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1/25 21:23:28
Name 막강테란☆
Subject 무한도전 모델워킹을 보고- 수능 본 수험생들에게
*수험생들에게 하는 글쓰기라 편하게 낮춰 부릅니다.
*참고로 저도 수험생인 재수생입니다.


수능 끝나고 운전학원 다니며 운전도 배우고 영어단어 좀 보고 운동도 하고 물론 스타도 하면서 이성친구와 문자도 하고 집안일도 돕고.. 이래저래 시간 때우며 나름대로 바쁜 생활 한다 생각하는데..... 그래도 비는 시간이 있더라. 그 빈 시간을 때우려고  많이 밀린 무한도전 보지 . 특히 오늘 했던 무한도전은 이때껏 보아왔던 무한도전과는 많이 달랐어. 뭔가 많이 달랐어. 이 때까지의 웃음과 달리 진지한 무한도전이었어. 뭔가의 느낌을 받았지. 지금 그 느낌을 얘기하려고 해.

난 너희들과 신분이 같애. 재수생이나 고3이나 수험생은 수능보는 거잖아? 절박했던 심정은 다 똑같애. 수능 치고 나서의 기분도 똑같애. 뭔가 못 친 듯한 느낌..    물론 이 글을 읽는 이들 중엔 잘 쳐서 입이 째지는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수능 성적표가 안 나온 지금 대부분 풀이 죽어있을 거야. 못 쳤다는 생각과 함께 사회에서 흔히들 말하는 '명문대'가 아닌 다른 어느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뭔가 씁쓸하지..  해방됐다는 생각에 마냥 좋지만 친구들과 놀 때 수능얘기가 나오면 가슴 어느 한편에 남아 있는 착잡함. 약간의 패배감. 의기소침해있어.

그러다가 저번 주의 무한도전 방송과 오늘 한 무한도전 방송을 봤어. 패션쇼 특집이었지. 내용은 무한도전의 그들이 패션쇼에 선다는 얘기야.  그 팀이 선다는 것에 웃는 사람들이 많겠지. 왜냐하면 그들은 어느 것 하나 패션쇼에 내새울 잘난 것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거든. 얼굴, 키, 몸무게, 워킹 등등. 제대로 된 게 하나 없지. 하지만 이상봉 디자이너는 그들을 초청했고 그들은 과감히 도전했어. 그리고 오늘, 런웨이 위에 선 당당한 그들을 볼 수 있었지. 그것도 많은 연예인과 디자이너들이 보는 가운데에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했어.

그들의 전략은 간단했어. 선천적인 외모 커버에는 이상봉 디자이너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워킹에 올인했어. 그저 워킹 연습을 하며 노력했어. 패션쇼가 진행되기 2주전  모델에게 강습도 받고 매일 자신들이 출연할 프로그램 전에 왔다갔다 하며 연습을 했어. 평생 근처에도 못 가볼 무대 위에서 워킹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어느 하나 내새울 것 없던 그들이 슬럼프 혹은 암흑기를 견뎌내고 무한도전을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이끌고 결국엔 꿈에서나 그리던 패션쇼장에 오르고...

지금 우리들도 비슷해. 우린 지금 힘이 없어. 내새울 것이 잘 없지. 수능을 잘 쳤나? 아닌 것 같아. 그렇다고 다른 특기로 내새울 게 있는가? 없어.   학업을 평가하는 수능 이외에는 현재 사회에서 우리 능력을 평가할 건 잘 없어. 지금 학생신분인 이 상황에선 다른 특기가 없는 이상 수능이 우릴 평가하지. 학력을 중시하는 이 사회에서 '명문대' 못 들어가는 우리한텐 내새울 건 없어.

그렇다고 우리가 패배한 패잔병 같은 존재는 아니야. 누가 그러더라구. 우리가 걸어온 길은 전쟁같다고. 중학교 성적이 1차전, 고등학교 성적 즉 수능이 2차전.... 그렇다면 3차전도 있겠네?? 3차전은 취업? 30대의 성공 여부?  아직 인생의 반 이상은 남아있어. 위의 말대로라면 우린 2차전에서 조금 떨어진 것 뿐이야. 3차전, 4차전 혹은 그 이상의 시간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2차전에서 뒤쳐졌다고 인생의 낙오자는 아니야.

우리가 기죽을 이유는 없어.  어차피 우리는 과거의 노력하지 않았던 만큼의 대가를 치르는 거야.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떻게 할 수는 없어. 중요한 것은 우리가 거기에 대해 반성을 하며 새로운 세상에 대해 준비를 해야 된다는 거야. 수능 후에는 대입 준비에 신경을 쓰고도 아주 많은 시간이 남지. 그 시간을 잘 이용해야해. 더 이상 앞으로 있을 3차전, 4차전 전쟁과 같은 인생의 고비들에서 뒤처지거나 좌절할 수 만은 없잖아? 계획을 세워 남은 시간을 잘 이용하는 거야. 지금은 보잘 것 없지만 나중을 위해 '능력'을 만들어 가는 거야. 영어면 영어, 제 2외국어, 요리, 컴퓨터 프로그래밍, 경제공부 등등 우리의 능력을 만들 또다른 공부를 하는 거야. 그리고 우리가 꿈꿔 오던 것들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거야. 무한도전의 그들처럼...

무한도전의 출연자들을 너무 미화하고 그 프로그램이 꾸민 분위기를 떠받드는 경향이 있지만 이게 내가 느낀 그대로야. 보잘 것 없던 그들이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을 꾸미며 결국엔 패션쇼까지 오르는 과정..  우리도 더 이상 상심만 하지 말고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움직이는 게 좋지 않을까??

2006.11.25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소주는C1
06/11/25 21:29
수정 아이콘
아 오늘 무한도전. 재밌던데요..

다음주 무한뉴스 기대만빵..
진리탐구자
06/11/25 21:41
수정 아이콘
하지만 - 개인적으로야 어쨌든 간에,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미래를 누리진 못하죠. 결국 수혜자와 소외자의 비율은 정해져 있는 불합리한 구조.
60만 수험생 모두가 죽어라 노력해서 수능에서 480점 이상을 맞는다고 해서 모두 좋은 대학에 가는 게 아니듯이..........
06/11/25 22:08
수정 아이콘
진리탐구자님//실질적으로는 노력한 사람 모두가 좋은 미래를 누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모두 노력하지 않거든요. 노력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남보다 조금 더 노력하면 충분히 수혜자집단 안에 들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현 수능체제의 문제점이라면(계속 바뀌고 있지만) 공부만 해서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 아닌 다른 꿈을 찾아 노력하는 학생들이 다른 분야에서 수혜자집단에 들어가기가 너무나도 힘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체능 같은 분야에서도 대학졸업을 요구하고 있고, 대학을 가려면 그 분야에 대한 공부 외에도 수능이라는 틀 안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것에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죠.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이 이런관점에서 볼 때는 어느정도 수긍이 갑니다.
산은 강을 넘지
06/11/25 22:24
수정 아이콘
op Has-님의 말씀 중에 '모두 노력하지 않거든요. 노력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95%정도 공감합니다. 나머지 5%는 어떤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이승엽 선수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말이라죠? 모든 사람이 다 노력하진 않습니다. 내 자신이 노력해야겠죠.(저도.. ㅡㅡㅋ)
공부가 제일 쉬었어요- 이 말이 정말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졸업 할 때가 곧 다가오다보니.. ㅡㅡ;;
진리탐구자
06/11/25 22:38
수정 아이콘
전 바로 상대적이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얼마나 했냐'가 아닌 '남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했냐'가 되는 순간, 모두라는 것은 사라져 버리죠. 남을 뭉개지 않으면 일어설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가령, 개개인의 노력이 많건 적건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의 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업자의 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되며, 굶어 죽는 사람도 계속해서 생깁니다. '그 사람이 어떠 하냐'가 아닌, '그 사람이 몇 등이냐'로 인해 생긴 비극들입니다.

100명 중에 10명만이 행복할 수 있는 구조라면, 문제는 행복하지 못한 90명이나 행복한 10명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100명 중에서 10명 밖에 행복할 수 없는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여기서 10명 안에 들면 되죠 - 라고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요.
강가딘
06/11/25 22:40
수정 아이콘
오늘 무한도전을 보면서 재미보다는 감동을 더 많이 느꼈습니다.
결과야 어찌됐든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그 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나저나 다음주 무한도전 무지 기대됩니다.
작은행복
06/11/25 23:18
수정 아이콘
진리탐구자님// 오랜만에 생각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두꺼비사냥꾼
06/11/25 23:21
수정 아이콘
친구들과 놀 때 수능얘기가 나오면 가슴 어느 한편에 남아 있는 착잡함. 약간의 패배감. 의기소침해있어 << 진짜 공감합니다..
하지만 전 1년을 더 투자해서 다시한번 도전해 볼려구요.. 뭐 재수해도 성적 안오른다, 재수해도 성공하는 사람은 전체 10%다 뭐 다 이런말들하는데,,, 제가 재수해서 성공하란 보장은 없지만 꼭 실패하란 보장도 없는것 아니겠씁니까? .. 열심히 해서.. 지금은 비록 친척들보기도 껄끄럽고,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1년후엔 보란듯이 웃어보렵니다.. 너무 말이 앞서는거 아닌지.. 하지만 정말... 웃어보렵니다..ㅜ
06/11/25 23:21
수정 아이콘
근데 제 경험에 비춰보면 저도그렇고 제주변의 친구들도 그렇고 수험생,고등학교 시절에 정말 노력했냐 하면 그건 아니었던것 같아요. 대입시험 정도 수준에선 열심히만 한다면 소위 명문대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06/11/25 23:27
수정 아이콘
그 잘나가는 무한도전 멤버들도 연예인 1,2,3,4,5,6에 불과했어요. 세상에 분야는 많습니다. 거기서 프로가 되시면 됩니다. 요즘 가슴에 담고 사는 말입니다.
TV본다
06/11/25 23:30
수정 아이콘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06/11/25 23:38
수정 아이콘
사실 무한도전 멤버 6명은 이미 엄청난 가치를 지닌 스타들이죠. 쇼프로계에서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선 사람들이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그들의 얼굴이 익숙하죠. 그들의 워킹노력으로 멋진 패션쇼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그들이 이룩한 인기가 성공적인 패션쇼를 만든 것이 맞지 않을까요?
06/11/26 02:01
수정 아이콘
gog님// 그건 아닌거 같은데요?
충분히 패션쇼에는 다른 외부 더 많은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들이 훨씬
많이 오고 그럽니다.
그리고 멋진 패션쇼를 만든건 이상봉 디자이너겠죠.
루크레티아
06/11/26 03:49
수정 아이콘
진리탐구자님//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중의 하나인 더파이팅의 최고 명대사를 들려드리고 싶군요.
노력하는 사람이 반드시 성공하진 않는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예외없이 모두 노력했다.

현실적으로는 진리탐구자님의 말씀이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노력을 통해서 그 상위로 진출하기 위해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노력 자체를 허무주의로 깎아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진정 그렇게 느끼신다면 우선 성공하세요. 지금 하시는 말씀은 성공을 이룬 뒤에 말씀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이야기는 그저 세상을 원망하는 푸념일 뿐입니다.
06/11/26 05:07
수정 아이콘
태클이라기보다는 사실 제가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이야기는 그저 세상을 원망하는 푸념이라는 것은 사실 공감되지 않네요.

노력하는 사람이 반드시 성공하진 않는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예외없이 모두 노력했다라는 말은 공감합니다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459 대한민국 예비역 화이팅 [8] 구라미남3658 06/11/26 3658 0
27458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나자. [12] 이젠4030 06/11/26 4030 0
27457 이번주 뒷담화 눈치 채신분 있나요? [13] Grateful Days~7468 06/11/26 7468 0
27455 르까프 VS KTF 엔트리 [246] SKY926565 06/11/26 6565 0
27454 예선장의 추억들. [1] pailan3812 06/11/26 3812 0
27453 서지수와의 대결을 거부한 4명의 선수에게 제가 고개를 못들겠군요. [63] 김호철9308 06/11/26 9308 0
27452 SKY 프로리그 2006 후기리그 CJ VS SKT T1! [583] SKY927499 06/11/26 7499 0
27451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마흔번째 이야기> [14] 창이♡4085 06/11/26 4085 0
27450 CJ 엔투스 VS SKT T1의 엔트리가 공개되었습니다. [455] SKY927232 06/11/26 7232 0
27449 테란에게 남은 재발견 [28] 포로리5041 06/11/26 5041 0
27448 무궁무진한 컨트롤의 가능성 (뮤커지에 대해서) [15] 스코4565 06/11/26 4565 0
27447 [잡담] 그냥그런 이야기. [11] My name is J3617 06/11/26 3617 0
27445 외박 나왔습니다 ㅠ0ㅠ [13] Eva0104445 06/11/26 4445 0
27444 이때까지 뭘 하며 살았을까 [27] 그래서그대는3877 06/11/25 3877 0
27443 미친듯이 올라가는 서울의 집값에 대하여... [53] Elodia4432 06/11/25 4432 0
27442 (독후감??) 추리소설에 빠진 6개월의 나날들.......[약간의 스포일러] [31] 오우거4539 06/11/25 4539 0
27441 Stone Roses - Stone Roses [3] pErsOnA_Couple4292 06/11/25 4292 0
27440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서른아홉번째 이야기> [12] 창이♡4310 06/11/25 4310 1
27439 쿠바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 몇 가지들... [19] 진리탐구자3761 06/11/25 3761 0
27438 무한도전 모델워킹을 보고- 수능 본 수험생들에게 [15] 막강테란☆4209 06/11/25 4209 0
27437 이 선수 하면 생각나는!!! [17] 포로리4293 06/11/25 4293 0
27435 '테란' 단단함으론 우승할 수 없습니다. [18] 포로리4730 06/11/25 4730 0
27434 내일의 프로리그........ 빅매치. CJ VS SKT T1. [48] SKY924046 06/11/25 404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