러가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준비를 잘 해와서
24강 뚫을 때만 해도 어라? 싶던 조그만 미풍에 불과했는데
16강 8강을 거쳐 진짜 태풍이 되더니
저그전을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프로토스 택신마저 꺾었네요
(김택용 선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기도 했지만 개인관리도 실력의 한부분인지라;)
은퇴하고 아이 둘 낳고 옵저빙 하다 복귀해서 선수 시절에도 넘지 못했던 결승 진출의 벽을 넘고
감격에 겨워하는 ASL 로얄로더 후보;; 이영한
준비도 잘 해왔지만 8강 4강 드라마가 하늘 마저 도와줄 정도로 잘 뽑혀서
언더독 중에 이정도의 기대와 호응을 모았던 선수가 있었을까 싶네요
그런데 결승 상대가 갓;;;
이영호 선수 상대로는 다섯 경기 다 커널급으로 준비해와도 어렵다는 이영한 선수 본인 설과
이영한 선수는 후반 운영이 확실히 아직도 안 좋더라는 다른 선수들 최근 설
레메도 엄청 센데 저그한테는 최근 바이오로 안 진다는 마인드 장착한 이영호 선수 본인 설
초반 드론링 수비가 3연벙 당하던 선수보다 더 안 좋아보였던 점등
여러가지로 고려해봤을 때 이영한 선수에게 어려운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윤찬희, 김택용 선수는 초반에 좀 손해보더라도
무난한 출발로 상대의 수를 막아내고 안정적인 후반 운영으로 뒤집자는 마인드로 보였는데
(그래서 이영한 선수의 노림수들이 잘 먹혔기도 했고요)
이영호 선수는 초반 수싸움에도 능하면서 주도적이며 적극적인데다 눈치 백단이라
그냥 좋은 빌드 정도로는 짤도 없을 것 같습니다>_<
진짜 기발하거나 획기적인 걸로 준비해오지 않는 한 말이죠
선방업, 드랍 훼이크, 가드라, 커널 등 역대급 판짜기와 준비성을 보여주며
테란과의 다전제를 주무르고 올라가는 이영한
저그는 언제나 테란을 상대로 준우승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왔고
'풍'자 쓰는 저그는 특히나 그랬습니다>_<
게다가 최종 상대는 이런 스토리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최강 테란 갓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영한 선수의 승리를 바라지만
스타크래프트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가장 재미있다는 테저전 결승이 정말 오랜만에 나온 만큼
누가 이겼는지도 모를 정도의 엄청난 명경기가 나와서
10년후, 20년후에 회자되었을 때도
"아~~ 그 때 태풍과 갓의 결승은.. 그야말로 초명경기였지
누가 이겼었더라?
둘 다 잘하고 너무 치열했던 승부라서 승패는 의미가 없었지...
그냥 둘 다 우승자였어.."
라는 닭살 돋는 멘트 날리고 싶네요
끝으로,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시즌 중 이승원 해설의 멘트가 멋져서
이걸로 마무리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게임일 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계이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일 수 있다"
- ASL 이승원 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