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1/13 21:09:33 |
Name |
Korea United |
Subject |
어느 한 남자의 이야기. |
한 남자 이야기......
요 며칠간은 그에게 인생이 새롭게 보이는 나날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얼마전 그녀를 만났습니다. 여태껏 연애 한번 못해본 그는 그녀를 좋아합니다.
그는 그녀와의 첫만남과 장황한 편지를 통해 부담스러운 짐이 되는 사람이 아닌,
언제라도 따뜻한 차한잔과 푸념을 들어주는 편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랬던 그가 조금씩, 아주조금씩 자기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녀를 귀찮게 합니다.
그자신은 부정하지만, 그의 행동에는 그녀가 부담스러워하는 행동들이 들어있습니다.
그녀가 연애는 싫다고 합니다. 친구이란 이름으로 그저 같이 할수도 있는 사이를 원합니다.
연애는 서로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주고 받는 패턴을 반복하는 피곤한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녀는 지난세월동안 많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아직까지 잊지못하는 아름다운 추억도 있고,
그저 대수롭지 않은 만남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제 휴식을 원합니다.
그렇게 그런 만남들이 뜸해 질때, 그를 만났습니다. 이젠 그녀에게 만남이란 조심스럽습니다.
조심스러운 만남이건만 그와 그녀가 서로에게 느끼는 작은호감들은 작은만남을 만들어 냅니다.
하루의 만남을 통해 옹졸하게도 그는 그녀의 아픈상처들을 모두 감싸겠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단정지어버립니다. 그러나 그도 뭔가 부족한 자신을 보기 시작합니다.
그는 생각합니다. 사랑이란 좋아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을때 비로소 성립된다고.
그는 자꾸만 그녀에게 뭔가를 해주기 위해 움직이지만 그런 행동들은 오히려 그녀에게 부담입니다.
그녀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과 자신이 뭔가를 해주려는 행동사이에서 그는 갈등합니다.
그런것들이 자기욕심을 채우기 위한 행동이 아닌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자책합니다.
그는 그녀가 아직까지 잊지 못하는 사람이 다시 그녀에게 다가간다 할지라도
그런것들까지 이해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가진 좋은추억, 아픈추억 모든것도.
그는 어렴풋이 생각합니다. 그녀는 결국 한마리 새처럼 그의 곁을 떠날 것이라고.
그래도 그녀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이해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는 그녀의 마지막남자가 되길 원합니다. 비록 그녀의 가슴속에 고이 아름답게 간직된
절절한 사랑이야기의 상대역은 될수 없을지라도 나름대로의 사랑을 주겠노라고.
하지만 그런 그는 그녀에게는 물론 자신에게 조차 불투명한 미래앞에서 아무것도 결론
내리지 못합니다. 그런와중에도 그의 눈에는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 그와 그녀가 일터에서 매일매일 마주하며 얼굴을 부대끼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평범한, 특별한 사이가 될수도 있었지만 그저 스치는 인연이 될까 두렵습니다.
그는 한가지 생각을 더합니다. 그래도 만남이 반복되던 시기가 아닌 잠시 숨을 고르는 때여서
그녀와 함께 작은호감이나마 나눌수 있는 그런사이가 된 것에 감사하는 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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