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전체적으로 전문가 영웅군의 기용 가치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전문가 영웅군의 에이스, 줄을 제외하면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현재 가장 가망이 없는 영웅은 바로 해머 상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언제는 해머가 좋은 영웅인적이 있었나 싶습니다만, 최근 들어서는 더 심각한 것 같네요.

최상위 프로 레벨에서부터 시작해 빠른대전에 이르기까지, 정상적으로 1인분을 해내는 게 아예 불가능에 가까운 영웅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기본적으로 해머 상사는 타워보다 긴 사거리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평타 공격으로 이득을 가져가야 하는 영웅입니다.

평타에 극단적으로 의존하는 영웅이기 때문에, 일반 기술 중에는 공격용으로 사용할 기술이 없죠.

높은 평타 공격력과 느린 공격 속도, 그리고 매우 낮은 기동성과 긴 사거리가 해머 상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문제는 현재 법사 계열 암살자 영웅의 폭딜로 승부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메타 상에서, 이 영웅이 존재할 이유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공성전차 영웅이고 전문가 직군인만큼, 공성모드 상태에서의 공성 능력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 공성 능력은 데미지 효율 패치 이후 대부분의 영웅들이 갖추게 된 게 문제죠.

적절한 서포팅이 뒷받침 될 경우, 스킬딜을 기반으로 한 거개의 암살자는 해머와 비슷한 정도의 공성 효율을 갖춥니다.

해머가 다른 영웅에 비해 유일하게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던 공성 딜 능력이 가치를 잃은 겁니다.



공성 딜이라는 장점이 빛이 바랜 상황에서, 대인 딜 능력이 떨어지는 해머는 선택할 이유도 가치도 없습니다.

공성모드의 경우 대인전에서는 사거리 이외엔 아무런 이득이 없습니다.

사실상 자기 자신한테 스스로 이동불가 CC기를 걸어버리는 셈인데, 온갖 논타게팅 기술을 다 맞아주겠다고 상대에게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최대한 공성모드를 자체가 일반모드 상태에서 평타로 싸움을 해야하는 건데...

공성도 못할 뿐더러 평타로 툭툭 치는 것 말고는 기술 공격도 못 넣는 원거리 딜러에게 메리트가 있을리 없죠.



그나마 궁극기 네이팜 폭격과 크고 아름다운 미사일 두 기술은 나름대로 괜찮은 성능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해서 폭딜을 때려넣을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도 확실한 게 문제입니다.

네이팜의 경우에는 평타와 더불어 딜 능력을 올려주는 수준에 그치고, 크고 아름다운 미사일도 평타 이후 막타를 넣는 개념으로 사용해야 하는 기술이거든요.

그나마도 두 기술 모두 논타게팅이라 상대가 피해버릴 여지도 충분하고요.



결국 해머 입장에서는 최대한 포킹형으로 포지션을 잡고, 후방에서 사거리를 기반으로 평타를 지속적으로 넣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걸 가능케 했던 사거리에서의 이점도 이젠 사라져버렸어요.

리밍과 크로미의 추가로 인해서 말이죠.



리밍의 마력탄과 비전보주, 크로미의 모래 강타와 용의 숨결은 모두 해머의 평타 사거리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기술입니다.

그런데 데미지는 해머 평타를 가볍게 상회하죠.

일반 모드 상태에서도 해머는 유려한 카이팅을 가져가며 싸우거나, 빠른 기동성으로 논타게팅 기술을 가볍게 피할 수 있는 영웅이 아닙니다.

결국 사거리를 통한 포킹 싸움에서도 해머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전무해진 셈입니다.



닉네임으로 해머 상사를 쓰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하며 해머 상사만 600판 가까이 플레이를 했습니다.

알파 때부터 시작해 단 한 번도 탑 티어 영웅인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애정 하나로 열심히 해머 상사를 골랐었구요.

하지만 더 이상은 도저히 못 써먹을 영웅이 된 거 같아요.

슈퍼리그 시즌 1 출전 없음, 글로벌 챔피언쉽 스프링 1전 1패, ESL 섬머 글로벌 챔피언쉽 예선 출전 없음, 드림핵 오스틴 출전 없음, 드림핵 올스타 투어 섬머 글로벌 챔피언쉽 예선 출전 없음, 골드리그 2전 2패...

답이 있다면, 제발 누군가 찾아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제가 보기엔 해머에게 답은 없는 것 같아요 ㅠㅠ

굿바이, 알라바마 코왈스키.

이젠 내 책상 위에서만 만나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