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주문도적이란?
하스스톤은 상대 영웅의 체력 30을 0으로 만들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이를 위해 유저들은 보통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1) 필드에 있는 상대 하수인을 정리한 이후 마지막으로 상대의 영웅을 공격
2) 필드를 상대에게 조금씩 내주면서 시간만 끌고 상대의 영웅을 집중 공격
하지만 내가 저코스트 하수인 위주의 덱(이하 위니덱)을 쓰면 상대의 광역기술에 녹아버리고,
내가 고코스트 하수인 덱(이하 빅덱)을 쓰면 상대의 위니덱 혹은 저격 마법 때문에 제대로 카드 내보지도 못하고 패배하고,
광역 주문 위주 덱을 쓰면 상대의 빅덱에 무너지고, 상대 영웅을 저격하는 덱을 쓰면 상대의 회복 및 도발에 막히고..
어떤 덱을 써도 상대와 나의 상성이 안좋으면 이기기 힘들죠. 반복해서 상성 때문에 게임을 진다고 생각하면 이성이 무너지고요.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주문도적 덱은 범용성 높은 주문카드들 때문에 어떤 상대를 만나도 최소한 상성이 밀리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몇몇 덱을 상대로는 극단적인 우위에 있죠.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 카드 소개
0코스트 : 그림자 밟기*2 / 기습*2
그림자 밟기는 주로 3가지 용법이 있습니다. 리로이 + 그림자 밟기 / 드로우 카드 + 그림자 밟기 / 요원 + 그림자 밟기
내 카드가 모자라면 카드를 뽑는데 쓸 수도 있고, 데미지가 모자라면 데미지를 추가하는데 쓸 수도 있습니다.
기습은 그냥 사기카드입니다. 단독으로 써도 강력하고, 흙점쟁이 + 기습 / 가젯잔 + 기습 / 하늘빛 비룡 + 기습 / 기습 + SI:7 요원 등등 수많은 응용도 가능합니다.
1코스트 : 황금골 보병*2 / 맹독*2 / 사악한 일격*1
위니덱에서는 은빛십자군종자를 선호하지만, 이 덱은 다른 도발 하수인을 넣을 자리가 없어서 황금골 보병을 넣었습니다. 초반에는 상대의 위니를 억제하고, 중반 이후에는 카드 연계의 발판이 되거나 내 고급 하수인 및 영웅을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맹독은 1/1무기에 쓰느냐 아니면 1/2무기에 쓰느냐 라던가, 이번턴에 쓰느냐 다음턴에 쓰느냐 등의 타이밍이 중요한 카드입니다. 물론 그냥 써도 좋기는 합니다만, 맹독을 쓰기전에는 한번 더 생각해주세요.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 맞는지.
사악한 일격은 초반에는 사용을 자제하시고, 중반 이후 연계 재료나 마무리 용도로 쓰면 됩니다.
2코스트 : 데피아즈단 두목*1 / 풋내기 기술자*2 / 코볼트 흙점쟁이*1 / 독칼*2 / 절개*2 / 폭풍의 칼날*2
데피아즈단 두목은 요새 추세에 그리 좋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 동전 데피아즈단 콤보 웬만하면 안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카드가 많은 분들은 에드원 벤클리프로 대체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풋내기 기술자는 그냥 있으면 고민없이 쓰시면 됩니다. 여유가 있다면 기술자 1장을 빼고 혈법사를 넣는 게 좋습니다.
흙점쟁이는 보통은 아끼는 게 좋지만 초반에 낼 카드가 없으면 너무 아끼지는 마시고 바로 내세요.
독칼은 지금 영웅 능력을 쓰는 게 좋은지 이걸 쓰는 게 좋은지 한번 생각해보고 쓰시고, 절개는 웬만하면 중반부터 씁시다.
폭풍의 칼날은 1) 맹독의 영향을 받고, 2) 주문 공격력의 영향을 받으며, 3) 상대 영웅 본체에도 데미지가 들어가고, 4) 사용시 무기가 꺠지는걸
신경 쓰셔야 합니다.
3코스트 : SI:7 요원*2 / 칼날 부채*2
요원의 연계시 2데미지 효과는 요정용에게도 들어갑니다. 3/2 하수인 잡는데 성공하면 4~5코스트급 활약입니다.
칼날 부채는 가끔 적 하수인이 하나도 없더라도 내 패를 보충하기 위해 써아햘 때도 있습니다.
4코스트 : 리로이 젠킨스*1 / 보랏빛 여교사*2
이 덱은 보통 8-11턴에 게임을 끝내면서 16-24장의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3판 중 2판 이상은 리로이 그밟 콤보를 쓸 수 있습니다. 그림자 밟기를 다른 용도로 쓰는 건 진짜 다급할 때 뿐이고, 웬만하면 리로이를 위해 남겨놓읍시다.
보랏빛 여교사는 높은 체력, 좋은 특수 능력 때문에 저격 마법을 빼내기 쉽습니다. 보통 하늘빛 비룡 및 가젯잔 경매인이 견제를 덜받게 하는 용도로 씁니다. 만약 선생님이 제자를 하나 이상 기르는데 성공한다면 웬만하면 이긴다고 보시면 됩니다.
5코스트 : 하늘빛 비룡*2 / 가젯잔 경매인*2
둘 다 낼 수 있으면 바로바로 내주는 게 좋습니다. 저격당하면 어떻게 하냐고요? 아직 3장 더 있으니 괜찮습니다.
1~4코스트 하수인들이 워낙 어그로를 잘끌기 때문에, 의외로 1-2턴 이상 생존하면서 게임을 캐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가젯잔 경매인이 살아있다면, 아무리 불리해도 당신은 아직 패배한게 아닙니다.
2. 운영법
기초적인 카드 사용법은 위에 적었고, 이번에는 각 직업을 상대로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가야 하는지를 적겠습니다.
공통 : 어느 직업을 상대하든 후턴이 유리하고, 기습/맹독이 없으면 첫 패 전부를 교체하시기 바랍니다.
전사 : 전사는 기본적으로 한방을 추구합니다. 위니 키우기 /용암거인+전쟁노래 사령관 / 알렉스트라자+무기의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도적의 필드 장악력은 전사 따위가 따라올 수가 없는 만큼 위니는 차분히 잡아주시면 되고, 상대 체력을 15이상 깎지 말고 카드를 모으며 기다리다가 한방에 끝내주시면 됩니다. 첫 패에 리로이가 있으면 남겨놓으시고, 리로이가 없으면 기습과 맹독을 제외한 모든 카드를 교체하세요. 카드를 25장 뽑아서 그 중에 리로이가 나오면 8.5 : 1.5로 이기고, 안나오면 5 : 5 입니다.
주술사 : 내 하수인을 3-4마리만 유지하면서 상대 본체를 노리면 됩니다. 주술사는 회복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쉬운 편입니다만, 토템 뽑기를 유희왕처럼 하고 번개 폭풍 데미지가 항상 최대로 들어가는 경우에는 마음을 비우시면 됩니다.
도적 : 첫 패에 동전/기습/맹독/폭풍의 칼날 중 하나는 있어야 상대가 됩니다. 만약 이 중 아무 것도 없다면, 상대도 말렸기를 빌 수밖에 없네요.
동전 데피아즈단 콤보는 기습+독칼/ 기습+영웅 능력 등에 쉽사리 무력화되므로 도적 상대로는 별로입니다.
성기사 : 성기사 영웅 능력이 도적 영웅 능력에 너무 무력하기 때문에, 초반 필드 주도권이 도적에게 있습니다. 상대는 4턴부터 6턴까지 진은검, 평등, 신성화, 광기의 화염술사로 필드를 역전하려고 하는데, 보랏빛 여교사, 황금골 보병, SI:7 요원이 위 카드들에 상성상 우위입니다. 이 카드들로 탱킹을 해서 필드 우위를 뺏기지 않는데 성공한 다음에 하늘빛 비룡/가젯잔 경매인으로 굳히기 들어가면 됩니다. 상대가 키카드를 써도 역전을 못하게끔 유도하시면 됩니다.
사냥꾼 : 안 보여요.. 그래도 공략을 적자면, 개들을 풀어라의 너프 이후 사냥꾼은 비밀 카드 덱과 하수인 중심 덱으로 나뉘었습니다. (그런데 둘 다 약해서 하던대로 하면 되요) 상대가 비밀을 깔면 '가장 약한 하수인부터 공격하고, 가장 약한 하수인부터 필드에 내려놓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드루이드 : 드루이드 상대로 무난히 중후반 가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드루이드는 보통 10턴 이후에나 게임을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영웅 체력이 빠지는 걸 겁내지 마시고 느긋하게 운영하다가 8-10턴쯤에 킬각을 잡으시면 됩니다. 특히 절개를 허수아비골렘이나 숲의 수호자 잡는다고 낭비하시지 마시고, 나중에 영웅이나 도발 하수인 잡는데 쓰시는게 중요합니다. 상대가 정신자극이 2장이면 3 : 7, 1장이면 5 : 5, 0장이면 8 : 2입니다.
흑마법사 : 흑마법사는 보통 극단적인 위니덱 아니면 극단적인 빅덱인데, 위니덱 상대로는 9 : 1로 유리합니다. 폭풍의 칼날/맹독/기습/칼날 부채를 최우선해서 손에 쥐시고, 거침없이 카드를 소모하면서 잡아내세요. 흑마 위니덱이 예전에 5코스트 눈보라 상대하는 것도 벅차했는데, 이 덱은 2-3코스트에 광역기가 있습니다. 지독히 재수가 없는 경우가 아니면 안 집니다. 흑마 빅덱은 의외로 이 덱으로 상대하기 가장 껄끄러운 편인데(벤클리프가 있다면 좀 달라질지도) 흑마 빅덱은 법사한테 너무 약해서 잘 안보이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됩니다.
사제 : 사제는 기본적으로 초반이 너무 약합니다. 그래서 최근의 사제 덱은 초반을 극복하기 위해 광기의 화염술사, 신성한 폭발, 아키나이 영혼사제 + 치유의 마법진을 쓰는데, 이걸 연속적으로 3-4번씩 당하는게 아니라면 보통 쉽게 이길 수 있습니다. 4-5코스트 하수인 하나와 맹독을 최우선으로 잡는게 좋습니다.
마법사 : 상대가 마나지룡을 첫 패로 가지면 나도 기습/맹독이 있어야 5:5 싸움이 가능합니다. 아니면 못 이기고요. 제가 3급부터 전설까지 만난 상대 중에 70%가 대회에 입상한 하수인 위주 마법사 덱인데, 뭐 그 덱 상대로 5.5 : 4.5로 계속해서 조금씩 이기면서 전설을 찍기는 했습니다만, 상대할 때 혈압 오르지 않게 관리 잘하셔야합니다.. 마법사 유저 중에 90%는 불덩이 작렬 쓰면서 도발 누르는 정신병자들이니까, 멘탈 관리를 위해 미리미리 차단해놓으세요. 일단 기습과 맹독을 이용해서 필드 주도권을 한번 잡았으면, 그다음부터는 내 본체가 얻어맞든 말든 적 영웅을 때려서 얼음 방패를 뚫어내야합니다. 보통은 막타용으로 쓰던 리로이도 법사전에서는 아끼지 말고 팍팍 쓰세요. 법사의 광역기는 강력한 대신 고코스트기 때문에, 상대는 내 필드를 정리하거나 내 본체를 때리거나 둘 중 하나밖에 못합니다. 법사와의 대전은 한마디로 줄이면 진인사대천명입니다. 최선을 다한 다음, 화염구/불작이 없기를 하늘에 비는 수밖에 없습니다..
3. 마치면서
사실 인벤에 올라오는 수상덱 베껴서 쓰면 상위권 올라가기 쉽습니다. 그런데 재미가 없죠. 나말고도 이 덱 쓰는 사람이 수백 수천명이니까요. 이 덱을 쓰시면서 어느덱을 만나도 각종 주문으로 상데를 베어넘기고, 판마다 20장 이상씩 시원시원하게 카드 뽑아쓰면서 리로이로 막타 넣을 때면 어느새 헤드셋/스피커 볼륨을 높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다들 주문 도적으로 즐거운 하스스톤 플레이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입영신청을 했으니 이제 게임할 날도 몇 달 안남았군요. 에휴 하스스톤 안할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