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L 랭킹 재배치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그동안 MSL은 흥행문제에 대해 상당히 골치를 겪고 있었습니다.
스타리그는 어느정도의 매치업이라도 대단할 정도의 포장능력으로 인해 충분히 커버가 되는데반해
MSL은 그런 능력이 없거든요.

MSL이 그러기가 어려운데에는 MSL이 과거에 선택했던 더블엘리미네이션 방식이 당대의 최강자들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이었고
결국 그로 인해 당대의 최강자들이 올라가게 되니 자연스레 포장할 필요가 없었죠. 당대 최강자는 흥행이 보장된 카드니까요.
결국 리그 초창기 때 중요한 포장능력이라는 경험을 전혀 쌓을 수가 없었죠.

이후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 보는 시청자들의 집중부족으로 인해 비판을 받자 결국 방식을 바꾸게 되었고
스타리그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생뚱맞은 결승진출자들도 생기게 되면서 결승 흥행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죠.
그리고 그 문제를 극복하고자 8강부터 케스파 랭킹에 의한 선수 재배치를 통해 최강자들을 올리려고 노력했고
결국 이번에 이 시대 최강이라 불리는 리쌍록이 연속으로 두 번 나오게 되었죠.

그런데 랭킹 재배치가 문제가 되는 점이라면 그것은 MSL 자체 내부의 성적이 아닌 다른 성적들을 바탕으로
8강 재배치가 된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프로리그와 양대 개인리그의 차이는 개인의 역량입니다.
프로리그는 팀의 엔트리 짜는 능력과 작전 등이 선수의 능력과 더불어서 나가는 리그지만
개인리그는 그런 것 없이 선수들의 순수 능력으로 나가는 리그입니다.

그런 리그에서 상당히 높은 라운드인데 다른 성적도 포함된 랭킹으로 선수들을 재배치 시킨다는 것은
결국 리그 내에서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에 대해서 무시하는 처사란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어느 리그도 재배치를 하는 기준은 모두 리그의 성적입니다.
테니스나 바둑은 철저히 개인스포츠니까 랭킹도 개인기준이고 그러기에 리그에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야구나 농구, 배구에서 쓰는 포스트시즌 역시 시즌 내 성적을 바탕으로 재배치가 됩니다.

이번에 FIFA가 재배치를 할 때 욕을 먹었던 것은 FIFA 랭킹이 절대 월드컵 예선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월드컵 예선에서 충분히 열심히 뛴 팀들에 대해서는 무시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개인리그에서는 어느정도의 리그 내 성적에 의한 재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스타리그에서는 우선 전 대회 1~4위의 16강 시드 그리고 전 대회 16강 이상 진출자들의 36강 1라운드 면제 시드
8강에서의 16강 조 1위와 조 2위가 맞붙는 방식이 바로 그 재배치 방식이 되겠습니다.
MSL도 마찬가지죠. 전 대회 1~8위 32강 시드, 16강에서의 32강 조 1위와 조 2위가 맞붙는 방식이 있죠.

그런데 MSL은 8강부터 MSL만이 아닌 스타리그, MSL, 프로리그가 모두 통합된 케스파 랭킹으로 재배치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MSL 32강 - 16강을 뚫고 올라온 선수들에게 결국 MSL에서 높이 유리하게 올라가려면 다른 리그 특히 프로리그를 열심히 하라고
가르쳐주는 꼴 밖에 되질 않는다고 봅니다. 케스파 랭킹에서 가장 중요한 리그는 프로리그거든요. 경기 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죠.

문제는 결국 여기서 기인한 것입니다.
개인리그는 철저히 따로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케스파 랭킹에 의존하게 되면 선수들은 개인리그에 투자하기 보다는
결국 프로리그에 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됩니다.
좀 더 개인리그에 유리하게 가려면 프로리그에 더 투자해야 한다 이거야 말로 웃긴 말이 되겠죠.

흥행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개인리그가 가지는 선수들에게 무한한 기회라는 것을 개인리그 스스로가 걷어차 버린다면
개인리그라는 이름 자체를 붙지 말아야죠.

참고로 스타리그에서 이영호 선수와 전태양 선수가 8강에서 붙었는데 랭킹 재배치를 통해서 했더라도 충분히 붙었을 매치업입니다.
이 매치업이 구성되는 조건은 조 1위냐 조 2위냐 이것 만이었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는 선수들에 대한 매치업 구성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왜 굳이 케스파 랭킹을 끌고와서 상당히 높은 상위라운드에서 그런 재배치를 해서 올라가는 선수들을 미리 꺾고 나가려고 드는지
전혀 이해가 되질 않네요.

흥행 흥행 하지만 전 MSL이 양대 개인리그로서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자존심 정도는 지켜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야 양대 개인리그이지 그러지 않다면 양대 개인리그가 아니라 케스파 컵대회라 불려도 무방하다 봅니다.
케스파 랭킹은 결국 케스파 내의 리그들을 바탕으로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