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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6/03/28 23:27:16 |
Name |
시노부 |
Subject |
[스타1] [Hero] MARLBORO - 회상 |
1............
가까이 다가온 봄.
저녁이 되면 아직은 서늘한 봄바람 속에 말보로 한개피를 꺼내 불을 붙인다.
한모금 들이키고, 쓰디쓴 마음과 함께 몸에 해로운-아니, 해롭기에 더욱 매력적인- 연기를 뿜어보며
잘보이지 않는 서울의 밤을 지켜본다.
주머니속으로 다시 집어넣으려다 무심코 담배갑을 본다.
MARLBORO..
그 단어가 벌써 아늑해진 추억. 세피아색으로 남은 내 20대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려준다.
2.............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ccasion.
남자는 언제나 지난 사랑을 추억한다.
이 말은 루머라고 한다. 사실은 원래 제조하던 공장이 있는 지역인 런던 주변의 공장 지역의 이름이라 한다.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냥 언제까지나 지난 사랑을 추억하게 만드는 그 키워드만을 기억에 남기고 싶다.
내 20대. 나에게 가장 큰 추억과 재미를 주었던 취미는 스타리그 였다.
돌이켜보면 슬픈 후회와 사죄만이 가득한 옛사랑은 얼마전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다.
20대에 다니던 작은 회사는 문을 닫아 그 상가에는 새로운 메디컬 센터가 들어섰다.
아픔과 애절함이 함께한 연애, 옛 직장생활은 이제 떠올리기 껄끄럽고 주저하게 된다.
후회는 있어도 아쉬움은 남지 않았기에 미련이 없다. 돌아볼 염치도 체면도 마음도 없다.
내가 돌이켜 추억할 수 있는 것은 스타리그 뿐이다.
나에게 스타리그는 기쁜추억과 아쉬움이 가득한 내 옛사랑이니까.
종결되지 않았어야하는, 그렇게 되지 말았어야하는, 그러나 그렇게 끝났기에 자꾸 뒤돌아보게 만드는..
어린시절 비싼 세븐체인져 로봇을 앞에두고 한참을 구경하다.. 돌아가는 내내 뒤돌아보며 미련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게 만드는..
마지막 동심을 남긴 스타리그.
3.........................
굳이 오타쿠 라는 인종이 아니라 하더라도, 최애는 존재한다.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 가장 좋아하는 카메라 모델, 가장 좋아하는 모든 것이 최애라고 할 수 있으니까.
그런 나에게 최애는 황제도, 폭풍도, 천재도, 머신도, 최종병기도, 폭군도 아니었다.
성적?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이미 그를 뛰어넘는 전적과 업적을 가진 선수들은 많다.
몹시라고까지는 할 수 없어도, 결코 적다고만은 할 수 없는.. 그런 업적들을 가진 선수들은 많다.
그러나 난 그가 좋았다.
영웅 박정석.
그가 나의 최애였다.
그를 흉내내며 드라군을 움직였고, 언제나 그의 그림자를 쫓아, 그의 플레이를 따라 하곤했다.
비록 나보다 1살 밖에 많지 않은 그이지만, 나에겐 프로토스의 스승이고 롤모델이고 우상이었다.
사람은 이름을 따라 간다고 한다.
황제는 살아서 영화를 누리는 존재고, 천재는 생사와 관계없이 내내 회자된다.
최종병기는 세상이 멸망할때 까지 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웅 만큼은, 죽어서야 동상으로 남아서야 회자되고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살아있는 자에게 영웅이라? 글세 나는 그렇게 많은 경우를 보지 못한거 같다.
그래서, 미련이 가득한 스타리그에
더더욱 미련을 남기는 그의 모습이
그리워서 보고싶어서 더욱 아쉬운지도 모른다.
적어도 3년은 앞서갔던 물량
적어도 4년은 앞서갔던 컨트롤
때로는 2년은 앞서갔던 전략이
보고싶다. 그립다.
특히나 요즘처럼 인터넷 방송으로 예전의 추억을 다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시기에는 더더욱
요즘은 인터넷 방송에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거물 프로게이머가 경기를 하고,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지만
나는 인터넷 방송을 보지 않는다. 그들 또한 나의 추억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사실은 반갑기도 하지만
뭐라고 할까... 그래도 기왕 추억을 떠올린다면 그의 모습을 보며 떠올리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해마다 피는 벗꽃은 전국 어디에나 있지만,
예전에 사랑했던 그녀와 함께 걸었던 벗꽃은 그 시간에만 있으니까.
적어도 그 공간에만 있으니까.
그곳을 찾아가지는 않지만, 그곳 말고 다른 곳에서 벗꽃을 보고 싶지도 않은 이기적이고 유아적인 발상. 그것이 아닐까
비슷한 이유로 롤도 보지 않지만.. 하하하
그래도 롤 리그에서 성공적인 감독이 된 나의 옛 영웅의 모습은 가히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벗꽃잎 사이로 멋지게 서있는 영웅의 동상을 보는거 같다. 아직도 멋지고, 그의 팬임이 자랑스럽다.
4........................
담배가 다 타들어 간다.
반복해서 들이키고 내쉬는 담배연기와 함께
조금씩 흐려지는 추억은 아련히 밤하늘에 묻혀간다.
보고싶어 다시 떠올려본다. 천둥의 신이라는 Thor 와 가장 걸맞았던 그의 폭풍. 사이오닉 스톰을..
그렇다. 그는 나에게 폭풍의 영웅이다.
Heros Of The Storm 이다!
5...................................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현재 스킨 할인주간입니다.
누더기 -- 4,000원
사이코 누더기 스킨 -- 3,500원
아즈굴단 아즈모단 스킨 -- 4,500원
이번주에는 원시 데하카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갓★흥★겜★
☆히☆오☆스☆
새로운 선발전 대기실의 모습과 느낌!
영웅 금지 추가!
나날히 발전하는 빠른 피드백! 믿고 하는 블리자드의 갓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어서오세요!
6....................................
잘 생각해보니 나는 히어로즈 오브 스톰을 하지 않는다.
다시 한번 하늘을 본다.
담배불을 끄고 서늘한 봄바람속에서 나는 회상한다.
내 20대. 가장 즐거웠던 추억을 선물해준 그에게 감사하며
나는 집으로 가는 계단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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