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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06 10:58:00
Name 김연우
File #1 4set_임요환T_vs_임재덕Z_000802965.jpg (492.9 KB), Download : 32
Subject GSL 4강 임요환vs임재덕 다시 보기


* 뱀머리
임요환 선수의 산개컨은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starcraft2&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222
이거랑 같은 부대지정 방식이네요.
와이어 프레임 위의 부대지정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정훈 선수는 분석 결과 그런거 안하고 항상 손으로 찢습니다.;;;




약속이 있었던 관계로 경기를 생방으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4:0으로 졌다는 말과 게시판 분위기를 보고 '볼거 없이 압도적으로 졌구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직접 보니 생각했던 것 만큼은 아니네요.



일단 경기를 보다보니 임요환 선수의 연습 과정이 눈에 보였습니다. 아마 정상적인 경기로는 저그에게 한판도 못 이겼을 것입니다. 바로 그 절망감을 받아들여야만, 이 4강전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1경기, 언덕 아래에 입구 막는 선택은 6못을 고려한듯한 선택입니다. 언덕 아래에서 입구를 막으면, 건물 둘 만으로 입구를 막을 수 있고, 따라서 저글링&일벌레 올인등을 막기 쉽습니다. 이윤열vs이동녕 같은 경우 낙승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여기서 올인만 막으면 테란이 해볼만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임재덕 선수가 6못을 하지 않았으며, 저글링/바퀴/맹독충을 조합했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저그는 올인을 할때 저글링/맹독충, 저글링/바퀴로 올인을 합니다. 클로즈베타 이래 여러 테저전 경기를 하고 봤지만, 저글링/바퀴/맹독충 세 유닛을 모두 조합하는 올인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임요환 선수의 악재였지요.

저글링/맹독충이라면 벙커가 맹독충을 받아준 후 남은 유닛으로 저글링을 정리했으며,
저글링/바퀴라면 벙커가 바퀴의 데미지를 견디면서 불곰이 화력 발휘를 해줬을텐데,
세 조합이 들어가니 벙커는 맹독충에 순식간에 깨지고 바퀴와 저글링을 맨몸으로 받아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GG.




2경기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사신 벙커링에 대한 수비.
사신의 이동경로에 일벌레를 두어 사신의 움직임을 막은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사신이 벙커에 들어갔다면 가시촉수의 건설을 사신의 우월한 건물 공격력으로 견제했을 것이며, 이후 저그가 가시촉수의 사거리를 바탕으로 벙커를 천천히 제거할때까지 시간을 벌어줬겠지요. 하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둘째는 제2멀티의 선택.
이 선택이 경기 승패를 결정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퀸의 라바 펌핑에 의해 저그의 자원 활성화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테란이 앞마당 활성화 하는 속도보다 저그가 제2멀티 활성화 하는 속도가 빠를 정도로요.

그러다보니 저그의 저글링/맹독충 올인이 쉽게 막혔어도, 화염차가 일벌레를 20기 잡았어도, 저그가 압도적인 자원력을 보여줄 만큼 저그가 부유했지요.



3경기 전진 2병영의 경우, 일벌레 동원이 너무 좋았습니다. 만약 일벌레가 해병을 맞이하지 않았다면, 임요환 선수는 쉽게 승리했겠지요. 왜냐하면 그 위치의 2벙커는 상대의 어떤 유닛도 이동시키지 않았을 것이기에 후속 해병이 매우 좋은 싸움을 했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앞마당 타격이 가능했을테니까요.
그렇게 자원적으로 유리함을 가져간 후, 본진에 3병영을 추가로 지어 수비를 공고히 하는 한편 해병 물량으로 밀어버리겠다는게 임요환 선수의 계획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일벌레가 해병을 줄여주면서 저글링이 나올 시간을 벌었고, 줄여든 해병의 화력이 벙커 바리게이트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속절없이 무너져버렸습니다.



4경기는 가장 아쉬운 경기입니다.
제 생각에 폭염사막은 사쿠라스 고원 만큼, 아니면 그 이상으로 테란이 어려운 맵입니다. 저그에게 두둘겨 맞는 것 밖에 할게 없거든요.

현재 테란은 본진자원으로는 저그를 이길 수 없습니다. 앞마당을 따라가야 하는데, 그러면 저그는 테란의 중립건물을 타격하면 그만입니다. 사정거리 긴 바퀴의 중립건물 파괴는 막을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나면 저그의 이리치고 저리치고 신났죠, 패턴이 나오고, 보통 여기서 GG가 나옵니다.

임요환 선수의 2병영 벙커링 움직임은 이 그림을 생각해야만 이해가 갑니다. 후반은 둘째치고 중반가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초반에 어떻게든 피해를 주려 한 것이지요.
다른 맵이었으면 2병영으로 적당히 압박한 후 운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폭염 사막은 그게 안됩니다. 그래서 다소 무리하면서 압박할 수 밖에 없었지만 임재덕 선수의 좋은 일벌레 컨트롤에 의해 허무하게 막혔습니다.
이후 좋은 산개컨을 보여주며 항전하지만, 이미 물량차는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총평하자면 임요환 선수가 못 했다기보다 임재덕 선수가 지나치게 잘한 경기입니다. 이날 임재덕 선수가 보여준 센스, 운영, 판단력은 현존 저그 탑이라 해도 아깝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정훈 선수와의 8강경기에서 보여준 한준 선수의 실력보다 몇수 높았습니다. 몇 수 앞에 보는 움직임으로 테란의 초반 움직임을 꿰뚫었고, 상황에 맞는 병력 조합으로 병력 우위를 잘 유지하였습니다. 이정훈 선수의 인파이터적 운영도 저그가 받아줘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저그가 성급한 확장 대신 병력 및 수비를 택하면서 점막의 잇점을 노려서 싸워주면 테란의 공격성은 불나방 밖에 안되며, 임재덕 선수는 이점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임요환 선수의 움직임에도 아쉬움은 많았습니다. 2경기 메카닉 병력을 조금 더 과감하게 사용하지 않은 것, 4경기의 정찰 제대로 못한 해병, 1경기의 부족한 벙커 선택 등이요. 하지만 이것은 임재덕 선수의 플레이가 너무 나이스했기에 보여진 상대적인 격차가 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결승전이 기대되네요. 일단 현재까지의 플레이를 보면 임재덕 선수가 압도적으로 유리해보입니다. 비록 저그전 7승 2패의 이정훈 선수라도요. 하지만 항상 예측대로 결론나온 적이 없었던 것이 스타판인 만큼, GSL 시즌1 과장님이 보여준 것과 같은 상상 이상의 플레이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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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10/11/06 11:00
수정 아이콘
김연우님의 스타 2 분석도 기대하겠습니다.
winstorm
10/11/06 11:30
수정 아이콘
우왕!~ 이게 몇년만의 연우님 분석글이야!!!
연우님의 냉철한 분석 항상 감탄으로 봐왔었는데, 한동안 뜸하셔서 아쉬웠어요~~
이번글을 계기로 자주자주 분석글 부탁드립니다~!^^&
국제공무원
10/11/06 11:41
수정 아이콘
누구신가 했는데..연우님이시네;
오랜만이에요.
저도 김연우님의 스타 2 분석도 기대하겠습니다. (2)
잘읽었습니다.

이정훈선수의 가능성은 과일장수도 2:0으로 잡은 것에서 조금은 가져봐야 겠네요.
오랜 연륜으로 다져진 임저그지만 젊은 패기로 4:3정도의 혈전을 기대합니다.
누가 이기던지요.
forgotteness
10/11/06 11:44
수정 아이콘
저그 vs 프로토스의 밸런스가 바퀴 사정거리 상향 때문에 좀 더 벌어진 느낌이죠...
저그 vs 테란 역시 테란이 극강의 컨을 갖추지 못하면 차이가 점점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구도가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테란이나 프로토스나 저그와 대전시 빌드를 강제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테란은 보급고 이후 병영이라는 빌드 강제 패치로 인하여 거의 2병영 혹은 3병영 이후 앞마당빌드가 강제되고...
(본문에도 언급해주셨듯이 저그전에 테란이 본진 자원 가지고는 죽었다 깨어놔도 못 이길듯...)

어제도 병영이 먼저 올라갈 수 만 있었다면 3~4 경기 둘 중 한경기는 테란이 잡았을 겁니다...


그리고 저플전의 경우 역시 빌드가 강제 당하죠...
더블넥 빌드는 거의 사양되다시피 되어버렸죠...
바퀴의 사정거리 상향으로 인해 광자포를 아무리 깔아도 뚫릴 수 밖에 없는 경기 양상이 나옵니다...



결국 저그는 상대의 초반만 어느 정도 잘 넘기면...
중반 이후 부터는 일꾼 펌핑으로 인해서 충분한 자원력을 확보하며 주도권 자체를 내어주지 않고 플레이 하는게 가능합니다...

근데 그 초반을 맹독충과 바퀴로 너무나 쉽게 넘긴다는게 문제죠...
맹독충이야 컨트롤 여하에 따라서 어찌어찌 극복이 된다고는 하지만...
바퀴의 엄청난 체력과 사정거리는 초반부터 저그에 힘을 실어주는 구도가 되어버려서...
저그를 상대하는 종족 입장에서는 저그를 압박할만한 타이밍 자체가 많이 주어지지 않죠...

최근 대 저그전은 주도권 자체를 저그가 놓지 않고 있다고 봐야죠...


그래서 예외를 만들어 낸 이정훈 선수의 경기운영이 더 대단해 보이는거구요...
레몬카라멜
10/11/06 11:47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최근 게임을 거의 못해서 잘 몰랐는데 폭염도 사쿠라스 고원만큼이나 테란이 힘겹게 느끼는 맵인가 보네요ㅠㅠ
어리버리질럿
10/11/06 23:10
수정 아이콘
누가 이렇게 분석글을 잘썼지라고 봤더니 김연우님 글이네요~^^
10/11/07 02:03
수정 아이콘
1. 스타 2를 켐페인 정도만 해봤습니다.

2. 임 VS 임 경기를 보고 좀 놀랐습니다. 이렇게 까지 원싸이드라니 하며.....

3. 이후 스타 2 여러 경기 특히 Z vs T 를 찾아 보았습니다.

결과.....

아직 절대 타이밍 혹은 가위 바위 보 싸움이라는 것이 스타 2에 스타 1보다는 아직 많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스타2는 패치, 선수들의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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