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1/12/18 15:01:00
Name Iris
Subject 조정현 vs Elky 라이벌 리벤지에 관한 잡생각...
먼저 :  쪼금 강한(?) 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삭제당해도 아무말 않겠습니다..--;(첫글인데..)

지난주 조정현 vs 성준모 전에서 중간 인터뷰때  WCG 해설이 들렸다는 조정현 선수의 말이 전파를 탔다. 물론 조정현 선수가 까페에 남긴 글이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많은 이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방송을 통해 직접 듣는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라이벌 리벤지 마지막 코너인 김피디 칼럼에서 WCG 운영의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 비판의 의도가 중계권을 둘러싼 온겜넷과 겜비시의 갈등에서 생긴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건 아니건 간에 그 비판의 내용들은 분명히 수긍할 수 있고 누군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었다. 그러나 어제 다음주 예고를 보는 순간,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해야 했다.

솔직히 난 두 방송사간의 잇권다툼이나 경쟁사로서의 미묘한 감정싸움 같은것에는 별다른 관심도 없고 누구편을 들고 싶지도 않다. 그저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보기를 원할뿐이고 조정현 선수와 베르트랑 선수의 매치도 내가 보고싶지 않은 경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 예고멘트는 너무 선정적이다. 숨막히고 진지한 승부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소간 여유로움과 웃음을 추구하는 라이벌리벤지의 편성방침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기존 공중파 오락프로그램의 선정적인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는거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 의도가  미묘한 문제로 조금은 틀어져버린 두 선수간에 오해를 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자는데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행여 일이 잘못되어 꼬이면? 그 결과는 모조리 선수들의 몫이다.  두 선수간의 앙금이 더욱더 쌓이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면 온겜넷은 그 뒷감당을 자신들이 책임질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건가?(생각해보자, 우짜둥둥 두경기가 끝나고 인터뷰 자리에서 두선수가 한선수는 해설이 들렸다고 하고 한 선수는 안들렸다고 하는 설전의 광경을, 아니면 베르트랑 선수가 들렸다고 말했을때 그에게 쏟아질 화살들을.)

어제 김피디칼럼의 주제는 외국인 선수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상당부분 맞는말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 적응하는데에 실패하는데는 제도적인 문제와 함께 조금 방향을 잘못잡은 신토불이 정신으로 외국게이머들을 일단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부터 하는 일부 게임팬들의 시각에도 있는것이 사실이다. WCG라는, 그러한 시각이 더욱 커질수 있는 대회를 통해 베르트랑 선수는 제주 KBK대회 3위의 성적이나 라이벌전에서 강도경 선수에게 거둔 승리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관심밖이다. WCG를 통해 그는 삽시간에 중계나 엿듣고 승리를 거두는 파렴치한이 되었고 다 이긴경기 핵이나 쏘고 일꾼러쉬나 가는 노매너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거만하다는 부정적인 의미의 꼬리표를 한동안 달고다녀야 했던 기욤선수보다 그에게 보내는 좋지않은 시선은 훨씬 더하다.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에서 게이머 생활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만약에 다음주 조정현 선수에게 패한다면 그가 한국에서 게이머 생활을 제대로 해 나갈수 있을까? 자신들이 칼럼에서 말한대로 시청률때문에 또 한명의 외국게이머를 우리나라에서 내모는 결과를 낳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먼저 든다.  재밌는 것도 좋지만 그런 식의 광고멘트로는 두 선수 서로간의, 게임을 지켜보는 시청자들간의 감정 싸움만 조장시키는 결과를 낳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먼저 했어야 되지 않을까? 선의의 경쟁이 아닌 감정싸움에서 시작되어 '저 개**한테는 무조건 이겨야 된다'식의 피튀기는 싸움은 결국 공허한 승리를 이뤄낸 복수와 비참한 패배를 낳을 뿐이다. 그리고 그 감정의 찌꺼기들은 모조리 선수들과 팬들의 몫으로 돌아갈것이다.  결정된 대전이라면 자극적인 광고멘트는 조금 수정을 했으면 한다. 그리고 본 방송에서 제발 두 선수를 감정싸움으로 내모는 언행이나 인터뷰는 없었으면 한다. 만약에 재미를 위해라는 명분하에 감정싸움을 부추기거나 엄한 이야기(예를 들자면 최근의 개고기 논쟁 같은것이 있겠다.) 꺼내며 한국 vs 외국의 구도로 몰아가 유치뽕 애국심에 불을 지피려는 모습같은것들이 보여진다면... 난 온겜넷을 경멸하게 될지도 모른다.

- Iris (in the wonderland) -

ps : 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명분이나 여론의 분위기로 볼때 베르트랑 선수가  수세에 몰린것 같아 베르트랑 선수쪽으로 글이 편향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정현 선수쪽에서 바라보아도 그다지 모양새가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행여 조정현 선수가 패해서 비록 극소수의 매너없는 사람들에게 일지라도 '그냥 해도 지는데 왜 중계가 들렸네 마네 하면서 쓸데없는 시비나 거냐'하는 비아냥같은것을 접하게 될 조정현 선수의 심정을 한번이라도 헤아려보고 그런 멘트를 넣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자칫하면 조정현 선수를 무슨 거짓말하는 양치기소년쯤으로 몰아갈 시각도 생길수 있는데 말입니다. 지금 저런 분위기로 볼때 예전 겜큐에서 일어난 송병석 선수와 임요환 선수 팬들사이의 논쟁같은것이 벌어지면 '이게 웬 호재냐' 그러면서 당장 두 선수 불러다가 복수혈전 시키라고 호들갑떠는 방송국 관계자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 것은 저의 지나친 억측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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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영
현장을 가본 저로서는 정현이의 억울하다는 호소에 나름대로 동감을 합니다. 그리고 요즘 가장 이슈가 되었던 두선수의 매치를 하는 방송사도 이해는 되구요. 하지만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자극적인 광고는 제 입장에서도 조금은 거슬리던군요...이기거나 지거나 어느 한 선수가 상처를 받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면서...
01/12/18 15:34
수정 아이콘
팬 : 정말이지..두 선수간의 매치는 명분도 있고 괜찮은데, 그 광고 멘트라는게 이번엔 정말정말 도발적이더군요. 재미라고 하기엔 그 수준을 넘은 것 같애요.. 그 전의 라이벌 리벤지 광고멘트는 정말 재밌게 유치했는데, 이번 멘트는 여러가지로 않좋게 유치하군요. 기왕지사 이렇게 된거, 경기때는 제발 중계진들이 그런 걸 걸고 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01/12/18 15:35
수정 아이콘
팬님의 글 일부분을 삭제했습니다.
랜덤테란
01/12/18 16:04
수정 아이콘
외국인 차별이 은연중에 있긴 하죠.한국인이 뭐 자신있다고 하면 자신감이 넘친다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외국인들이 비슷하게 하면 거만하다 한국을 우습게 본다.자만심에 빠져있다식으로 매도 하기도 하죠.지난번 KBK대회 직전의 여기 pgr21.com에 오른 의견들을 뒤져 보시면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외국인에게 5장의 티켓을 준 것 조차도 뭐라고 하는 약간 배타적인 의견들이 많습니다.총 출전선수는 100여명이었는데...우리 타국에서 고생하는 외국인 선수들을 너그럽게 봐줍시다.외국에서 고생하는 한국의 운동선수들을 생각해서요.(박찬호,김병현은 이미 성공했으니 빼고)
앗..제가 안좋은 말을 좀 했었군요..죄송합니다;;;;;
나는날고싶다
01/12/18 16:45
수정 아이콘
저도 조금은 그런 생각이 있었지만..사실 광고가 자극적인 것 틀림 없는 것 같아요..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_~
수시아
01/12/18 19:50
수정 아이콘
대립적인 갈등의 유무를 떠나서 예고편이나 광고로 쓴다는 것은 아무런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던 게이머 자신들도 묘한 감정에 사라잡히게 될 가능성이 있고 팬들을 선동시키게 할 요소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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