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4/02 06:15:48
Name 信主NISSI
Subject 펌) 이번 중계권 사태를 바라보며 by 엄재경
그간 PGR이 문닫혀 있는 동안 엄아모에 올라왔던 재경아저씨의 글입니다. 재경아저씨의 허락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내용상 카페와 관련된 내용도 없고 해서 별 무리 없다고 생각해서 올립니다. 문제가 된다면 최대한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엄재경입니다.

말 많던 중계권 문제가 타결 국면이네요. 아직도 세부적인 협상안은 남아있다고 하나,
기본 타결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문광부에서 옵저버로 참가한 분이 있었다
고 하고, 협회가 되었건 방송국이 되었건 협상 테이블에서 보였던 태도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저도 알게 모르게 신경을 많이 써왔는지,
어제 소식을 접해듣고는 밤에 푹 잤습니다. 요즘 불면증으로 한동안 고생했는데, 아직
잔재가 남아있다고는 하나 큰 근심거리 하나가 사라진 모양이네요. 더 젊었을 때는 잘
못 느끼고 살았습니다만, 나이를 점차 먹어가니 어른들이 말씀해오시던 '신경성으로 어
디가 아프다, 신경 쓰니 어디가 아프고 잠이 안 온다'류의 말들이 몸으로 느껴집니다.

지난한 과정에 대해, 그 속에서 보고 들은 것들에 대해, 또 그런 와중에 느낀 것들에
대해 다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네요. 감정적이거나 감상적인 것이 객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할 것도 같고... 음 어차피 방송국 밥을 먹는 사람으로서 깨끗하게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거나 평가할 수 없기는 하겠습니다만.

그래, 미주알고주알 늘어놓기보다는 지금에 와서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 몇 가지만
간단히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말이란 게 명료하면서도 제 뜻을 곡해없이 전달하는 것이 가장 고급스러운 기술
인데, 저는 이 쪽으론 소질이 없어서 얼마나 간단히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긴 합니다만
... ^^; 그런 의미에서 말로 먹고 살아가는 놈이면서도 아직 고수 되려면 멀었구나하고
늘 생각하고 있답니다.

첫째, 팬들에게 사과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야겠습니다. 타결국면으로 접어들
기 오래 전부터 방송국 사람들과 술자리라도 하게 되면 늘 나오던 말이기도 했습니다만,
어떻게 해결이 되건 방송국이건 협회건 게임단이건 모두 팬들에게 사과부터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보진 못했으되, 협회와 게임단 관계자 분들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테고, 방법이나 통로를 모색하는 데 조심스러워 하고 있을 뿐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든
전달할 거라 봅니다.

저는 언제나 순수하게 개인의 입장에서 팬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
는 처지라 쉽게 글을 씁니다만, 조직에 속해있고 많은 관계 속에 위치지어진 사람일수
록 일거수일투족에 한 번 두 번 더 생각하고 망서릴 수밖에 없죠. 아무튼 그렇기에 선뜻
행동하지 못하고 있는 모든 분들의 마음을 담아, 일단 제가 먼저 사과드리겠습니다.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게임팬들이고, 잘잘못을 떠나 어쨌건 결과적으로 팬들의 즐거울
권리를 빼앗은 주범으로서 저희들이 고개숙여 사과합니다.

마스터즈 방송이 끝나고 고단한 몸으로 회식 자리에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
많은 방송 관계자들이 팬들에게 고마워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그 중 한
명이었고요. 그런데, 우리가 팬들에게 진짜 고마워했던 부분은 협회와 반목하고 있는 방송
국에 힘을 실어준 그들의 시위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시위 역시 애정이 듬뿍
담긴 행동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그리고 평소 매니아보다는 일반 시청대중을 위주로 방송해
온 입장에서 약간의 놀라움이 있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고마운 마음이 물씬 생겨나게 했습
니다만, 방송관계자들이 더 감동했던 것은 시위 그 자체는 아니었답니다.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던 그들이, 선수들의 멋진 경기와 승부가 펼쳐짐에 따라 열광적으
로 응원하고 즐기는 순수한 팬의 모습으로 일순간 돌변하는 모습이 오히려 저희들에게는 더
욱 큰 감동이었습니다.
낯간지러운 소리 잘 못 하는 성격이라 '감동'이었다는 둥 이런 말 여간해서 사용
하지 않는 편인데, 이 경우에는 뭐 딱히 다른 표현을 찾을 게 없군요. ;;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제가 또 느낀 점 중 하나는 이것입니다. 아니, 느꼈다기보다는 어쩌
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각 게임단 관계자를 위시로, 온게임넷 외에서 온
게임넷을 바라볼 때 정말 많은 반감이 존재해 왔구나 하는 점입니다.

저는 태어나기를 양자리에 태어나서 그런 건지, 원래 성격 자체가 내가 내 일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면 그만이지 주변에 무슨 신경을 쓰나라는 생각으로 살아오는 편이었는데, 그
래서 주변의 시선에는 의식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은 면도 있겠고, 또 워낙 둔감하다보니 잘
느끼지 못했던 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잘 느낄 수 있었네요.

초기 완벽하게 방송국 위주로 이 판이 꾸려지던 시절과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헤게모니
는 게임단으로 넘어갔고, 따라서 요즘은 우리가 눈치를 보고 살면 살았지...하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그간 주도권을 쥐고 게임단을 흔들어오던 초기 몇 년간 쌓여있던 앙금이 아직
도 이렇게 남아서 그게 터지는구나 싶기도 하더군요.

사람이 참 간사한 게, 입장이 바뀌어 을의 관계로 전락하기 이전에는
갑의 관계에서 스스로가 휘둘러왔던 서슬을 스스로 잘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방송국이
주도권을 쥐던 시절의 이야기를 회상해 보면, 요즘 툭하면 나오는 말인 '사실 그건 우리도
문제가 있었지...'하는 류의 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방송국 관계
자들도 과거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진 편이고 특히, 온게임넷 쪽의 사람들은 많이들 그
렇습니다.

따지고 보면 협회가 방송국들로부터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거야 당연한 일이고, 그게 기
본적으로 가야만 하는 일이라 해도, 수순에 해당되는 일이라 해도 조금이라도 그 과정을
늦추고자 방송국들이 노력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인 거 아니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중계권
자체는 인정하고 또 당위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일체의 준비나 과정을 무시하고 너무 성
급하게, 강압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일을 추진하는 데 반발심을 느껴온 정도입니다.

따라서 제 입장에선 반대를 하되, 감정이 개입될 여지는 별로 없죠. 하지만 그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던 각 팀 감독들과 언론 관계자들에게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저도 사람인데.

언론이야 그 속성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회사로 치면 말단 사원에 해당하는 일선
기자들의 입장은 더더욱 이해가 가니 일방적인 기사 내용을 본다 한들 그러려니 하는 편이
었지만, 이번 엠에셀 예선 파행과 이어지는 8인 감독 입장표명에는 화가 많이 나기도 했
습니다. 저쪽 이쪽 한다면 그래도 감독들은 이쪽 편 아닌가...라고 피상적으로 생각해 왔
던 내가 잘못된 거였나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뭐랄까 상당히 혼란스럽기도 했었지요.

바로 이런 면에서, 내가 내 입장만 생각해 왔구나, 또는 방송국이 방송국 입장만 생각해
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겁니다. 나는 내가 이 판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해야 하는 일이라곤 그저 게임 해설 열심히 하고 최대한 재미있게 해서 많은 사람들이 더
우리가 만든 이것을 즐기게 하는 것이고, 따라서 그것만 잘하면 그밖에 내가 신경쓸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는 거였고, 그것이 을의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의 입장을,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게 만든 거였구나 싶더군요. 그동안 방송국의 발전을 상대적인 그늘에서 지
켜볼 수밖에 없었던 일부 게임단 코칭 스탭들의 입장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다는 겁니다.
제 경우엔, 아예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방송국 역시 마찬가지였던 거 같습니다. 우리야
방송이나 제대로 만들면 되지...라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해요.

일례로, 이번 사태에 히어로와 스파키즈의 양 감독만(입장이 모호했던 이지호 감독은
일단 논외로 하고요)이 다른 태도를 보였던 것에 대해서도, 표면적으로는 어느 밥을 먹고
있느냐에 따라 태도가 달라질 뿐인 것으로만 보일 수도 있겠습다만, 저는 조금 다른 생각
을 더 해 보았답니다. 의사소통의 문제가 깊이 개입해 있다는 거죠.

이런 말에 절대 동감할 수 없는 분도 계시겠습니다만, 저는 방송을 하면서 스튜디오를 들
락거리면서 이런 말을 -조금 과장하자면- 거의 매일 같이 듣고 살아왔습니다. 프로리그는
완전 적자요, 스타리그도 남는 장사 아니다. 저는 반문하고는 했죠. 그럼 왜 해? 돌아오는
대답은, 프로리그의 경우는 협회와의 관계, 이스포츠에서 방송국들이 직접 이득보다는 전체
게임판을 위해 이 정도 한다는 명분을 위해서이다, 그리고 스타리그는 스타리그 자체의 시
청률이 곧 케이블 방송에서 온게임넷이 가지는 파워이기 때문이다라는 대답입니다.
신한은행으로부터 상당한 제작비를 받고 있지만, 스타리그의 소위 '때깔'을 가능하게 하
는 것은 모두 돈이라고 보면 된다고 하더군요. 들어가는 경비가 정말... 음. 들은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제가 말하면 안 되는 것 같아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만, 이번 마스터즈 야외
행사를 위해 외부 업체에 들인 돈만 -_-; 상당하더군요. 그것도 '외부업체에 고스란히 준
돈만' 얼마얼마다라는 말에 더욱 놀랐습니다. 내부적으로 들어간 돈은 더 있다는 거죠.

사실, 외부적으로는 방송국이라는 건 '있어 보여야'하는 면이 있습니다. 우리하고 계약해
서 이리 하면 '이 정도는 하지!'라는 큰 소리랄까요. 실속과는 무관하게 좋은 차도 굴려야하
고 '품위 유지비'를 어느 정도 책정할 수밖에 없는중소기업 사장 같은 거랄까요, 방송국은
그렇게 보여야만 스폰서 유치도 보다 원활하고 그렇겠죠.

방송국들이 VOD를 서비스하던 초창기만 해도 그 수익의 분배를 놓고 말들이
많았었는데, 당연히 수익을 분배해야 한다는 점은 저도 공감하고, 나중에 정말 방송국이
돈도 많이 벌고 그 수익도 커지고 그럼 출연자들도 역시 배분을 받아야 한다고도 생각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출연자도 그 부분에 관해 언급하지 않는 건, 그게 방송국
입장에서 별 거 아닌 사업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기도 한 거죠. 남지 않는다면 그 사업을
왜 하느냐고 반문하는 혹자도 있겠습니다만, 사업이란 건 남지 않아도 하는 경우도 있다
고 대답하고 싶기도 하고요. 궁극적으로 방송 프로그램 자체를 강화한다는 목적에서의
간접적인 투자의 개념이 될 수도 있는 거고, 당장은 남지 않아도 미래엔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일단 투자하는 직접투자의 개념이 될 수도 있는 거겠죠. 요즘은 VOD를 통한 수
익이 어찌 되는지 정확히는 모르고 있으니 남는다 안남는다 제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만, 말의 기조는 남고 안 남고가 아니라 소통이 원활하지 않음에 따라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입장이 이리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런 점을, 사실 언론사
들은 잘 알고 있었을 거라 보는데... 음.

결론적으로, 제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크게 느꼈던 점 하나가 이런 점이 소통의 문제라
는 겁니다. 한동안 갑의 입장에서 을의 입장을 배제한 다소 오만한 태도로 일을 진행해 온
온게임넷이 자초한 문제일 수도 있다는 거죠.
최소한, 감독들이 심정적으로 방송국을 지지해줄 수 없게 만들어 온 건 방송국이라는 생각
입니다. 이명근 감독이나 하태기 감독, 그리고 두 팀의 코치들은 앞으로 다른 팀으로 이
적을 하더라도 다른 팀 감독들에 비해서는 훨씬 방송국쪽에 부드럽고 옹호적인 입장을
취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 방송국이 대충 어떤 메카니즘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것을
다른 팀 감독들에 비해 훨씬 빠삭하게 알기 때문입니다. 그 허와 실에 대해서 말이죠.

어쩌면 협회도 그 이전과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 봅니다. 2회 케스파컵,
최초엔 양 방송국에 '공짜로' 방송해달라(실제로는 '방송해달라'가 아니죠. '만들어달라'
라고 봐야겠죠. 게임 중계의 속성상)고 했던 걸로 압니다. 비용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
명하자, 이스포츠 대상 방송권을 당근으로 제시했다고 하네요. 방송국 입장에선 어이없는
일이죠. 마찬가지거든요. 특히나 이스포츠 대상은 돈만 깨지고 시청률조차 확보할 수 없
는 방송인데 그 중계권을 보상으로 주겠다는 건 좀...

결국은 상당량의 '돈을 지불하고' SBSi에 방송을 맡긴 걸로 아는데, 그 정도 돈으로
만들어 낸 대회와 방송의 질에 대해선 익히 알고들 계실 테니 더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협회를 비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 내용을 언급한 게 아니고, 이렇게 몰랐다는 거죠.
대회를 운영하고 방송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스폰서로부터 대회 운영비용으로 받는
금액, 그리고 광고 등을 통해 올리는 수익을 비교해 보면 방송국은 이 정도 수익을 올리
고 있을 것이다!라고 확신해 오던 생각이 조금은 변했을 거라는 겁니다.
상대비교를 통해, 저 정도 때깔이 나오는 행사를 하고 방송을 만들면 비용이 이 정도는
들어가는구나...라는 걸 이제는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느꼈던 점 중 한 가지만 더 말하고 이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슬슬 조금만 쓴다고 한 것이 참 많이도 썼군요. 한 번에 퇴고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
라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를 계속 반복하는 타입이다 보니 이 정도 글을 쓰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리거든요. 새벽에 일어나서 뭔 짓인지 하는 생각도 드네요. ^^;

제가 마지막으로 느꼈던 것은, 경쟁자이자 동업자로서의 엠비시 게임에 대한 고마움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의 경우엔 경쟁자보다는 동업자로서의 느낌을 좀 더 받았
는데, 당연한 것이겠습니다만... 그 존재가 온게임넷에, 그리고 저에게 역설적으로 큰
힘이 되기도 하는구나 싶은 점이었습니다. 그 동안엔 동업자적인 의식보다는 경쟁자로서만
더욱 의식하며 살아왔는데(이 점만으로도 사실 엠비시 게임이 굉장한 성장을 한 것이죠.
초기엔 아예 신경도 안 쓰고 살았었는데... ^^; 게임큐 인력이 엠겜 쪽으로 들어간 이래
많은 변화와 발전이 지금의 엠겜을 만들었다 보고 있습니다) 같은 트랙을 함께 뛰는 선수
라는 생각을 크게 하게 된 거죠. 물론 온겜이 아직도 좀 더 앞서 있습니다만, 뒤에서 자
꾸만 쫓아오니 뒤도 돌아보게 되고, 더 빨리 달리려고 안간힘을 쓰게 되는 거겠고, 앞에
서 그리 더 달아나려 하니 죽을 힘을 다해 더 거리를 좁히려 하겠죠. 그 전엔 뒤에서 누가
따라와 앞지르려 하니 뭐야 이거하며 앞만 보고 달렸을 뿐이라면, 뷰를 객석으로 돌려
바라보았더니 한 트랙에서 둘이 열심히 뛰고 있더라는... 음 대략 이런 비유랄까요.

지나고 나서 하는 말이지만, 이번 엠에셀 결승 때 현장에 구경갈까 하는 생각도
했었답니다. 내가 가면 앞자리 좋은 자리 하나 만들어 주겠거니, 뒷담화 이후 조금 서먹
해진 거 뒷풀이도 따라가서 한 잔 해도 나쁠 거 없겠고라고 생각도 했지만, 시기가 시기
이다보니 왠지 뭔가 정치적인 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을 거 같고 해서 걍 집에
있었긴 했지만 그런 생각도 했었고요. 사태 완전히 정리되고 방송이며 뭐며 정상화된
이후에는 또 박터지게 경쟁하고 뭐 어쩔 수 없이 외부적으론 고운 태도와 시선은 되도록
거두게 되긴 하겠지만, 그 존재감에 참으로 안도해 본 것 같기도 합니다. 무언가...
새삼스러운 기분이 드네요.

저는 검찰이 이현세 선생님의 천국의 신화를 음란물로 고소한 사건 덕에 결성된 '젊은
만화작가 모임'에서 나름 간부를 하며 사람도 만나고 그 때의 인연이 계기가 되어 결혼
까지 했답니다. 그래서 제 주변 만화계 사람들은, 검찰이 맺어준 부부다라고 농삼아 말도
합니다만, 협회가 온겜과 엠겜와 관계를 좀 돈독하게 해줬다고 할까요, 어쩐지 그 때 생
각이 나서 빙그레 미소짓게 되기도 하네요.

기간에 없었는데 생겼거나 자그마하게 있었던 것이 좀 커진 이런 저런 앙금과 감정의
골이 있다면 그것을 풀어 나가는데 앞으로 여러 사람이 힘써야할 테고요, 저뿐만 아니라
게임판 많은 관계자가 이것저것 느끼고 반성도 하고 새로운 면에 대해 공부가 되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뜨겁게 달궈져 얻어 맞으면 맞을수록 더 단단해지는 강철처럼 더욱 튼튼한
이스포츠계가 될 거라 생각하며, 이만 넋두리를 정리할까 합니다. 지켜봐 주시고, 재미
없으면 온게임넷(이스포츠) 보지 마세요. 항상 그런 각오로 일하고 있답니다. 그럼.
항상 즐겜하세요.

-- 2007. 3. 21 서교동에서 엄재경.  

----------------------------------------------------------------------------

중계권문제의 글을 올리는 것이 조심스럽고 새삼스러울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엄해설위원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많은 분들께 전하고 싶어서 올렸습니다. '운이좋아서' 그제 사석에서 봤는데(저의 시간패턴이 꼬여서 저의 느낌으론 어젠데, 그제가 되었네요.), 여러 '뒷담화'도 들었지만 특히나 시위를 했던 분들이 게임에 열정적으로 응원하셨던 것에 대해서 정말 엄청나게 감동하셨더군요. ^^;

자, 이제 골치아픈 일은 뒤로 미루고(빨라도 내년 스토브?), 이제는 게임을 즐길 때가 되었습니다. ^^ 모두 즐겜하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영웅의 등짝
07/04/02 06: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스갤에서 봤던 관계자란 분과 또 어떤분(기억이 잘 ㅜ,ㅜ)이 말씀하셨던 내용도 일부 들어가 있고 ^^;;;
무엇보다 이스포츠의 선봉에서 뛰는 분들이 아직도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고(당연하겠지만) 방송국도 게임단도(특히 감독님들) 정말이지 말도 말고 탈도 많았던 협회도 이번사태를 계기로 보다 발전적인 형태로 나아갈 수 있을거라는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오윤구
07/04/02 06:48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어른'이 쓴 글 답네요. 진짜 좋아요.
SK연임반대 FELIX
07/04/02 06:52
수정 아이콘
12월이었나.... 12월 랭킹사건. 선택과 집중.

사실 그냥 순박한 입스타꾼이었던 저를 키보드 워리어로 바꾸어 놓은
사건이었습니다. 그로부터 4달이 지났습니다. 저를 베고 또 타인을 상처주던
날카로운 칼은 아직도 칼집에 들어가질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일단락 된 게 아닌 가 합니다.

감독님들, 협회 직원들, 기자님들 등등의 협회 관계자들에게.

사람은..... 붕어가 아닙니다.

그 많은 사건들, 거기에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

바로 한달전에, 일주일전에, 어제 일어난 일들입니다.
의외로 사람은 그렇게 쉽게 잊어버리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 상기시켜 드리겠습니다.

너무나도 평화로운 피지알의 분위기에 조금은 자제중이지만 사실 팬들은
감독님들의 사과한마디 못들었습니다. 오히려 비웃음만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언로는 막혔었고 협회와 관계자들의 잘못을 지적해 줄 사람들은
이미 피지알에 환멸을 느끼고 다 떠났습니다.

우울합니다.
항즐이
07/04/02 07:00
수정 아이콘
Felix님이라도 스스로의 신념을 포기하시면 안되죠. 진심입니다.


그리고,
엄재경 해설의 이 글이 시사하는 바는 크군요.
"서로의 입장차이로 인해 생긴 오해과 불신의 골"
그걸 뼈저리게 느낀 이번 사태였습니다.



그나저나, 팬까페의 글을 이렇게 펌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허락이 있어야 할 듯 싶습니다.
07/04/02 07:03
수정 아이콘
정작 사과를 해야 할 분은 따로 있는데...... 그래도 엄재경 위원의 글에 화가 조금 누그러 지간 합니다.
信主NISSI
07/04/02 07:20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누구의 허락을 받으면 되나요?
항즐이
07/04/02 07:30
수정 아이콘
보통 이런 경우는 당사자의 허락이 있어야 하겠죠;;
아주 민감한 경우 아니면 사실 사후 승락이나 암묵적 동의로 넘어가기도 합니다만,
이 글은 그러기엔 좀 민감해 보이는 군요.
게레로
07/04/02 07:32
수정 아이콘
꽤 긴글인데 정말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엄해설님.
SK연임반대 FELIX
07/04/02 07:35
수정 아이콘
그래도 한가지 희망을 가지자면....

정말 온겜과 엠겜은 죽도록 싸웠습니다.

그래서....

온겜의 해설과 옵저빙, 맵은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엠겜의 비주얼과 경기포장력 역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개인리그와 프로리그.
충분히 서로 견제하면서 발전 할 수 있습니다.
공정하게 싸운다면 말이죠.

그러니 제발 정치로서 해결하려고 하지 마세요.
협회와 게임단이 힘을 합치고 보다 점점 프로리그의 질을 개선해 나간다면
언젠가 팬들에게 개인리그보다 더 권위를 인정받을 날이 올 것입니다.
방송국이랑 죽도록 싸우세요. 정치와 협박으로 말고 스스로의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말이죠.
그냥스타팬
07/04/02 08:55
수정 아이콘
정말 충격적인데요. 정말로 프로리그와 스타리그가 돈을 못벌고 적자만 내나요? 그렇다면 온게임넷과 엠비씨게임은 도대체 어디서 이익을 내는지가 궁금합니다. 전 스타가 양방송사를 먹여살렸다고 봤는데 사실은 다른쪽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였군요. 스타는 단지 팬들을 위한 서비스일 뿐이고 돈은 다른 곳에서 법니까? 혹시 온게임넷과 엠비씨 적자로 허덕이는 상태인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스타를 빼고 수익낼 곳이 없어보이는데...
그냥스타팬
07/04/02 08:59
수정 아이콘
felix//그건 협회가 해야할 일이 아니죠. 협회가 프로리그로 방송국과 경쟁을 한다면 그게 협회입니까? 방송국이지. 협회는 협회가 해야할일이 있는거고 방송국은 방송국이 해야할 일이 있는겁니다. 방송 잘만든다고 협회 품질이 올라가나요?
SK연임반대 FELIX
07/04/02 09:31
수정 아이콘
그냥스타팬// 네.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게 협회가 할 일입니다.
07/04/02 09:55
수정 아이콘
아마도 광고수익, VOD로 얻는 수익이 주가 되겠죠. 프로리그나 개인리그나 적자구조 나는게 오프닝 만들고 야외행사 하는데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네요. 근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지우려면 꼭 필요한 투자라서 말이죠.
07/04/02 10:07
수정 아이콘
아침부터 좋은글 잘 봤습니다^^
Canivalentine
07/04/02 10:10
수정 아이콘
한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건, 많은 분들이 돈 되는 컨텐츠는 스타밖에 없다라고 말씀하시는데, 프로리그도 적자고 개인리그도 별로 남지 않는다면 온게임넷이 부도가 나야 정상 아닙니까?
하늘바다
07/04/02 10:18
수정 아이콘
스폰서비용으로 오프닝,야외행사,스타방송 다 치르는데 적자란 거겠죠...이익은 스타방송전후의 광고에서 발생하는 거고요
Canivalentine
07/04/02 10:21
수정 아이콘
하늘바다님//그럼 스타리그는 스폰서 비용으로 모든 경비가 충당가능하고 거기다가 광고비용까지 받는건가요?
Canivalentine
07/04/02 10:22
수정 아이콘
어쨋든 온게임넷은 짜증나겠네요. 적자내면서 까지 프로리그를 하고 있는데, 그걸 그만두면 개인리그도 못하게 협회가 보이콧할거같고, 근데 이상황에서 중계권료를 내고 방송을 하라니 ㅡㅡ;
NeverMind
07/04/02 10:25
수정 아이콘
뭐 스타리그가 언제나 적자이진 않겠죠.... 아마 스갤이나 피지알에서 언급되는 흥행에 실패한 몇몇리그들이 가끔 적자를 보이겠지요.... 반대로 흥행리그들은 흑자를 내겠죠.... 물론 우리가 말하는 흥행리그와 방송국쪽에서 생각하는 흥행리그가 완전히 같진않겠지만...뭐 스타리그도 사업인데 언제나 흑자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07/04/02 10:26
수정 아이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던 그들이, 선수들의 멋진 경기와 승부가 펼쳐짐에 따라 열광적으
로 응원하고 즐기는 순수한 팬의 모습으로 일순간 돌변하는 모습이 오히려 저희들에게는 더
욱 큰 감동이었습니다.
-----------------------------------------------------------------------------------------------------------------------------------------------------------------
이 부분때문에 그 당시 감동이 다시 밀려오네요.

지금 이 글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면 얼마든지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글입니다. 하지만, 팬이 시위를 해서 방송사가 힘을 받든, 어쨌든...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고 느끼는대로 말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시위를 하건, 협회편을 들건, 방송국 편을 들건...아무 편도 안들고, 오로지 보고 싶은 방송만 보기를 희망하건...팬들은 뭐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감동도 얻고, 그런 과정에서 기쁨도 느끼는 것입니다.

누가 더 이익이냐? 누구의 것이 더 낫나? 누구의 말이 더 옳으냐...이런 문제는 오히려 순수한 팬들의 눈과 귀를 멀게하고, 하고 싶은 말도 못 하게 하는 어줍잖은 정치색이라는 것이죠.

팬들이 정치가 하고 싶어서 스타경기를 지켜보는 게 아닌 이상, 팬이라는 이름하에...정치를 하지 말란 말입니다.

MSL 예선 보이콧에 대한 감독들의 성명서.

얄미웠겠죠. 방송국들이 팬심에 편승해 예선 생중계 하는 꼴을 보자니, 속이 뒤틀렸을 겁니다. 그래서 한 말이, 팬심을 잡고 있는 방송국들(?) 이라고 했나...비슷한 말이었을 겁니다.

팬심은 그럴때 쓰라는 말이 아니죠. 감독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보이콧을 한 후에 쓰는 말이 아닙니다.

이번에 팬들이 왜 화가 났나 본질은 끝까지 볼 생각 안하고, 방송국 편만 든다고 팬들한테까지 원망하던, 기자, 감독들...팬이란 글자를 다시는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탕군
07/04/02 10:26
수정 아이콘
흘러가는 시간들과 이런저런 글들로 서서히 진정국면으로 가는것 같아서 좋아 보입니다. 다른거 신경쓰지 않고 좋아하는 게임에만 집중하는 날이 어여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07/04/02 10:39
수정 아이콘
Canivalentine님//제가 알기로는 방송사들 거의 다가 스포츠 중계를 할 때 순수한 중계보단 앞 뒤의 광고수익으로 대부분의 수입을 올린다고 알고 있고 온게임넷 같은경우 위와 같은 말을 보니 스폰서비용으로 리그를 운영하는데서 스타리그는 간신히 본전정도고 프로리그는 적자라는 소리 같네요.. 나머지는 광고로 올린 수익에서 끼워맞추는거죠.. 왜냐하면 시청률이 얼마만큼 나오느냐에 따라서 광고를 수주하고 받는 금액이 커지거든요... 일례로 미국의 미식축구 결승은 15초짜리 광고 하나가 수백억씩 하죠... 시청률이 그만큼 높기때문에... 스타리그도 그런 맥락인거 같군요.. 진행으론 못 남기니 시청률 높여서 앞 뒤 광고로라도 남기자.. 라는 마인드요..
Love.of.Tears.
07/04/02 11:55
수정 아이콘
엄해설님 감사합니다..
바라기
07/04/02 12:16
수정 아이콘
중계권 문제에대해서 협회측의 당연한 권리인 것을 인정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해설자라 그러신지 상황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이번 사태에서 양자간의 문제는 기득권을 어느정도 인정해주느냐는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잘 타결되어서 기쁩니다.
앞으로 진행될 개인리그 통합과 권한이전도 프로리그와 같은 수순을 밟아가는데 있어서 큰 마찰없이 원만히 해결되었으면합니다.
바람이시작되
07/04/02 13:20
수정 아이콘
바라기님// 중계권이 협회의 권리라는것을 인정하는것처럼..
협회또한 이글에서도 엄재경해설이 말했듯 제대로 된 양질의 방송을 만들어서 팔아야하는게 그들의 권리에 대한 정당성을 획득하고, 정당한 댓가에 판매할수 있게 하는 일종의 의무라는것을 깨달았겠죠? ^^


엄재경해설.. 그동안 뒷담화를 통해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부분..
대다수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래도 많은 팬분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또 비판을 하던 부분들(스타판에서 매니아의 비중이나 경쟁자/동업자로써의 엠겜의 위치 등등)에 대해.. 이번일로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수 있게 된것 같네요..
지금도 훌륭한 해설자이지만, 어쩌면 이번일로 한층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볼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엄재경 해설, 좋은글 감사합니다.
Spiritual Message
07/04/02 13:27
수정 아이콘
바라기님// '앞으로 진행될 개인리그 통합과 권한이전'이라뇨.. 그런걸 했다가는 이번보다 더 큰 반발이 일어날것 같은데요..
겨울나기
07/04/02 13:31
수정 아이콘
반발이 일어나봐야 삼일만에 부활하시겠죠 뭐.
My name is J
07/04/02 14:0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뭔가 많은 내용과 많은 사람들이 고려된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힘드셨나 봐요...
샤르미에티미
07/04/02 14:25
수정 아이콘
저는 협회가 아직 더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계권이야 결국 인정했으니 넘어가고. 더 물러나고 물러나서 사과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들도 포함해서요. 아직 모든 리그는 방송사 주관하에 이루어지는 게 팬으로서는 훨씬 보기 편하고 좋습니다.
에버쉬러브
07/04/02 15:10
수정 아이콘
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정치적으로 보기엔....쫌 그렇구요 이글이 만약 스갤이나 pgr에 정식으로 올라온 글이라면 그렇게 해석할수도 있지만 엄재경해설님의 자신의 카페에 자신의 생각을 적은것을 그렇게까지 해석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냥 좋은글 읽어네 하고 싶습니다.^^
信主NISSI
07/04/02 15:28
수정 아이콘
아, 방금 재경아저씨께 허락 받았습니다. ^^; 글을 삭제할 필요는 없겠네요.
07/04/02 15:43
수정 아이콘
언제나 '함께 즐깁시다' 라고 말씀하시는 엄해설이 너무 좋습니다.
완소식신......
dkTkfkqldy
07/04/02 15:48
수정 아이콘
운영진분들, 엄재경씨 글 보고 반성좀 하세요.-_-ㅋ
IntiFadA
07/04/02 16:20
수정 아이콘
dkTkfkqldy님 // 여기서 왜 운영진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렵군요.
깔릉유
07/04/02 16:28
수정 아이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던 그들이, 선수들의 멋진 경기와 승부가 펼쳐짐에 따라 열광적으
로 응원하고 즐기는 순수한 팬의 모습으로 일순간 돌변하는 모습이 오히려 저희들에게는 더
욱 큰 감동이었습니다

이야 이부분 진짜 감동이네요 앞으로 좋은 해설부탁드립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07/04/02 16:36
수정 아이콘
'비온뒤에 땅이 더 굳는다' 라는 말이 있지요.
비라고 하기엔 좀 심한 폭풍우 이긴 했지만.
그만큼 더 단단하게 굳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판'이 무너지기에는 제가 가진 애정이 너무 크거든요.
풀업프로브@_@
07/04/02 17:40
수정 아이콘
이번 사태가 결과적으로 게임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방송사들은 상금을 더 올려주시고, VOD 수익은 클릭수에 비례해서 해당 선수에게 일부 환원해 주면 좋겠습니다.
일부 선수들에게만 몰릴 수 있으니, 우선 선수단에게 준 후 각자 재분배하는 구조도 좋겠네요.
재미있는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클릭수가 더 많을테니, 요즘 문제가 되는 재미 없는 경기에 대한 대안도 되지 않을까요?

중계권 사태가 생기니 그제서야 발전 기금이니 뭐니 해서 급조하는 모습은 보기에 참 안좋더군요.
방송계가 이 판을 키운 공로는 누구나 인정하지만, 게임계에 충분히 환원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많습니다.
선수들과 게임단은 방송사가 지기를 바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물론 실제로 어땠는진 모릅니다)

엄재경 해설께서도 이 글과 댓글을 보시리라 생각하고 이 기회를 빌어 하나 덧붙이자면,
저는 항상 결제하고 인터넷으로 방송을 보아 왔는데...
이상하게 온게임넷 중계마다 라디오 방송 같은 소리가 끼어서 같이 들리더군요.
소리가 작아서 크게 거슬리진 않습니다만...다른 분들은 이상하게 그런 말씀이 없으시던데,
어떤 소리인지, 왜 섞여서 들리는지 가끔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김성수
07/04/02 18:02
수정 아이콘
아마 엄해설도 이 글을 쓰며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 하지는 못 하셨겠죠. 몇 번이고 쓰고 지웠을 그 가슴 속에 남아있는 뜨거운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 지네요. 게임 팀 감독님 중 이 정도 선 에서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주실 분은 한 분도 안계신가요? 그분들의 이야기가 정말 궁금한데...
07/04/02 19:4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확실히 엄해설님은 갈수록 연륜이 느껴집니다. 하이텔 개오동 시절과는 또 다른...
에스메랄다
07/04/02 19:44
수정 아이콘
저는 방송사가 좀더 양보해야한다고 봅니다. 극단적으로 리그 없는 중계방송은 있을수없지만 중계방송없어도 리그는 돌아갈수있습니다.
스타리그 컨테츠의 본질은 선수와 게임단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들이 적어도 스타판에서는 더 큰 이득을 가지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오지 않았고 이번에 그러려고 했다가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이 터졌죠. 이번 일들이 타산지석으로 앞으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길 바랄뿐이죠.
무엇보다 협회 스스로 이득을 창출하지 못하는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언제나 끌려다닐수 밖에 없다는 걸 (팬들의 외면과 함께)관계자분들은 심각하게 고민하셔야 할 것입니다.
정말 스타판이 오래가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들이 제대로 서야하는데 아직 많이 불안합니다. 제발 팬들을 불안하지 않게 하는 협회가 되었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적자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장사꾼은 언제나 손님에게 물건팔때 손해보는 장사라고 말합니다. 그래야 더 잘 팔리거든요.
지금까지 계속 적자만 나왔다면 벌써 망했습니다. 염려마십쇼. 미치지 않고서야 진짜로 손해만 보는데 누가 계속 좌판 벌려 놓겠습니까.

엄위원님 글 저역시 인상깊게 봤습니다. 예전부터 느낀건데 엄위원님은 실제 말씀하실때보다 글이 훨씬 더 부드러운것같아요. 방송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성하고 또 팬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이, 그 진심이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은 방송 부탁드립니다.
하늘이 있는 방
07/04/02 19:56
수정 아이콘
엄재경해설..글 잘쓰십니다.
07/04/02 20:01
수정 아이콘
이번엔 분위기상 좀 어려웠지만 다음에 언젠가라도 MSL무대의 관객석에 앉아 계신 엄해설님을 뵙고 싶습니다 ^^
그냥....왠지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흐믓할거 같거든요 ^^
remedios
07/04/02 21:25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
용잡이
07/04/03 00:18
수정 아이콘
엄해설님도 많이 힘드셨나보네요.
혼자서 굳이 이렇게 사과를 안하셔도 되는데
좋은글 잘봤습니다.
이번을 계기로양방송사가 선의이 경쟁을 할수있는
좋은 라이벌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사탕한봉지
07/04/03 00:19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
완소 엄옹입니다!~
이쥴레이
07/04/03 10:48
수정 아이콘
짝짝
07/04/03 11:58
수정 아이콘
간만에 개념 충만한 글을 읽었습니다...엄옹 사랑합니다...
벙커속메딕
07/04/03 14:16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스포츠에서 이득을 보구 스포츠단을 운영하구 있는 곳이 있을가요 생각을 해보세요, 게임단도 이득을 많이 보구 있는겁니다 광고 효과로.. 방송국은 정말 게임 방송에서 수익을 창출을 해야 하는곳이구요
07/04/03 18:33
수정 아이콘
엄해설님, 글 정말 잘쓰시네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0162 프로리그에 이긴 팀이 상대편 선수를 고르는 방식은 어떨까요? [21] 버디홀리4526 07/04/05 4526 0
30160 와....... 이런 테란이 다있나요? [33] SKY9212009 07/04/04 12009 0
30159 포스(Force)의 정체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 [17] 信主NISSI5188 07/04/04 5188 0
30158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쉰다섯번째 이야기> [9] 창이♡3840 07/04/03 3840 0
30154 허영무. 부지런함의 미학. [15] 김성수5679 07/04/03 5679 0
30153 고집? or Free Style? [9] 더미짱4032 07/04/03 4032 0
30150 조금 늦었지만....... 제 5회 슈퍼파이트 분석&평가. [20] Zwei5675 07/04/03 5675 0
30149 프로리그에서 팀플 언제까지 2:2할껀지... [63] 오가사카7107 07/04/02 7107 0
30148 새로운 MSL방식 비판, 그리고 제안. [17] 信主NISSI4792 07/04/02 4792 0
30147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쉰네번째 이야기> [5] 창이♡3839 07/04/02 3839 0
30146 방송국과 협회. - 엄재경 해설의 글을 읽고나서. [33] SK연임반대 FELIX6619 07/04/02 6619 0
30145 비수 더블넥(택용류)을 깨려면? [46] ArcanumToss7396 07/04/02 7396 0
30143 김택용선수가 프로토스를 강하게 만든다 [2] 체념토스4123 07/04/02 4123 0
30142 3인의 무사 - 오영종, 박지호, 김택용 [16] 나주임4391 07/04/02 4391 0
30141 종족별 최고를 가리자... [4] Again3890 07/04/02 3890 0
30140 펌) 이번 중계권 사태를 바라보며 by 엄재경 [49] 信主NISSI11228 07/04/02 11228 0
30139 "3본좌시대"의 도래 [23] JUSTIN6832 07/04/02 6832 0
30138 대세는 김택용 선수로 흘러가고 있군요.. [14] 데이터통신5734 07/04/02 5734 0
30136 입스타적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퀸에 대해서...) [25] A1B2C35060 07/04/01 5060 0
30135 난 군인 최초의 스타리거를 보고 싶다. [30] SKY925864 07/04/01 5864 0
30134 양방송사 개인대회 순위포인트를 통한 '랭킹' [12] 信主NISSI6117 07/04/01 6117 0
30133 Broodwar v1.15 Updated [35] 체념토스6964 07/04/01 6964 0
30132 FP(Force Point) - 선수들의 포스를 측정해 보자! [32] ClassicMild5280 07/04/01 528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