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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21 23:10:37
Name 모모리
Subject MSL과 더블엘리미네이션
#. 블로그에 올린 글을 옮긴 것이라 반말입니다.



MSL하면 더블엘리미네이션인 시절이 있었다. 그 더블엘리미네이션은 라운
드별 더블엘리미네이션으로 축소되더니 결국에는 32강만 더블엘리미네이션
이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축소의 이유는 어려움.



내게는 스타를 같이 즐기는 친구가 둘이 있다. 내 종족은 저그, 한 친구는
토스, 한 친구는 테란. 우리 셋은 서로 돌아가며 1:1을 하거나 3:3을 하며
스타를 아직 재미나게 즐기고 있다. 그런데 스타 시청에 대해서는 조금 갈
린다.

우선 나. 과거 최연성/조용호에 푹 빠져 있던 스덕이었으나 최연성/조용호
가 비슷한 시기에 갑작스러운 은퇴선언을 하면서 스타에 대한 관심이 뚝 떨
어진 경우다. 이제 스타를 챙겨보기보단 밥 먹을 때 야구 안 하면 틀거나,
야구가 막장이면 틀거나, 스타 경기가 중요한 경기이면 틀거나. 그런 수준
이 되었다.

토스 친구. 스타를 자주 보긴 했지만, 리그를 꿰차는 스덕의 수준은 아니
었다. 대학 진학 이후 스타 판에서 멀어졌지만, 최근에는 다시 즐겨보는 중
. 특정 선수 편애보단 종족빠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역시 주 시청시간은
식사시간이지만 할 일 없을 때도 종종 보는 편이다.

테란 친구. 셋 중 가장 스타를 안 봤다. 챙겨보는 편은 결코 아니며 밥 먹
을 때 스타를 보거나 할 일 없을 때 채널 돌리다 스타가 나오면 보는 수준.
최근엔 내가 야구로 시선을 돌린 상태라 나보다는 스타를 많이 보는 듯.

갑자기 웬 친구 타령이냐고?



더블엘리미네이션은 라이트 시청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핑계로 축소되었
다. 그렇다. 아무래도 싱글엘리미네이션 방식에 익숙한 일반인들에게 더블
엘리미네이션 제도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을
까? 우선 내 경우를 보자. 나 같은 경우는 스덕이었기 때문에 양대 방송사
의 리그 제도를 하부리그까지 완전히 꿰어차고 있었다. 지금도 쉽게 포모스
등을 보면 변경된 리그방식의 이해에 무리가 없는 수준. 토스 친구의 경우
를 볼까? 그 친구는 프로리그(팀매치/팀배틀)와 개인리그(양대리그)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하고 있다. 테란 친구는 팀리그/개인리그로 이해하고 있다(
물론 방송사가 다르다는 것 정도는 안다).

과거의 내가 아닌 현재의 나를 포함한 친구들에게 싱글엘리미네이션이냐
더블엘리미네이션이냐는 전혀 고려할 문제가 아니다. 왜냐면 우리는 이 리
그가 팀리그인지 개인리그인지는 중요치 않으니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동
족 전인가 아닌가. 그 다음에 보는 것은 경기가 복수로 진행 중이라면 어느
쪽 대결이 더 재밌을 것인가. 그것 뿐이다. 하물며 채널 돌리다 스타 나오
면 보는 수준의 사람이라면 더 하겠지. 사람들이 관심 갖는 것은 리그의 제
도가 아니라 누구와 누가 붙는가이다.

'이 선수가 여기서 이기면 4강입니다. 어쩌고……. 저 선수는 여기서 지면
예선으로 떨어집니다. 어쩌고…….' 이 설명을 집중해서 듣고 있으면 이미
스덕이다. 4강쯤 되면 좀 더 관심을 둘까? 천만의 말씀. 일반인에게 4강과
32강의 차이는 없다. 밥 먹을 시간에 눈이 즐거운 것은 똑같으니까. 4강과
32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 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거나, 선수의 팬이
거나. 단지 결승에 올라가는 사람에게는 조금 관심을 둔다. '쟤가 잘하는구
나, 또 결승에 갔네.'



더블엘리미네이션이 부활했으면 좋겠다. 모든 시청자가 리그의 방식을 이
해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이번 주에 누가 붙고 다음 주에 누가 붙는가
.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결국, 남는 것은 결승 진출자가 누구이고 우승자가 누구인지…….

단지 그것뿐 아닐까?



ps : 만약 더블엘리미네이션이 부활한다면 맵 제거권도 좋지만, 승자조 진
출자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는 방식으로 갔으면 좋겠다. 그러면 최다 10
경기가 하루 만에 치러질 수 있지만, 경기시간을 당겨서라도 저 방식을 꼭
보고 싶다. 아, 물론 부활할 리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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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21 23:33
수정 아이콘
공감 100만개 드립니다.

칩 히스, 댄 히스의 'Stick'이라는 책에 보면

'지식의 저주'라는 용어가 나오죠.

방송국은 현재 시청자층과 매니아층 중 어떤 곳에 포커스를 맞췄을 때,
더 좋은 성과가 나올지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상극인 두 계층에서 원하는 경기는,
더블 엘리미네이션에서 나올 확률이 현재의 이벤트 형식의 백만배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스카이_워커
09/08/21 23:44
수정 아이콘
공감 100만 1개 드립니다.

MBC game 이 잡길 원하는 라이트 시청자들은 더블엘리미네이션이든 토너먼트든 신경을 안쓴다.
스덕이든 라이트 시청자든 누구나 원하는 건 최고 수준의 재밌는 경기다.

MBC game 관계자 누구라도 이 글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으면 좋겠네요.
밉쌍덩어리
09/08/21 23:4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더블엘리미네이션 방식 덕분(?)에 강자가 우승하는 리그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최연성 선수의 팬이었기에 그 수혜자들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그래도 불만이라면 스타리그에 비해서 리그 진행 기간이 지나치게 길게 느껴졌다는 것과
스타리그와 달리 승자전에 진출한 선수는 오늘 이기면 다음 경기가 한참 남았다는 것이죠.
첫 번째 불만은 사실인지 솔직히 자신이 없지만 두 번째 불만은 꽤 중요한 것입니다.
센게임 MSL에서 최연성 선수가 16강 A조 1경기 승리한 이후 승자전 8강전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16강이 다 치뤄지고, 패자전이 진행되어야 승자전 8강이 진행되는 거 맞았죠?
그 이후에도 승리의 기쁨과 함께 이번에는 얼마나 또 기다려야 하나 하는 아쉬움도 교차했습니다.

그래도 저 역시 더블 엘리미네이션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목요일과 토요일 양 일간 리그가 진행되고, 하루에 치루는 경기의 양을 잘 조절한다면
예전의 MSL에서 느끼던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적다보니 불만이 길게 적혀 있지만 저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 다시 보고 싶습니다.
信主SUNNY
09/08/21 23:49
수정 아이콘
비슷한 논지로 반대하는 글이 몇년전에 이미 올라왔었죠.
매니아는 방식이 복잡하더라도 다 이해하고,
라이트는 방식이 단순하더라도 어짜피 대회 진행을 전부 파악하지 못한다고.

당시부터 있던 반대라서...
09/08/21 23:50
수정 아이콘
엠겜 홈피에 도배를 해도
안생기겠죠.....
모모리
09/08/21 23:59
수정 아이콘
yoshi03님// 안 생겨요...
모모리
09/08/22 00:06
수정 아이콘
信主SUNNY님// 뭐 저도 별로 변화를 바라고 쓴 글은 아닙니다. 그냥 바람이고 푸념이고 그런 거죠.
LowTemplar
09/08/22 00:22
수정 아이콘
더블엘리의 큰 단점 중 하나가
이긴 선수들의 경기 수가 적고, 진 선수들의 경기 수가 많아서

패배한 자들의 경기를 한참 동안 더 많이 봐야 한다는 것이었죠 ㅡ.ㅡ;;;

아무래도 잘 이기는 선수들이 강하고 인기있는 선수들일텐데, 그 선수들 경기를 오히려 적게 보게 된다는 게 넉다운 토너먼트에 비하면 상당한 약점..
09/08/22 00:40
수정 아이콘
LowTemplar님// 그건 우리처럼 다 챙겨보는 사람의 입장이고, 라이트 유저는 어차피 승자 경기만 챙겨볼 수도 있으니까 인기 선수들의 경기 수는 비슷할 것 같은데요. 오히려 인기 선수가 한 두 번 패했을 때 몇 게임 더 하니까 좋을 수도...
09/08/22 00:43
수정 아이콘
저도 글쓴이분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사실 저는 msl이 더블엘리미네이션일때 라이트 시청자였고, mbc게임채널자체를 접하기 힘들어서 그 당시 거의 보지 않았지만.
확실히 더블엘리방식이 강자들의 대결을 유도하는데 좋다고 생각하고있었습니다..빅 매치도 많아지겠죠..

요즘같이 스타의 인기가 하락세일때, 저를 포함해서 밥먹는 시간 6시 반에서 7시 반까지 길어야 8시까지 잠깐 보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솔직히, 대진표도 방송을 통해서 확인하는 경우보다 포모스나 피지알의 오늘, 내일의 경기를 통해서 매치를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죠. 그런 경우, 빅배치야말로 시청자를 확실히 붙들 수 있는 방법입니다. 피지알 겜게의 불판개수만 봐도 빅매치에따라 확연히 차이나니까요..
저는 글쓴이분의 생각대로 어차피 제도에 구애받지 않을 거라면 제 의견을 좀 더 보태서 32강 16강은 기존대로 하고, 8강부터 더블엘리제도를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위의 lowtemplar 님이 지적하셨던 하위 라운드에서의 루즈함이 줄어들테니까요.
아무튼 최근의 msl 방식보다는 낫겠네요.
활화산
09/08/22 09:29
수정 아이콘
더블 엘리메이션이 강자 검증에 좋은 방식이라 몇 회만 운영하면
리그의 권위는 확실히 올라갈텐데요...
09/08/22 12:16
수정 아이콘
더블엘리미네이션이 아니더라도 예전 프링글스 MSL시즌1부터 곰티비MSL시즌1 까지 사용된 방식으로 하면 괜찮을것 같습니다. 더블엘리미네이션보다 이해하기 쉬운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32강부터 16강까지는 조별더블엘리미네션으로 가고 8강부터는 8인더블엘리미네션 방식으로 하면 이해하기가 쉬울것 같습니다.
Karin2002
09/08/22 21:05
수정 아이콘
일단 더블엘리미가 최강을 배출한다..에 동의하기 힘드네요. 이윤열이 3회우승했을때는 더블엘리미가 아니었고, 반대로 최연성은 더블 엘리미가 아니었어도 3회연속 우승했을 겁니다.
프로옵저버 黑
09/08/23 23:37
수정 아이콘
저도 현재와 같은 체계보다는 더블엘리미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32강이라 리그를 치루는데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겠지만 현재와 같이 목, 토요일에 주2일로 치뤄진다면 그렇게 루즈하지는 않을꺼같네요. 승자조에 올라간 선수가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문제점도 나아질테구요.게다가 지금같이 주5일프로리그가 있는 현시점에서는 한동안 경기를 치루지 않는게 선수에게 오히려 더 득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TPL님이 말씀하신 방식으로도 괜찮을 거 같구요. 그리고 다양한 매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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