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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4/03 14:54:53 |
Name |
더미짱 |
Subject |
고집? or Free Style? |
새삼 밑의 몇몇 글을 보며 pgr의 글쓰기 버튼은 파포나 스갤, 여타 스타 컨텐츠보다
몇배는 무겁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저 역시 몇 번의 글을 써봤지만, 마음에 안맞으시는 부분들은 워낙 세차게 비판하셔서요.
(요지는 너무 욕하지 말아 달라는 겁니다.)
거두절미하고,
선수들에게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그 스타일은 그 선수의 몇년 혹은 근 10년 동안의 스타 인생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때론 그 스타일이 독이 되어서 슬럼프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선수들의 주 공략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 그 선수들은 그 스타일을 버리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잠시 변화를 꾀할 순 있겠지만,
그 스타일을 내제한 외형상의(예를 들면 빌드를 최근 경향에 맞춘다든지) 변화를
꾀할 뿐, 실제로 대부분의 선수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신에게 가장 익숙하고, 가장 안정적, 혹은
가장 가치적이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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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제 주관적인 잣대가 많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자신과 틀리다는 의견은 고맙게 수용할 수 있지만,
니가 뭔데,,, 라는 식의 의견은 거절입니다. 그냥 저의 생각으로 받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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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스타일을 저 나름 몇 가지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cf> 이 스타일들은 구획처럼 나뉜게 아니기에 선수가 중복될 수도 있습니다.)
1. 전략형 스타일
이 스타일의 선수들은 대부분 타이밍에 강합니다.
상대 선수를 현혹시키는 페인트에도 능하고, 심리전에 강합니다.
맵연구에 그 누구보다 뛰어난 점도 있습니다.
또 소수유닛 컨트롤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임요환, 강민, 박성훈 선수 등이 있고, 이 선수들은
다른 사람들이 안 쓰는 유닛, 마법 등을 쓰기도 즐겨하고,
극적인 승부, 재미를 추구하는 경기를 합니다.
대부분의 맵에서 3, 4가지의 필살기 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형 스타일은 상대 선수를 긴장시키는 능력이 있습니다.
"저 선수가 분명 무언가 준비해왔다." 이런 부담은 상대 선수에겐 부담이죠.
그래서 심심찮게 이 선수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평범한 빌드를 들고와도
상대 선수가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도 연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전략형 스타일은 역시 양날의 검입니다.
전략이 실패하면, 승부의 추가 심하게 기울수밖에 없죠.
또한 선수들에게 전략형 선수로 낙인찍히는 순간 경계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전략들이 무위로 돌아가게 됩니다.
2. 공격형 스타일
이 스타일의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싸웁니다.
이 선수들이 승기를 잡아가는 것은 계속적인 전투 도발,
그리고 그 전투에서의 조금씩의 이득들을 모아모아 승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박성준(mbc), 변형태, 대테란전의 박명수,
그리고 개인적으로 변은종 선수의 예전 저그전이 마음에 드는군요.
(물론 이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이 선수들은 대부분의 유저들이 어,, 저 상황에 공격갔다 병력 잃으면
질텐데 라는 타이밍에 쳐들어갑니다. 오히려 절대 안쳐들어오겠지라는
생각에 상대 선수가 방심하기도 하고, 특유의 소수, 다수유닛 컨트롤로
극복을 하죠.(박성준 선수는 유즈맵을 그렇게 좋아한다는 군요.)
약간은 무식하지만 관중 입장에서 보기에는 재미있습니다.
왜냐하면 경기가 내내 박진감이 넘칠수 밖에 없거든요..
특히 이 스타일의 선수들이 수비형 스타일의 선수와 만나서 끊임없이 공격하고,
수비하는 모습은 진풍경을 낳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스타일의 선수들 역시 병력을 너무 쉽게 소진해서(일명 꼴아박기)
허무하게 게임이 끝이나거나, 공격하고 공격하다 수비에 막혀
맥없이 지는 경우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공격형이라는 것이 약간 가난한 플레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테크나 자원보다 유닛 생산에 치중하기에) (물론 부자스러운 상황에서 공격형일때도
있습니다.) 이런 허무한 경기도 가끔 연출합니다.
3. 수비형 스타일
이 스타일의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멀티지향적입니다.
하나의 멀티를 약간 무리하게 시도한 후 수비해내고, 또 멀티를 무리하게 시도해서
수비해내고, 그 후 폭발적인 물량으로 승부를 내는 거죠.
특징으론 무지막지한 수비능력과 물량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또 다수 유닛 컨트롤 싸움에 자신이 있고, 견제 플레이에 대한 면역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전상욱, 고인규, 예전 수비형 토스의 원조 대저그 전에서의 강민
선수 등이 있겠네요.
이 스타일은 우선 재미는 많이 없습니다. 가끔 제대로 공격형과 제대로 수비형이
붙으면 재밌긴 한데, 대부분의 경우는 상대 선수가 한 타이밍 노려 오거나
맞물량전, 이런 식의 경기라, 우선 경기의 흐름이 획일적입니다.
그래서 몇몇 수비형 선수들은 수면제라는 별명을 획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멀티지향적인 플레이를 선호하게 되면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수비형을 많이 강요받았고, 기본 소양 정도로 전락하는 감이 있습니다.
(예전에 더블 전략이 정말 위험한 전략으로 평가받을 때, 전상욱 선수의 수비형
전략은 정말로 참신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똥줄타게 만들 정도였는데요 ^^)
약점으로는 경기의 주도권을 많이 내준 상태에서 경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가장 큽니다.
우선은 수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식이든
다 막아내야 한다는, 다시 말해 칼자루를 뺏긴 상황에서 시작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4. 특정 유닛 선호형
누구나 자신의 종족에 애착을 갖지만, 그 종족 안에서도 특정 유닛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말은 그 유닛에 대해 그 어떤 유저보다 잘 다룰 자신이 있고,
자신의 피니쉬 유닛으로 활용할 준비가 언제라도 되어있다는 것이겠죠.
예를 들어 김성제선수의 리버, 예전이긴 하지만 박성준(삼성) 선수의 대테란전
레어 유닛 상대, 오영종, 김택용 선수의 다크템플러 등이 있겠습니다.
이 경우에 상대 선수들은 80%이상 이 선수가 이 유닛을 경기 중에 한번 주력유닛으로
사용할 것을 압니다. 문제는 어떤 타이밍에, 또 타이밍을 예측해도,
어디에, 어떤 컨트롤로 올지 모릅니다. 다시말해, 알고서도 당합니다.
예전 김성제 선수와 어떤 저그 유저의 경기를 봤는데요,
리버인지 알고 히드라 세워놓고 하는데도 컨으로 뚫더군요.
마재윤 선수도 김택용 선수가 다크 쓸지 모르진 않았겠지요.
하지만 이 스타일의 선수들은 자신의 주력 유닛이 효과적이기 위해서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선수들이죠.
그러나 무리하게 한 유닛 똥꼬집부리면 망합니다.
아무리 적절하게 써도, 선수들이 면역이 생기기 시작하면 쉽게 막기 시작합니다.
5. 정석형 스타일
사실 매일 수많은 빌드가 생기고, 없어지는 스타 판에 정석형 스타일이란게
존재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 스타일이 가장 꺼려지는 부분이었는데, 약간의 정의를 내려두고 가야하겠습니다.
저는 이 스타일을 두가지로 분류해보았는데요.
첫째는, 시대적 정석이라고 불리는 빌드만을 사용하는 선수들입니다.
둘째는, 시대적 정석을 만들어내는 선수들입니다.
전자의 경우, 소수, 다수 유닛 컨트롤에 자신이 있고 운영을 잘하는 선수들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무난하게 가면 내가 이길 자신이 있다. 이겁니다.
예를 들어, 올림푸스배의 서지훈 선수나 예전 앞마당 먹은 이윤열 선수 등이 속합니다.
후자의 경우, 그 종족이 그 시대에 가장 이기기 쉬운 빌드를 창출하는 선수들입니다.
예를 들어 3해철의 마재윤 선수, 수비형 토스의 강민 선수 등입니다.
흔히 말해 알면서도 못막는 빌드를 생산해내는 선수들이죠.
전자든 후자든, 이 스타일의 선수들은 가장 원초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 정석을 뛰어넘는 정석이 탄생하는 순간 급무너진다는 것이죠.
바둑으로 예를 들면 바둑에는 수많은 정석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한 정석이 평생 못갑니다. 결국 그걸 뛰어넘는 정석이 탄생해서 물리치고
또 그걸 뛰어넘고, 뛰어넘고,
하지만 재밌는 현상이 가끔 1 정석을 뛰어넘는 2정석을 뛰어넘는 3정석을 깨기위해선
1정석이 해답이 되는 순간도 있죠.
바로 이 부분이 전략 시뮬레이션의 묘미라고 할 수 있죠.
6. Free Style
항상적인 프리스타일의 선수는 단언코 없습니다.
3살버릇 여든간댔나요?
자기가 스타를 하면서 몸에 배어온 버릇을 완전히 버릴 수 있는 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프리스타일을 구사하는 선수들은 있습니다.
각성했다고 해야할까? 이 스타일을 구사하는 선수들은
몰해도 이기고, 몰해도 위협적입니다. 왜냐하면 몰할지 아무도 예측못하거든요.
저는 이 스타일의 선수를 단 두명 본것 같습니다.
김동수 선수와 이윤열 선수.
둘다 긴 시기는 아니었습니다.
김동수 선수는 정말 기대도 많이했고, 더 뻗쳐나갈 시점에
은퇴해버렸고(돌아오긴 했습니다만,) 이윤열 선수는 간혹 내보이긴 하지만
역시 특유의 멀티지향적인 스타일로 돌아올 때가 많습니다.
프리마스터즈를 보고 이윤열선수가 프리스타일을 다시 구가하는게 아닌가 했는데
일단은 슈파를 보면서 속단할 떄는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중요한 것은 프리스타일이 단순히 여러가지 전략을 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전략형 스타일은 전부 프리 스타일 형의 선수겠죠)
어느 순간에 더블을 해도 가장 위협적이고, 어느 순간에 몰래 건물을 하고,
어느 순간에 타이밍 러쉬를 하고, 어느 순간에 드랍작전을 구사하고,
어느 순간에 고테크 중심 유닛으로 승부를 보고를
직감적으로 아는 선수, 혹은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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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닫으며
그렇다고 궁극적으로 프리 스타일을 지향해야 한다?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한 때 많은 선수들이 임요환 선수의 물량을 지적하며
컨트롤에 너무 중점을 두지 말라고 할때, 물량으로 컨트롤을 이기려 한다면
자신은 그보다 더한 컨트롤로 물량을 이기겠다고 말한 것이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최고의 자리는 프리스타일을 구사하는 것이겠지만,
최고의 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수비형은, 다른 형에 비해 태생적으로 재미가 없다는 단점이...)
끝없는 물량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임요환보다는
마린 1기로 럴커 1기를 잡는 임요환 선수에 더 열광하는 것 처럼요.
다수의 울트라와 럴커 부대로 테란을 유린하는 박성준 선수보다
저글링과 소수의 럴커로 테란을 공격하는 박성준 선수가 더 소중한 것 처럼요.
자본보다 팬들의 힘으로 이루어진
e-sports이기 때문에 완벽한 선수보단 자신의 스타일이 더 필요한게 아닐까요?
해답은 모두들에게 틀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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